많은 나라에서 교원의 정신건강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책을 세우고 있다. 일본에서도 교원들의 과중한 업무와 높은 스트레스 수준이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어 최근에 다양한 정책을 통해 교원의 정신건강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의 문부과학성에서는 2024년에 ‘공립학교 교직원의 정신건강(mental health) 대책에 관한 조사 연구사업’이라는 보고서(문부과학성, 2024)를 발간하였는데, 그 내용을 중심으로 일본의 교원정신건강 대책을 살펴본다. 교원 정신건강 대책의 배경 2022년 정신질환에 의한 질병휴직자 수는 6,539명으로 역대 최다 인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은 휴직기간 중 급여보장과 대체교원 배치 등 재정적 부담도 수반한다. 최근 일본은 전국적으로 교사가 부족한 상황이다. 2021년 시점에 공립 초·중학교 등에서 2,558명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임시임용교원 등의 확보도 어려운 상황에서 질병휴직자의 증가는 학교현장이나 학생 교육에 미치는 영향과 교직의 매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사업내용 일본은 각 교육위원회에서 전문가 등과 협력하면서 질병휴직의 원인 분석과 정신건강 대책 및 노동안전위생체제(労働安全衛⽣体制)의 활용 등
5.31 교육개혁, 왜 여전히 중요한가? 1995년 김영삼 정부가 내놓은 5.31 교육개혁 방안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교육체제 대전환’ 구상이었다. 세계화와 정보화의 물결이 본격적으로 밀려오던 시기에, 국가 중심의 일방적 통제에서 벗어나 학교와 지역의 자율을 확대하고자 한 점이 특징이었다. 또한 교육개혁위원회를 설치하여 전문가·교원·학부모 등의 의견을 비교적 폭넓게 수렴하고,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수립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오늘날에는 양극화된 정치와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교육정책의 일관성이 과도하게 흔들리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이럴 때 5.31 교육개혁이 보여준 ‘종합 설계도+사회적 합의’ 방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그 결과물이 항상 완벽했던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교육은 단기간에 정치적 이념에 기반한 선동과 이에 따라 조변석개하는 정책으로 바뀌지 않는다’는 원칙을 되새길 수 있도록 해주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교사 관점에서 돌아보는 5.31 교육개혁의 핵심 정책들 ● 학교 자율화와 학교운영위원회 5.31 교육개혁의 큰 골자 중 하나는 ‘학교 자율화’였다. 이와 맞물려 학교운영위원회가 본격 도입되면서, 학부모·교원·지역사회 구성
언제부터였을까요. 교육지원청을 두고 ‘교육 방해청’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게요. 처음에는 농담처럼 들리던 이 말이 이제는 제법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습니다. 그만큼 대부분의 교사는 교육지원청을 교사로서 지원을 받는 곳으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여전히 교육지원청은 학교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기관, 교사가 보고하고 지시를 따르는 대상으로 여겨집니다. 그 과정에서 교사들은 외롭고 고립된 느낌을 받곤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수업보다도, 각종 보고와 회신 그리고 민원대응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하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행정과 실적 중심의 정책이 반복되면서 불필요한 업무량은 늘어나고, 무엇보다 학생과 학부모의 민원이나 악의적인 공격에도, 심지어 교사가 학부모·학생에게 폭행당해도, 제대로 된 대응이 어려운 교실은 점점 배움의 터가 아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곳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교육청과 교육부는 교사 개인의 입장이 아닌 ‘교육 전체’를 조망해야 하는 곳입니다. 학생과 학부모의 목소리를 함께 듣고 반영해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교사와 학생·학부모 사이의 관계는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교사가 여유를 가지고
윤성희 소설집 날마다 만우절에 ‘블랙홀’이라는 단편이 있다. 이 소설에 쌍둥이 자매가 고속도로 옆에 핀 하얀 꽃 군락이 이팝나무꽃인지 조팝나무꽃인지를 놓고 티격태격하다 내기하는 장면이 있다. 고속도로 옆으로 하얀 꽃들이 군락을 이루며 피어 있었다. 나는 자동차 창문을 내렸다. 향긋한 냄새가 날 줄 알았는데 아무 냄새도 느껴지지 않았다. 언니는 그 꽃이 이팝나무꽃이라고 했다. 나는 조팝나무꽃이라고 했다. “내기할까?” “응, 내기하자.” 우리는 무엇을 걸지 한참을 생각했다. (…중략…) 나는 휴대폰을 꺼내 이팝나무와 조팝나무를 검색해 봤다. 세상에. 이팝나무는 물푸레나무과이고 조팝나무는 장미과였다. “이름만 봐서는 쌍둥이 같은데 말이야.” 내 말에 언니가 쌍둥이들도 얼마나 성격이 다른데, 하고 받아쳤다. “그건 그렇고 그래서 저 꽃은 뭐야?” 언니가 물었다. “잘 모르겠어. 너무 멀어서 그런가. 똑같아 보여.” 우리는 확실해질 때까지 당분간 고속도로 옆에 핀 흰 꽃을 이조팝나무꽃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팝나무와 조팝나무는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이름이 비슷한 데다 둘 다 흰색 꽃이 피어 많은 사람들이 헷갈리는 나무다. 더구나 둘 다 꽃이 예뻐서 산과 들에서
글쓰기의 요령(고쳐쓰기) 글을 쓸 때, 초고를 수정하는 고쳐쓰기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고쳐쓰기의 3원칙은 삭제·첨가·재구성이다. 초고를 쓸 때 생각한 것을 거의 그대로 글로 옮기기 때문에 중복되는 표현과 내용이 많을 수밖에 없다. 고쳐쓰기를 하면서 불필요한 어휘와 문장, 중복되는 표현, 부정확한 내용, 흐름에서 벗어난 부분 등을 삭제해야 한다. 또한 중요한 내용을 충분히 서술했는지 검토하고, 내용이 부족하거나 서술이 불충분한 부분은 보완하여 첨가한다. 고쳐쓰기의 재구성은 전체적인 흐름을 고려하면서 효과적인 구성과 전달을 위해 문장의 순서 및 문단 배역을 수정하는 것이다. 고쳐쓰기를 할 때는 순서가 중요하다. 글의 전반적인 흐름을 먼저 검토한 후, 각 부분을 수정하는 순서로 퇴고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어휘나 표기 등 작은 부분부터 고쳐쓰기를 시작하면 글의 흐름과 전개를 놓친 채 수정할 우려가 있다. 글을 전체적으로 읽으면서 검토하고, 주제와 의도가 잘 드러나는지, 전달하려는 내용이 잘 전개되었는지, 중요한 내용과 글의 분량이 균형감 있게 서술되었는지 검토한다. 그다음 문단 → 문장 → 어휘의 순으로 검토하면서 수정한다. 글 전체를 검토하거나 조정할 경우, 주
“감정 소모 심한 역할이라도 연기할 때 가장 행복해요!” 여기 지독한 흙수저 여고생이 있다. ‘인영’(이레)은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예술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60년 전통의 국악단에서는 단비를 내지 못해 친구들의 멸시를 받는다. 설상가상으로 교통사고로 엄마마저 세상을 떠나며, 인영은 하늘 아래 혈혈단신 고아가 된다. 참았던 눈물이 터지는 날엔, 아이들 비타민을 만병통치약이라며 건네주는 동네 약사(손석구)가 있다. 원래부터 씩씩했던 인영은 다시 더 씩씩해진다. 월세를 내지 못해 집에서 쫓겨나는 상황에서도 돈 될 만한 물품들을 당근에서 ‘쿨하게’ 거래한다. 학교에 숨어 산 지 일주일 만에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실력만이 최고’라 믿는 마녀 단장(진서연)에게 발각당하는 인영. 마녀 단장이 ‘무한긍정’ 여고생 인영을 집으로 데려가며 둘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자신이 갇혀 있던 편견의 울타리를 깨며, 결국 서로에게 가족이 되어간다. 2월 26일 개봉해 열흘 만에 누적 관객 수 7만 명을 돌파하며 장기 흥행 신호탄을 쏘아 올린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감독 김혜영, 이하 괜괜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교육지원청에서 열리고, 여기에서 해당 학교폭력 사안의 학교폭력 해당 여부, 피해학생 보호조치, 가해학생 선도조치가 결정된다. 이와 관련한 당사자들의 소송 등 불복도 교육지원청이 담당한다. 아직은 시행 초기라 미숙한 부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2024년부터는 전담조사관 제도가 도입되어 학교폭력에 관한 학생과 보호자 상담 등의 조사를 교육지원청 학교폭력제로센터에 소속된 학교폭력전담조사관이 담당할 수 있다. 학교로서는 학교폭력 사안에 대한 판단과 불복, 사안 조사라는 학교폭력 민원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교육지원청의 몫이 되었으니, 다행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여전히 골치 아픈 부분은 남아 있다. 학교폭력 사안의 인지와 피·가해학생의 분리, 학교장 자체해결 관련 문제들이다. 이번 호에서는 이 중에서 학교폭력 사안의 인지, 분리와 같은 초기대응 부분에 대해 알아보자. 학교폭력에 대한 1차 사실확인 의무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에서 학교폭력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전담기구 또는 소속 교원으로 하여금 가해 및 피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학교폭력예방법」 제14조 제4항)
5학년 수업시간, 박○○ 학생이 나에게 던진 한마디의 말은 나의 마음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켰다. “선생님, 왜 책을 읽어야 하나요? 책은 재미도 없고, 책만 지식을 주는 게 아니잖아요!” 학생의 말처럼 책에서 지식을 얻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 우리는 다른 많은 매체를 통하여 정보를 얻고 소비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사실을 외면한 채, 아직도 단순히 ‘책’을 매개로 한 수업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독서란 텍스트와 독자의 상호작용 과정이다. 책과 상호작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독서의 질이 결정된다. 학생들은 아직 미숙한 독자인 경우가 많기에 교사는 학생들이 책과 올바른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올바른 독서가 가능하다. 교사는 학생이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 생각하고 질문하는 기회를 제공하여, 독서를 통해 인격을 형성하고 건전한 태도와 지식·능력·흥미·기술·습관을 기르는 독서교육을 실현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책 대신 신문·잡지·포스터·라디오·TV·영화 등 레거시 미디어를 넘어 인터넷·SNS·스마트폰 등 뉴미디어가 학생들을 사로잡은 지금, 독서는 아이들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죽음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인생은 설계할 수 있다 (비탈리 카스넬슨 지음, 함희영 번역, 필름 펴냄, 448쪽, 2만 2,000원) 성공한 금융가가 발견한 ‘물질적 성공 너머의 삶’ 이야기. 핵심은 ‘통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구분하는 데 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상황에 집착하기보다 자신의 태도와 선택에 집중하는 것이다. 특히 산책, 충분한 수면, 가족과의 시간 같은 평범한 순간들이 어떻게 삶의 토대가 되는지를 보여준다. ‘부정적 시각화’, ‘리프레이밍’ 등의 개념을 실제 삶에 적용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에르디아 비경쟁토론 수업을 디자인하다 (에르디아 대화학교 지음, 초록비책공방 펴냄, 240쪽, 2만 2,000원) 승패를 가르는 기존 토론방식에서 벗어나 공감과 경청을 바탕으로 집단지성을 키우는 ‘에르디아 비경쟁토론’을 소개한다. 승리를 위한 논쟁 대신 대화의 안전지대를 만들고 느린 대화를 통해 깊이 있는 사고를 이끄는 토론법이다. 15년간 교육현장에서 구축한 6단계 토론 프로세스를 통해 교사와 학생들이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질문 만들기, 키워드 관점 전환, 성찰하기 등 구체적 실천법을 담았다. 세계사를 바꾼 12가지 물
서울불암초(교장 김병영)는 ‘즐겁게 배우고 함께 어울리며 꿈을 키우는 행복 미래 학교’라는 비전으로 학생들이 미래핵심역량을 가진 창의적인 미래 인재로 성장하는 데 중점을 두고, 교육공동체 모두가 소통과 협력을 통해 나눔과 배움이 즐거운 학생, 열정과 긍지가 있는 교사, 신뢰하며 만족하는 학부모가 함께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는 학교이다. 김병영 교장은 ‘실력UP·인성UP·꿈UP으로 미래를 여는 학교’라는 학교장 경영관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교수·학습 프로그램을 통한 학생 중심 교육, 학생과 서로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는 학생 맞춤식 교육, 지성·감성·인성을 갖춘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국제공동수업 및 AI 디지털교육 활성화를 통한 미래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2024학년도 불암초 주요 교육활동 ● IB 관심학교 운영 불암초는 2024학년도 서울시교육청 지정 IB 관심학교를 운영했다. IB 학습자상을 바탕으로 한 미래 인재를 육성하고, 학생들의 생각을 꺼내는 교육을 하기 위하여 뜻을 함께하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IB 교육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으며, 교수·학습 연구문화를 조성하여 학교의 교육력을 강화하였다. 연구팀은 매주 화요일마다 모여 생각하는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