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아는 어떻게 생겼을까. 우선 풀일까 나무일까. 열매를 먹는 걸까, 잎이나 줄기를 먹는 걸까. ‘싱아’라는 말에서 시큼한 맛이 날 것 같긴 한데 어떤 맛이 날까. 박완서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초판을 낸 후 이 같은 궁금증이 많았는지 개정판 표지 다음에 싱아 그림과 함께 다음과 같은 설명을 붙여 놓았다. 마디풀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는 1m 정도로 줄기가 곧으며, 6~8월에 흰 꽃이 핀다. 산기슭에서 흔히 자라고 어린잎과 줄기를 생으로 먹으면 새콤달콤한 맛이 나서 예전에는 시골 아이들이 즐겨 먹었다. 이 소설은 작가가 자신의 코흘리개 시절부터 스무 살 대학생으로 6·25를 겪기까지 과정을 담은 소설이다. 일제 강점기, 해방 후 혼란기, 6·25 발발과 1·4후퇴에 걸쳐 있다. 작가가 ‘작가의 말’에서 “이런 글을 소설이라고 불러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순전히 기억력에만 의지해서 써 보았다”고 할 정도로 자전적인 성격이 강한 글이다. 작가가 고향 경기 개풍군 박적골에서 보낸 유년 시절은 따뜻하게 그려져 있다. 세 살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할아버지 등 대가족의 사랑을 담뿍 받은 데다 무엇보다 대자연과 함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여기 무엇이든 다 있어 (요릭 홀데베크 글, 이보너 라세트 그림, 시금치. 48쪽, 1만5000원) 마당 한구석에 치워둔 볼품없는 낙엽 더미에 관심을 쏟는 아이가 수없이 많은 것들을 상상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낙엽·이파리·열매껍질·꽃잎들은 높고 뾰족한 산이 되기도,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로 변신하기도 한다. 신비한 물고기, 반짝이는 별, 풀꽃 자동차가 되기도 한다. 자연은 아이들에게 상상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임을 새삼 깨닫게 한다.
교육은공정한가? 교육부문에서 공정성이란 개인이 교육기회를 획득하고 교육을 받아 성취를 이루는 과정, 교육을 통하여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의지·능력·노력 이외의 요인 등이 장애가 되지 않는 원리를 말한다. 하지만 교육성취와 계층과의 관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보면 더 이상 ‘개천에서 용나지 못한다’는 체념과 포기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초·중등교육 및 고등교육의 높은 취학률에도 불구하고 돈 없으면 공부를 제대로 못 시킨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공정성이 화두가 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공정한 사회에 대한 믿음과 기대가 퇴색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교육분야도 예외는 아니어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건부터 서울시교육청의 해직교사 특별채용에 이르기까지 공정성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호는 ‘교육은 공정한가?’를 주제로 교육부문에서의 공정성에 대한 인식을 다룬다. 먼저 2022 교육과정 개정을 앞두고 교육과정은 교육의 공정성을 담보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특히 고교교육과정과 대학입시의 연관성 측면에서 교육의 공정성 문제를 다루고자
「헌법」 제31조 제1항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 ‘능력’, ‘균등’, ‘교육받을 권리’는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조문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 조항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대한민국 교육이 지켜나가야 할 근본적인 원칙임을 분명히 한다. 교육에 있어 무엇이 옳은지를 묻는 ‘교육의 공정성’과 관련지어 생각해 볼 때, ‘능력에 따른 균등한 교육받을 권리의 보장’은 공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이며, 동시에 공교육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교육활동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준거이다. 교육비 배분의 수평적 형평성 한편, 교육재정은 교육의 공정성 실현과 밀접한 교육제도로 볼 수 있다. ‘국가 및 공공단체가 공적인 교육활동을 위해 필요한 재원을 확보·배분·지출·평가하는 일련의 경제활동’인 교육재정은(윤정일, 2000: 55) 교육받을 권리의 균등한 보장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교육재정의 확보 및 배분과 관련한 대표 법령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살펴보면 더욱 그러하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1조에 따르면, 해당 법령은 지방자치단체가 교육기관 및 교육행정기관을 설치ㆍ경영하는 데 필요한 재
각 시·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에는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근무한다. 일반행정직도 있고, 시설직·전산직·사서직도 있으며, 공무직과 교육전문직도 있다. 그렇지만 보건복지부의 경우 보건 및 복지 전문가가 중요하고, 대학은 대학교수가 가장 중요한 것과 같이, 교육행정을 담당하는 교육청에서는 장학사·장학관 등 교육전문직이 가장 중요하다. 중요 정책방향이나 규정은 중앙정부로부터 나오지만, 교육전문직이 어떠한 능력과 태도를 갖고 정책과 행정에 임하느냐에 따라, 교육기관에 미치는 여파와 성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장학사·장학관 역량 배양이 매우 중요하다. 교육전문직은 크게 장학사(연구사)와 장학관(연구관)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장학사로서 필요한 역할·능력에 대한 인식은 많이 연구되어 있으나, 장학관 특히 팀장급 장학관이 가져야 하는 역량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교육청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시·도교육청 팀장과 교육지원청 과장급이 갖추어야 할 역량에 대해 기술해 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역량(Competency)은 우수한 성과를 창출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행동특성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크게 두 가지 핵심요인 즉, 능력(ab
“안녕하세요. ○○이 아빠입니다. 얼마 전에 실시한 과학전람회 대회에서 우리 아이가 왜 상을 못 받았는지 알고 싶어서 연락드렸어요. 제가 보기엔 우리 애가 잘한 것 같은데 도대체 어떤 애들이 상을 받는 건가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이 엄마입니다. 우리 애가 선생님 과목을 정말 열심히 공부했는데 중간고사 볼 때 긴장을 했는지 잘 못 봤거든요. 그래서 아이가 많이 힘들어해서 그런데 기말고사는 조금 쉽게 출제해 주세요.” “이번 선택과목 조사에서 아이가 물리학Ⅱ를 신청했더라고요. 신청기간이 끝난 것은 알지만, 아이가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서 지금 전학까지 생각하고 있으니 생명과학Ⅱ로 바꿔주세요.” “아이가 과학 경시대회를 깜빡하고 신청하지 못했다네요. 저희 애 신청 좀 해주세요.” “아가씨, 우리 손자가 그 학교 졸업생인데 외국 유학을 가서 너무 보고 싶은데 혹시 졸업앨범을 구매할 수 있나요?” 작년 한 해 내가 받은 학부모들의 전화 중 일부이다. 작년은 코로나로 인해 개학 연기·온라인수업·학사일정 조정 등으로 교사·학부모·학생 모두 처음 겪는 일들이 많았고, 예년보다 더 많은 전화가 걸려왔다. 학년 초에는 온라인수업과 관련한 문의가 많았고, 내가
수업이 시작하자마자 엎드리는 학생이 있다. 슬쩍 다가가서 등을 쓸어내리며 물었다. “많이 피곤하니?” 쑥스럽게 얼굴을 든다. 깨우는 방식이 기분 나쁘지는 않았는지 다행히 짜증스러운 표정은 아니었다. 쉬는 시간에 따로 불러 물었다. “왜 엎드렸어?” “어젯밤에 늦게 잤어요.” “왜 늦게 잤는데?” “게임하느라….” “그랬구나. 왜 늦게까지 게임을 하게 되었을까?” “기분이 나빠서요. 기분 좀 좋아지라고….” “무슨 일 때문에 기분이 나빴는데?” “혼났거든요.” “왜 혼났는데?” “게임 많이 한다고….” 배움이 느린 학생에 관해 이야기를 할 때마다 종종 꺼내는 일화다. 학생들은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인지하지 못한다. 사실 성인도 때로는 문제의 시작이 무엇인지, 변화를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인지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아직 어린 학생이니 오죽할까. 그래서 이번에는 이렇게 물어봤다. “그럼 네가 수업시간에 엎드릴 때, 선생님이 어떻게 해주면 좋겠어?” “음…. 깨워주셨으면 좋겠어요.” (“깨워달라고? 네가 엎드리지를 말아야지!”) 이 말이 입 밖으로 나오려는 것을 꾹 누르고 다시 물었다. “그래? 왜 깨워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그래도 깨우는 선생님은
용감한 육아 (에스터 워지츠키 지음, 반비, 372쪽, 1만7500원) 세 딸을 유튜브 CEO, 소아과 의사, 스타트업 ‘23앤드미’의 CEO로 키운 어머니이자 30여년 경력의 고등학교 교사로서 미디어아트 프로그램을 만든 저자가 성공적인 사람을 길러내는 법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신뢰(trust)·존중(respect)·자립(independence)·협력(collaboration)·친절(kindness)의 머리글자를 딴 트릭(TRICK)을 양육원칙으로 강조하며 생생한 사례를 통해 적용방법을 전달한다.
세계사 추리반 (송병건 지음, 아트북스, 296쪽, 1만7000원) ‘웅장한 대리석 건물 계단에 벌거벗은 차림의 아이들이 앉아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누구일까요?’ 한 장의 그림에 얽힌 수수께끼 같은 질문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저자는 고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세계사를 다룰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20개의 사건을 담은 그림을 놓고 그 안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지루한 암기식 역사공부 대신 풍부한 시각자료를 통해 사건을 추리·상상·예측하는 ‘탐정놀이’를 시작해보자.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과 안전에 철저한 학교, 대면수업과 온라인학습 병행 등 교육과정 재구성으로 내실 있는 학교, 교원학습공동체와 같은 교과협의회가 활발하고 행정과 담임업무를 분리, 교사들이 수업에만 전념하는 학교. K-에듀의 모범답안이 있다면 꼭 들어맞는 학교가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 구암중학교. 한마디로 남들이 부러워하는 학교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마다 빈 교실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이곳은 전혀 다르다. 오히려 학급수가 늘어나고 교실마다 학생들이 빽빽하다. 학생 수만 1,200여 명. 과대학교에 과밀학급이다. 교육여건이 좋다고 할 수 없는데도 학생들이 몰려온다. 지난 2019년 신입생은 그해 졸업생보다 100명이 더 많았다. 지난해에도 신입생이 40명가량 넘쳤다. 찾아오는 학생들을 막을 재간이 없는 학교로서는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학생뿐 아니다. 교사들 역시 너도나도 근무를 지원한다. 전입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선호학교로 지정됐다. 코로나19 대응 철저... 학부모들 “학교를 믿는다” 서울 관악구 고갯마루에 위치한 구암중학교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첫 번째 키워드는 안전이다. 지난해 학생·학부모·교직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학교교육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