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조지아 여행에서 맛 좋기로 소문난 ‘조지아 와인투어’를 간 적이 있다. 지나던 길에 보았던 성당을 다음 날 다시 찾았는데 그 앞에서 ‘주라’를 만나게 됐다. 그는 내게 담배가 있냐고 물었고 마침 조지아 사람들을 위해 가방에 갖고 다니는 담배를 건넸다. 그는 내게 손에 든 물고기 세 마리를 주려고 했다. 집에서 저녁으로 요리를 하려고 했을 생선을 덥석 받을 수 없어서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해주면 맛을 보겠다고 했다. 그는 집에 전화를 걸어 보더니 바로 초대를 했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 조지아에 가면 꼭 찾아가는 주라네. 올해도 주라 가족이 있는 그레미에 가게 됐다. 매번 주라의 어머니가 밥상을 차려주셨는데 이번에는 좀 특별하게 만나고 싶었다. 한국에서 다양한 음식들을 챙겨왔고 트빌리시 마트에서 현지 조달이 가능한 것들을 구매했다. 차에는 내 짐이 든 캐리어 말고도 주라네 가족들에게 전할 선물이 들어 있었다. 곰보리 언덕에서 잠시 가을을 만끽하고 그레미에 도착했다. 1년 만에 만나는 자리, 강아지 ‘보또’가 이웃집 남자가 쏜 총에 발 하나를 잃은 것 말고는 변한 게 하나도 없었다. 조지아 시골 마을에서의 시간은 더디게 흘러갔다. 캐리어에는 한국
일자리 대란입니다. 지난 2월에 비해, 5월 취업자 수가 87만 명이나 줄었습니다. 줄잡아 코로나 사태로 일자리 155만 개가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코스피 지수가 오르고 있습니다. 우리보다 훨씬 심각한 미국도 주가가 급등세입니다. 서울의 부동산 시장도 들썩입니다.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다시 많아졌습니다. 누가 봐도 수십 년 만에 찾아온 경제 위기. 정부는 30조 원이 넘는 역대급 추경을 준비 중인데, 더 비싼 돈을 주고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저금리’에 ‘유동성’이 넘치다 보니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여러 규제로 공급이 부족해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래서 집값이 들썩일까? 혹시 ‘다들 사려고 하니까’ 사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사실 대중들이 참여하면 너도 나도 따라 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게 쉽게 과열됩니다. 이를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라고 합니다. 거듭된 주가 폭락의 결과가 부동산 투기 열풍이라고? 1988년. 그 유명한 일본의 자산버블. 니케이주가는 매일 올랐고 일본인들은 매일 주식을 샀습니다. 시가총액 세계 50대 기업 중 무려 3
하늘색, 연두색, 노란색, 분홍색. 예쁜 칠이 되어 있는 학교 건물이 산뜻하다. 학생들이 돌아와 생기가 돌기 시작한 교정이 아름다운 이유는 또 있다. 학교 건물을 도색할 페인트 색까지도 학생들이 직접 선택했기 때문이다. ‘학생 스스로 참삶의 당당한 주체로 설 수 있는 교육’을 추구한다는 도형록 교장은 교문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학교 모습부터 그렇게 학생들의 손에 맡겼다. 학생들이 직접 선택한 것은 학교 건물색만이 아니다. 학생들은 급식메뉴협의에도 직접 참여한다. 고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의견과 영양을 중시하는 어른들(교사·학부모·영양교사)의 의견을 종합하여 학교급식메뉴가 정해진다. 학생들의 선택권과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학교장의 철학은 학생들의 생활 구석구석에서 피어난다. 학생들이 직접 뽑은 전교어린이회 임원들도 ‘학교장이 수여하는 임명장’을 받는 것이 아니라 ‘당선증’을 받는다. 겨우 종이 한 장에 적히는 세 글자만 바뀌었을 뿐인데도 받아드는 ‘당선인’은 친구들이 행사한 자치권 하나하나의 무게를 실감한다. 당서초의 사람을 키우는 교육이란 그렇게 작고 섬세한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학부모들이 가장 좋아하는 비결은? 서울특별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당서
신라 정강왕 때 태산(泰山)의 태수(太守)로 부임해 선정을 베풀고 간 최치원 선생을 기리기 위해, 태산의 백성들은 ‘태산사(泰山祠)’라는 사당을 세웠다. 이후 조선 숙종은 무성서원(武城書院)이라는 이름을 내렸다. 공자의 제자 ‘자유’가 무성(武城)고을을 잘 다스린 것처럼 최치원 선생도 이 고장을 그에 버금가게 잘 다스린 것을 칭찬하여 붙인 이름이었다. 무성서원 내삼문에는 다음과 같은 주련이 걸려있다. 士林首善 聖朝額恩(사림수선 성조액은) 유학을 공부하는 많은 사람들의 으뜸이라 숙종 임금께서 이름 지어 현판 내리셨네. 우리나라 유학자 최초로 문묘에 배향된 최치원 경주최씨 최치원 선생은 6두품 출신의 통일신라시대 대문장가이자 정치가였다. 882년 당나라에서 반란을 일으킨 황소에게 ‘의롭지 못한 일이라 꾸짖는 글(토황소격문)’을 보내자, 이 글을 읽던 황소가 침상에서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당나라에서 명문가로서 이름을 떨쳤다. 884년 가을, 신라로 돌아온 최치원 선생은 진성여왕 8년(894)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10가지 정책(時務十條)’을 제시하여 6두품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관직인 아찬 벼슬에 올랐다. 그러나 그는 벼슬을 그만두고 가야산·지리
이야기가 있는 방언사전 (박미연·강아네스·금성원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펴냄, 340쪽, 1만6000원) 현직 사서교사 3명이 오랜 시간 자료를 수집하고 학생 눈높이에 맞는 방언을 선별해 완성한 방언사전이다. 표제어의 유래나 설화·역사·문학작품 등을 참고해 실생활에서 어떻게 표현되고 사용되는지를 살펴보며 관련 속담과 예문도 다룬다.
지난 2018년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고교 졸업자와 대학 졸업자의 임금 격차가 벌어지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임금 격차를 넘어섰다. 2016년 기준 한국 성인(25∼64세)의 학력별 임금을 살펴보면 고교 졸업자의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전문대 졸업자 임금은 116, 대학 졸업자는 149, 대학원 졸업자는 198이었다. 전문대졸자 임금은 OECD 평균(123)보다 낮았지만, 대졸자와 대학원 졸업자는 OECD 평균(각 144,191)보다 높아 고졸자와의 임금격차 역시 OECD 평균보다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추세는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통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9년 조사에 따르면 5~29명 사업체에서 일하는 고졸 이하 노동자의 중위임금은 2508만5천원인 반면, 대졸 이상 노동자는 그보다 1.4배 많은 3521만3천원이었다. 이 격차는 사업체 규모에 따라 30~99명 1.7배, 100~299명 1.7배, 300~499명 1.75배로 갈수록 벌어지다가, 500명 이상 사업체에서 1.42배(고졸 이하 4780만6천원, 대졸 이상 6802만9천원)로 다시 줄었다. 기업의 규모에 따라 차이는
여름에 가장 인상적인 꽃을 꼽는다면 무엇일까? 서울로 한정해 보면 능소화가 강력한 후보 중 하나일 것 같다. 한여름 서울 시내에서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데다 주황색 색감도 강렬하기 때문이다. 주택가, 공원에서 벽이나 고목 등 다른 물체를 타고 오르면서 나팔 모양 주황색 꽃을 피우는 것이 바로 능소화다. 경부고속도로, 올림픽대로의 방음벽이나 방벽, 남부터미널 외벽에도 능소화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흔히 볼 수 있어서 잘 모르는 사람도 꽃 이름을 알면 “아, 이게 능소화야?”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것이다. 야생화 공부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능소화를 알았을 때, 그 색감과 자태가 너무 좋았다. 그런데 박완서 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에서 능소화가 여주인공 현금처럼 ‘팜 파탈(femme fatale)’ 이미지를 갖는 꽃으로 나오는 것을 알고 정말 반가웠다. 이 소설에서 능소화는 ‘무수한 분홍빛 혀’가 되기도 하고, ‘장작더미에서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되기도 한다. 박완서 소설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주는 꽃을 고르라면 단연 아주 오래된 농담에 나오는 능소화다. 그 다음이 친절한 복희씨에 나오는 박태기나무꽃 정도가 아닐까 싶다. 지나치게 대담하고, 눈부시게
“만약 교총이 없었더라면 남편의 결백은 영원히 밝혀내지 못했을 겁니다. 절망적인 순간 도움의 손길을 내민 교총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성추행 누명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송경진 교사(전북 부안상서중) 부인 강하정 씨는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남편의 억울한 죽음에 절망의 나날을 보내던 그때 딱한 사연을 전해 들은 교총은 물질적·정신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딸아이 장학금부터 전담 변호사 선임에 생활비까지 보탰다. 그로부터 3년, 지난 6월 30일 강 씨는 인사혁신처를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리, 송 교사의 순직을 인정받았다. 그녀는 “이제 결백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위 진보라는 사람들이 내건 인권의 이중성과 싸워 실체를 벗기겠다”고 말했다. 강 씨에 따르면 송 교사는 전북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에서 조사를 받는 동안 두려움에 떨었다.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무심코 한 행동이 성추행으로 둔갑한데다 교직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절박감, 그리고 강압적인 분위기는 그를 궁지로 몰았다. 실제 송 교사는 교육청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기다리던 부인 강 씨에게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그리고 얼마 뒤, 송 교사는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서울 서초갑)이 6일 자신의 계정 페이스북에서 “정부와 교육 당국이 ‘전 국민 가재 만들기 프로젝트’에 매진하는 것을 계속 두고만 봐야 할까요?”라며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이어 교육정책도 함께 비판했다.‘전 국민 가재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과거에 했던 발언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윤 의원은 지난달 말 정부의 임대차 3법에 반대하는 본회의 5분 연설로 뜨거운 관심을 받은 뒤 연일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날선 비판을 가해왔다. 그런 그가 교육 정책에도 관심을 돌려 눈길을 끌었다. 이날 윤 의원은 “요즘 온라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주부 논객의 글은 ‘정부가 내 집 마련 사다리를 끊어 임차인을 늘려 자신들의 표밭에 머물게 하는 것이 정책의 진의이고 그러니 정책 실패가 아니라 정책 성공’이라는 내용”이라며 “이런 의심은 부동산뿐 아니라 계층 사다리 전반에서도 팽배해 있다”고 게재했다. 이어 “최근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학력성취도 OECD 비교에서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국가적 쇠락에 대해 교육 당국과 정부의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이재정)이 9월 1일자 교(원)장, 교(원)감, 교사, 교육전문직원 총 1129명의 인사를 5일 단행했다. 교원 인사는 총 989명으로 ▲장학(교육연구)관(사)에서 교(원)장 전직 14명▲교(원)장 중임 전보 12명▲교(원)장 중임 105명▲교(원)장 전보 61명▲공모교(원)장 만료 승진 26명▲공모교(원)장 34명▲교(원)장 승진 89명▲장학(교육연구)사에서 교(원)감 전직 28명▲교(원)감 전보 44명▲교(원)감 복귀(직) 2명▲교(원)감 승진 123명 등이다. 교사는 복귀(직) 28명, 전보 2명, 신규임용 421명이다. 교육전문직원 인사는 본청 국장 1명, 교육장 5명, 직속기관장 2명, 본청 과장 2명, 직속기관 부장 3명, 교육지원청 국장 6명, 장학(교육연구)관 전직․전보 8명, 장학(교육연구)관 신규임용 16명, 장학(교육연구)사 전직․전보 36명, 장학(교육연구)사 신규임용 61명으로 총 140명이다. 도교육청의이번 인사에서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이 두드러졌다.13년 만에 본청 교육국장에 여성을 임명했다. 본청 북부청사 교육과정국장으로 임명된 조은옥 시흥교육장이 그 주인공으로, 도교육청 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