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린 덕에 어깨와 허리가 점점 아파질 때쯤, 한창 유행하던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무거운 몸으로 기구 위에 나를 얹어 이리저리 비틀거리다보면 강사가 ‘코어에 힘을 주세요’라고 말한다. 신기하게도 배꼽 언저리에 힘을 주고 호흡을 가다듬으니, 조금씩 내 몸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흔히 운동할 때 말하는 ‘코어(CORE) 힘’이란 인체 중심부를 지탱하는 근육의 힘을 일컫는다. 코어 힘이 부족하면 신체 균형이 무너지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이를 영어학습에 빗대어 보자. 학생들이 영어로 의사소통하기 위해 바로 세워야 하는 코어 힘은 무엇일까? 교사가 제대로 코어 힘을 세워 준다면 영어시간 내내 입을 꼭 다물고 있는 아이들도 신나게 영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의사소통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영어로 의사소통한다는 것은 학생의 삶과 연계한 실생활 맥락에서 영어로 표현된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습득하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며, 영어 사용 공동체 참여자들과 협력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교과서는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한정적인 표현 범위를 벗어날
뾰루지가 어느 날 종기가 되었습니다. 엉덩이에 조그맣게 뾰루지가 생긴 적이 있습니다. 무언가 손끝에 좁쌀 같은 게 도톨도톨 걸리더라고요. 그때 잠깐 연고를 발라야 하나, 병원까지 갈 필요는 없겠지, 뭐 그런 생각들을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곧 잊어버렸어요. 바쁘기도 바빴고, 워낙 크기가 작아서 무시한 것도 있고요. 어영부영 시간만 흘렀습니다. 어느 순간 의자에 앉다가 ‘욱신’하는데 놀라 비로소 제법 딴딴하고 큼직한 종기가 자리 잡은 걸 알았습니다. 누를 때마다 욱신거리는 게 제대로 된 종기가 분명했습니다. 겁이 나서 달려간 병원, 종기를 진찰한 의사 선생님이 혀를 끌끌 찼습니다. “평소에 미련하다는 소리, 많이 듣고 살지요?”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일부러 키운 거냐고 마구 혼을 냅니다. 결국 남들 보기에는 우습게 보일 수도 있는 종기 때문에 마취주사까지 맞았습니다. 칼이 살을 찢으며 깊숙하게 들어와 박혔고, 종기를 째고, 꽤 많은 고름을 빼내고, 거기에 붕대를 붙이고, 한동안 술과 기름진 음식과 기타 등등을 금지당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칼을 댄 곳에는 한눈에 봐도 눈에 띄는 흉터가 남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종기가 툭 하고 떨어진
“변별력은 갖추되,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소위 ‘킬러 문항’은 학생과 학부모의 눈높이에서 철저히 배제하겠다.” 지난 8월 7일 취임한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어느 때보다 수능시험에 대해 우려와 걱정이 큰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다가오는 2024학년도 수능이 공정하고 엄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출제 및 시행 관리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소위 킬러문항이 출제돼 전임 이규민 원장이 중도 사퇴하면서 평가원은 국민적 관심을 모았다. 세간의 시선은 킬러문항 또는 준킬러문항도 출제하지 않으면서 수능의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모아진다. 평가원장 자리는 ‘독이 든 성배’로 불린다. 그만큼 힘들고 위험하다는 의미다. 역대 원장 중 3년 임기를 제대로 마친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오 신임원장은 “자신 있다”고 말했다. 현장교사들을 중심으로 공정수능 평가자문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교육부가 추천하는 공정수능 출제 점검위원회가 출제단계에서부터 문항을 집중점검하면 수능 시험문제가 공교육 밖에서 출제되는 일은
2차전지 주식은 왜 올랐을까? 주식투자의 교훈을 딱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대중과 반대로 가라’라고 말하고 싶다. 주식이 오르는 이유는 그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기 때문이다. 왜 사람들은 그 주식을 사려고 하는 것일까? 그 질문에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이 주식투자다. 전 세계는 내연기관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차로 전환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 번에 바꿀 수는 없기에 2030~2040년까지 내연기관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국가들이 많다. 이제 10년 뒤에는 자동차 매장에서 휘발유차를 살 수 없는 세상이 된다. 그럼 전기차는 무엇일까? 모터로 가는 자동차다. 모터는 전기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콘센트에 전기를 꽂고 달릴 수는 없기에 전기차는 배터리가 중요하다. 배터리는 무겁고 비싸다. 전기차 가격의 1/3 정도를 차지한다. 배터리 가격만 낮출 수 있다면 전기차 가격이 저렴해질 수 있다. 반면 배터리가 가벼워지면 한번 충전으로 더 멀리 갈 수 있다. 또한 배터리 속 소재가 다르면 더 멀리 갈 수 있다. 한국 배터리가 중국산보다 더 멀리 간다. 반면 중국산 배터리는 저렴하다. 이렇게 시장을 양분할 줄 알았는데 미국이 전기차 산업을 키우기로 발표하
이탈리아 중북부에 자리한 마르케. 부드러운 곡선의 언덕과 찬란한 햇살이 쏟아지는 아드리아해를 만날 수 있는 곳. 맛있는 음식과 향기로운 와인을 즐기며 라파엘로와 로시니를 탐했다. 마르케(Marche)는 이탈리아 중·북부 동해안에 자리한 주다. 우리나라로 치면 강원도쯤 된다. 아드리아해와 마주하고 있는 이곳은 이탈리아 사람들이 길고 긴 여름휴가를 즐기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마르케에 별장을 두고 있는 이탈리아인들도 많다. 몇 시간을 달려도 끝없이 이어지는 온화한 곡선의 구릉지대. 그 위를 느릿느릿 흘러가는 구름그림자. 이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이 절로 순해지고 느긋해진다. 맛있는 음식과 향긋한 와인 푸른 하늘에 양떼모양의 흰 구름이 느릿하게 흘러간다. 어디선가 바람은 불어와 깃털처럼 생긴 미루나무를 흔들어 댄다. 이런 날씨에 ‘완벽하다’는 찬사를 붙여주지 않는 것은 불경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완벽한 날씨를 즐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짙은 그늘에 앉아 와인을 마시는 일 역시 최선의 방법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이탈리아 여느 지역이 자랑할 만한 와인을 가지고 있듯 마르케 역시 마찬가지다. 우르비노(Urbino)·안코나(Ancona)·페르모(Ferm
여느 여름보다 뜨겁게 느껴졌던 2023년의 8월은 수백억 원이 투입된 밀수(감독 류승완), 더 문(감독 김용화),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 등 BIG 4 영화들이 책임졌다. 이제 선선한 가을을 감동으로 여는 영화들이 관객을 기다린다. 일장기를 달고 금메달을 땄던 손기정 옹의 이야기가 영화 보스톤 1947(감독 강제규)으로 탄생했다. 세계 3대 콩쿠르에 나선 결선 진출자들의 뜨거운 경쟁을 다룬 뮤직 샤펠(감독 도미니크 데루데르)부터 감성 가득한 프렌치 시네마 어느 멋진 아침(감독 미아 한센-러브), 광활한 알프스의 대자연에서 피어난 두 소년의 우정을 다룬 여덟 개의 산(감독 펠릭스 반 그뢰닝엔, 샤를로트 반더미르히)까지. 폭염 이후 선선해지는 가을의 정취 속 관객의 마음을 감동으로 수놓을 영화 네 편을 소개한다. 다시 심장이 뛴다! 스크린에 피어오르는 그날의 감동 한국인에게 가장 슬펐던 올림픽은 언제였을까?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이었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한국인 최초로 마라톤 우승이라는 놀라운 쾌거를 이뤘지만, 일제강점기 상황에서 일본인 국적으로 출전해야 했던 고 손기정 선수는, 우승의 기쁨보다
챗GPT는 세상의 모든 전문가에게 질문하고 있다.‘내가 당신들만큼 답해줄 수 있는데 굳이 당신들이 필요한가요?’ 얼마 전 KBS 뉴스에 재미있는 사건이 하나 보도되었다. 챗GPT를 통해 수집한 판례를 소송자료로 제출한 변호사들이 법원으로부터 제재받았다는 내용이었다.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있었던 일인데, 법원에 제출한 자료 중 판례가 가짜였다는 것이다. 이 판례는 챗GPT가 만들어 준 것으로 변호사들이 그대로 사용했다고 한다. 당시 해당 판사는 판례의 진위를 물었는데, 변호사들은 솔직하게 얘기하지 않았고, 챗GPT가 찾아준 판례가 진짜 있다고 믿었다. 소송을 맡긴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변호사를 고용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제 전문가들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챗GPT의 열풍은 2023년 상반기에 휘몰아쳤는데, 필자가 강의한 대상은 주로 교사그룹이었다. 교육청 단위의 연수는 물론 일선 학교에서도 강의 요청이 쇄도했고, 대상도 교장·교감자격연수를 비롯해서 1급 정교사와 신규교사까지 두루 포함되었으며, 학교급도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양했다. 최근에는 대학 교수와 학습지원센터에서의 요청도 많아지고 있다. 교
올여름은 이상기온으로 인해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나거나, 평소 안 보이던 벌레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호는 여름에 출몰하는 벌레들의 특징과 퇴치 방법을 준비해 봤습니다. Q1. 여름이 되면 항상 보이는 초파리! 음식물을 잠깐만 상온에 방치해두면 초파리가 귀신같이 달라붙어 있는데, 초파리는 어떻게 해서 생기는 건가요? 초파리는 주로 따뜻한 곳에서 부화되기 때문에 여름에 주로 발생합니다. 사실 초파리는 갑자기 과일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과일에 이미 알을 깠는데 그걸 모르고 과일을 사 와서 따뜻한 날씨에 빠르게 부화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초파리의 초는 식초 초(醋), 영어로는 fruit fly입니다. 그래서 달달하고 새콤한 냄새를 아주 좋아하는데, 몸집도 2~5mm로 엄청 작기 때문에 이러한 과일이나 시큼한 냄새에 이끌려서 일반 방충망 뚫는 건 아주 쉽다고 해요. 초파리가 금방 많아지는 이유는 강력한 번식력 덕분입니다. 초파리는 성충이 된 후 12시간 정도 지나면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을 수 있는데 한 번에 수천 개의 알을 낳습니다. 게다가 임신기간은 고작 10일입니다. 그러면 퇴치는 어떻게 할까요? 과일이나 음식은 최대한 냉장
들어가며 필자의 전공은 교육행정학이다. 유럽교수 중에는 전공이 뭐냐고 물었을 때 교육학이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던데 우리나라는 미국적 교육학 전통을 받아들여 기초학문을 바탕으로 교육학이 더해지는 방식으로 전공이 나뉘게 된 것 같다. 신임 교수 때에는 교육행정학 관련 학회만이 아니라 교육철학회·교육사회학회·교육과정학회·교육심리학회에도 기웃거리며 참가하다가 소속이 어디냐는 질문을 받고 움츠러들게 되었다. 그동안 교육행정학자로서 국가차원의 교육행정과 정책부터 시작하여 학교와 학급경영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며 살아왔다. 그 과정에 점차 교육이 실제로 행해지고 있는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의 만남, 가르침과 배움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되었다. 내 관심을 글로 써서 세상과 나누다 보니 최고의 교수법이라는 책이 되었다. 교육행정학 관련 연구를 수행하면서도 가르치고 배우는 것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던 중에서 탈학습(unlearning)이라는 개념을 만나 찾아보니 우리 교육학계에서는 아직 널리 소개되지는 않은 것 같아 생각을 짧게 정리했다. 지구촌을 뒤흔들었던 코로나19 관련한 가짜뉴스, 우리 교육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정치교육, 극단으로 치닫고
1. 문서의 작성 기준 가. 숫자 등의 표시 1) 숫자(영 제7조 제4항): 아라비아 숫자로 쓴다. 2) 날짜(영 제7조 제5항): 숫자로 표기하되 연·월·일의 글자는 생략하고 그 자리에 온점을 찍어 표시하며, 월·일 표기 시 ‘0’은 표기하지 않는다. - 예시①: 2021.12.12. (×) → 2021. 12. 12. (○): 한 타 띄우고 표기 - 예시②: 1985.09.06. (×) → 1985. 9. 6. (○): ‘0’은 표기하지 않음 3) 시간(영 제7조 제5항): 시·분은 24시각제에 따라 숫자로 표기하되, 시·분의 글자는 생략하고 그 사이에 쌍점(:)을 찍어 구분한다. - 예시: 오후 3시 20분(×) → 15:20(○), 오전 7시 9분(×) → 07:09(○) 4) 금액(규칙 제2조 제2항): 금액을 표시할 때에는 아라비아 숫자로 쓰되, 숫자 다음에 괄호를 하고 한글로 적어야 한다. - 예시: 금113,560원(금일십일만삼천오백육십원) 나. 항목의 구분 1) 항목의 표시(규칙 제2조 제1항) 문서내용을 둘 이상의 항목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으면 다음 구분에 따라 그 항목을 순서대로 표시하되, 필요한 경우에는 □, ○, -, · 등과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