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수행평가 결과물을 제출하지 않는 학생들이 있어 그들을 교무실로 부른다. 선생님과 상담을 마친 대개의 학생들은 "선생님, 수고하십시오."라고 정중하게 인사를 한 뒤 교무실을 나간다. 아마도 수행평가를 뒤늦게 제출해서 죄송하다는 심정을 그런 인사말로 표현하는 것이리라. 그러나 이런 인사말은 차라리 안 하니만 못하다. '수고'란 원래 받을 '수(受)' 쓸 '고(苦)' 자를 쓰는 불교 용어로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만 쓸 수 있는 인사말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이 사전에 명시적으로 설명되어 있진 않지만 관습적으로 통용되는 예절이다. 선생님들도 힘든 행사를 마치고 "교감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결례가 된다. 그냥 "감사합니다." 정도면 충분하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뭐든지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한 법이다. 인사도 이와 마찬가지여서 지나치게 예의를 차린다고 아무한테나 '수고'하라는 말은 삼가야 한다. 학생들 사이에서 "수고하십시오."란 말과 함께 남발되는 게 또 하나 있다. 바로 "죄송합니다."란 말이다. 직업이 남을 가르치는 교사이다 보니 학생들에게 매번 좋은 말만 할 수가 없어 가끔은 어쩔 수 없이 야단치기도 한다. 해당
서산경찰서 김기용 서장이 5월 8일, 리포터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미래'란 주제로 특강을 실시했다. 김기용 서장은 '시민들과 함께 하는 경찰, 꿈을 이루는 청소년'을 강조한 뒤 '목표를 정하여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꿈은 이루어진다.'며 학창시절을 보람 있게 보낼 것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시종일관 진지한 자세로 특강을 경청하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아침마다 아이들과 함께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나는 늘 안타까움을 느끼곤 한다. 요즘 학생들의 무분별한 낭비벽 때문이다. 여기저기 버려진 고급 화장지며 일회용 비누와 샴푸, 린스 등등. 어려운 시대를 살아 온 내 눈엔 그 모든 것이 아깝게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빌려본 영화 한 편이 생각난다. 영화배우 이경영이 형사로 나오고 손현주가 억울한 범인으로 몰려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블랙코미디였다. 이경영 왈, "네가 죽였지?" 손현주 왈, "전 억울해요. 그건 모함이에요. 모함이라구요." 이 말을 듣자 이경영이 갑자기 대형 국어사전을 펼친다. "모함? '모함'이라 어디 보자. 어, 여기 있구만 '모함' 명사. 항공모함의 준말로 항공기를 싣고 다니면서 뜨고 내리게 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큰 군함. 어쩌고저쩌고......." 손현주 : ????? 아직도 우리나라엔 신용불량자가 수백만 명이라고 한다. 영화에서 '모함'의 뜻을 착각하고 있듯 우리도 지금 '분수'란 단어의 뜻을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쯤 되새겨볼 일이다. 우리들이 사전에 나와 있는 '분수'란 단어의 뜻만 제대로 알고있어도 오늘날과 같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은 생겨나지 않
글쓰기 능력은 모든 학문의 기초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효과적으로 입증할 방법은 현재로선 없다. 연구자료들에 따르면 학교든 회사든 간부가 하는 일의 절반 가량은 글쓰는 일이라고 한다. 따라서 요즘 대학들은 이런 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앞다투어 작문 과목을 신설하거나 강좌 수를 늘리는 추세에 있다. 이는 학생들의 사회 적응력을 효과적으로 높이려는 뜻에서다. 예컨대 정보화 사회에서 팀별 조직간에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인데 이런 활동은 주로 대화와 더불어 글쓰기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남이 갖지 못한 든든한 무기 하나를 더 갖춘 셈이 되는 것이다. 특히 인문·사회과학 분야 전공자들은 평생을 글로 먹고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문·사회과학 분야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글을 잘 쓰는 사람은 경쟁력을 지닌다. 우리에게 '생명의 다양성'이란 논문으로 잘 알려진 미국 하버드대의 에드워드 윌슨 교수가 동료 교수의 글쓰기 강좌를 2학기 동안이나 들은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장 선생님 말씀처럼 요즘 고등학생들의 글쓰기 수준은 정말 기대 이하다. 자기 뜻을 전달하는 표현력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사
5월 4일 오전 아홉 시. 박기준 학생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교내체육대회가 열렸습니다. 꽃과 아이들의 어울마당이란 캐치프레이즈 아래 학생과 선생님들은 그동안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마음껏 운동장을 누비며 끼와 재주를 발휘하게 됩니다. 학년별 축구와 농구 경기를 시작으로 사물놀이 공연, 각종 게임 등으로 치러지는 오늘 행사에 아이들은 북과 꽹과리를 쳐대며 열띤 응원으로 호응하게 됩니다. 본교는 해마다 심신의 조화 있는 발달을 도모하고 급우간의 협동심과 단결력을 높이며, 경기장 질서를 잘 지키는 건전한 청소년으로 육성하기 위해 일년 중 가장 좋은 5월을 택해 교내체육대회를 실시하고 있답니다. 오늘 하루만큼은 모든 것을 잊고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며칠 전 부모님의 은혜를 헤아려보라는 의미로 숙제를 하나 냈었습니다. 학생들이 보내온 메일을 한 통 한 통 읽어보다가 전 한 학생의 글을 읽으며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답니다. 제목은 '아버지의 발'이었는데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어찌나 간절하던지요. 흔히 요즘 아이들은 철이 없다고 합니다만, 전 이 글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학생이 보내온 글의 전문(全文)입니다. 함께 감상해보시죠. 엊그제 국어 선생님께서 어버이날을 기념하는 숙제를 내주셨습니다. 숙제는 아버지께 “사랑합니다”라고 말한 뒤 안마를 해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집으로 가는 버스에서 그 숙제가 생각나 마음먹고 실천할 생각이었습니다. 집에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탈 때까지도 숙제에 대해 그리 큰 부담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집에 도착해 아버지를 뵈니 그 말을 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이 한 마디 하는 것이 이토록 어려울지는 정말 저도 몰랐습니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께 언제나 “사랑해요. 엄마, 아빠” 이렇게 말했었는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오히려 어릴 때보다 훨씬 못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전 그 날 “사랑합니다. 아버지, 어머니”라는
충청남도교육과학연구원(원장 김만형)이 5월부터 EBS, 경북도교육청에 이어 세 번째로 충남 교육포털사이트인 '에듀스충남'(www.edus.or.kr)의 '온라인 논술·면접 준비 OK' 시스템을 활용해 초·중·고 학생들에게 무료로 논술 첨삭지도를 실시하기로 했다. 충청남도교육과학연구원은 이 시스템을 통해 논술과 심층면접 관련 입시 정보가 부족한 농어촌의 수험생들에게 양질의 논술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각종 논술과 심층 면접에 관한 자료를 보급할 예정이다. 이번 논술 첨삭 지도와 심층 면접에 참여할 마흔 한 분의 선생님들은 모두 현직에 계신 선생님들로 논술에 관한 한 내로라 하는 논술전문가들이다. 이곳에서 첨삭지도를 받으려는 학생은 우선 '에듀스충남'(www.edus.or.kr)에 접속해서 회원 가입을 한 다음 게시판에 직접 글을 작성하여 온라인 또는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이러한 무료 논술 첨삭 및 면접 지도를 통해 도·농간의 지역별 학력격차와 사교육비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4월 29일 윤봉길 상해의거 74주년을 맞이하여 윤 의사가 태어난 덕산 생가에서는 초·중·고 학생 백일장 대회가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스물 다섯 살의 눈부신 나이로 홍커우공원에 폭탄을 던지고 장렬히 산화해 가신 윤봉길 의사를 기리고 그 정신을 이어받자는 취지에서 열린 행사였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충남지역 초·중·고 학생 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습니다. 잔디밭에 앉아 연필에 침을 발라가며 열심히 원고지 칸을 메우는 초등학생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 윤봉길 의사께서 상해의거를 결심하시고 난 직후, 조국의 동포들에게 남겼다는 유언이 현수막에서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는 것은 모든 사람의 인정입니다. 그러나 저는 단 하나뿐인 목숨을 소중하게 바칠 기회를 포착하였습니다. 백년을 살기보다 조국의 영광을 지키는 이 길을 택한 것입니다. 조국의 동포 여러분! 안녕히, 안녕히 들 계십시오."
4월 28일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특성화사업단 80명이 우리 서령고를 방문, 농어촌학교 체험학습의 시간을 가졌다. 공주대학교에서는 누리사업의 일환으로 교육정보화를 선도하는 농어촌 교원양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사범대생들에게 소규모학교 예비교사로서의 기본 자질을 함양시키고 농어촌 학교 현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매년 각 지역 우수 학교에서 현장체험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 학교는 오늘부터 5월 2일까지 나흘에 걸쳐 중간고사를 실시합니다. 오늘은 그 첫날인데요, 아이들의 열기에 교실 안이 후끈후끈합니다. 특히 1, 2학년은 내신에 따라 대학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한 문제도 소홀하게 대할 수가 없답니다. 새벽같이 등교해선 안광이 지배를 철할 정도로 열심히 시험문제를 풀이하는 아이들 모습이 경건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혹시라도 있을 부정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학부모님들까지 시험 감독에 참여할 정도로 요즘 학교 시험은 삼엄합니다. 모쪼록 아이들이 노력한 만큼의 좋은 결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리포터가 근무하고 있는 서령고는 남학교인데도 교정이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다. 봄이면 벚꽃을 비롯해 개나리, 진달래, 연상홍, 산수유 등이 교정을 뒤덮고 5월이 되면 등나무에선 등꽃이 만발한다. 교정 어디를 둘러보아도 휴지 한 장 예사로 떨어져 있는 곳이 없이 깨끗하다. 이런 환경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매일 아침 선생님들께서 학생들과 함께 담당 구역을 정해 교정을 쓸고 닦는 덕택이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실시되는 아침 청소 때문에 불평불만을 쏟아놓는 교사와 학생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솔선수범하여 학교를 가꾼다. 그 덕분에 우리 학교를 방문하는 사람들 첫마디가 “학교가 참 예뻐요.”가 되었다.”
한 울타리 안에 중·고등학교가 함께 위치해 있다보니 가끔 이 두 학교의 학생들을 비교할 때가 있다. 외양으로 확연히 구분되는 교복 색깔이나 덩치가 아니더라도 움직임이나 얼굴 표정만 봐도 금방 누가 중학생이고 누가 고등학생인지 가려내는 안목이 저절로 생긴다. 야생노루처럼 움직임이 팔팔하고 표정에 생기가 도는 것은 중학생이요, 폐계(廢鷄)처럼 얼굴이 꺼칠하며 몸에 활력이 없는 것은 틀림없는 고등학생이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리포터인 내 생각엔 우선 잠의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 중학생일 적에는 학습의 양도 적었을 뿐만 아니라 야간 자율학습이 없었기 때문에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었다. 그러던 것이 고등학교에 올라오자 거의 배로 늘어난 학습량과 연일 계속되는 야간 자율학습으로 대다수의 학생들이 수면 부족을 느끼는 것이다. 무조건 하면 된다는 식의 4당5락 논리가 아직도 학교 현장에선 유효한 셈이다. 청춘 시절 밤을 낮 삼아 면학에 정진하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다. 흐릿한 등잔불 밑에서 잦아드는 심지를 북돋으며 매일 밤 그을음으로 콧구멍이 새까매질 때까지 공부하던 추억이 리포터에게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누가 시켜서 한 일이 아니었다. 공부하
학생들의 대화를 유심히 듣다보면 미묘한 사회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학생들은 말끝마다 무슨무슨 '-삼'. 무슨무슨 '-염'자를 붙더니 올해부턴 또 입만 열면 '쩐다'와 '찌질이'란 단어를 입에 달고 산다. 일반인들은 이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그래서 이들 단어의 용례를 가만히 살펴보니 '쩐다'는 주로 엄청나게 감동적인 일이거나 어이없는 일에 붙이고, '찌질이'란 단어는 행동이나 생각이 굼뜨고 약각 덜 떨어진 듯한 아이들에게 붙이는 놀림조의 말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은 매우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나서도 "야, 그 영화 쩔더라." 옆 짝꿍이 방귀를 뀌어도 "야, 너 방귀냄새 쩐다."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도 "와, 경치 정말 쩌는데." 등의 식으로 사용한다. 요즘엔 '찌질이'란 단어가 파생되어 '개찌질이'란 단어도 생겼다. 앞에 '개-'라는 강세 접두사까지 붙은 것이다. 이는 '찌질이'보다 훨씬 어감이 강해 학생들 사이에선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고 있다. 앞에 '개-'가 붙은 '개찌질이'는 보통의 '찌질이'보다 훨씬 더 어리숙하고 멍청한 사람을 지칭한다는 것은 삼 척 동자도 다 알 것이다. 예를 들
2006년 4월 25일 학습지원센터 주제별 열람실에서 어머니 사서도우미회 발족식이 있었습니다. 학교도서관을 학부모 및 지역사회 주민들께 개방하여 독서인구의 저변 확대와 학생들을 위한 자원봉사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우리 서령고에서는 몇 년 전부터 어머니 명예 사서도우미제를 운영하고 있답니다. 오늘 발족식에서는 학부모님들 중에서 자원한 열네 분의 사서도우미들이 참석한 가운데 교장 선생님을 비롯하여 교감 선생님, 행정실장, 교무부장 등이 참석하여 어머니 사서도우미회 발족을 축하하고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 대한 간담회도 가졌습니다. 앞으로 어머니 사서도우미 회원들은 월 2회씩 도서관에 나와 학생들의 독서 활동을 돕고 독서토론회, 작가초청 간담회, 원작소설 영화 상영회 등에도 참여하게 됩니다.
해마다 학기초만 되면 각 학교에서는 연구수업에 대한 설계와 담당 교사 선정으로 분주하다. 연구수업을 하게 될 교사 선정은 보통 각 교과부에서 순환식으로 결정되는데 일단 연구수업 교사로 선정되면 그때부터 많은 자료 준비와 해당 수업에 대한 연구와 설계로 무척 바빠진다. 아직도 일선 교사들은 교과나 수업연구보다 잡무 및 공문처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장학지도 차원에서 연구수업이나 시범수업에 지정되면 가외로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므로 오히려 실제 수업에서는 결손이 생기는 주객전도의 기현상도 벌어진다. 요즘 들어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수업 결손이 최소화 되도록 철저한 보강 및 대체 수업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지시가 아니더라도 보여주기 위한 한 시간의 수업을 준비하느라 막대한 시간 투자와 에너지 낭비는 정말 다함께 고민해 볼 문제이다. 물론 연구수업의 목적이 수업 기술의 새로운 발견과 교육방법의 개선점을 찾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연구수업이나 시범수업에서 얻어진 수업 기술을 실제 수업 현장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각 교실마다 수업에 필요한 교육 기자재가 충분히 완비된 것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