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다음 중, 우리말을 가장 바르게 사용한 것은? ( ) 1. 손님이 다 오지 않았습니다. 2. 선생님 시간 좀 계신지요? 3. 은주야! 선생님께서 너 오라고 하셨어. 4. 아기의 모습이 너무 예쁜 것 같아요. 5. 교장 선생님의 인사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1. 손님이 다 오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즉, 중의적인 문장입니다. 손님들이 모두 안 왔다는 뜻인지 아니면 손님 중의 일부가 오지 않았다는 뜻인지 불분명합니다. → 손님이 다는 오지 않으셨습니다. (일부는 오고 일부는 오지 않았다는 뜻) 2. 선생님 시간 좀 계신지요? 간접 높임법인데 그 높임법이 잘못되었습니다. '시간이 계시다'라고 해서는 안 되며 '시간이 있으시다'라고 해야 합니다. → 선생님, 시간 좀 있으신지요? 4. 아기의 모습이 너무 예쁜 것 같아요. 부사인 '너무'의 쓰임이 잘못되었습니다. '너무'는 '지나치게 많이'라는 뜻이므로 '예쁘다'는 말과 연결되면 어색합니다. 그리고 '같다'라는 어휘의 쓰임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감정이나 평가 등을 나타내는 말 뒤에 '같다'가 붙으면 문장이 어색해집니다. → 아기의 모습이 무척 예뻐요. 5. 교장 선생님의 인사 말씀이 계시겠습
흔히들'담뱃재를 털다'에서'재'와 '털다'와의 관계를 연상해'재털이'가 표준어라고 알기 쉬우나'재떨이'가 표준어였습니다. 동사'떨다'와'털다'는 뜻은 거의 비슷하나 미묘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떨다'는 붙어 있거나 달려 있는 걸 쳐서 떼어 내다는 뜻으로 이물질이 떨어지게 하는 것으로,'담뱃재를 담배에서 떼어 내었다'의 의미가 되는 것이 맞고, '털다'는 이물질이 떨어지도록 흔들거나 차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동작 자체에 의미가 담겨있었습니다. 이와 유사한 경우가 먼지떨이인데, 먼지털이가 표준어가 아니라 먼지떨이가 표준어가 되는 이치와 같은 경우였습니다. 아래의 예문을 구분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그는 먼지가 잔뜩 묻은 옷을 털며 일어섰다/식당에 들어가기 전에 옷의 먼지부터 떨어라" "노인은 곰방대를 털며 옛날이야기를 꺼냈다/담뱃재는 재떨이에 떨어라" "벼를 힘껏 털면 이삭이 떨어지겠지/밤나무의 밤을 떨어 구워 먹던 그때가 그립다"처럼 쓰입니다. 참고로 잘못 사용되는 우리말 표기 몇 가지를 정리해 드립니다. 견출지→찾음표 정한수→정화수 정구지→부추 마메인→잔도장 카렌다→캘린더 카타로그→카탈로그 캐비넷→캐비닛 하리핀→바늘못 호치키스→종이찍개 우레→우레 담배 한
오늘은 '새초롬하다'와 '새치름하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새초롬하다. (x) 새치름하다. (o) 여자분들 가운데 새침한 표정을 잘 짓는 분들이 꽤 있는데요, 그런 새침한 표정이 오히려 매력적이고 귀엽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어찌되었든 새침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 사람의 마음은 그리 편안하지는 않을 겁니다. '새침하다'는 말은 사전적인 의미로 보면, '쌀쌀맞게 시치미를 떼는 태도가 있다'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뜻으로 쓰는 표현 가운데 흔히 '새초롬하다' 또는 '새초름하다'라고 말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새초롬하다'와 '새초름하다'는 모두 표준어가 아니고, 약간 어색하게 들리실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새치름하다'가 표준어로 돼 있습니다. '새치름하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조금 쌀쌀맞게 시치미를 떼는 태도가 있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실제로 이 설명만으로는 '새침하다'와 별 차이를 찾아보기 어려운데요, 이 두 표현은 비슷한 맥락에서 대체해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표준어는 '새초롬하다'나 '새초름하다'가 아니라 '새치름하다'라는 것입니다. '새침하다'와 연결해서 생각하시면
토요 휴업일. 9시부터 시작되는 자율학습에 1,2학년 대부분의 아이들이 참석을 하였다. 오후 5시까지 자율학습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 보이기도 했으나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등교한 아이들의 복장은 왠지 자연스럽게 보이기까지 했다. 자율학습 시작종이 울리자 아이들은 자리에 앉아 책을 펴놓고 공부에 임했다. 특히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기말고사 때문인지 그 누구하나 떠들거나 장난을 치는 아이들이 없었다. 오히려 감독교사가 있음으로 더 방해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바로 그때였다. 고요한 정적을 깨뜨린 무언가가 있었다. 그건 바로 교실 어디에선가 울러 퍼진 단 한 번의 휴대폰 벨소리였다. 벨소리가 울리자마자 모든 아이들은 휴대폰의 벨소리가 울린 쪽으로 쳐다보며 웅성거리기 시작하였다. 갑자기 어수선해진 교실 분위기를 잡기 위해 아이들에게 정숙을 요구했다. 그 순간 또 한 번의 벨소리가 울려 자율학습 분위기가 엉망으로 되어 버린 것이었다. 한편으로 조금씩 화가 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휴대폰 주인인 그 아이의 행동이었다. 그 아이는 전혀 미안한 기색 하나 없이 계속해서 가지고 있는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그 아이의 행동에 화가나
오늘은 '소곤거리다'와 '소근거리다'에 대해서 말씀을 드려 볼까 합니다. 소곤거리다(o) 소근거리다(x) 남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작은 목소리로 자꾸 가만가만 이야기하는 것을 가리켜서 '소곤거리다' 또는 '소근거리다'라고 하는데 이 중 바른 표현은 '소곤거리다'가 맞습니다. 표준어 규정을 보면, 발음이 비슷한 형태 여러 개가 아무런 의미의 차이 없이 함께 쓰일 때는, 그 중에서 널리 쓰이는 한 가지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도록 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면 오히려 혼란을 일으키기 쉽다고 보고 단수 표준어로 처리하는 것이지요. 앞서 말씀드린 '소곤거리다'와 '소근거리다'가 이 규정에 해당되는 것인데요, 이 경우에는 '소곤거리다'를 표준어로 삼고 있습니다. '소곤거리다'의 큰 말로 '수군거리다'가 있는데, '소근거리다'나 '수근거리다'는 모두 비표준어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부사로 쓸 때에도 역시 '소곤소곤'과 '수군수군'이 표준어로 되어 있다는 것도 함께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자료출처: 국립국어원)
'흥청거린다'고 할 때의 '흥청(興淸)'은 기생의 한 종류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정사를 뒤로하고 허구한 날 놀이에 열중했던 연산군이 만들어낸 용어이죠. 연산군은 전국의 기생 가운데서 미모가 출중한 일등급 기생만을 엄선하여 대궐 내에 출입시켰는데, 이들을 일컬어 흥청(興淸)이라 하였습니다. 興淸은 처음에는 백여 명 정도였는데, 나중에는 천 명을 헤아릴 정도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처럼 숫자가 많다 보니 興淸이라 하더라도 임금을 곁에서 모실 수 있는 기생은 극히 일부였는데요. 그래서 임금을 가까이서 모실 수 있는 기생에겐 특별히 地科興淸(지과흥청)이란 명칭을 붙여 주었고, 임금의 각별한 사랑을 받아 잠자리까지도 같이 할 정도로 인정받은 기생에게는 天科興淸(천과흥청)이란 최고의 명칭이 주어졌다고 합니다. 興淸이란 용어는 말 그 자체로 보면 '맑음을 일으킨다'는 뜻입니다. 조선왕조실록 연산군일기에 이 興淸의 뜻을 '나쁜 기운을 씻어 없애다는 의미(所謂興淸 乃蕩滌邪穢之意也)'라 하였답니다. 기생들과 어울려 놀면서 마음속에 쌓인 나쁜 기운을 씻어낼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의미부여를 한 것이죠. 이런 고상한 명분 위에서 연산군은 흥청망청 놀았고, 그 결과 아시다시피 정치
오늘은 '죽자사자'와 '죽자살자'에 대해서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어떤 일을 할 때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한다고 할 때 '죽기살기로 한다'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이와 비슷한 의미로 많이 쓰이는 것으로 '죽자살자' 또는 '죽자사자' 같은 표현이 있지요. 예를 들어서 '죽자살자 그 일에 매달렸다'라든가 '죽자사자 싸운다'와 같이 말할 때가 있는데, 이 중에서 맞는 것은 어느 것일까요? 이때는 '죽자사자'가 맞습니다. 물론 이것은 '죽다'와 '살다'라는 동사가 어우러져서 나온 표현입니다만, 이 경우에는 '살자'의 'ㄹ' 받침이 뒤에 오는 'ㅈ' 때문에 탈락돼서 '죽자사자'가 맞는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예로 '하자마자'라는 표현을 들 수 있는데, 이것 역시 '하자말자'라는 말에서 'ㄹ'이 탈락된 것입니다. 죽자사자 매달린다. (o) 죽자살자 매달린다. (x) 그리고 '죽기살기로'나 '죽자사자'와 비슷한 뜻으로 쓸 수 있는 표현이 있습니다. 흔히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다'라는 말도 많이 하는데, 여기서 '까무라치다'는 잘못된 것이고 '까무러치다'가 맞는 표현입니다. 즉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라고 말해야 올바른 표현이 됩니다. (자료출처: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아이들의 마음가짐이 예전과 같지 않다. 2008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내신의 비중이이 높아지기 때문일까. 1점이라도 더 올리려는 아이들의 열의는 수행평가에서도 엿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기존에는 아이들이 수행평가 과제물을 제 날짜에 내지 않아 교과담임선생님들이 성적을 처리하는데 애를 먹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기간을 엄수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과제 내용 또한 정성이 가득하여 우열을 가리는데 어려움이 많다. 특히 야간자율학습시간. 숨죽여 공부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마치 전쟁터에서 살아남으려는 병사와 같았다.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아이들의 향학열은 한 겨울의 추위도 누그러뜨렸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아이들은 기존의 성적방식(수, 우, 미, 양, 가)이 아닌 등급제(1등급~9등급)로 평가되기 때문에 내신을 올리려는 아이들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자칫 잘못하면 1점 때문에 등급이 한 등급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마지막순간까지 아이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하물며 어떤 아이는 친구의 모든 과목의 성적까지 꼼꼼히 적어 친구를 따라잡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따라서 시험 때가 되면
“선생님, 저희들 오늘 무엇을 합니까?” 기말고사를 끝낸 고3 아이들이 등교하자마자 교무실 담임선생님을 찾아와 제일 먼저 던지는 질문이다. 그러면 담임선생님은 그 아이의 질문에 난감해 한다. 아마도 그건 기말고사 기간 중에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시험이 끝난 지금 아이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내세울만한 뚜렷한 명분이 없기 때문인지 모른다. 무엇보다 기말고사를 끝낸 고3 아이들의 연일 계속되는 수업파행이 1 ․ 2학년에까지 그 영향이 미치고 있어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더군다나 오전수업만 마치고 귀가하는 고3 아이들의 교외 생활지도를 그대로 방치해 둘 수밖에 없어 부모님들의 걱정은 더 크기만 하다. 각급 학교마다 계획을 세워 학사 운영을 하고 있으나 이것 또한 아이들의 등교시간이 일정하지가 않아 실천하기가 여간 어렵지가 않다. 정해진 수업일수 때문에 그렇다고 아이들을 학교에 안 나오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본교의 경우, 대부분 아이들의 진학이 결정되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그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를 해도 뚜렷하게 할 일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아이들 또한 불만을 토로해 보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을 그대로 따르는 눈치이다. 책가방도 없이 학교에 등
뭔가에 반하거나 그것에 혹해서 어쩔 줄 몰라 할 때 사죽을 못 쓴다는 표현을 쓸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사죽을 못 쓴다가 아니라 사족을 못 쓴다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영화라면 사족을 못쓴다 (o) 영화라면 사죽을 못쓴다 (x) 원래 이 사족이라는 말은 짐승의 네 발을 가리키거나 또는 네 발 달린 짐승을 뜻합니다. 그리고 두 팔과 두 다리를 뜻하는 말인 사지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족을 못 쓴다고 하면 어떤 것을 너무나 좋아해서 팔, 다리마저 움직일 수 없을 정도라는 뜻이 되는 것이죠. 또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사족이라는 말 중에는 화사첨족(畵蛇添足)이라는 한문숙어의 준말로 쓰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뱀을 빨리 그리는 경쟁에서 제일 먼저 그린 사람이 뱀 그림에 발까지 그려 넣어 실패했다고 하는 고사에서 나온 것인데, 쓸데없는 군일을 하다가 도리어 실패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불필요한 설명을 한다고 할 때 ‘사족을 붙인다’ 또는 ‘사족을 단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발음의 용이함과 습관으로 잘못 사용되고 있는 단어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우리말 사랑의 시작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귀가 세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지 며칠이 지났다. 가채점 결과 예년처럼 평이하게 출제되어 각 일선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진학 지도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2008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내신의 반영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재수를 기피하려는 학생들이 늘어나 올해 입시는 사상 최악이 될 것 같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번 수능시험이 변별력을 따지기에는 어려운 것으로 예상되는 바 대학진학의 승패는 대학별 고사(논술, 면접, 구술 등)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서울에서 개최되는 입시설명회마다 학부모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논술학원은 수강생들로 넘쳐나고 있다고 한다. 매년 수능시험을 치르고 나면 수험생뿐만 아니라 학부모 또한 한바탕 가슴앓이를 해야만 한다. 고학력을 지닌 학부모가 늘어남에 따라 “내 자식의 대학 진학은 내가 책임진다.”라는 생각으로 자녀에게 좀더 빠르고 정확한 입시 정보를 알려주기 위해 입시설명회가 열리는 곳으로 동분서주하곤 한다. 그러나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학부모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지방에 거주하는 고3 자녀를 둔 학부모의 경우, 대학입시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이나 진학과 관련된 책자를 통
며칠 전 모(某) 방송국에서 방영되는 개그 프로그램을 시청한 적이 있었다. 코너 중 요즘 학교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을 풍자한 개그가 있었다. 그런데 그 내용이 너무 지나쳐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다. 내용인즉, 자신들을 때리려고 시늉을 하는 선생님의 행동에 아이들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하겠어요."라는 말과 함께 선생님에게 대드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행동에 맞서 대응하는 선생님의 행동 또한 문제가 많다고 본다. 때에 따라서 현실을 풍자한 개그가 시청자에게 공감을 사게 할 수도 있으나 너무 지나친 표현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더군다나 그 프로는 청소년들이 즐겨 시청하는 것으로 큰 우려를 나타내기도 하였다. 갈수록 학교체벌의 수위가 정도를 넘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작금 방송에서 조차 학교체벌을 완화시키기는커녕 더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에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기도 하였다. 물론 ‘개그는 개그일 뿐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말이다. 수능 이후, 일선 고등학교는 고3 아이들의 교과운영과 생활지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군다나 한 달 이상이 남은 학사일정을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각 학교 나름대로 계획
"OOO선생님이 누구십니까? 꽃배달입니다." 꽃 배달 아저씨의 우렁찬 목소리에 순간 모든 선생님들의 시선이 교무실 출입문 쪽으로 집중되었다. 아저씨는 국화꽃으로 장식된 꽃바구니의 주인을 찾기 위해 교무실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렸다. 바로 그때였다. 옆에 앉아 있던 최 선생이 내 옆구리 찌르며 말을 했다. "김 선생, 오늘 무슨 날이오?" "무슨 말씀인지?" "김 선생에게 꽃 배달이 되었기에 물어보는 말이오." "설마 요?" 그런데 최 선생의 말이 사실이었다. 그 아저씨는 신원을 확인하고 난 뒤 꽃바구니와 시집(詩集)한 권을 내게 건네주었다. 평소 꽃바구니 선물에 익숙하지 않은 내게 꽃배달이 왔다는 최 선생의 말이 처음에는 농담인 줄만 알았다. 중요한 것은 꽃바구니와 시집(詩集)을 보낸 사람을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꽃바구니 여기저기를 뒤져보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받은 시집을 페이지마다 펼쳐보아도 보낸 사람의 이름을 찾지 못했다. 더군다나 보내온 책은 내가 좋아하는 시인의 시집(詩集)이기도 하였다. 사실 내가 그 시인(詩人)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내를 포함하여 몇 명뿐이었다. 그래서 내심 아내가 보낸 것이라고 생각하여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출근을 하려고 밖으로 나서려는데 아내가 내 뒤를 따라왔다. 그런데 아내는 마치 큰 죄를 지은 사람처럼 계속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것이었다. 아내의 그런 행동이 이상하여 먼저 말을 꺼냈다. “당신 왜 그래요? 어디 아픈 거요?” “당신에게 부탁할 것이 있는데 해 줄 수 있어요?” “아니 무슨 부탁인데 그렇게 눈치를 보는 거요?” 대답대신 아내는 옷 속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더니 나에게 내밀었다. 얼떨결에 아내가 준 봉투를 받아 들게 된 나는 봉투 안의 내용물이 궁금하여 봉투를 개봉해 보았다. 확인결과, 봉투 안에는 영어책 한 권이 들어있었다. "여보, 이것 좀 해주시면 안돼요?" "이건 영어회화 책이 아니오? 그런데 무얼 해달라는 얘기요?" 내 질문에 아내는 어려운 부탁이라도 하려는 듯 머뭇거렸다. "영어 발음 좀 적어주세요." "발음이라니?" 사실 아내는 몇 달 전부터 지역 모(某)대학 평생교육원에서 개설한 영어회화 반에 등록하여 수강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내가 건네 준 영어 회화 책은 다름 아닌 평생교육원에서 배우는 학습 교재였다. 책을 펴자 매 페이지마다 수강을 하면서 아내가 적은 내용이 깨알 같은 글씨체로 적혀져 있었다. 아내가 부탁을 한 것은 영어
수능 일주일을 남겨놓고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나 3학년 담임이라면 학급의 아이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라는 마음은 한결 같으리라 본다. 그런데 요즘 3학년 담임의 또 하나의 고민이 늘었다. 그 고민은 바로 수능원서를 접수하고 난 뒤 수시 모집에 최종 합격한 아이들의 수능시험 응시여부에 관한 건이다. 본교의 경우, 수능 원서를 제출한 144명의 아이들 중 80여명의 학생들이 수시 모집에 합격하여 구태여 수능시험에 응시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일부 선생님들은 수시 모집에 합격한 아이들의 수능 미응시가 지금까지 수능 공부를 꾸준히 해 온 아이들에게까지 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있다. 더군다나 수시 모집에 합격한 대부분의 아이들이 수능시험에 응시할 의사가 없어 수능 당일 많은 결시생이 생기는 것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강제로 수능시험을 보게 할 수도 없는 일이다. 따라서 본교는 수시 모집 합격에 관계없이 수능원서를 제출한 모든 아이들이 수능시험에 응시하도록 설득 내지 권유하고 있다. 물론 수능시험이 대학에 가기 위한 수단인 것은 분명하나 고등학교 3년 동안 배운 내용을 아이들 스스로가 한번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