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저녁 시간이 지나자 교정에 활짝 핀 벚꽃 사이로 오색 전등불이 켜졌다. 올해는 이상기온 탓에 4월 초까지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려 벚꽃의 개화 시기가 예년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그 꽃망울은 탐스러웠다. 매년 담임을 하면서 벚꽃을 배경으로 반별로 단체사진을 찍는 것이 이제는 연례행사처럼 되어버린지도 오래다. 그렇지 않아도 매일 열 한시까지 하는 야간자율학습에 지쳐있는 아이들이기에 잠깐의 휴식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었다. 문득 아이들을 위해 깜짝쇼를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방법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도무지 아이들에게 트집을 잡을 만한 건수를 찾을 수가 없었다. 자칫 잘못하면 아이들의 마음을 다치게 할 수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할 수없이 요즘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청소문제를 들어 아이들을 운동장에 집합시키기로 하였다. 그 날 저녁. 야간자율학습 1교시가 시작되기 전에 우선 실장에게 엄한 경고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저녁 식사 후, 모두 현관 앞에 집합. 담임" 잠시 뒤, 실장으로부터 문자메시지에 대한 답장이 왔다. "선생님,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십니까?" 갑작스런 나의 경고성의 문자메시지 내용에 실장이 당황했던 모양이었다
만물이 소생한다는 봄. 오랜만에 화사한 봄 햇살이 교실 창가를 비추고 있다. 하물며 창문사이로 불어오는 봄바람마저 따스하게 느껴진다. 그 봄바람에 차가운 겨울바람이 저만치 물러간다. 4월. 이제 교정 여기저기에 핀 꽃들의 향연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봄의 전령사인 진달래꽃이 어느새 내려와 교정 뒷산을 붉게 물들이며 봄 마중 나온 봄처녀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불현듯 학창시절 배운 김소월의 시구가 생각난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진달래 꽃/김소월) 그리고 교정 울타리 사이로 핀 노란 개나리꽃(Golden Bell) 종 무게를 이기지 못해 가지를 축 늘어뜨린다. 그 순간 지나가는 바람이 어깨를 툭 치자 은은한 종소리를 낸다. 그 속에서 잠자고 있던 벌 한 마리 화들짝 놀라며 기지개를 편다. 이른 아침에는 추워서 속살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던 하얀 목련이 봄 햇살에 속살을 드러내자 옆에 있던 벚꽃 또한 겨우내 감추었던 핑크 빛 속살을 드러
4월. 꽃피는 춘삼월이 지났음에도 꽃샘추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린다. 그래서일까? 매 시간 교무실은 병원에 가겠다고 외출을 보내달라는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하물며 어떤 때는 많은 학생이 외출해 수업결손이 야기되기도 한다. 아이들마다 그 사유가 달랐지만 아침과 저녁으로 일교차가 심한 탓인지 대부분 감기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예년에 비해 치아 때문에 치과에 가겠다는 아이들이 많아진 것은 특이한 상황이었다. 이것은 아이들이 대부분 양치질을 잘 하지 않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조사결과, 우리 학급의 경우 점심식사 후 양치질을 하는 학생보다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 더 많았다. 아이들이 양치질을 하지 않는 첫 번째 이유로 시간을 들었다. 그리고 아예 칫솔과 치약을 준비하지 않는 아이들도 많았으며 하물며 양치질하는 그 자체가 귀찮아서 하지 않는 아이들도 있었다. 사실 학생들은 오복 중 하나인 치아를 관리하는데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그것 때문인지 요즘 점심식사 후, 화장실이나 수돗가에서 양치질을 하는 학생들을 발견하기가 어렵다. 그만큼 아이들이 양치질하는 것을 게을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더욱이 각 학교 식당이나 매점
예년에 비해 이곳 강원도 영동지방은 강수량이 적어 건조주의보 발령이 오래도록 발효되었다. 특히 매년마다 발생한 산불(양양 산불, 낙산사 등)로 인해 산림 훼손 또한 컸다. 따라서 4월 5일 식목일을 맞이하여 각 기관별로 나무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올해부터 식목일이 공휴일로 정해지지 않아 각급 학교에서는 별도의 날을 정해 식목일 행사를 벌이기로 하였다. 본교에서는 지난 주 토요일(4월 1일)에 이어 오늘 체육시간과 청소 시간을 활용하여 간단한 식목행사(나무심기, 잔디심기, 화단에 물 주기 등)를 하였다. 식목일 오늘,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한마음이 되어 나무를 심는 모습이 정겹기만 하다. 비록 많은 나무를 심지는 않았지만 우리 곁에는 선생님의 아낌없는 사랑을 먹고 자라야 할 나무들이 많다는 것만으로 행복하지 않은가?
4월 1일 만우절. 사전에 홍보를 한 탓인지 예전에 비해 차분하게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1교시 수업이 끝난 뒤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내려오자 교무실 앞 복도에 화장을 한 여학생들과 머리를 염색한 남학생 여러 명이 주위를 서성거리고 있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모든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가까이 다가가자 몇 명의 학생들은 낯이 익어 보였다. 그 아이들은 다름 아닌 올해 졸업하여 대학생이 된 제자들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한 명의 여학생이 다가와 꾸벅 절을 하는 것이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OO입니다. 기억하시죠?" "그래, 오랜만이구나. 그런데 웬 교복이니?" "저 대학 그만두고 다시 고등학교에 복학하려 왔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니? 복학이라니?" 그때까지 나는 오늘이 만우절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 아이의 표정이 너무나 진지하여 그 말이 진실처럼 여겨졌다. "선생님 수업을 다시 듣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구나." 그러자 옆에 서 있던 한 아이가 내 표정이 너무 우스워 보였는지 키득거리며 웃기 시작하였다. 그제야 나는 오늘이 만우절이라는
퇴근 무렵. 책상 위에 놓여있던 휴대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휴대폰 액정 위에 나타난 전화번호가 왠지 낯익어 보였다. 그 전화는 다름 아닌 올해 졸업한 장애우 익진이로부터 걸러온 것이었다. 사실 2월 졸업 후, 익진이와 통화를 한 적이 거의 없었다. 학창시절 항상 내 주위를 맴돌던 아이였기에 졸업 후에도 대학 생활을 잘해낼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던 차였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 탓도 있겠지만 학기초 워낙 바쁜 학교 일정과 담임업무로 그 아이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내 마음 한편에는 장애우 익진이가 늘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그 아이가 나에게 전화를 한 것이었다. 반가움에 통화 버튼을 누르자 늘 그랬듯이 정확하지 않는 익진이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들러왔다. “선생님, 안녕하셨어요? 저 익진이예요.” “그래, 너구나. 대학생활은 잘하고 있니? 힘든 것은 없니?” “네~에. 그런데 고등학교 학창시절이 그리워져요. 선생님도 보고 싶고요.” “처음이니까 아마도 그럴 수도 있을거야. 앞으로 괜찮아 질거야.” 익진이의 목소리는 예전에 비해 그렇게 맑아 보이지가 않았다. 대학 생활이 무척이나 힘들어 보이기까지 했다.
고등학교 학창시절 잊지 못할 추억이 있다면 아마도 그건 수학여행일 것이다. 각 학교마다 조금씩 차이는 나겠지만 예전과 달리 수학여행 코스를 제주도나 해외로 정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해 보건대 그 만큼 우리의 생활이 윤택해 졌다는 단면을 엿볼 수가 있다. 학교 일정에 의해 4월에 계획된 2학년 제주도 수학여행에 따른 희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예년에 비해 많은 학생들이 수학여행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불참 사유로 여러 가지의 것들이 있었으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 이유로 어려운 가정형편을 들었다. 우리 학급의 경우, 1명의 학생이 불참 의사를 밝혔다. 다음 날 저녁 시간을 할애하여 그 아이와 상담을 해보았다. 그 아이는 수학여행에 참가하지 못한 것에 미안한 생각이 들었는지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리고 그 아이는 애써 눈물을 참으려는 듯 입술을 깨물었다. 그 모습이 왠지 측은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 아이는 자신의 현재 사정을 조심스럽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비록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 하였지만 그 아이의 눈빛만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 수가 있었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실직으로 인해 가계가 어려워져 수업료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는 그 아이에게 있어 수
이제 휴대전화는 우리의 일상적인 생활 속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요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휴대 전화가 우리에게 주는 이로운 점도 있으나 이로 인해 악영향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새학기가 시작되자 새로운 문제로 부각되는 것이 학생들의 '휴대전화 문제'이다. 요즘 대부분의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으며, 휴대전화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 또한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조사결과 우리 학급의 경우 2명의 학생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소지한 걸로 파악되었다. 가끔 수업 시간 중에도 휴대 전화가 울려 수업이 방해되는 경우가 발생되고 있으며 하물며 선생님의 눈을 피해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 그리고 휴대 전화가 없으면 불안한 탓인지 아예 목에 걸고 다니는 학생들도 있다. 또한 일부학교에서는 애국 조회시 교장선생님의 훈화도중 한 학생의 휴대 전화가 울려 교장 선생님의 훈화가 아이들의 웃음거리가 되는 해프닝까지 벌어진 곳도 있다고 한다. 한 때는 컴퓨터에 중독 된 아이들 때문에 고민을 했던 부모들이 이제는 휴대 전화에 중독이 된 자녀를 고민하는 부모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 모든 것은 인
3월 개학과 동시에 초․중․고 각급 학교에서는 날로 심각해지는 학교 폭력을 추방하기 위한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이제는 학교 폭력은 학교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범국민적 차원에서 뚜렷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에 정부는 부리나케 학교 폭력으로 인해 더 이상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 100만인 서명운동을 펼쳐 나가기로 하였다. 또한 매 학기가 시작되는 3월(1학기)과 9월(2학기) 셋째 주 월요일을 ‘학교폭력추방의 날’로 정해 실천해 가기로 하였다. “나는 모든 학생들이 폭력 없는 행복한 학교생활이 될 수 있도록 나의 친구, 가족들과 더불어 함께 노력하고 동참할 것을 서명합니다.”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 서명에 부쳐- 아무쪼록 이 단시일 내에 끝나는 전시적인 효과로 그치지 말고 폭력이 근절되는 그 날까지 지속적으로 전개되기를 바란다.
겨우내 움츠렸던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성큼 다가왔다. 유난히도 추웠던 작년 한 해였기에 봄이 오기만을 더 갈망했는지도 모른다. 교정 여기저기 새순을 트고 있는 초목을 바라보며 새삼 자연의 위대함에 우리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가를 깨닫게 된다. 올해부터 시범 실시되는 교원평가에 선생님의 마음은 그 어느 해보다 사뭇 부담이 되기도 한다.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교육 현안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으며 개탄하기도 한다. 또한 어떤 선생님들은 이제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라는 식의 무관심한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스스로의 부족함을 제도의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시대착오(時代錯誤)에 맞서기 위해서라도 자신을 재무장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감히 해본다. 특히 일부 선생님들의 잘못된 생각으로 자행된 일들이 마치 대한민국 모든 선생님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뭇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을 때는 정말이지 교사로서 환멸을 느낄 때도 있다. 결국 이러한 모든 것들이 우리 선생님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스트레스의 주원인이 되는 것이다. 요즘 신학기를 준비하는 선생님들의 일손이 분주하기만 하다. 온갖 업무, 학생상담 그리고 밤 열한 시까
3월 15일. 오늘은 본교 환경미화심사가 있는 날이다. 아침부터 실시되는 환경미화심사에 각 교실은 마무리를 하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손길로 분주하기만 하다. 교정마다 개화를 준비하기 위해 꽃망울을 머금고 있는 개나리 마냥, 각 교실의 게시판에 아이들이 만들어 놓은 정원에도 어느새 봄기운이 물씬 풍겨나는 듯 하다. 아이들은 이 정원에 꽃을 피우기 위해 2주일 전부터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가꾸어 왔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만들어 놓은 정원이 환경미화심사를 받기 위한 전시효과에만 그치지 말고 일년동안 여러 가지의 꽃들을 피워보기를 기도해 본다.
3월 14일. 오늘은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사탕을 선물하며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날인 일명 '화이트데이'이다. 그래서일까? 등교를 하는 아이들마다 양손에는 사탕이 쥐어져 있었다. 교무실에 도착하자, 선생님들 책상 위에는 학생들이 갖다 준 사탕들이 놓여 있었다. 몇몇 선생님들은 사탕을 먹으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하였다. 모든 것이 다 그러하듯 너무 지나치면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가끔은 틀에 박힌 일상적인 생활의 연속성에서 작은 행동 하나가 활력소가 될 때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바로 그때였다. 우리 학급의 한 여학생이 교무실로 찾아와 불쑥 흰 봉투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순간적이지만 내심 이상한 생각마저 들었다. 그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웬 봉투니?" "선생님, 글씨 좀 써주세요." "무슨 글씨를?" "있잖아요. 누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돈을 주어야 하는데~." "부조를 하려고 하는구나." "네, 맞아요. 그런데 누가?" "선생님도 O반 OO이 아시죠? 어제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1학년 때 같은 반 아이들끼리 돈을 좀 모아 전해주려고요." "그래, 정말이지 좋은 생각을 했구나." 나는 그 아이가 책상 위에 올려놓은 흰 봉투 위
신학기, 야간자율학습에 임하는 아이들의 학습태도는 진지하기만 하다. 특히 옆에 앉아 있는 친구는 좋은 가정교사이기도 하다. 모르는 문제를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겨워 보이기까지 하다.
3월 10일 금요일 밤10시. 야간자율학습이 시작된 지 5일째이다. 환하게 불켜진 교실 밖으로 숨죽이며 공부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무엇보다 개학을 하고 난 뒤, 다소 어수선했던 학교 분위기가 이제는 제법 안정을 찾아가는 것 같아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특히 1학년 신입생의 경우,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야간자율학습에 적응이 되지 않는 듯 처음에는 교실 분위기가 다소 소란스러웠으나 이제는 제법 그 분위기에 익숙해져 가는 것 같다. 이 모든 것은 새내기들이 빨리 학교 생활에 적응을 할 수 있도록 아이들과 함께 야간자율학습에 동참한 1학년 담임선생님들의 노력이 아닐까? 그리고 1989년 생인 2학년의 경우, 본인이 선택한 계열(인문, 자연)관련 과목들을 책상 위에 펼쳐놓고 예습 내지는 복습을 하기에 여념이 없다. 친구들이 모르는 문제를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겨워 보이기까지 한다. 한편으로 2008학년도부터 달라지는 입시 제도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는 아이들은 참고 자료를 펼쳐놓고 대책을 세우는 모습도 가끔 눈에 띤다. 이제 대학 입시를 코앞에 둔 3학년의 경우, 3월 9일(목요일)에 실시한 전국연합학력평가 결과
최근 들어 계속해서 불거져 나오는 기성세대들의 성폭행, 성희롱, 성추행 등의 보도로 인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아이들을 대하기가 민망스럽기 그지없다. 이 모든 것은 도덕성과 인간성 상실이 불러 낸 사회문제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한편으로는 언제부터 우리 사회가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사회는 그 어느 곳, 누구하나 믿을 수 없다고 혹자는 말한다. 특히 딸을 둔 부모의 경우 그 걱정은 더욱 크다. 연락도 없이 귀가 시간이 늦는 자녀를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은 애타기만 하다. 하물며 거기에 따른 파급 효과가 학교에까지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학부모는 개학과 동시에 시작된 고등학교 야간자율학습에 아이를 참가시킬 것인가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일부 극성맞은 어떤 학부모는 못미더운 듯 아예 야간자율학습을 빼달라고 담임선생님께 하소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는 밤 11시쯤이면 교문 앞은 자율학습으로 인해 밤늦게 귀가하는 아이들을 안전하게 집으로 데려가기 위한 학부모들의 차량으로 북적인다. 그리고 담임선생님들은 조.종례를 통해 성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빠뜨리지 않는다. 아이들이 즐겁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