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난 뒤, 잠시나마 산책을 할 생각으로 교정을 거닐었다. 그런데 우연히 식당 옆 폐휴지 창고를 지나치다가 폐휴지 더미 사이로 낯익은 책 한권이 눈에 띠었다. 그 책은 다름 아닌 현재 사용하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교재였다. 이미 수업진도(修業進度)는 다 끝났지만 아직 기말고사가 남아 있는 터라 누군가가 이 책을 일부러 버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심 이 책의 주인을 찾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분실하고 책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東奔西走) 했을 누군가를 떠올리며 폐휴지 더미에 묻혀있는 책을 얼른 집어 들었다. 우선 책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책 주인이 누군지를 알아낼 수 있는 단서(端緖)가 있는지 책의 겉표지를 훑어보았다. 그러나 단서가 될 만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혹시 책 속에 단서가 될 만한 내용이 적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기며 살펴보기로 하였다. 페이지마다 깨알 같은 글씨로 필기가 잘 되어 있어 책 주인이 수업시간 얼마나 성실했는가를 엿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뒤 페이지로 갈수록 페이지가 깨끗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꼼꼼하게 살펴보았지만 책 주인을 찾
수시모집에 최종 합격한 아이들은 지금 고민 중… 월요일 3교시 영어 시간. 지난 9월 수시모집 두 군데 지원하여 수능 최저 학력이 있는 대학은 떨어지고 수능 최저학력이 없는 대학에 최종 합격한 한 여학생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선생님, 수시모집에 최종합격했는데 굳이 수능시험을 볼 필요가 있을까요?” 며칠 전, 이 학생은 서울 소재 모(某) 대학 수시 모집에 최종 합격하여 친구들과 선생님으로부터 많은 부러움과 축하를 사기도 하였다. 사실 수시 모집에 다 떨어지면 수능을 잘 봐서 정시모집에 지원할 요량으로 서울 명문대학 두 군데를 상향하여 원서를 낸 아이였다. 무엇보다 평소 모의고사 성적이 워낙 좋아 수능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으리라 기대되는 여학생이기도 했다. 현 입시제도에서는 수시모집에 단 한 군데라도 합격(전문대 포함)한 사람은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기에 수시 모집에 최종 합격한 이 아이에게 있어 대학 수능시험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잠시 뒤, 그 아이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질문 하나를 던졌다. “선생님, 수능 시험을 보지 않으면 수능 응시료를 돌려받을 수 있나요?” 그 아이는 이미 수능시험을 보지 않으려고 마음을 굳힌 듯 목소리
강원도 고교평준화가 3년째 접어들었다. 특히 올해는 평준화 원년의 현 고3 아이들이 대학입시를 치르는 첫해라 강원도 도교육청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의 관심이 그 여느 해보다 대학입시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한 명이라도 더 합격을 시키려는 교사들의 노력이 남다르다. 이십 여일도 채 남지 않은 수능을 위하여 매시간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적잖은 측은지심을 느낀다. 수능 일(11월 12일)이 가까워질수록 교사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며칠 전 한 학급에서 평소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끼리 사소한 문제로 심하게 다툰 일이 있었다. 큰 싸움이 아니어서 다행스러운 일이었지만 그만큼 아이들은 시험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심히 긴장한 탓에 예전보다 수업시간 빈번하게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맘때쯤이면 아직 대학 수시모집에 단 한 군데도 합격하지 못한 아이들과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마음은 초조하기까지 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수능이 며칠 남지 않았음에도 공부가 제대로 되지 않고 불면증에 시달리는 아이들도 더러
본교는 평소 자신으로 인해 마음 아팠을 친구와 고마운 선생님에게 사과편지와 감사편지를 써 사과가 가장 맛있는 10월에 사과(APPLE)를 주면서 사과(APOLOGY)를 함으로써 서로 갈등을 풀고 대화와 소통의 장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일주일간(10.27∼10.31) ‘사과데이(APPLE DAY)’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 ‘미안해(SORRY)’라는 말 한마디를 전함으로써 사소한 오해나 섭섭한 감정을 털어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화해의 분위기를 조성하여 학교 폭력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서로 배려하는 건전한 학교문화를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많은 학생과 선생님들이 동참해 줄 것을 이 행사를 주관한 위 클래스(WEE CLASS) 담당선생님(전문상담사 정은주)은 당부했다. 우선 사과데이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학생들의 왕래가 잦은 사전본관 출입구와 위 클래스 복도에 배너를 설치하였다. 그리고 위 클래스 앞 사과나무에 학생들이 직접 사과 포스트잇(빨간사과-듣고 싶은 말, 녹색사과-듣기 싫은 말)을 붙이도록 했다. 많은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각 교실 게시판에 홍보물을 붙였으며 또래상담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등교시간 사과데이 홍보판넬과 어깨띠를 두르고 홍보용 사탕과
푸르덴셜사회공헌재단과 한국중등교장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2014 제16회 전국중고생자원봉사대회(The Prudential Spirit of Community Awards)에서 본교 환경동아리 ‘다살이(지도교사 조무현)’가 동상을 수상하였다. 본교 동아리 ‘다살이(함께 살아간다는 순우리말)’는 1995년 강릉 문성고 ‘환경감시반’으로 조직돼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주제로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해 온 환경동아리로 성장해 왔다. 처음에는 단순히 자연을 느끼고 교감하는 것에서 시작되었지만 차츰 자연을 가꾸고 돌보며 환경과 인간이 살을 맞대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해주었다. 다살이는 환경정화 위주의 체험활동에 머물렀던 기존 환경동아리와는 달리 보고, 듣고, 만지며 자연과 소통하고 친환경 공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청소년의 친환경적인 가치관 정립을 위해 가꿈과 나눔 활동을 전개하였으며 가꿈 활동을 통해 지역 내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남대천을 비롯한 경포 습지 환경 정화 및 하천 모니터링, 숲 가꾸기 체험, 하천자연도 평가와 생태조사, 숲 탐방, 경포호 철새모니터링과 생태기행, 쓰레기 문제와 재활용 체험, 유기농 체험 등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평준화 정책이 필요한 때 강원도 고교 평준화가시행된지채2년도되지않았다.그런데 ‘선 희망 후 추첨제’도입이라는도교육청의섣부른의제에일선학교가술렁이고있다.아직교육현안에해결해야할일들이산재해있거늘이문제를들춰내는도교육청의의도를모르겠다.한편으론괜히긁어부스럼만내는꼴이아닌지의심스럽다. ‘선 희망 후 추첨제’ 도입을 앞두고 학부모와 학생 나아가 교사들 사이 의견 또한 분분하다. 부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시행 결과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 또한 만만치 않다. 아이들에게 고등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율권을 줘야 한다는 주장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평준화 1세대인 현행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대학 입시의 결과물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벌써부터 ‘선 희망 후 추첨제’를 운운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은 분명하다. 자칫 잘못하면 ‘선 희망 후 추첨제’ 도입은 일선학교에 혼선만 부추기는 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각자의 입장에서 이 제도에 대한 장·단점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못 반영하여 결국 피해를 보는 쪽이 누구인지를 한번쯤은 되짚어 보아야 할 것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일부 학부모는 평준화가 시행된 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평
3월 초. 담임으로서 아이들의 생활 습관을 길들이기 위한 차원에서 ‘3무(無=지각, 결석, 조퇴) 운동’을 벌인 적이 있었다. 먼저 지각을 줄이기 위해 재적 인원 33명을 3그룹(11명씩)으로 나눠 한 달 동안 지각하는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는 조에게 한 달간 청소당번을 면제해 주기로 하였다. 이 운동은 아이들 모두 혼연일체(渾然一體)가 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각 그룹별 조장은 조원들이 자유롭게 선출하도록 하고 조장은 일찍 등교하여 정해진 시간 내 그룹의 출석을 보고하게 하였다. 한 달간 청소를 면제해 준다는 담임의 제안에 아이들은 찬성했고 좋아했다. 각 그룹은 조장을 중심으로 지각을 하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다양한 방법을 강구했다. 2주째가 지나도록 지각하는 학생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내심 이 운동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만에 하나 지각하는 학생이 단 한 명도 생기지 않을 경우, 청소를 누가해야 할지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3주째가 되자, 마침내 2그룹에서 각각 한 명의 아이가 지각하여 처음에 내건 혜택을 못 보게 되었다. 마지막 남은 한 그룹에 희망을 걸기로 하고 끝까지 지켜보기로 하였다. 마지막 4주째가 접어들
긴 추석명절도 잊은 채 향학열(向學熱)을 불태우는 아이들 금요일오후부터시작되는추석명절연휴에교무실과교실분위기가다소들떠있었다.8월말자율학습감독을짤때도연휴전날이라자율학습을원하는아이들이없을 것이라생각하고아예자율학습감독도배정하지않았다. 학급조회를마치고교무실로돌아온김 선생이학년부장인나를찾아와말했다. "부장님,학생들오늘자율학습없죠?" "네.저번회의에서하지 않기로 결정 났죠? 그런데왜그러시죠?" 내질문에김 선생은난처한표정을지으며대답했다. "글쎄,아이들이평소처럼오늘자율학습을하겠다고고집을부리네요.그것도12시까지말입니다." "그래요.녀석들이기특하군요." "그런데감독은어떡하죠?" 내심김 선생은오늘배정되어있지않은자율학습감독을염려하는눈치였다.더군다나연휴를앞두고선뜩감독을자청하는선생님도없으리라는생각이들었다.그렇다고스스로공부를하겠다고하는아이들을집으로가라고할수도없는일이었다. 혹시나하는생각에자율학습을희망하는학생들이얼마나많은지반별로 파악해보았다.그런데놀라운사실은여타학급에서도김 선생의학급과마찬가지로일부학생들을제외하고 아이들모두가평소처럼자율학습하기를희망했다. 교사로서 아이들의이런생각에왠지모르게기분이좋아졌다.조금늦게귀성길에오르는 불편함이 따르겠지만 아이들의이런 마음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그리고모든선
최근담뱃값을 인상한다는 정부의 발표 이후, 흡연자들사이에의견이 분분하다.이참에 담배를 아예 끊겠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 인상안에 정부의 또 다른 꿍꿍이가 있지 않겠느냐고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비흡연자에겐 반가운 소식일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특히 그 인상안의 이유 중 하나가 점점늘어나고있는청소년의흡연율을줄이기위한대책이라고발표한정부의담뱃값인상안에 한편 의구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담배를 피워본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알 듯 담배를끊는다고하는것은그어떤것보다힘든 일이다. 초등학교 때부터담배를피워온한아이에게흡연하게된이유를물어본적이있다.호기심 때문에피운담배가지금은습관이되어하루에한 갑이상을피운다고하였다.그리고한 달에 담뱃값으로약5만 원 이상이지출된다고하였다.담배피우는장소로학교화장실이나학교 주변노래방등이라고 하였다. 담뱃값이인상되면담배를끊겠느냐는질문에노력은하겠지만끊지는못할것이라고답해놀라게하였다.담배를피우고싶을때가언제냐는질문에스트레스받을때라며자신의고민을털어놓았다. 즉 그 아이는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담배를 선택한 것이었다. 담뱃값 인상이 흡연자들에게 단기간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멀리 내다보면 그다지 큰 실효성은 거두지 못하리라 본다. 한때 학교
지난 8월 29일(금) 교육부는 2015학년도 올해 마지막으로 지정하는 하위 15%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19개교를 발표했다. 매년 교육부는 4가지 절대 지표(재학생 충원율 90%, 취업률 50%, 전임교원 확보율 61%, 교육비 환원율 100%) 중 2개 이상을 충족하지 못한 대학을 '학자금대출제한대학'으로, 모두 충족하지 못하거나 경영컨설팅 이행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대학을 '경영부실대학'으로 선정하여 발표하고 있다. 학자금 대출제한대학의 경우, 2015년 신입생과 재학생의 학자금 대출이 제한되고 경영부실대학의 경우, 신입생이 국가장학금 받는 것에 제약을 받게 된다. 그런데 이들 발표대학 중 관내 대학 3개교(4년제 2개교, 전문대 1개교)가 포함되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더군다나 3개교 중 2개교는 오랜 전통이 있어 매년 이 지역의 많은 학생들이 입학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지금까지 관내 모(某) 대학 ○○○○학과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해 온 한 아이의 경우, 본인이 목표하는 대학이 부실대학에 포함되자 크게 실망하는 눈치였다. 특히 지역의 인재가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올해부터 새로 신설된 지역 인재전형을 목
현장체험학습 메뉴얼 잘 숙지, 아이들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지난 4월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5월에 실시 예정이었던 본교 2학년 제주도 체험학습이 잠정 보류되었다. 그리고 6월 체험학습 재실시 허용에 따른 도교육청 공문에 의거 학부모 희망조사를 실시한 결과(70.3%), 학부모 80% 이상의 동의가 나오지 않아 결국 수학여행이 무산되었다. 이 결과에 실망한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도 '신종플루'로 수학여행을 다녀오지 못했다며 많은 아쉬움을 토로하였다. 따라서 학교차원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자 '힐링여행' 형태의 학급별 체험학습(1박 2일)을 계획하였다. 그리고 학부모 동의 80% 이상을 얻어 개학과 동시에 체험학습을 실시(8.28~8.29) 하였다. 그런데 여전히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일까? 일부 학부모는 체험학습 보내는 것을 꺼려했다. 체험학습 실시에 앞서, 각 학급의 담임선생님은 좀 더 강화된 현장체험학습 매뉴얼에 의거 안전한 체험학습을 위하여 방학을 이용하여 사전답사를 다녀오는 등 분주한 일정을 보내야만 했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들에게 철저한 안전교육을 실시하였다. 세월호 사건 100일이 넘은 지금까지 세월호 특별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접수(8.25.~9.12.)가 시작되었다. 재학생을 포함해 졸업생들은 이 기간에 반드시 원서를 작성하고 접수해야 한다. 원서 작성 첫날, 1학년 때 담임했던 한 아이가 교무실을 서성거렸다. 처음에는 대학 개강을 앞두고 학교 선생님들께 인사차 학교를 방문한 줄 알았다. 그 아이는 지난해 서울 소재 모(某) 대학에 최종 합격하여 친구들의 부러움을 많이 사기도 했다. 반가움에 내가 먼저 아는 척을 했다. "오랜만이네. 대학생활 재미있니? 개강은 언제?" 고교 졸업 뒤, 오랜만에 만난 모든 제자에게 늘 그랬듯이 틀에 박힌 질문을 하였다. 그러자 그 아이는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선생님, 저 휴학했습니다." 그 아이의 대답에 휴학 사유가 궁금해졌다. "휴학했다고? 그럼 군 입대? 집안에 무슨 일이? 아니면 어학연수?" 여타 아이들이 가기 힘든 대학에 입학했고 본인이 원했던 대학에 들어갔기에 그 아이의 휴학 사유가 될 만한 통상적인 질문 몇 가지를 연거푸 던졌다. 그러자 녀석은 내 추측성의 질문을 차단이라도 하려는 듯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학과가 적성이 맞지 않아 재수하려고요? 그래서 오늘 수능원서 작성하러 왔습니다." 순간,
26일본교체육관에서교장 선생님의이임식과이○○선생님의퇴임식이거행되었다.이자리에는전교생을비롯하여대내·외많은귀빈들이모여떠나는두분과아쉬운작별을나누었다. 평생아이들을 위해묵묵히 교단을지켜 오신분들이기에그아쉬움은이루말할수가없었다.아이들이불러주는스승의노래에식장분위기가엄숙해지기까지했다.이임사중"여러분과함께해서행복했습니다.그리고여러분사랑합니다."라는이선생님의말에눈시울이뜨거워졌다.아무튼떠나는두분의앞날에좋은일만가득하길기도해본다.
개학한 요즘 교무실은 9월 수시모집을 앞둔 고3 담임의 아이들 상담으로 분주하기까지 하다. 매년 고3 담임을 연임하면서 아이들의 자기소개서와 추천서를 수정해주고 써주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웠는데 올해는 담임이 없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월요일 점심시간이었다. 한 여학생이 음료수 하나를 들고 찾아왔다. 그런데 그 여학생의 손에는 생활기록부 복사본이 쥐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추천서 양식이었다. "선생님, 1학년 때 저와 한 약속 잊지 않으셨죠?" "무슨 약속?" 시간이 많이 흘렸기에 처음에는 그 아이와 무슨 약속을 했는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아이가 건네준 생활기록부를 훑어보다가 이상한 것을 발견하였다. 3학년 1학기 때까지의 모든 영어교과목 성적에 빨간색 컬러 펜으로 밑줄이 그어져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의 눈에 잘 띄게 하려는 듯 별표가 그려져 있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그 아이와의 약속이 무엇인지 불현듯 떠올려졌다. 문득 지원자를 처음 만난 1학년 때의 영어 시간이 생각났다. 영어 시간 내내 눈치를 살피며 수학 문제를 풀고 있는 그 아이를 발견하였다. 영어 시간에 수학문제를 푸는 그 아이의 행동에 은근히 화
17일, 하계방학을 앞두고 본교 2학년을 대상으로 강원인재육성재단 강원 학사(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는 강원도 출신 대학재학생과의 전공탐색 멘토링을 실시했다. 전공탐색분야 11개 반(경영, 사범, 언론, 행정, 사회, 보건, 자연, 공학, 인문, 관광, 의학 등)을 편성, 앞으로 전공하고자 하는 학과에 좀 더 많은 정보를 전공대학생에게서 직접 듣고 질의응답을 통해 학생들은 진로에 대한 자신감과 확고한 신념을 갖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학생들이 제출한 보고서 중 전공별 특성과 내용을 잘 작성한 우수 탐색활동 보고서를 선별하여 시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