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네 시 전에 일어났다. 여느 때와 같이 책을 읽었다. 도둑 쫓는 이야기와 흥부전의 뒷부분이었다. 「젊은 날의 독서는 틈 사이로 달을 엿보는 것과 같고, 중년의 독서는 뜰 가운데에서 달을 바라보는 것과 같으며, 노년의 독서는 누각 위에서 달구경하는 것과 같다.」는 어느 시인의 말과 같이 뜰 가운데에서 달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어느 책이든 조금씩 깨달음이 온다. ‘도둑 쫓는 이야기 사오기’는 「어느 산골 나이 많은 양주(兩主)부부가 살았다. 심심함을 견디다 못한 할머니가 ‘내가 떡을 해 줄 테니 가지고 저 아랫동네에 가서 이야기 좀 사오시구려, 그러면 덜 심심할 것 아닌가? 할아버지가 떡 한 보따리 가기고 이야기 사러 아랫동네로 갔다. 먼저 말을 붙이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농부가 쟁기질을 하다가 쉬면서 보따리에 무엇이 들었소이까? 떡이 들었네, 파는 것이 아니라 떡을 주려고 가져가네. 농부가 출출하던 참이라 떡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얼른 떡을 먹어치웠다. 본 것도 들은 것도 이야기라고 하던데, 주변을 둘러보았다. 황새가 한 마리 날고 있었다. 이것을 보고 이야기 했다. ‘넘어온다. 엉금엉금 긴다. 제 자리에 섰다. 둘레둘레 본다. 다가가서
옛날이야기나 고전문학은 대할 때마다 구수하다. 친근감이 있다. 지겹지 않다. 재미가 있다. 어떤 것은 전기 같은 느낌도 든다. 한 편의 드라마 같기도 하다. 그러면서 교훈을 준다. ‘박문수전’은 세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작자는 누군지 모르지만 연대는 조선 영조 때다. 세 편의 이야기가 하나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실존인물로 알려진 암행어사 박문수의 행장기에서 소재를 취하여 소설화한 것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남궁로 군수가 시비(侍婢)로 딸을 삼아 시집보낸 일이다. 군수쯤 되는 벼슬아치가 곁에서 시중드는 여자 종을 딸을 삼아 시집보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남궁로 군수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그 억울함을 알고 무죄 석방한 석진 군수의 은혜를 잊지 않고 어려울 때 그 은혜를 갚은 것이다. 은혜를 은혜로 아는 사람과 은혜를 은혜로 모르는 사람은 행동 면에서도 천양지판(天壤之判)이다. 세 번째 이야기는, 말미가 교훈을 준다. 남에게 악을 행하면 자기의 복을 감하는 수가 있고 심지가 곧고 남에게 선을 많이 행하면 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나라 때 배도라는 사람의 예가 나온다. 우연히 우물곁에서 보물 하나를 주었다. 배도가 보불을 제자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촉촉이 내린다. 이럴 때는 시 한 수를 감상하는 것도 괜찮다. 「비는 뿌린 후에 거두지 않음이니 나도 스스로운 사랑으로 주고 달라진 않으리라 아무것도/ 無償으로 주는 정의 자욱마다엔 무슨 꽃이 피는가 이름 없는 벗이여」 김남조씨의 ‘빗물 같은 정을 주리라’의 마지막 부분이다. 빗물 같은 정이 어떤 정일까? 빗물을 생각해보면 짐작할 수 있다. 빗물은 유익을 준다. 생명을 준다. 기쁨을 준다. 활력소가 된다. 에너지가 된다. 이와 같은 정을 준다면 만물은 생기를 얻는다. 새 힘을 얻는다. 용기를 얻는다. 새롭게 출발한다. 이와 같은 힘을 가진 빗물과 같은 정이니 얼마나 좋으냐? 자식은 부모님의 정으로 산다. 빗물 같은 정으로 자란다. 빗물 같은 정으로 안정을 찾는다. 빗물 같은 정으로 행복을 누린다. 부모님의 정은 자식에게 주면서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달라고 하지 않는다. 자식에게 거두려고 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바라지 않는다.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순수한 정이다. 부모자식간의 관계면 이해가 된다. 하지만 전혀 관계가 없는 이들에게 사랑을 베풀고 정을 주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선생님들은
오늘은 수능시험을 치는 날이다. 최근 들어 가장 좋은 날씨다. 따뜻하다. 바람이 없다. 간밤에 뿌린 비로 깨끗하다. 뒷산의 황금 들꽃은 코끝을 자극한다. 1,2학년 학생들은 열심히 운동장에서 공을 찬다. 쾌적한 환경 속에서 자기의 실력을 유감없이 잘 발휘했으면 한다. 고전은 읽으면 읽을수록 구수한 느낌이 난다. 지루하지 않다. ‘양반전’도 그러했다. 양반전에 나오는 몰락하는 양반에게도 배울 점이 많았다. 성품이 어질었다. 덕망이 높았다. 밤낮으로 글 읽기를 좋아했다. 위, 아래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인물이었다. 양반이라면 으레 오경(五更)이 되면 일어나 등잔을 밝히고 글을 읽는 것, 국을 떠먹을 때 훌훌 소리 내지 않는 것, 아내를 때리지 안 되는 것, 기물 파손을 안 하는 것, 노비에게 상스러운 욕설 안 하는 것, 돈 노름 하지 않는 것 등은 꼭 배워야 할 것들이었다. 하지만 모자라는 점도 있었다. 살림이 군색해 해마다 관가에서 빌려 주는 환자(還子)를 타다 먹었다. 빚이 천 석이나 되어도 갚지 않았다. 이게 흠이었다. 나라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아내까지 남편인 양반을 욕하게 되었다. 작가는 차라리 상놈 소리 들어도 배부르고 등 따뜻하고
엊그제 11월의 첫 월요일이었다. 학교에 도착하니 새벽 네 시가 조금 넘었다. 식당의 여사님들이 차를 타고 올라오고 계셨다. 음식재료 배달차도 보였다. 학생들의 아침식사 준비를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당직 주사님과 사감장 선생님, 두 어르신과 밤새 기숙사를 지킨 두 젊은 사감선생님도 보였다. 이분들은 우리학교의 보배다. 근면성실의 대표주자다. 식당에 가니 한 학생이 인사를 하며 장관상을 받았다고 자랑을 한다. 이분들을 보면 늘 감사하는 마음이 떠나지 않는다. 이분들이 우리학교를 빛내는 밤하늘의 별과 같다. 가을 국화의 진한 향기 같다. 늘 고맙다. 내일은 3학년 학생들이 3년 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날이다. 나를 비롯하여 선생님들과 교직원들과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은 마음 한 켠으로 걱정, 또 한 켠으론 기대만만, 기대만발이다. 좋은 결실이 있기를 기원(祈願)한다. 속담에 ‘돈이 있으면 금수강산(錦繡江山)이요, 없으면 적막강산(寂寞江山)’이라고 하는데 ‘건강 있으면 금수강산(錦繡江山)이요, 없으면 적막강산(寂寞江山)이다. ‘근면 있으면 금수강산(錦繡江山)이요, 없으면 적막강산(寂寞江山)이다. 매일 아침마다 일찍 출근하셔서 마당의 낙엽을 쓸고 계시
오늘은 많은 선생님들이 4박 5일간 모처(某處)에서 신입생 면접 준비를 위해 출장을 갔기에 남아 있는 선생님들도 무척 힘들다. 쉬는 시간 없이 수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학교에서 볼 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지혜롭게 학교를 잘 이끌어가는 선생님들의 아름다운 모습이 더욱 빛난다. 조금 전에 연암 박지원의 ‘허생전’을 읽었다. 허생전은 한문소설이다. 학교 다닐 때 한문으로 배운 적이 있고, 학생들에게 허생전을 가르치기도 했으며, 오늘 또 이렇게 읽어보니 또 새삼스럽다. 읽을 때마다 감동이 온다.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것 같다. 막힌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도 든다. 연암 박지원은 동서양의 유학파다. 누구보다 견문이 넓은 사람이다. 그러니 생각의 폭도 넓었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지 못하는 생각을 해내는 패러다임의 전환자였다. 생각의 전환점을 가져오게 한 계기가 되는 학자였다. 지금도 우리들에게 기존의 틀에서 깨어나라고 하는 무언의 메시지가 들리기도 하다. 주인공 허생이란 인물은 남산에 살았다. 실제 인물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주인공을 통해 작자의 생각을 나타내려고 한 점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 허생의 사람됨을 우선 배울 수 있다. 허생은 꿈이 있
제24호 태풍 '다나스(DANAS)'가 올라오고 있다.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줄 것으로 예보가 되고 있다. 울산이 그 영향권 안에 든다고 한다. 학교 공사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태풍이나 큰 비만은 오지 않기를 원했지만 10월 늦게야 찾아와 마음을 졸이게 만든다. 아무런 태풍 피해 없이 잘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이다. 지금은 태풍 전야라고 할까? 아직 태풍의 기미는 보이지 않지만 곧 몰려올 것 같은 태풍에 벌써 주눅이 든다. 내일은 567돌 한글날이자 23년 만에 법정 공휴일의 지위를 되찾은 첫 한글날이다. 정말 보람 있는 한글날이다. 늦게나마 한글날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은 그만큼 한글날이 너무 중요함을 의미한다. 한글날을 맞이하면서 한글에 대해 떠오르는 생각들을 몇 가지 적어본다. 한글을 세종대왕께서 만들었다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고 우리의 글자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는 것에 깊은 만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한글이 없다고 가정해 보면 짐작이 된다. 한글이 없어서 한자를 빌어서 쓰고 있다고 하면 어떻겠나? 우리가 사용하는 문자인 한글이 있다는 자체가 너무나 고맙고 감사할 일이다. 또 하나는 만약 한글을 만들어내지 않았다면 모든
비 갠 뒤 아침 일찍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벌레소리를 들으면서 학교 주변을 도는 것은 아침운동으로는 최고다 싶다. 벌레소리는 이제 가을이 왔으니 가을을 즐기라는 신호다. 단풍이 아름다우니 마음도 아름답게 하라는 뜻이다. 가을꽃이 예쁘게 피었으니 그 꽃을 사랑하라는 소리다. 가을의 바람은 시원하니 마음껏 맞이하라는 뜻이다. 가을아침의 공기는 삶을 윤택하게 하는 활력소가 되니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공기를 마시라는 뜻이다. 가을의 정취를 느끼면서 생각을 하고 가을의 맛을 보면서 글을 쓰고 가을의 멋을 내면서 책을 읽고 가을의 향기를 맡으면서 학문을 하면 절로 기쁨이 넘치게 되고 공부의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길지 않은 가을을 마음껏 즐기면서 하루하루의 삶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수놓게 되면 좋겠다. 사람은 누구나 똑 같다. 남을 칭찬하는 것보다 남을 비방하는 것 좋아한다. 남이 잘되면 칭찬해주기보다 배 아파한다. 남을 흉보는 것 좋아하고 남이 잘못되면 자기는 통쾌하게 생각한다. 이를 알고 있는 맹자께서는 그렇게 하지 말도록 가르치고 있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 八.이루장구하 제9장에 보면 “남의 착하지 아니한 것을 말하다가 후환을 만나면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쪽빛 가을하늘이다. 구름 한 점 없는 아름다운 전형적인 가을하늘이다. 이런 하늘을 보면 절로 마음이 깨끗해진다. 푸른 하늘과 푸른 나무와 푸른 잔디가 어우러져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마음을 더욱 새롭게 한다. 소망과 꿈을 가지게 한다. 오늘은 개교기념일이다. 그래서 수업이 없는 날이다. 하지만 기숙사학교이기 때문에 오늘도 전교생이 학교에서 생활한다. 아침 7시 20분 운동장에는 남학생들이 홍색과 황색의 덧옷(조끼)을 입고 열심히 축구를 하고 있다. 여학생들은 트랙을 돌고 있다. 우리학교만이 볼 수 있는 아침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운동장이 완성되지 못해 이런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이제 학생들이 마음껏 운동장에서 땀을 흘리면서 운동을 할 수 있으니 정말 다행이다. 늘 건강한 모습으로 학교의 생활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침에는 꽤 쌀쌀하다. 산중턱에 있는 학교라 시내와는 온도차가 2-3도 이상 차이가 난다. 짧은 체육복을 입고 아침식사를 하는 학생들을 보면 감기가 들까봐 걱정된다. 아침, 저녁과 낮과의 온도차가 심하다. 중간고사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건강관리를 잘 했으면 한다. 오늘 아침에는 인성교육은 끝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학생
오늘 아침은 꽤 가을 냄새가 난다. 그 더운 공기는 다 사라졌다. 학생들이 활동하기에 참 좋은 날씨다. 공부하기도 좋고 책 읽기도 좋다. 글쓰기도 좋고 생각하기도 좋다. 운동하기도 좋고 평소에 가진 소질들을 계발할 수 있는 계절이다 싶다. 이런 좋은 계절에 자신을 살찌워 가면 좋겠다. 어제는 사우디아라비아 청소년대표단이 우리학교를 방문했다. 3년째다. 그들을 맞이하여 환영행사를 아랍어 전용실에서 가졌다. 1,2학년 아랍어과 학생들이 참석했다. 단장선생님은 우리학교에 아랍어과가 있다는 것을 보고 놀라워했다. 전국에 아랍어과가 있는 학교가 우리학교밖에 없다. 아랍어과는 전국단위로 모집하고 있다. 다음 월요일 10월 7일부터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학교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보여주었는데 아랍어과 소개가 나오니 반응이 남달랐다. 아랍어 원어민선생님에게는 자기 나라의 말을 가르치는 것이 뿌듯해서인지 관심을 특별히 보였다. 우리학생들이 우리말과 아랍어로 진행을 맡았는데 한국에 대한 소개를 하였다. 우리 문화, 우리 경제, 우리 역사 등 학생 대표가 나와 PPT를 통해 일일이 소개했다. 아랍어를 아주 잘했다. 우리 학생들이 이렇게 잘 할 줄 몰랐다. 아랍어통역사도 깜짝 놀라
10월 첫날의 선선한 바람이 얼굴을 촉촉이 적신다. 이 쾌감을 무엇과 바꾸랴! 10월의 첫날이어서 좋고 선선한 공기가 맞아주니 좋다. 가을을 상징하는 국화가 선을 보이고 있고 코스모스는 10월의 향연을 베풀려고 준비하고 있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아름다운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교직의 보람이 아닐 수 없다. 기쁨이고 행복이다. 이러한 날들이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 교육하기는 정치하는 것 이상으로 어렵다. 학생들을 죽이는 교육은 금물이다. 학생들을 죽이는 교육이란 학생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교육이다. 선생님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노골적인 반응으로 학생들에게 깊은 상처를 안긴다면 그 학생은 그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고 말 것이다. 그러면 그것을 지켜본 다른 학생들도 영향을 받아 그 학교를 떠나려고 할 것이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 八.이루장구하 제4장에 보면 맹자께서 “죄 없는 사(士)를 죽이는 정치는 곧 죄 없는 대부도 죽이게 되므로 대부는 떠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셨다. 아까운 인재를 죽이는 교육은 늘 삼가는 것이 지혜로운 교육방법이 되겠다. 선생님이 어질면 학생들은 선생님의 어짊을 본받아 학생들도 어질게 되고 선생님이 의로우면
오늘 아침은 바람이 꽤 차다. 가을도 없이 겨울이 오려나? 정상적인 것보다 비정상적인 것이 더 무서운 것인데. 한 학생은 아침에 일찍 긴 옷을 준비하지 못했는지 얇은 담요 같은 것을 덮어쓰고 운동장을 돌고 있었다. 충분히 이해되었다. 낮과 밤의 온도 차이가 심해 감기가 들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 건강관리를 잘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람을 높이 보느냐, 낮추어 보느냐에 따라 상대방도 그 사람을 지위고하에 관계없이 높게 보기도 하고 낮게 보기도 한다. 우리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귀하게 보면 학생들도 선생님을 귀하게 본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의 八.이루장구하 제3장에 보면 “임금이 신하를 손이나 발처럼 보면 신하는 임금을 배나 심장처럼 본다.”고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손이나 발은 신체의 일부다. 손이 없으면 사람구실을 못하고 발이 없어도 사람구실을 못한다. 손과 발이 없으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 정말 생활이 비참하게 된다. 임금님이 신하들을 손과 발처럼 귀하게 여기면 신하들은 임금님을 어떻게 보겠는가? 더 귀하게 볼 것이다. 그래서 맹자께서는 임금이 신하를 손이나 발처럼 보면 신하들은 임금을 배나 심장처럼 본다고 하셨다. 배나 심장도 신체의 일부다
오늘은 학교 공개의 날이라 선생님들은 바쁘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는 날이다. 반면 학부모님들은 모처럼 학교를 찾아 선생님의 수업하시는 모습, 자녀들의 공부하는 모습, 학교의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고 학생들과 함께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도 하고 학교주변에서 학교를 더욱 빛나게 하는 가을의 상징인 코스모스를 비롯하여 아름다운 화초들을 만나니 더욱 좋을 것이며 눈도 즐거울 뿐만 아니라 내적인 허전을 채워주는 특강도 마련되어 있어 더욱 풍성하고 행복한 하루가 될 것이다. 하루 종일 수업을 공개하는 선생님의 입장에서 보면 식은땀이 날 것이고 수업이 끝나면 또 학부모님과 상담도 해야 하는 긴장된 하루가 연속된다. 이를 알고 계시는 수석선생님은 선생님들의 긴장을 풀어드리기 위해 쿨메신저로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1.학교 공개의 날 바쁘시지요. 지인으로부터 받은 메시지 한 편 전합니다. 제자와 스승, 부모와 자녀, 선생님 대 동료, 수많은 인간관계에 적용될 작은 울림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2. 설탕물 한 잔을 마시고 싶을 때 내가 서둘러야 소용이 없다. 설탕이 녹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조그만 사실은 큰 교훈을 지니고 있다. 왜냐하면 내가 기다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깨끗하다. 하늘이 높지만 지금보다 더 높은 때는 없는 듯하다. 바람은 붉게 물든 나뭇잎과 함께 춤을 추니 가을이 다가왔음을 알 수 있다. 밤의 길이가 길어지는 추분(秋分)을 맞이하였다. 백곡이 풍성한 때임을 알리는 날이 다가왔다. 올해는 우레소리를 들을 수 없었지만 우레소리가 비로소 그치는 날이 되었다. 동면할 벌레들이 울음소리를 그치고 흙으로 창을 막을 때가 되었다. 땅 위의 물이 마르기 시작함을 알리는 때가 되었다. 다만 가을이 옴을 아쉽게 여긴 듯 늦더위는 시샘을 한다. 낮 더위는 여름 못지않다. 하지만 대세는 꺾을 수가 없다. 물러나지 않을 수 없다. 시샘을 하고 미워하고 질투하고 멸시하고 깔보는 날씨도 별 수 없이 물러날 수밖에 없다. 아무리 힘을 발휘해도 힘을 쓰지 못한다. 아무리 잘난 체하여도 잘나 보이지 않는다. 자연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고 나라도 그렇다. 주(周)나라는 이(夷)가 달린 부족들을 멸시하고 깔보는 습관이 있었다. 동쪽에 있는 변방인 동이족(東夷族)을 주(周)나라는 늘 멸시하였다. 사람들을 낮추어 보았다. 하지만 인물은 이런 곳에서 났다. 동이족(東夷族)에서는 순임금이 났고 서이족(西夷族)에서는 문왕(
학교에는 코스모스가 제철을 만난 듯 바람 따라 춤을 추며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가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이들에게 더욱 눈이 가는 것은 지난봄에 코스모스 씨앗을 곳곳에 뿌려놓았는데 척박한 땅이라 많이 죽고 민둥산과 뒷산으로 올라가는 자리에만 코스모스가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척박한 땅, 어려운 여건을 잘 견뎌내고 이겨낸 코스모스에게 웃음을 보내고 박수를 보내고 싶다. 척박한 땅에서 끝까지 생명을 유지하며 잘 적응하는 짐승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염소이다. 염소 떼들은 척박한 땅, 풀이 제대로 나지 않은 땅에서도 굴하지 않고 생명을 유지하는 것을 TV를 통해 본 적이 있었다. 우리들은 때때로 힘들고 어려우면 환경을 탓한다. 그럴 때마다 자신이 보호되는 것이 아니고 더욱 나약한 존재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길러내어야 세계 어디에서도 살아남지 않을까 싶다. 이번 추석을 전후해서는 날씨가 유난히도 좋았다. 맑고 구름 한 점 없었고 높기만 하고 푸르기만 하였다. 풍성한 한가위 둥근달도 우리들을 환히 비춰주었다. 가족을 만나고 친척을 만나고 고향의 자연을 만나고 친구들을 만나는 기쁨도 얻었을 것이다. 이제 다시 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