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즐거움은 가본 사람만 안다고 자연은 갈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다가와 그날 그곳에 있던 사람만 보고 느끼게 해준다. 정상의 상고대와 눈꽃이 아른거려서 겨울철마다 찾는 여행지가 덕유산이다. 덕유산은 산위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일몰이 아름답고, 히말라야의 고봉처럼 적상산·마이산·가야산·지리산 등의 연봉들이 첩첩산중으로 이어진다. 산 아래로는 무주구천동을 품고, 정상에는 주목·철쭉·원추리 군락지가 있어 봄부터 겨울까지 사시사철 산악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주목과 구상나무 군락이 눈가루를 흩날리며 선경을 연출하는 설경이 아름답다. 교통편 또한 대전통영 고속도로 무주IC에서 찾아가기 쉽다. ▲ 인삼랜드휴게소 지난 12월 30일, 815투어 회원들과 겨울궁전 덕유산으로 눈꽃산행을 다녀왔다. 모처럼 가족들과 같이 하는 여행이라 마음이 들떠 이른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다. 대설주의보가 내려 평소보다 더 단단히 준비한 후 7시 출발시간에 맞춰 시내버스를 타고 몽벨서청주점으로 갔다. 올해는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다. 자주 이용하는 곳이지만 인삼랜드휴게소의 겨울 풍경이 낯설다. 무주리조트가 가까워지면서 차량들의 행렬이 꼬리를 문다. 관광버스가 눈길에 거북이걸음을 하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신토불이(身土不二)의 소중함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국적도 모르는 수입산들이 요술방망이처럼 뚝딱 국산으로 둔갑하는 세상이다. 우리 것에 대한 열망 때문일까? 가끔 고 박동진 명창의 CF 광고가 생각난다. 당진산주고속도로 문의IC에서 3분 거리이고, 청남대 문의매표소와 가까운 대청호반의 문의중학교 맞은편에 평범하지만 아주 특별한 갤러리가 있다. 아들과 함께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 '선우야, 바람 보러 가자'로 전국에 알려진 한지공예가 마불 이종국씨와 명상가 메루 이경옥씨 부부가 운영하는 마불갤러리이다. 마불갤러리는 오지인 벌랏마을에서 직접 닥나무를 재배하며 한지를 만들고, 자기가 만든 한지에 그림을 그리거나 공예작품을 만들며 중단됐던 전통 한지의 맥을 잇는다. 부부가 자연에서 사는 법대로 따뜻한 세상을 꿈꾸고 우리 것을 갈고 닦으며 한지의 일반화와 세계화를 이뤄낸 결과 독일, 캐나다, 중국, 미국 등 주로 외국에서 전시회를 열며 우리 것이 최고임을 널리 알린다. 갤러리에도 우리 문화를 알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이 자주 찾아온다. 마침 마불갤러리에서 이번 겨울을 포근하게 만들어줄 한지등과 소품으로 1월 20일까지 전시회를 연다. 이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영동IC와 추풍령IC 사이에 황간IC가 있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황간면에 월류봉, 반야사와 문수전, 노근리사건 현장과 평화공원 등 볼거리가 많다. 지난 12월 29일 겨울철의 풍경이 보고 싶어 황간으로 차를 몰았다. 황간IC에서 4㎞, 황간역에서는 도보로 30여분 거리인 원촌리의 초강천 물가에 우암 송시열이 즐겨 찾던 명승지 한천8경이 있다. 한천팔경은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되어 있는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우암 송시열이 한천정사를 지어 강학을 하였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월류봉, 화헌악, 용연동, 산양벽, 청학굴, 법존암, 사군봉, 냉천정을 한천팔경이라 하는데 제1경 월류봉(月留峰) 주변의 경치는 달님도 쉬어갈 만큼 빼어나다. 우뚝 솟아 있는 월류봉(365m) 주변의 수려한 풍광은 충북의 자연환경명소로 유서가 깊다. 월류봉이라는 이름도 이곳의 풍경에 반한 달이 능선을 따라가며 봉우리 주변에 머무르는 것처럼 보여 붙여졌다. 한천정사에서 바라보면 깎아 세운 듯 똑바로 서있는 높은 절벽, 절벽 위에 날아갈 듯이 앉아있는 정자, 정자 밑 층암절벽을 휘감아 도는 맑은 물이 어우러지며 만든 풍경이 한 폭의 산수화다. 기룡대가 주차장 옆 절벽 위에서
지도의 도로망을 살펴보면 고속도로가 거미줄처럼 뻗어있다. 하지만 경북의 동북부지역인 봉화, 영양, 청송은 고속도로와 거리가 먼 육지 속의 섬이다. 안동에서 동해안 가는 길의 영양은 교통이 불편한 오지라 오가는 차량들도 적다. 영양은 자연환경이 수려하고 반딧불이 축제가 열릴 만큼 자연이 살아 숨쉬는 청정지역이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오지가 각광받는 웰빙시대, 영양은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는 행복을 내세운다. 봉감모전 5층석탑(국보 제187호)과 화천동 3층석탑(보물 제609호)을 비롯해 석탑 유물이 유난히 많고, 영양고추의 매운맛처럼 열사와 문인이 많이 배출된 유서 깊은 선비의 고장이다. 특히 ‘글 잘한다는 소리보다 착한 행동 했다는 소리가 들리면 즐거워하겠다.’고 가르치며 자녀교육에 귀감을 보인 정부인 안동장씨가 말년에 저술한 음식조리서 ‘음식디미방’은 17세기 중엽의 식생활을 알려주는 소중한 자료로 영양의 자랑거리다. 청록파 시인 조지훈은 일월면 주곡리의 주실마을에서 태어났다. 주실마을은 유서 깊은 전통마을이지만 실학자들과의 교류와 개화로 일찍 신학문에 눈떠 오래전부터 마을 전체가 양력설을 쇤다. 주실마을은 한양조씨의 집성촌으로 조지훈 시인이 태어나고
지난 12월 1일, 안동의 하회마을에 다녀왔다. 아침부터 날씨가 흐렸지만 마을의 오랜 역사와 옛 풍경들이 느림과 여유를 누리게 해줬다. 여행은 어디서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같은 곳을 다녀왔더라도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다. 하회마을 여행에 빼놓지 말아야 할 곳이 부용대와 병산서원이다. 부용대 가는 길인 풍천면 광덕리에서 화천서원(경북기념물 제163호)을 만난다. 화천서원은 서애 류성룡의 형인 류운룡을 비롯해 류원지와 김윤안의 향사(제사)를 100여년 이상 지내고, 지방교육의 일익을 담당하다가 서원철폐령에 의해 헐렸지만 1996년에 복원되었다. 철폐령 때 헐리지 않은 강당에서 19세기 이전의 건축양식을 찾아볼 수 있다. 옥연정사(중요민속자료 제88호)는 화천서원 아래편의 물가에 있다. 문간채, 바깥채, 안채, 별당까지 갖췄는데 문신이며 학자인 류성룡이 말년에 학문을 연구하고 후진을 양성할 수 있도록 탄홍 스님이 작은 서당으로 만들었다. 경치가 아름다운 이곳이 마을을 시계 방향으로 휘감아 돌던 화천이 물길을 반대 방향으로 바꾸는 옥소의 남쪽이다. 옥연정사는 소의 맑고 푸른 물빛을 따서 붙인 이름이다. 일각대문을 들어서면 낮은 담장과 노송 한 그루,
'산막이 옛길'로 명성이 난 충북 괴산에 새로운 명품 걷기 길이 탄생한다. 이름에서 충청도 사람들의 착한 심성과 푸근한 인심이 묻어나는 '충청도양반길'이다. 행정안전부 명품길 조성 사업으로 지난해 11월부터 공사에 들어간 충청도양반길은 화양․선유․쌍곡구곡과 산막이 옛길을 잇는 85km 거리를 9개 코스로 나눈다. 양반길은 옛길과 계곡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경관을 한눈에 바라보며 걸을 수 있다. 전국 최고의 트레킹 코스가 될 양반길 중 1차 공사 지역인 1, 2코스와 3코스 일부 등 21km 구간이 12월 22일 개장된다. 괴산군은 개장일에 걷기 대회와 가수초청 산속음악회, 장기자랑 등을 계획하고 있다. 청주삼백리 회원들이 괴산의 충청도양반길사랑 회원들과 1코스 산막이옛길과 개장을 앞둔 2-1코스(갈론마을 출렁다리∼용세골 입구)의 일부 구간을 돌아보며 멋진 풍광에 흠뻑 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1월 24일, 흥덕구청 광장에서 회원들을 만나 1시간 30여분 거리의 산막이 옛길로 향했다. 주차장에서 충청도양반길사랑 회원들과 임각수 괴산군수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산막이옛길로 향했다. 입구에 순박한 표정과 너그러운 미소가 충청도 사람들을 닮
예전에는 스승과 부모의 은혜를 똑같이 여겼다. 그런데 물질문명과 빠른 변화가 학생이 스승을 폭행했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들려오는 세상을 만들었다. ‘그림자도 밟지 마라'고 가르치며 스승을 섬겼던 선조들의 교육방법에 인성교육이 들어있다. 조선 최고의 풍속화가 김홍도의 그림 ‘서당’에 회초리와 울고 있는 아이가 등장한다. 그 당시의 회초리는 지식을 깨우치고 인간의 법도를 가르치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엄한 교육이 인성(人性)을 바르게 했다. 옛날 과거에 급제한 선비들이 고향에 돌아오면 회초리를 만들던 물푸레나무에 큰 절을 했다. 회초리로 나태와 나약함을 일깨워준 사람들의 고마움을 생각하며 사소한 일까지 일일이 챙기는 것을 배웠다. 요즘 느림을 추구하는 슬로시티가 대세다. 내륙의 바다 대청호의 풍경과 마주하면 한가롭고 여유롭게 여가를 즐길 수 있고,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하면 마음이 넉넉해져 인성교육이 저절로 이루어진다. 오성과 한음에서 보듯 서당과 서원의 교육은 엄했지만 인간미가 물씬 풍겼다. 대청호 주변에 지역의 인재들을 키운 예전의 교육기관들이 많다. 그중 금강의 물가에서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이지당, 독락정, 한천정사를 찾아간다. 4번 국도 옥천로에서 이백6길
11월 18일, 청주삼백리 회원들과 비포장 길을 한참 달려야 만나는 충북 옥천군 군북면 막지리를 다녀왔다. 늦가을의 오지마을과 물을 가득 담은 대청호, 호젓한 오솔길과 물가의 청풍정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요리조리 산길을 달리다보면 내비게이션도 길을 잃고 헤맨다. 막지리 못미처 장고개 정상 부근에 차를 세우고 아래편으로 내려다보이는 대청호와 도호리, 뒤편에 우뚝 솟아있는 추소리의 환산(고리산)이 만든 멋진 풍경을 바라본다. 막혀 더 이상 갈 수 없는 조용한 마을 막지리. 이곳을 지나던 우암 송시열이 보리농사를 많이 짓는 것을 보고 맥계(麥溪)라 이름 지었고, 전국의 유명한 남사당패들이 다 모여들만큼 명성이 높았던 맥기의 풍물은 마을이 수몰되며 사라졌지만 이곳에서 태어난 김덕수 단장이 사물놀이로 국위를 선양하고 있다. 마당에서 도리깨질하는 모습을 구경하고, 호반을 걸어가면 외따로 떨어져 있는 집 앞까지 물이 들어찼다. 입구의 시비에서 치과 원장님인 주인장의 시심을 읽는다. 물이 가득한 호수를 바라보며 육지에서는 호수가 바다라는 생각을 했다. 마을 입구의 커브길이 호반으로 가는 출발점이다. 서쪽 방향으로 접어들어 산길을 걷는다. “사그락~ 사그락~” 낙엽 밟히는
독도에 두 발을 내딛는 게 울릉도 여행의 클라이맥스다. 그런데 기상 여건이 연중 45일 정도만 선박의 접안을 허락해 독도를 더 외로운 섬으로 만든다. 예전에 봤던 독도가 눈에 밟혀 3주 만에 또 울릉도로 여행을 다녀왔다. 바람이 심술을 부려 이번에도 독도에 가보지 못했지만 예정에 없던 추암의 촛대바위를 돌아보는 등 계획된 대로 이뤄지지 않는 여행을 통해 더 큰 인생살이를 배웠다. 815투어 회원들은 시간관념이 정확하다. 어쩌면 밤잠을 설쳐도 피곤하지 않을 만큼 여행에 대한 기대가 컸을 것이다. 지난 11월 3일, 약속시간에서 1분 늦은 오전 3시 31분 관광버스가 몽벨서청주점을 출발한다. 중부, 영동, 동해고속도로를 달려 동해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이 6시 30분이다. 전망대에 올라 서쪽 하늘 높은 곳에 떠있는 둥근 달과 짙은 구름 위를 붉게 물들인 동해의 일출을 바라본다. 동해시 등대회식당에서 물망치찌게로 아침을 먹고 묵호항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해 항구의 아침풍경을 감상한다. 며칠째 바다 날씨가 나쁘다더니 8시 40분경 높은 파고로 출항이 2시간 연기되었다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여행은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다. 연달아 독도에 갈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태연하다.
공해 없는 자연 속에서 자유로웠던 농경시대처럼 느림의 삶을 추구하는 슬로시티! 지난 10월 28일, 향수의 고장 옥천으로 슬로시티 여행을 다녀왔다. 청주에서 1시간만 달리면 대청호의 물가에 느림의 미학을 만끽할 수 있는 명소들이 많다. 처음 들른 곳이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이다. 이곳에 우리나라 최고의 하천풍경으로 꼽히는 부소담악이 있다. 부소담악은 부소무니 마을 앞의 병풍바위가 마치 호수에 떠있는 산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으로 우암 송시열이 소금강이라 예찬했을 만큼 경치가 빼어나다. 마을에 들어서기 전 언덕에서 호수방향을 바라보면 물위에 떠있는 부소담악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입구에서 문패 모양의 표석과 느티나무가 맞이하는 마을의 풍경이 한가롭다. 오솔길을 닮은 산길을 지나 정자에 오르면 부소담악을 비롯해 마을과 환산(고리산)의 멋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부소담악은 갈수기와 만수위 때 높이가 달라지는 700여m의 절벽이 물줄기를 따라 병풍처럼 길게 이어진다. 생김새가 산맥에 가까워 높은 산을 산행하듯 암벽을 오르내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노송과 단풍이 어우러지는 풍경이 아름다워 호수와 앞산을 바라보며 마음 편히 쉬기에 좋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날은
815투어 산악회원들이 꽉 찬 1박 2일 일정으로 비경에 놀라고 절경에 반하는 백령도에 다녀왔다. 지난 10월 20일,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 아침 5시경 몽벨서청주점을 출발한다. 일행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중부․평택제천․경부․영동고속도로를 달려 연안부두에 도착한다. 아침을 먹고 국제여객터미널 옆에 있는 바다여행의 친구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로 간다. 터미널 안팎이 백령도를 비롯해 연평도, 자월도, 이작도, 승봉도, 덕적도 등 도서지역을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접경지역이 가까워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색적이다. 여객정원 564명에 승용차 68대를 동시에 적재할 수 있는 대형여객선 하모니플라워호에 승선해 연안부두의 아침풍경을 구경한다. 8시 50분 출항한 여객선은 시간별로 갑판에 나가는 것을 허락해 좋다. 여행은 즐거워야 한다. 갑판에서 추억남기기를 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밝다. 여행지에서는 모두가 이웃이고 친구다. 들뜬 분위기가 낯모르는 사람들과 금방 어울리게 한다. 둥그렇게 둘러앉아 배멀미약라며 소주도 나눠마신다. 망망대해를 지나고 소청도와 대청도를 거쳐 오후 1시 20분경 백령도의 용기포에 도착한다. 차로 도착한 숙소
신비의 섬 울릉도와 독도! 우리의 가슴에 나라사랑을 키워주는 동녘의 빛이다. 몽벨서청주 산악회원들과 1박 2일 일정으로 울릉도에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울릉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하면서 동행한 아들에게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야 맛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줘 뜻 깊었다. 지난 10월 13일, 자정을 막 넘긴 1시 30분경 일행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몽벨서청주점을 출발했다. 어둠이 들뜬 여행기분을 가라앉혀 차안에서 잠깐씩 눈을 붙였다. 중부고속도로를 달리고 영동고속도로 문막휴게소와 동해고속도로 동해휴게소를 거쳐 동해시 등대회식당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5시다. 이곳에서 생김새가 아귀를 닮은 물망치 찌게로 이른 아침을 먹었다. 입맛이 없었지만 오래 끓여 국물이 진하게 우러나니 제법 맛있었다. 파, 고추, 마늘을 섞은 다지기로 얼큰하게 간을 맞출 수 없는 게 아쉬웠다. 6시경 동해시 발한동의 묵호항여객선터미널에 도착했다. 잊을만하면 한 번씩 내뱉는 일본인들의 망발이 우리 국민 모두를 애국자로 만들어 터미널이 울릉도와 독도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승객 805명 탑승 및 차량 120대 선적이 가능한 대형 여객선으로 지난 5월 5일부터 묵호와 울릉도를 오가는 '썬플라워2호'
519년을 한 왕조가 이끌어오고, 역대 왕과 왕비의 무덤이 모두 남아 있는 유례가 드물다. 조선왕릉! 왕릉은 유교와 풍수 등 한국인의 세계관이 압축된 장묘문화 공간으로 문화적 가치가 높다. 용어와 뜻을 알고 조선왕릉을 돌아보면 더욱 즐거운 답사가 된다. 문화재청의 자료에 의하면 조선시대(1392-1910) 왕실과 관련되는 무덤은 ‘능(陵)’과 ‘원(園)’으로 구분된다. 왕릉으로 불리는 능(陵)은 ‘왕과 왕비, 추존된 왕과 왕비의 무덤’을 말하며, 원(園)은 ‘왕세자와 왕세자비, 왕의 사친(私親)의 무덤’을 말한다. 조선시대의 왕릉과 원은 강원도 영월의 장릉, 경기도 여주의 영릉과 녕릉 3기를 제외하고는 당시의 도읍지인 한양에서 40km 이내에 입지하고 있으며, 왕릉이 40기, 원이 13기, 총 53기가 있다. 조선시대의 27대 왕과 왕비, 사후에 추존된 왕과 왕비의 무덤 44기 중 40기가 200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10월 6일, 선정릉과 헌인릉을 돌아봤다. 물론 조선왕릉전시관(http://royaltombs.cha.go.kr)의 홈페이지를 통해 오랜만에 역사공부를 알차게 했다. 강남구 삼성동의 선정릉(사적 199호)은 9대 임금 성종과 계
지난 10월 6일, 다녀올 곳이 있어 일찍 서울로 향했다. 요즘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세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는 강남이었다. 일을 마치고 오랜만에 반포한강시민공원에 들려 새로 건축된 세빛둥둥섬을 둘러봤다. 강변의 반포한강시민공원은 반포대교(잠수교)를 중심으로 상류는 한남대교, 하류는 동작대교 사이에 위치한다. 세계에서 가장 긴 교량분수로 세계기네스협회에 등재된 달빛무지개분수가 반포대교 교량에서 물을 뿜는다. 물방울놀이터·인라인허브·축구장·농구장 등 체육시설이 있고,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자전거타기·조깅·산책을 즐기면서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어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다. 세빛둥둥섬은 반포한강시민공원 앞 강물에 떠있다. 부력을 이용해 부유체(섬)를 띄우는 방식으로 세계 최초로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는 부체 위에 건물을 짓는 플로팅 형태의 건축물이다. 세빛둥둥섬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수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 63빌딩, 남산타워 등 서울을 대표하는 건물들이 한강의 물길과 어우러지는 풍경이 멋지다.
'수을수을 넘어 간다' 약주 한 잔 드시러 오시지요. 초대장을 받았다. 충북의 전통술 이야기와 체험. 지역의 전통주를 알리고 술 빚기 체험과 시음을 통해 전통문화의 중요성을 알리는 자리였다. 몇 년 동안 충북의 전통술을 취재해 책으로 발간하고, 이번 행사를 직접 준비한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가 흥겨운 술판으로 마실 오라는 메시지도 보내왔다. 김 기자의 심성을 알고 있기에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행사가 빈틈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걸 미뤄 짐작했다. 여성소리그룹 미음과 판소리꾼 조동연의 축하공연, 무형문화재 보은 송로주 기능보유자 임경순씨의 시연, 무형문화재가 된 충북의 전통술 이야기 전시, 전통술 시음 및 품평회, 영상으로 만나는 술도가 사람들, 술에 대한 기억이나 술과 관련된 이야기 녹음, 진천 덕산양조장과 함께 술 빚기 체험 등 행사도 다양하다. 하나같이 입맛 당기는 소재들인데 출타할 일이 생겨 첫째, 둘째 날은 시간이 나지 않는다. 마지막 날(10월 7일)에서야 '술과 역사 그리고 문학'에 관한 이야기마당이 펼쳐지는 충북학생교육문화원으로 향했다. 행사장 앞 입간판에서 '술'의 옛말인 '수을'이 이야기마당을 ‘수을수을’ 넘겨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마당이 펼쳐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