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 자율형사립고인 민족사관고등학교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정부는 오는 2025년 모든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민사고는 일반고로 전환되면 폐교밖에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은 현재 헌법소원이 제기된 상태다. 여기서 정부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꼼짝없이 일반고로 가야 한다. 문제는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민사고 존립이 위태로워진다는 점이다. 우선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진다. 강원도 내에서만 학생을 모집할 경우 정원 채우기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또 막대한 학교운영비를 감당하는 것도 부담이다. 현재 민사고는 학생수 460여 명에 교원은 70여 명. 학생 7명당 교사는 1명 수준이다. 학생 1인당 기숙사비와 수업료 등 학비는 연간 2천8백만 원 정도이며 전액 수익자부담으로 운영된다. 사정이 이러니 일반고의 무상교육 재정지원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민족주체성 교육 등 건학이념도 유지할 수 없다. 사실상 존립의 이유가 없어지는 셈이다. 민사고는 파스퇴르 우유가 젖줄이었다. 최명재(94) 전 파스퇴르유업 회장이 1996년 설립한 민사고는 전북 상산고, 부산 해운대고, 울산 현대청운고,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와 함께 자사고의
#01 _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흑백 모노톤 화면의 텅빈 교실, 낯익은 노래가 흘러나온다. 부드럽고 담담한 음색의 주인공은 가수가 아닌 교사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개학이 미뤄지자 제자들이 보고 싶은 선생님의 마음을 노래에 담아 영상으로 연출했다. #2 _ “어린이는 각종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이번엔 공사현장. 안전모를 쓴 세 명의 출연자가 두 팔로 X자를 그리며 안전사고 위험을 경고한다. 급식 조리실에서는 빨간 고무장갑은 낀 채 음식 준비를 하며 고른 영양섭취를 강조한다. 경기도 광명시 철산초등학교에서 만든 ‘철산어린이 헌장’의 한 장면이다. 교장과 교감선생님이 상황에 맞는 분장을 하고 학교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아이들에게 당부하고 학교가 책임져야 할 내용 열가지를 코믹하게 연출했다. 원격수업으로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못하자 보고 싶은 마음에, 또 그들에게 학교가 어떤 곳인지 알려주고 싶은 바람에서 지난해 어린이날을 맞아 제작한 것이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학생들이 빨리 학교에 가고 싶겠다” “열연하신 교장선생님, 감동적이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남녘엔 벚꽃이 난분분하던 3월 말, 세월의 단단함이 느껴지는 복도를 따라가다
그는 늘 웃는다. 아니 웃는 상이어서 그렇게 보이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와 몇 마디 나누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기분 좋은 심리적 전염이다. 누구든 만나면 호감을 느끼게 된다고 해서 교육부 직원들은 그를 ‘3초 친화력’으로 불렀다. 가장 본받고 싶은 교육부 공무원 1위로 뽑히기도 했다. 대부분의 베이비부머가 그러하듯 그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마음이 울적해 지면 공을 차고 놀았다. 축구는 그의 인생 깊숙이 각인돼 있다. 국가대표를 꿈꿨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족을 먹여 살려야 했기에 ‘생계형 공무원’이 됐다. 공직 첫 출발은 조그만 시골의 면서기. 사무관만 돼도 성공한 인생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9급 말단 공무원에서 시작한 인생은 30여 년 만에 교육부 1급 기획조정실장까지 올랐다. 그리고 2021년 3월, 자산 23조 원의 사학연금관리공단 CEO로서 경영자의 길을 걷고 있다. 주명현 사학연금이사장 이야기다. 지난해 4월 취임한 그는 1년 만에 2조 원이 넘는 기금운용 수익을 올렸다. 1975년 사학연금 창립 이래 최고 기록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렸지만, 사학연금은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
처음 그에 대한 소식을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다. 교장선생님이 점심시간 급식지도를 하고, 코로나 방역에 필요한 학생지도를 전담한다는 이야기였다. 게다가 교과수업은 물론 동아리반 지도까지 한다. 교사들이 가장 꺼려하는 것 중 하나인 ‘당번근무’도 대신 맡았다. 학교알리미를 통해 드러난 지표도 눈을 의심케 한다. 지난해 학교폭력신고 건수가 제로(0)이다. 선도위위원회도 열린 적 없다. 고교 입시를 앞두고는 전국의 유명 사립고 10여 곳이 학교를 찾아 신입생 설명회를 연다. 서민 밀집지역이어서 녹록하지 않은 학교로 알려졌는데 드러난 결과는 딴판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 관악구 소재 신림중학교 김현태 교장. 지난해 공모교장으로 부임한 그는 교사들이 수업과 상담 등 생활지도에만 전념하는 여건 조성을 약속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신림중은 지역 명문학교로 급부상, 세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선생님들은 수업에만 전념하세요” 김 교장은 수업하는 교장으로 유명하다. 교사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좀 더 나은 수업을 위해 무엇을 지원해야 하는지 알기 위해 수업을 자청했다. 또 아직은 교단에서 아이들과 눈 맞추고 호흡할 자신이 있었다. 그는 일주일에 4~6시간 수업
코로나 위기는 교육의 위기다. 지난 1년, 교육을 지배했던 전통적 시스템은 한순간에 무너지고 예측할 수 없는 변화에 속수무책으로 끌려갔다. 엉겁결에 앞당겨진 원격수업과 언택트 교육은 이제 새로운 것을 요구한다. 지난해는 어쩔 수 없었던 것으로 용납됐던 부분이 이제는 더 이상 ‘양해’를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불청객 코로나가 몰고 온 교육의 변화와 과제. 교육계는 난국을 어떻게 돌파해야 할까. 대한민국 최고의 미래학자로 꼽히는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사진)는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학은 파산하고, 공부는 종말의 시대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머지않아 교육에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가 올 것이라며 인공지능과 인간의 공존, 인간의 뇌와 컴퓨터의 협업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대학의 위기에 주목했다. 앞으로 파산하는 대학들이 속출하고 학위보다는 자격증을 선호하는 시대가 닥칠 것으로 예측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 교육환경을 어떻게 달라지고, 교육구성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들어봤다. 대학이 사면초가다. 학령인구는 줄고 일부 대학을 제외하곤 미달사태를 빚는다. 대학의 위기를 어떻게 보는가.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가 휩쓸고 간 자리, 텅 빈 교실. 3월엔 그곳에 아이들의 재잘대는 웃음소리 가득할 수 있을까. 학교와 선생님, 그리고 학생의 소중함이 그 어느 때 보다 소중했던 나날을 보내고 새 날을 기다린다. 아이들 맞을 준비에 벌써부터 설렌다는 선생님들. 새교육이 마련한 신춘 좌담회에 참석한 선생님들은 “봄꽃처럼 교문이 활짝 열리는 그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1년 끈끈한 동지애로 코로나를 견뎌온 선생님들을 초대, 새학기를 맞는 희망과 교육에 대한 바람, 그리고 마음속 깊이 간직한 다짐을 들어봤다. 언택트 방식으로 진행된 좌담회에는 김복화 수원율천고 교감, 김여름 안양부흥초 교사, 박경아 수원청천중 수석교사, 한민철 제주도련초 교사(가나다순) 등이 함께했다. 작년 1년 코로나 때문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소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김복화 _ 당황스러웠죠. 갑자기 들이닥친 일이다 보니 원격수업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시스템조차 갖춰지질 않아 답답했습니다. 지금이야 쌍방향수업도 이뤄지고 어느 정도 안정됐지만, 당시를 생각하며 지금도 아찔합니다. 김여름 _ 개학을 앞두고 교실수업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갑자기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려니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세 분 다 직업계고 출신이신데 취임 이후 모교가 모두 일반계고로 전환했어요. 직업교육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는 뼈아픈 현실이죠.” 인터뷰를 위해 만난 윤인경 한국직업교육학회장은 착잡해 보였다. 얼마 전 모 지상파방송에서 특성화고를 용역업체로 비유한 것을 두고 한바탕 ‘격전’을 치른 그였다. 사과를 받아내기는 했지만 씁쓸함은 어쩔 수 없는 듯했다. “너무했어요. 제자 한 명이라도 더 취업시키려고 선생님이 얼마나 고생을 하는 데…. 왜곡된 내용으로 (특성화고를) 폄훼하다니요. 수십 년이 지나도 직업교육에 대한 편견은 여전한 것 같아 서글픔이 앞섭니다.” 직업교육에 배려 너무 없어 윤 회장은 직업교육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탓하기에 앞서 정부부터 반성할 대목이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직업계고 학생들이 전체의 20%가량 돼요.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죠. 그런데 국가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배려가 없어요.” 그는 교육과정을 단적인 예로 들었다. 특성화고에 편성된 교과 수가 500여 개. 하지만 교수·학습방법이나 평가를 연구하는 인력은 교육부 산하기관에 4~5명 정도라고 했다. 계열별로 1명꼴이다.
한마디로 명쾌했다. 김수진 전국학부모단체연합(전학연) 대표는 “보수가 결집해야 기울어진 교육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아직 1년 이상 남았지만, 일찌감치 교육감 선거에 대비, 두 번 다시 ‘분열의 패배’를 맛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왜곡된 좌편향교육에 더 이상 아이들을 맡길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1월 10일 서울 중구 정동 커피숍에서 만난 김 대표는 빠르고 강한 어조로 “2022년이면 전국 어디서든 전문성을 갖춘 세련된 보수 교육감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며 “연말쯤 큰 그림을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부터 대표적 학부모단체, 전학연을 이끌고 있는 김 대표와 함께 코로나로 점철됐던 2020 한국교육을 한땀 한땀 짚어 봤다. 올 일 년 코로나로 모두 힘들었다. 교육당국의 코로나 대응은 적절했다고 보나. “코로나는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초유의 상황이었다. 이런 국난이 닥칠수록 전문가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한해다. 진정 교육을 아는 전문가들이 교육부와 교육청에 있었더라면 좀 더 지혜롭게 혼란을 극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개학이 연기되고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이 병행됐다. 학부모들은 어떻게 평가하나? “교육부는 쇼로 일관했다.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시간도 잠시 쉬어갈 것 같은 평화로운 마을. 야트막한 산자락 끝머리에 자리한 고현초등학교. 지난 1928년 개교했으니 올해로 92년째를 맞는 유서 깊은 학교다. “어서 오이소. 하이고 마 멀리서 오느라 고생했지예. 뭐 드릴 건 없고 차나 한잔 하시소.” 고현초 교장실에 들어서자 백종필 교장이 투명 유리잔에 노란 국화차를 따라준다. 바닷바람에 꽃향이 더 그윽하게 느껴졌다. 인구감소로 폐교 직전까지 몰렸던 경남 남해 조그만 바닷가 학교로 학생들이 몰려온다. 지난 3월 신학기 때만 해도 20여 명에 불과했던 전교생이 10월 현재 45명으로 늘었다. 병설유치원도 덩달아 4명이던 원생이 같은 기간 15명으로 불어났다. 자동차로 5분 정도 떨어져 있는 인근 도마초등학교도 마찬가지. 지난 3월 20명이던 전교생이 지금은 40명이 됐다. “우리도 놀랐어예. 이렇게 많이 몰려올 줄 어떻게 알았겠습니꺼. 지금도 전국에서 문의 전화가 옵니다.” 백 교장과 함께 있던 정금도 도마초 교장이 거들었다. 도대체 이 조그만 어촌 마을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첫 발령인데 폐교라니... 지난 3월 경남교육청 정기인사에서 백 교장과 정 교장은 나란히 고
“전쟁 중에는 자살과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드물어요. 큰 재난이 닥치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생존을 위한 욕구가 강해지는 법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극한상황이 종료되면 오롯이 모든 것을 혼자 감내해야 하는 환멸기가 시작되고, 그때부터 굉장히 힘들어지는 거죠. 코로나도 마찬가지예요. 이제부터 가정과 학교, 사회가 청소년들에게 세심한 관심과 접근이 필요합니다.”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이자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를 이끄는 강윤형 센터장(사진)은 ‘코로나 우울’이 본격화해 학생들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했다. 강 센터장은 10월 12일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아동학대를 당하는 학생들이 늘고, 교사들 역시 교육·방역·행정업무의 3중고를 겪으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며 “그들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격려하며, 지원하는 정책적 배려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비록 힘들고 어려운 위기상황이지만 우리가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청소년들에게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교육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출범한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는 학생들의 정신건강교육과 학생정서·행동특
오래된 업무수첩에 담긴 비밀 그의 업무수첩은 화첩(花帖)이다. 반듯하게 써 내려간 울긋불긋 글씨들이 잘 정돈된 교정의 화단을 연상케 한다. 서울가곡초등학교 이태구 교장의 업무수첩은 남다르다. 교장실 책상엔 검정·파랑·빨강·초록색 필기구가 항시 놓여있다. 그날그날 있었던 일들은 4색 펜으로 빼곡히 적는다. 여기엔 원칙이 있다. 학교 내외 행사는 검정색 펜으로 쓴다. 교직원 출장 복무관련은 파랑색이다. 학생·학부모·교사들에게 알려야 할 보고사항은 붉은색. 꼭 강조해야 할 내용은 녹색 형광펜으로 표시해 둔다. 5월 어느 날 업무수첩. ‘열화상 카메라가 온다더니 아직 안 왔다. 내일로 연기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그 아랫줄엔 오늘 원격수업 준비상황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얼마 전 결혼한 선생님의 출산휴가 예정일도 붉은 글씨로 쓰여 있다. 교육부와 교육청의 주요 지시사항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뿐 아니다. 인근 학교 코로나 확진자 발생 현황과 대응책도 수첩에 담겨 있다. 업무수첩을 편 순간 오늘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어제 어떤 일이 있었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그는 교감으로 승진한 이후부터 줄 곳 4색 업무수첩을 작성해 왔다. 교장
세종시 가름로 세종타워에 위치한 중앙취업지원센터(이하 ‘중취센터’). 교육실 한편에 붉은 수은주가 선명한 온도계가 보인다. 연말이면 서울 광화문에서 볼 수 있는 ‘사랑의 온도탑’ 축소판 모양새다. 온도계 상단에 적인 ‘고졸 일자리 발굴’이란 글귀를 보고서야 짐작이 갔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 액수만큼 온도가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탑처럼 고졸 취업자가 늘어날수록 붉은 눈금이 위를 향하는 구조다. 목표는 5,000건. 지난 6월 문을 연 중취센터가 내년 2월까지 달성하겠다고 약속한 일자리 개수다.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은 물론 중견기업들로부터 일자리를 발굴, 직업계고 학생들의 취업을 늘리겠다는 다짐이다. 중취센터는 ‘고졸 취업자 지원확대’와 ‘직업교육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라는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를 이행하고, ‘전국단위 일자리 발굴을 위한 중앙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만들어졌다. 전국 17개 시·도에 이미 설치된 지방취업지원센터와 유기적 연계를 통해 고졸 일자리 발굴·지원·관리·연구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된다. 직업계 고교생 취업을 위해 정부가 국가차원의 전담 컨트롤타워가 설립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취센터에서 실무 총책임을
“무조건 뽑고 싶다.” 국내 손꼽히는 대기업 임원은 얼마 전 강상욱 서울로봇고등학교 교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로 신입사원 채용에 차질을 빚으면서 로봇고 학생들을 데려가지 못한 답답한 심경을 토로한 것이다. 계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취업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로봇고 만큼은 예외. 우수한 인재를 남보다 앞서 영입하려는 기업들이 앞 다퉈 찾는다. 실제로 로봇고는 서울 시내 취업률 1위 학교다. 그것도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 내리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엔 취업대상자 148명 중 145명이 취업 98%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비결은 뭐니 뭐니 해도 현장중심 교육과정운영. 그리고 학생들의 문제해결력과 창의력 신장을 위해 상설 자율·창의 동아리활동, 각종 경시대회 실적 등을 활용한 학생 맞춤형 취업진로지도가 성과를 발휘했다. 여기에 학교 측의 전폭적인 지원과 교사들의 열정이 뒷받침됐다. 이 외에 러시아·일본 등 로봇 관련 국제대회 참가를 통해 다양한 전문성과 경험을 축적하고 로봇 분야 산업체 위탁교육으로 신기술을 익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나 보니 취업의 질도 남다르다. 지난해 취업자 대부분은 공기업과 대기업, 로봇 관련
지난 5월 치러진 서울교총 회장 선거에서 김성일 회장(사진)은 이변을 연출했다. 선거하면 으레 떠오르는 상대 후보 비방이나 인신공격과 같은 네거티브를 일체 하지않고 당선됐다. 선거와 관계없는 내용까지 들먹였지만 대응하지 않았다. 인지상정,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이 없을 수 없었다. 우리도 상대를 공격하자는 주변의 건의가 많았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 적어도 교육계 선거만큼은 아이들 앞에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소신에서였다. 김 회장은 사립교원 출신이다. 현재 서울창문여고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선친은 서울교총 중흥기를 이끌었던 故 김귀년 선생. 사립교원이 서울교총 회장에 오른 것은 선친에 이어 두 번째, 햇수로 27년 만이다. 인터뷰는 지난 8월 14일 서울교총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선생님을 위한 강한 교총을 만들겠다는 선거 공약은 어떻게 지켜낼까? 취임 3달 만에 확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 서울교총 모습이 궁금했다. 버스와 승용차, 그리고 서울교총 지난 7월 1일 서울지역 시내버스에 서울교총 광고가 등장했다. 기간은 한 달. 동서남북 각 지역별로 가장 이용객이 많은 버스 노선 10여 곳을 선택해 ‘최소비용, 최대효과’를 노렸다
“만약 교총이 없었더라면 남편의 결백은 영원히 밝혀내지 못했을 겁니다. 절망적인 순간 도움의 손길을 내민 교총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성추행 누명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송경진 교사(전북 부안상서중) 부인 강하정 씨는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남편의 억울한 죽음에 절망의 나날을 보내던 그때 딱한 사연을 전해 들은 교총은 물질적·정신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딸아이 장학금부터 전담 변호사 선임에 생활비까지 보탰다. 그로부터 3년, 지난 6월 30일 강 씨는 인사혁신처를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리, 송 교사의 순직을 인정받았다. 그녀는 “이제 결백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위 진보라는 사람들이 내건 인권의 이중성과 싸워 실체를 벗기겠다”고 말했다. 강 씨에 따르면 송 교사는 전북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에서 조사를 받는 동안 두려움에 떨었다.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무심코 한 행동이 성추행으로 둔갑한데다 교직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절박감, 그리고 강압적인 분위기는 그를 궁지로 몰았다. 실제 송 교사는 교육청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기다리던 부인 강 씨에게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그리고 얼마 뒤, 송 교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