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 초·중·고교의 상반기 학교 풍경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교육부가 코로나19로 인한 학사운영 파행을 막을 대안으로 택한 온라인 개학은 학교 휴업 이후 일선 학교에서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던 원격수업을 정규수업으로 인정하는 길이 열리면서 가능해진 선택지다. 원격수업은 교수·학습활동이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이뤄지는 수업형태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 등이 모두 원격수업의 한 형태로 인정된다. 이 외에 교육감 또는 학교장이 별도로 인정하는 수업형태 또한 원격수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사상 초유의 대규모 원격수업 중심에 EBS가 자리했다. 시행 초기에는 접속 지연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이후 외신들도 칭찬할 만큼 놀라운 변화를 이뤄냈다. 무엇보다 EBS와 교육학술정보원에서 제공하는 플랫폼을 활용해 모든 학생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제공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는 IT 기술 중심으로 새로운 교육방법이 전면화됐고, 공교육에서 대규모 원격교육을 세계적으로 경험하게 된, 교육사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또 하나 주목
“딴다 딴다 딴딴다~ 이렇게 전주가 네 번 나오면 다섯 번째 마디에서 들어가자.” “알았어, 박자가 헷갈리니까 하영이가 시작 큐를 줘.” “그럼 이때 컵을 내려놓고 손을 올리면 되는 거지?” “맞아, 근데 그냥 올리면 밋밋하니까 웨이브를 넣어볼까.” “오, 좋은데, 다시 시작하자. 하나, 둘, 셋, 넷~.” 해거름녘 찾은 서울선사초등학교 5학년 3반 교실. 초등교사 유튜버 ‘301room’의 정예멤버가 모였다. 오늘은 이들의 최대 히트작 ‘컵타’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촬영하는 날. 요즘 인기 있는 가수 비의 깡(GGANG)이 흘러나온다. 힙합 분위기를 내려는 듯 검정색 티셔츠에 모자를 눌러쓴 4명이 컵을 탁자에 딱딱거리며 손뼉으로 리듬을 탄다. 벌써 두 시간 째, 창밖엔 이미 어둠이 내려앉았지만, 연습과 촬영이 반복된다. 한 주일의 피로가 몰려오는 금요일 저녁, 지칠 법도 한데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깔깔댄다. “자, 이제 녹화 들어간다”란 말이 떨어지자 4명이 호흡을 척척 맞춘다. 딴다 딴다 딴딴다~, 빠른 비트를 타고 경쾌하게 움직이던 컵들이 어느 순간 딱 하는 소리와 함께 멈췄다. “와~ 성공이다.” 까르르 웃음보가 또 터졌다. 서울교대 14학번
지난 1948년, 교육시설 피해에 대한 신속한 복구 지원 및 각종 재난예방사업을 위해 설립된 교육시설재난공제회가 올해 ‘한국교육시설안전원’으로 새롭게 출범한다. 지난해 연말 「교육시설법」이 공포되고 1년간의 경과 기간을 거쳐 올 12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박구병 교육시설재난공제회장은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가래로 막을 일을 호미로 막는’ 조직이 될 것이라고 안전원 설립 의미를 설명했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시설 복구에서 탈피, 재난과 재해로부터 교육시설을 안전하게 지켜내는 사전예방과 안전교육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선제적 사전 대응이야말로 안전한 교육환경을 만드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임기 동안 어린 학생부터 교직원까지 기본에 충실한 안전의식을 고취, 재난 발생에 따른 인명과 재산피해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현장과 이론 양쪽을 두루 섭렵한 국내 최고 재난관리 전문가로 유명하다. 과거 삼성물산에서 근무하던 시절 성수대교 붕괴를 보며 재난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이후 건설·시설 안전분야 전문가로 활동했다. 특히 삼풍백화점 붕괴 및 우면산 산사태, 강변 테크노마트 흔들림 등 대형 재난현장의
권위 지키되 권위주의는 NO. 시무식서 빛난 서번트 리더쉽 경자년(庚子年) 새해, 임채성 서울교대 총장을 집무실에서 만났다. 책상엔 인공지능 관련 서적과 지난 연말 열린 AI 콘퍼런스 자료가 펼쳐있었다. 집무실 한편에 큼지막한 망원경이 창가를 향해 있고, 소파 옆 탁자엔 현미경이 놓여있다. 임 총장은 새교육과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교육은 멀리 보면서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것”이라며 망원경과 현미경의 의미를 설명했다. 또 “이제는 AI를 활용해 교과내용을 어떻게 잘 가르치고, AI 시대를 맞아 아이들이 AI를 활용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할 때”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AI 전문교사 양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임 총장은 서울대 생물교육과를 나와 부산교대에 이어 서울교대에서 줄곧 과학교육을 가르쳤다. 천생 자연과학도인 그는 지난해 11월 제 17대 서울교대 총장에 오른다. 당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교육이 사람을 바꾼다. 서울교대가 교육을 바꾼다’라는 신념으로 훌륭한 초등교육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싶다.”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했다. “공감·내실·미래를 3대 키워드로 삼아 민주적이고 투명한 행정으로
미래라는 시간은 시나브로 오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날 문득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오곤 한다.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에서 패배한 이세돌의 충격은 인류의 충격이기도 했다. 비단 바둑만이 아니다. 뛰어난 계산 및 인지 처리 능력을 가진 AI에 대항할 수 있도록 미래 교육의 방향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인공지능교육학회 한선관 회장(경인교대 교수)은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국가경쟁력은 인공지능 경쟁력이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생존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 학교교육에서부터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교육의 필요성을 주문했다. 어떤 인재를 기를 것인지, 교육과정은 어떻게 구성할지, 교과서 개발부터 교사 양성까지 표준화된 툴을 만들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에 지레 겁먹기보다 그것의 알고리즘을 정확히 파악, 활용 능력을 강화하면 인간의 삶은 그만큼 풍요로워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공지능교육학회가 출범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나. “인공지능은 앞으로 우리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컴퓨터 교육이란 카테고리에 가둬두기에는 이미 덩치가 너무 커졌다.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인
경천애인, 110년 전통의 민족 사학 제주 신성여고의 건학이념이다.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 일평생 가톨릭 수도자로 살다간 독립운동가 최정숙 선생이 세운 학교답게 경건한 학풍을 자랑한다. 지난 한 세기 동안 ‘믿음이 가는 학교’, ‘희망으로 충만한 학생’, ‘사랑으로 가르치는 교사’, ‘소통하는 학부모’를 교육 이상(理想)으로 내걸고 건학 이념을 실천해온 신성여고. 민족혼과 신앙심에 기초한 공동선인·창조인·자주인·영성인을 양성하는 제주 최고의 명문교로 손꼽힌다. 신성여고는 종교 사학답게 공동체 의식을 강조한다. 인재 양성의 최우선 목표를 공동선인에 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랑·봉사·협력·연대의 공동체문화를 내면화한 창조적 인재 양성에 교육활동의 포커스를 맞췄다. 공동체의식을 갖고 지역사회와 국가를 위해 헌신할 줄 아는 사람이 첫 번째 덕목인 것이다. 이를 위해 신성여고는 공감능력를 기르고 나눔을 실천하는 교육활동에 주력한다. 학생과 교사가 함께 참여하는 사제동행 프로그램 ‘공감사색 북콘서트’와 국제 봉사활동이 대표적이다. 공감사색 북콘서트는 1~3학년 학생 중 희망자를 신청 받아 1학년 1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 5학기 동안 운영되는 독서프로그램이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경쾌했다.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밝은 표정과 자신감이 넘쳤다. 현안에 막힘이 없었고, 진단과 해법은 직구로 승부했다. 대구 특유의 사근사근한 어투가 적당한 비음과 섞이면서 피아노 건반처럼 통통 튀었다. 중학교 교사로 출발해 국회의원·여성가족부 장관을 거쳐 교육감까지 석권한 인물이지만, 딱딱한 권위와는 거리가 멀었다. 시원시원하고 성격 좋은 누나, 힘들 때면 찾아가 수다 떨고 싶은 이웃집 언니, 그런 사람을 보는 듯했다. 강 교육감과 인터뷰가 잡힌 11월 7일은 교육부가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괄 일반고 전환을 발표한 날. 그는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기회를 빼앗아 버린 것에 분노했고, 신뢰 잃은 정부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대입 정시확대에 대해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고 했다. 그가 가장 애착을 보인 것은 국제 바칼로레아(IB). 학생들이 행복한 교육, 미래 역량을 기르는 교육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정착돼야 할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교사도 사람인만큼 실수할 수 있는데 사회가 너무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다며 채찍보다 이해와 응원을 호소했다. 다만 서울 인헌고등학교처럼 교사가 학생들에게 특정 정치
1위. 최근 인천지역 특성화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인천시교육청이 학과평가를 실시했다. 중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학교는 어디인지, 취업률은 좋은지, 인천지역 산업체들과 연계성은 어느 정도 인지 모두 7개 항목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평가였다. 인천시교육청이 한성대학교 연구진에 의뢰, 4차 산업혁명 시대 특성화고의 대응 역량을 알아보기 위한 평가였다. 그 결과 1위는 인천 재능고등학교가 차지했다. 인천지역 26개 특성화고등학교 중 가장 우수한 학교로 뽑힌 것이다. 학과별 평가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구체적으로 스마트전자과 1위, 스마트건축과 3위, 스마트전기과 4위 등 모두 최상위권에 포진했다. 인천 최고의 특성화고로 꼽히는 재능고의 1위 행진은 신입생 모집 때부터 시작된다. 신입생 특별전형 선호도에서 인천 지역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특별전형 241명 모집에 445명이 지원, 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여타 특성화고들이 모집 정원 미달에 허덕이는 것과 비교하면 월등한 경쟁력이다. 최고의 교육시설 역시 재능고의 강점이다. 학교 전체에 무료 와이파이가 설치되고 비데를 갖춘 화장실, 최첨단의 쾌적한 실습 공간 등 학생 맞춤형 스마트 교육환경 부문에서도 으
“고명이 달라졌다.” 한때 공부 안 하고 말썽꾸러기 많은 학교로 낙인찍히다시피 했던 학교. 강북 지역 대표적 기피 대상으로 알려졌던 학교. 선생님들이 원서도 안 써준다는 학교. 그곳이 달라졌다. 최고의 교사, 최고의 시설, 최고의 열정이 한데 어우러져 최고의 교육을 실현하고 있는 곳.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고명외식고등학교다. 지금까지는 고명경영고등학교로 불렸지만, 내년부터는 교명이 고명외식고등학교로 바뀐다. 외식·디저트·카페경영 및 국제관광과 신설 학교 문패만 바꾼 게 아니다. 기존 외식경영과를 제외한 3개과를 폐지, 그 자리에 새로운 과를 신설했다. 이에 따라 고명외식고는 내년부터 ▲외식경영과, ▲디저트제과경영과, ▲카페경영과, ▲국제관광과 등 4개과에서 180명의 신입생을 선발하게 된다. 외식경영과는 말 그대로 한식·일식·중식·양식요리 및 제과·제빵 등 외식조리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디저트제과경영과는 다양한 디저트 제과 분야 전문가를 양성, 제과·제빵사는 물론 바리스타·케이크디자이너·쇼콜라티에·푸드코디네이터 등을 배출한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카페 창업에 관심이 있다면 카페경영과를 두드리면 된다. 카페창업에 필요한
“똑같은 집, 똑같은 학교, 그리고 학원. 답답한 네모꼴에 우리 아이들의 학창시절이 담겨있습니다. 딱딱하고 규격화된 공간에서 어떻게 자유롭고 경쾌한 상상을 할 수 있을까요. 다채로운 형태미가 아름다운 앙상블을 이룬 곳, 우리 학교 도서관이 꿈을 이루는 지혜의 샘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잠동초등학교 도서실에서는 50여 명의 학생이 시간도 잊은 채 창가에서, 계단에서, 다락방 구석에서 책 속에 빠져 있다. 은은하면서도 상쾌한 원목향, 산뜻한 파스텔톤의 벽면, 책장에 가득한 2만여 권의 책들, 그리고 따뜻한 온기가 발끝에서부터 올라오는 곳, 그곳에 꿈이 자라고 있었다. 학교와 학부모 의기투합... 최고의 도서실 탄생 잠동초 학생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도서실 ‘글빛뜨락’이 이달 초 문을 열었다. 지난 4월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의 공간을 만들어 주자는 생각에 시작했던 도서실 리모델링이 5개월여 만에 새롭게 탄생했다. 교실 두 칸을 합친 정도 크기의 글빛뜨락은 말 그대로 학교와 학부모, 학생이 하나가 돼 만들어낸 작품이다. 낡고 오래된 도서실, 삐걱대는 책장 사이를 오가던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던 이 학교 김경신 교장선
하나고등학교의 영문약자는 HNS다. 사전적으로 풀면 하나스쿨(HANA SCHOOL). 하지만 여기에는 화합(harmony)과 전진(advance)을 통해 건학이념을 성공적(successful)으로 구현한다는 교육목표가 담겨있다.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라는 격랑을 뚫고 명문 사학으로 위치를 굳건히 한 하나고등학교. 공동체적 덕목과 협업을 강조하고 학생중심교육과정 운영과 體·德·智를 중시하는 학풍은 한국교육이 지향하는 선진교육 모델이라는 점에서 많은 학교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조계성 교장은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하나고의 특징으로 4가지를 꼽았다. ▲사교육 없는 학교, ▲입시에 매몰되지 않는 교육, ▲학생중심 맞춤형 교육과정, ▲어려운 환경의 인재육성이 그것이다. 탈입시 교육 · 사교육 없는 학교가 1번 가치 사교육 없는 학교는 하나고가 추구하는 1번 가치다. 지난 2008년 설립 당시부터 ‘학생들이 학원에 다닐 필요가 없는 학교를 만든다’는 것은 일관된 원칙이었다. 방법은 하나, 학교 공부만 충실히 하면 모든 게 해결될 수 있게 해줘야 학생들이 학원을 기웃거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게 완전개방형 선택교육과정이다. 하나고는
동신대학교가 올해로 개교 32주년을 맞았다. 지난 1987년 포항공대와 함께 호남지역을 대표하는 사립 공과대학으로 출발한 동신대는 취업에 강한 실용학풍과 연구중심 대학을 통해 전남·나주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최일 동신대학교 총장은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방대학은 지역과 밀착해서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한다. 지역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우수한 인재를 공급하고 그들이 지역에 안착할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신대가 지역발전을 이끌어 가는 선도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맹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동신대가 위치한 나주는 한국전력공사 이전을 계기로 에너지밸리 조성이 추진되는 전남의 산업 핵심기지다. 이런 지역적 특성을 이용, 최 총장은 나주혁신도시 내 16개 공공기관이 2022년까지 신규 채용인원의 30%를 지역인재로 선발해야 하는데 이 중 최소한 5%를 동신대학교가 차지하겠다는 목표로 수준별 취업 특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신대 총장에 취임한 그는 지난 2014년부터 4년간 목포대학교 총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여러 대학에서 영입제의가 있었지만, 지방사립대
“솔직히 처음엔 조금 불안했어요. 그런데 한 학기 만에 애가 달라지더라고요. 학교 가는 게 즐겁대요. 그 어렵다던 CAD 자격증도 거뜬히 따내고. 이젠 애 아빠도 네 꿈을 맘껏 펼쳐보라며 토닥여줍니다.” 서울 강서공고가 운영하는 학부모 평생교육프로그램에서 만난 우종선씨(50)는 “특성화고를 선택하기를 참 잘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 씨는 자녀가 일반고에 진학해 대학생이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아이는 자꾸만 특성화고를 고집했다. 아빠까지 나서 만류해 봤지만 소용 없었다. 대학 졸업장보다 미래를 밝혀주는 자격증을 더 갖고 싶다는 당당한 소신에 결국 두 손 들 수밖에 없었다. 우 씨는 그러면서 자신도 생각을 고쳐먹었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이다 뭐다 하는데, 이제는 학력보다 능력이 우선인 시대가 오는 거 아닌가요. 대졸 백수가 넘쳐나는 세상이고 실력으로 승부하는 시대라는데 교육을 보는 가치관도 달라져야죠.” 특성화고에 대한 일반의 인식은 아직도 후진성을 띄고 있다. 대학 간판을 중시하는 학벌주의가 여전한 탓이다. 기성세대에게는 실업고란 단어에 더 익숙하다. 70~80년대 산업화 시대, 가난하고 공부 못하는 학생들이 가는 학교로 이미지가
모든 교사들은 수업을 잘 하고 싶다. 하지만 경력이 많건 적건 교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 또한 수업이다. 새내기 교사 때는 교직 생활 1순위가 수업이다. 4~5년 차가 되면 생활지도가 1순위고 수업은 2순위로 밀린다. 그리고 경력이 올라갈수록 행정업무량이 많아지면서 행정-생활지도-수업 순으로 자리가 바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력이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수업 역량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오죽하면 20대는 아는 것 모르는 것 다 가르치고, 30대는 아는 것만 가르치고, 40대는 시험에 나오는 것만 가르치고, 50대는 생각나는 것만, 그리고 60대는 입에서 나오는 대로 가르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까. 좋은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해야 하지만 우리 교육 현실은 교사들이 수업 전문성을 기를 틈을 주지 않는다. 수업코칭 전문가 김현섭 수업디자인연구소 소장은 “교사가 수업에서 행복을 누리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버티듯이 하는 수업에서는 좋은 수업이 나올 수 없다. 학생만 배움의 기쁨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교사도 가르치는 보람을 느껴야 한다. 이 둘이 같이 살아 있어야 좋은수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11일 서울
“어떤 난관이 있어도 학교폭력예방법은 교육현실에 맞게 개정돼야 합니다. 학교 밖에서 발생한 폭력은 경찰이 담당해야죠. 수사권도 없는 학교에 모든 책임을 지우면 어떡합니까. 학폭법도 속지주의(屬地主義) 원칙을 적용, 교사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합니다.” 지난 4월 한국초등교장협의회 회장에 선출된 한상윤 교장(서울봉은초)은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학폭법 개정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학폭법이 중등 실정에 맞게 만들어지다 보니 초등학교 현실과는 맞지 않는 대목이 많다”며 초등 저학년은 학폭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 교육적으로 지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초협 운영과 관련해서는 정책 중심 교장회,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하도록 지원하는 교장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주요 교육정책들이 현장과 괴리돼 혼란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는 교장회가 교육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비판할 것은 따끔하게 충고하는 품격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한 회장과 일문일답. 한국초등교장협의회 신임회장으로서 소감은. “초등학교 교장선생님들의 협의체인 한국초등교장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