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전기료 사용료를 부과한 게 TV를 통해 보도돼, 마치 해당 학교가 엄청난 비리를 저지른 것인 양 일반 국민들로부터 원성을 들었다. 그러나 학교 사정을 잘 아는 선생님들은 동정론을 폈다. 오히려 ‘왜 이러면 안 되는지’ 의아해 했다. 요즘 학생들은 날씨가 조금 더우면 아침부터 에어컨(아직은 일부 학교에 설치돼 있지만)을 틀어달라고 성화고, 쉬는 시간이면 무리를 지어 냉방시설이 갖춰진 교무실로 몰려오는가 하면 왜 교실에는 틀지 않고 교무실만 트느냐며 수근 댄다고 한다. 예전의 학생들과 사뭇 다른 모습을 나무라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행 학교 운영 구조의 경직성에 문제는 없는지 살펴 볼 일이다. 냉난방 시설의 적극 활용을 대부분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원한다면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해 특별 전기요금을 갹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순리라는 생각이다. 물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을 몰라 하는 말이 아니다. 때마침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교총과 국회 교육위원이 한 목소리로 산업용 보다 47%나 비싼 교육용 전기료가 ‘교육정상화의 걸림돌’이라며 대폭 인하할 것을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감사원은 지난 30일 2005년 3월 16일부터 4월 7일까지 실시한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 교육재정 운용에 대한 재무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저 출산 현상을 초등학교신설계획에 반영하고, 교육대학 입학정원을 2200명 감축조정하며, 교원의 책임수업시수를 설정하는 한편, 중등교원 배치기준을 개정”하도록 교육부에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보도 자료를 접하면서 감사원이 과연 교육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결과를 도출한 것인지 의문시 되며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한다. 먼저 감사결과로 권고하는 내용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감사원은 교원수급계획 검토에서 취학 아동수의 변화만을 고려했을 뿐 다른 교육내적 조건이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교육외적 조건을 간과하고 있다. 둘째, 권고안이 교육적인 고려보다는 오로지 교육재정 운용에 대한 재무감사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권고안은 소규모학급보다 대규모학급 학생들의 교과 성적이 우수하다는 해괴한 주장으로 학급당 학생수 감축정책을 낭비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설혹 그러한 주장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것은 교과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인성교육의 측면을 간과한 것이다. 셋
전 세계 대부분 나라가 주5일 수업을 시행하고 있고, 지난 1일부터 전체 공무원이 완전 주5일 근무를 누리게 됐건만 우리나라 학교는 감감 무소식이다. 혹자는 우리 학교도 월1회 주5일 수업을 하고 있다고 하겠지만, 이마저 수업시수를 줄이지 않아 그 옛날 ‘책가방 없는 날’ 수준에 머물고 있다. 완전 주5일제를 시행한다면서 근로시간은 주 44시간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말이 되는가. 우리나라도 주5일 수업에 대한 논의의 역사는 깊다. 70년대 책가방 없는 날, 80년대 이규호 장관 시절 주5일 수업 검토, 98년 주5일 수업 대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2001년부터 계속된 연구․시범학교 운영 외에도 2003년 교총과 교육부는 주5일 수업 조기 전면 도입을 합의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원을 개혁 대상으로 삼는데 열을 올리는 참여정부가 이 부문에서는 소걸음이다. 학교의 완전 주5일 수업제는 20인 미만 사업장까지 실시되는 2011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일본은 92년 월1회, 95년 월2회, 2002년 전면 실시까지 10년이 걸렸다며 신중론을 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주5일 근무에 관한 한
7월말 교육혁신위원회의 1기 활동이 마무리됨에 따라 2기 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기 교육혁신위원회가 구성될 당시 위원장을 비롯해 위원회 구성 자체에 대해 전문성 부족과 균형감을 상실한 인사라는 비판이 많았고, 그간 위원회의 활동도 신통치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교육계가 이번에 구성되는 위원회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1기 교육혁신위원회는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활동에 대해서는 대부분 낙제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1기 위원회가 능력보다는 코드와 지역안배 등으로 대표되는 위원 선정 방식의 문제로 인하여 교육철학 정립 논란, 학교현장과 동떨어진 비현실적인 논의, 전문성 부족 등으로 대입제도 개혁, 사교육비 경감 등 국가적 과제 등에 대해서도 이상론과 당위성에만 집착한 나머지 이렇다 할 방향제시도 못하며 허송세월했다고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평가는 여러 원인이 있겠으나 역시 잘못된 인사가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교육혁신위원회의 위원장 및 위원은 1기 위원회의 잘못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른바 코드인사를 과감히 척결하고 풍부한 행정 경험과 전문지식을 가진 인사들을 골고루 기용
요즘 부적격 교원 퇴출방안 논의를 지켜보면 제도 개선을 통한 희망보다 절망을 느낀다. 그야말로 학생들의 장래를 망치는 부적격한 교원들을 정확히 가려내는 제도가 도입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겠지만 전국적으로 온통 호들갑만 떨고 애꿎은 교원들만 도마 위에 올라 신음하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법망을 피하는 진짜 부적격한 교원들이 있다고 가정하면 그들은 엉성한 그물망에도 걸려들지 않을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물망을 치밀하게 짜면 치어까지 몰살당하게 된다. 얼마 전 스승의 날을 앞두고 모 교육청과 악의적인 학부모가 짜고 저지른 촌지수수 함정단속에 곤욕을 치른 선생님의 경우만 보더라도 이는 결코 기우가 아니다. 교육부가 현재 구상하고 있는 방식은 특정 교원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면, 이를 심사 처리할 부적격교원심사위원회를 시군구교육청별로 운영하겠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설익은 구상대로 부적격교원심사위원회가 전국적으로 운영된다고 할 때 학부모단체는 자기 단체 소속 학부모들의 참여를 요구하고 나설 것이다. 그들 좋게 하자고 이런 제도를 구상하게 된 것은 아닌지 의심마저 든다. 결국 고발․감시를 고창하는 학부모 그룹이 득세하고 교육
올 7월부터 전국의 모든 교원에게도 ‘맞춤형 복지제도’가 시행된다. 맞춤형 복지제도는 공무원 개인에게 배정된 복지예산의 범위내에서 개인의 선호와 필요에 따라 다양한 복지항목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이를 위해 개인별도 최저 300포인트에서 최고 900포인트를 부여하고, 이 범위내에서 필수 기본항목을 제외한 복지항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도입 취지는 간단하다. 이제는 개인별 다양한 복지욕구에 맞춘 선진국형 복지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포스코, 한국IBM, CJ 등 대기업에서는 보편화된 제도로 사회 전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여서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지제도가 열악한 공무원에게도 적용하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이다. 따라서 동 제도가 도입 취지를 살리고 교원의 복지향상을 통한 교육의 질 제고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예산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최근 동 제도의 시행을 코앞에 두고 예산확보를 보면 그 차이가 매우 커 복지향상은 커녕 이로 인한 불만만 초래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유는 중앙정부가 예산을 확보·지원하지 못하고 지역에 떠넘긴데 있다. 지역의 열악한 재정을 충분히 고려했다면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이 뒤따라야
교육인적자원부나 시·도교육청 등 교육행정기관의 해묵은 논란의 하나가 일반직 관료와 교육 전문직간의 역할과 보임에 관한 것이다. 식상하기 조차한 이 문제를 다시 꺼내는 것은 전문직·일반직 간의 역할 상관성이 최근, 일방적으로 무너지고 있는데 따른 부작용이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좋은 교육연구회(대표 김영숙·이주호 의원)’가 지난 22일 주최한 ‘교육정책, 누가 수립해 수행해야 하나’ 주제의 토론회는 매우 시의 적절하게 이에 대한 문제 점검과 대안 제시가 이뤄졌다고 보여 진다. 교육행정기관에 전문직인 교원과 일반 관료들이 함께 일을 하는 것은 교육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감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행위의 전문가이고 집행자인 교원이 ‘현장의 감’을 교육정책에 접목시키고자 교육행정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을 살펴보면 이 원칙과 기준이 망각되거나 실종되고 있는 듯하다. 1996년 교육부 정원 506명 중 전문직(122명)과 일반직(384명) 비율이 76대 24이었다. 십년 뒤인 2005년 현재는 정원 496명 중 전문직은 82명으로 84대 16으로 크게 감소했다. 실·국·과장 간부직의 보임 상황을 살펴보면 더욱 한심하다. 96년에는
교원평가제의 도입을 두고 정부와 교총 등 교원단체간의 2개월에 걸친 대결국면이 잠정 해소되었다. 40만 교원의 단결과 공조를 통해 시범운영을 강행하려는 정부의 당초 의지를 무산시킨 것이다. 교원3단체가 이루어낸 대정부 투쟁의 결과이다. 교육부는 국민과 일부 학부모 세력을 등에 없고 교육주체인 교원들과 합의조차 없이 ‘밀어붙이면 된다’는 오만과 시대착오적인 구태를 보여 왔다. 교육부는 교원단체들과의 힘겨운 싸움에서 밀리면서 3월→6월→9월로 후퇴를 거듭하다가 급기야는 2학기 시범실시까지 물러서게 된 것이다. 물론 시행도 교원단체들과의 합의를 전제로 하고 있다. 형식면에서는‘교원평가 사업’에서‘학교 교육력 제고사업’으로 확대되었다. 내용면에서는 교육부, 교원단체과 학부모 단체 등이 참여하는 특별위원회에서 교원평가와 학습지도 능력 증진 프로그램의 개발, 교원정원의 확충, 수업시수와 잡무의 감축 등 실질적인 교육여건 개선 과제들을 병행해서 논의하게 된다. 그러나 아직 학교수업의 질적 제고와 소위 부적격 교원들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학부모 단체 등과의 지루한 공방을 남겨두고 있다. 교원평가문제에서 시작된 특위인 만큼 학교 교육력 제고를 위한 논의의 폭이 위축되는 것
6월 임시 국회가 개원했다. 이번 국회는 교원평가, 2008대입시안 등 현안 과제와 지방교육자치법, 사립학교법, 초·중등교육법 등 법안심의를 할 예정이다. 특히 사립학교법과 지방교육자치법의 경우, 관심과 찬반의 폭이 실로 ‘태풍의 눈’이라 할 만하다. 이들 현안은 비단 교육계의 범위를 넘어 국민적 관심사로 비등해있다. 교육자치법의 경우 ‘참여정부’ 출범 이전부터 첨예한 논란을 벌여왔다. 교육자치법 개정의 쟁점은 시·도교육위원회의 시·도의회 통합, 교육위원과 교육감의 선출방식 개정, 시·군 단위 기초자치의 확대 실시, 교육감 자격요건 보완 등이다. 현재 국회에 상정되어있거나 상정을 준비 중인 개정안은 백원우, 이군현,김영숙, 구논회, 이주호 의원 안 등이다. 이렇듯 의원 입법안이 많은 것은 교육자치법 개정에 대한 국민과 교육계의 관심이 지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최근 교육계나 국회 일각에서 대두되고 있는 교육자치법 부분 개정 논의는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 진다. 즉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쟁점 사안인 교육위원회와 지방의회 통합 논의는 제쳐두고 시급한 교육감·교육위원 선출 방식만이라도 분리해 개정하자는 주장이다. 교육감·교육위원의 주민직선제는 교육계
교육부는 최근 국회에 보낸 답변 자료에서 노무현 핵심 교육공약 17개 가운데 사립학교법과 학력 차별 해소를 제외한 15개 공약이 완료됐거나 정상 추진되고 있다고 밝혀 괴리감을 느끼게 했다. 노무현 교육공약 사업은 교원들의 여망이 담긴 공교육 살리기 공약들을 처음부터 제외한데다 교육이민 행렬로 인한 국부 유출이 연간 총 사교육비의 5분의 1에 달할 정도임에도 이런 심각한 문제에 대한 언급조차 없어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교육부의 공약 이행 경과보고는 부실하기 짝이 없다. 교육부는 교육재정 확충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나 주지하다시피 노무현 정부 들어 GDP 대비 교육재정 비중과 교원법정정원 확보율은 뒷걸음질 쳐 왔다. 교육관련 세입 예산이 당초 예상보다 1조원이나 격감해 학교현장은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역대정부 교육개혁을 토론하는 자리에서 한 전문가는 참여정부 교육정책을 빗대 ‘이념 과잉 속 정책부재’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적절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핵심공약 17개 가운데 사립학교법을 포함해 교사회 학부모회 법제화, 학교운영위 기능 강화 등 교내 역학관계를 다루는 공약이 5개나 된다는 것만 보아도 권한배분, 평등주의에 지
나에게 훗날 누군가 당신은 그 때 어디서 뭘 했느냐 물으면 역사의 현장에 함께 했노라 답하리라! 이 달 25일, 여의도 공원 문화마당에서 한국교총과 전교조, 한교조등 교원3단체가 주최하는 ‘졸속교원평가 저지 및 학교교육정상화를 위한 교원총궐기대회’가 열린다. 아마도 이번 대회에는 한국교총이 단독 개최했던 97년 정년단축반대 집회에 7만여명의 교원들이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 운집한 이래 최대의 인파가 모일 것 같다. 교육부의 졸속적인 평가 강행을 반대하는 교원들의 정서는 지난 달, 불과 20여일만에 25만명 이상이 서명에 참여한 데서도 이미 확인되었다. 이달 20일까지 진행되고 있는 ‘시범학교 거부 선언’에도 대부분 학교에서 90%이상, 전교원이 100% 서명한 학교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들이 할 일이 무엇인가? 전국의 학교현장에서 부글거리고 있는 우리들의 울분 그대로를 궐기장으로 옮겨오는 일이다. 서명자 전원이 여의도에 모이도록 하자. ‘휴무토요일’이 핑계가 될 수 없다. 평가가 미구에 자신에게 직접 닥쳐올 일이거늘 누구에게 대신 싸워달라고 미룰 수 있단 말인가? 이번 기회에, 앞으로는 교원들이 동의하지 않는 어떠한 탁상공론도 정책으로
한국의 낭자들이 미국 프로골프 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을 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교원평가와 관련한 교육부의 행태를 보면서 이런 넌센스 퀴즈가 떠오른다. 졸속교원평가저지공동대책위원회는 25만여명의 교원들이 서명한 서명지 11박스를 지난 2일 청와대에 접수하였다. 지난 달 23일, 서명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교육부에 전달하려다 경찰병력에 의해 저지당한 지 10일만이다. 공대위가 그동안 교육부측에 전달 일정을 잡으라며 충분한 시간을 주었으나 교육부가 차일피일 미뤄온 때문에 결국 청와대에 전달하게 된 것이다. 25만 교원의 뜻을 교육부가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그 단면을 볼 수 있다. 교원평가제 추진 이후 교육부는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계속해 오고 있다. 5월 2일에는 교원단체와 합의한 공청회를 하루 앞두고, 언론을 통해 2007년 전면시행 계획을 발표하여 교원단체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교육부 내부에서조차 잘못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된 이 날의 어설픈 언론플레이가 교원3단체의 공동대책위원회 출범을 촉발시켰다. 5월 20일에는 대구시와 경기도교육청에서 시범학교 선정 공문을 일선학교에 발송했다가 교원단체의 항의를 받고 교육부가 철회 공문을 다시 내보내는 어처
올해는 광복 60주년, 6.15 공동선언 5돌을 맞는 해이다. 분단된 지 60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 민족은 모든 분야에서 통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6·15 공동선언을 통해 본격적인 대화의 물꼬가 트였다고 할 것이다. 교육계에서도 작년 7월 금강산에서 남북교육자통일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지난 3월25일에는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해외공동행사 남측준비위원회의 교육본부를 결성하고, 올해 추진할 사업들을 확정했다. 그 중에서도 6월15일이 속한 6월13일부터 18일까지 남북공동교육주간으로 선포하고 남북교원이 사상 처음으로 공동수업을 전개키로 한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다. 우리 아이들이 6·15 공동선언의 의의와 남북관계의 변화를 되짚어 보고, 남북간 교류 활성화를 위해 실천해야 할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통일교육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특히 한국교총과 전교조가 사전 협의를 통해 통일수업 내용 등에서 사소한 의견 차이를 극복한 것은 대북 정책 관련 우리 사회 내부의 갈등이 엄연한 현실에서 앞으로 바람직한 사례가 될 만하다. 이번 6·15 교육주간에는 통일사탕도 제작하여 공동 수업시간에 우리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교원평가제를 강행하려는 교육부 태도를 보면서 7년전 교원정년단축의 참담한 실패가 반복되는 것 같아 실로 우려된다. 당시 교육부는 나이 든 교원 1명 나가면 젊은 교원 2.5명을 쓰고도, 남는 재원 2,000여억원은 교육시설 개선에 투자하겠다는 탁상논리로 학부모와 국민을 호도했다. 교육계가 교원부족 사태를 예견하며 반대했으나 정부는 귀를 막고, 무자르듯 정년 3년을 잘라버렸다. 그 결과 중등자격자를 초등에 발령내고, 몇십년을 농사짓고 장사하던 ‘장롱 교사자격자’들을 불러 내고, 50대 후반의 ‘나이 든’ 퇴직 교원들을 다시 모셔오는 코메디가 연출되었다. 그러고도 법정 정원 확보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고, 현재도 35,905명의 교원이 모자란다. 정작 교육의 질은 관심 밖이다. 기실, 학교교육은 여기서부터 무너졌다. 그런데, 정부는 그 책임을 교원에게 전가하고 있다. 교육현장의 실정을 무시한 탁상행정, 여론몰이식 밀어붙이기를 반복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진표 교육부총리 보다도, 7년전 정년단축의 무리수를 두었던 장본인인 이해찬 국무총리의 정책의지에 주목한다. 지난 18일, 한국교총과 전교조, 한교조 등 교원3단체는 ‘졸속 교원평가 저지와 학교교
선생님들에게 5월은 황당한 달이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에게는 해당도 없는 촌지문제가 부각돼 심기를 어지럽히고, 스승의 날을 2월로 이전하자는 법안까지 나왔다. 선생님들은 ‘우리는 촌지를 받지 않습니다’라는 편지를 학부모들에게 보내야 했고, 어느 교육청 관내 선생님들은 촌지 사절 서약을 강요당하기도 했다. 학부모로 위장해 촌지를 수수하는 등 함정단속을 편 교육청이 있었는가 하면 또 다른 교육청에서는 선생님들 소지품까지 뒤져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촌지문제를 둘러싼 이 같은 비정상적인 과잉 반응과 단속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가 하면 적지 않은 학부모들은 촌지 또는 선물을 건네지 않으면 자기자녀가 사랑받지 못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심리를 갖고 있는 듯하다. 일종의 사회병리 현상으로 ‘촌지 노이로제’라고 할만하다. 한국교총은 올 스승의 날을 앞두고 선포한 교직윤리헌장에서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사적이익을 취하지 않는다’고 다짐하고 있다. 차제에 선생님들은 대가성이 있느니 없느니 따질 것 없이 학부모가 제공하는 사소한 선물이라도 사양하는 등 실천의지를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 학부모단체와 행정당국도 한건주의식 고발과 이에 편승한 거친 단속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