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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이 세상이 부조리한 현실로 가득하다. 불공정한 사회이다라고 진보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높아가고 있다. 그래서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사람이 많다. 마음은 불끈 더워지는데 실제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많을 것이다. 동지를 모아 혁명을 꿈꿔야 할까? 주먹 꼭 쥐고 거리로 뛰쳐나가야 할까? 과연 이 시대 혁명이란 가능한가? 바꾸고 싶다했는데 곧 주저앉고 만다. 바로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실질적 해결 방안이란 결코 쉽지가 않다. 패배주의의 악순환에 빠져들 뿐이다. 사회뿐 아니라 가정에서 직장에서 여기저기 속한 크고 작은 그룹 안에서, 변혁의 소망은 쉽게 무너져내린다. 그러나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외치는 소리가 있다. 정말로? 미국 템플대에서 공공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치며 실천가로도 활약중인 제이슨 델 간디오는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에서 장담한다. 변혁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그의 과격한(?) 주장은 2008년 책에 담겨 세상에 나왔지만, 놀랍게도 지금 지구 한쪽에선 혁명의 불길이 드높이 치솟고 있지 않은가. 그는 혁명의 가능성을 ‘수사학’에서 찾는다. 21세기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급진주의자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총도 칼도 돌도 화염병도 아닌 ‘수사’라고 주장한다. 세상이 바뀐다는 것은 곧 더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바뀐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설득의 방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달하려는 고귀한 ‘내용’에 치중하느라 전달의 ‘방법’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아프리카·중동에서 부는 혁명의 태풍 뒤에는 소셜 미디어가 자리잡고 있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전세계에 튀지니에서 일어나는 운동의 불길을 알렸고 세계 시민들의 소통과 연대가 혁명의 불을 당겼다. 선동가의 힘찬 연설과 거대 담론으로 혁명이 이뤄지던 시대는 지나고 있다. 블로그의 포스팅 하나, 트위터의 트위트 한 줄이 논의를 촉발시키고 사람들을 거리로 불러냈다. 활동가들은 담론과 연설에 매달릴 게 아니라, 소통의 효과적 방식 곧 수사를 연구하고 전략을 세우는 데 힘써야 하는 시대가 됐다. 수사학은 “설득하고 추론하고 분석하고 나아가 현실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지은이가 강조하는 까닭이다.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의 유별나면서도 매력적인 지점은, 단순히 수사의 중요성을 외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간디오는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더불어 구체적인 수사 전략까지 제시한다. 한마디로 활동가들을 위한 수사 지침서이자 실용서인 셈이다. 책의 부제가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수사학’이며 원제가 ‘급진주의자들을 위한 수사학’인 것도 그래서다. 지은이가 수사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은, 그 자신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데다 2000년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 항의운동 장면에서 혁명의 가능성을 엿본 뒤 본격적인 활동가의 길을 걸으며 현장에서 수사학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68혁명 이후 등장한 신급진주의(소통·수사를 수단으로 변혁을 꾀한다는 생각) 이론을 확장해 실천하는 한편, 집회나 모임에서 소통의 방식을 분석한 결과물로 이 책을 써냈다다고 한다. 그가 강조하는 혁명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수사는 글쓰기와 말하기다.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두 가지 수단. 활동가의 글쓰기와 말하기의 전략은 치밀해야 한다. 메시지는 무엇인지, 목표가 무엇인지, 독자나 청중은 어떤 이들인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게 지은이의 주장이다. 제안은 매우 구체적이다. 가령 글쓰기와 말하기는 완전히 다르게 준비해야 하는데, 글은 첫문장에 신경을 써야 하고 말은 숫자나 전문용어를 배제한 채 몸짓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론으로 들어가면 언어 선택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한다. 이를 테면 ‘짭새’와 ‘견찰’, ‘미등록 노동자’와 ‘불법 이주민’ 중 어떤 단어 선택이 더욱 효과적인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아울러 권력을 위해 조작된 언어의 본래 의미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 역시 활동가의 몫이다. “언어를 바꾸면 생각하는 방식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세계를 대하는 방식이 바뀌고, 그렇게 되면 사람들의 믿음, 가치, 태도, 행동이 바뀐다. 이렇게 모든 것이 바뀌면 사회의 방향이 바뀌게 된다.” 말의 언어를 넘어 몸의 언어도 지은이는 강조한다. 수사와 마찬가지로 몸의 맵시 역시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여기서 수많은 활동가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것 같다. 혁명가는 외모를 가꾸고 몸에 치장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선입견이 강하다. 그러나 말하기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선 소통이 이뤄지는 공간의 분위기와 연설가의 외적 효과에 조화를 이뤄내야 한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에 상당히 큰 영향을 받는다. 말하는 사람의 겉모습이 낳는 수사적 효과가 대단히 크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속 가능, 윤리적 소비 등을 연상시켜야 할 채식주의자가 뚱뚱하고 기름진 얼굴로 나타난다면 그의 올곧은 주장의 효과도 반감될 공산이 크다. 하다 못해 메시지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플래시몹 같은 거리 퍼포먼스를 연출하는 것도 효과적인 수사라고 간디오는 강조한다. 이러한 사실들을 생각하면서 우리 교실도 이와 같은 소통의 장임을 느끼게 된다. 중요한 메시지는 오늘 가르쳐야 할 내용에 해당한다. 어디까지 성취할 것인가 목표는 확실한가? 지금 상대하는 아이들의 수준은 어떤 상태인가를 고민하는 노력이 없이 혼자서만 드라마를 연출한다면 재미가 있을까? 마지막 평가는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관점에서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인가를 평가하여 보는 일일 것이다.
예술은 미적(美的) 작품을 형성시키는 인간의 창조 활동이다. 화가, 조각가, 건축가, 시인, 배우, 방송인, 연출가 등 우리 주변에는 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예술을 배부른 자들의 사치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외국 여행을 하다보면 선진국일수록 문화가 발달했다. 문화의 핵심이 예술이라 예술가들의 사회적 기여도 또한 높다.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행동 양식이나 구조가 예술이고 문화다. 예술가들은 등 따습거나 배부른 것보다 예술에서 영혼을 찾는 삶에서 행복을 느낀다. 역사는 영원불멸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이 끊임없이 예술 작품을 만들어내 늘 활력이 넘친다, 예술인들과 가깝게 지내면 인생은 짧지만 예술은 영원하다는 말도 실감한다. 운보와 정원이 있는 형동리 가까이에 청강도예, 서원도예, 토지도예, 예담 등 공방이 많아 시간을 맞추면 일반인들도 공예를 체험하며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다. 참 예술인들에 의해 예술이 일반인들의 생활 속으로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 마을길을 중심으로 숲길(상당산성), 물길(초정약수), 들길(증평 율리)을 테마로 스토리텔링 문화를 재구성하는 세종대왕 100리 길 조성작업도 추진되고 있다. 운보와 정원을 둘러보고 호야 형님의 친구가 운영하고 있는 청강도예로 갔다. 형님에 의하면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강의승 도예가는 전국체전 레슬링 부문에서 메달을 땄을 만큼 유명한 운동선수였고 대학에서 임업을 전공해 도예와는 무관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30여 년 전부터 야외에 묻혀 홀로 물레를 굴리며 어느 분야든 남다른 관심과 사랑을 보이면 누구나 예술인이 될 수 있다는 장인 정신으로 지금의 위치를 확보한 입지전적의 예술인이다. 청강도예가 위치한 형동리는 시내와 가깝지만 강원도 산골처럼 한적한 시골이다. 본인의 사진을 촬영하는 것도 부끄러워할 만큼 순박한 도예가와 정에 넘치는 인사를 나눈 후 1층의 작업실에서 물레위에 놓인 백자토를 이용해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보거나 초벌구이를 하지 않은 그릇에 그림을 그려 넣는다. 2층에서는 아름다움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작품들을 감상하며 점토의 질감에 푹 빠진다. 인생이 예술이라고 현대의 예술세계는 우리네 생활과 밀접하다. 전시실을 둘러보노라면 작가의 혼이 깃들어 값을 얘기하기 어려운 작품들이 대부분이지만 다기세트 등 실생활에 유용한 작품들도 많다. 이날 작가가 직접 만든 다도세트를 구입했는데 요즘 다도를 배우고 있는 아내가 매우 좋아했다. “유명한 도예인이 되기보다는 도자기 하나하나 숨결을 불어넣어 그냥 흙을 굽는 게 아닌 혼이 살아있는 그런 작품을 만들겠습니다.” 명함에 써있는 청강 강의승 도예가의 각오에서 도자기를 빚는 예술가들의 혼이 느껴진다. ▣청강도예▣ 전화 : 010-5462-9464 주소 :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형동1길 40-24
얼마 전 근무하는 직장이 바뀌었다. 의정부시에 있는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에서 남양주시에 있는 구리남양주교육청이다. 평화교육 담당 장학관에서 중등교육지원과장이다. 무보직 장학관에서 과장이라는 직위를 부여 받았다. 상대하는 대상은 경기도 전역에서 구리시와 남양주시로 바뀌었다. 건강에 적신호가 와서 6개월 만에 전보신청을 한 것이다. 수원 인근으로 오기를 바랐으나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집과 조금은 가까워졌다. 그러나 그게 어딘가? 수원에서 의정부와 수원에서 남양주. 느낌이 다르다. 통근하기에 부담이 덜 된다. 통근 시간은 70분에서 50분으로 단축되었다. 아침 시간 20분 단축이라면 큰 시간이다. 아침 6시 30분 출발에서 6시 50분으로 늦추어졌다. 더 큰 소득은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같이 삭막한 세상, 가족이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지난 일요일 아내와 같이 부임할 중등교육지원과 사무실을 방문하였다. 이삿짐을 나르고 책장을 정리하고 유리창을 닦았다. 물행주와 휴지로 닦다가 물을 뿌리며 닦았다. 실외에 모기가 많아 얼굴, 다리, 팔 등 몇 군데 물렸다. 그래도 기분이 좋다. 내가 근무할 환경, 내가 개선해야 한다. 아내는 말한다. 근무환경이 의정부보다 좋아졌다고. 우선 근무책상이 쾌적하다. 장학사들과 맞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공간이 떨어져 있어 개인 프라이버시가 유지된다. 손님이 오면 차 한 잔 마시며 대화할 공간이 있다. 과장으로서 품격을 지킬 수 있다. 고개를 돌려 보면 하늘이 보인다. 또 초록의 나무들이 보인다. 사무를 보면서 마음만 먹으면 자연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장학사 한 분은 산책 코스도 있다고 알려 준다. 점심 식사 후 산책은 삶에 여유를 준다. 지역교육청이 위치한 곳은 교통도 좋다. 고속도로 톨게이트까지 1.6km다. 시내 중심지를 통과하지 않아 교통이 좋다. 출퇴근 시 건너야 하는 강동대교(江東大橋), 강동구 강일동과 구리시 토평동을 잇는 1126m의 교량이다. 이 다리를 건너면 바로 직장으로 이어진다. 말이 강북이지 강남과 이어진 곳이다. 첫 출근일. 수능모의고사 시험지가 도착하였다. 우리과 장학사는 물론 초등 장학사, 경영지원과 주무관들이 지하실로 짐을 나른다.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다. 자기 부서 일이 아니라고 ‘나 몰라라’ 하지 않는다. 서로서로 도와주는 좋은 문화 풍토이다. 이틀째 출근일은 오늘, 커다란 행사가 있다. 바로 ‘제11회 구리남양주 학생예능 발표회 미술부문 전시회’다. 교육청 국과장과 장학사들이 출동하여 일을 거든다. 관내 초중고 교장, 교감들도 오프닝 행사에 참석하여 작품을 감상한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이 세상 바라보는 눈은 두 가지가 있다. 긍정적인 눈과 부정적인 눈. 어느 것이 인생에 도움을 줄까? 긍정적인 시선이다. 부정적으로 보면 불평과 불만이 쌓인다. 마음도 불편해진다. 교장 시절 학생들에게 강조한 것도 첫 번째가 긍정적 사고였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아라”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자신의 꿈을 따라 가슴 뛰는 인생을 사는 사람과 남의 꿈을 따라 무작정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이다. 전자는 비록 현실이 척박하고 힘들더라도 꿈의 힘으로 눈부신 미래를 향하여 뚜벅뚜벅 걸어 나간다. 그러나 후자는 꿈을 향해 전진하면서도 가슴이 뛰지 않는다. ‘정말 가능할까?’라는 의심이 항상 자신의 머릿속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가슴에 품고 있는 꿈이 진짜 자신의 꿈이 아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꿈의 주인이 되라고 충고한다. 이 말은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꿈이 아닌 어떤 힘든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실현하고 싶은 꿈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진짜 꿈 없이는 자신의 모든 힘을 쏟을 수도 없다. 그 결과 자신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알지도 못한 채 시들고 만다. 선생님이란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부를 하도록 설득하는 직업이다. 그런데 꿈이 없는데도 공부 잘 하는 아이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꿈을 심어주었더니 공부 문제도 생활지도 문제도 술술 풀리는 것을 수없이 보아왔다. 때문에 꿈을 강조하는 것이다. 꿈 전도사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의 저자 김수영. 지금은 누구보다 화려하고 멋있는 인생을 살고 있다. 하지만 학창시절 그녀는 소위 문제 학생이었다. 그러나 꿈은 그녀를 방황과 좌절에서 벗어나게 했고 마침내 골드만삭스, 로열더치셸 같은 세계적인 기업에 입사한 이력을 갖게 해주었다. 그녀는 “나는 날마다 새롭게 변화하는 삶을 살아 갔다. 그에겐 빌 게이츠가 이야기한 ‘change(변화)’의 ‘g’를 ‘c’로 바꿔보라. ‘chance(기회)’가 되지 않는가. ‘변화’ 속에 반드시 ‘기회’가 있다.” 는 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놓았다. 꿈 덕분에 인생 역전한 김수영은 꿈이 없는 젊은이들에게 “꿈은 방황과 세상에 대한 증오로 가득했던 내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녀의 이력을 보면 김수영은 1999년 실업계 고교생으로는 처음으로 골든벨을 울려 ‘골든벨 소녀’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스타가 되었다. 연세대를 졸업한 후 그녀는 힘든 시절을 견디며 국내 50여 개 회사에 이력서를 냈지만 모두 불합격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세계 최고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입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몸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어 충격을 받은 그녀는 죽기 전까지 해보고 싶은 것을 쭉 써내려갔고, 자신의 꿈 73가지를 담은 리스트를 완성했다. 그리고 첫 번째 꿈을 위해 2005년 무작정 런던행 비행기 표를 끊고 한국을 떠나며 그녀의 세계 도전은 시작되었다. “제 꿈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겁니다. 세상을 돌며 그들과 만나고 인터뷰를 하면서 꿈의 증거를 만들 생각입니다. 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찾고 그 꿈을 이뤄 행복한 삶을 산다면 저의 궁극적인 꿈도 이뤄지는 셈이니까요.” 지금 자신이 꿈꾸는 인생을 산다고 해서 그가 과거에도 그러했으리라는 법은 없다. 김수영 역시 10대 시절은 한 마디로 엉망진창이었다. 그녀는 17대 1의 우격다짐도 불사했는가 하면 다니던 중학교를 끝내 그만두기도 했다. 그리고 1년을 꿇은 뒤 여수정보과학고에 들어갔다. 어느 날 그녀는 더 이상 이렇게 살아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단단히 마음먹고 책상에 앉았다. 문제아였던 그녀가 공부하는 것을 보고 선생님들도 하나같이 비웃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독한 마음으로 공부를 시작했고 그 결과 고교 3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연세대에 합격했다. 그러나 집이 가난했던 탓에 등록금이 없었다. 다행히 그때 ‘도전! 골든벨’에 참가해 우승 상금과 그 외 장학금으로 밑천을 마련할 수 있었다. 김수영은 누구보다 꿈의 힘을 믿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꿈 리스트에다 반드시 이루고 싶은 꿈 목록을 작성해 하나씩 이뤄나가고 있다. 2005년 세운 74개의 꿈 중 최근 6년간 뮤지컬 배우 되기, 벨리댄스 공연, 라틴아메리카 여행, 부모님 집 지어드리기 등 35개의 꿈을 이뤘거나 이뤄가고 있다. 최근에는 83가지로 꿈이 늘었다고 한다. 그녀는 힘든 시기를 통과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는 성장을 위해 수도 없이 알 속에서 머리를 부딪치며 깨뜨리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이처럼 꿈은 그녀를 가혹하게 만든 것이다. "‘가난’, ‘문제아’, ‘상고생’이라는 꼬리표가 떨어지지 않는 알, 하지만 그 알을 깨뜨리고 나자 나는 한 명의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새가 될 수 있었다."고 고백하는 것이다. 우리 학생들이 김수영처럼 꿈의 주인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김수영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 학교에 와 꿈의 불씨를 만들 기회를 제공해 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였다. 눈부신 미래, 행복한 인생은 진짜 꿈의 주인이 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 꿈의 주인공은 지금 비록 현실이 진흙탕처럼 힘들다고 해서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연꽃처럼 더러운 진흙 속에서 꽃을 피운다. 종은 울릴때 까지 종이 아니다. 노래는 부를 때까지 노래가 아니다. 꿈은 꿈꾸는 자의 것이다. 지금 잠을 자면 미래가 어둡지만 꿈을 꾸면 밝은 미래가 되는 것이다. 지금 꿈꾼대로 인생이 만들어질 것이다. 나와 만나는 동산여중 모든 학생들이 웅덩이에 핀 연꽃보다도 더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이 되기를 소망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진보 교육감들의 대가 당선으로 학교 현장이 변화되고 있다. 하지만, 그 변화가 혁신, 개혁, 개선보다 학교 혁장의 실정을 간과한 면이 없지 않아 재고가 요구되고 있다. 그 한 사례가 학생들의 교육평가 폐지 내지 감축이다. 이번에 취임한 교육감들이 소속된 많은 시‧도교육청에서 당장 이번 학기부터 초등학교의 중간평가, 기말고사, 학업성취도평가 등 일제식(一齊式) 지필고사를 전면 폐지하고, 수행·서술형평가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나아가 연차적으로 중학교 1학년까지 중간·기말고사 등 일제식 평가를 폐지하겠다고 교육청도 있다. 주지하다시피 교육평가는 교육목표-교육내용-교육방법-교육평가 등 일련의 순환적 시스템과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지는 교육과정의 한 영역, 꼭지이다. 교육평가에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기본적 철칙이 여기에 담겨 있는 것이다. 교육평가 폐지는 교육과정의 부실과 직결되는 사안인 것이다. 학교는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특히 현대 교육과정에서는 단위 학교에서 설계·실행(편성․운영)되는 학교교육과정이 학교교육의 주류이고 골격이다. 따라서 학교교육과정은 교육목표, 교육내용, 교육방법, 교육평가를 거쳐 다시 교육목표로 순화되는 환류(feedback) 과정을 거쳐야만 정상적인 체제이다. 이 네 과정 중에 교육평가가 제외되고 나머지 세 과정으로 이어지는 교육과정의 모습은 정상적인 체제 내지 체계는 아닌 것이다. 물론 초등학생 시절부터 과중한 평가(시험) 부담에서 해방시켜서 건전한 심리적, 신체적 발달을 도모한다는 측면은 일변 동의를 한다. 하지만, 그러한 지엽적 문제가 교육이라는 거대한 본질을 좌우해서는 안 된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교육은 현재의 삶을 바로 세우는 활동이자 미래의 삶을 준비하는 활동이다. 따라서 휴식과 놀이와는 다른 활동이다. 더러는 학생들의 고뇌와 집중력이 필요한 활동이고, 인내와 노력이 가중되는 활동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인생관과 철학의 기반을 다지며, 인생의 참 의미와 진솔한 삶을 재음미하는 것이다. 분명히 교육평가가 없는 교육이 훌륭한 교육이 아니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가르칠 것은 반듯이 가르치고, 배울 것은 오롯이 배워야 하며, 그 과정에서 목표 달성도와 성취도를 중심으로 한 교육평가를 시행해야 하는 것이다. 교육평가의 존폐에 대해서는 학생, 학부모들의 여론과 설문 조사 등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교육에서 평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본질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교육평가가 없는 교육과정은 겉으로는 미끈한데, 남는 것이 전혀 없는 공허한 교육으로 전락할 우려가 없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학력 저하, 학력의 하향평준화는 명약관화한 것이다. 교육평가가 없다면 학력신장은 고사하고 학력저하가 우려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섣부른 정책으로 기초·기본교육과 학력의 약화는 공교육의 학생 학력 저하를 유발할 우려가 큰 것이다. 객관적인 학력 파악도 문제가 된다. 각급 학교 학생들은 단위 학년에서 도달해야 할 학력수준과 목표가 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교수·학습을 전개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20세기초 존 듀이(J.Dewey)를 중심으로 한 진보주의, 실용주의 교육 사조가 풍미하여 ‘생활이 교육이고 경험이 곧 교육이다. 노는 것이 참 교육이다.’라고 하여 1957년 소위 스푸트니크(Sputnik) 사건이 발생하여 민주주의 교육이 큰 위기에 봉착한 것은 잊어서는 안 된다. 그 뒤에 학문중심교육의 사조가 등장한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큰 것이다. 기초 기본이 바로 서지 않은 교육은 한낱 사상누각(사상누각)에 불과한 것이다. 최근 ‘교육의 제자리 찾기, 기초 기본 교육으로 돌아가기’를 강조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이다. 특히 학생들의 창의력 등 고급사고력(high level thinking)은 기초기본지식을 튼튼히 한 가운데 형성되는 것이다.물론 그동안 교육평가의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교육평가가 수많은 역기능에도 불구하고 동서고금을 통틀어 꿋꿋하게 이어져 오는 것은 이를 대체할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평가, 특히 일제식 평가가 갖는 역기능을 줄이고, 발달적 평가관(評價觀)에 터한 순기능을 근대화할 수 있는 교육평가 방법을 모색해 봐야지 역기능이 있다고 아예 폐지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빈대 잡는다고 초가 삼간을 태울 수는 없는 것이다. 교육평가는 부정적 면과 긍정적 면을 함께 보아야 하는 것이다. 분명히 교육평가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동안 그 시행 방법과 결과 활용 측면이 바람직하지 못했다는 점을 우리 모두는 자성해야 할 것이다. 교육평가 폐지 내지 감축에 즈음하여 또 하나 지적해야 할 점은 이에 대한 여론 수렴 등 공론화 과정이 생략됐다는 아쉬움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인 것처럼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새로 취임한 교육감들도 조급함에서 벗어나 넓고 장기적인 입장에서 교육평가의 개선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 그 과정에서 다른 나라, 다른 시‧도 지역 등의 변화, 개선 등도 참고하여 보다 많은 교육공동체, 국민들이 공감하는 교육정책을 수립, 추진했으면 한다. 중간평가, 기말평가 등을 일제평가, 일제고사라는 부정적 이미지만 들춰내 공론화 과정도 없이 폐지시키는 것은 학생들의 정확한 학력수준 파악과 보정교육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이는 또 교육부의 교육과정 고시인 성취 기준과 성취 수준과도 상치되는 교육행정이다. 특히 학생들의 교육평가 존폐 여부는 궁극적으로 교육구성원의 충분한 논의가 전제돼야 할 중요한 사안으로 교육감이 단독으로 결정할 일도 아니다. 학생, 학부모, 교원의 충분한 여론수렴 등 공론화 과정의 부족, 정책변경에 따른 혼란과 부작용으로 인해 폐해는 고스란히 학교현장의 몫이고 결국은 학생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밀어부치기 교육정책의 폐해 역시 학생들에게 귀착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환언하면, 교육평가를 폐지하고 안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그 평가를 얼마나 바람직한 방법, 방향으로 올곧게하는 방향이 중요한 것이다. 교육에서 막연한 대안 제시 내지 대안도 없이 마구 폐지, 감축하는 교육 정책이야말로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결국 일부 시․도 교육청의 일제식 교육평가 폐지는 우리 학교 현장의 여건을 고려하여 재고돼야 한다. ‘일제식’이라는 공동 평가가 좋지 않다면 얼마든지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좀 더 시간을 갖고 공청회 등 여론을 수렴하여 현실에 적합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교육정책은 ‘빨리빨리보다 차근차근으로’ 나아가야 한다.
“순전 선생님 덕분이예요. 정말 감사합니다!” 전라북도인재육성재단의 ‘미래인재상’ 수상자 발표가 있던 날 이제 대학생이 된 제자가 전화에서 한 말이다. 문화⦁예술분야 ‘미래인재상’ 수상자가 된 제자의 그 말은 그냥 인사치레가 아니다. 필자가 ‘미래인재상’이 있는 줄 전혀 모른 제자에게 안내하고 추천해준 결과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추천서에 이렇게 썼다. “변아림은 소녀가장이지만, 꿈과 끼를 살려 지혜와 열정으로 도전하고 성취하는 학생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변아림은 고등학교 시절 도내는 물론 전국대회에서 발군의 글쓰기 실력으로 ‘유명 학생’이 되었습니다. 학교는 물론 고향의 명예를 널리 떨쳐 꿈과 끼를 살려 지혜와 열정으로 도전하고 성취하는 예술분야 인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는, 이를테면 변아림 학생이 세상을 저주하거나 부모를 원망하지 않고, 밝게 살 수 있는 원천이요 원동력인 셈입니다. 변아림 학생의 3년간의 수상 내역을 셈해 보니 시⦁산문 합쳐 모두 31회(교외 23, 교내 8)입니다. 꿈과 끼를 살려 지혜와 열정으로 도전하고 성취하는 글쓰기를 통해 존재감을 확실히 한 학생이 변아림인 것입니다. 나아가 변아림 학생은 글쓰기로 받은 수많은 수상, 시집 ‘고백’ 발간 등으로 대통령상인 ‘대한민국인재상’을 수상했습니다. 이에 군산여상 지도교사로서 변아림 학생을 ‘전북미래인재상’에 추천합니다.” 그렇다. 변아림은 필자가 5년간 근무했던 군산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1학년때부터 3년간 글쓰기를 지도한 제자이다. 3년 내내 지속적으로 지도받은 학생도 없었지 싶은데, 변아림인 달랐다. 온갖 핀잔 등 제법 혹독한 필자의 지도방식을 극복해냈다. 한편 필자가 지도·추천, ‘미래인재상’을 수상한 제자는 소녀가장이다. 본인은 있는지조차 모른 ‘미래인재상’을 적극적으로 나서 추천해준 것은 그래서이기도 하다. 상금 500만 원은 기초수급자 소녀가장 제자에겐 그야말로 엄청난 거금인 것이다. 제자의 ‘미래인재상’ 수상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그 부모가 버린 아이를 지자체가 보살피고 끌어안은 것이라 할 수 있다. 3년 동안 글쓰기 지도교사로서 그 추천이 ‘대한민국인재상’ 수상에 이어 헛되지 않게돼 감회와 기쁨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제자는 3년 동안 수많은 수상외에도 시집을 펴냈다. 변아림이 1학년때부터 3학년까지 쓴 86편의 시와 발문으로 이루어진 여고생 시집 ‘고백’은 신문과 방송소개 등 나름 장안의 화제였다. 일례로 정홍원 국무총리가 개인적으로 100권을 구입, 지인들에게 선물했을 정도였으니까! 필자가 지도교사로서 여고생 시집을 기획, 출판한 것은 말할 나위 없이 그만한 까닭이 있어서다. 우선 특성화고(옛 실업계고) 학생으로서 싫어도 맛보게 되는 기본적 열패감을 분쇄하거나 만회시켜주기 위해서였다. 특목고나 일반고 학생 누구도 감히 할 수 없는 ‘여고생 시집’을 펴냄으로써 자부심과 성취감을 심어주려 한 것이다. 여고생 시집을 기획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있다. 취업이 대세인 여상에서 대학의 문예창작과로 진로를 정한 학생의 결단과 용기 때문이다. 사실 발군의 글 솜씨를 지닌 여상 제자들은 가정형편상 졸업과 동시 거의 취업전선으로 내몰리다시피 했다. 그럴망정 변아림은 어엿한 대학생으로서 ‘미래인재상’ 수상자가 되었다. 필자의 지도가 거기까지임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제 공은 대학으로 넘어갔다. 신춘문예 당선이나 유력잡지 추천 등 본인의 노력이 배가되어야겠지만, 그에 걸맞는 대학 교수들의 가열찬 지도 편달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도교사로서 국가(대한민국인재상)나 지자체(미래인재상)에 고마운 마음 전하고 싶다. 그런 수상은 소녀가장 제자가 앞으로 살아나갈 인생에서 긍정적 세계관을 더욱 심화시켜주고, 남에게 자기것을 베풀 줄 아는 봉사정신 함양 등 큰 힘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야영은 자연친화적인 체험학습의 대표적인 예다. 학교 운동장에서 하든, 멀리 떨어진 야영장을 하든지 집을 떠나 밖에서 생활하는 야영은 학생들의 심신 단련과 정신 수련에 큰 효과가 있다. 팍팍한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을 가까이 하며 공동체 의식과 단체 생활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다. 교사는 사전 계획을 잘 세우고 활동 내내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 학생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만큼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잘 마치고 나면 많은 보람을 느낄 수 있다. 학생들이 게임중독과 각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바른 인성을 함양하고 지덕체를 겸비한 인재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교사가 완벽히 준비를 한 후 체험 위주로 안전교육을 충분히 한다. 학생들이 야영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 뒤 학생 스스로 자율적으로 활동하도록 도와준다. 야영을 가기 전 학생 스스로 계획을 철저히 세우도록 이끈다. 야영장에서 필요한 물건이 무엇이며,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충분히 의논하게 한다. 야영장에서 어떤 활동을 하면서 몸과 마음을 푹 쉬고 극기심을 기를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야영장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가면 되는지, 볼만한 것은 무엇인지, 위험한 것은 없는지 등 꼼꼼하게 체크하는 것이 좋은 교육이며 수준 높은 창의적 체험활동이다. 어떤 곳에 텐트를 칠 것인지 잘 생각해서 안전한 곳에 우천 시 문제 없도록 튼튼히 치도록 한다. 모두가 같이 협력해서 자신이 머물 곳을 마련하는 가운데 협동심과 배려심을 기를 수 있도록 지도한다. 야영장이 산에 있다면 해충이나 뱀에게 물릴 위험이 있으니 길을 걸을 때 주의해야 한다. 텐트 주변에 해충이나 뱀이 싫어하는 연기를 피우거나 백반 가루 등을 뿌리는 것이 좋다. 야영장 근처에 계곡이 있어 물놀이를 할 경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철저히 지도한다. 야영장에 와서 함께 텐트를 치고 밥을 해먹으면서 학생 상호 간에 많은 정을 쌓도록 분위기를 만든다. 소풍 때마다 먹었던 김밥이 아닌 삼겹살을 야외에 나와 구워 먹는 맛은 분명 색다를 것이다. 밥을 먹고 난 후 설거지를 같이 하면서 집단생활의 질서와 자율성을 익힐 수 있다. 밥알 하나 반찬 하나라도 가급적 버리지 않도록 깨끗하게 먹은 뒤에 설거지 하도록 이끌어야 몸으로 실천하는 환경교육이 된다. 밥을 먹고 난 후 맑고 상쾌한 숲길을 함께 걸으면서 정겹게 호흡하며 마음속의 묵은 때도 씻어버릴 수 있다. 야영장 주변의 식물을 이용해서 재미있는 물건을 만들거나 즐거운 놀이를 한다면 순수한 동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수련 시설이 있는 곳에서 모험심과 인내심, 극기심을 기르는 활동을 할 수도 있다. 밤하늘의 수많은 별을 같이 보면서 잊혀져가던 정서와 메마른 감성을 되살려보는 것도 참으로 의미 있다. 야영 전후 자기가 머물렀던 곳을 원상태로 되돌리고 주변을 깨끗이 하는 가운데 환경 보전의식을 다질 수 있도록 끝까지 지도한다. 학생들이 갈만한 야영장으로는 서울대공원 캠핑장, 인천광역시 학생종합수련원 국화리 학생야영장, 지리산 국립공원 야영장, 태안해안 학암포 야영장(충남 태안), 우산야영장(경기 광주), 소백산 남천야영장, 공작산계곡 오토캠핑야영장(강원 홍천), 덕유산 덕유대 자동차야영장 등이 있다. 전국의 국립공원 내 15개 야영장에서는 개별 입지특성을 고려해 차별화된 체험요소를 갖춘 야영장을 운영하고 있다. 인기 있는 야영장의 경우 사전에 인터넷 예약을 해야만 이용이 가능하다. 각 지방자치단체나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야영장이 근처에 있다면 보다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태안 매화둠벙마을처럼 농촌 체험형 야영을 할 수도 있다. 그린웨이가족캠핑장(서울 강동구 길동)처럼 허브천문공원과 길동생태공원이 가까이 있어 각종 체험프로그램을 할 수도 있다. 야영장 주변에 교육적으로 유익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잘 알아보도록 한다. 시원한 나무 그늘이나 숲, 잔디밭, 바비큐그릴, 야외테이블, 전원 공급시설, 화장실, 샤워장, 집중 호우 등 갑작스런 재난상황 발생 시 비상 대피시설 등 각종 시설이 잘 마련돼 있는지 알아본다. 강당이 있는 야영장이라면 비가 올 경우에도 실내에서 다양한 협동 게임을 할 수가 있다. 어느 야영장이든지 학생들이 안전하게 야영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지 체크리스트를 정해 꼼꼼히 확인한 후 이용하도록 한다.
1일부터 경기지역 초ㆍ중ㆍ고 학생들의 9시 등교가 일제히 시작됐다. 그간 찬반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진보교육감의 밀어붙이기식 교육정책이 시행된 것이다. 대학입시를 앞둔 학부모들과 맞벌이 부모들은 반발하고 있지만 경기교육감은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있다. 교육감이 “내가 만난 학생들은 100% 찬성했다”고 한 말과는 달리, 정작 교육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연일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반대 의견이 도배하다시피 올라오고 있다. 왜 교육감은 이를 무시하고 있단 말인가. 교육은 하나가 아니라 전체를 봐야 한다. 단지 의정부여중의 몇 명 학생들의 생각이 경기도 모든 학생들의 의견일순 없다. 교육감이 한 학교 학생 생각만 옳다고 여겨 도내 전체 학생들에게 획일적으로 적용하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며 너무 정치적이다. 또한 교육은 모든 국민의 중요한 관심사이므로 반드시 사회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큰 무리가 없다. 특히 경기도는 대도시부터 농산어촌을 포함한 넓은 지역이고 초·중·고 학교마다 그들의 특성도 다양하다. 이러한 요인들을 무시하고 모든 학교를 획일적으로 몰아가는 것은 전 근대적인 사고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인데 보다 신중하게 설계해야 하고 교육의 주체인 교사와 학부모의 다양한 의견도 수렴해야 좋은 성과를 끌어낼 수 있다. 교육감의 단순한 생각만으로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학교구성원이 동의하고 이에 학교가 철저한 준비와 대처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진정한 교육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9시 등교’는 너무 성급하게 학교를 여론몰이와 함께 압박해 학교 갈등을 조장할 뿐 아니라 사회적 혼란까지 부추기게 돼 전혀 교육적이지 못한 정책이 됐다. 더구나 등교 시간을 정하는 문제는 교장의 권한이다. 학생들의 생체리듬을 옆에서 관찰하는 현장의 의견은 수렴하며 충분한 시간을 두고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맡겨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는 초·중등 교육경험이 없는 직선교육감이 보여준 실체이고 폐해다. 교육감이 일방적으로 ‘9시 등교 지침’을 시달하는 것은 엄연한 학교장의 자율권 침해이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위반이다. 이번 ‘9시 등교’ 매우 즉흥적 졸속 행정이며, 특정단체를 옹호하는 의혹까지 낳는 적폐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방교육행정이 해당 지역의 유·초·중등 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지방교육자치제도’를 근간으로 운영된다. 이 제도는 효과의 장기성, 측정의 곤란성, 재정투입의 비 긴급성 등 교육의 속성이 특별하기 때문에 지방교육행정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부터의 분리독립을 보장받아야 교육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인식에 기초한 것이다. 헌법 제31조 4항이 지향하는 교육의 자주성, 정치적 중립성, 전문성을 확고히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헌법 제31조 4항과 배치 그래서 지방 수준에서 시·도지사, 지방의회와 별도로 교육감과 교육위원회가 교육에 관한 사무를 주체적으로 관장하도록 하는 것이며 대부분의 선진국이 비슷한 제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근래 일반행정 옹호 측이 교육감, 교육의원 선출을 둘러싼 문제 발생을 기화로 삼아 행정효율성 문제를 제기하며 교육자치와 일반자치의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급기야 2006년 양자를 완전 통합하려는 정치적 시도에 따라 심의·의결기관인 교육위원회는 지방의회로 흡수·통합됐다. 집행기관인 교육감 제도만 유지돼 두 번째 직선 교육감 시대를 맞고 있다. 교육계로서는 지방교육자치제도 본래 취지가 훼손된 기형적 제도가 된 데 대해 뼈아픈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최근 일반행정 통합론 측이 지방자치발전위원회의 ‘교육자치와 지방자치 연계?통합방안’이라는 형식을 빌려 교육감마저 일반행정에 통합시키려는 의도를 나타내고 있다. 교육계를 배제한 절차상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하위 법에 근거해 상위법인 헌법 31조 4항의 내용과 취지를 거스르고 있는 것이다. 이 통합안의 논리 중 교육감 직선 관련 쟁점들은 선거제도 자체의 문제이지 일반행정과 통합되지 않아 생긴 것이 아니다. 교육감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양 단체가 통합해야 할 근거가 아닌데도 원인과 결과의 경로를 잘못 연계하고 있다. 만약 교육감이 정당 배경을 가진 일반지방자치단체장의 임명을 받게 된다면 교육의 자주성, 정치적 중립성이 지금보다 더욱 훼손될 것은 자명하다. 또 재정 운용에서의 효율성·합리성 주장은 어차피 국민의 세금에서 일정 부분을 지방교육에 사용하는 것이고 통합된다고 해서 재정 규모 자체가 더 많아지거나 운영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역시 타당성을 찾기 어렵다. 효율성 문제는 양자 간 협력의지가 있다면 기술적 수준에서 얼마든지 합리적 개선이 가능한 사안이다. 교육본질, 특수성 염두에 둬야 또 행·재정적 측면에서 보자면 양자 통합을 통해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에 비해 부정적 손실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첫째, 현재 지방교육행정이 관할하고 있는 공·사립 교원의 규모가 방대하기 때문에 통합될 경우 인사행정 운용의 합리성과 효율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둘째, 지방교육행정은 유·초·중등 단위학교의 최 근접 거리에 있으므로 정책 결정에서 집행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교육에 대한 전문성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셋째, 지방교육 전반, 특히 교육정책의 최종 의사결정자가 교육 자체의 특수성에 대해 지식과 경험에 기초한 체화된 인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면 올바른 결정과 집행을 할 수 없고 이는 백년지대계로서의 교육의 미래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넷째, 교육행정이 일반행정과 분리돼 있지 못하면 효율성 추구, 단기적 목표 달성, 가시성 추구 등에 밀려 장기적 효과를 기대하고 운영되어야 할 교육의 본질 추구에 지장이 있게 된다. 한마디로 지방교육자치가 지방정부 일반행정으로부터 분리·독립돼 운영돼야 교육의 특수성에 적합한 교육행정을 기대할 수 있고 나아가 본연의 교육 목적을 더 잘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20년 전 잇단 재단비리로 망가진 학교 생존 고민하다 실험 프로그램 떠올려 최근 각종 과학,로봇 수상대회 휩쓸고 명문대 입학률도 순위권 진입 등 재기 20년 전 충격적인 재단비리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립고교가 있었다. 재단 측이 학생들에게 받은 각종 찬조금과 보충수업비를 빼돌려 자신의 주머니 채우기에 급급했는데 교사들의 양심선언으로 이 사실이 밝혀진 뒤 거의 한달 간 매스컴을 뜨겁게 달궜다. 이른 바 ‘단군 이래 최대 사학비리’와 ‘상문고 사태’ 등 제목으로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이 사건은 관선이사 파견으로 정상화되는 듯 했으나, 2000년대 초 재단 측 인사들이 민선이사로 복귀하면서 문제가 다시 불거져 상당수 학생들의 등교거부, 대거 전학 및 편입학 사태로 이어졌다. 당시 1학년의 경우 20개 교실 중 5개를 채우기 힘들 정도로 학교는 망신창이가 됐다. 그렇게 바닥으로 떨어진 학교는 다시 일어서기 힘들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10여년이 흐른 지금 다시 명문 일반고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서울대 최종합격자 배출 학교에서 전국 일반고 중 6위에 오른 것. 최근 각종 과학 로봇 경진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기적 같은 ‘상문고 부활’에는 어떻게든 학교를 살려보고자 노력했던 교사들의 열정이 숨어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남준희(60) 과학교사가 우뚝 서있다. 물리교사인 그는 학교에 닥친 위기를 타개하고자 학생들을 상대로 ‘과학 아카데미’를 구축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10개년 계획을 세웠다. 그 때가 2004학년도였다. 하지만 학교 존폐문제 자체를 걱정해야 할 만큼 위기가 심각했던 터라 이 계획은 많은 반대에 부딪혔다. 남 교사는 “일부 교사들은 이 기회에 학교가 문을 닫으면 공립학교로 넘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어떤 교사들은 학교가 3류가 돼야 자기들이 편하니 그냥 있으라고 했다”고 떠올렸다. 그렇지만 학생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여긴 일에 대해 뜻을 굽히지 않았고 젊은 교사들을 설득하고 독려해 계획을 진행키로 했다. 뜻을 같이 한 교사들과 서울 시내 학교와, 대학들을 일일이 다니며 강사섭외와 시설 확보에 힘을 쏟았다. 그런 노력 끝에 4년 뒤인 2008년 토요일 방과후학습으로 과학아카데미를 열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2학년생 30명씩 선발해 오전 4시간 동안 과학 실험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교사들은 실험 후 학생들이 보고서를 작성하면 지도를 해주는 식이다. 이런 결과물을 통해 학생 개별적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주고, 담임교사들은 학생부 방과후학교 활동과 교과 특기사항란 등에 도 이를 반영한다. 방학 때는 과학테마캠프를 떠나고 대학탐방도 한다. 특히 대학탐방 때는 캠퍼스 투어만 하는 타 학교와 달리 교수와 직접 만나 실험과 간단한 토론도 곁들인다. 이는 아카데미를 통해 학생 수준이 높아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남 교사는 “교수들은 우리 학교 학생들을 만나면 나이답지 않은 전문지식에 깜짝 놀라곤 한다”며 “학생들은 이런 자신감을 갖고 대입 면접 때 임하니 타 학교 학생들과 차별화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과학아카데미가 자리를 잡자 ‘인문학아카데미’, ‘영어 디베이트(토론)’, 로봇창작·휴머노이드로봇반도 생겨나 학생·학부모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향후 영상반도 만들 계획이다. 이런 성공비결이 전해지면서 외부 컨설팅도 늘어나, 현재까지 65개 학교에 자료를 건네줬다. 이 학교들 중에는 일반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사고, 특성화고 등도 있다. 한 마디로 일반고의 반란을 이룬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 5월 스승의 날에는 ‘신일스승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나를 보고 설득을 잘 하고 일 추진력이 있다고 해서 사업을 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내가 사욕을 위해 일 했다면 이 만큼 키우지 못했을 것”이라며 “오로지 학생을 위해 도움이 될 일을 찾고 집중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정년이 2년 정도 남은 지금도 그는 멈추지 않는다. 요즘 중·장년기 계획 세우기에 여념이 없다. 남 교사는 “이제 학교에 복합교육연구센터와 천문대 세우는 걸 마지막 목표로 정했다. 첫삽이라도 뜨는 걸 보고 떠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비용 문제가 크다”면서 “교편을 놓게 되는 그날까지 기여할 일을 끝까지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2014학년도 프로젝트 경연대회’가 경기 보평중에서 열렸다. 경기도 프로젝트학습 교육연구회가 주최·주관하고 경기도교육청과 한국교총이 후원하는 이번 대회는 전국 초·중·고등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주제는 ‘청소년 문화’였다. 프로젝트 수행 계획서 심사를 통해 선발된 10개 팀(학생 3~5명과 교사 1명으로 구성)이 최종 본선에 올랐고, 한 달간의 탐구 과정을 거쳐 결과물을 발표했다. 프로젝트 학습은 특정 주제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거쳐 결과를 이끌어내는 학습법이다. 학생이 직접 주제를 정해 활동 계획을 세우고 연구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력과 사고력, 문제해결능력 등을 기를 수 있다. 프로젝트 경연대회는 프로젝트 학습 결과를 전시·발표하고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열렸다. 올해 대회에선 경기 보정고의 ‘시라노 연애 방해단(이하 시라노)’ 팀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1학년 강다영·조준혁·조혜림·정민주로 구성된 시라노는 ‘꼴불견들-연애를 하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는 제목으로 청소년의 건전한 이성교제에 대해 연구했다. 청소년 이성교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와 문제점을 살펴보고 건전한 교제 문화 형성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시라노의 발표였다. 청소년에게 인기 있는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패러디, 한 편의 연극처럼 꾸며 호응을 이끌었다. 강다영 양은 “처음에는 잘 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다양한 아이디어를 떠올려 뼈대를 만들고 살을 붙여나가는 과정이 무척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수상 명단에는 경기 성남초 A.O.S의 ‘바람직한 청소년 여가 활동’, 경기 연세중 쁘띠첼의 ‘청소년들의 멋 문화’, 인천 초은고의 ‘아이돌 문화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 경기 보정고 여탕에 온 그대의 ‘과거 청소년 문화의 배울 점’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편, 지난 2003년 발족한 경기도 프로젝트학습 교육연구회는 주입식 암기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이 주도하는 수업을 지향한다. 수업 연구와 토론, 실습뿐 아니라 교사 연수, 세미나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프로젝트 학습법 확산에 힘쓰고 있다. 프로젝트 경연대회도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열고 있다. 조석주(경기 광명정보산업고 교사) 회장은 “앞으로도 프로젝트 학습법의 보급, 확대를 위해 각종 행사나 경연대회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양쑥부쟁이, 미선나무, 삼백초…. 이들 식물의 공통점은 ‘멸종 위기종’이란 점이다. 특히 미선나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식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흔히 보기 어려운 미선나무를 비롯해 각종 희귀식물을 학교 화단에서 기르는 곳이 있다. 경기 부천중원초가 그 주인공. 부천중원초에 멸종위기 자생식물 화단이 생긴 건 지난해 6월이다. 환경부와 한택식물원이 진행한 ‘2013년 멸종위기 자생식물 가꾸기 운동’에 공모해 선정된 게 계기였다. 류재순 교장은 “자생식물 38종 1200여 포기를 한택식물원에서 제공받아 생태 체험의 장(場)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학교는 아파트 밀집 지역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자연을 경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요. 또 학부모 대다수가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체험 활동 기회를 갖기도 어렵습니다. 이 모든 아쉬움을 멸종위기 자생식물 화단이 해소해줬습니다.” 화단 꾸미기에는 학교 구성원 전체가 팔을 걷어붙였다. 학생, 교사, 학부모 할 것 없이 너도나도 식물을 심고 가꾸는 데 힘을 보탰다. 환경 동아리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5학년을, 올해는 4학년을 대상으로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동아리 소속 학생들은 각자 식물 한 종을 정해 한살이를 관찰한다. 일주일에 한두 번, 식물일지도 작성한다. 청진기로 나뭇잎 소리 듣기, 나뭇잎 손수건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도 곁들이고 있다. 4학년 김미준 군은 “우리 학교 화단에서 이렇게 희귀한 식물을 기르게 돼 행복하다”면서 “얼마나 자랐는지 궁금해 시간만 나면 화단에 간다”고 말했다. 희귀식물 기르기는 아이들을 변화시켰다. 쓰레기가 버려진 것을 보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주웠고 쉬는 시간마다 잡초를 뽑겠다는 아이들로 화단은 늘 북적였다. 김은정 교사는 “희귀식물 덕분에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된 느낌”이라고 귀띔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식물에게 리코더 연주를 들려주던 학생입니다.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식물에게 음악을 들려주면 잘 자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더군요. 아이의 예쁜 마음이 기특해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이게 바로 제대로 된 인성교육이 아닐까요?” 부천중원초는 오는 9월 넷째 주(22~26일)에는 ‘멸종 위기 식물 친해지기 주간’을 운영한다. 학년별로 식물을 주제로 목걸이 만들기, 동시·편지 쓰기, 세밀화 그리기 등의 활동을 한다. 류재순 교장은 “앞으로도 희귀식물을 활용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31 공과 짚고 인성교육 중심으로 재정립 상위법 상충되는 정책, 교육법 따라 해결해야 양성·임용체제 개편…교원을 최고의 전문가로 황우여 장관 답변 ◇인성교육 강화=지금까지의 교육은 경쟁중심이었으나 요즘 같은 변화의 시대에는 그 중심에 인성교육이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이 모여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교총과도 이 부분에 대해 함께 연구하고 토론하겠다. 발달단계별 특성을 고려한 인성교육이 필요하다는 말에 동의한다. 기본적으로 초등학교 때는 생명에 대한 소중함, 생명을 지키는 안전에 대한 내용을 교육받았으면 한다. 다시 말해 적어도 우리나라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생명에 대한 교육은 확실히 받았다는 인식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학교는 예민하면서도 인간과 자연에 대해 눈을 뜨는 때다. 이 시기에는 교사가 어떻게 가르치느냐에 따라 무한한 가능성을 펼칠 수 있으므로 자긍심을 갖고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길 바란다. 고등학교부터는 진로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하는데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함께 교육해야 하며 대학시절에는 희생과 봉사정신 함양에 집중했으면 한다. 경쟁, 경제, 자유를 중시한 5.31 교육개혁의 공과를 점검하면서 인성교육을 가운데 두고 실현할 수 있도록 재정립 할 것이다. ◇교육 법치주의 확립=교실은 이념의 갈등이나 분열을 심는 장소가 아니라 순수한 상태의 교육 현장이어야 한다. 교실은 선생님과 학생이 눈을 마주치며 미래를 그려가는 신성한 곳이다. 그럼에도 요즘 교육 현장은 한번 갈등이 생기면 교장의 중재나 동네 어른의 훈계와 같은 방식으로는 해결이 쉽지 않은 경향이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헌법 가치를 따라야 하듯 우리 교실도 헌법 가치를 중심으로 질서와 평화가 유지돼야 한다. 이와 관련, 행․재정 수단을 동원해 반강제적으로 시행하는 정책은 펴지 말아야 한다. 그 여파는 결국 교사의 자긍심을 상실시키고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이 받게 된다. 상위법과 상충되는 각종 정책들도 교육법에 따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 생각이다. 교육 법치주의가 확립되려면 먼저 교육 주체들의 자긍심부터 찾아줘야 한다. 그래야만 교육감, 교장, 교사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면서 학교행정을 할 수 있다. 헌법 중심의 풍토를 교육계에 정착시켜 세상에 눈을 뜨는 학생들에게 철저하게 법을 지키고 헌법가치를 존중하는 기성세대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교원양성·임용·연수 개편=IMF 당시 우리나라는 권고와 달리 오히려 교육투자를 늘렸다. 그래서인지 세계적으로 IMF를 가장 빨리 극복한 나라 중 하나가 됐다. 어려울수록 교육에 대한 투자는 과감하고 단호하게 해야 한다. 교원양성에 모든 국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식위주로 교사를 양성하는 현 체제에 대한 문제인식에 공감한다. 지식은 조금 뒤쳐져도 열정과 사랑의 마음, 물불 안 가리는 희생으로 학생을 키우는 담대한 교사들이 필요한 시대다. 단지 임용고사에서 몇 점 더 받는다고 훌륭한 교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한번 본 시험 점수만을 가지고서는 제대로 된 교사를 뽑기 어렵다. 4년 과정 전체를 지켜보면서 학생을 키우듯 교사도 키워야 한다. 교원양성과정에서부터 교사로서의 인성이 자연스럽게 배양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재구조화에 관심 갖겠다. 또 우수교사들을 교수요원으로 보내는 것은 현행법상으로는 방법이 없지만 입법 등 다른 방법은 없는지 심도 있게 검토 하고 답변하겠다. 교원양성기관에 대한 행․재정투자 강화에 대해 동의하는 바, 전문가들과 토론을 통해 중지를 모을 것이다. 검찰청에 가면 애국검사의 표상인 이준 열사 동상이 있다. 교육부에도 국민들이 뽑은 스승상으로 동상을 세울 생각이다. 교사들에 대한 예우를 출발점으로 삼아야 교육이 바로 선다. 고등교육, 규제에서 지원 중심으로 전환 교원 현장연구 인정․지원 방안 마련하겠다 평교사가 장학관으로 승진, 대책 논의 중 ◇지원 중심 고등교육 정책 전환=대학행정이 규제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많은 대학들이 전전긍긍 하고 있다. 이제 고등교육 정책은 대학 스스로 노력하는 부분에 대해 격려하고 거들어주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국립대 성과급적연봉제는 좋은 취지로 시작된 것이나 족쇄가 된다면 과감하게 고쳐서 제대로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남수 전 장관의 뜻을 이어받아 정리하겠다. 또 사이버대학, 폴리텍대학 등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 등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는데 관련된 업무가 고용노동부, 산업부 등으로 흩어져 있어 밀접한 연관이 힘든 부분도 있다. 전체를 모아 고등교육의 기본 틀을 다시 짜는 것도 검토하겠다. 고등교육에 대한 부분은 정식으로 논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의견을 수렴해 그림을 그려보려 한다. ◇교원 현장연구 활성화=교실 현장은 교사 이외에는 들어갈 수 없는 성역에 준하기 때문에 연구 활동은 매우 중요하다. 교사들이 현장에 대해 연구하고, 현장을 하나의 실험실과 같이 생각하며 교수법 등을 다양하게 실험하고 성공사례를 만들어낸다면 교육역사에 큰 획을 그을 것이다. 물론 성공하려면 벤처사업에 성공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100 중 99.9가 실패하고 0.1이 성공하더라도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기에 연구 활동을 장려하는 정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연구 결과 및 평가를 성패에만 둔다면 교사들이 연구에 첫발을 디디기가 힘들 것이다. 논의를 통해 연구과정에 대해 비용 등을 충분히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연구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고 격려하는 분위기 마련에 힘쓰겠다. 교사들 스스로가 ‘생활지도는 이렇게 하면 효과적’이라며 자신들의 연구를 동료들과 공유하고 널리 퍼뜨리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다. 교사들이 연구에 보다 활발하게 매진할 수 있도록 심도 있는 검토와 대안마련에 힘써 현장과의 갭을 줄이도록 하겠다. ◇코드 人事 개선=일부 시‧도에서 평교사가 장학관으로 두 단계 이상 승진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가 단행돼 많은 교원들이 놀랐을 것이다. 인사에 대한 관행이 있어왔기에 이러한 문제에 대해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안다. 평교사를 장학관이나 연구관으로 전직, 특별 채용하는 것에 대한 교육계 전반의 여론을 꾸준히 듣고 있고, 제기되는 문제 또한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현재 대책 마련을 논의하고 있다. 현장 전문가 및 교원들과 무릎을 맞대고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니 생각이 잘 정리된 것 같다. 그동안 축적된 현장의 의견을 듣고 소통하면서 교육부가 다른데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전체가 교육부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국민을 향해 나아가는 교총과 교육부가 됐으면 한다.
한국행동과학연구소와 교류협정 한국교총은 4일 한국행동과학연구소(소장 이종승)와 업무협약을 맺고 교육문제의 진단과 학교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학술‧연구분야에서 상호 교류‧협력하기로 했다. 교총 회장실에서 진행된 이날 협정식에는 안양옥 교총 회장, 이종승 한국행동과학연구소장 및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 협약서에는 △공동연구 및 공동 학술회의 추진 △각종 교육 및 연구, 연수, 평가 프로그램 공동 개발․운영 △연구․개발 자료 및 데이터베이스 공유 등의 내용이 담겼다. 영화 ‘명량’ 무료관람 이벤트 경기교총(회장 장병문)은 회원과 동반가족 1인을 대상으로 영화 ‘명량’ 무료관람 이벤트를 실시했다. 지난달 26일(북수원CGV)을 시작으로 8월 28일(의정부CGV), 2일(안산롯데시네마), 3일(송탄롯데시네마), 4일(김포풍무CGV)에 걸쳐 총 867명이 영화를 관람했다. 장병문 회장은 “회원들이 가족과 함께 즐거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이와 같은 사업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자료전제주대회’ 시상 등 제주교총(회장 홍남호)은 지난달 27일 ‘2014 한국교총장학회 장학증서 전달식’과 ‘제45회 전국교육자료전 제주대회’ 시상식을 가졌다. 장학증서 전달식에서는 홍재민(연세대2) 군과 강경표(서울시립대4) 군이 각각 장학증서를 전달받았다. 전국교육자료전 시상식에서는 ‘스토리 텔링으로 풀어보는 신들의 고향, 제주특별자치도’를 주제로 공동 출품한 김수환 보성초 교사, 부경준, 김기영, 양세영 한라초 교사가 1등급을 받았다.
교육부는 2일 한국교육개발원과 공동으로 2014 인성교육 우수학교 30개교, 우수 교사동아리 11개팀, 지역단위 인성교육 네트워크 17개 교육지원청을 선정․발표했다. 선정된 기관 및 단체에는 학교-가정-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실천중심 인성교육 역량이 더욱 제고될 수 있도록 향후 1년간 예산지원과 인성교육 전문가 컨설팅 등 행․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된다. 우수학교 30개교(초 15, 중 10, 고 5)에는 교당 2000만 원씩 지원하고 인성교육 모델학교로 육성할 계획이다. 현장 중심의 인성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우수 교사동아리 11개 팀에는 각 500만원과 인성교육 역량 강화를 위한 각종 연수․연구 활동을 지원한다. 지역의 여건과 특성을 반영해 공공기관․민간단체․기업 등과 협력 체제를 구축한 우수 교육지원청 17곳에는 각 4000만원을 지원, 범사회적 인성교육 실천운동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김예람
읍‧면 학교 못지않은 열악한 근무 환경 가산점 지원 끊겨 교사들 기피하게 돼 ‘불공평’…주민청원으로 동→읍 환원키도 경기도의 한 도농복합지역에 위치한 6학급 소규모학교 A초는 수년 째 극심한 교원 수급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이 학교에 10년 간 전입해온 30여 명의 교사 중, 관내전입교사는 4명뿐이었고 나머지는 전부 관외(18명), 신규교사(11명)였다. 면과 시의 경계에 위치한 이 학교는 사실상 농어촌소규모학교와 다를 바 없이 주변 환경이 열악하다. 논과 산으로 둘러싸인 학교 주변에는 편의점이나 인가를 찾아보기 힘들다. 통학버스가 운영되기는 하지만 버스가 진입하지 못하는 지역에 사는 아이들은 자전거나 도보로 등교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A초가 이런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행정구역상 ‘동’지역에 위치해 있어 교사들에게 승진 가산점이 부여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A초에서 불과 4km 정도 떨어진 C초의 경우 행정구역상 면지역에 위치한 까닭에 승진가산점을 적용받고 있다. 그러나 이 학교 주변은 아파트 단지는 물론 상가나 마트 등 편의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어 오히려 A초보다 좋은 환경이다. A초 B 교장은 “교사 부족으로 업무량이 많고, 교통이 좋지 않은 등 보통의 농어촌 소규모학교가 안고 있는 고충을 똑같이 겪고 있으면서도 교사들이 얻는 혜택이 없어 기피 대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 소재지라는 이유만으로 방과 후 학교 지원금, 승진가산점 등 농어촌 소규모학교들이 당연히 받는 혜택이 전무하다”며 “지역 특성은 감안하지 않고 단순히 행정구역을 기준 삼아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린벨트에 위치한 경기의 D초도 비슷한 상황이다. E교장은 “승진가산점이 없다 보니 전입희망자는 극소수고, 타의에 의해 온 나머지 관외전입, 신규교사들은 최단기간만 근무하고 전출을 희망하기 때문에 교사 이동이 잦다”며 “학교 안정화와 교육활동에 늘 애로사항이 있다”고 털어놨다. 농어촌 승진가산점은 보통 도서벽지 접적지역, 농·어촌 접경 및 공단지역에서 근무한 경력을 인정해 부여하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동소재지 학교들도 가산점 대상에 포함된 적이 있었지만 2009년 2월 28일 대부분 적용기간이 만료돼 현재는 읍이나 면 소재지 학교들만 리스트에 남았다. 가산점 부여 대상 학교는 도교육청 인사위원회가 실사를 통해 일정기간을 지정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부 면이나 읍 소재지 학교도 도시화 된 경우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사례도 있었다. 교육청은 앞으로도 동 소재지에 대한 추가 가산점 지정은 없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으나 예외의 경우도 있다. 동 소재지임에도 주변 환경이 읍‧면 소재지만큼 열악하다고 판단되면 교육감이 ‘접경지역 학교’로 특별 지정해 가산점 부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앞선 소규모 학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 부분이다. 교육청에서 특별지역으로 지정하면 얼마든지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음에도 관심 부족으로 학생과 교사들을 불평등한 교육환경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청 관계자는 “지정 전 실사를 나가 접경지역 해당여부를 평가하고 반영하고 있어 형평성 문제는 없다. 모든 접경지역학교에 가산점을 부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급기야 동에서 읍으로 행정구역을 환원하는 아이러니한 사례까지 나타났다. 경기 F초가 위치한 지역은 최근 주민 6000여 명의 청원으로 ‘동’이었던 행정구역을 다시 ‘읍’단위로 환원했다. 이 지역은 2007년 시청 건립과 함께 동으로 승격됐다. 그러나 교육환경이 악화됨은 물론 세금을 더 내야하는 등 불이익이 발생하자 지역 주민들이 행정구역을 환원해 달라는 서명운동에 나선 것이다. 이 학교 G교사는 “실질적으로는 농촌지역임에도 시청이 들어온다는 이유로 행정구이 면에서 동으로 바뀌어 그동안 받았던 승진가산점이나 농어촌소규모학교 지원이 끊겨 학교가 많은 피해를 봤다”며 “해당 학교의 다양한 사정을 고려한 유연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민 청원은 최근 받아들여져 이 지역은 동에서 읍으로 전환된 최초의 사례가 됐다. 학교는 내년부터 다시 승진가산점이나, 소규모학교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내 각급 학교의 9시 등교가 전면 시행에 들어갔지만 교육현장의 찬반논란과 갈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교총은 9시 등교에 대한 합의 도출을 위해 정부 등에 공청회 개최를 제안하고, 경기도교육청에는 학교별 설문조사 결과 공개를 요구했다. 교총은 경기 지역 학교의 89%가 9시 등교를 시행한다는 경기도교육청의 발표에 대해 1일 보도자료를 내고 “겉으로는 자율을 내세웠지만 인사권을 가진 교육감의 강제화에 따른 결과적 수치일 뿐 다수의 교원과 학생, 학부모의 동의나 자발적 동참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갑작스런 정책 시행으로 벌써 학교현장에서는 대체 프로그램 부족, 등교시간 편차에 따른 생활지도 곤란, 늦은 하교로 인한 학생 고충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학교 구성원의 삶과 교육과정의 변화를 가져오는 현실을 도외시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도내 A고 교장은 “고3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가 많이 흐려졌다. 지도가 어렵다”고 토로했고, B중 교장은 “점심시간이 한 시간이나 늦춰지고 하교 시간도 늦어져 불편을 겪고 있다”며 “밀어붙이기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내 일부 소규모 학원에서는 예상대로 ‘아침반’을 개설해 학생 모집에 나서는 실정이다. 교총은 “수업의 시작과 끝은 학교장이 정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는데도 교육감이 나서 사실상 일률화 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정부 등이 공청회를 통해 등교시간에 대한 국가․사회적 합의 도출과 추진방향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교총은 향후 9시 등교에 따른 폐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관내 초․중․고교의 학생, 학부모 설문결과를 받는 대로 이를 분석해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당국·현장 90분간 허심탄회한 ‘소통’ 황우여 교육부장관이 2일 한국교총 초청 정책간담회에서 “5‧31교육개혁의 큰 틀을 이제는 인성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양옥 교총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인성교육으로의 패러다임 변화 의지를 이 자리에서 다시 듣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에 대한 화답이다. 황 장관은 “경제, 경쟁, 자유 중심이던 5‧31의 공과를 검토하고 그간 상실했던 인성교육을 중심에 두며 재정립하는 일에 교총과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책간담은 인성교육 강화와 교육근본 회복을 위해 학교현장과 교육행정 당국이 허심탄회 소통하고 진정한 협치를 구현하고자 마련됐다. 서울 우면동 교총회관에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교총 회장단과 17개 시도교총 회장‧사무총장, 초‧중등‧대학교수회 및 직능단체 대표, 그리고 교육부 주요 실국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장관 취임 후 첫 교총 방문에서 단순 상견례가 아닌 한 시간 반 가량의 현안 논의가 이어진 부분은 교육부와 교총이 현장 중심, 교원 중심 정책 파트너십을 한층 견고히 한 의미도 크다. 안양옥 회장은 환영사에서 “5‧31 교육개혁의 재조명과 인성교육을 강조한 것에 교육계의 관심이 높다”며 정책간담에 쏠린 현장의 기대를 대변했다. 이어 “과도한 수요자 중심에서 탈피해 교원, 학생이 하나 되는 길을 모색하고 인성교육이 교육의 중심이 되도록 정책을 펴달라”고 당부했다. 또 “9시 등교 문제 등을 법치적으로 해결함으로써 교육 법치주의를 실현하고 규제 중심의 고등교육 정책도 지원 중심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안 회장은 “내년 우리나라 주관으로 인천에서 열리는 세계교육포럼을 계기로 보수, 진보를 아우르는 교육통합과 교육한류의 기폭제가 되도록 힘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본격적인 정책간담에서 교육계 현장 대표들은 △인성교육 패러다임 전환 △교육 법치주의 확립 △교원 양성·임용·연수체제 개편 △지원 중심 고등교육 정책 전환 △교원 전문성 신장 및 사기 진작 과제 추진 등을 건의하며 교육부의 지원, 정책 추진방안을 물었다. 이에 황우여 장관은 “교실은 이념 갈등을 심는 장소가 돼서는 안 되고 순수한 교육으로 학생들의 미래를 위한 장이 돼야 한다”며 “헌법 가치를 중심으로 교실의 질서, 평화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충돌 상황에 대해서도 “교육법에 모든 규정이 있는 만큼 이에 따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교원의 역할을 중시하면서 “현 정부의 창의인재 양성과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은 현장에서 교원이 긍지와 열정으로 임할 때 실현된다”며 “교원이 최고의 교육전문가로 대접받을 수 있게 양성, 연수, 임용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황 장관은 “명예퇴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해 교육부가 최대한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며 교육감과의 협조도 이뤄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교총은 이날 질의 내용 등을 포함한 정책건의서를 황 장관에게 전달하고 반영을 요청했다.
“아이들이 예뻐 보이기는커녕 밉게만 느껴져요.” “주중에 너무 힘들어 주말에는 아무것도 못해요.” “모두 학교 교육 탓만 하는 것이 화가나요.” “요즘은 사람 만나 이야기 하는 것도 귀찮고 힘들어요.” 많은 교원들이 신체적, 정신적 탈진상태, 즉 ‘소진증후군’을 겪고 있고 이것이 학생 교육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으려면 적극적인 힐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림대 자살과 학생 정신건강 연구소(소장 홍현주‧한림대 의대 교수)가 지난달 29일 개최한 ‘학생 정신건강과 교사소진’ 포럼에서 이재영 서울 중동고 교사는 ‘교사 소진증후군의 현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그는 “학생 생활지도 붕괴, 교권 추락, 과도한 업무,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 교사간 경쟁과 평가, 교사를 바라보는 사회의 모순적 기대치로 교사들은 날로 힘겨워지고 있다”며 “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일방적으로 관용을 베풀어야 하는 교직의 특수성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해야 할 일은 많은데 하고 싶은 일은 제대로 할 수 없게 되고 자신감 상실과 두려움에 소진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사는 “교사의 신체적, 정서적, 정신적 고갈은 교육에 대한 열의와 학생에 대한 관심을 잃게 만들어 교육의 질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며 교사 소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교사소진예방전략’을 발표한 명지병원 김현수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은 연수 현장에서 만난 교사들의 아픔을 소개했다. 그는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던 A교사는 주말 내내 수업 준비에 매달리다 일요일 밤이 되면 허망함에 눈물을 쏟았고 작년에 처음 학교에 가기 싫다는 생각에 스스로 당황했다고 토로했다. 교직 12년차 B교사는 ‘좋은 선생님이 되자’고 결심하고 학생들에게 화를 안 내려 안간힘을 썼더니 화병까지 생겼다고 말했다”며 “학생 못지않게 교사도 상처받고 아픈데 관심이 덜하다보니 교사 치유 프로그램이나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고지적했다. 김 과장은 “돌봄 역할까지 맡아야 하는 무거운 부담에 성적도 올려야 하고 인성 지도는 물론 상담과 과도한 행정업무 등 교사에게는 너무 많은 일이 주어진다”며 “더 안타까운 것은 힘든데, 그것도 모른 채 묵묵히 일하며 자신을 죽여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치유를 위해 교사는 스스로 위로하는 것에서 출발해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고 칭찬하는 교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사 소진의 치유포인트는 ‘서로 알아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교사가 행복해지기 위한 조언도 귀띔했다. 김 과장은 “모든 게 내 책임이라고 생각하지 말 것, 하지만 동시에 내 책임이 아니라고도 생각하지 말 것. 내가 모든 걸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 것, 하지만 내가 가르쳐야 할 모든 것을 준비할 것. 교사라는 직업을 대단하다고 생각할 것, 하지만 세상의 작은 일부일 뿐이라고 생각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인천시교육청의 초등학교, 중학교 1학년 중간 및 기말고사 폐지 방침에 대해 한국교총과 인천교총이 기초기본교육을 약화시키는 비현실적인 방식이라고 반대입장을 밝혔다. 한국교총과 인천교총은 1일 성명을 통해 “기초학력 형성시기인 초·중학교는 총괄평가와 진단평가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잠재력을 발굴한다는 취지로 초등학교부터 과정평가인 수행․서술형 평가만 시행한다는 것은 비현실적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또 교총은 “초등학생들의 창의력과 잠재력은 사실적 지식습득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지 기초 기본지식도 없는 가운데 생기는 것이 아니다”라며 “학생이 도달해야 할 학업수준과 목표를 위해 교사들의 협력 수업과 공통으로 출제한 중간․기말고사를 ‘일제고사’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각인시켜 공론화 과정도 없이 폐지하는 것은 학생들의 정확한 학업수준 파악과 보정교육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등배 인천교총 회장은 “학생들의 중간, 기말고사를 폐지하면 도대체 학생들의 객관적인 학업성취도 수준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지 인천시교육청은 인천시민과 교육계에 답해야 할 것”이라며 “교육감 공약이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추진할 것이 아니라 시행에 앞서 공청회 개최 등을 통해 정책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국교총이 2011년 전국 초․중․고교 교원 465명을 대상 ‘학생평가 관련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1.9%가 초등학교 중간․기말고사 폐지와 수시 평가 체제에 대해 반대 한 바 있다. 한편 인천시교육청은 7월 올 2학기부터 초등학교의 지필고사 형식의 중간·기말고사를 전면 폐지해 수행·서술형 평가로 전환하고, 중학교는 고입전형에 내신이 반영되는 것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