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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지난 늦은 가을 공주장에서 쪽마늘씨를 사서 텃밭에 심었다. 한 겨울을 지내고 마늘대가 누렇게 되어 쓰러졌다. 쑥쑥뽑아 단단히 영근 마늘을 흐뭇하게 보았다. 가위를 들고 톡톡 마늘대에서 잘라내니 복숭아만한 마늘, 자두만한 마늘, 방울토마토만한 마늘 180개가 나왔다. 40개는 종자로 남겨 둘 것이다. 200개를 목표로 한다. 햇볕 좋은 곳에 널어놓고 여유가 될 때마다 30개 정도 집어들고 집으로 온다. 지루한 일을 할 때 늘 하던 대로 해야할 일 준비물을 가지고 소파에 앉아 TV를 튼다. ‘드라마 몰아보기’. 스텐바가지에 흙묻은 통마늘을 넣고 과도를 들고 통마늘을 하나하나 쪽을 내어 껍질을 벗겨 빈바구니에 떨어트린다. ‘툭’, 작지만 옹골찬 소리. 내 손으로 키운 까닭으로 소리하나에도 흐뭇하다. 싱싱함을 보여주듯 물에 담구지 않아도 껍질이 잘 벗어진다. TV에서는 지독히 운없이 태어났고 골골이 삶을 무너뜨리는 장애물로 고생하지만 뒷골목이 아닌 트인 앞세상에서 건강하게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 사람의 일생을 그린 드라마가 연속적으로 보여진다. 실존인물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하였단다. 마늘 한 통을 들고 껍질을 벗기며 ‘지금 저 내용은 실존이 아닌 극적 재미로 넣었을 거야’, ‘지금 저 내용은 정말 주인공이 실제로 겪은 일일거야’ 등 마늘과의 대화가 한창이다. ‘정말로 사람의 일생에는 정해진 운이 있나?’ ‘예전에는 신데렐라 여성 이야기가 주된 드라마 내용이었는데 재벌 아들이 경제력, 지위 다 평범하지만 당찬 아가씨를 찾아다니는 이야기가 많네. 흥, 저것은 그냥 드라마야. 신데렐라는 문자로 기록된 9세기 이전부터 구전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태로 진화되어왔는데 독립적이고 당당하게 신데렐라를 거부한다. ‘워라벨을 중시하는 세대에선 있을 수 있겠어. 겉보기 화려함보다는 자기 수준에서 할 수 있는 만큼 만족하는 삶을 추구할 수도 있지’ 마늘 5통이 벗겨져 반달모양의 쪽마늘로 바구니 속에 들어앉아 있다. 부드러운 미색의 윤기나는 쪽마늘들.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대체로는 21세기, 30세기가 되더라도 신데렐라는 지속되지 않을까? 사람의 본능은 화려함, 힘, 성공을 따르니까. 다만 한국식 남성 신데렐라형 ’선녀와 나무꾼‘의 나무꾼도 많아지겠네’ ‘저 드라마는 사람들이 재미있어할 만한 요소를 죄다 모아놓았어. 게임, 폭력, 의리, 그리고 성스럽고 고요한 종교와 아이들, 그리고 흥미로운 미국의 한 문화,일본어’ 머리와 눈과 손이 각기 제 기능을 다하는 사이 또 마늘 5통이 단단한 쪽마늘로 바구니 속에 들어앉았다. ‘드라마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아버지의 사업이라 계승해야 할 사람들도 고민이 있겠다. 끊임없이 아이디어 짜내야 하고 사람관리해야 하고, 라이벌과 경쟁해야 하고,정보찾아야 하고, 사람들 만나 부탁해야 하고. 하긴 유전자가 있으니 그 쪽이 발달하겠지. 그렇지만 아버지가 사업가라 해서 반드시 자손이 그 유전자를 지니고 태어나는 것도 아닐 수 있다. 아버지의 사업에 전혀 관심없던 철학자 비트겐슈타인도 있으니.’ 또 다시 마늘 5통이 알알의 쪽이 되어 바가지 속으로 들어갔다. ‘저 드라마는 예산을 절감하느라 제작진이 무척 고심했을 거야. 화려해야 할 곳이 너무 밋밋해. 같은 장소에 같은 춤만 반복해. 요새는 한국 콘텐츠의 힘을 아는 국내외 자본들의 요청도 많고 재능을 비교적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도 달라졌는데 당시에는 고생했겠네.’ ‘어 저 곳은 내가 다녀온 곳이네. 마카오.’ 다시 마늘 5통이 쪽으로 정리되어 바가지 속으로 톡톡톡 떨어졌다. 어느 새 20통이 쪽으로 분리되었다. 단순반복되는 일을 할 때 재미있는 드라마는 지루함을 잊고 일을 하는 지도 모르게 눈과 손을 움직이게 한다. 다만 너무 앉아있는 것이 문제이다. 마늘 벗기며 중간중간 널어놓은 빨래를 정리하는 일, 방방에 창문 여닫기, 물 한잔 마시기 등으로 일어서서 걸어야 겠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을 보니 신의 영역과 인간의 영역은 분명히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신은 어디까지 담당하는가. 잠재력까지만 주되 장애물에 굴복하지 말고 노력해야 하는 일은 개개인의 몫인가. 장애물에 주저앉지않고 나가는 의지까지 신의 몫인가. 장애물은 보다 강하게 하려는 신의 계획인가. 운명이 이미 정해져 있다면 기운 빠지는 일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를 믿는 것이 좋겠다. ‘스스로 돕는 노력’이 신이 존재하심의 증거이다. 만유재신론(萬有在神論). 프뢰벨은 세상 모든 만물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인간에 있어 스스로 무엇인가 하려는 노력이 신의 숨결이다. 다만 그 크기가 한 홉인지, 한 되인지, 한 말인지를 아는 것은 인간의 지혜일 듯하다. 무거운 주제를 생각하는 사이 마늘 10통은 모두 각각의 쪽으로 정리되어 바가지 속에 이미 들어가 있다. 드라마에는 인간사와 당대의 관습, 생활양식, 가치관, 언어 등 문화가 모두 들어있다. 일본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베네딕트는 일본 드라마, 미국 내 일본 공동체들을 살펴보고 ‘국화와 칼’이라는 고전적 일본문화 이해서를 저술하였다. 정리된 마늘은 고기에 곁들이든지, 국에 넣든지 다양한 방법으로 몸을 건강하게 할 것이다. 한 통의 마늘을 쪽으로 정리하는 단순한 일거리는 드라마를 불러오고 덕택에 이러저러한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몇 해 전 정신과를 처음 방문했었습니다. 회사에서 자기 불안, 대인 관계 불안이 커지며 업무를 할 때 제대로 집중할 수 없던제 증상을 인터넷과 유튜브에 검색해보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성인 ADHD 특징에 대해서 알 수 있었고 제 증상과 매우 유사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듯 다급하게 주변 정신과에 연락을 해서 방문 일정을 잡고 상담을 했습니다. 친절하지만 차가운 태도의 의사선생님은 개인 면담과 종합주의력 검사인 CAT 검사 등을 통해 제 상태를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어쩌면 성인 ADHD일수도 있겠다'고 하셨습니다. 막막함이 들기도 하고 원인을 찾은 거 같아서 시원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약을 처방받고 몇 달 복용도 했습니다. 그런데 의사선생님의 추가로 해주셨던 조언을 잊었던 것 같습니다. "운동을 하면 근육이 성장하고동시에 뇌에 자극이 가서 뇌 발달에 좋습니다. 평소에 안 쓰던 근육을 쓸 수 있는 색다른 운동을 한 번 해보세요." 이 말을 들었지만 운동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무언가를 새로 할 만큼의 에너지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정말 운동이 뇌 발달에 도움을 줄까요? 준다면 어떻게 도움이 될까요? 우선 이 한마디는 드리고 시작하고 싶습니다. 뇌와 우리 몸은 매우 세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과장해서 하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뇌는 우리 몸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직접적인 예로 뇌를 크게 다쳐서 신체 일부 혹은 전부를 못 쓰는 환자를 생각해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우리 몸도 뇌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한 가지 예로 운동을 하면 심혈관 기능이 개선됩니다. 심혈관 기능이 개선되면 뇌의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이는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합니다. 또, 만약 뇌를 다쳐서 오른팔이 마비되었다고 하면 오른팔을 계속 움직여서 재활 훈련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뇌와 몸은 긴밀하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특히, 60대 이상 성인분들에게는 운동은 정말 좋습니다. 60대, 70대인 분들이 가장 걱정하시는 게 치매입니다. 치매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알츠하이머병이며 그 외에도 루이바디성 치매, 혈관성 치매 등 다양한 원인들이 치매를 야기합니다. 그리고 인지 기능을 감소시키고 뇌를 위축시킵니다. 59명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유산소 운동이 대뇌 겉질의 회색질 및 백질의 부피를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었고, 또 다른 연구에서는 3개월간의 유산소 운동으로 해마 치상회의 혈관부피가 증가하고 인지 기능이 향상되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습니다. 즉, 유산소 운동과 인지기능 향상의 의미있는 상관관계를 밝힌 것입니다. 이 연구들 외에도 운동이 뇌를 활성화 시킨다는 연구 결과는 많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운동을 어느 강도로 해야 우리 뇌를 건강하게 유지 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는 정확하게 제시된기준은 없습니다. 그 대신, 한국인을 위한 신체활동 지침서의 내용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이 지침서에는 5~17세 어린이 및 청소년, 18~64세의 성인, 65세 이상 성인을 구분하여 다른 운동량을 권장합니다. 성인 두 그룹에 대한 지침 사항이 유사하여 같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8세 이상 성인은 중강도 유산소 신체활동을 일주일에 2시간 30분 이상 또는 고강도 유산소 신체활동을 일주일에 1시간 15분 이상 수행합니다. 또한 근력운동은 일주일에 2일 이상 신체 각 부위를 모두 포함하여 수행하고, 한 세트에 8~12회 반복하시면 됩니다. 어느 정도가 중강도이고 고강도인지 애매 할 수 있습니다. 한소원 작가님의 '변화하는 뇌'에 따르면 중강도는 운동하면서 문장을 써서 대화할 수 있으면 중강도이고 단어만 겨우 써서 대화 할 정도로 힘들다면 고강도라고 알기 쉽게 구분 지었습니다. 즉, 운동을 하면서 편한 대화가 어려워야 운동이 된다는 것이고 만약 노래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다면 이는 운동을 하고 있지 않다는증거입니다. 저는 얼마전부터 킥복싱을 시작했습니다. 길 가다 주변에 아무도 없으면 혼자서 원투 펀치를 날리는 쉐도우 복싱 할 정도로 흥미롭게 배우고 있습니다. 전혀 관심에도 없던 격투기를 통해평소에 쓰지 않던 근육을 쓰고, 결과적으로는 내 뇌가 성장하길 바라곤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더 좋은 생각을 해내고 좋은 기분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이 글을 읽은 여러분은 이제 운동과 뇌의 긍정적인 상관관계에 대해서 알게 되셨습니다. 이제 근사한 외모는 물론, 근사한 뇌와 또렷한 정신을 위해 운동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경기 석수중(교장 정재필)은지난달1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교육과정과 연계한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인 권리교육, ‘보드게임으로 보는 두 개의 세상’을 실시하였다. 이번 권리교육은 안산 내 교육복지사 8명을 주체로 이루어졌다. 먼저 기본적 권리인 사회권에 대해 학습하며, 특히 복지란 수혜가 아니라 모든 개인이 안정적이고 존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권리임을 인식하는 활동을 통해 복지에 대한 사고를 확장했다. 학생들은 ‘두 개의 세상’ 보드게임 활동을 통해 권리의 개념을 학습했다. ‘공유세상’과 ‘독점세상’ 중 인권이 잘 지켜질 수 있는 세상은 어떤 것인지, 또 그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하고 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이를 통해 주위를 들여다보고 변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토론하며 권리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권이 더 잘 지켜질 수 있는 세상으로 ‘공유세상’을 꼽은 학생들은 "기본소득이 있고 구제기금 같은 지원이 있기에 파산하지 않고 모두 비슷하고 평등하게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독점세상에서 돈이 없어 파산한 사람은 계속 돈이 없는 생활을 해 삶의 재미가 없을 것이다", "독점세상은 자살률이 올라가면서도 돈이 많은 사람은 계속 돈이 많아 행복하다", "독점세상에서 돈이 없는 사람의 인권은 지켜지지 못하기 때문이다"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반면 ‘독점세상’을 선택한 학생들은 "열심히 살면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라는 이유를 들어 설명하였다. 자신이 살고 싶은 세상을 선택하는 활동에서 ‘공유세상’을 고른 학생들은 "내가 독점세상에서 산다면 더 큰 이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모두가 안정적이고 평등하게 잘 살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기 때문이다"라는 이유를 들었다. 이번 권리교육은 복지란 차별받지 않고 존중받을 권리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 보드게임을 통해 어떤 세상이 좋은지, 나쁜지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인간적으로 살기 위해 최소한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생각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국회사무처(사무총장 이광재)와 한국체육대학교(총장 문원재)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영상회의실에서 올바른 운동으로 국민건강 100세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사진)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스포츠를 통한 건강한 대한민국 정책 연구 ▲학교체육 활성화 방안 연구 ▲유아부터 시니어까지 올바른 운동 방법 연구 ▲국회 스포츠 활동 및 동호회 지원 ▲스포츠문화 활성화 및 지역 발전을 위한 지원 등을 위해 상호 노력을 하기로 했다. 문 총장은 “업무협약을 통해 전 생애적인 운동 방법을 연구하고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도 “고령화 사회, 100세 시대를 맞아 국민들이 유아기부터 노년기까지 스포츠를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국회가 노력할 부분이 있다”며 “업무협약을 통해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노력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초등 6학년 남학생이 여교사에게 성희롱성 막말을 했다는 사연이 언론에 보도된 10일 한국교총은 입장을 내고 “교사가 어린 학생에게 도 넘은 성희롱을 당해도 아동학대 신고가 두려워 지도를 꺼리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교총은 “지난달 시행된 생활지도법과 학칙에 따라 교원들이 소신을 갖고 생활지도에 나서려면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보호하는 입법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국회 교육위원회에 계류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교육위에 계류 중인 개정안은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총은 법 개정을 위해 지난 7일 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국회 교육위원회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에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조속 통과 청원서’를 전달하고, 의원 소개 입법 청원에 협조를 구한 바 있다. 교총은 입장문에서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인해 멍들고 있는 현장 교원들의 상황을 대변했다. 단순 의심성 아동학대 신고만으로 조사‧수사를 받고 수업 배제, 담임 박탈 등의 수모를 겪는 교사, 이로 인해 학습권을 침해받는 학생, 별다른 제지가 없다 보니 교사를 우습게 여기는 문제 학생, 보복성 신고로 대응했다가 무혐의 결정이 나도 어떠한 책임을 지지 않는 학부모가 존재하는 학교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원들 사이에서는 ‘열정은 민원을 부르고, 정성은 고소를 부른다’는 말이 돌고 있는 실정이다. 교총이 올해 1월 교원 55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77.0%의 교원이 ‘교육활동‧생활지도 중 아동학대로 신고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본인이 신고당하거나 동료 교원이 신고당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는 응답도 47.5%에 달했다. 김동석 교총 교권본부장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면 어느 누가 교사직을 걸고 교육활동과 생활지도를 할 수 있겠느냐”며 “교사가 위축되면 결국 잘못한 아이를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없고, 많은 학생의 학습권도 보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총은 10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학교 행정업무 경감방안 연구 현장교원 자문단 위촉식과 자문단 협의회를 개최했다. 현재 교총은 ‘교육 전념 여건 조성을 위한 학교 행정업무 경감 및 효율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 결과의 현장성과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초‧중등 교원 27명으로 자문단을 구성했다. 이날 위촉식에 이어 참석자들은 관리직, 초등, 중등, 교육청 관계자 등 4그룹으로 나눠 연구 방향 및 계획 수립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학교 행정업무에 대한 자유토론 시간을 가졌다. 연구진은 11월 30일까지 각급 교원 대상 설문조사, 현장교원 자문, 공청회 등을 거쳐 연구 결과를 도출할 예정이다. 연구 책임은 김이경 중앙대 교수가 맡았다. 정성국 교총회장은 “연구 목적은 학교 행정업무 경감방안을 마련해 정부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현장 선생님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자문단의 역할이 막중한 만큼 현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정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밝혔다.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 회관에서 열린 제104차 교권옹호기금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강경원(맨 왼쪽)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가11일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 회관에서 열린 제104차 교권옹호기금운영위원회 회의를 진행 하고 있다.
이용길 군장대 교수가 최근 한국 교육의 역사를 다룬 ‘주해 한국교육사’(교육과학사 펴냄)를 출간했다. 한반도 상고 시대부터 문재인 정부의 교육까지 우리나라 교육 역사를 시대별로 다루고 있다. 이용길 교수는 “교육의 역사는 개방적 이상의 방향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교육에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숭고한 인격도야에 대한 자아의 전망을 발전시켜 주며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의식을 강화한다”고 밝히고 있다.
강원교총(회장 배성제)과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교육감 신경호)은 6일 도교육청 대회의실에서 ‘2022년도 교섭‧협의 합의서 조인식’을 갖고 ▲전문직교원단체 활동 보장 ▲학교지원센터 기능 강화 ▲교직원 특별건강검진비 확대 지원 ▲교원 처우 개선 및 복지 ▲교육활동비의 현실성 있는 예산 책정 ▲교권침해로부터 교원의 보호 강화 등 총 62개 항에 대해 합의했다. 지난해 9월 강원교총의 교섭‧협의 요청으로 진행된 이번 교섭‧협의는 교육 및 학교행정 개선과 교원 복리후생 증진, 교권신장, 근무 부담 경감, 교원인사제도의 합리성 확보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배성제 회장은 “교원들의 근무 여건 개선 및 전문성 신장을 위한 합의가 이뤄져 감사하다”며 “현장 선생님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합의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이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당산중(교장 심재헌) 3학년 학생들이 10일 경기 가평군 서울시교육청학생교육원안전체험관에서 지진체험 후 재난대비용품에 대한 교육을 받고있다. 서울 당산중(교장 심대헌) 3학년 학생들이 10일 경기 가평군 서울시교육청학생교육원 안전체험관에서 완강기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감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1년 만에 공과를 논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전국 곳곳에서 적지 않은 잡음과 충돌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취임 당시 공언한 교육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당면한 과제를 해소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율, 균형, 미래’를 경기교육의 3대 원칙으로 꼽았던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지난달 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시간이었다”고 자평했다. 경기교육청은 최근 광교로 청사를 이전하고 교육행정기관 최초로 ‘스마트워크’를 도입하는 등 스마트하고 혁신적인 교육으로 탈바꿈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임 교육감의 지난 1년은 ▲IB 프로그램 도입 ▲AI 활용 맞춤형 교육 ▲늘봄학교 시범운영 등 미래교육 환경 구축을 위해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지만, 한편에서는 돌봄 현장의 업무 부담이 증가하는 등 현장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도의 과밀학급 문제는 해소 물꼬를 틔웠다는 평가다.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제도 시행 이후 최초로 2022년 하반기부터 3회 연속 중앙투자심사를 100% 통과했고, 중앙투자심사 개선책도 마련했다. 또 경기도청과 정책적 공감대를 형성해 학교 용지 부담금 개발사업비를 기존 학교 중축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취임 후 1년간 ‘부산학력개발원’과 ‘아침 체인지’ 활동 등을 통해 전인교육의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아침 체인지는 아침 시간을 활용해 신체활동을 하는 자율 체육활동이다. 일주일에 최소 한 번 이상, 1회 20분 이상 어떤 운동이든 할 수 있다. 오는 2025년부터는 전체 학교 전면 시행을 목표로 한다. 정책과는 별개로 교육청 내부 인사 논란과 시의회와의 갈등, 현장과의 소통 부재 등은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다음 달 예정된 교육감 선거의 선거법 위반 관련 1심 공판도 당면 과제로 꼽힌다. 하 교육감은 “산적한 교육 현안은 해결하고 부산교육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교육공동체 모두가 지혜를 모아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며 “부산시를 비롯한 시의회·시민·학부모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더욱 신뢰받는 부산교육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3선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취임 이후 시의회와 사사건건 대립하는 모양새다. 6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 자리에서 조 교육감은 전날 서울시의회에서 ‘생태전환교육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폐지하는 조례안이 통과된 것에 대해 “생태전환교육을 계속 강화하겠다”며 정면으로 부딪쳤다. 생태전환교육 조례는 조 교육감의 핵심 공약인 ‘농촌 유학’ 사업의 근거 규정이다. 해당 조례안이 가결된 직후 조 교육감은 입장문을 통해 “교육감 사업 흠집 내기를 위한 것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지난 5월에는 시의회가 공포한 ‘기초학력 보장지원에 관한 조례’를 교육청이 거부하고 대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냈다. 대법원은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고,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초학력 조례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초학력 조례는 초·중·고교 학생들의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를 학교별로 공개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등 교원의 학교생활기록부 업무 보조 솔루션인 ‘AI 학생부 비서’가 10일부터 교총 전 회원에 무료로 개방된다. ‘AI 학생부 비서’는 에듀테크 기업인 투비유니콘이 한국교총과 협의해 개발한 솔루션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미래교육체험관 공모에 선정된 스쿨로직 에듀와 AWS(아마존웹서비시즈)의 인공지능 학습모델로 개발된 클래스엑스퍼티의 장점을 결합했다. 핵심 기능은 AI 추천 활동·문장 생성이다. 학생이 교육활동을 계획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AI가 희망 진로에 적합한 활동을 추천하고, 학생부 기록에 적합한 문장 구조를 참고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장을 생성해 제공한다. 검색어에 따라 수십만 가지의 문장 형태가 제시되므로, 학생 개별 특성에 맞는 풍부한 서술에 도움이 된다. 문장 검사 기능을 활용하면 기재 금지 단어, 기관명, 사교육 성과 등 점검이 필요한 사항을 알 수 있어 학생부 작성 지침 위반을 방지할 수 있다. 과도하게 많은 금지어를 경고하는 나이스와 달리 문맥상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될 수 있는지 서술형으로 안내하므로, 학생부 기재 업무가 익숙지 않은 교사에게 유용하다는 평가다. 10일부터 1년간 교총 정회원 신분을 유지한 교원은 별도 가입 없이 교총 회원 아이디로 ‘AI 학생부 비서’를 사용할 수 있다. 한국교총 PC버전 홈페이지(kfta.or.kr)나 한국교육신문(hangyo.com) 우측 상단 배너를 클릭해 접속하면 된다. 무료 이용 기간은 첫 사용 개시일로부터 1년이며, 추후 연장될 수 있다. 이번 서비스는 교총 회원의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이름, 연락처, 주소 등 일체의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 다만, 재직 학교 정보만 AI 분석에 활용한다. 한국교육신문 홈페이지에서는 추가 구매가 가능하다. 계정당 1년 이용료는 22만 원이다. 10 계정 이상 주문 시 계정당 할인가 4만4000원이 적용된다. 윤진욱 투비유니콘 대표는 “고액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학생들도 다양한 특기 적성 활동을 통해 학생부를 잘 가꿔가도록 돕기 위해 시작한 솔루션”이라며 “공교육 발전과 교원 업무 경감을 위해 애쓰는 교총의 노력에 공감해 무료 개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의 게시판을 통해 접수된 요청사항을 서비스 개선에 적극 반영하고, 초등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기탄없는 의견 바란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와 엑스포의 인연은 생각보다 오래됐다. 1893년 ‘대조선(Korea)’이라는 국호로 미국 시카고박람회에 처음 참가했다. 배경에는 근현대사의 굴곡이 있다. 일본의 압박과 청나라의 속방론, 러시아의 남하로 어지럽던 19세기 말 조선은 나라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통로로 미국에 눈을 돌렸다. 외세 압박 속 독립성 확보 고종의 칙지를 받은 정삼품 참의내무부사 정경원은 사무원, 통역원, 장악원 악공 등 12명을 이끌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개막식 날 장악원 악공들은 스티브 클리블랜드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선 아악을 연주했다. 우리 가락이 이역만리 미국 땅에 울려 퍼지는 순간이었다. 코리아 전시실은 박람회장에서 가장 큰 공산품전시관 안에 마련됐다. 43.3㎡ 개방형 직사각 전시실 전면과 측면에 한옥 형태로 현지에서 직접 구운 기와를 올렸다. 정면에 가마와 유리 진열장을 놓고 관복, 갓, 짚신 등 의복류와 생활용품, 군용품을 전시했다. 동양에서 온 이국적 풍모의 생활용품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시물에 관한 질문이 끊이지 않자 이름과 용도를 영어로 써 붙였다. 이어 1900년 파리박람회에 참가했다. 명성황후의 척신 민영찬이 참가단장으로 파견됐다. 대한제국은 프랑스 건축가 페레가 경복궁 근정전을 본떠 지은 한옥 전시관을 할당받았다. 전시관 중앙에 고종 어진을 걸고 각종 생활용품과 민속품을 전시했다. 현지 언론 르 프티 주르날은 대한제국관에 대해 “극동의 미를 한껏 살려 가장자리가 살짝 들린 지붕을 덮은 화려한 색상의 목재건물이 큰 관심을 끌었다”고 소개했다. 우리나라는 1904년 세인트루이스박람회에도 초청됐으나 외세 침범 등 급박한 정세로 참가하지 못했다. 이후 국권 침탈과 전쟁 등으로 엑스포 참가는 중단됐다. 전후 부흥기를 거친 대한민국은 1962년 시애틀박람회를 통해 엑스포 무대에 복귀했다. 그 해는 고도성장의 시동을 건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원년이었다. 한국은 326㎡ 규모의 단독 전시관을 짓고 다른 참가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식민 통치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신흥공업국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만한 전시관이었다. 전시물은 재봉틀·피아노·라디오·타이어·고무신·치약 등 공산품과 왕골·나전칠기·도자기 공예품 등 1608점이었다. 시애틀박람회는 한국이 임금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출을 타진하는 무역의 장이 됐다. 62년 만 복귀 후 ‘단골손님’ 한국은 이후 개최된 엑스포에 빠짐없이 참가했다. ‘아시아의 시대’를 연 1970년 오사카엑스포는 국내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다루면서 대중의 관심을 고조시켰다. 한국은 4150㎡ 규모의 역대 최대 전시관을 짓고 각종 공업제품과 분청사기·바가지·키 등 전통용품을 전시했다. 오사카엑스포 참가 경비는 총 40만 달러(약 1억800만 원)에 달했다. 1970년 정부 예산이 62억 원인 점에 견줘 대규모 투자였다. 1998년 리스본엑스포 한국관은 해양 주제에 집중했다. 조선산업과 남극 세종과학기지, 제주도 해녀와 바다환경, 장보고 영상물 등의 전시 콘텐츠를 담았다. 2020년 두바이엑스포 한국관은 돋보이는 디자인과 최첨단 ICT를 활용한 ‘이동성’ 테마를 선보였다. 특히 회전큐브 디스플레이, 내외부를 잇는 나선형 통로 등의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사교육 업체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체제 간의 유착 의혹과 관련, 교육부에서 수사 의뢰된 4건이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에 배당됐다. 10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교육부가 3일과 7일 수사를 의뢰한 ‘사교육 카르텔’ 의혹 4건을 이처럼 조치했다. 중대범죄수사과는 권력형 비리와 대형 경제범죄를 직접 수사하는 부서다. 앞서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수능 킬러문항’의 지속적 출제와 관련해 강하게 비판하면서 ‘사교육 카르텔’ 의혹을 제기하자 교육부는 이에 대한 조치로 공정위, 경찰청 등과 범정부 대응협의회를 구성하고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했다. 집중신고 기간이었던 지난달 22일 오후 2시부터 전날 오후 6시까지 총 325건의 신고가 들어온 가운데 교육부는 총 4건을 수사 의뢰하기로 한 바 있다. 협의회 중간 결과를 발표한 3일에는 사교육 업체와 수능 출제 체제 간 유착 의혹 2건을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7일에는 대형 입시학원 강사가 수능 출제자에게 문항을 구입해 교재를 제작했다는 신고 내용 등이 의심되는 사안에 대한 수사 의뢰를 추가했다.
대한민국 교실은 2000년 전 동서양 철학자들이 삶의 필수 불가결 요소로 여겼던 중용의 가치를 상실한 곳이 되어 가고 있다. 학생을 올바른 성품을 지닌 어른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교사의 생활지도를 아동학대로 폄훼해 신고하고, 담임 교체나 직위 해제 등의 수모까지 겪게 하는 것이 현재 현장의 모습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교사를 성직관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그에 따른 희생을 요구하나 이것에 대응하는 권한이나 대가는 점차 미미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사들은 생활지도에 대한 부담을 넘어 공포를 느끼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생활지도권 강화 현장에 큰 힘 현장의 생활지도 붕괴는 곧 공교육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많은 이들이 생활지도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생활지도에 자신의 명운을 거는 것보다 직업을 내려놓는 길을 택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은교사에게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다. 수업을 방해하거나 다른 학생을 괴롭히는 등의 행동으로 생활지도가 필요한 학생에 대한 적절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선의의 피해 학생이 발생할 것은 매우 자명하다. 교실은 단순히 지식만을 습득하는 곳이 아닌 사회인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과 가치를 배우는 곳이지만, 책임만 늘어나고 권한은 사라진 교사는 교실에서 양손이 묶여 있다. 다행히 지난달 교원의 생활지도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작년 12월 말 본회의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96.4%의 압도적 지지로 통과됐다. 이는 국회의원들조차도 교실 붕괴를 느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는 방증이라 짐작할 수 있다. 학교의 장과 교원은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교원의 교육활동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법령과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지도할 수 있다(초·중등교육법 제20조의2). 단 한 문장이지만 학생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자 하는 교사들에게는 천군만마와도 같은 힘을 실어주는 법조문이다. 균형 갖춘 교실 회복해야 아리스토텔레스는 2400여 년 전에 자신의 저서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통해 중용(미덕, virtue)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철학자에 따르면 지성은 학습을 통해 얼마든지 배울 수 있지만, 바른 성품은 반드시 올바른 습관을 기반으로 형성될 수 있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 공자의 손자인 자서 또한 사서삼경 중 하나인 ‘중용’에서 중용을 ‘덕을 갖추고 있으면서 적절한 때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것’으로 정의 내리며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주창했다. 대한민국 교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과 자서의 중용을 모두 갖춘 곳이 돼야 한다. 교실 속 교권과 학생 인권은 서로 침범하지 않고 균형을 이뤄야 하고, 두 권리 모두 넘치거나 모자람이 없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이 미래 우리나라 주인공으로서 올바른 인성을 함양하도록 교육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이번 초·중등교육법 개정은 그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발맞춰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또한 학교 현실에 맞게 개정돼야 우리나라 교실이 중용의 덕을 갖춘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곳으로 완성될 것이다.
“체인지 교육 후 애들이 확 바뀌었어요. 특히, 희아는요.” 그날 평가회는 고 팀장의 격앙된 목소리로 시작됐다. 체인지 교육은 꽤 유명한 국제후원단체에서 운영하는 활동이다. 10년을 훌쩍 넘겼다. 고맙게도 효과가 크다. 이 활동엔 가난한 한부모 또는 조손 가정의 아동들이 참여한다. 이래저래 마음 다친 애들이 많다. 활동 초기에 애들은 지도자와 상담사의 눈치를 많이 본다. 참여하길 꺼린다. 또래 갈등도 잦다. 하지만 한 학기 내에 싹 달라진다. 심신이 밝게 성장한다. 문제 해결력도 커진다. 공감과 배려를 통해 인성 배워 특히 희아가 그랬다. 늘 표정이 어둡고 말없이 힐끔힐끔 눈치만 살피던 아이 그래서 또래와 겉돌던 아이였다. 그 희아는 이제 ‘방글이’가 됐다. ‘수다쟁이’란 별명도 덤으로 얻었다. 바람직한 변화는 그 가정에도 생겼다. 희아 엄마는 오랜 세월 방안에서 은둔했다. 하지만 딸애의 달라진 모습을 느꼈고 마침내 방에서 나왔다. 그리곤 용기를 내 체인지 교육을 참관했다. 깔깔대며 또래와 어울리는 딸아이를 지켜보는 내내 흐느꼈다. 몇 년 만에 보는 딸아이의 밝은 모습에 감격해서다. 이제 그녀는 은둔생활을 털고 마트에 취직했다. 체인지 교육은 전인교육 활동이다. 입시와 경쟁 위주로 치닫는 교육을 ‘바꾸자(change)’는 취지다. 신체활동인 체(體), 인성교육인 인(人), 창의성 공부인 지(智)가 핵심이다. 이를 설계한 지 벌써 삼십여 년이 돼간다. 그간 많은 교사 덕에 성과도 보람도 크다. 참 기쁘고 감사한 일이다. 이 활동엔 복잡한 기능이 없다. 상대방이란 개념도 없다. 그러니 다른 스포츠처럼 경쟁할 수 없다. 이를테면, 여기에서 공은 피구처럼 또래를 때리는 공격용 도구가 아니다. 공감과 배려를 키우는 교구다. 어찌하면 또래가 공을 잘 받을지 마음 쓰는 놀이다. 그 예쁜 맘을 공에 담아 계속 주고받는다. 그 횟수와 시간은 날마다 늘어간다. 이러니 체력도 인성도 덩달아 좋아진다. 또 애들은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공을 주고받는다. 스스로 간단한 게임도 구상한다. ‘나는 모둠에 이로운, 모둠은 내게 이로운’ 창의적 방법을 모으는 과정도 애들에겐 큰 즐거움이다. 전인교육씨를 뿌리고 가꿔야 전인교육은 몸, 마음, 머리의 ‘3육’이 바탕이다. 이런 까닭에 많은 이들은 체육이 전인교육 실현을 위한 최적의 교과라 주장한다. 적극 공감한다. 하지만 간단한 필수조건이 있다. ‘신체를 수단, 교육을 목적’으로 둬야 한다. 신체가 목적일 때 체육은 ‘신체활동’이나 ‘신체훈련’일 뿐이다. 신체를 통해 그 목적인 전인교육을 이루려는 관점과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성과는 결코 요행이나 불로소득이 아니다. 운동하면 스포츠퍼슨십 등 좋은 인성이 저절로 길러질까. 또래를 때리는 게임, 친구를 밀치는 경쟁 같은 활동에서 인성이 좋아질까. 상대를 누르기 위한 너와 나의 협동은 과연 좋은 인성일까. 또 이런 환경이 체력과 창의성을 키우는데 이로울까. 결국, 뿌린 대로 거둔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교사가 잘 가르칠 때 애들은 잘 배운다. 교사가 전인교육의 씨를 뿌리고 애써 가꿀 때 애들은 ‘바람직한 변화’라는 결실을 맺는다.
연일 수능 킬러문항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지난 6월, 대통령은 교육부 장관에게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은 수능에서 배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후 교육부는 6월 모의평가에서 이 지시가 지켜지지 않았다며 대입 담당 국장을 경질하고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 대해 감사를 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또 최근 3년간 수능시험과 지난 6월 모의평가를 분석해 22개의 킬러문항 사례를 발표하고, 수능에서 킬러문항 배제를 주 내용으로 한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킬러문항을 단순히 난이도가 높고 정답률이 낮은 문제가 아니라, 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을 벗어나, 학교 수업만으로 준비할 수 없는 것으로 봤다. 학교에서는 다루지 않는 특정 유형의 문제풀이 방식을 학원에서 익힌 학생이 유리하도록 수능을 출제하면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치권은 킬러문항 이슈로 날선 정치공방을 지속하고 있고, 수험생을 비롯한 교사와 학부모는 갑작스러운 변화 예고에 불안해하고 있다. 사교육 의존하게 만들고 공교육 왜곡 타당성 제고로 수업 방향 바로 잡아야 이러한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킬러문항은 최상위권 학생을 변별하기 위해 관행적으로 출제돼왔다. 평가 문항의 내용 요소는 교육과정 내에 있다고 해도,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교육과정 안의 여러 개념을 비틀어 비정상적으로 난이도를 조정했다. 학교는 학교대로 어려움을 겪었고 학생들을 사교육에 의존하게 했다. 변별력이 중요하다고 하나, 학교 공부만으로 풀 수 없는 문제를 출제해 온 그 자체만으로 정부가 공교육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 유리한 킬러문항 배제는 당연하다. 학교 교육 범위를 벗어나는 문제를 출제하지 않는 것이 새롭게 도입되는 정책이 아니다. 평가원이 발표한 수능 기본계획에는 늘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한다는 방침이 포함돼 있었다. 관행적으로 출제해 온 킬러문항의 폐해가 수면 위로 올라온 만큼, 킬러문항이 우리 교육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숙고하고 개선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무엇보다 수능의 타당성 제고를 위해 킬러문항은 사라져야 한다.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당성, 즉 평가하고자 하는 것을 평가하고 있는가다. 수능은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했는지 여부를 바탕으로 대학에서의 수학능력을 갖췄는지를 확인하는 평가다. 학교에서 배운 과목의 본질적인 개념과 내용을 제대로 공부하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어야 좋은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수업이 평가에 종속된 현실을 고려하면, 평가가 타당해질 때, 수업과 공부 방향이 제대로 안내될 수 있다. 하지만 킬러문항은 더 깊은 학습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풀이방법 훈련을 반복하게 하거나 아예 문제풀이를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 또 킬러문항 배제로 수능 출제가 불가능하거나 변별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애초 킬러문항 한두 개로 변별력을 확보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수능 출제 과정에 현장 교원 참여를 확대해 교육과정을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변별력을 갖춘 출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혼란을 겪고 있는 고3 학생들과 교사에게 명확한 수능 출제 방향을 안내해 부담을 덜어줘야 할 것이다. 또한 킬러문항 제거가 논술‧면접 등 다른 사교육을 유발하지는 않는지 잘 살피고 보완해야 한다.
10개 대학 중 7개 대학은 2년 내 등록금 인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입시 개편안과 관련해서는 자격고사화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9일 교육부 출입기자단은 지난달 29일 부산 파라디이스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하계 세미나에 참석한 대학 총장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에 따르면 등록금 인상과 관련해 응답자의 41.7%는 ‘2024학년도에 인상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또 ‘2025년도에 인상할 계획이 있다’는 응답도 28.6%를 차지했다. 향후 2년 이내에 등록금을 인상할 계획이 있는 대학이 70.3%를 차지한 것이다. ‘정부 방침에 따르겠다’는 답은 22.6%, ‘계획이 없다’는 7.1%를 기록했다. 대입시와 관련한 질문에서는 교육부가 준비 중인 2028 대입 개편안에 대해서 ‘자격고사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51.9%로 가장 많았으며, ‘현행 유지(24.1%)’, ‘폐지 (8.4%)’가 뒤를 이었다. 올해 대입시의 최대 이슈인 킬러문항 배제와 관련해 대학 총장들은 큰 혼란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응답자의 45.8%는 ‘변별력 저하는 있겠지만 혼란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으며, 32.5%는 ‘변별력 저하도, 혼란도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변별력 저하로 인한 혼란이 우려된다’는 응답은 21.7%였다. 최근 공개된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과 관련한 문항에서는 71.6%의 대학 총장들이 ‘대체로 만족하지만 부족한 대학도 포함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7.3%는 ‘대체로 부족한 대학이 포함됐다’고 답했다. ‘합리적인 결과’라고 답한 대학 총장은 11.1%에 그쳤다. 탈락한 대학 중 내년에 재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80.4%가 ‘다시 도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응답자의 68.0%는 ‘설립 주체(국공립, 사립) 및 지역 안배’를 개선사항으로 꼽았다.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하는 규모에 대해서는 ‘세계적 대학으로 성장하기에 충분하다’는 응답(36.7%)과 ‘2000억 원을 초과해야 한다’는 응답(32.9%)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 밖에도 대학 총장들은 윤석열 정부 이후 대학 규제 개혁과 관련해 ‘등록금 문제(50.6%)’와 ‘대학재정지원(40.1%)’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으며, 45.1%의 대학은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학 통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상호 한국교총 수석부회장(오른쪽)이 7일 이태규 국민의힘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에게 '무분별한 아동학대신고로부터 교원을 보호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조속 통과를 요청하는 전국 교원의 청원서'를 전달 한 후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한국교총이 현재 계류 중인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7일 의원소개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소개의원은 이태규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국민의힘)가 맡았다. 교총은 청원 취지와 이유에 대해 “교원은 제자를 사랑해야 하고, 법령이 금지한 아동학대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전제하고 “수업 방해나 교육활동 침해, 학교 폭력 등의 문제행동 학생을 생활지도 하는 과정에서 억울하게 아동학대 고소·고발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다수 학생의 학습권과 교권이 침해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6월 28일부터 개정 초·중등교육법 시행으로 교원에게 법령과 학칙에 따른 생활지도권이 부여된 만큼 전국 교원의 염원을 담아 무분별,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교육위원회에 계류 중인 초·중등교육법의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 교육위원회에는 이태규 의원 대표 발의안(5.11.)과 강득구 대표발의안(6.1.) 등 2건이 계류 중이다. 이 의원안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부터 제6호까지에 의한 금지 행위로 보지 아니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강 의원안은 ‘법령과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른 학생생활지도는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에 따른 아동학대로 보지 아니한다’로 돼 있다. 이와 관련해 이태규 의원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교권을 침해당하는 것은 그 시간에 다수의 학생의 학습권도 함께 방해받는 것”이라며 “21대 국회 내에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여야 의원들의 힘을 모으는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호 교총 수석부회장은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임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한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 인해 억울한 교사가 증가하는 현실에서 조속한 법 개정을 위해 발의하고, 청원에도 나서 주신 이태규 의원께 감사하다”며 “전국 교육자의 염원을 담은 이번 청원이 법률 개정의 결실로 나타날 수 있도록 교총은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원소개청원은 국회의원의 소개를 받아 서면으로 국회에 청원하는 방식으로, 접수된 청원은 소관위원회나 특별위원회에 회부된다. 회부된 청원은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심의 후 의결과정을 거친다. 본회의에서 채택될 경우 국회는 필요한 조치를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