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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교육부는 지난 10일 ‘기회의 사다리가 되는 공정한 교육 실현’이라는 비전을 내걸고 올해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한 5대 정책 방향으로 ▲출발선 평등 ▲사교육·입시 부담 완화 ▲맞춤형 지원 강화 ▲지역 격차 해소 ▲청년 성장 지원 등을 제시했다. 이중 교원의 민원 부담과 행정업무 경감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은 것이 눈길을 끈다. 교육개혁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는 면에서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좀더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 우선 올 6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학교안전법이 체험학습에 있어 학생 안전과 교사 불안을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후속 방안이 필요하다. 교육부는 교원의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하는 내용을 명시하고, 시·도교육청은 안전 보조인력 배치 기준·방법 등 세부사항에 대한 조례를 마련해야 한다. 또 교원 업무 경감을 위해 ‘학교지원 전담기구’ 법제화, 정보기자재 관련 업무, CCTV 관리, 시설·환경관리 등으로 야기되는 교원과 행정실 간 갈등 요소 제거, 늘봄 업무에서 교원 배제 등도 시급하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과 인력 지원은 필수다. 아울러 교육계의 염원인 악성 민원 해결을 위한 교원지위법,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을 보호할 수 있는 아동학대처벌법, 학교폭력 범위를 ‘교육활동 중’으로 제한하는 학교폭력예방법 등의 개정에도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학교 교육 여건과 현장 교원들의 의견을 더 세밀하게 살펴 지원하고, 속도를 조절하면서 현장 공감을 얻어내야 할 것이다. 특히 올해는 정국의 불안정 속에서 시작된 만큼 학교 현장의 안정성과 교육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현장 교원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길 희망한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아동 학대 신고로 고통받다 무혐의로 벗어난 교사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이런 무분별한 아동 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지키기 위해 2023년 9월부터 교육감 의견 제출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시행 후 2024년 8월까지 약 11개월을 평가해 보면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여전히 교사를 보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아동 학대에 대한 교육감 의견 제출 제도의 성과와 과제’를 보면, ‘아동 학대가 아니’라는 교육감 의견에도 신고를 받은 교사 중 72%가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중 695건의 아동 학대 신고가 접수돼 한 달 평균 63건이 넘고, 이중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생활지도의견을 제출한 사안은 485건(69.8%)으로 집계됐다. 아동 학대로 신고된 10건 중 7건에 대해 아동 학대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경찰 수사 개시 전 종결 비율은 28.2%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경찰 수사와 검찰 송치로 이어진다. 반면 검사 종결 사안 가운데 최종 기소되는 비율은 4.8%뿐이다. 학부모의 무고성 아동 학대 신고로 인해 교원이 장기간 수사를 받는 상황을 막자는 취지가 무색하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이 됐지만 아동 학대 사건은 무조건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는 아동학대처벌법이 원인이다. 신고당한 순간부터 교원은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을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낸다. 혐의에서 벗어나도 정작 신고한 학부모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교총은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 의견을 제출하고 경찰이 무혐의로 판단한 무고성 아동 학대 신고는 검찰에 송치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임 교총 회장이 취임 2호 법안으로 추진하는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이 시급하다.
눈이 내리면 학교 교정은 마치 동화 속 세상처럼 변한다. 하얀 눈으로 덮인 운동장은 학생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차고, 아이들끼리 눈싸움이 시작되면 설렘이 더해진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친구들과 함께 눈을 뭉쳐 던지는 아이들의 모습과 서로의 얼굴에 눈이 튀기면서 다정하게 웃고 있는 광경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러한 아이들의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을 어려운 이웃들과 나눠보자는 의견을 우리 반 아이들에게 제안하고, 함께 김장 봉사에 나섰다. 서툴지만 정성 담은 김장 만들기 봉사활동은 생각했던 것보다 아침 일찍 시작됐다. 학교에 모여 각자 준비한 재료와 도구를 갖고 봉사 장소로 향했다. 복지관에 도착하자마자 김장 준비를 시작했다. 아이들에게는 낯선 고무장갑을 착용하게 하고 배추를 다듬고, 양념을 만들며, 여러 과정을 거치며 협력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매우 서툴렀지만, 점차 손에 익어가면서 능숙해졌다. 서로의 실수를 도와주고, 웃음소리를 나누며 일하는 모습에서 따뜻함이 느껴졌다. 김장 도중 우리는 어려운 이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반장이 “왜 우리가 이렇게 김치를 담가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웃을 돕는다는 것은 물질적인 지원을 넘어, 그들과 함께하는 마음과 정성을 나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웃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그들을 돕는 것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이라는 것도 강조했다. 학생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 각자 느끼는 바가 있었던 듯했다. 김장을 담그면서 반 친구들 간 유대감도 더욱 깊어졌다. 이야기를 나누고, 힘든 작업을 함께 하며 친해지는 모습이 정말 기뻤다. 특히, “우리 다음에 또 이런 활동 해요”라는 친구 제안에, 다들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모습을 보며 흐뭇했다. 김장 봉사가 단순한 활동에 그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기회가 되었음을 느꼈다. 이어서 정성껏 담근 김치를 종이상자에 담았다. 아이들은 “이 김치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야”라며 서로를 격려했다. 아이들 정성이 이웃들에게 전해질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엔 홀로 지내는 어르신과 저소득층 가정에 김치를 전달했다. 김치를 받은 분들은 고마워하며, 아이들에게 따뜻한 차를 대접해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따뜻한 마음 나눈 소중한 경험 이번 봉사활동은 추운 날씨 속에서도 따뜻한 마음을 나눈 경험이었다.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은 그들 스스로도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됐고, 나 또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번 봉사활동에 참여한 모든 우리반 친구들에게 고마움과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너희들의 열정과 따뜻한 마음 덕분에 이번 봉사활동이 더욱 의미 있었고, 나 또한 큰 힘을 얻었다. 앞으로도 함께 나누고, 돕는 마음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함께한 시간은 짧았지만, 그 기억은 오래도록 나의 마음속에 남을 것이다.
지난달 제35회 한·일교육연구발표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20여 명의 교육 대표는 양국의 교육 현황과 문제를 공유하며 서로의 고민을 나눴다. 불현듯 10여 년 전, 귀국학생 특별학급 담임교사로 재직할 당시, 일본 학생과 한국 학생 간 갈등을 경험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특히 ‘독도’ 문제는 아이들 간 정서적 벽을 더욱 두텁게 해 정착 과정에서 힘들었던 아이들에게 지금까지도 미안함이 남는다. 교권 추락 경험 공유 안타까워 역사적 사건에 대한 책임은 중요하지만, 한일 간의 교류는 별개로 이뤄져야 한다. 교류를 통해 우리의 입장을 명확히 하고, 그에 따라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이번 발표회는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계기가 됐다. 국가적,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교육 여건과 교원 처우의 실태 및 개선’이라는 주제로 공교육 회복을 위한 교육자들의 만남이 이루어진 것은 고무적이었다. 우리는 서로 다른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교권 추락, 낮은 교원 처우, 업무 과중 등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한국 발표에서는 2006년 일본 도쿄의 한 초등교사 사망사건과 2023년 서이초 사건을 언급하며 교권 보호를 위한 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려운 교육 현장을 지적했다. 일본 교사들도 이에 공감하며 함께 마음 아파했다. 교사로서의 자존감이 상처받고, 교사에게 민원을 제기하는 ‘몬스터 페어런츠’로 인한 압박이 커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일본의 디지털 대전환 시대(DX)에 대한 논의는 매우 흥미로웠다. 일본은 업무 방식 개혁으로 재교 시간이 단축됐음에도 교사들의 실제 업무 시간은 여전히 줄지 않았다는 점에서 양국의 공통된 고민이 드러났다. 반면 일본에서는 ‘Bring Your Own Device’(BYOD) 정책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태블릿을 구매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는데 이는 우리와 확연히 다른 양상이었다. 학생에게 책임감을 부여하는 것이 교육 현장에서의 새로운 도전 과제로 제시됐으면 한다. 대한민국은 뛰어난 디지털 인프라와 우수한 교사진을 갖췄음에도, 왜 이렇게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일까? 학교를 지키기 위해서는 학생 인권과 교권의 대립이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의 상호 신뢰를 바탕이 중요하다. 우리보다 앞서 교권 추락을 경험했던 일본은 초·중학교에서 등교를 거부하는 아동이 3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과연 이 아동들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문제들이 우리에게도반복될까 두려움이 느껴졌다. 교육 동반 성장 기회로 삼아야 양국 간 왜곡된 시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대화와 협력이 절실하다.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과정이다. 앞으로도 한일 간의 교육 교류가 지속되어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이러한 협력이 미래 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나아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 믿는다.
새해를 맞이했다. 똑같은 일상이지만 달력이 바뀌면 마음도 새롭게 다지게 된다. 교사들에게 1월은 재충전과 자기 돌봄을 위한 시기이다.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 휴식과 규칙적인 운동을 하기도 한다. 운동 외에도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채우는 방법은 다양하다. 명상과 호흡, 취미활동, 좋아하는 책 읽기, 좋아하는 사람들과 여행 가기, 충분한 휴식과 수면 등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여기에 ‘고마움’을 더해 보면 어떨까? 자신이 행복하다는 걸 더 많이 느끼게 돕고 충족감도 증폭시킨다. 내면에 잠재한 힘을 깨우는 법 소설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각자 원하는 것이 있었다. 허수아비는 뇌를 원했고, 양철 나무꾼은 심장을, 사자는 용감해지기를, 소녀 도로시는 집에 돌아가기를 원했다. 마법사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들이 이미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허수아비나 양철 나무꾼, 사자는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만 했으면 됐다. 도로시는 집으로 가겠다는 ‘확고한 결심’만이 필요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알려줘도 그들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냥 마법 의식을 치르는 척한 것이다. 이 마법 의식은 주인공들의 내면에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게 해준다. 그 덕분에 내면에서 필요한 힘을 찾아 어려움을 극복하고 원하는 것을 이룬다. 우리도 이야기의 주인공들처럼 자꾸만 외부에서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자기 내면에 무엇이 있는지 먼저 깨달아야 하고 그것을 믿어야 한다. 이때 우리도 마법사의 도움을 받아보자. 마법사는 바로 우리 내면에 간직하고 있는 ‘고마움’의 에너지다. 외부 세계에 고마움을 느낄 때 내면에 기쁨, 감동, 행복감이 가득 채워진다. 이것은 다시 고마움의 에너지로 증폭해 생각을 유연하게 하고, 친절하며, 삶에 대한 이해, 통찰력을 가지게 도와주고, 책임감 등의 미덕을 발휘하는 힘을 만들어준다. ‘고마움’은 내면의 힘을 키운다. 마법사를 만나러 오즈까지 갈 필요가 없다. 내 안에 이미 마법사가 존재한다. 그 마법사를 깨우고 힘을 만드는 방법은 일상에서 고마움을 자주 많이 발견하는 것이다. 고마움을 메모하자 ‘고마움’은 일상생활에서 발견하는 것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는 것에서 고마움을 찾아보자. 살고 있는 집을 잠시 둘러보자. 얼마나 많은 감사함이 있는가? 잠을 잘 수 있고, 쉴 수 있으며 겨울에 난방이 잘되는 집에 살고 있고, 따뜻하게 나오는 온수,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시설 등을 누리고 있는 것 자체에 대해서 먼저 고마움을 느껴야 한다. 그것이 얼마나 크고 좋은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고마움, 감사함 이러한 감정으로 마음을 가득 채울 때 평온함과 안정감, 현재를 살아가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고마움은 연습을 통해서 증진할 수 있다. ‘고마워’를 더 많이 발견하는 일상을 다이어리와 함께 만들어보자. 이 공간에 일상에서 순간적으로 만나는 고마움을 적어보자. 택배를 보내러 우체국에 갔다고 하자. 그 순간 감사함을 만나면, 택배 또는 우체국이라고 적으면 된다. 일기처럼 주어 목적어 서술어를 다 적을 필요는 없다. 단어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단어를 적을 때 마음에 고마움을 담으면 된다. 기억을 위한 메모에 고마움이라는 목적을 더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매일매일 누적하다 보면 익숙하게 습관화가 된다. 일상의 고마움 에너지를 메모로 채워보자. 나를 도와줄 마법사가 내면에서 등장할 것이다.
지난해 12월 당선 직후 “어디든 달려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던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이 이번엔 학부모의 아동학대 신고로 교육청과 경찰 조사를 받은 교사를 찾아 위로하고, “끝까지 지켜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강 회장은 17일 부산을 찾아 경남 A초 B교사를 만났다. B교사는 최근 학생의 문제행동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아동학대 신고를 당했다. 해당 학부모는 B교사가 자녀에게 화를 내고 폭행, 차별적 발언까지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강 회장은 B교사의 아픔에 공감하며 “지속적인 법률 상담과 변호사 연결, 수임료 지원 등을 통해 억울함을 해소하고, 반드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교권5법 개정 이후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문제는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실제 교총이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아동학대신고치유지원금 신청 건수가 지난해 12월에만 11건에 달했다. 강 회장은 “교원이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에 시달리지 않도록 국회 대상으로 입법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무혐의 결정 수준의 아동학대 신고는 무고, 업무방해로 처벌을 강화하는 교원지위법 개정에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B교사는 “교총에서 직접 찾아와 위로해 주고, 지원을 해주겠다는 말에 큰 위로와 자신감을 얻었다”며 “답답한 심정과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해 다시 교단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때 EBS의 학교란 무엇인가, KBS의 위기의 아이들 등 다수의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하고 나는 대한민국의 교사등 저서를 남긴 이 시대 교사들의 멘토라 불리는 조벽 교수는 최근 우리의 학교를 ‘정떨어지는 학교’라 주장하고 이에 대한 시급한 회복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최근의 저서 요즘 교사들에게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정떨어진 학교는 비정상”이라며 왜 학교가 정을 붙이기 힘든 곳이 되었는가를 분석할 뿐만 아니라, 학교에 정나미가 떨어졌다는 사람들을 꾸짖고 있다. 그렇다면 왜 우리의 학교는 ‘정떨어진 학교’라는 굴레를 안고 있는가? 2025년 을사년 새해를 맞이하며 이를 회복하는 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예비교사들은 교육학 이론을 통해 교육 목표가 인지적, 정의적, 심리행동적 영역, 즉 ‘지정체’라고 배운다. 하지만 막상 학교 현장은 ‘지덕체’를 내세운다. 이는 ABC(Affect, Behavior, Cognition)을 준비했더니 BCD(신체행동적, 인지적, 도덕적)를 가르치라는 말과 같다. 이렇게 교과서와 현실이 다른 것은 바로 A(Affect)에 해당하는 정의적 영역이 송두리째 빠졌기 때문이다. 이른바 학교에 ‘정(情)’이 떨어져 나간 근본적인 이유다. 현재 우리의 학교가 그토록 삭막하고 야박한 곳이 된 것은 그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학교는 ‘정의적 교육 목표’가 시급히 회복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2025년 새해의 학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몇 가지 실천 방안을 여기에 펼치고자 한다. 첫째, 지적(知的) 전통과 정의(情意)적 영역을 동시에 회복해야 한다. 이는 정(情)의 핵심이자 측은지심(惻隱之心)의 원천인 인(仁)을 회복해 인간관계를 복원하고 공감력을 살려 연민의 마음을 교육하는 것이다. 정서적 베풂은 주고 또 줘도 없어지지 않는 가장 위력적인 나눔이며 가장 확실하게 행복해지는 방법이다. 이로써 지적 성장에만 치중해 시비지심(是非之心)만 발달하여 사사건건 법리와 권리 주장만 하는 학교 현장을 바로 잡을 수 있다. 둘째, 학생들이 스스로 감정을 다스리고 올바른 행동을 선택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도와야 한다. 이는 우리 교육의 치명적인 중독이 된 경쟁과 시험능력주의로 인한 스트레스가 분노, 슬픔, 우울 같은 부정적 성향으로 변화하는 것을 예방하고 편안함과 감사함, 사랑 같은 긍정적 감정 상태를 통해 배려와 나눔 같은 바람직한 행동으로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곧 죽은(死) 교육을 살아 있는(生) 교육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셋째, 학생들에게 감정으로 전달되는 비언어적 소통방식을 가르쳐야 한다. 이는 문법과 글쓰기를 훈련시키는 것과 흡사하다. 표정, 억양, 몸짓 등 비언어적 방식은 움직임으로 표출되는 감정이다. 학생들 간에 SNS에 이모티콘이 넘쳐나는 이유도 결국은 이 때문이다. 따라서 비언어적 소통은 상호 간의 공감으로 우호적 관계를 맺게 하는 원동력이라 할 것이다. 넷째, 감정을 조절하고 바람직하게 행동하며 좋은 인간관계를 맺도록 가르쳐야 한다. 곧, 학생들에게 사회⋅정서적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하버드 대학의 ‘그랜트 연구’는 “인생 성공에 유일하게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다”라고 분석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즉, 인간관계가 여러 요소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일하게 중요하다는 결론이다. 이는 학생들이 코앞 성공에만 매달리지 않고 미래를 살아가는 지혜이자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라 할 수 있다. 정떨어진 학교에서는 온정이 없고, 애정의 보살핌이 없으며, 다정한 대화가 없고, 학생의 마음에 열정은 식고 냉기만 가득하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지속되어 한국 사회 전체가 바로 인정이 없는 매정한 곳이 돼간다는 것이다. 학교가 사회를 반영하지만 사회가 학교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는 피할 수 없는 순환구조다. 이제 학교는 학생들에게 생각하는 방법, 머리를 쓰는 방법만 가르치지 말고,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 마음을 쓰는 방법을 교육해야 한다. 이는 우리의 학교가 정이 넘치는 다정한 곳으로 시급히 회복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2025년 을사년은 사제지간의 정을 회복해 보다 다정한 학교를 상상해 본다.
남자 유치원 교사 12명이 ‘아빠를 위한 육아서’를 펴냈다. 유아교육을 전공한 교육 전문가이자 아빠로서 그동안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이들은 스스로 1%에 속한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한다. 유치원 교사는 여성의 비율이 높은 직업인 탓이다. 남자 유치원 교사가 드물다 보니 웃지 못할 일도 적지 않았다. 홍정기 경기 영천유치원 교사는 "우리가 남자 유치원 교사에 대한 인식을 바꿔보자, 우리도 유아교육 전문가라는 걸 보여주자, 이것이 책을 쓰게 된 계기"라며 "자신감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실전! 아빠 육아’는 아빠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부터 아이 돌보기, 함께 놀이하기, 유아교육기관 선택과 생활 가이드까지, 이론과 교육과정에 근거한 정보와 실질적인 팁을 안내한다. 아빠 육아의 장점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여러 장점 중에서도 ‘긍정적인 관계 형성’에 방점을 찍었다. 임다훈 경기 달빛유치원 교사는 "영유아기 때는 인지적 학습보다는 신체를 움직이면서 배우는 게 중요하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아이와 친밀감을 형성하면 청소년, 성인이 돼서도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준석 경기 지축유치원 교사도 "아빠가 육아를 함께한다는 것은 가족 구성원으로서 시간을 보내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함께 육아를 하면 한 가족으로서 돈독해진다"고 덧붙였다. 홍 교사는 ‘아빠의 행복’을 이야기했다. 아이를 안아주고 몸으로 놀면서 평생 느껴보지 못했던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홍 교사는 "아빠와 함께한 경험이 평생 아빠와의 관계를 설정한다고 생각하면 아이가 어렸을 때 함께 노는 것이 아빠에게 오히려 득"이라며 웃었다. 남자 유치원 교사의 존재는 그 자체로 본보기가 된다. "선생님은 남자가 왜 유치원 선생님을 해요?" 임 교사는 아이들에게 자주 이런 질문을 받는다고 했다. "왜 남자는 유치원 선생님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 그때마다 되묻는다. 성역할 교육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성별은 중요하지 않다고, 누구나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해줍니다. 성역할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지 않도록요. 선생님을 보라고, 너희와 함께하는 게 좋아서 유치원 선생님이 됐다고 말이죠. 그러면 금방 이해합니다. 그 사례가 바로 자기 앞에 있으니까요." 박 교사도 종종 학부모들에게 "선생님, 우리 아들도 유치원 선생님이 되겠대요"라는 말을 듣는다. 유치원 생활이 즐거워서 자기도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는 설명과 함께다. 그는 "이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아빠 육아, 어떻게 해야 할까. 이들은 "일단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박 교사는 "일단 하다 보면 아이와 함께 지내는 시간과 노력만큼 육아에 대한 효능감이 생기고 더 잘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며 "주변아빠들에게 도움을 받고, 아내와 힘을 모으면 보다 쉽게 육아의 산을 넘을 수 있다"고 했다. ‘주체성’도 강조했다. 육아를 ‘돕는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주 양육자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응원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들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정말 쉽지 않다는 걸 알았다"고 입을 모았다. "직접 해보니, 좌절할 때도 있고 지치기도 했어요. 아빠들을 위로하고 싶어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좋은 아빠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요."
올해 전면 시행을 앞둔 고교학점제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교사 수 확충, 행정업무 경감, 미이수로 인한 여러 민원에 대한 대책 등 실효성 있는 현장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와 경기교총(회장 이상호) 등 도내 교원 3단체는 14일 경기교육청 컨퍼런스홀에서 ‘2025 고교학점제 전면시행, 충분히 준비되었나’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도내 현장 교사 60여 명이 참석했다. 이인규 도의회 교육기획위 부위원장이 좌장을 맡아 고교학점제 도입 시 발생할 문제점을 짚어보고,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지원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패널 토론에 참석한 강태호 성문고 교사는 ‘고교학점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담임제 보완 및 업무지원 관련 제언’을 주제로 발표했다. 강 교사는 “현행 담임제도와 고교학점제는 서로 간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있기에 지도교사 체제로 가야 하며, 행정업무 경감 없이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호 회장은 인사말에서 “제도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다양한 지원 방안이 있어야 하며, 교육공동체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교육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과 도의회 관계자들은 고교학점제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태희 교육감은 “이번 토론회는 고교학점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현장 의견을 듣고 더 나은 실현 방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며 “교육청은 학교현장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5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2024년 수업혁신사례 연구대회 시상식’을 개최했다. ‘수업혁신사례 연구대회’는 교사의 자발적 수업 혁신을 지원하고 학교 현장의 연구 문화조성 및 다양한 수업 혁신 우수사례를 확산하기 위해 열린다. 올해는 총 1750편이 출품됐고, 시·도 예선 대회를 거쳐 총 640편이 전국대회에 진출했다. 1차 연구보고서 심사와 2차 수업 동영상 심사를 거쳐 최종 입상작 383편이 선정됐다. 이들 중 우수 입상자 100명에게는 국외 선진사례 연수 기회를 준다. 세계 3대 에듀테크 박람회인 ‘베트 쇼(BETT SHOW)’ 참관과 영국 현지학교 교사와의 토론회 참여 등 선진 교육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초등 1등급을 받은 최희진 경남 원동초 교사와 전수진 경남 백동초 교사는 학생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음악 창작활동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음악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수업에 적용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반주 및 노래가락 창작, 음원 제작, 뮤직비디오 촬영, 길거리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곁들여 음악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 높였다. 중등 1등급을 받은 박진영 대전 버드내중 교사는 과학 수업을 바꿨다. 학생들이 과학 수업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퀴즈 활동, 꼬리 물기 게임 등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활동을 운영했다. 또 이미지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디지털 도감, 협동 디지털 그림책을 제작하고 온라인 전시장에서 나누는 등 학생 주도적인 배움을 이끌어냈다. 입상한 연구보고서는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에듀넷 티클리어(www.edunet.net)’에 탑재한다. 또 올해부터는 입상작 내용을 수업 지도·수업자료로 꾸러미화해 ‘함께학교’의 ‘수업의 숲’에 게시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선생님 누구나 인공지능·교육 정보기술 활용 수업, 토의·토론 및 과제 수행 수업 등 다양한 수업자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바쁜 와중에도 연구 활동을 통해 수업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시는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현장에서 수업 혁신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드린다”며 “교육부도 시·도교육청과 함께 선생님들이 수업의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교총이 교원지위법, 아동학대처벌법 개정과 학교안전법 후속조치 시행 등 교육관련 입법 및 정책과제를 국회에 요구하고 거대 야당의 전향적 협력을 촉구했다. 1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교육특별위원회 ‘제22대 국회 교육분야 정책·입법과제 제안발표회’에 참석한 김선 교총 부회장(경기 둔전초 교사)은 발표를 통해 “교권5법 통과 등 여러 제도적 개선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학교 현실은 녹록지 않다”며 “현장이 바라는 후속 정책과 입법 과제를 제시하는 만큼 더불어민주당이 실현에 협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교원지위법과 아동학대처벌법의 개정이다. 김 부회장은 “현행 교원지위법은 민원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의 기준을 ‘반복성’만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피해 정도나 피해 규모는 소홀히 다뤄져 실질적으로 교원을 보호하지 못하거나 보호 조치가 지체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록 한 번이라도 학교와 교원이 받은 피해가 큰 악성 민원은 명백히 교육활동 침해로 규정해 엄정 대응하도록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현행법상 경찰이 아동학대 신고 건을 신속히 수사해 검찰에 송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부분도 문제가 있다고 밝히고 경찰이 무혐의로 판단해도 검찰에 송치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인해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수사가 장기화돼 교원들의 심신이 황폐화되고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교원지위법과 아동학대처벌법의 개정은 지난해 12월 당선된 강주호 교총 회장의 주요 공약으로 현재 전임 회장인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의원(국민의힘)과 함께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김 부회장은 ▲학교폭력의 범위를 ‘교육활동 중’으로 제한하는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과밀 특수학급 해소 등 특수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특수교육법 개정 ▲‘유아학교’로 명칭 변경을 위한 유아교육법 개정도 입법과제로 촉구했다. 아울러 ▲단위학교 성고충심의위원회 교육청으로 이관 ▲학교안전법 개정 따른 교원 보호 강화 후속 조치 시행 ▲교직 특성 반영한 교원 보수·처우 개선 정책 수립‧심의를 위한 교원보수위원회 설치를 주요 과제로 요구했다. 김 부회장은 “선생님들이 학교 현장을 떠나가는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교사가 아이들을 더 사랑하고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현장 중심, 교원 중심 교육 정책과 입법 실현에 앞장서달라”고 요청했다.
시골집 부엌은 100년이란 시간의 저장고이며 어머니의 기도가 있는 곳이다. 설을 앞두고 잘 찾지 않던 시골집을 찾았다. 페인트가 벗겨져 녹슨철 대문엔 시간이 멈춰 있다. 대문을 들어서자 얼고 녹기를 반복하여 푸석푸석한 흙 마당에 발자국이 드러난다. 마치 달나라에 처음으로 발자국을 찍은 셈 같다. 이 마당은 타작도 하고 곡식도 말리고 때로는 구슬치기하는 유년의 놀이터였다. 고개를 들어 지붕을 본다. 빛바랜 주황색 슬레이트 지붕엔 뒤란 대숲을 스친 골바람, 새소리만 미끄러진다. 인적이 머문 지 오래된 집은 기운을 잃어가고 있다. 삐거덕, 비명을 지르는 마찰음과 함께 가난한 시간이 늙어서 들어찬 두 짝의 정지문을 연다. 침침한 실내는 눅눅한 이끼 냄새와 적막이 흐른다. 투사처럼 머리에 수건을 두르시고 결연한 의지로 아궁이에 불을 지피신 어머니의 모습은 없다. 대신 거미줄 사이로 새어 나오는 음산함과 입 벌린 아궁이에서 나오는 죽은 재 냄새, 식은 반찬 모여있는 찬장에서 기억되는 시큼한 김치 냄새뿐이다. 세월의 더께를 쓴 부엌은 조리와 난방이라는 제 기능을 잃어버리고 창고가 되고 말았다. 시간을 거슬러 본다. 유년의 부엌은 눈물 콧물도 있고 먹거리와 어머니의 기도가 스며있다. 요즘처럼 추운 날이면 따뜻함이 생각난다. 겨울철 하루는 참 무료했다. 하지만 짧은 낮 솰그랑하는 가마솥 뚜껑 소리가 울리면 쪼르르 부엌으로 달려가 어머니께서 아궁이에 불 지피는 것을 도우며 부지깽이로 장난을 치기도 했다. 함석 물동이로 우물에서 이고 온 물을 가마솥에 갸웃이 부리면 아늑하게 움푹 팬 아궁이 앞에 짚방석 깔고 앉아 솔가리를 밀어 넣는다. 통 성냥 한 개비 뽑아 불당기면 푸른 기운 머금고 뽀얀 연기가 피어오른다. 톡톡 타닥 바늘잎 터지며 쌉싸한 상큼한 솔향이 터진다. 하지만 청솔가지를 아궁이에 넣을 때면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꽁무니를 뺀다. 굴뚝이 역할을 하지 못해 불길이 부엌 쪽으로 역류하며 나오는 연기는 눈물 콧물 범벅을 만든다. 이런 매캐한 청솔가지 연기가 가슴 앞섶에 스며도 눈 깜짝이며 지우던 눈가의 물기, 어머니는 수심의 빛 눈썹 끝에 서린 재처럼 고생을 가라앉히며 긴 한숨 내쉬셨다. 부엌에는 어머니의 옛 맛이 스며있다. 70년대 가난한 시절엔 구호 물품 밀가루가 주된 식량이었다. 칼국수를 만드는 날에는 신이 났다. 밀가루 반죽을 홍두깨로 방석처럼 밀고 밀가루로 덧칠하여 접어서 칼질하는 어머니는 한석봉어머니보다 더 잘 썰어 내셨다. 엄마 조금만 조금만 하며 결국은 큰 국수 꼬랭이를 얻어서 솔가리 잿불을 앞으로 조금 꺼내 얹으면 금세 살아서 꿈틀꿈틀 부풀어 올랐다. 수포 끝이 노릇하게 구워지는 것은 잠시뿐, 구운 밀가루 빵은 요즘 빵에 비교할 수 없이 맛있었다. 그리고 여름철이면 말린 갈치를 구워 무침을 할 때면 어머니 옆에 보채고 앉아 있다. 그러면 아시는 듯 가시 없는 뱃살 부분을 죽 찢어 주신다. 나중에 가시 있는 부분은 아버지 상에 올라갔다. 그 맛은 구운 오징어도 따라오지 못한다. 부엌에는 어머니의 애한이 있다. 모시 베 길쌈을 하셨던 어머니는 여름철이면 부엌 바닥에 앉아서 모시를 삼으셨다. 밖은 무더위지만 물동이가 있고 습도조절이 잘 되는 흙벽에 바람이 잘 통하는 그곳이 시원해서 그러셨다. 모시를 삼으시면서 흥얼거리는 곡조에는 열여덟에 시집온 가난한 세월의 신세 한탄과 아픔이 녹아 있었다. 나중에는 엄마 그 소리 청승맞다며 듣기 싫다고 짜증까지 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이런 부엌에도 웃음꽃이 필 때가 있으니, 그것은 명절이었다. 커다란 돌 세 덩이 가져다 부엌 바닥에 놓고 가마솥 뚜껑 거꾸로 놓고 그 밑에 불을 지펴 부쳐 먹는 부침개는 정말 맛이 있었다. 밀가루에 사카린을 넣은 하얀색 부침개는 언제나 아들인 내 몫이었다. 텅 빈 아궁이 세월의 때를 토해내듯 검게 그을린 부엌은 어머니의 사랑과 기원을 품고 있다. 지금도 가마솥 부근에는 조왕신께 물을 떠 올려놓는 흙으로 만든 원통의 턱이 있다. 조왕신은 가택신으로서 부엌과 불씨를 지키는 여신으로 각시나 할매라 일컫기도 한다. 이 조왕신은 가마솥 밥이 잘 익게 해 주고 누룽지도 만들어 주며 한겨울에 구들장에 엉덩이를 지질 수 있게 해 준다. 자식은 어머니의 훈장이다. 어머니는 희끄무레 날이 밝기 전 정지문도 없는 휑한 부엌 앞 가지런히 늘어선 장독 위에 정한수 한 그릇 담아 놓고 객지에 나간 자식의 안녕을 비셨다. 부엌의 조왕신 물그릇과 장독대 정한수 한 그릇에 담긴 어머니의 정성은 바다보다 더 넓고 깊다. 하지만 어머니 떠난 지금 부엌 옆 장독대는 먼지를 뒤집어쓴 채 윤기는 찾을 길이 없다. 다만 자식을 향한 가슴에 피는 소망의 불꽃, 가난과 어려움을 사랑으로 녹이신 그 마음만 스며있다. 설을 앞두고 있어서일까? 서걱거리는 뒤란의 대숲 바람과 문 앞 미나리꽝으로 샘물 넘쳐흐르던 고향집이 그리워진다. 가난을 계급장처럼 달고 다닌 그 시절 부엌은 가족을 지킨 어머니의 기도와 사람을 묵는 가족의 중심이었다. 부엌을 바라보면 어머니의 사랑과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와 가슴을 적신다. 어머니와 정의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면 어머니를 택하겠다는 카뮈의 말에 공감이 간다. 어머니는 부엌이었고 부엌은 어머니였다. 부엌은 가족을 먹여 살리는 성단이었다. 설이 다가온다. 부모님이 살아 계신다면 큰 행복이다. 요즈음 자식들은 고향집에 와서 컴퓨터나 핸드폰만 보고 간다고 하는 데 부모님 마음 한 번 훑고 가면 참 좋겠다. 어머니의 부엌은 영원히 가슴속에 흐르는 눈물의 강이다.
경북 점촌북초(학교장 하미경)은 6~11일5박 6일 간의 일정으로 베트남 호찌민시에 있는 학교를 방문해 해외 교육 기관 방문 교류 사업을 진행했다고 13일 밝혔다. 점촌북초가 참가한 경북글로벌교류단은 6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여, 7일부터 11일까지 베트남 호찌민시의 호찌민시교육훈련국 소속 학교 4교(초 2교, 중 1교, 고 1교)를 방문해 다양한 교육과 문화 교류 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방문 교류는 경북교육청의 경북글로벌교류단 소속 교사 10명(점촌북초 교사 1명)과 학생 50명(점촌북초 학생 5명), 인솔 단 5명 등 총 65명이 참가하며, 호찌민시의 레반탐초등학교와 판땅루우고등학교 등을 방문해 청소년 동아리 교류 활동과 이주배경학생 부모나라 방문 교류 활동 등으로 구성된 일정을 진행했다. 주요 교류 내용으로는 베트남 현지 학교를 방문하여 양국 학생동아리 활동, 공동수업 진행, 상호 전통 놀이 체험 등으로 구성하여 학교 급별로 진행했다. 행사에서는 학생들의 밴드 공연과 K-Pop 공연, 점촌북초등학교(문경) 학생들의 한글캘리그라피 등에 관한 공동수업을 진행하고, 제기차기와 윷놀이, 나이 샵 등 양국의 전통 놀이를 함께 체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특히 이번 방문 교류에서는 호찌민시한국교육원과 대구은행 호찌민시지점, 똔득탕대학교 등을 방문하며 학생들에게 글로벌 진로 탐색 기회도 제공하였다. 하미경 교장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국제적 안목을 넓히고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소중한 경험을 쌓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2025년 경인교대 총동문회(회장 김정덕. 이하 총동문회) 신년하례회가 11일 경인교대 경기캠퍼스행정관 7층 컨벤션홀에서 동문 및 동문 교수 등 1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모교 김창원 총장, 총동문회 임원, 전임 회장단, 경기·인천·서울지역 임원, 김진춘 전 교육감 등이 참석하여 동문들의 단합된 힘을 보여주었다. 하례회는 식전공연, 개회 및 국민의례, 내빈 및 참석자 소개, 공로상 수여, 장학금과 동아리 지원금 전달, 회장 신년사, 내빈 축사, 신년 덕담, 회지 창간호 발간 경과보고, 교가 제창, 행운권 추첨, 오찬 순서로 진행됐다. 식전공연은 총동문회 박정현 예능국장의 진행으로 기타 반주에 맞추어 참가자 전원이 학창시절 애창곡이었던 ‘섬마을 선생님’, ‘아침이슬’, ‘사랑으로’를 합창하며 20대 시절로 돌아가 학창시절을 추억했다. 송민영 수석부회장은 내빈 및 참석자 소개에서 인천사범 졸업생부터 4년제 경인교대 막내 동문까지 한 분 한 분 졸업기수와 성명을 소개해 동문의 긍지를 심어주었다. 참석자들은 소개되는 선후배 동문에게 환영과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제27대 김정덕 회장은 신년사에서 “추운 날씨에도 참석해 주시어 환영하고 감사드린다. 우리 총동문회는 총동문체육대회, 동문 재회의 날, 신년하례회 등을 주관하면서 동문과 소통하고 모교의 장학금을 조성하는 등 동문회 활성화를 위해 큰 역할을 해 왔다”며 “시대적 흐름에 맞게 소통하고 참여하며 화합하는 총동문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특별히 이번 총동문회지 창간호 『큰빛』 발간을 계기로 동문간의 소통과 참여의 공간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동문이자 모교 제8대 총장인 김창원 총장은 축사에서 “지금 나라가 어지럽지만 국가의 근본은 교육이다. 혼란을 지혜롭게 이겨낼 교사 양성에 힘쓰겠다”며 “올해도 심기일전, 대학의 역량을 키우고 내년 개교 80주년을 맞아 세계 최고의 교원양성대학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활동 우수 임원에 대한 공로상 수여, '제31회 동문재회의 날' 기념 500만 원 장학금 전달, 총동문회 3개 동아리에 대한 지원금 전달, 총동문회 발전기금 조성방안 발표가있었다. 총동문회는 이번 하례회에서총동문회지 창간호 『큰빛』(4×6배판. 칼라.277페이지) 500부를 배부했다. 회지 내용은 모교 및 총동문회 역사와 발자취, 2023∼2024 모교 및 총동문회 활동, 동문 인터뷰, 동문 이야기, 지금 교육현장은, 동문 활동 소식, 동문 문예 마당 등으로 구성했다. 동문회지는 e북으로도 발간, 총동문회 홈페이지에서 웹진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어 교가 제창과 덕담나누기 행운권 추첨을 하고 선·후배간 기념사진을 남겼다. 이날 신년하례회 진행은 총동문회 전윤경 사무총장이 맡았다. 참석자들은 뷔페 오찬으로 행사를 마치며 재회를 약속했다.
교육 3주체는 교사, 학생, 학부모다. 학교 교육을 위해 협력해야 하지만, 최근엔 교사와 학부모가 적대시하는 관계가 형성됐다. 특히 교육이 서비스산업으로 변질되면서 문제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초등 1~2학년을 두고 있는 학부모는 담임교사를 보육교사 수준으로 자녀 돌봄을 기대하기도 하고, 가정에서 교육은 전혀 하지 않고 모든 교육을 학교에서 다 지도해주기를 바란다. 학생이 학교에서 칭찬받은 행동은 부모가 잘 지도해서 나타난 결과고, 잘못된 행동은 모두 학교에서 생활지도를 잘못해서 발생한 것이라고 항변한다. 저경력 교사를 대상으로는 “선생님은 아직 어리고, 자녀를 키워보지 않았으니까 잘 모르실 거예요” 등의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교사를 전문적 지식을 갖춘 인격체가 아닌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이렇게 학부모는 학교 교육의 동반자가 아니라 교사를 점점 적대시하고 있다. 이제는 학부모도 교사를 사회적으로 바라보는 잘못된 시선과 편견을 버리고, 올바른 믿음을 갖고 학생 교육의 동반자로 교사를 신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자녀를 학교에 맡긴 학부모가 교사를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선이 개선돼야 학생들도 교사들을 믿고 따르며 의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교권이 확립되기 위해서는 학교와 교사도 물론 바뀌어야 하겠지만, 그보다는 먼저 학교 교육과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잘못된 인식과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 따라서 교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문화 인식 개선과 더불어 교육 정상화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교원들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높여 학교 교육을 바로 살려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인성교육을 위해 근본적으로 교사, 학생, 학부모 간에 인격적 관계가 바르게 형성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교원, 학생, 학부모가 서로 화해와 신뢰 회복을 위해 서로 노력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교육부와 교육청에서도 바람직한 자녀 양육을 위한 지속적인 학부모 교육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교육의 핵심은 교사다. 교사로부터 교육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한국교총이 마련한 교육계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각계 인사들도 ‘선생님을 지켜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여기에 화답하듯 지난해 전국교육자료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이예나 교사는 아이들 가슴에 희망의 싹을 틔우고, 꿈의 나무를 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현실은 위태롭다. 교직의 권위는 갈수록 약화되고 있으며, 정당한 교육활동마저 위협받고 있다. 하루하루 무고성 아동학대와 악성 민원으로 선생님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긍지와 보람이 사라지면서 선생님들은 앞다투어 교단을 떠나고 있다. 심지어 10만 명이 넘는 교사들이 거리로 나와 교육 정상화를 외쳤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교권 5법이 마련됐음에도 현장 교사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직에 대한 신뢰와 존중을 되찾기 위한 교원 스스로의 자정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 사회적인 인식 변화와 함께 정부·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교원 보호를 위해 앞장서 결과물을 내야 한다. 여기에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국가기관 수장들의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 장관은 교사들이 안전한 교육환경 속에서 수업과 생활지도를 할 수 있도록 교육활동 보호, 불필요한 행정업무 경감 추진을 약속했다.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은 선생님이 존경받고 학생이 사랑받는 교육을 위한 정책 마련을 강조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선생님이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회의 역할이며, 국회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의 말이 실현된다면 교육 정상화가 앞당겨질 것이다. 새해 시작과 함께 교육 가족 앞에서 한 약속이 공염불에 그치지 않고 꼭 지켜지길 바란다.
새 학년은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새로운 시작이다. 학생들은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교사는 끝없는 배움과 성장 속에서 자신을 더욱 다져간다. AI 활용한 혁신가 돼야 무엇보다도 겨울방학은 교사 스스로를 돌아보고 한층 더 성숙한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소셜 미디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장 중’이라는 문구처럼, 우리는 모두 배우고 변화하며 나아가는 존재다. 새 학교에 적응하고, 새로운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며, 새로운 교과서를 분석하고 수업을 준비하는 일은 전혀 가볍지 않은 과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AI)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교사상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우선 AI 기술을 활용해 학생들의 학습 수준에 맞는 맞춤형 학습을 설계해야 한다.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적절한 피드백과 상담을 통해 학생들을 돕는다. 동시에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학습 환경을 개발해 동기가 부족한 학생들이 교육활동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교사는 기술을 통해 교육의 질을 혁신하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 교사는 단순히 가르치는 사람을 넘어 학생들과 같이 고민하고 성장하며 변화의 중심에서 희망을 전달하는 존재다. AI가 제공할 수 없는 감성적 공감은 인간의 중요한 자산이다. 디지털 소통의 빈도는 증가하나 심도 있는 대화와 정서적 공감이 부족한 이때 교사는 학생들에게 정서적, 사회적 성장을 돕는 멘토로 역할을 해야 한다. 학교 안에서 공감과 협력, 감정조절 능력을 경험할 수 있는 따뜻한 환경을 조성해 건강한 사회성을 기르도록 도와야 한다. 지금은 평생 학습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학생들이 끊임없이 학습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교사는 자신의 학습과 새로운 교육 방법과 기술을 탐구하며 시대에 맞는 역량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 워크숍, 동료 교사와의 협력 연구, 최신 트렌드 학습 등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학생들에게 학습의 지속성을 몸소 본보기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교육환경 준비 필요해 이미 국제화 시대로 접어든 현 시대를 경험하는 우리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와 가치관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협력의 가치를 배우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것도 중요하다. 국제 공동 프로젝트, 다문화 토의 활동, 생태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 등을 통해 학생들이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 목표를 향해 글로벌 관점을 키울 수 있는 보람된 교육자원과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AI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다리를 놓아주는 것도 교사의 역할이다. 새 학년은 기술과 인간성을 조화롭게 융합하며 학생들의 성장에 기여하기 위한 교육환경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변화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교사는 끊임없이 배우고, 공감과 도전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준비가 필요하다.
제40대 한국교총 회장단이 출범했다. 강주호 회장은 교총 역사상 최연소 회장으로 주목받았다.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학교 현장의 변화와 교총의 적극적인 역할을 바라는 회원들의 열망이 30대 현직 교사 회장 당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같은 30대인 청년 교사로서 ‘현장’을 강조해왔던 새 회장단의 출범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의 활동을 응원하며 회장단에게 바라는 점을 전한다. 교육활동에 집중할 환경이 중요 학교는 학생들이 배움을 통해 성장하는 곳으로 이를 위해서는 가르치는 주체인 선생님들이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선생님들은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교권 침해에 시달리고 있으며 불필요한 행정 업무의 늪에 빠져 교육활동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한다. 지난해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건수는 꾸준히 증가했고, 2024년 상반기 동안 매일 평균 15건 이상의 교권 침해 사건이 심의됐다. 또한 불필요한 행정 업무로 인해 수업 준비나 학생 지도에 부담을 호소하는 선생님들도 부지기수다. 교총은 선생님을 보호하고 교육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법의 제‧개정에 힘써야 한다. 그리고 현장 의견을 반영해 비본질적 행정 업무를 줄이고,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정책을 교육당국에 제안해주길 바란다. 또 교직은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인간다운 삶 실현, 나아가서는 사회 변화와 국가 발전을 이끄는 미래 인재를 키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늘어나는 교육 수요와는 반대로 교직에 대한 사회적 인정은 점점 낮아지고 교원의 근무 환경과 처우는 매우 열악하다. 특히 지난해 신규교사의 임금 실수령액은 약 231만 원으로 비혼 단신 근로자 생계비 246만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교육현장을 든든히 받쳐줄 저연차 교사나 교대생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신임 회장단은 근무 환경이 개선되고 정당한 처우와 복지가 보장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야 한다.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공론화 작업과 교사들이 존중받는 문화를 만드는 데도 앞장서야 한다. 그래서 교원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선생님 지키는 결과 보여줘야 그동안 교총은 교원을 위한 각종 법의 제·개정이나 수당 인상 등을 실현했다. 하지만 그런 성과들이 무색할 만큼 최근 교총을 바라보는 현장 선생님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단체의 의도나 진정성과는 달리 현장에서 만족스럽지 않게 인식된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학교의 주체는 선생님, 선생님을 지켜야 학교가 삽니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제40대 한국교총 회장단이다. 회원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현장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작더라도 실질적인 개선을 이뤄 신뢰를 쌓길 바란다. 교육과 교사들을 위한 헌신과 열정으로 임기를 마칠 때 “진심으로 선생님들을 위해 일했다”는 평가를 받고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기길 기대한다.
학교 현장에서 교육 활동을 하다 보면 다양한 일들이 펼쳐진다. 정상적인 교육 활동이 이뤄진다면 교사와 학생 간의 갈등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학교장의 승인하에 진행하는 교육 활동 중 교사의 정당한 지시를 이행하지 않는 학생도 있다. 학생선도위원회에서 지시 불이행으로 처리할지, 교육 활동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아 지역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청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교사의 교육 활동을 침해하는 등의 행동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할까? 1. 학칙 확인 사안을 처리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교사의 정당한 지도에 학생이나 보호자가 대응하는 방식이 어떠한지 파악해야 한다. 학생선도위원회(학교별 명칭 상이)는 재학 중인 학생에 대해서만 처분할 수 있다. 교사의 지도에 관한 학생의 반응을 지시 불이행으로 보아 학생선도위원회의 학교장 처분으로 지도할 것인지, 교육 활동 침해로 보아 교육장 처분인 지역 교권위원회로 처리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사안의 경중을 고려하고, 교사에 대한 학생과 보호자의 태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학생선도위원회로 처리하려면 학칙을 확인해야 한다. 학칙은 학교 운영과 관련한 내용을 규정한다. 학칙에는 학생생활지도 고시의 내용이 반영돼 있다. 학생들의 징계에 관한 내용은 학교에 따라 시·도교육청 지침과 학교생활 규정에 위임한 경우도 있다. 학생생활지도 고시는 2023학년도에 발표됐다. 학교생활에서 있을 수 있는 교사의 지도 방법을 명문화한 규정으로, 법과 시행령을 보충한다. 조언, 상담, 주의, 훈육, 훈계, 보상 등으로 교사가 학생들을 지도하는 방법의 요건과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2. 교사의 판단 사안을 처리할 때는 학생을 직접 지도한 교사의 판단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학생이 불이행한 경우를 생각해 보자. 처리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학생이 교사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학생선도위원회에서 처리할 수 있다. 교육 활동을 침해한 경우는 지역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청할 수 있다.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에서 생긴 문제라면 명확하게 구분해 처리하기는 쉽지 않다. 교사의 지도에 대한 학생의 반응을 살펴보자. 욕을 하거나 선생님의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다. 폭력성이 두드러진 경우라면 지역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청해야 한다. 이 상황을 다른 학생들이나 교사들이 관찰한 경우, 목격자의 의견도 객관적으로 반영해 처리할 수 있다. 결국 사안의 구분과 처리는 교사의 수업권과 교육권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3. 다른 학생의 학습권 학생을 지도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였는지다. 수업뿐만이 아니라 학교장의 승인하에 이루어지는 모든 교육 활동이 대상이다. 학교에서 교사의 지도에 불응하는 과정에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받는 경우가 있다. 교육 활동 침해 사안으로 분류하는 경우는 교사의 수업권을 침해했는지, 다른 학생의 학습권에 영향을 줬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교사와 학생 간에 많은 사안이 일어나는데, 학생을 지도하던 중에 적지 않게 발생한다. 사안에 따라 처리하기 곤란한 민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평소 교사와 학생이 라포를 형성하고 있으면 어지간한 일은 문제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로의 처지를 생각하고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공동체 의식을 배워야 한다. 한국형 사회정서교육도 이러한 맥락에서 접근하고 있다. 학교를 구성하고 있는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서로를 이해하며 마음을 챙길 수 있는 학교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탕! 탕!” 두 발의 총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여긴 어디지? 공기마저 얼어붙을 것 같은 하얼빈 역인가? “후루후루” ‘아, 2024년 교실이었구나.’ 작년 대한민국 교실은 탕후루가 휩쓸었다. 학생들은 모두 권총 두 자루를 들고 다녔다. 아이들은 쉬는 시간마다 총을 쐈다. 한 친구가 ‘탕, 탕’을 외치면 다른 친구가 ‘후루후루’를 외쳤다. 열기는 뜨거웠다. 2018년 iKON의 ‘사랑을 했다~ 우리가 만나~’를 뛰어넘는 열기였다. 화제의 주인공이 누구냐고? 그건 바로 ‘탕후루 송’이라고 불리는, 서이브의 마라탕후루라는 노래였다. 인기 노래의 비결 ‘도대체 이 노래가 전국 교실을 휩쓴 비결이 뭘까?’ 담임인 나는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가사를 찬찬히 뜯어봤다. 그럼 제가 선배 맘에 탕 탕 후루후루 탕탕탕 후루루루루 바로 이어폰을 꼈다. 탕후루 송을 10번 들었다. 나도 모르게 리듬을 탔다. 노래를 조금 더 들어봤다. 100번을 채웠다. 이젠 고막까지 후루루루 녹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깨달았다. 이 노래가 전국을 강타한 이유를 말이다. “짧게 끊어 쳐서 그렇구나!” 만약 마라탕후루 노래 가사가 짧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예시로 알아보자. ‘타아아아아앙 타아아아앙 후우우 후루루루루루루루.’ 으악! 테이프 늘어지는 느낌이 든다. 아, 요즘 학생들은 카세트테이프를 모르겠지? 요즘 식으로 하면 버퍼링 걸린 유튜브 느낌이다. 다시 원본으로 돌아가 보자. ‘탕 탕 후루후루’ 역시, 이 맛이다. 가사는 짧은 게 최고다. 그리고 이 원칙은 글쓰기에도 적용된다. 문장은 무조건 짧게 끊어야 한다. 블로그를 비롯한 SNS 세상에서는 더더욱 짧게 말이다. 그래야 글에 힘이 생긴다. 사람들은 오직 힘 있는 글만 읽는다. 매가리 없는 글엔 그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는다. 제목도 마찬가지다.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그래야 읽힌다. 블로그 같은 모바일 세상에서는 더더욱. 필자가 다음 포털 메인에 띄운 글의 조회수를 통해 예시를 알아보자. -월 300 연금이 사람 잡네 (21만) -1학년 담임입니다. 화난 거 아닙니다. (7만) -더러운 여신과 결혼할 바엔 차라리 (5만) 짧은 문장의 힘 원칙은 간단하다. 한 문장에 15자가 넘어가지 않게 하자. 물론 처음엔 힘들다. 글에서 멋을 부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어깨에 힘을 빼야 한다. 그냥 담담히 적자. “태백산맥 같은 명작은요? 거긴 긴 문장 많던데요!” 조정래 작가 정도 되면 괜찮다. 그는 경지에 이른 작가니까. 고수는 요리조리 변주를 줘도 된다. 하지만 초보는 무조건 짧게 써야 한다. 문장이 길어지면 탕후루 총에 저격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절박한 마음으로 문장을 잘라야 한다. 짧은 문장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주어와 서술어의 위치가 가깝다는 것이다. 둘이 가까우면 글에 힘이 생긴다. 우리는 견우와 직녀처럼 그 둘을 붙여야 한다. ‘마라탕후루’를 떠올려 보자. ‘마라탕’과 ‘탕후루’는 가까워지다 못해 둘이 한 몸이 되어버렸다. 그 힘으로 대한민국을 휩쓸어버렸다. 그러니 문장은 짧게 끊어 치자. 탕, 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