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필귀정은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는 근본 이치다. 처음에는 옳고 그름을 가리지 못해 잘못된 길로 가다 결국에는 올바른 길로 돌아가야 사회가 유지되고 억울한 이가 없기 때문이다. 3년 전에 억울하게 스쿨 미투 교사로 몰려 징계를 받게 되자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송경진 교사의 한이 풀린 것도 당연한 순리다. 6월 19일, 서울행정법원은 유족들이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제기한 순직 유족 급여 지급 소송에서 순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고 송 교사와 유가족이 억울하다고 주장한 내용을 상당 부분 인정했다. 이번 판결은 세상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고인의 넋을 다소나마 달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또 많은 교훈을 준다. 무엇보다 당국은 공정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해서는 안 된다. 비위는 당연히 엄중하게 처벌해야겠지만 결론을 이미 내놓고 여론재판 식으로 몰아 억울한 희생을 만들어서는 결코 안 된다. 균형 잡힌 인권의식도 요구된다. 판결문 내용처럼 경찰의 내사종결과 관련 학생들의 탄원서에도 불구하고 전북학생인권교육센터의 무리한 조사와 징계 착수는 고인이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학생의 인권이 소중한 만큼 교사의 인권과 교권도 존
2020-07-02 16:56
두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드는 것은 무척 짜릿하고 보람찬 일이다. 사람은 필요에 의해 혹은 즐거움을 위해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창조하며 표현한다. 이처럼 무언가를 만들고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을 메이커(maker)라 부르며, 메이커의 영역은 생활용품을 비롯하여 로보틱스, 전기 전자, 컴퓨터 등 어떤 분야나 범주에 구애받지 않는다. 메이킹(making)은 이러한 만들기 활동들을 폭넓게 아우르는 것으로, 문제 해결과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하고 그 자체로 목적이 되기도 한다. 학교에서의 메이커 교육 많은 학교에서 활동 중심의 메이커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때 학생들에게 첨단기술이나 원리를 활용해 화려하고 거창한 것을 만들게 하기보다는, 부재(不在)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필요성을 인식했을 때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메이커 정신을 길러 줘야 한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새롭게 창조한다는 것보다 만드는 과정 자체를 의미 있게 여기고 스스로 창조한 결과물에 대해 뿌듯함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메이커로서 주제와 디자인, 재료 등을 모두 스스로 결정하게 하고 메이킹 전 과정에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도를 갖게 해
2020-07-02 15:32
학교현장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 기존의 학교 교육을 바꿔야 한다는 시대적 바람과 미래를 대비하는 곳으로 학교현장을 주목하면서 교육의 방향, 환경 등 많은 부분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학교 교육이 온라인 기반의 환경으로 변했고, 배움의 공간도 학교에서 가정으로 확대됐다. 교육 환경도 재탄생하고 있다. 교실을 교육과 쉼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바꾸고, 기존의 서책 중심 수업에서 태블릿PC, 클라우드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에듀테크 기반 수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학교 교육이 미래 사회의 중심이 될 아이들에게 직업을 선택할 충분한 기회와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직업 탐색의 기회 제공해야 학창 시절, 필자는 ‘내가 어떤 직업을 가질지’ 치열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남들에게 지기 싫은 마음에 ‘의자왕’이라는 별명을 얻어가며 열심히 공부했고, 부모님의 권유로 교대에 입학해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초·중·고등학교 때와 다르게 대학 생활은 내게 동기를 부여하지 못했다. 교과목은 너무 어려웠고, 피아노, 발레 등을 수강하면서 이 길은 내가 가야 할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2020-07-02 15:29여야의 제21대 국회 원 구성 결렬로 여당이 전 상임위 위원장을 독점하는 사태 속에 교육위원장에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출됐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원만한 합의로 원 구성도 못하는 정치력의 한계를 드러내 제21대 국회의 전도가 험난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임기 내내 여야의 당리당략과 정쟁으로 지탄 받은 20대 국회를 반면교사로 삼아 21대 국회는 여야가 협치(協治)와 소통으로 상생해야 한다는 게 한결같은 국민들의 기대라는 점에서 안타깝다. 21대 국회는 하루빨리 정상화돼야 한다. 특히 교육위는 다음과 같은 교육 선량의 역할에 충실하길 바란다. 첫째, 여야 협치와 상생의 생산적 상임위 활동을 기대한다. 협치는 대화와 타협, 상생은 소통과 배려에서 비롯된다. 교육위는 국가 백년지대계 정책과 입법을 다루는 상임위로 정파·이념·진영 등을 떠나 의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국리민복과 미래 한국교육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둘째, 교육 본질 회복에 정책과 입법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무릇 정치의 근간은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이다. 따라서 민생에 터한 일하는 교육 국회상을 정립해주기를 기대한다. 교육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고 교육이 안정돼야 국가가 발전한
2020-07-02 15:05현재 우리나라에는 대원·영훈국제중(서울), 부산국제중(부산), 청심국제중(경기), 선인국제중(경남) 등 5개교의 국제중이 있다. 국제중은 특성화중으로 5년 주기로 재지정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2018년 개교한 선인국제중을 제외한 올해 4개교의 평가 결과, 부산국제중과 청심국제중이 재지정을 받은 반면, 1977년·1965년 각각 설립된 전통의 대원·영훈국제중은 지정 취소돼 일반중으로 전환될 위기에 처했다. 서울교육청은 기준점수에 미달한 이 두 국제중을 향후 청문, 교육부 동의 절차를 거쳐 일반중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서울교육청은 두 국제중이 ‘국제전문인력 양성과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애당초 설립 목적과 달리 특목고 진학의 징검다리, 과다한 등록금, 영어몰입교육으로 인한 사교육 조장, 일반중과의 서열화 등을 지정 취소의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이번 국제중 재지정 평가의 공정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크다. 서울교육청은 기존에 60점이던 재지정 기준점수를 올해 70점으로 10점 높였다. 또 ‘구성원 만족도’는 15점에서 9점으로 하향한 데 비해, ‘감사 지적 사항 감점’은 기존 5점에서 올해 10점으로 올렸다. 이미 감사처분을 받은 두 학교는 작위적 배점
2020-06-18 16:26‘성 평등 교육조례’ 추진으로 시끄럽다. 이미 서울은 지난 3월 충북의 경우는 5월에 ‘성 평등 교육환경 조성 및 활성화 조례’를 제정했다. 강원은 입법예고했다가 6월 초에 철회했다. 세종, 부산과 대구도 최근 입법예고를 거쳐 심의 중이다. 문제는 심각한 갈등이 예상되는 성 평등 조례 쟁점에 대한 차분한 검토와 방향설정 등 사회적 합의가 부족한 상태서 밀어붙이고 있다는 데 있다. 우선 ‘양성평등’과 ‘성 평등’의 용어 문제다. 서울, 충북, 강원, 대구는 ‘성 평등’으로, 세종, 부산은 ‘양성평등’을 사용하고 있다. 두 용어는 개념상의 큰 차이가 있다. ‘성 평등’ 단어는 동성애자 등 성 소수자를 인정하는 의미를 포괄해 논란의 중심에 있는 용어다. 때문에, 강원도 교육위원회는 이 같은 반대 목소리를 받아들여 일단 조례를 철회했다. 교육부 역시 충북교육청에 '성 평등'을 '양성평등'으로 수정해달라며 ‘성평등조례’ 재의를 요청하기도 했다. 사회적 논란을 부추기는 ‘성 평등’이 아닌 헌법과 양성평등기본법, 교육기본법 등 현행 법령과 관련 교육정책에서 사용한 용어를 사용해야 마땅하다. 중앙 부처에서도 관련 부서 명칭을 모두 ‘양성평등’으로 통일해 사용하고 있다
2020-06-18 16:24
“선생님, 학교폭력이 터졌어요.” 등교수업이 시작되기 전, 어느 담임 선생님 말씀에 ‘올 것이 왔구나.’ 싶더군요. 거꾸로 매달아 놓아도 돌아가는 국방부 시계처럼 학생들이 없어도 학교폭력은 일어나는 상황. 마치 번개 같았어요. 번개가 번쩍이면 천둥소리가 들리듯, 학교폭력 사안부터 발생하고 아이들이 등교하는지도 모르겠어요. 학교폭력이 일어난 장소는 집 주변. 학교폭력이 일어난 시간도 저녁 무렵. 상대는 다른 학교 학생. 학부모님은 일단 경찰에 신고부터 하셨대요. 그래서 학교에서도 알고 계시라고 전화를 주셨다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아이가 속상해하고 부모님도 화가 나셨기 때문에 경찰 조사와는 별개로 학교에서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사안을 넘겨달라고 하시더군요. 매뉴얼에는 학부모의 의사가 있으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받도록 해요. 사안을 조사하고, 학교폭력전담기구를 소집하고, 교육청에 요구하게 돼 있어요. 해당 학생이 등교하고 난 후 상담하고 확인서를 작성하고, 상대방 학교와 해당 학생의 확인서를 교환하고, 매뉴얼을 살피면서 빠진 절차가 있는지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확인하면서 오후 시간을 보냈더니 시간은 어느덧 오후 9시. 정신없이 일 처리를 하
2020-06-18 16:21
교육 가족 모두가 아우성이다. 봄부터 간절히 기다려온 아이들을 맞이한 기쁨은 잠시뿐, 하루 이틀이 지나가면서 학교 구석구석에서 한탄 소리가 넘실댄다. 그렇게 간절히 기다렸던 아이들인데… 왜? 정부 대책이나 교육부 발표 어디에도 고등학교 기숙사 운영 문제에 대한 지침이나 수업하는 교사의 마스크 대책은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책 부재로 혼란은 여전 담임교사들은 더하다. 등교 개학 전에는 하루 종일 ‘사랑의 콜센터’를 이어갔다. 온라인 수업에 들어오지 않은 아이들에게 하루에도 두세 번씩 연락을 시도하고 그마저 연결이 안 되면 학부모에게 연락해 독려를 부탁했다. 신입생들의 경우 예비소집 때 적어놓은 휴대전화 번호마저 바뀐 상황이면 더욱 난감한 상황이 연출됐다. 중학교는 초등학교, 고등학교는 중학교 담임교사나 같은 학교 출신 친구들을 수소문해서 문제를 해결했다. 학교현장은 온라인 강의를 할 조건이 안된 상황에서 온라인 개학을 시작했다. 쌍방향 플랫폼 중 줌(zoom)은 얼마 안 가서 해킹의 우려가 있다고 언론에 소개되면서 또 혼란을 겪었다. 등교 개학 일주일부터 시작된 자가진단검사 확인 또한 담임교사의 몫으로 부가됐다. 등교수업 시작 후 자가격리자가 나올 경
2020-06-18 16:18
올해 학교현장에서 가장 핫했던 이슈를 선정하라고 한다면 아마 ‘원격수업’ 또는 ‘온라인 수업’이 아닐까.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었지만, 온라인 수업은 비대면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대안으로 등교수업을 시작한 6월이 지난 지금도 대면수업과 병행하고 있다. 생소했던 온라인 수업이 단기간에 현장에 정착될 수 있었던 것은 2000년대부터 스마트 교육에 관심을 갖고 지금까지 학교현장에 이를 적용해 온 선생님들이 있기 때문이다. 논란 속에서 체계 갖추는 중 우려와 논란이 많았음에도 온라인 수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적이고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 이는 학교현장의 선생님들이 시대 상황적인 요구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위기를 기회로 적극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수업의 문제는 학생들의 디지털 격차에 따른 수업 진행의 어려움이었다. 스마트기기와 무선 인터넷 기기를 대여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문제점들은 고스란히 나타났다. 온라인이라 누구에게나 교육 기회는 공평하게 다가갈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격차가 벌어져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가 주도의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특히 학교
2020-06-18 16:16유치원의 수업일수를 초·중·고와 똑같이 180일로 정하고 있는 유아교육법 시행령의 개정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교육부가 시행령에 따라 수업일수를 162일로 10% 줄였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집단 감염에 취약한 원아들의 건강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아들은 초중고와 달리 실시간 원격대면 형태의 온라인 수업이 불가능하고, 수업일수도 인정되지 않아 무더위에도 등원을 해야 한다. 초등생보다 무려 16일을 더 등교해야 할 판이다. 이 경우, 위생관념이 취약해 한여름 장염·식중독 사고에 노출될 것이 뻔하다. 또 밀집도 최소화를 위해 등원 인력을 3분의 1로 줄여야 하지만 돌봄 수요도 많아 집단 감염에 취약하고 방역 부담이 커지고 있다. 따지고 보면, 유치원은 법정 의무교육이 아니고, 수업일수를 충족하지 못해도 유급도 없다. 유치원의 수업일수를 굳이 초중고와 같이 경직되게 운영해 애꿎은 원아들만 전염병의 희생이 되도록 해선 안 된다. 이 같은 이유로, 한국교총과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는 교육부에 유아교육법 시행령의 개정을 강하게 요구해 왔다.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의 경우, 교육부 장관이 수업일수 단축의 10% 범위 규정에 구애받지
2020-06-11 1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