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는 가상 논제에 관한 컨설팅 요청 사례를 MASA 논술 작성 방식으로 다루어 보았다. MASA 논술 방식은 일반적인 논술 작성 방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실제로 교육청 근무를 하게 된 교육전문직원 관점에서 더 실질적이고 실천적인 의미가 있으며, 교육논술이 추구하는 의미에서도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물론 일반적 논술 방식이나 MASA 논술 방식 모두 단순히 기계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각 논제나 제시된 지문에 따라 사고과정을 통해 사고력·기획력을 습득하고, 교육현장 경험이 녹아난 교육적 통찰력 등의 향상에 더 집중하고 관심을 두는 것이 적절하다. 사고과정을 통해 사고역량을 확대하고, 교육현장 경험이 녹아난 실천력과 교육적 통찰력은 갑자기 나오는 역량이 아니다. 교육적 열정을 갖고 많은 연습과정을 거쳐야 한다. 논술 작성의 연습과정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논제를 찾고, 그 가상 논제에 따라 다루어야 할 필수적인 내용을 기술하는 과정이다. 이번 호에서는 최근 시도교육청이 공통적인 관점에서 중요하다고 선정한 과제를 우선순위에 따라 5가지를 논제로 정하고, 각 예상 논제에 관한 개요 작성 연습을 해보고자 한다. 최근 시도교육청이 공통으로 선정한…
2025-04-09 10:00
비행을 저지른 학생과 그 보호자는 조사나 재판을 앞두고 두려움에 빠지기 마련이다. 이럴 때 담임교사는 학생 측으로부터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더 난감한 부탁을 받는 교원들도 있다. 학교폭력 피해를 봤는데 증거가 없다며 담임교사에게 자녀가 특정 학생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해달라고 한다. 교직생활을 하며 한 번씩은 들어 봤을 이런 ‘탄원서’와 ‘진술서’에 대한 부탁들. 이번 호에서는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탄원서’의 의미와 담기는 내용 「형법」은 연령·성행·지능과 환경적인 부분을 비롯하여 범행의 동기나 범행 후의 정황과 같은 요소들을 토대로 범인의 형벌을 정하도록 한다(「형법」 제51조). 「형사소송법」은 위와 같은 요소들을 바탕으로 검사가 기소유예 처분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고 있다(「형사소송법」 제247조). 사건을 담당하는 판사나 검사로서는 비행을 저지른 학생의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판단할 수 있으므로, 학생을 비교적 장기간 관찰한 교원이 탄원서를 통해 학생의 바람직한 평소 성행, 범행을 저지르게 된 안타까운 환경, 범행 후 반성하는 태도 등의 유리한 부분을 제시해 줄 수 있다. 그…
2025-04-09 10:00
교육의 뇌과학 (바버라 오클리·베스 로고스키·테런스 세즈노스키 지음, 이선주 번역, 현대지성 펴냄, 384쪽, 1만9900원) 뇌의 학습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효과적인 학습법을 제시한다. 뇌는 새로운 지식을 ‘작업 기억’으로 처리한 뒤 ‘장기 기억’에 저장하는데, 이 과정에서 ‘인출 연습’, ‘끼워 넣기’, ‘시간차 반복 학습’ 등이 기억 강화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미루는 습관을 고치는 ‘과제 세분화’와 ‘포모도로 기법’ 같은 실용적인 전략을 소개한다. 뇌과학에 기반한 학생 지도 기술도 담았다. 60초 과학 (리아 엘슨 지음, 조은영 번역, 은행나무 펴냄, 324쪽, 2만 원) 전 세계 팬들의 질문에 대한 미국 인기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과학적 답변을 책으로 엮었다. ‘지구가 자전을 멈추면 어떻게 되죠?’, ‘얼음은 왜 미끄러운가요?’, ‘눈을 누르면 왜 아무 색깔이 막 보이나요?’, ‘우주에서는 어떤 냄새가 날까요?’ 같은 다소 엉뚱한 103가지 호기심을 다룬다. 유쾌한 일러스트와 설명으로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교실 이데아 (김신완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296쪽, 1만8000원) 대한민국 교육의 문제점을 해결
2025-04-09 10:00
2025년은 우리나라 중등교육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해이다. ‘고교학점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중등교육 정책 중 ‘고교학점제’처럼 오랫동안 일관되게 준비하여 실시한 정책은 그리 흔하지 않다. 실제 고교학점제의 전면 실시를 위해 국가교육과정까지 개정하여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전면적으로 실시되는 해이기도 하다. 고등학교의 변화를 위한 대표적 정책인 ‘고교학점제’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논의해 보고자 한다. 고교학점제의 전면 도입을 통해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육의 질적 변화와 발전이 이루어지길 바라지만, 고교학점제가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육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려면 현재 추진되고 있는 고교학점제의 한계와 문제점을 짚어보고, 보완해야 할 사항을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원초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고교학점제가 우리나라 중등교육의 대표 정책으로 추진할 만큼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였는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고교학점제’의 시작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전,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교육공약으로 제시되면서부터이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가장 대표적인 교육공약이 ‘
2025-04-09 10:00
A 공립학교 B 교사는 수업시간에 학생으로부터 “선생님,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어느 후보에게 투표하실 생각입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당혹스러웠던 경험이 있다. 학생의 질문은 교원의 정치적 신념을 알고 싶은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현행 법령에 따르면 B 교사가 수업시간에 학생의 질문에 공개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견해나 신념에 대해 말하게 되면 법령1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위반할 수 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교육이 국가권력은 물론 특정의 사회적·정치적·종교적 집단 또는 세력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하는 원칙을 말한다. 쉽게 말하자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란 학교라는 공적 영역에서 감수성이 왕성하고 신념체계가 단단하지 않아 어느 한쪽으로 경도되기 쉬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교사의 말이나 행동이 청소년의 정치적 견해나 신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우리 사회와 교단에서 교사의 정치적 발언이나 정당활동에 대한 이슈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이 사안에 대한 법률적 판단은 대법원판결(2012년 4월)과 헌법재판소의 결정문(2009헌바298)이 준거가 되고 있다. 교사의 집단적
2025-04-09 10:00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헌법」 제31조 제4항).’ 「헌법」 제31조 제4항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기존의 법률적 해석은 교육과 정치의 관계를 분리하여 논하여 왔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른 경로진화적 관점에서 교육의 본질적 목적 중 하나가 민주시민 양성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즉 2020년 1월 「공직선거법」 개정, 2022년 1월 「정당법」 개정 이후, 16세의 고등학교 1학년 학생도 선거권을 행사하고 정당 가입이 가능하게 되었다. 반면 교사에게는 정치적 자유가 거의 인정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정치적 ‘자기 검열’로 정치적 의사표현이 제한되는 교원들이 정치적 기본권 행사가 가능한 학생들에게 민주시민교육을 하는 현실은 역설적이다. 이제는 교원의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개념에 대한 재해석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며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헌법」 제11조).’ 헌법이 추구하는…
2025-04-09 10:00
이제 교실에서도 정치활동이 가능해진다? 서울시교육청이 학생들의 ‘정치활동 금지조항’을 삭제하면서, ‘학교에서의 정치 참여는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라는 뜨거운 논쟁이 시작됐다. 학생 참정권 확대와 함께 청소년의 정치활동이 점점 더 보장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이를 둘러싼 찬반논쟁은 끊이지 않는다. 최근 몇 년간 학생들의 정치적 권리가 확장되고 있지만, 그 범위와 방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청소년들의 정치활동이 실제로 학교교육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논의는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과연 청소년의 정치 참여는 어디까지, 어떠한 방법으로 허용되거나 제한되어야 하는 것일까. 청소년 정치참여의 현주소 최근 몇 년간 청소년의 정치 참여는 꾸준히 확대되어 왔다. 2020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선거권 연령이 19세에서 18세로 낮아지면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도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2022년에는 정당 가입 연령이 18세에서 16세로 조정되며, 청소년들이 정당활동에 참여할 법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더 나아가 국가의 중요한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2025-04-09 10:00
처음엔 수많은 학생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사건과 관련 있는 학교인 줄 알았다.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에 위치한 세월초등학교. 마을이 세월리인 탓에 세월초로 불린다. 강물 위로 스며드는 달빛이 아름답다는 의미에서 세월(洗月)이란 이름이 지어진 곳, 서석산 골안계곡부터 남한강을 끼고 있는 산자수명(山紫水明), 빼어난 그곳에 문화예술교육으로 학교와 마을을 살린 세월초가 있다. 한때 세월초는 학생수가 줄어 폐교 위기까지 몰렸다. 1946년에 세워진 전통의 학교지만, 학령인구 감소는 피할 재간이 없었다. 그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교사와 마을주민들이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름하여 세월초 활성화 프로젝트. 문화예술교육을 중심으로 학교를 살리고 마을을 살리자는 계획이다. 그들의 노력은 머지않아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고, 이제는 전교생이 81명이나 되는 6학급 규모로 커졌다.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도 못 여는 학교가 올해 현재 전국에 184곳에 이르지만, 세월초는 지난해 13명, 올해 9명이 1학년에 입학했다. 비결이 뭘까. 이 학교 최춘지 교장은 ‘소통’을 첫손에 꼽았다. 학부모와 학생, 교직원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소통을 통해 믿음과 신뢰를 쌓았다. 이를…
2025-04-09 10:00
예전에 한 방송사에서 ‘배움은 놀이다’는 프로그램이 4부작으로 방송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도서관에서 학생의 교육과 성장을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사서교사에게도 큰 도전과 시사점을 주고 있다. 만약 배움이 놀이라면, 놀이를 통해 ‘어떻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일까? 조금 더 확대해서 그냥 재미있게 친구들과 놀기만 해도 무엇인가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을까? 놀이를 통해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부분 연구가 되어왔고, 계속 진행되어 발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서 학교도서관은 어떻게 놀이로 배움을 지원하거나, 참여를 촉진할 수 있을까? 이러한 관점으로 ‘학교도서관 교육활동과 보드게임’에 관해 생각해 보려 한다. 게임의 정의와 이론적 배경 _ 놀이는 문화보다 오래되었다 먼저 게임에 대한 간략한 정의와 이론적 배경을 살펴보자. 게임은 21세기에 새롭게 생겨난 놀이문화가 아니다. 놀이하는 인간 ‘호모루덴스’라는 말은 ‘놀이는 문화보다 오래되었다’라는 의미를 포함한다. 적당히 경쟁해야 하는 게임놀이는 인류에게 생존을 위한 도구로 탄생하게 되었다. 수천 년 동안 생겨나고, 변화되고, 더욱 진화해 온 아주 오래된 놀이문화다. 이렇게 발
2025-04-09 10:00
최근 ‘놀이’의 중요성이 새롭게 대두되면서 어렵거나 하기 싫어하는 대상에 게임의 요소를 접목하여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 주목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지난 호에서 설명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필자가 학생들과 강의실에서 실제로 활용하고 있는 윷놀이 게임학습(LPG: Learning by Putting Game) 수업과정과 효과를 소개하면서, ‘학습자 주도성을 기르는 수업전략’ 연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윷놀이 수업(학습)전략 윷놀이 게임학습(LPG: Learning by Putting Game)은 필자가 대학에서 플립러닝을 하는 중에 학생들과 활동하는 수업 중 하나이다. 총 4단계로 진행되는데,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1단계 _ 윷놀이 준비 활동 1) 윷놀이 도구 준비하기 윷놀이 수업을 하려면 윷·말판·깔판이 필요하다. 윷은 문방구에서 적은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윷 대신에 주사위로 해도 되지만 흥미를 유발하고, 감각적 경험을 하는 데는 나무로 만든 윷이 더 좋다. 말판은 윷과 함께 구매할 수 있지만 학생들이 직접 만들게 해도 좋다. 깔판은 책상이나 교실 바닥에서 윷을 놀 때 소음이나 튕겨 나가는 것을
2025-04-09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