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국은 일본의 근대성, 국제성 과시의 쇼 윈도우 식민지 조선인에겐 불가능한 지위, 활동의 장 제공 분쟁 없는 ‘민족협화’ 표방, 대동아공영권 모델 선전 ‘탈오리엔탈리즘’적 국제성으로 만주국 허구성 은폐 한국현대사에서 만주라는 공간이 지닌 역사적 함의는 무엇일까? 박정희 개발독재 시기의 인재 풀 가운데 하나로 세칭 만주 인맥이 거론된 지 오래다. 박 전 대통령 자신이 만주군관학교 출신이었고 정일권, 백선엽 등 건군의 주역들 역시 그러했다. 눈을 북한으로 돌려보면, 김일성 체제는 만주항일유격대의 맥을 잇는 소위 유격대국가로서 그 정통성을 획득할 수 있었다. 남북한 모두 만주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이 해방 후의 신흥 엘리트로서 정권을 장악함으로써 만주는 한국현대사의 블랙박스가 되었던 셈이다. 그러나 현대사에서 만주의 역사적 함의가 과연 이런 차원에만 국한되는 것일까? 먼저 동아시아 규모로 시야를 넓혀보자. 중화학공업화가 진전된 만주는 중국혁명 막바지에 국공내전의 군사적 승리를 가능케 한 전략적 교두보였고 한국전쟁 당시에는 중공군의 보급기지 역할을 함으로써 임표 등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해 주었다. 또 한일 보수지배층의 담합에 의해 성사된 한일회담은 양국을 잇는 만주…
2006-01-17 09:3920세기 제국주의 새 전략, 동북아 정치·경제사 열쇠 50개 민족 45개 언어 혼재, 조선인도 70여만 명 이주 잔학한 통치, 첨단의 근대를 동시에 지닌 역설의 제국 총독부 정책, 만주국 실험 통해 한국 근대국가로 유입 만주국은 어떤 나라? 만주국은 1931년 일제가-정확히는 남만주철도를 지킨다는 구실로 파병된 일본의 관동군이- 일본정부와 육군본부의 지령 없이 단독으로 오늘날 중국의 동북(이른바 만주)의 군벌 장학량 체제를 무력으로 쫓아내고(9.18, 혹은 만주사변), 그 이듬해 세운 나라이다. 1934년부터는 푸이(溥儀)가 황제로 등극, ‘만주제국’이 되었다. 그러나 이것을 괴뢰국이라고 간주하는 당시나 전후의 역사기술은 준엄하다. 뒷날 일본이 중국에 대해 도발한 중일전쟁(1937-1945)은 1천만 명 이상의 중국인 희생자를 초래했다. 만주국은 전쟁의 배후기지가 되어, 이곳에서 살인적인 인적, 물적 동원, 생체실험 등 숱한 반인륜적인 행위가 있었다. 만주국에 대한 동북아 사회의 인식은 일종의 망각상태에 있었다. 중국인들은 그 앞에 종교적 신념으로 가짜라는 말을 붙이면서, 존재해서는 안 될 악몽으로 여긴다. 일본인들 중에는 만주국의 이상만을 기억하는 이들이…
2006-01-16 14:38몽골지배 아래 민족 의미 ‘여진’ 버리고 ‘만주’ 명칭 반포 1636년 국호도 ‘후금’에서 ‘청’으로 개명,새롭게 태어나 대륙 입관 후 청은 만주 지역을 봉금(封禁) 상태로 유지 분쟁 대상되며 민족명 ‘만주’가 지명·국가명으로 바뀌어 1368년 몽골이 중국 지배를 포기하고 초원으로 돌아간 후 276년만인 1644년에 이번에는 만주가 입관(入關)하여 중국을 정복, 지배했다. 만주족은 어떻게 명(明)나라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척박한 곳에서 흥기해 후금(後金)을 건국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어떻게 명나라의 요동(遼東)지역으로 쳐들어가 그 곳을 지배할 수 있었을까? 여진족과 만주족은 서로 같은 민족인가 다른 민족인가? 후금에서 청(淸)으로 나라 이름을 바꾼 것은 언제, 왜인가? 그리고 몽골과는 어떤 관계인가? 1644년 이후 만주족의 중국지배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더라도 입관 전 만주 땅에서 전개된 청나라의 역사에 대해서는 생소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초원으로 돌아간 몽골 원(元)나라 순제(順帝)는 명나라 군대가 가까이 진군해오자 수도 북경을 버리고 북쪽 초원으로 이동했다. 역사에서는 이를 북원(北元)이라 부르는데, 이들은 농경사회 지배를 통해 거두어들이던 국가재정…
2005-12-26 10:07“자네 직업이 뭐지?” “회사원이에요.” “아 그래. 그러니까 이런 거야. 자넨 아침에 잠이 들고는 하루 종일 회사원이 되어 죽어라 일만 하는 꿈을 꾸는 거야. 그리고 저녁에 잠자리에 들면 깨어나서 밤새 진짜 자기 자신이 되는 거네.”(48쪽) “그러니까 내 생각은 이렇다네. 자네들은 모든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데, 매일 몇 가지씩 빼앗기는 거란 말일세. 키도 작고 몸집도 조그마할 때는 반대로 굉장한 상상력을 갖고 있지만, 사실상 정확히 아는 건 아주 적지. 그렇기 때문에 자네들은 뭐든지 다 상상해야만 하는 거야. 빛이 어떻게 전등 속으로 들어오는지, 그림이 어떻게 텔레비전에 나오는지 상상해야 한단 말일세.”(26쪽) 꿈을 꾸는 삶이 진짜 내 삶인지, 아니면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수 없이 매달려 있는 직장이 내 삶일까. 장자(莊子)의 나비처럼, 내가 꿈속에서 나비가 됐다면, 그 나비가 진짜 나인지, 아니면 인간의 육신이 진짜 나인지, 당신은 알 수 있습니까? 악셀 하케가 쓴 ‘작디작은 임금님’(미다스북스)을 읽다보면 젊다는 것, 늙는다는 것을 한번쯤 뒤집어 생각하게 해줍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십이월2세’라고 불리는 임금님입니다. 집게손가락보다 작은 몸집입니
2005-12-19 11:22가을이 지나가는 눈부신 언덕 위에 소나무들이 휘파람을 불고 있다 나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다가가서 가만히 그들을 바라본다 마치 한집에 모여 살고 있는 가족들처럼 서로가 크고 작은 나무들 그 크고 작은 나무들 사이에 사람의 아기처럼 다시 어린 나무들 모두가 일시에 합창이라도 하듯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흔들고 있다 큰나무 하나가 가만히 팔을 내려 작은 나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작은 나무가 다시 어린 나무의 손을 꼭 잡아 준다 나도 손을 내어 그들의 손을 잡아 본다 어린 나무가 나를 보며 웃는다 작은 나무가 웃고 큰나무가 웃는다 나도 따라서 웃는다 어느 아득한 세월로부터 하나의 목숨이 되기 위하여 땅에 떨어지거나 하늘을 날고 어쩌면 바다조차도 건너는 길고 먼 여행 끝내고 여기 왔을 이 나무들 우리의 여행도 나무보다 가볍거나 짧지 않았지만 결코 나무 하나가 되지 못함을 나는 생각한다 쓸쓸한 나를 위해 나무들이 손을 흔든다 손바닥마다 비누 냄새 같은 향기가 달빛처럼 흘러내린다 사람은 가을처럼 화려하게 살다가 죽으면 이름을 남기지만 나무는 죽어서도 향기를 남긴다 그래서 부활하여 다시 나무가 된다 -이상윤 대구 파호초 교사
2005-12-12 15:03문학작품 심사에서 늘 느끼는 바는 그것이 숨은 그림 찾기와 같다는 점이다. 마치 우거진 수풀 속에서 잘생긴 한 그루 야생란을 찾아내는 일과 같다. 조심조심 살펴야 한다. 자칫 좋은 작품이 스쳐 지나가는 愚를 범하기 쉽다. 올해도 응모작품이 많았다. 눈이 확 트이고 귀가 쨍그랑 열리는 오직 한 편의 작품을 찾아 달리기를 시작했다. 더러는 상투적이고 설명적인 표현도 보였고 넋두리에 가까운 언어조합도 만났으나 여러 편의 작품이 그물코에 걸려 나왔다. 「입동」(김현욱), 「눈」(문영애), 「숲 속의 백일장」(김진대),「제비꽃 아이」(차재연),「나무가족 」(이상윤),「고 쬐끄만 두레박이」(신이룡), 등의 작품이 그런 작품이었다. 모두 상당 수준에 오른 佳篇들이었으나 동일작가의 여러 작품의 균형성이라든지 미래지향적 발전성 앞에 다시 한번 머뭇거림의 시간을 가졌다. 하여,「나무가족」을 당선작에 「숲 속의 백일장」을 가작으로 결정하였다. 「나무가족」은 명상적인 작품이다. 함께 응모된 작품들이 고르고 언어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솜씨에서 강한 신뢰가 갔다. 대상을 무리 없이 소화해내면서 한국어의 질감을 십분 발휘하여 촉촉한 감동을 자아낸다는
2005-12-12 15:02강물은 언제나 고요하지만 강 바닥은 쉬임 없이 흔들린다 몇 번의 망설임 끝에 겨우 응모 작품을 보내 놓고서도 마음은 지울 수 없는 기다림처럼 자꾸만 설레었다 기다린다는 것이 이렇게도 질기고 모진 것일까 이제는 모든 것을 잊고 혹은 버리면서 조금은 담담하게 흔들림 조차도 감출 수 있어야 하는 나이인데도 그러질 못하니, 아무래도 나는 세상을 깊이 살지 못한 것만 같다 혹시나 하는 마음 하나로 11월의 마지막 날을 기다리던 중 당선 연락을 받고 맨 먼저 집사람에게 전화를 했다 언제나 글 쓰는 나를 위로하고 나의 글을 이해해주기 위해 마음 모으는 아내가 너무도 고맙고 감사하기 때문이다 수상작 나무 가족은 우리의 가정과 교실 안의 풍경을 낮은 톤으로 형상화시킨 작품이다 가장으로서 또 교사로서 제자리를 찾고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하리라 다짐하며 부족한 글을 뽑아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상윤 대구 파호초 교사
2005-12-12 15:01“영표야, 영표야.” 갑자기 욕실에서 목욕을 하고 있던 엄마가 다급한 목소리로 영표를 부릅니다. “개구리다! 개구리.” 욕실에서 나온 엄마는 몸을 으스스 떨기까지 합니다. 겁쟁이 엄마. 선생님이 되어 가지고 엄살이 많습니다. 엄마는 밤이면 도둑고양이가 우는 소리에도 무섭다고 야단이고, 바람만 세게 불어도 방문을 꼭 잠급니다. “이 깐 개구리가 뭐가 무섭다고, 에이 씨.” 영표는 욕실로 들어가 바닥에서 폴짝 폴짝 뛰어다니고 있는 개구리를 손으로 잡았습니다. 엄지손가락만 새끼입니다. 툭 튀어나온 눈이 겁도 없이 영표를 빤히 쳐다봅니다. “이게, 뭘 봐.” 영표는 잡은 새끼 개구리를 변기통에 넣습니다. 개구리가 물속에서 허우적거립니다. 그 모양이 너무 재미있어 영표는 자꾸만 장난을 칩니다. 개구리가 물속에서 올라오면 잡아 던지고, 또 던지고. 몇 번을 계속합니다. 드디어 새끼 개구리는 지쳤는지 다리가 축 쳐졌습니다.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에이 시시해, 벌써 죽었어.” 영표는 그대로 변기통 물을 내렸습니다. 개구리가 물살에 휩쓸려 따라 내려갑니다. 하루 종일 내리던 비는 밤이 되자 멈추었지만 밖은 여전히 안개로 자욱합니다. 영표가 현관 불을 켜자 마치 기다렸다는
2005-12-12 15:00이번 교원 문학상 동화 부문에는 34명이 응모를 했다. 인원수로 봐서는 결코 많지 않은 수이지만 한 명이 여러 편씩 응모한 것을 계산하면 적지 않은 수이다. 응모자가 교장 ․ 교감 ․ 교사 ․ 장학사 등 교원 가족들이 골고루 참여해 바람직했다. 두 심사위원이 모든 작품을 돌려 읽은 전체적인 소감은, 우선 동화가 어떤 성격의 글인지 잘 모르고 그냥 교단에서 일어나는 생활의 단편을 소개한 글이 많아 아쉬웠다. 이런 작품일수록 사건이 미약하거나 플롯 구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안타까웠다. 동화 소재로 교단 생활이 들어가지 말란 법은 없지만, 내가 몸담은 영역이 교단이니 교단 생활을 소개해야만 된다는 사명감 같은 생각은 떨쳐 버려야 한다. 그 생활은 다른 교원도 경험할 수 있는 보편적인 내용이 되어 신선미가 떨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동화는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초자연의 세계까지 작품의 현실로 끌어들여 그것을 있음직한 이야기로 꾸며낸 글’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고, 동식물과 무생물이 사람처럼 생각하며 말을 하는 내용이 많다. 그런 면에서 견주어볼 때 응모작들이 너무 교단 현실 이야기에 국한된 생활 동화가
2005-12-12 14:57생각지도 않았던 큰 선물을 받고나니 무척 기쁘고 행복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때부터 소설이나 동화가 재미있어 부지런히 읽었습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었지만 막연하게 생각했던 짝사랑이 하나씩 이루어지고 있어 행복합니다. 동화는 우리가 보고 있는 세상 말고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순진무구하고, 정직하면서도 환상적인 어린이의 세계. 그러나 번번이 아이들의 시각으로 접근하지 못했기에 그 세상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늘 동화의 세계를 그리워만 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있을 때가 즐거워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이들의 상상의 세계가 무한하다는 것도 알았고 내게도 동화적 상상력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은 늦게 출발했지만 아이들이 읽으면 정말 재미있는 동화를 쓰고 싶습니다. 분에 넘치게 축하를 많이 받았습니다. 가르침을 주신 은사님들, 동료선생님들, 서른여섯 명 우리 반 아이들 (그들이 있어 동화를 쓸 수 있었습니다). 항상 그리운 얼굴로 남아있는 내 친구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 모두가 있어 또한 행복합니다. 기회를 주신 한국교육 신문사와, 부족한 작품을 뽑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깊은
2005-12-12 1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