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왔건만 절기상 풍경이 칙칙한 때라 출사장소를 정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3월 4일, 사진동호회 설레임 회원들이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마을과 도고면 세계꽃식물원으로 출사를 다녀왔다. 마침 아산외암민속마을보존회에서 관람객들에게 오곡밥, 부럼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장승제와 정월대보름 행사'를 개최하는 날이라 소재가 다양해 좋았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에 위치한 외암민속마을은 500여 년 전에 형성된 예안 이씨의 집성촌으로 80여 가구에 사람이 실제 거주하는 마을이다. 전통이 살아있는 건재고택, 참판댁, 송화댁, 교수댁, 병사댁, 참봉댁 등 양반가의 고택과 초가집들이 긴 돌담과 어우러지는 풍경이 멋지다. 옛날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중요민속자료 제236호로 마을의 모습이 한국민속촌을 연상시켜 드라마 ‘덕이’와 ‘야인시대’, 영화 ‘취화선’과 ‘태극기 휘날리며’를 이곳에서 촬영하였다. 정월은 한 해를 처음 시작하고 그 해를 설계하는 달이다. 이날 아산외암민속마을보존회에서 정월대보름 행사로 장승제, 느티나무제, 다리제와 풍물공연, 소원적기, 오곡밥 나눠먹기, 쥐불놀이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진행하였다. 마을사람들과 관광객들은 소원성취
2015-03-12 09:24카메라나 휴대폰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우리 국민 모두가 작가라고 할 만큼 사진이나 영상촬영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지금 이 순간에도 멋진 사진과 영상이 수없이 쏟아져 나온다. 여행지를 떠돈 세월 때문인지 내가 여행 마니아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여럿이다. 그들 중에는 멋진 사진이나 영상이 지천인데 ‘왜 돈 내버리고 고생하면서 여행을 다니느냐’고 물어오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 ‘내 여행은 설렘이 있어 늘 즐겁다’고 말해준다. 지인 부부가 40여년 근무하며 천직으로 알던 직장에서 2월 말 퇴직했다. 어떤 일이든 처음은 두렵고 망설여진다.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퇴직 후의 생활을 여행처럼 설렘으로 맞이하면 얼마나 좋을까. 막 직장을 떠나 자유인이 된 지인 부부와 3월 2일부터 이틀간 포항 구룡포항에서 영덕 풍력발전단지까지 해안도로를 달리며 마음껏 자유를 누리는 여행을 다녀왔다. 청주를 출발하여 첫 번째 들른 곳이 구룡포항 앞에 있는 근대문화역사거리다. 신라 진흥왕 때 지금의 용주리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했다는 바다가 구룡포다. 구룡포항은 동해안의 어업 전진기지로 수백 척의 어선들이 정박해 있는 큰 항구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들
2015-03-11 09:03변하는 시대상황에서 살아남는 길은 힘을 기르는 일이다. 이 힘이 역사를 움직인다. 세계사를 움직이는 것이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의 중심세력은 미국파였다. 물론 건국 직후 인재가 모자라던 시절 고육지책으로 일본파가 중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나라의 틀이 갖춰지면서 우리나라의 발전을 주도해온 세력은 누가 뭐래도 미국파였다. 1960년대 이후 미국에서 공부한 군인.정치인.경영인.학자들이 사회 각 분야의 주역이 됐다. 자연스레 미국 배우기가 유행했다. 학자들은 미국의 사상과 제도를 가르쳤고, 기업들은 미국식 자본주의를 실천하였다. 그래서 미국적 가치, 예컨대 자유 민주주의나 시장경제.합리주의.실용주의 등이 우리 가치체계의 윗부분에 자리잡았다. 한마디로 미국은 우리에게 절대선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한때 이 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그리고 아직도 그 흔적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반미정서의 확산과 함께 미국은 물론 미국적 가치를 무조건 배척하려는 풍조까지 나타났던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파가 구축한 거대한 정치-경제-학계의 복합체가 깨진 것은 아니다. 같은 외국 박사라도 아직은 미국 박사라야 행세를 한다. 미국이 어떠네 하면서도 아들.딸 미국에 유학 보내는 것은 이
2015-03-09 17:18여수 관광의 첫머리이자 여수를 상징하는 관광 명소가 꽃피는 동백섬 오동도다. 지난 2월 28일, 마영달테마여행1번지에서 여수의 오동도로 봄맞이 트레킹을 다녀왔다. 오동도는 전라남도 여수시 ‘2012 여수세계박람회장’ 앞바다에 위치한 바다의 꽃섬으로 길이 768m의 긴 방파제가 작은 섬과 육지를 연결한다. 추운 겨울철에도 아기자기한 '봄동산'이 펼쳐져 있어 늘 봄기운에 흠뻑 젖어들고 알싸한 동백꽃 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관광지로 동백꽃이 만발하는 3월 하순경에 절정을 이룬다. 2주 전,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던 날 월출산을 다녀온 후 카메라가 자주 작동하지 않아 속상했는데 또 기상청에서 흐린 날씨를 예보했다. 때로는 마음보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 비오는 날 여행이 망설여졌지만 약속을 지키기 위해 차를 몰고 출발장소인 청주종합체육관 앞으로 갔다. 예정된 시간보다 늦은 7시 15분경 관광버스 2대가 여수로 향한다. 생수, 떡, 김밥, 컵라면, 안내지도를 나눠주고 일정 소개가 이어진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시청하며 지루함을 달래는 사이 호남고속도로 여산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려온 관광버스가 10시 50분경 돌산대교 앞 언덕 위에 있는 돌산
2015-03-06 10:59이 책을 만나게 된 계기는 지난해 11월 11일 한국교육신문사에서 주최한 교단체험수기 원고 심사를 맡은 덕분이다. 교총으로부터 원고 심사 의뢰를 받았을 때, 우리 반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망설였다. 그러나 교단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열정적으로 뛰는 선생님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서울 출장을 결심했다. 저명한 교수 두 분과 함께 250여 편에 이르는 원고를 진지하게 심사하며 나를 채찍질 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이 책은 바로 상위 입상한 선생님의 원고에서 찾은 책이다. 혁신학교를 운영한 한 선생님의 수기가 매우 감동적이어서 사서 보려고 메모해 둔 책이었다. 특히, 교육무상복지에 관심이 많은 터라서 책 제목에 끌렸다. 대학교육까지 완전 무료라는 덴마크를 부러워하는 마음이 앞섰다. 그래서 우리 학교 교사독서동아리 토론도서로 선정하여 함께 읽고 마음을 나눈 책이기도 하다. 우리 학교가 무지개학교를 향한 3번 도전에 성공한 것도 이 책을 고르게 한 계기가 되었다. 읽고 난 솔직한 소감은 빌려서 읽으면 되지, 사서 소장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되어 나 때문에 이 책을 선정한 선생님들께 죄송했다. 베스트셀러로 소문난 책이 모두 좋은 책이 아닌 것처럼, 제목만 보고
2015-03-04 17:05인디언과 바람의 땅, 오클라호마에서 보물찾기 - 길은 새로운 곳으로 우리를 데려다 줄 것이다- 교수님께서 풀브라이트 재단 수혜자로 미국에 가 계시는 동안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교수님의 동선을 기억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책으로 보니 다르고 새로웠습니다. 그리고 부러웠습니다. 지성인인이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보여주셨습니다. 공부하러 가서 그 곳을 여행하고 탐구하고 다시 철학적 사유로 이어지는 그 여정은 지성의 다른 이름이며, 제가 살아가고 싶은 모습입니다. 어느 곳이나 알아야할 역사가 있고 그 곳에 사는 다른 모습을 지켜보고 삶의 의미를 이해하고 내 삶과 연결시켜 기록해야 우리의 후학들에게 무엇인가를 남겨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여행기를 적는 일에 소홀했던 저를 반성하였습니다. 보물 1. 스틸워터와 오클라호마 주립대학 그 안식과 탐구의 낙원 1. 역사학과 학생들에게 특강 역사학과 학생을 위한 특강 후 미국과 같은 영향력 있는 나라에 우리의 역사를 교육하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자동차 한 대, 스마트 폰 한 대 더 파는 것보다 대학들에 한국학을 개설하고 학생들에게 교육하는 것이 우리로서는 훨씬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된 것이다.…
2015-03-03 14:52대한민국은 참으로 대단한 나라이다. 올해 2015년은 한국이 광복 70년을 맞는 뜻깊은 해가 된다.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새로이 출발한 신생 독립국 가운데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빠른 성장을 이룬 모범국가로 세계가 평가하고 있다. 그것은 한국이 자유민주주의 정치 체제와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리를 채택하여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고난의 가시밭길을 헤쳐 나온 결과이다. 이 같은 성취는 개인과 국가에 닥친 수많은 도전과 희생을 극복하고 그동안 이룬 피, 땀, 눈물의 결과다. 경제 부문만 고난과 역경을 헤쳐 나온 것이 아니다. 선거에 의한 정권교체가 가능해진 정치체제의 안정에는 이 땅의 민주적인 정치 질서 구축을 갈망하는 수많은 이들의 희생이 밑거름이 되었다. 최근 이것을 잘 보여준 것이 영화 '국제시장'이다. 설 연휴 사흘째인 20일 영화계의 상식을 깨는 이변이 발생했다. 개봉한 지 두 달이 넘은 ‘국제시장’에 19만 명이 몰리면서 신작 영화들을 제치고 좌석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나도 여기에 한몫을 했다. 평상시 영화관에 가기가 쉽지 않았는데 18일 시작된 설 연휴 닷새 동안 이 영화를 본 관객은 67만 명에 육박했다. 가족
2015-03-03 14:51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실시한 ‘2014 학교진로교육 실태 조사’에서 중고교생 10명 가운데 3명꼴로 희망하는 직업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같은 결과는 미래의 목표나 방향 감각을 상실한 우리 시대 청소년들의 우울한 초상이다. 지난해 7월 전국의 초중고교생 18만 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이 조사에서 희망 직업이 있다고 응답한 중고교생은 남녀 가릴 것 없이 교사를 1순위로 꼽았다. “장래 희망은 대통령”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던 예전 아이들과 달리 지극히 현실적인 선택이다. 이같은 선택에 작용을 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궁금하다. 청소년들이 교사와 공무원 등 통념상 안정된 직업들을 선호하는 현상이 갈수록 고착화되고 있다. 교직은 실직 위험이 작다. 이 말은 다시 말하자면 큰 사고만 없으면 정년 퇴직 후에도 넉넉한 연금을 받는 ‘철밥통 직장’이라고 알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 사이에 높은 인기를 누리는 직장이라고 판단된다. 이러한 경향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속히 이런 방향으로 쏠리고 있다. 청소년들이 진로를 선택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학부모들이 달라질 필요가 있다. 이번 조사에서 학부모 역시 자녀가 갖기를 원하는 직업 1위로 교사를 지목했다. 기성세대
2015-02-26 13:12우리나라 교육의 금년도 핵심화두는 "인성교육'이 될 것이다. 그 이유는 지난해 인성교육진흥법이 통과되어 그 시행의 첫해가 되기 때문이다. 인성교육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가지 방법이 동원될 것인데 그 가운데 하나의 축은 학교스포츠클럽 운영이다. 스포츠는 사회를 배우는 인생축소판이다. 학교현장에서 스포츠활동에 관심이 많은 학교장들과 간담회를하면학생들이학교스포츠클럽활동에참여한뒤교우관계가좋아졌다는이야기를많이한다.그 이유로는 규칙에따라팀플레이를하면서자연스럽게공동체의식을배우게되는기회를 통하여 삶의 규칙을 배우는 기회가 많아진 덕분이라는 것이다. 학교스포츠클럽은같은학교학생들이축구,배구,농구,배드민턴등관심있는운동별로모여활동하는스포츠클럽또는동아리.교육부는학생들이경기결과보다는과정을즐길수있도록학교스포츠클럽리그를운영한다. 학교스포츠클럽리그운영지원센터는2013년교육부가지정한이래성공적인리그운영을위한통합서비스제공(www.ksslc.or.kr),학교스포츠클럽및리그의홍보와성과분석,지역협의체구성을위한컨설팅및지원,현장교사와장학사들의역량강화를위한연수교육과함께학교스포츠클럽및리그의활성화와내실화를위한정책제안등의업무를맡고있다.학교스포츠클럽은전문적으로체육활동을하는학생들을중심으로운
2015-02-25 09:00우리는 삶의 과정에서 많은 메시지를 전하면서 소통한다. 이 소통의 과정이 올바르게 형성되지 않으면 매우 왜곡된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한국엔 성형미인밖에 없어”, “한국은 과거 청나라에 미녀를 조공해서 현재 미녀가 없다. 지금은 성형 미녀뿐이다.” 이같은 내용을 전달하는 사람들은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정부가 허가한 여행사(중국 전담 여행사)의 상당수 현장 가이드들이 한국의 역사를 왜곡해 전달한 내용이다. 한국인이라면 깜짝 놀랄 만한 어불성설이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에게 여과 없이 전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행업협회는 지난해 12월 4∼14일 서울 경복궁 등 주요 관광지를 찾은 중국인 단체관광 1035건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 중 104개 단체에서 가이드의 엉터리 역사 발언이 나왔다고밝혔다. 엉터리 발언 중에는 “중국 사신이 지나가면 한국인은 고개를 못 든다” 등 한국이 중국의 속국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발언이 가장 많았다. 또 “허준은 대장금의 스승이다”와 같은 역사와 인기 드라마를 혼동한 발언도 적지 않았다. 협회 관계자는 “현장에서 조사한 관광 가이드의 80%가 중국 동포였다는 것이다. 이들은 오랜 시간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라고 배워
2015-02-24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