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에서 시작해 쿠바를 한 바퀴 돌아 아바나로 돌아왔다. 그동안 관광지 찍고 다니느라 많이 지쳤다. 더위도 한몫했다. 이제 두 밤을 보내면 된다. 귀국 선물을 사는 일이 남았다. 숙소에서 쇼핑 상점들이 즐비한 곳으로 가려면 바둑판처럼 가지런한 동네를 지나는데 중간 즈음 널찍한 공원이 나온다. 공원 한가운데 자리한 정자 같은 공간에서 잠시 쉬려고 다가가는데 그 안에서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평일 낮에 학교 안 가고 춤이나 추고 있는 비행 청소년인가’ 처음에는 색안경을 끼고 보았는데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춤 실력에 무대 가까이 다가가 버렸다. 눈으로 학생들의 춤을 감상하고 있는데 귀로 한국말이 드문드문 들려왔다. 처음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하지만 분명 BTS 노래였다. 인터넷에 쉽게 접속하기 힘든 쿠바에서 BTS 뮤직비디오를 보려고 얼마나 애를 썼을지 눈에 선했다. 리더로 보이는 아이는 심지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오빠” 등의 한국말을 할 줄 알았다. 영상을 찍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아이들도 한국인을 만나게 된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에서 BTS 굿즈를 사 가지고 왔더라면 이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
2021-01-06 10:30좀딱취라는 꽃이 있다. 일반인에겐 생소하겠지만 야생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겐 비교적 익숙한 꽃이다. 이 꽃은 야생화 중에서 가장 늦게 피는 편이라 흔히 “좀딱취를 보면 야생화 탐사 한 해가 다 간 것”이라고 말한다. 야생화동호회 모임인 ‘인디카’에서 펴낸 책 오늘 무슨 꽃 보러 갈까?에서 마지막으로 소개한 꽃도 좀딱취다. 좀딱취를 보고 나면 더 이상 피는 야생화는 없고, 겨우살이 등 열매 정도가 남는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꽃, 좀딱취 좀딱취는 남부지방과 제주도 등에서 자라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키 10~20cm 정도인 작은 식물인데 꽃 모양이 바람개비를 닮았다. 자세히 보면 꽃자루 하나에 꽃이 세 개씩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좀딱취는 잘 살펴보면 구석구석 정말 예쁘다. 이 꽃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라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에 딱 들어맞는 꽃이 아닌가 싶다. 좀딱취가 한 해를 마무리하는 꽃이라면 한 해를 시작하는 꽃은 무엇일까. 야생화동호회 모임 ‘야사모’에서 매년 제일 먼저 꽃소식을 올리는 사람은 제주도 산방(닉네임)님이다. 산방님은 새해 첫날 즈음 수선화 사진을 올려 회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2021-01-06 10:30교원의 보수체계 교원은 「국가공무원법」 제2조에 의하면 경력직 공무원 중 특정직 공무원으로서 ‘특수하게 정해진 업무’를 처리하는 공무원 및 다른 법률에서 특정직 공무원으로 지정하는 공무원이다. 이러한 교원의 보수는 「국가공무원법」에 근거한 「공무원 보수규정」과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 결정된다. 또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 제3조(교원 보수의 우대)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교원의 보수를 특별히 우대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에 따른 우리나라 유·초·중·고 교원의 보수체계는 기본급여와 각종 수당으로 이루어지며 기본급여는 직무의 곤란성 및 책임의 정도와 재직기간 등에 따라 호봉별로 책정되는데, 공무원의 경우 승진·강등 등 임용 발령과 정기승급을 통해 호봉이 변경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교원의 수당 수당이란 직무여건 및 생활여건 등에 따라 지급되는 부가급여를 말한다. 교원의 수당은 공무원 수당규정에 따라 지급되며, 상여수당·가계보전수당·특수지근무수당·특수근무수당·초과근무수당 등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된다. 이외에도 성과상여금·모범공무원수당·직책급업무추진비·실비변상 등이 있다. 여기에서는 주
2021-01-06 10:30들어가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학교별로 무작위 전화를 해서 민원전화를 얼마나 친절하게 받고 잘 처리하는지 평가를 하여 순위를 매겨 발표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관리자분들은 학교 순위를 보고 칭찬을 하거나 민원전화 처리요령에 대한 연수를 지시하곤 하였습니다. 그만큼 민원처리에 민감했다는 증거겠지요. 얼마 전 협의회 자리에서 교육청 장학사 한 분이 “하루 종일 민원인 전화를 받고 민원처리를 하느라 원래 추진해야 할 업무는 업무시간 내에 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야근을 계속 해야 해서 너무 힘들고 피곤하다”는 하소연을 들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민원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교육전문직으로서,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할 민원 응대 요령을 유형별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 민원 응대 요령 가. 전화 민원은 어떻게 응대해야 하나요? [PART VIEW] 나. 방문 민원에는 어떻게 응대해야 하나요? 1) 첫인사 및 방문 목적을 확인합니다. 가) 민원인이 사무실에 들어오면 민원인과 가볍게 눈을 맞춘 후, 공손하게 인사합니다. 나) 민원인에게 방문 목적을 먼저 확인합니다. 2) 민원상담 및 끝인사 가) 민원인의 말을 경청하면서 중요하거나 잊어버리기 쉬
2021-01-06 10:30수원시 영통구 매탄동에 자리한 매탄고는 2005년 개교한 이래 경기지역 대표 선도학교로 우뚝 섰다. ‘열정과 실력을 동시에 갖춘 인재 양성’이라는 교육지표와 ‘깊게 생각하고 바르게 행동하자’는 교훈 아래 2세 교육에 힘쓰고 있다. 교표는 녹색·자주·분홍으로 삼색을 이루며, 각각 젊음과 기상·협동과 끈기·고매한 지조를 의미한다. 교목은 젊음과 기상, 늘 푸른 지조를 가진 소나무다. 교화는 고매한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매화다. 매탄고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ICON 교육과정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와 포스트코로나시대를 대비하는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자주인(Initiative)’, ‘창의인(Creative)’, ‘융합인(convergence collaboration)’, ‘소통인(Networking Communication)’ 양성에 목표를 두고 있다. 매탄고의 상징 ICON 교육과정 매탄고는 ICON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학생들이 자신만의 진로를 설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다수 운영하고 있다. 매탄인턴십과 매탄비전맵이 대표적이다. 매탄인턴십은 교내 행사의 기획·추진·평가과정에 학생이 직접 인턴으로 참여함으로써 배움의 주체로 성장하게 되는 과정이다. ‘
2021-01-06 10:30들어가며 2020년은 학교 교육의 큰 변혁이 있었던 해로 기억됩니다. 2020년 1월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하여 개학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으며, 공교육의 정규수업에 원격수업이 도입된 첫 해가 되었습니다. 교육부와 교육청, 학교와 교사, 학생과 학부모 등 많은 구성원의 협의와 시행착오 끝에 원격수업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형세입니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가 되어 가면서 원격수업의 형태 중 쌍방향 실시간수업에 대한 요구가 늘어났고, 점차 그 비중이 커지고 있습니다. 많은 교사가 쌍방향 실시간수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에 따른 다양한 기술과 도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시대적 흐름과 상황에 알맞게 교실혁신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공교육에서의 원격수업이 우리 예상보다 빠르게 도입되었지만, 대다수 교육전문가는 저서와 인터뷰를 통해서 원격수업의 등장을 이미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원격수업에서만 교실수업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학교에서 이뤄지는 수업은 ‘교육과정=교과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학생 필기가 없는 교과서의 일부를 보고, 학생과 학부모는 ‘선생님께서 진도를 다…
2021-01-06 10:30전문직에 응시하고자 하는 교원이나 교장·교감 승진을 앞둔 교원이 선발 절차에 따라 마주해야 하는 면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매우 고민이 되는 부문이다. 젊은 세대의 취업에서 면접전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말할 것도 없이 더욱 커지고 있다. 면접 비중이 커졌다는 것은 서류나 필기전형으로는 사람을 선발하는데 무언가 부족하고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해 주는 객관적인 자료들이 타당도나 신뢰도 면에서 만족스럽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직접 만나서 질문하고 답변을 들으면서 그 역량을 판단하겠다는 뜻이다. 전문직에 응시하고자 하는 교원의 경우 업무 자체가 가르치는 일이고, 학교 행정업무를 추진하면서 협업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여 별도로 면접에 대한 두려움이나 준비가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실제로 개별면접이나 집단토의 등 2차 전형은 1차로 서류나 필기전형 후 합격여부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1차 합격 여부를 본 후 2차 전형이 시행되는 2~3주 사이에 준비하는 것으로 응시계획을 짜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 경우 면접장에서 만나는 응시자들은 오히려 신입사원 응시자들보다 더 위축되고 당황해하는 경우도 많다.…
2021-01-06 10:30“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세 분 다 직업계고 출신이신데 취임 이후 모교가 모두 일반계고로 전환했어요. 직업교육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는 뼈아픈 현실이죠.” 인터뷰를 위해 만난 윤인경 한국직업교육학회장은 착잡해 보였다. 얼마 전 모 지상파방송에서 특성화고를 용역업체로 비유한 것을 두고 한바탕 ‘격전’을 치른 그였다. 사과를 받아내기는 했지만 씁쓸함은 어쩔 수 없는 듯했다. “너무했어요. 제자 한 명이라도 더 취업시키려고 선생님이 얼마나 고생을 하는 데…. 왜곡된 내용으로 (특성화고를) 폄훼하다니요. 수십 년이 지나도 직업교육에 대한 편견은 여전한 것 같아 서글픔이 앞섭니다.” 직업교육에 배려 너무 없어 윤 회장은 직업교육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탓하기에 앞서 정부부터 반성할 대목이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직업계고 학생들이 전체의 20%가량 돼요.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죠. 그런데 국가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배려가 없어요.” 그는 교육과정을 단적인 예로 들었다. 특성화고에 편성된 교과 수가 500여 개. 하지만 교수·학습방법이나 평가를 연구하는 인력은 교육부 산하기관에 4~5명 정도라고 했다. 계열별로 1명꼴이다.…
2021-01-06 10:302021년 한국의 지방교육자치가 30년을 맞는다. 지방교육자치는 1991년을 기점으로 실질적 교육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지방교육자치는 ‘교육행정의 지방 분권과 일반행정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원칙으로 하여, 교육자치구 내의 교육과 학예에 관한 사무에 대해 주민의 참여를 보장·확대하고 주민이 선정한 자체의 전문적 기관에 의해 해당 사무를 집행함으로써,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 교육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제도’라 할 수있다. 이번 호에서는 지방교육자치 30년을 맞아 우리나라 교육자치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한 바람직안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먼저 교육자치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은 교육감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찾아본다. 막강한 권력으로 ‘교육소통령’으로 불리우는 교육감들이 교육자치 발전을 위해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알아본다. 특히 갈수록 권한이 막강해지는 교육감의 영향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고민해 본다. 아울러 지방교육행정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관련, 교육지원청 문제도 짚어본다. 시·도교육청의 조직적 방대함이 비효율성
2021-01-06 10:30교육은 필연적으로 ‘희망’을 품고 있다. 삶에 필요한 것들을 익히는 시작점도 ‘교육’이고, 마침표도 ‘교육’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인생에 적극적으로 개입해도 좋다’고 허락받은 교사는 그 과정을 함께한다. 그래서 더욱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게다가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기쁨이란 ‘마약’과도 같아서 힘들고, 힘들며, 힘들다고 투덜대면서도 ‘교사로서의 삶’을 멈출 수 없다. ‘희망’과 ‘성장’. 나는 그것이 교육의 핵심 키워드라고 믿는다. 관심, 그것만큼 좋은 ‘희망’은 없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이 쌓여간다. 어릴 땐 몰랐지만, 철이 들면서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에 무기력해진다. ‘해봤자 안 된다’는 패배의식은 아이들을 멈춰 세운다. 학습결손으로 누적된 학력격차는 ‘학교의 의미’를 잃게 만들고, 자퇴하겠다고 선언한다. 안타까웠다. 학교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성공경험을 맛보고, ‘하면 되는구나’라는 희망을 엿보고, 그 과정에서 한 뼘 성장하는 기쁨을 누리게 해주고 싶었다. 적어도 학교를 떠올리면서 행복했던 순간이 한 번쯤은 있었으면 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바로 ‘대안교실’이었
2021-01-06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