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뱀의 해가 밝았다. 하지만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혼돈의 정치 상황 때문에 암울하다. 무력감에 시달린다.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 분노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전 국민이 머리를 맞대면 해결이 가능한 문제일까? ‘기본을 바로 세우고, 교육을 통해 예방하자.’ 이는 사회 변화의 변곡점을 맞을 때마다 우리가 되뇌었던 기본 전제이다. 과연 실천되었을까? 기본이 바로 세워지고, 교육이 그 역할을 감당했을까? ‘기본이 바로 선 나라, 대한민국’은 요원한 꿈일까? 기본에서 이탈된 고난의 시간이 닥쳐도, 우리는 희망을 노래하며 고난을 극복해 왔다. 그 중심에는 항상 국민이 있었다. 학교가 혼자 무소의 뿔처럼 나아갈 수는 없다. 학교·정부·사회 전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초등교육이 바로 서야 우리나라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다 기본이 바로 선 나라를 위해 학교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예방적 차원의 교육을 위해 정부, 즉 교육부와 교육청은 어떤 교육정책으로 학교현장을 지원해야 할까? 학부모를 포함하는 사회구성원은 어떤 인식을 가져야 학교의 교육적 실천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까? 학교, 특히 초등학교는 국가 구성원 모두의 전…
2025-02-05 10:00“교직을 그만두겠다는 신규 선생님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요. 학교에서 배운 것과 유아교육 현실이 너무 다른 거죠. 교사가 본연의 활동에 충실할 수 있도록 행정업무 경감 등 지원시스템 마련이 절실합니다.” 이경미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장은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에도 신규 임용된 지 얼마 안 된 후배교사 두세 명으로부터 ‘교직을 그만두고 싶다’는 하소연을 들은 적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어렵기로 소문난 임용시험을 뚫고 꿈에 그리던 교사가 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교직을 떠나고 싶어 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는 현실에 이 회장은 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쏟아지는 학부모 민원과 행정업무에 치이는 등 생전 경험해 보지 못한 현실에 많은 신규교사가 힘들어하고 좌절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했다. “가르치는 일 이외의 행정업무나 민원처리를 당연히 교사가 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사회 풍토를 젊은 MZ 교사들은 이해하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하는 것 같다”면서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대학에서도 예비교사들을 양성할 때 학부모 민원 대응이나 행정업무에 대한 현실을 학생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해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직에 들어와 다양한 연수를 통해 업무를
2025-02-05 10:00지중해성 기후를 만끽할 수 있는 산토리니, 고대 문명의 정수인 아테네, 자연경관과 신비로운 종교적 성지가 조화를 이룬 메테오라까지 그리스는 지리교사와 역사교사의 니즈를 충분히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최고의 신혼여행지였다. 푸르렀던 에게해와 푸른 돔과 하얀 외벽, 단순히 돌덩이들이 아니었던 세계문화유산 1호,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로웠던 수도원 여행 속으로 초대합니다. 푸른 돔과 하얀 외벽, 로맨틱한 분위기 그 자체 … 산토리니 이아 마을. 경유시간까지 포함하여 30시간에 걸친 장기간 비행 끝에 도착한 곳은 그리스의 산토리니였다. 교과서 속 지중해성 기후와 관련된 사진은 항상 그리스의 산토리니였기에 지리교사인 내가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은 항상 이곳이었다. 산토리니의 관광지는 크게 피라(Pira) 마을과 이아(Oia) 마을로 나뉜다. 이아 마을은 청량하고 건강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일본 음료 브랜드 포카리스웨트의 촬영지. 이아 마을의 하얀 벽과 파란 지붕 그리고 에게해를 배경으로 한 맑은 하늘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도착과 동시에 ‘라라라라라라라~’ 콧노래가 절로 흘러나오는 곳이다. 이아 마을의 상징적인 하얀 벽은 지중해성 기후의 특징인 여름철 강…
2025-02-05 10:00새해가 밝으면, 항상 이런저런 결심을 하곤 하죠. 그중 ‘건강’은 빼먹지 않는 결심 중 하나입니다.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최대한 젊고 건강하게 살고 싶은 게 모두의 바람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저속노화의 과학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아플 틈도 없다는 대한민국 선생님들이 2025년에는 ‘조금 더 젊고, 조금 더 건강’해지시길 기원합니다. Q1. 저속노화의 핵심은 ‘혈당 관리’라고요? 혈당과 노화? 둘 사이에 무슨 연관이 있는 거예요? 혈당은 보통 당뇨 환자가 세심하게 관리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네, 예전에는 ‘혈당은 당뇨환자분들만 세심하게 관리하면 된다’라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그런데 혈당이 만병의 주범이라는 사실이 전 세계 연구를 통해 속속들이 밝혀지면서, 혈당 관리는 저속노화의 핵심으로 떠올랐습니다. 혈당과 노화는 생각보다 아주 큰 연관이 있습니다. 혈당 스파이크 들어보셨죠? 혈당 스파이크라는 개념부터 설명드리자면, 평소 우리 인간은 포도당이라는 에너지원이 필요합니다. 보통 혈당이라고 표현합니다. 혈당에는 혈액 내 포도당들이 일정 농도, 즉 100mg/dL 정도 존재합니다. 쉽게 말해 우리는 혈액 내에 포도당 농도를 100…
2025-02-05 10:00조해진의 로기완을 만났다는 탈북자 로기완의 사투를 그린 소설이다. 방송작가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탈북자의 일기를 바탕으로 그의 행적을 추적하는 줄거리인데, 여기에 얼굴에 거대한 종양을 가져 수술을 앞둔 여고생 윤주와 윤주를 도우려다 오히려 절망에 빠뜨려 현실에서 도망치는 방송작가 이야기가 교차하고 있다. 로기완이 어릴 때 북한은 대홍수와 태풍 등으로 대기근에 시달리는, 이른바 ‘고난의 행군’을 겪었다. 함경북도 온성군에서 태어난 로는 10대 후반에 어머니와 함께 두만강을 건넜다. 그들의 목적은 오직 하나, 살아남는 것이었다. 로는 연길에서 그늘진 골방에서 지낼 수밖에 없었다. 젊은 남자는 공안의 눈을 피할 수 없어 일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대신 로의 어머니가 목욕탕·노래방에서 하루 종일 일해야 했다. 2007년 9월 어느 날 노래방으로 출근한 로의 어머니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중국 당국이 대대적으로 탈북자 수색을 하는 기간이라 로는 병원에 가볼 수도 없었다. 로는 어머니 시신을 판 돈으로 유럽행 자금을 마련한다. 브로커에게 위조 여권과 비행기 티켓 비용을 주고 이런저런 다른 비용들을 제하고 남은 돈 650유로, 이것이 로의 전부였다. 로기완의 절망이 최…
2025-02-05 10:00충무로가 또 한 명의 매력 넘치는 여배우를 얻었다. 바로 박지현 배우 이야기다. 2017년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로 데뷔한 후 이듬해 공포영화 곤지암(감독 정범식)의 주연을 꿰차며, 제39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에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다. 이후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을 비롯해 재벌집 막내아들 등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래도 대중들에게는 뚜렷한 한 방이 느껴지지 않는 20대 여배우 중 한 명이었다. 그런 박지현 배우를 대한민국에 각인시킨 작품은 작년 11월 개봉해 1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히든페이스(감독 김대우)였다. 조여정 배우와의 투 샷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연기를 선보였고, 송승헌 배우와의 파격적인 베드씬으로 내내 화제가 됐다. 부담스럽지 않았느냐는 언론의 질문에 박지현 배우는 “노출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시나리오가 너무 탄탄해 어떡하면 나만의 캐릭터를 창조할 수 있을지가 너무 설렜다”고 대답했다. 채 두 달이 지나지 않았는데, 또 다른 영화 동화지만 청불입니다(감독 이종석)로 돌아왔다. 동화 작가를 꿈꾸지만, 낮에는 음란물 단속 공무원으로, 밤에는 성인 웹소설 작가로 이중생활을 하는 MZ세대 ‘윤단비’ 역할을 맡았다. 코미디 연기의…
2025-02-05 10:00나의 두 번째 교과서 X 나민애의 다시 만난 국어 (나민애 지음, 페이지2북스 펴냄, 320쪽, 1만 9,800원) 문해력 저하는 성인도 예외가 아니다. 시험에 메어 학창 시절 진짜 국어 공부를 놓쳤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어른들에게 독서와 친해지고, 국어를 즐겁게 공부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문학의 아름다움과 읽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추천작 수십 편을 수록했다. 서울대 학생들에게 최고의 강의로 평가받은 글쓰기 수업도 만나보자. 철학의 은유들 (페드로 알칼데·멀린 알칼데 지음, 기욤 티오 그림, 주하선 번역, 단추 펴냄, 60쪽, 2만 5,000원) 고대부터 현대까지 24명의 철학자가 은유를 통해 철학적 통찰을 어떻게 전달했는지 탐구하는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다. 철학자들이 세계를 보고 이해하는 방식을 응축한 은유를 통해 철학자의 핵심 사상을 조망하며 철학의 흐름을 짚는다. 독창적인 색감과 감성을 담은 그림이 더욱 깊고 감각적인 이해를 돕는다. 미라클 모먼트 (이노우에 히로유키 지음, 오정화 번역, 동양북스 펴냄, 192쪽, 1만 6,800원) 마음먹기에 따라 뭐든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기계발서. 자신이 가진 약점을 억지로 강점으로
2025-02-05 10:00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은 인생의 단계를 나누어 생각했다. 그리스 신화의 오이디푸스 이야기에는 괴물 스핑크스가 오이디푸스에게 수수께끼를 내는 유명한 장면이 있다. “아침에는 네 발로, 점심에는 두 발로,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 것은 무엇인가?”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답은 ‘사람’이다. 유아 시절 네 발로 기어다니다가, 성장하면 두 발로 걷고, 늙으면 지팡이를 짚고 세 발로 걷는다는 것. 이 이야기에서 인생은 유아기-소·청·장년기-노년기로 나눠진다. 오늘날 가장 일반적인 인생단계는 유아-소년-청년-장년-노년기 5단계다. 에릭 에릭슨, “인생 각 단계에는 위기와 성취과제가 있다” 논어에도 열다섯에 배움에 뜻을 두고(志學), 서른에는 생각이나 사회생활 측면에서 자립하고(而立), 마흔에는 미혹되지 않으며(不惑), 쉰 살에 하늘의 뜻을 알고(知天命), 예순에 듣는 귀가 순해지며(耳順), 일흔에는 하고자 하는 바대로 해도 바른길에서 어긋남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이 가운데 불혹·지천명·이순 같은 표현은 오늘날에도 예컨대 40대에 들어선 사람을 가리켜 ‘불혹의 나이가 됐다’고 하는 것처럼, 일상적으로 자주 쓰인다. 현대 심리학에도 발달심리학이 있다. 그 가운데 에릭…
2025-02-05 10:00들어가며 탄핵 사태가 지속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가 끝 모를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모두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며 바른길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지만, 나타나는 모습은 극한의 갈등과 대립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더 밝은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교육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탐색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태를 바라보는 관점, 생각하는 해결책이 극단으로 나뉘는 이유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서로를 이해하며 공감대를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이를 위해 교육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호와 다음 호 2회에 걸쳐 우리가 갇혀있는 ‘순진한 실재론(naive realism)’의 관점에서 그 대안을 탐색해 보고자 한다. 정치적 견해 차이에 대한 해석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2024년 12월 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즉시 하야 혹은 탄핵으로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켜야 한다는 의견은 74.8%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40대(83.9%)와 30대(85.2%)에서 즉시 하야·탄핵해야 한다는 의견이 80%를 넘었다. 50대(78.1%), 만 1…
2025-02-05 10:00들어가기 ● 질문=발광체, 인공지능=반사체 대화형 생성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질문만 잘하면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질문은 사람의 능력을 나타내는 도구(척도)로 발전하였다. 필자 역시 최근에 어느 소도시의 평생교육 축제에서, 지금은 질문의 시대라는 것을 실감하였다. 중학생들이 그림을 그려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부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 실체가 궁금하던 차에 체험을 신청했다. 중학생이 “어떤 그림을 그려 드릴까요?” 묻길래 이렇게 말했다. “뿔난 고양이를 그려주세요.” 오래 기다리지 않아 몇 장의 사진이 화면에 떴다. 사진을 보자마자 필자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어, 이게 아닌데”, 이렇게 내뱉었다. 그러자 중학생은 당황하면서, “이게 아니에요?”라고 되물었다. 그래서 필자는 다시 고쳐 물었다. “두 개의 뿔이 난 고양이를 그려주세요.” 그러자 인공지능은 필자가 원한 ‘뿔(corn)이 달린’ 그림을 그려주었다. 인공지능은 필자의 처음 요구(질문)에서 ‘뿔난’의 의미를 ‘화(anger)가 난 것’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여기서 인공지능이 갖고 있는 무궁무진한 정보도 사람이 제대로 질문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란 걸 체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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