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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법령엔 있고 정원은 없고, 수석교사 홀대 ‘시대착오’

양미정 서울수석교사회 회장

교권 약화와 저경력 교사의 교직 이탈이 교육현장의 최대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수석교사’ 제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수업·생활지도·학부모 대응까지 홀로 감당해야 하는 교사들에게 가장 가까운 조력자이자 ‘사수’ 역할을 할 수 있는 최고의 존재가 바로 수석교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석교사는 「초·중등교육법」에 직위는 규정돼 있지만, 시행령에 별도 정원이 배정되지 않아 교사 정원을 잠식하는 부담스러운 존재로 인식되는가 하면, 시도교육청에 선발·운영권이 넘겨지면서 좀처럼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 교육현장에 꼭 필요한 존재이지만, 교육당국의 무관심 속에 고군분투하는 수석교사들. 양미정 서울수석교사회 회장(서울 전동초)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교사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정원 미확보 등 제도적 한계 때문에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수석교사는 학교에서 어떤 존재인가.
“수석교사는 교사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원하는 자리다. 교장·교감 등 관리자는 구조상 심리적 거리감이 있고, 동료교사들은 각자 학급과 행정업무로 바쁘다. 반면 수석교사는 교사 신분을 유지하면서도 한 발 더 다가가 밀착 지원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동시에 학생도 가르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사 지원’과 ‘학생 교육’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함께 수행한다.”

 

최근 교권 위기와 교직 이탈 문제 속에서 수석교사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수석교사는 교직 이탈을 막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저경력 교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시기에 누군가 곁에 있어 주는지가 결정적이다. 서이초 사건도 만약 수석교사가 그 학교에 있었다면 비극이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연수에서 만난 신규교사가 “회사에는 사수가 있는데 학교는 왜 각자도생이냐”고 묻더라. 교사들이 교육현장에 안착하도록 사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수석교사다.”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하나.
“학부모상담을 할 때, 또는 민원인이 들이닥치거나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을 때, 어디에 물어봐야 할지 모르는 순간에 곁에서 항상 지켜주는 사람이 수석교사다. 요즘 신규교사들은 임용시험을 준비하면서 수업 기술은 잘 갖췄지만, 상담이나 관계 형성, 문제행동 지도 경험이 부족하다. 수석교사가 그들의 하소연을 들어주고, 교육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돕는다.”


수석교사 제도가 시행된 지 올해로 15년째지만, 아직도 정체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 
“수석교사에 대한 별도 정원이 없기 때문이다. 「초·중등교육법」에는 수석교사를 교사와 구분된 직위로 명시해 놓았지만, 대통령령인 정원 규정에는 수석교사 항목이 없다. 그러다 보니 수석교사를 배치하면 그만큼 일반교사 정원을 줄여야 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한다. 학교 입장에서는 환영받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불합리한 규정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을 것 같은데.
“수석교사제 출범 초기부터 여러 차례 시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교육청은 교육부 탓을 하고, 교육부는 정원 권한을 쥔 행정안전부 탓을 하는 악순환만 반복되고 있다. 수석교사가 교사 정원을 깎아 먹지 않는 별도 정원으로 마련돼야 ‘1학교 1수석교사’ 등 바람직한 구조가 만들어질 텐데 답답하다.”

 

‘1학교 1수석교사’가 가장 시급한 바람인가.
“그렇다. 교육의 전문성을 높이고 교사들 간의 상호 협력적인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특히 저경력 교사 안착을 위해서는 상시적으로 수석교사와 같은 사수가 곁에 있어야 한다. 수석교사는 교육현장의 전문성을 가장 잘 아는 최고의 전문가다. 한 학교에 한 명씩 배치된다면 학교문화 자체가 달라질 것이다.”

 

교육청으로 운영권이 넘어가다 보니 시도별 편차도 크다고 들었다.
“2013년 이후 수석교사 선발·운영 권한이 시도교육감에게 넘어가면서 지역별 격차가 커졌다. 서울 초등의 경우 지난해 선발 인원이 단 2명에 불과했다. 선발 기준은 매우 높지만, 정원 부담 때문에 최소 인원만 뽑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수석교사 수가 줄어들면서 1인당 담당해야 할 학교와 교사 수가 지나치게 많아졌다. 교육청 정책 지원은 물론 연수·컨설팅까지 맡다 보니 정작 소속 학교에서 충분한 지원을 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생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말처럼 몸으로 때워 보지만, 체력적 소진이 너무 크다. 나 같은 경우도 소속 학교 지원은 물론이고 교육청 장학자료 개발, 타학교 연수 등 일주일에 4~5번씩 출장을 다닌다. 쉴 틈이 없다. 과도한 업무 탓에 병을 달고 살면서도 아픈 내색을 못 하는 수석교사들이 정말 많다.”


처우 문제는 어떤가.
“수석교사는 직급 수당이 아닌 활동비를 받는데, 월 40만 원이 14년째 동결돼 있다. 수당이 아니다 보니 연금에도 반영되지 않는다.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면서 처우는 뒷전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각종 연구 결과를 보면 수석교사의 역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아지고 있다. 저경력 교사의 교직 이탈을 예방하는 협력적 학교문화 조성과 급변하는 사회에 맞춰 교사의 전문성을 신장시키는 데에는 수석교사만큼 적임자가 없다. 그들이 모든 교사의 든든한 멘토가 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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