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도시가 가로수를 심어 저마다의 이미지를 만든다. 프랑스 파리는 샹젤리제 거리를 따라 개선문까지 마로니에(가시칠엽수)를 심었고, 독일 베를린은 ‘운터 덴 린덴(Unter den Linden)’ 등에 린덴바움(Lindenbaum; 유럽피나무)을 가로수로 심었다. 이탈리아 로마를 대표하는 가로수는 우산소나무다. 나무 꼭대기의 가지가 우산 모양으로 펼쳐져 자태가 아름답고, 지중해 여름 땡볕도 가려줘 관광지 가로수로 제격이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은 서울을 어떤 나무로 기억할까. 가로수로 쓰려면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나무가 아름다우면서 사람에게 해롭지 않아야 하고, 도시 매연과 병충해를 잘 견뎌야 한다. 또 가지가 간판을 가리지 않고, 나뭇잎이 넓어 여름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면 더욱 좋다. 은행나무와 플라타너스가 절반 차지 은행나무와 플라타너스(양버즘나무)는 비교적 이 조건에 잘 맞는 나무였다. 창경궁 주변 플라타너스는 일제강점기부터 서울의 영욕을 지켜보았다.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플라타너스’로 시작하는 김현승 시인의 시 ‘플라타너스’는 1953년에 나온 것이다. 1970년대 강남을 개발할 때 플라타너스를 대대적으로 심으면서 1980년대…
2025-01-07 10:00어김없이 새해가 밝았다. 2025년을 맞이하며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금연 또는 금주하기, 외국어 하나 배우기, 여행 떠나기 등 저마다 소박할 수도 있고 거창할 수도 있는 새해 다짐과 신년 계획을 세운다. 작심삼일은 절대 금물이니, 동기부여가 절실하다! 동기부여 관련 영화를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거나,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국가대표(감독 김용화, 2009), 말아톤(감독 정윤철, 2005),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감독 로브라이너, 2008), 소울(감독 피트 닥터, 2021),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감독 벤 스틸러, 2013), 위플래쉬(감독 데이미언 셔젤, 2015), 인턴(감독 낸시 마이어스, 2015) 등의 영화들이 ‘주로’ 나온다(가나다 순). 많은 이들이 추천하는 걸 보면 검증된 영화임이 확실하니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새교육 1월호에서는 좀 더 따뜻한 신상으로, 신년 계획을 세울 때 동기부여가 ‘팍팍’ 되는 ‘최신’ 영화 4편을 준비했다(개봉일 순). 대한민국 모든 교사의 2025년을 응원합니다! 퍼펙트 데이즈(감독 빔 벤더스, 2024) _ 거창한 계획 따윈 필요 없다!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고 싶은 이들이라면 도쿄의 청
2025-01-07 10:00자유 (앙겔라 메르켈·베아테 바우만 지음, 한길사 펴냄, 304쪽, 3만 8,000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여성 지도자 메르켈 독일 전 총리의 회고록. 동독 공산주의 정권에서 탄압받는 목사의 딸에서 물리학자로, 그리고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되어 16년간 유럽 정치의 최전선에 섰던 그의 일생이 펼쳐진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과 나눈 대화와 국제 사회의 전환점을 되돌아보며, 지금의 세상을 만든 결정 과정을 생생히 조명한다. 불안 사회 (한병철 지음, 다산초당 펴냄, 172쪽, 1만 6,800원)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이고, 불안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찰한다. 저자는 점점 불안이 강력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쫓기듯 주식 투자를 하고, 영끌로 집을 산다. 혹시 모를 나중을 위해 진심 없는 인간관계에 매달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는 유일한 해결책은 희망이라고 강조하며, 그동안 비판적으로 인식되었던 희망을 샅샅이 해부한다. 2025 대한민국 미래 교육 트렌드 (미래 교육 집필팀 지음, 뜨인돌출판사 펴냄, 432쪽, 2만 7,000원) AI 디지털교과서, 의대 증원, 고교학점제 등 대한민국 교육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202
2025-01-07 10:00정치적 격변의 시대를 산 키케로 늙는다는 것, 그리고 노년이라는 삶의 시기는 아주 먼 옛날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시대에 따라 노년의 의미, 노년의 삶은 다르기 마련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대동소이하다. 인간의 생물학적 조건과 생로병사(生老病死)라는 삶의 과정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 이에 따라 우리는 고대 사상가와 작가들에게 노년에 관한 지혜를 배울 수 있다. 로마 최고의 문인이자, 웅변가이며, 정치가였던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기원전 106~43). 그는 유명한 카이사르(기원전 100~44)의 시대를 살았다. 카이사르는 키케로를 자기편으로 삼고자 했지만, 키케로는 전제 군주가 되려는 카이사르의 야심에 반발했다. 키케로는 정치활동을 중단하고 은둔생활을 하다가 기원전 44년 카이사르가 암살당한 뒤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하지만 권력을 장악한 안토니우스 역시 전제정치를 펼치며 반대파를 처단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키케로는 원로원에서 안토니우스에 반대하는 연설을 행했다. 결국 안토니우스가 보낸 자객에 의해 살해당하고 말았다. 그가 노년에 관하여를 집필한 시기는 정계에서 물러나 은둔생활을 하며 노년에 이른 예순한두 살 경이다. 사려 깊음과 판단력은…
2025-01-07 10:00이 글은 한국교원교육학회 2024년 동계 연차학술대회에서 발표한 토론원고를 발전시킨 것이다. 이 글에서는 먼저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할 때 국가가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 간략히 살펴본다. 이어서 미래 교육을 위해 교사가 갖춰야 할 역량에서 간과하고 있는 부차적인 역량을 추가로 제시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는 AI·DT시대 학습과정에서 교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제3의 관점을 추가하고자 한다. AI 및 디지털교과서 도입과 교육의 변화 가. 사고력 약화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 필요 현행 디지털교과서는 학생이 요청하면 바로 답을 주는 접근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에는 사고의 과정이 생략되거나 줄어들 위험성이 있다(박남기, 2024). 비영리교육기관인 칸아카데미는 GPT-4 기반 AI 튜터인 ‘칸미고(Khanmigo)’를 출시했다. 칸미고는 즉문즉답을 내놓는 방식의 기존 챗GPT와 달리 학습을 돕는 교사나 가이드 역할을 하면서 GPT-4를 기반으로 보다 정교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수학문제에 대한 즉답을 요구하는 학생에게 칸미고는 스스로 문제를 푸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답하면서 문제풀이 과정에 필요한 사고와 학습을 제안한다. 살 칸 CE…
2025-01-07 10:00학습자 주도성은 무엇인가? 교육과정은 수업전략과 학생평가 방식을 유도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총론에 수업과 학습지도의 지향점이 함축되어 있다. 교육과정 개정의 필요성과 구성 중점의 핵심을 보자. 인용한 내용에서 ‘삶과 학습을 스스로 이끌어가는 주도성’이 눈길을 끈다. 학생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면 학습이든 삶이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것이 새로운 교육과정이 등장한 배경이고, 지향점이다. 그렇다면 새 교육과정의 등장과 함께 강조되고 있는 학습자 주도성은 무엇인가? 본래 주도성(agency)은 자기 통제적이고 자율적인 방식으로 행동하는 생애역량(ASCD)인데, 학습자 주도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추진하고 있는 ‘교육 2030: 미래교육과 역량 프로젝트’에서 도출된 ‘OECD 2030 학습 나침반’에서 출현하였다. [그림 1]은 2030년에 사회생활을 시작할 학생들을 위한 교육의 목적을 어디에 두고, 이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교육하고, 학습할 것인지를 밝혀준다. 우선 교육목적을 개인적으로 신체·심리·정서적으로 평안한 삶, 그리고 사회적으로 서로 협력하면서 갈등을 줄이고 평등하게 살아가는 웰빙(wel
2025-01-07 10:00초·중등교육에서의 학생 대부분은 미성년자이다. 미성년자는 법적인 행위를 할 때에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함이 원칙이고, 이는 미성년자를 아직 성장이 완성되지 않은 미성숙한 존재로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는 교육과 행정에서 학부모의 동의나 양해를 구해야 하는 일들이 많다. 또한 「헌법」은 국민에 대해 교육권을 보장하고, 부모에게 자녀에 대한 의무교육을 받게 해야 할 의무를 부과(「헌법」 제31조)하고 있다. 이는 학부모 교육참여권의 근거가 되며, 교육 관련 법령에서도 이를 구체적으로 보장하고 있어 학교는 학부모들에게 교육행정에 대한 적극적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 그간 학교에서는 일반적으로 학생의 보호자를 ‘학부모’라고 불러왔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교육 관련 법령에서 ‘학부모’라는 용어가 자주 사용된다. 그런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전통적인 가족제도가 변화하면서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발생했다. 이제 이혼가정도 드물지 않고, 학생의 실질적인 양육 역시 부모가 아닌 조부모나 다른 가족에게 일임된 경우도 많다. 이에 따라 학교현장에서 ‘학부모’의 개념에 대한 혼동과 혼선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민법」에 따른 ‘친권자’ 「민법」에 따르면 친권자는 자녀를…
2025-01-07 10:002025년 3월부터 교감·원감을 대상으로 중요직무급수당이 지급됩니다. 이는 한국교총이 지난 2016년부터 교섭·협의를 통해 중요직무급수당을 신설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요구해 왔던 사항입니다. 최근 교감·원감에 대한 과중한 업무로 심지어 교감이 평교사로 강등을 요청하는 사례까지 나타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학교현장의 직무 보상체계를 마련해 교원의 처우개선과 사기 진작을 위한 수당이 마련됐습니다. 중요직무급수당은 매년 대내외 상황 등을 고려해 소속 장관이 중요 직무를 선정해 지급하게 됩니다. 교육부의 2025년 중요직무급 제도 운영계획을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근거 규정 1.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14조(특수업무수당) 및 [별표 11] 제3호 사목 2. 공무원 보수 등의 업무지침(인사혁신처 예규) 가. 대상: 직무의 중요도, 난이도, 협업의 정도 등이 높은 공무원 나. 지급 방법: 구체적인 지급 대상, 지급액, 지급 기준, 지급 기간과 그밖에 필요한 사항은 인사혁신처장이 정하는 범위에서 소속 장관이 정한다. 3. 교육부 「2025년 교육공무원 중요직무급 제도 운영계획」 2025년 운영계획 1. 대상: 국·공·사립…
2025-01-07 10:00인천에서 특수교사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특수교사의 사망 사건은 비단 이번이 처음만은 아니겠지만, 아마도 내가 기억하는 한 언론의 관심을 받은 첫 번째 사건인 듯하다. 인천 A 초등학교의 특수교사는 과도한 업무와 중증장애학생 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이 맡은 학생을 잘 지도하기 위해 지역교육청에 도움을 요청하였으나, ‘배치 인력 지원 기간이 지났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서 맛있는 것을 사 먹여라’라는 말만 돌아왔다. 특히 A 초등학교는 일반초등학교로 통합교육을 시행하는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통합교육을 잘 해내기 위한 적절한 지원 인력 없이 한 명의 특수교사가 특수교육 전반을 관리하고 운영해 나가고 있었으며, 특수학급 인원도 법적 정원을 초과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A 초등학교에는 개별적인 신변처리와 식사지도 등 학교생활 중 전반적인 지원이 필요한 중증장애학생이 무려 4명이나 있었음에도, 전문적인 보조인력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객관적인 사실만 두고 보더라도 이 교실에서 특수교사가 무언가를 잘 해내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과연 특수교육이란 무엇일까? 특수교육의 법적 정의를 기초로 살펴보면 특
2024-12-05 10:00특수학급은 일반 학교에서 어떤 공간일까? 통합을 위한 공간? 분리를 위한 공간?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제2조 정의)에 의하면 특수학급은 특수교육대상자의 통합교육을 실시하기 위하여 일반 학교에 설치된 학급을 말하며, 특수교육 교원은 특수학교 교원자격증을 가진 사람으로서 특수교육대상자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원을 말한다. 이에 특수학급 교사는 일반 학교에 설치된 특수학급에서 특수교육대상자의 통합교육을 담당하는 교사이다. 그렇다면 통합교육의 의미가 중요해진다. 그 의미에 따라 특수학급이 통합을 위한 공간인지, 분리를 위한 공간인지 판단해 볼 수 있다. 특수학급, 통합을 위한 공간인가? 분리를 위한 공간인가? 그렇다면 통합교육은 무엇인가? 다시 법령을 살펴보자. 통합교육(「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2조)은 특수교육대상자가 일반 학교에서 장애 유형과 장애 정도에 따라 차별받지 아니하고, 또래와 함께 개개인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교육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그런 교육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특수교사는 우리 사회가 지닌 장애에 대한 고정관념에 민감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장애에 대한 감수성1이 예민하지 않다. 학생들이…
2024-12-0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