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인생을 크게 두 시기로 나눈다면, 아이가 태어나기 전과 태어난 후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고 아직 인생을 끝까지 산 것도 아니라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나의 삶은 그렇다. 삶의 모든 중심이 태양을 바라보는 해바라기처럼 아이에게로 향해 버렸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 나의 여행은 한 번 갔을 때 최대한 많은 곳을 둘러보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다. 세계의 다양한 지역을 가르치는 지리교사에게, 직접 여행을 통해 경험한 지역을 소개하는 것만큼 생생한 수업이 어디 있겠는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지리를 전공하다 보니 각 지역의 고유한 자연환경과 문화를 바라보는 안목이 생겨 더욱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자, 이전에는 쉽게 훌훌 떠났던 여행이 마치 아기가 처음 발걸음을 내딛는 것처럼 크고 두려운 모험으로 변해 버렸다. 누군가를 책임지며 떠나는 여행은 이전의 여행과는 아예 다른 차원이었다. 아이가 비행기는 잘 탈 수 있을까? 여행지에서 아프면 어떡하지? 먹는 것은 괜찮을까? 결국 아이와 함께하는 첫 여행을 미루고 미루다, 아이가 두 돌이 지났을 무렵 그나마 가까워서 부담이…
2026-04-08 10:00
들어가며 지금까지 교육전문직 전형 정책논술 작성 이론의 여러 가지를 살펴보았다. 이제부터는 각 시도교육청 교육전문직 정책논술 문제를 분석하며 답안 작성의 실제를 다루어보고자 한다. 이번에는 2025년 서울시교육청 초등 교육전문직 전형 정책논술 문제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는 ‘2027 하이패스 교육전문직 기출 문제집’에 실린 복기 문제를 바탕으로 분석한다. 문제 “상자 밖에서 생각하라”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이 말은 그가 타계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이 말을 분석하여 알 수 있는 교육적 시사점 3가지를 도출하고, 이를 반영하여 향후 10년을 준비하기 위한 서울교육의 정책 방안을 논하시오. 출제 의도 ● 출제 의도의 핵심 구조 이 문제는 크게 세 가지 사고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즉, 단순한 명언 해석이 아니라 ‘① 미래 교육 철학 이해 → ② 교육적 시사점 도출 → ③ 정책 실행 전략 제시’라는 정책논술의 사고 흐름을 평가하는 문제이다. ● 1차 출제 의도 _ 미래 교육 패러다임 이해 앨빈 토플러의 “상자 밖에서 생각하라”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 기존 지식 중심 교육의 한계 • 창의적 문제
2026-04-08 10:00
한국 사회에서 대학 입학은 곧 개인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인생 변수’가 되곤 했다. 고도 경제성장기에 대학 졸업자들은 큰 어려움 없이 직장을 잡았다. 그런 과정에서 교육이 한국 경제성장을 이끌었다는 ‘한국판 드라마’의 신화가 세계적으로 회자되었다. 한국 교육이 한 편의 ‘드라마’로 표현될 정도로 성공적이었던 이유는 학교교육을 받은 청년들이 경제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활용되었기 때문이다. 만일 한국 경제가 성장하지 못했다면, 교육에 대한 평가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학교 문을 나선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아우성쳤다면, 우골탑(牛骨塔)이라는 말도, 대한민국에 대한 교육 찬사도 없었을 것이다. 대한민국 교육에 대한 칭송은 이제 드라마 전원일기 같은 추억일 뿐이다. 경제가 침체하고 사회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지만, 학교교육은 별반 바뀌지 않고 고학력자들이 끊임없이 양산된다. 전체 고졸자의 70~80%가 대학에 진학해 미래의 부푼 꿈을 설계하지만, 대학 문을 나서는 순간 냉혹한 현실을 마주한다. 4년제 대졸자가 좋은 직장은커녕 전문대 졸업자의 일자리를 빼앗고, 심지어 고졸자의 일자리마저 위협한다. 교육의 배신이자 교육의 실패다. 찬란한 교육 신화, 부모주의…
2026-03-05 10:00
교실에 바로 적용하는 수업의 기술 (김성효 지음, 빅피시 펴냄, 264쪽, 1만 7,800원) 29년 차 베테랑 교육자가 업무와 학생 지도에 지친 교사들을 위해 수업 기획부터 설계, 실제 진행, 평가에 이르는 4단계 가이드를 체계적으로 제시한다. 교과서 기반 수업 기술과 학습 부진 학생 지도법, 그리고 교사의 권위를 세우는 6가지 수업 장악 노하우 등 현장에서 즉시 적용 가능한 구체적 전략을 담았다. 저자는 교사가 주도권을 잡고 아이들과 소통해야 교실이 행복한 배움의 공간으로 되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화학 (김성수 지음, 지상의책 펴냄, 356쪽, 1만 9,800원) 우주와 생명, 문명의 역사를 100가지 화학 물질로 꿰어낸 교양서다. 다양한 물질들을 단순히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자의 탄생부터 지구의 지질, 생명체의 진화, 그리고 현대 산업과 미래 기술로 이어지는 흐름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독자가 자연스럽게 큰 그림을 이해하도록 했다. 저자는 화학이야말로 모든 학문과 통하는 ‘중심 과학’이라고 강조한다. 생각의 시체를 묻으러 왔다 (김영민 지음, 사회평론 펴냄, 308쪽, 1만 7,000원) 서울대 김영민 교수가 펴
2026-03-05 10:00
초광역 행정통합과 교육자치의 새로운 국면 현재 대한민국은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이라는 국가적 위기 앞에 서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5극 3특’ 초광역 메가시티 전략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균형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핵심적인 행정 개편이다. 이 거대한 통합의 흐름 속에서 초·중등교육은 단순한 일반행정의 부수적 대상이 아니라, 지역 내에서 교육-고용-정주로 이어지는 ‘지역 완결형 발전 모델’을 완성하는 가장 강력한 핵심 동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극 3특’과 관련한 특별법안 논의에서 교육이 소외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본고에서는 일부 특별법안을 토대로 초광역 행정통합이 초·중등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교육과정·교원인사·교육행정 체제를 중심으로 조망하고,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입법 방향을 제언하고자 한다. 교육과정의 변화와 쟁점 _ 국가 수준을 넘어 ‘지역화’로 행정통합 이후 교육 현장에서 체감할 가장 큰 변화는 교육과정의 자율권 확대다. 이는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지역의 특색을 교육에 녹여내는 ‘교육과정의 지역화’를 의미한다. ● 변화의 핵심 특정 교과의 비중을 유연하게 조정하거나 지역 산업 및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과목을 개…
2026-03-05 10:00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학업성취도와 함께 청소년 자살률 1위라는 극과 극의 교육 현실을 맞닥뜨리고 있는 대한민국. 최근 우리 교육 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대두된 것이 ‘사회정서역량’이다. 사회정서역량은 결국 나와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역량이다. 하지만 감정은 손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어려운 것 역시 현실이다. 사회정서역량 증진의 열쇠, 뇌 사회정서역량 증진의 열쇠는 ‘뇌’이다. 그리고 지덕체(智德體)가 아닌 체덕지(體德智), 신체에 기반한 정서 조절 증진을 위한 체험적 훈련이 핵심이다. 21세기 인류 과학이 제시하는 마음과 행동 변화의 열쇠는 뇌이며, 모든 정보는 뇌의 활동을 통해 처리된다. 결국 뇌 속에 담긴 정보가 그 사람의 행동과 사고를 결정짓는 열쇠가 되며, 좋은 뇌 상태를 만드는 훈련과 습관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뇌’는 그동안 의학 영역에서만 다루던 주제였지만, 인류 과학의 정점이라 불리는 뇌과학 연구가 20세기 말 들어 급부상했고, 21세기에는 뇌융합적 흐름이 의학·공학·심리학·인지과학·교육학 등 모든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 1998년 제1차 「뇌연구촉진법」을…
2026-03-05 10:00
국평의 세대교체, 34평보다 더 잘나가는 24평의 질주 국평은 ‘국민평형’의 줄임말로서, 가장 많은 사람이 선택해 온 대표적인 주거 면적을 말한다. 과거에는 전용 84㎡, 즉 34평이 4인 가구 주거의 표준이었기만, 최근 이 견고했던 공식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집값은 크게 상승했고, 주거환경과 삶의 방식도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넓은 집’이 곧 ‘좋은 집’이던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있으며, 이제 주거 선택의 기준은 면적이 아니라 입지와 땅의 가치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24평이 있다. 과거에는 34평으로 가기 전 거쳐 가는 평형, 혹은 불가피한 선택지로 인식되던 24평이 이제는 당당한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2021년 부동산 가격이 한차례 폭등한 이후 24평의 강세가 점차 뚜렷해졌으며, 주요 재건축 단지와 신축 분양 현장에서 24평의 청약 경쟁률이 34평을 상회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라이프 스타일의 전환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24평 선호 현상을 1~2인 가구 급증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설명한다. 이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부족한 설명이다. 인구 구조 변화는 분명…
2026-03-05 10:00
한때 많은 학생의 꿈이 연예인이나 유튜버였다면, 이제는 ‘건물주’나 ‘돈 많은 백수’라고 당당히 말하는 시대가 되었다. 심지어 최근에는 ‘꿈이 없어요’라며 무기력함을 고백하는 학생들을 더 자주 마주하곤 한다. 다양한 삶의 모델을 보여주고, 학생 스스로 꿈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교사의 책임이자 학교도서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특정 분야나 학과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긍정적인 사고와 성취동기, 회복탄력성 같은 내면의 역량을 다지는 것이 진로 탐색의 본질임을 새삼 실감한다. 독서는 학습의 기초체력을 기르는 도구이자 그 자체로 완성도 높은 진로교육활동이다. 이러한 교육적 가치에 깊이 공감한 진로진학교사와 협력하여,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도서관 활용수업을 계획하게 되었다. 책 속에서 꿈을 발견하고 자신의 꿈에 날개를 달아 옹골지게 자기 빛깔로 비상하는 학생들을 만난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수업 소개 2022 개정 교육과정 진로와 직업 영역은 ‘진로와 나의 이해’, ‘직업세계와 진로탐색’, ‘진로설계와 실천’의 총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진로와 나의 이해’ 영역은 관심 분야 직업인의 삶의 모습과 진로 경로에서 드러나는 진로 특성에 비추어 학생의…
2026-03-05 10:00
최근 한국 교육 현장에서는 사회정서교육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왜, 지금 ‘사회정서교육’인가? 이는 한마디로 우리 학교 현장이 직면하고 있는 학생들의 정서적 불안과 도덕적 행동의 약화라는 복합적인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학생 10명 중 3명은 일상이 힘들 만큼 우울한 것으로 나타났고(매일경제, 2024. 11. 22.), 학생들의 주관적 행복감 경험률은 감소하고 있는 데 반해, 외로움 경험률은 증가하고 있다(교육부·질병관리청, 청소년 건강행태조사, 2024. 3.). 또한 자발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자살한 학생은 2019년 첫해에는 3%에 불과했으나,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다가 2023년에는 7배로 폭증한 21%, 즉 5명 중 한 명꼴로 나타났다(EBS 뉴스, 마음 건강 심층기획, 학생자살사망보고서 단독 분석, 2024. 11. 12.). 2020년부터 2023년까지 10대 자살률이 40~50대 다음으로 증가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중앙일보, 2025. 9. 10.). 이와 같이 학생이 겪는 불안·우울, 충동적 공격 행동과 같은 어려움은 정서적 결핍과 감정 조절 실패 그리고 또래 갈등의 심화 등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몇몇 특별한 학생의…
2026-03-05 10:00
안타깝게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 한국 영화는 없다.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와 봉준호 감독의 미키17 모두 국제장편영화상 부문 후보에 지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9년,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을 두고 “국제적인 영화제가 아니라 로컬 시상식”이라고 ‘위트 있게’ 말하긴 했지만, 씨네필은 물론 전 세계 영화인이 가장 기다리는 시상식이기에 유독 아쉬운 2026년이다. 그래도 별들의 전쟁이 궁금한 마음은 그대로다. 3월 15일 ‘ABC TV’와 ‘Hulu(훌루)’를 통해 생중계되는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릴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시상식 전 주요 부문 후보자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최고의 영예, 작품상과 감독상 씨너스: 죄인들, 원 배틀 애프터 어너더, 햄넷 3파전 작품상 후보는 10편이다. 평단 반응과 해외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씨너스: 죄인들과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원 배틀 애프터 어너더의 치열한 맞대결로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먼저 씨너스: 죄인들은 1930년대, 시카고 갱단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쌍둥이 흑인 형제가 끝내주는 술집을 여는데, 처음 문을 여는 날…
2026-03-0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