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도 더 된 이야기 같습니다. 오랫동안 전문직으로(6년이라고 하던가요) 생활하시면서 학교현장을 떠나 계셨던 분이 9월 1일자 교장으로 발령받아 필자가 근무하던 학교에 오시게 되었습니다. 그때 그 학교는 아이들이 1200명 정도 되는 큰 학교였습니다. 과대규모 학교가 되다보니 다른 것도 문제가 되지만 특히 점심시간이 문제였습니다. 전 교생이 점심만 먹는데 2시간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급식실은 난리속이였습니다. 초등학교 아이들 1200명이 한 500석 되는 급식실에서 점심을 먹는 것 상상해보시면 그림이 그려지리라고 봅니다. 무척 소란하지요.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언제나 식당 조용한 방에서 격식을 차려 가며 점심을 드시던 분이 이런 난리 속 같은 자리에서 식사를 하려고 하니 얼마나 어려우셨겠습니까? 한 2일 아이들과 점심을 잡수시더니 느닷없이 3일째 되는 점심시간에 학교의 행정실장을 찾으셨습니다. 그러더니 급식실에 음향시설을 하시도록 조치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점심시간에 모차르트, 베토벤 음반을 틀어주면 아이들이 조용히 음악감상을 하면서 점심을 먹게 되리라는 논지였습니다. 추진력이 대단하신 분이라 말씀이 떨어지자
2010-04-19 14:21동계올림픽 금메달 하면 떠오르는 종목이 있다. 올해에는 김연아라는 피겨스타와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그래도 제일 먼저 떠오르는 종목은 당연히 쇼트트랙 경기다. 그동안 쇼트트랙은 한국의 메달밭이었다. 선수층이 다른 동계종목보다 두꺼운 편으로 선수들간의 선의의 경쟁이 이어지면서 오랫동안 정상을 지켜온 것이다. 선수들의 노력과 경쟁이 함께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런데 그 경쟁이 문제를 일으키고 말았다. 경쟁을 통해 경기력이 향상된 것만은 틀림 없는 사실이지만 그 경쟁으로 인해 서로 돌려먹기라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무리한 경쟁유발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으나 사전에 짜고 하는 선발전 때문에 실력을 무시당했다는 선수들의 하소연이 예사로이 들리지 않는다. 한국 빙상계의 문제가 터져 나왔지만 앞으로 교육계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터져나올 수도 있다. 무리한 교장공모제 추진으로 교원들의 마음이 편치않다. 공모제를 확대추진하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공모제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어야 한다. 그러나 시범운영을 통한 공모제는 득보다 실이 많았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임에도 이를 묻어두고 확대추진하는 것이 과연 옳은 방향인
2010-04-19 07:55지금까지 역대정부에서 교육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왔지만 교원들에게 희망을 주고 사기를 높여주기 보다는 겁을 주고 불안하게 하는 개혁이 대부분을 차지했다는데 많은 교원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교육의 특성상 오랫동안 형성된 기존의 틀을 허물고 백년대계를 이어야 할 교육을 조령모개 식으로 개혁하여 교육현장에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 박정희 대통령 이후 교원들의 사기는 더 이상 올라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교원은 학생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야 하는데 교육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교원들을 흔들어 대기 때문에 교권은 바닥까지 추락했다.공교육은 학부모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기 때문에 교육개혁은 현장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겉돌고 있는 것이다. 교원은 사기를 먹고 산다고 한다. 어깨가 축 늘어진 상태로 학생들 앞에서 교권이 바로 설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교육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교육개혁의 칼을 쥐고 휘 두르는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교육계의 비리나 부조리는 철저히 배제되어야 한다. 철렴성이 더욱 강하게 요구되는 것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책무를 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교육계 일부의 잘못이나 비리를 잡고 흠집을 내면서 전체…
2010-04-18 12:35궁지에 몰리면 초인적인 힘이 솟아난다고 한다. 피하다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 자신보다 훨씬 높은 담벽도 뛰어넘는 초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사람이라고 한다. 그러나 평소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그런 초능력이 나오지 않는다. 이런 극단적인 것은 아니지만 최근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초능력이라도 발휘하길 원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일간지에서 방과후학교에 학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학교에서 강제로 학생들에게 수강신청을 하도록 압력을 넣는다는 보도가 있었다.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일단은 수강신청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는 것이었다. 학생 수가 많다고방과후학교가 성공하는 것이 아님에도 일단은 수강생을 늘리는 것이 일선학교에서는 급선무다. 방과후학교의 수강생을 부풀리는 경우도 있다. 일단 모조리 수강신청을 강요한 다음, 도중에 수강을 포기해도 신청한(강제로 한 학생포함) 인원은 모두 방과후학교 수강생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참여율이 90%이상 나올 수 밖에 없다. 실제 수강을 하는 학생과는 차이가 많이 나게 된다. 그래도 일선학교에서는 방과후학교 수강생수를 늘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학부모총회는…
2010-04-14 23:272011학년도 수학능력시험부터 EBS 70% 연계출제방침에 힘입어 한국교육방송공사가 세인들의 주목과 함께 새로운 탄력을 받고 있다. 우선 가장 큰 변화는 EBS강사진의 변화다. 그동안 사교육 시장에서 소위 말하는 1타 강사들을 대거 초빙, 강의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사실 그동안 EBS 강의는 미리 짜여진 각본에 의해 진행되어 자유로운 애드립과 융통성이 부족했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해 온 게 사실이다. 리포터는 지난 4월 초부터 EBSi가 개설한 모든 강좌를 모니터링 해봤다. 그 결과 가장 눈에 띈 점은 강사들의 표정과 행동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활발해졌다. 국내의 유수한 온라인사교육업체인 M사와 비교해봐도 결코 손색이 없었다. 강의 수준 또한 다양하게 수준별로 개설해서 자기 수준에 맞는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한 점도 높이 살만했다. 이러한 EBS의 발빠른 행보를 반영하듯 일반 사설학원들도 EBS교재를 요약 편집하여 EBS강좌반을 서둘러 개설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은 수능전문방송인 EBSi에 그치지 않고EBS에도 불고 있다. EBS는 재미없고 따분한 방송이라는 그동안의 편견을 말끔히 벗고 흥미진진한 내용들로 채워져 일반…
2010-04-13 17:47교과부가 시도교육청에 내린 지침에 따라 전국의 초중고교는 이번 학기부터 각종 외부 경시대회 수상 실적을 기록할 수 없다. 그뿐이 아니다. 토익, 토플, 텝스, 일본어능력시험(JLPT), 중국어능력시험(HSK) 등 공인어학시험 성적이나 구술 영어 면접과 해외봉사활동도 기재하지 못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입학사정관제 도입에 따른 학생부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항목이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학생부는 총 12가지 항목으로 이뤄져 있고 기록 내용은 구체적인 자료를 토대로 한다. 12가지 항목 가운데 교과학습발당상황은 과목별 성취도를 기록하기 때문에 교과영역이라 하고 나머지 영역은 학생의 소질이나 잠재 능력 등 개인적인 역량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비교과영역이라 부른다. 흔히 내신이라 부르는 것은 교과영역, 즉 성적을 의미한다.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전형 요소는 학생부다.일단 학생부가 부실하면 목표로 하는 학교에 합격하기가 쉽지 않다. 대학입시의 경우, 논술이나 면접 또는 수능으로 만회할 기회가 있지만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다년간 학생들의 진로지도를 맡고 있지만 학생부가 부실한 학생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한 사례는 거의 보지…
2010-04-13 17:43근로장학금제도는 기초생활 수급권 자녀같은 생활 형편이 좋지 않은 소위 '가난한'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진 장학제도다. 2005년 전문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처음 시행되었고, 2008년 전국 4년제 대학으로 확대됐다. 장학금은 지정된 교내외 시설에서 근로를 하면매월 월급처럼 돈이 지급되는 형식이다. 근로장학생들은 매달 근로장학금을 받아 생활비에 보태 온 형편이다. 헌데 지난해 국세청이 근로장학금을 과세소득으로 인정, 기초생활수급자일 경우 전체 소득으로 합산되어 수급권자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는 위기에 처하게 됐다. 지난해 일부 지자체가 근로장학금을 근로소득으로 간주하여 가계 소득에 포함시켰고 이에 교과부는 국세청에 의의를 제기했으나 국세청은 “근로소득으로서 비과세소득에 열거되어 있지 않음으로 과세소득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즉, 근로장학금은 장학금이 아닌 일을 하고 받는 근로소득이란 뜻이다. 근로장학금이 액수는 많지 않아 실제로 세금이 부과되지는 않지만 수급권자일 경우다음과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수급권자학생 가정의 총 수입이 100만원일 때, 근로장학금으로 40만원을받는다면 140만원이 총 소득으로 산정된다. 따라서 이 학생은 수급권자 자격인 최저
2010-04-12 14:022010년 8월말 시도별 교장 공모 예정자수가 나왔다.그리고 교장공모제 경쟁률을 10대1로 만들기 위해 2학기 교장자격연수를 1학기로 앞당겨 자격취득자를 확보한다는 소식이다. 교과부는 올해 8월 말 정년퇴임 등으로 교장 자리가 비는 전국 768개 초·증·고교 가운데 56%에 달하는 430곳에서 교장공모제를 한다고 11일 밝혔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올해 교장자격연수 3140명, 교장 미발령자 1230명이 공모제에 응모하고 여기에 현직 교장이 가세하면 이번에 이루어지는 교장 공모제는 10대1의 경쟁률이 훨씬 넘을 거라는 소식이다. 교장공모제 50% 이상의 급격한 확대, 무엇이 문제인가? 우선 출발부터가 잘못됐다. 서울에서 교육비리가 터지자 교육감에게 집중된 인사권을 제한하려고 교장공모제에 접근한 것인데 원인 진단이 부정확하고 처방이 잘못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공모교장제를 한다고 교육비리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교육감의 인사권이 축소되는 것이 아니다. 그 동안의 공모교장 선정을 보면 지연, 학연, 혈연 등 연고주의가 작용했고 설사 이것을 벗어났다고 해도 교육감의 ‘내 사람 심기‘ 내지는 ’줄서기‘가 그대로 적용되어 허울뿐인 공모제였던 것이다. 교과부는 선발 및…
2010-04-12 11:44오는 9월 신학기부터 전국의 교장공모비율이 현재보다 훨씬 더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1일 올해 8월말 정년퇴임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전국 시·도교육청 교장결원 예정 학교수 768개교의 56%에 달하는 430개교에서 교장공모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뉴시스, 2010.4.11). 현재 5% 정도에 머물고 있는 교장공모제의 파급효과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 비율을 높이기로 했다고 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정년퇴직 등으로 결원이 생기는 학교의 50%선을 공모교장으로 채우겠다고 한다. 서울은 100% 공모제로 간다는 발표도 있었다. 공모교장의 인력풀을 확대하기 위해 현재 보다 교장자격연수 인원을 1000명 늘린다는 계획도 잡혀 있다. 교장공모학교 수와 비교하면 10:1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을 통해 교장을 임용한다는 복안으로 훌륭한 교장을 뽑겠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공모교장의 비율을 높임으로써 최종적으로는 완벽한 교장공모제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100%가 최종목표일 것이다. 문제는 당장에 교장연수대상자를 1000명이나 늘린다면 이들의 자격요건이 맞느냐는 것이다. 당장에 연수대상자를 늘리면 당연히 연수대상자의 질은 떨어지게…
2010-04-12 11:41아이들에게 라벨링(Labelling)을 지우는 제도가 되지 않아야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일반계 고교의 영어와 수학과목에 대한 기초·심화 과정을 시험운영을 놓고 찬반이 일고 있다. ‘고교 교육력 제고 방안’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현 우리나라 교육 여건을 보건대 명확한 기준이 세워지지 않으면 오히려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수업의 효과 면에 있어서는 질적인 향상이 있을 수 있으나우열반을 편성해 운영하는 일부 학교에서 발생하는 문제처럼 기초반과 심화반 학생 간의 차별화로 자칫 위화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따라서 학교는 이들 학생 간의 불평과 불만을 최소화시키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청소년 문제(학교폭력, 성폭행 등)가 사회문제로 확산함에 따라 학교교육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점에서 아이들은 연중 시험(중간·기말고사, 시·도 모의고사, 월말평가, 진단평가 등)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시달리게 될 것이며 그러다 보면 진작 신경 써야 할 전인교육은 뒷전으로 밀리게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시수 확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의 성적을 향상시킨다고 하는 것은 다소 무리인 듯싶다. 이 제도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주당 시수
2010-04-11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