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늦은 가을 밤, 내가 재직하던 음성 청룡초등학교에서는 흥겨운 마을잔치를 벌였다. 이 학교는 68명의 학생들이 오순도순 모여 공부하는 전형적인 농촌의 작은 학교다. 이렇게 작은 시골학교가 시끌벅적해진 건 온 마을 어른들과 한데 모여 펼친 ‘청룡달빛축제’ 때문이었다. 아이들은 리듬합주, 캉캉춤, 부채춤, 가족노래자랑, 동화구연 등 다채로운 공연을 마련해 솜씨를 뽐냈다. 적은 수의 학생들이 이렇게 많은 공연을 준비했으니 한 사람이 두세가지 역할을 맡는 것은 기본이다. 축제를 준비하면서 자신에게 숨은 소질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스스로 놀라는 학생들. 덕분에 이제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학교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에요. 사람들이 박수를 치면서 ‘와!’하고 막 놀라는 거 있죠? 그래서 더 열심히 꽹과리를 쳤어요.” 사물놀이에서 상쇠를 맡은 학생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신명나게 공연한 이번 축제를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다면서 한 말이다. 주민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늦은 시간에 축제를 열었기 때문에 평소 농사짓느라, 회사 다니느라 바쁜 부모님은 물론이고 이웃 마을 어른들까지 한데 모였다. 무엇보다 뜻 깊은 것은 마을…
2005-03-17 13:46오는 3월 말 지상파 이동 멀티미디어 방송(DMB) 사업자 선정이 끝나면 우리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의 방송 시대를 맞게 된다. 현재 각 방송국들이 추진하고 있는 방송의 디지털화는 HD급 화질의 구현 등 고화질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반면,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는 기존의 ‘보고 듣는 방송’에서 ‘보고 듣고 참여하는 방송’으로 확장되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이동성’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DMB는 디지털 오디오 방송(DAB)에서 유래한 것으로써 현재 미국 유럽 등에서 DAB(Digital Audio Broadcasting), DAR(Digital Audio Radio), DSB(Digital Sound Broadcasting) 등으로 불리고 있다. 보고 듣고 참여하는 방송 DMB 특히 DAB는 오디오 서비스로, 1987년 이동하면서 고음질의 오디오 정보를 수신할 수 있도록 유럽에서 유레카(Eureka)-147이라는 이름으로 개발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디오뿐만 아니라 CD 수준의 음질과 데이터 또는 영상 서비스 등이 가능하고 우수한 고정 및 이동 수신 품질을 제공하는 디지털 방식의
2005-03-17 13:21올해는 참여정부의 집권3년차로 교육부문에 대한 중간평가가 이루어져야할 시점이다. 이점에서 노 대통령이 국가 교육정책의 기본방향을 형평성과 자유의 확충, 그리고 연대와 협력으로 설정한 것을 다시 음미해볼 일이다.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 이후 교육계는 NEIS문제로 인한 분열·갈등, 수능복수정답과 수능부정, 서교장 자살과 교원분열, 교사의 학생성적 조장과 입시부정사건, 해외유학생 폭증 등으로 혼란이 계속되어왔다. 그리고 사교육비경감대책으로 EBS수능강의, 사이버 가정학습체제구축, 2008년도 대입개선안, 교원양성·연수·평가체제 개선안, 대학구조개혁안, 지방대 혁신역량강화방안 등이 마련되기도 했다. 그러나 교원승진제도, 사립학교법 개정, 교사회·학부모회·학생회 법제화, 교원신분지방직화, 교원평가제 도입, 교원법정정원확보, 우수교원확보법 제정, 교원양성체제 개편 등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정책결정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교육개혁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살펴보면 첫째, 노대통령의 공약에 나타난 정책의 기본방향이 김영삼 문민정부 이래의 교육정책의 기조와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안정속의 개혁을 추구할 것으로 보여졌는데 집권이래 정책결정과정과 구체
2005-03-14 09:592004년의 역사적 화두가 중국의 ‘동북공정’이었다면, 2005년의 최대 논쟁은 일본의 중학교용 역사교과서 문제가 될 것 같다. 3월말로 예정된 일본 문부성의 개정교과서 검정결과 발표에 이어 그것의 채택 여부가 결정되는 8월까지, 한·중·일 세 나라는 역사인식 문제로 또 다시 홍역을 치를 것이 뻔 하기 때문이다. 한·중·일 세 나라는 과거의 역사문제로 갈등과 대립을 반복하면서 현재와 미래의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역사 교과서는 한 인간의 역사인식과 자아인식, 세계관, 주변 민족국가에 대한 인식, 지역 관념의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활자매체이다. 따라서 역사교과서의 서술내용은 중요하다. 침략을 미화하는 일본의 우익교과서가 어린 학생들에게 읽혀질 경우,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배로 인한 만행은 합리화될 수 있고 자칫 침략전쟁의 재발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따라서 일본의 우경화와 그 역사인식이 반영된 우익교과서의 보급은 막아야 한다. 또한 주변 민족국가의 고대 역사체계와 역사인식을 무시하고 역사영역을 자의적으로 확장하려는 중국의 ‘동북공정’ 역시 중단돼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지금까지 반복된 보편적인 대응양상은 언론의
2005-03-14 09:49
한국교총, 전교조, 한교조 등 교원 3단체는 8일 최근 잇달아 터져 전체 교원들을 곤혹스럽게 만든 내신성적 조작 비리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그 동안 교원 3단체는 공교육내실화와 교육재정 확충을 위한 대정부 투쟁, 남북교육교류 사업, 일본의 역사왜곡 저지 활동 등에 힘을 모아 왔지만 이번처럼 대 국민 사과와 함께 자정 운동을 결의한 것은 처음이다. 그리고 교원 3단체가 정부의 일방적인 성적관리방안 발표에 앞서 스스로 실천 방안을 강구해 제안하고 이를 정부가 수용토록 한 것도 교원단체로서의 성숙한 자율역량을 보이는 한편 정책 실효성을 담보한다는 의미에서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교원 3단체가 객관성, 공정성, 투명성 및 신뢰 회복을 위한 성적 관리 방안으로 제안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윤리강령의 제정·실천, 학업성적관리위원 선정방식 개선, 성적조작 등 비리를 저지른 교원의 경우 교원 자격 박탈, 단위학교 성적관리 표준 모형 공동 개발 등이다. 대부분의 교원들이 공감하는 사항으로 정부는 이를 적극 수용하고 교육현장에서는 실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따지고 보면 최근 드러난 성적조작 비리들이 극
2005-03-10 13:36세계는 지금 학생들의 학력을 신장시키기 위해 무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2001년 낙오학생 방지법 제정하고 기초 기본 교육의 충실과 학업성취도 평가를 통해 뒤쳐지는 학생 구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영국은 평등주의 교육정책이 교육의 질을 떨어뜨렸다는 반성아래 학업성취도에 따른 수준별 수업실시, 4단계 자격시험, 영어, 수학, 정보통신 등에 대한 필수학습 등을 골자로 하는 교육개혁안을 발표했다. 독일은 학교와 학부모들의 방임이 교육의 부실을 초래했다고 보고 교육제도의 단점 보완을 위해 대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중국은 21세기에 100개 대학과 중점학과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육성한다는 211공정으로 대표되는 교육개혁안을 1996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일본도 여유 있는 교육이 일본교육의 부실을 초래했다는 반성과 함께 전국적인 학업성취도 평가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비해 우리의 실정은 어떠한가. 요즘처럼 교원으로서 부끄러운 때가 없다. 전국적인 수능부정시험사태 한 가지 만으로도 교육자로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었는데 연이어 답안지 대신 작성, 성적조작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사건들이 연일 터지면서 우리 교원들은 학생들과
2005-03-10 10:12우리 학교에는 다른 학교에서 볼 수 없는 책상이 교실마다 있다. 일명 ‘키다리 책상’이라고 불리는 책상이 바로 그것이다. 이 키다리 책상은 남는 여분의 책상에 폐기 처분되는 책상의 다리를 붙여서 서서도 공부할 수 있도록 높게 만든 것이다. 수업시간에 졸음이 오는 학생은 뒤쪽에 서서 공부를 하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책을 들고 공부를 하게 되면 필기도 제대로 못하고 서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학교에서는 이럴 때 교실 뒤쪽에 마련된 키다리 책상에서 공부를 하게 된다. 말하자면 서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편의시설인 셈이다. 학생들의 이야기로는 졸음이 오는 경우 말고도 집중이 되지 않아 공부가 잘 되지 않을 때 키다리 책상에서 공부를 하면 공부가 잘 된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자진해서 키다리 책상에서 공부하겠다고 뒤로 나가는 학생이 생기기도 한다. 키다리 책상은 우리 학교에 부임하셨던 강우석 교장선생님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기사 아저씨에게 규격을 하나하나 적어주고 학교에서 직접 만든 것이다. 키다리 책상 외에도 교장선생님의 아이디어는 많다. 우리 학교는 우산을 준비하지 않고 학교에 왔다가 비가 오는 경우를 대비해 우의를 전교생 수만큼 준비해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2005-03-10 10:11경제 수장이었던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취임할 때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육 문제를 경제 논리로 풀려고 하면 여러 가지 부작용과 반발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대학 구조조정을 비롯해서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한 과제 수행에 필요한 재정 확보를 위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새 교육부총리는 교육개혁에 상당한 의욕과 포부를 가지고 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교육부총리는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국내 총생산 4.3% 수준의 교육 재정을 6%로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앞으로 전국 대학의 25%를 통·폐합하고 교육 여건개선과 특성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부실사학에 대해서는 퇴출 경로를 마련하고, 산업계 요구에 맞추어 교육과정도 개편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적극적인 대학 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대학 개혁뿐 아니라 공교육을 내실화하고 전체적인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정을 필요로 한다. 각급 학교에 일반 교사들을 확보하는 일은 물론이고 보조 교사라든지 상담교사 수를 늘리며 시설을 개선하고 또, 최신 교육
2005-03-07 09:44최근 국회의원의 피감기관 국감자료제출요구 및 분석과 관련하여 그 분석의뢰를 피감기관(감사대상기관)에 맡긴 것에 대한 위법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행 헌법 제61조 제1항에서는 '국회는 국정을 조사하거나 특정한 국정사안에 대하여 조사할 수 있으며, 이에 필요한 서류의 제출 또는 증인의 출석과 증언이나 의견의 진술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국정감사·조사권을 국회에 부여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국정감사및조사에관한법률과 국회에서의증언·감정에관한법률이 제정되어 있으므로, 국회의원들은 이를 근거로 피감기관에 수많은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정감사·조사권은 국정의 실태 파악이나 집행부의 시정을 감시하고 국정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주는 순기능도 있으나, 피감기관에 대한 과도한 자료제출의 요구 및 증언·의견의 진술요구로 대상기관의 기능이나 활동이 저해되는 사례도 현실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일부 피감대상기관의 소속직원의 경우 국감기관이 되면 국회의 과다한 자료제출요구로 고유업무는 마비될 정도라고 불만을 토로한 예도 있다. 따라서 국정조사및감사에관한법률에서는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고자 제14조에 '① 감사 또는 조사를 할 때에는 그 대상
2005-03-07 0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