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를 텅 비워 타인과 갈등의 소지를 없애려는 달관의 인생 태도는 선불교에서도 종종 등장한다. 근대 일본의 대표적 의승(醫僧)이었던 하라 탄잔(原 坦山) 이야기가 유명하다. 탄잔이 다른 승려와 한 개울가에 이르렀을 때 어떤 처녀가 불어난 물을 건너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었다. 탄잔이 선뜻 처녀를 들쳐 업고 개울을 건너 주었다. 한참을 함께 걷던 다른 승려가 탄잔에게 어찌 승려 신분으로 처녀를 업을 수 있었느냐 힐난했다. 그러자 탄잔이 말했다. “이보게, 난 이미 처녀를 내려놨네만 자넨 아직도 안고 있었나?” 흔히 한국의 경허(鏡虛) 스님 고사로 잘못 알려져 있는 일화다. 처녀를 붙잡아두려는 마음의 집착이 없다면 처녀는 이미 내 삶에서 떠난 것이다. 탄잔의 마음은 마치 텅 빈 배처럼 처녀를 실어 건너편에 내려주고 도로 비어버렸다. 그 안에 처녀는 없었다. 처녀를 마음에 간직하고 괴로워한 건 다른 승려였다. 그는 집착의 마음으로 그녀를 자기 안에 옭아맨 채 고통스러워했다. 그는 탄잔을 질투하여 화가 나 있었다. 허나 탄잔의 마음속에 그녀는 이미 없었고 그는 그저 고요한 빈 배로 세상을 떠돌고 있었을 따름이었다. 【원문】 我若被人罵, 佯聾不分說, 譬如火燒空, 不救
2014-10-01 09:0001 중국의 ‘문화혁명’을 기억하는 젊은 세대가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문화혁명이 잘못된 것이라는 인식에는 오늘날 중국 인민은 물론이고 세계가 공감하는 것 같다. 나는 1992년 처음으로 중국을 여행하였다. 이 여행은 나에게 세계 인식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의미 있는 충격도 주었다. 우리 일행은 북경대학교를 방문하여 그 대학 경제학과 교수에게서 특강을 들었다. 그는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얻고 온 사람이었다. 강의에 임하는 그에게 우리 일행 중 누군가가 덕담에 가까운 조크를 했다. “교수님! 굉장히 젊어 보이는데요, 나이보다 한참 젊어 보이는 이유가 무엇입니까?”돌아온 그의 대답이 정말 기막힌 것이었다.“지난 시기 중국 현대사의 한 지점에서 약 10년 동안 시간이 전혀 흐르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지 않았으니 저도 나이를 먹을 수가 없었던 거 아닌가 생각됩니다.” 문화혁명에 대한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논평이었다. 문화혁명이 한창 광기를 뿜어대며 시작되던 1966년 당시 나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었다. 이 미친 듯한 대소동을 국내 언론들도 연일 크게 보도했었는데, 나는 이것이 왜 ‘문화혁명’인지를 이해할…
2014-10-01 09:00교사가 등을 돌리고 있는 시간이 길수록 학생들은 수업에서 멀어진다. 엎어져 자거나 쪽지를 주고받거나 휴대폰으로 딴짓을 하거나…. 교사가 앞을 보고 있어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교사의 지속적인 설명을 끝까지 집중하며 참아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아침 7시 30분에 등교하여 수업이 끝나는 4시까지, 장장 8시간 이상 자리에 앉아서 듣는 일을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히려 ‘제대로 된 듣기’가 불가능해지는 건 아닐까? 듣기만 하는 수업, 멀어져가는 학생들 미국에서 초·중학교를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고등학교를 다니기 시작한 지인의 자녀에게 학교생활에 대해 묻자, “한국 학교는 정말 이상해요. 수업은 선생님 혼자 하세요.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아무 것도 안 하고 듣기만 해요. 그래서 재미없고 지루해요”라고 대답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수업은 교사가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일까, 학생이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일까? “수업은 ○○이다”라고 물으면, 우리 학생들은 “수업은 인내다”라고 할 것 같다. 참아내지 않으면 안 되는 시간들…. 이 시간들은 학생들도 힘들고, 점점 유체이탈하는 학생들을 보고 있어야 하는 교사들도 결국 힘들어진다. ‘살아있
2014-10-01 09:00
많은 선생님께서 질의하신 BEST QA Q. 병가를 내려고 하는데 학교에서 병원에 입원을 하지 않으면 병가 5일 이상 허가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5일 이상 병가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요? A. 일반 병가는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사용할 수 있으며 입원 여부에 따라 허가함이 아니라 의료법 제18조에 의하여 교부된 진단서를 통해 허가를 하고 있습니다. Q. 27일 병가를 사용한 후 다시 15일 병가를 신청하려고 하는데 이 때 공휴일은 산입되는지요? 그리고 다시 병가를 신청할 때 진단서를 제출해야 되나요? A. 병가일수가 1월 이상 계속되는 경우에는 휴무일(공휴일, 휴무 토요일)은 병가일수에 산입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병가 허가 횟수에 상관없이 휴무일을 휴가일수에 산입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총 병가 일수는 47일(병가 27일+미산입 공휴일 3일+병가 15일+미산입 공휴일 2일)이 됩니다. 또한, ‘교원휴가업무처리요령(교육부예규 제13호)’에 의거, 동일 질병 또는 부상에 한하여 병가 및 통원 치료시마다 별도 진단서 제출 없이 최초 진단서로 갈음하기 때문에 제출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Q. 병가(60일)를 사용하고 연가(
2014-10-01 09:00소비자보호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을 통해 수집된 14세 이하 어린이의 안전사고 건수는 2011년 2만 732건, 2012년 2만 2천 907건, 2013년 2만 4천312건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안전사고를 나와는 무관한 일로 생각하는 개인주의와 사회적 무관심으로 어린이들의 생활환경은 끊임없이 안전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그러나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안전사고 발생원인이나 근본적 예방대책을 고민하기보다는 임시방편에 불과한 대책을 내놓기 바쁘다(고석, 2006). Morz(권봉안 외, 1997 재인용)는 안전이란 “개인의 피해 또는 사고로 인한 재산 손실을 없애는 것”이라고 정의하였고, Marland(곽은복, 2008 재인용)는 “조건이나 상태 또는 위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도록 물리적 환경을 고안함으로써 사고를 감소시키는 것”이라고 하였다. 안전교육은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불의의 재해나 돌발적인 사태가 발생했을 때에는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취해야 할 행동을 지도할 목적으로 실시한다. 안전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 및 행동의 변화와 대처 능력,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가치태도 함양 의식을 향상
2014-10-01 09:00구국의 영웅, 이순신 2014년, 영화 명량의 거침없는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1,000만 관객을 넘어 역대 최다, 최단 기록을 차례로 갈아치우며 한국 영화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긴 스토리가 아닌 명량대첩 하나만을 소재로 하고 있고, 영화 전체의 절반이 전쟁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놀라운 흥행 기록을 보여주었다. 물론 영화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스토리의 전개가 허술하고 전반부의 내용이 지루하다, 실제 역사와 다른 부분이 있다, 전술적으로 뛰어난 부분이 무엇인가 등의 부정적 평가와 역시 이순신 장군이다,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장군의 모습에 감동이다, 압도적인 스케일과 왜군을 통쾌하게 날려버렸다 등의 긍정적 평가가 팽팽히 맞선다. 여기에 더해 영화 배급과 스크린 점유의 문제 등 잡음이 이어지고 있지만 많은 관객이 이순신 장군을 만났다는 사실은 큰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흥행은 단순한 재미와 감동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현실에서 해소되지 않는 갈증을 영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찌 됐든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는 우리 민족이라면 누구나 존경하고 그에 대해 반대되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충무공은 분명한 힘을
2014-10-01 09:00
이명박 정부는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2012. 2. 6.)을, 박근혜 정부는 현장중심 맞춤형 학교폭력 대책(2013. 7. 23.)을 발표하는 등 범부처 차원에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여전히 크고 작은 폭력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어린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설상가상으로 학교폭력은 갈수록 집단화되고 온라인으로 영역을 넓히는 등 교묘하고 은근한 방식으로 유형이 변화하고 있다. 집단따돌림, 사이버따돌림, 언어폭력은 과년도에 비하여 학교폭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하였다. 선생님들은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상황 조사, 학생과 학부모 상담, 전담기구 회의, 자치위원회 개최, 관련학생 조치, 교육지원청 보고 등 사안처리 업무로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에 직면한다. 학교폭력 사안으로 인하여 학교는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어렵고, 교사 개개인은 스트레스로 심리적인 고통을 받는다. 학교폭력의 원인은 부모 이혼, 별거, 불화, 경제적 어려움, 게임과 음란물, 부정적 또래문화, 성적 중심의 경쟁교육, 물질만능주의 등 다양하다. 정부는 공교육기관인 학교와 인간교육의 요람인 가정의 교육적 기능
2014-10-01 09:00
자연과 더불어 소박하게 사는 법을 배우는 오지여행 오지여행은 ‘버림의 여행’이다. 단순하고 가볍다. 이동 수단은 오로지 내 두 다리와 배낭 하나. 최대한 짐을 줄이기 위해 가장 필요한 물건만 엄선하여 배낭에 넣는다. 있으면 편리하지만, 없어도 상관없는 것들…. 결국 백패킹(Backpacking)을 위한 짐은 생존에 필요한 것들만 남는다. ‘죽도록 벌어서, 죽도록 사 모으고, 죽도록 버리는’ 문명 생활을 버리고, 오늘 하루 ‘자연과 더불어 소박하게 사는 법’을 배워본다. 비수구미, 막지리, 살둔마을…. 오지마을은 이름마저도 생경스럽다. 방송을 탄 탓인지 찾는 사람도 많아지고 사람들의 손때도 탔지만, 여전히 오염되지 않은 자연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곳이 많다. 담쟁이 넝쿨로 뒤덮인 반쯤 무너진 돌담도, 녹슨 양철 지붕도, 툇마루에서 졸고 있는 강아지도 고향 할머니의 포근한 정서를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다. 시간이 멈춘 듯한 장소에서 꼭 뭘 해야만 한다는 종종거림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가벼워진다. 막 물들기 시작한 가을나무 사이를 타박타박 걷다보면 자유로움에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오지여행의 행복은 딱 이만큼이다. 욕심은 금물이다. 절대 낭만과는…
2014-10-01 09:002015년은 5·31 교육개혁이 추진된 지 20년 되는 해이다. 1995년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고등교육이 위기에 직면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문민정부는 5·31 교육개혁을 추진했다. 5·31 교육개혁의 목표는 ‘세계화를 위한 신교육 체제의 구축’으로 압축될 수 있다. 이 교육개혁안을 기반으로 중등교육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가 설립되었고, 고등교육에서는 학교설립준칙주의에 입각해서 고등교육의 대중화 시대를 열게 되었다. 지난 20년을 지나오면서 5·31 교육개혁의 일부 내용이 수정되기는 하였으나 본래의 큰 맥락은 그대로 유지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5·31 교육개혁안은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를 거쳐 현재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우리 교육의 비전을 제시하고 기틀을 잡는 데 늘 사상적 기초가 되어왔다. 2015년이면 20년을 맞게 되는 5·31 교육개혁이 현 시점에서 볼 때, 어떠한 성과가 있었고,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를 되짚어보는 일은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5·31 교육개혁의 明 먼저, 5·31 교육개혁의 밝은 면을 살펴보자. 첫째로 꼽을 수 있는 일은 5·31 교육개혁은 우리 교육의 미래를 위한 글로벌 비전을…
2014-10-01 09:00우리 사회의 90%는 더불어 살아가는 협동적 삶이고, 겨우 10%가 경쟁적 개별적 삶을 살아간다. 그러므로 학교도 경쟁학습 구조에서 협동학습 구조로 바뀔 때 희망이 있다. -존슨 형제- 재미있고 효율적인 영어 수업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학생 활동 중심의 수업을 적용하기 위해 인성 중심의 협동학습 구조를 활용해 보자. 협동학습은 학습자가 소집단을 이루어 학업을 완수하기 위해 서로 협동함으로써 일어나는 학습의 한 형태로 학생의 인지적 발달뿐만 아니라 사회적, 도덕적인 발달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즉, 구조 중심 협동학습은 구성원 간의 긍정적 상호 의존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영어에 대한 친숙감과 자신감을 가지며, 활동에서의 개인적인 책임감은 물론 모둠원의 동등한 참여를 바탕으로 동시다발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자들끼리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의 바탕인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의 네 가지 언어기능을 신장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이에 협동학습을 통하여 서로 돕고 격려하면서 경쟁위주에서 벗어나 바른 인성을 함양하고, 흥미를 갖고 자발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게 하고, 활동 중심의 반복 학습으로 영어의 기초를 튼튼히 하며, 학
2014-10-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