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겨울의 맛을 느끼게 하는 아침이다.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길가의 아름다운 가로수의 단풍잎을 앗아가고 있다. 이런 날일수록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도록 애를 써야 하겠다.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교내방송을 통해 명심보감의 문장이 흘러나온다. “知足者는 貧賤亦樂이요 不知足者는 富貴亦憂니라.” ‘지족자는 빈천역락이요 부지족자는 부귀역우니라.’ 이 말의 뜻은 ‘만족함을 아는 자는 가난하고 천하여도 또한 즐겁고, 만족함을 알지 못하는 자는 부하고 귀하여도 또한 근심하느니라.’ 명심보감 안분편의 두 번째 문장이다. 만족(足)에 대한 가르침이다. 만족하냐, 만족하지 않느냐에 따라 즐거워질수도 있고 걱정스러울 수도 있다는 말씀이다. 만족하지 않으면 즐거움도 없고 기쁨도 없다. 감사도 없고 편안함도 없다. 언제나 짜증스럽고 불평이 가득하고 마음이 우울하고 마음이 편치 못하다. 현실에 만족할 줄 아는 삶이 나의 정신을 건강하게 만든다는 말씀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만족할 줄 모르면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도 아무리 높은 자리에 있어도 만족이 없다. 얼굴이 밝지 못하다. 마음은 항상 무겁다. 하루도 편안하게 잠을 잘 수가 없다. 만족을 하지 못하니 욕심이 가득
2010-11-09 11:16세 가지 관문 어떤 현인의 제자 중에 남의 말을 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특히 이 사람은 말을 지어내 남을 험담하고 다녔다. 현인은 조용히 제자를 불러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말은 생명의 수분이요, 파멸의 무기라네. 남을 판단하는 말은 삼대문을 통과한 후에 해야하는 법일세." "그게 도대체 어떤 문입니까?" "첫째로 정확한 사실에 근거하는 문을 통과해야 한다네. 둘째로 자신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 하는 문을 통과해야지. 셋째는 이웃에 무슨 유익이 있을까 하는 문을 통과해야 할 걸세." 선생은 그 업의 특성 상 학생들에게 늘 잔소리를 달고 삽니다. 교직원 간에도 업무의 특성 상 본의 아니게 충고를 하거나 불평 불만을 하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매우 사소한 개인적인 일에서부터 공적인 일에 이르기까지 많은 말을 달고 사는 직업입니다. 그러다보니 소통의 부재에서, 생각의 차이에서, 같은 표현이라 하더라도 전달 상황에 따라서 오래가 생기기도 하여 어려움에 처하는 일이 있습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러합니다. 선생님의 말을 처음부터 듣지 않고 꼬리만 듣고 집에 가서 전달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그것이 칭찬이라면 괜찮지만 혹시 꾸지람
2010-11-09 11:16
"수업 분위기가 더 흐려졌어요. 공부에 방해되니 친구를 때려주세요. 매를 들지 않는데 선생님 말을 누가 듣겠어요. 차라리 맞고 끝나는 게 편해요." 체벌 전면금지를 시행하고 있는 서울의 학생이나 학부형들이 털어놓은 얘기란다. 손들기나 팔굽혀펴기까지 어떤 형태의 체벌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게 체벌 전면금지 지침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더라도 모두의 입맛에 맞추기는 어렵다. 특히 대상자가 학생, 학부모, 교사로 구분되는 교육은 더 그러하다. 8일 머니투데이가 발표한 서울 시내 초·중·고교 체벌 전면금지 여론조사에 의하면 찬성 32.1%, 반대 64.9%로 반대 의견이 훨씬 높다. 맞지 않도록 법으로 보호해주니 학생들로서는 당연히 좋아해야할 일이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체벌 당사자인 학생층의 반대 응답률이 75.8%로 평균을 10% 넘게 초과했다. 이 수치로 보면 아이들도 혼란을 겪고 있는 게 분명하다. 체벌이 교육적이냐 비교육적인 수단이냐를 떠나 체벌금지의 당위성은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극소수이더라도 체벌 없이 지도가 어려운 학생들이 존재하고, 그 아이들이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게 문제다. 오늘날의 교육현장이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느냐를
2010-11-08 15:32공부 시간에 옷에 실수하는 아이들 우리 2학년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책은 재미있는 제목들의 책이랍니다. 주로 똥이나 오줌, 방귀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들이지요. 공부 시간에 그런 단어만 나와도 금방 웃음을 참지 못하는 아이들입니다. 심지어 그런 종류의 책만 즐겨 읽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정규 시간이 끝난 후 일주일에 한 번씩 마련하는 독서발표회 시간이면 똥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의 인기가 높습니다. 웃겨주기 때문이지요. 그런 아이들이 실제로 방귀를 뀌거나 뒷처리를 잘 못해서 교실에서 냄새를 풍기는 아이들을 보는 시각은 거의 '응징' 수준에 가깝습니다. 아직도 어린 아이들이라 때로는 본의 아니게 옷에 실수하는 아이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학기 초부터 아랫도리 속옷과 바지를 여벌로 교실에 갖다 놓게 합니다. 아침식사가 잘못되었거나 우유가 몸에 맞지 않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그런 일이 가끔 생기기도 하니까요. 개인별 지도를 하다가 내가 발견한 경우는 그래도 낫습니다. 아이들 몰래 얼른 조치를 취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아이들이 코를 그러쥐고 말합니다. "선생님, 이상한 냄새가 나요. 똥 냄새가 나요. 철수(가명)가 그런 것 같아요." "어허, 그런 소리 하는 게…
2010-11-08 15:31
*이 이야기는 69년도 담임을 맡았던 한 어린이의 가정사에서 일어난 일을 기초로 만들어진 새미다큐형식의 동화입니다.제 네번째 동화짐의 타이틀이 되기도 한 작품입니다. 아름다운 별나라 숙이는 자리를 펴고 누웠습니다, 그리고 가슴에 두 손을 얹고 오늘 하루의 일을 생각해 봅니다. ‘오늘 청소 시간에는 내가 먼저 치워 주었어야 할 것을 내가 안 치운다고 트집을 부렸어. 그건 분명히 나의 잘 못 이었어. 나쁜 아이와 상대를 해서 다툰다는 것은 내가 잘 못한 것이겠지. 다음부턴 영수가 하기 싫다면 내가 해주어야지. 착한 사람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착한 일을 해야해. 내일부터는 꼭 내가 먼저 해 주어야지. 영수가 싫다고 말하기 전에 해 주어야지.’ 이렇게 생각한 숙이의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번져 갑니다. ‘아, 난 정말 착한 소녀가 되어 가는 것일까? 틀림없이 착한 소녀가 되는 거야.’ 이렇게 혼자 좋아하며 대답합니다. 숙이는 눈알을 반짝이며 캄캄한 방안을 휘익 둘러봅니다. 수 십 개의 무서운 눈들이 숙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눈들은 이리저리 움직이기도 하고, 위 아래로 오르내리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눈, 어른들의 눈 모든 눈들이 반짝입니다. 세모난 눈도 잇고
2010-11-08 12:52
창의적 체험활동!일반인들은 이것을 잘 모를 것이다. 교원들은 이것을 줄여서 '창체'라고 한다.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고시(제2009-41호)하였는데 아마도 대국민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면 창의적 체험활동이란 무엇일까? 정의를 내리면 '20011학년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의 창의·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교과 이외의 활동'이다. 더 간단히 말하면 국어, 영어, 수학, 음악등 교과 이외의 모든 활동을 통틀어 말하는 것이다. 2011학년도에는 초교 1, 2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이 동시에 적용된다. 그 다음해에는 초교 3, 4학년, 중 2, 고2에 적용이 되고 2013학년도에는 초,중,고 학교급 전학년이 동시에 적용이 되는 것이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교과와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다.창체는 앎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나눔과 배려를 할 줄 아는 창의성과 인성을 겸비한 미래지향적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기본적으로 자율성에 바탕을 둔 집단 활동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집단에 소속된 개인의 개성과 창의성도 아울러 고양하려는 교육적 노력을 포함한다.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
2010-11-08 11:48야간자율학습 시간. 교실을 순회하다 우연히 책상 위에 적힌 한 아이의 낙서에 발걸음이 멈춰 섰다. 아이는 한 장의 종이 위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무질서하게 적어두었다. 누군가가 강요해서 쓴 글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허심탄회하게 적은 글이어서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는 듯했다. 낙서에서 그 아이는 생활하면서 가지고 있던 모든 불만을 토로하였다. 그리고 심경의 변화가 생길 때마다 자신의 넋두리를 있는 그대로 적어둔 것 같았다. 때가 때인지라 낙서 대부분이 대학입시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래서일까? 지원한 대학과 가고 싶은 대학 여러 개를 적어놓고 오엑스(OX)로 표시해 두기도 하였다. 특히 입시에서 해방되고 싶다는 낙서는 모든 아이가 공감하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무엇에 화가 났는지 심지어 입에 담을 수 없는 심한 육두문자가 포함된 낙서도 있었으며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한 독백의 글도 눈에 띠었다. 종이 끄트머리에 굵은 글씨체로 "선생님과의 상담은 언제?"라고 적은 글은 분명히 담임인 내게 하고 싶은 말 같았다. 그리고 지웠다 쓰기를 반복한 낙서도 있었는데 그 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하기까지 했다. 무엇 때문인지
2010-11-07 15:57
지난 10월 28일 상당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 171명이 교육비특별회계세출예산에 의해 무료로 과학탐구 체험학습을 다녀왔다. 이날 어린이들은 실생활에 숨어있는 과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과학에 대한 흥미와 탐구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해 충북교육과학연구원, 충북농업기술원, 원흥이두꺼비생태공원을 돌아보며 그동안 교실에서 경험하지 못한 여러 가지 사물과 현상들을 직접 보고, 만지고, 체험하느라 즐거웠다. 학교를 출발해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처음 찾아간 곳이 청주시 상당구 대성로의 충북교육과학연구원(http://www.cbesr.or.kr)이다. 아이들은 천체투영실에서 계절마다 변하는 밤하늘의 별자리를 공부하고, 꿈돌이 광장ㆍ체험의 광장ㆍ탐구의 광장에 설치된 과학기구에서 여러 가지 원리를 알아내며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키웠다. 친구들과 관광버스에 올라 두 번째로 찾은 곳은 청원군 오창읍 괴정리에 위치한 충북농업기술원(http://www.ares.chungbuk.kr)이다. 신품종을 개발하는 농업기술원이지만 이곳의^농업과학관에 근대의 농촌풍경, 선사시대의 유적과 유물, 농기구, 생활용구 등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전시되어 있다. 밖으로 나와 초가집 옆에 있는 디딜방
2010-11-04 16:15대학입시일정 수험생을 위한 배려는 없었다 요즘 고3 아이들은 사소한 것 하나에도 민감한 반응을 나타낸다. 아마도 그건 시험이 다가옴에 따라 그만큼 신경이 예민해진 탓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교실 문을 여는 것조차 미안할 때가 있다. 조금이나마 아이들의 신경을 거슬리지 않기 위해 언제부턴가 야간자율학습시간 교실을 출입할 때는 항상 뒷문을 이용하곤 한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휴대전화의 전원을 꼭 확인해 본다. 지난 화요일 밤(3일). 자율학습감독을 위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조용히 교실 뒷문을 열었다. 아이들은 담임인 나의 출현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부에만 전념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그런 행동이 조금 야속하기도 했으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내 발걸음이 아이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신경이 곤두섰다. 희미한 불빛 아래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을 하나둘씩 살폈다. 긴장해서인지 아이들의 얼굴은 많이 상기해 보였다. 그런데 교탁 앞에 자리 두 개가 비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평소 생활을 잘하고 있는 터라 처음에는 그 아이들의 부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화장실에 갔다가 잠깐 늦
2010-11-04 07:54“얘들아, 마지막까지 아프지 말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거야. 알았지?” 1교시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내려오자 컴퓨터 화면에 보건선생님으로부터 쪽지가 눈에 띠었다. 쪽지내용은 우리 반 여학생 하나가 복통을 호소하며 보건실에 누워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병원에 데려가 진찰을 받아보라는 것이었다. 불길한 생각에 교과서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보건실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양호실에 도착하자, 보건선생님의 간호를 받으며 침대위에 누워있는 한 여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 반 ○○였다. 가까이 다가가자 그 아이는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아픈 배를 움켜쥐고 복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순간, 아침에 먹은 것이 체했을 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터 그랬니? 아침에 무엇을 먹었니?” 내 질문에 그 아이는 통증이 심한지 대답대신 흐느끼기만 했다. 잠깐이나마 그 아이를 안심시키고 난 뒤,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고 달려 온 부모님은 최근 집에서 있었던 몇 가지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아이가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부모님의 말을 듣고 난 뒤 무언가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매년 수능을 앞두고 일부 아이들이 입시에 대한 중압감으로 병원을 찾는다는…
2010-11-02 1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