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탑초교에는 교무실이 없다. 교무실뿐만 아니라 교감실도, 행정실도 없다. 이 세 곳을 모아 만든 곳이 교육지원실. 다른 학교에는 없는 이곳이 학교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상탑의 노력과 그 결실이 상징적으로 결집된 곳이다. 교감실, 교무실, 행정실 없는 학교 교사가 가르치는 일 이외의 잡무를 처리하느라 학생과 수업에만 집중하기 어렵다는 교육 현장에서의 문제점은 예전부터 대두되어 왔다. 당연히 교사의 행정업무를 줄이자는 시도는 여러 번 있어 왔으나 현장에서 부딪치는 갖가지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해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던 것도 사실. 현장에서 누군가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강력하게 추진하지 않으면 혁신은 고사하고 변화도 요원한 일이다. ‘학교조직효율화’는 경기도교육청이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혁신교육 중 하나로 조직의 효율화를 통해 교원업무를 경감시켜 교사의 수업 전문성을 신장시키자는 데 그 의의가 있다. 학교가 본래의 역할과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공교육이 변해야 하고, 공교육이 변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본연의 업무인 수업과 학생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여건이 마련돼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학교조직효율화를 통한 학교교육력 신장’ 활동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교육의…
2012-03-01 09:00‘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 졸업식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졸업식 노래. 줄줄이 이어지던 내빈들의 인사말이 때때로 허공을 맴돌던 기억이 난다. 30대 중반의 기자가 기억하는 졸업식의 풍경은 이렇다. 그런데 제천동중학교(교장 한승규)의 졸업식 풍경은 기자가 추억하는 장면들과는 사뭇 달랐다. “오늘 졸업식은 좀 색다르게 준비했어요. 졸업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장이나 장학금 증여는 하루 전에 모두 해당 학생들에게 전달했어요. 몇몇 학생의 잔치가 아니라 졸업생 모두가 중심이 되는 졸업식, 선후배 간에, 사제 간에 소통하는 졸업식이 되었으면 합니다” 한승규 교장의 설명이다. 제천동중학교 졸업식의 첫인상은 졸업식이 축제(?)같다는 것이다. 딱딱한 내빈들의 인사말 대신 노래와 춤이 있고 이 축제의 중심에는 선배와 후배의 정이 있고, 교사와 학생 간의 소통이 존재한다. 현악 3중주의 사제동행 연주를 비롯해 재학생과 졸업생이 펼치는 화려한 춤사위 등 풍성한 볼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이날 졸업식의 하이라이트는 한복을 곱게 맞춰 입은 3학년 담임교사들의 노래 공연. 노래는 실수 연발이었지만 부르는 선생님도 따라 흥얼거리는 학생들
2012-03-01 09:00내 안에 답이 있다 건강검진은 의사에게 ‘검진표’를 작성해 ‘보여주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 표는 자신의 현재 상태를 ‘실토(①거짓 없이 ②사실대로 ③다 말함)’하게끔 하고 있다. 검진결과와의 연관성을 살펴 ‘스스로 대안을 찾게 하겠다’는 의사의 ‘소극적 치료’가 담겨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미루다 어느 날 씁쓸한 마음으로 검진표에 체크하다보면 저절로 드는 마음이 있으니, 그것은 대체로 ‘술을 줄여야지’, ‘담배를 끊어야지’, ‘스트레스를 안 받아야지’, ‘운동을 해야지’ 등이다. 스스로 의사가 되어 처방을 내린 것과 다를 바 없다. 난, 5년 전 12월 21일, 마지못해 건강검진을 받았다.(안 받으면 벌금을 낸다는 어떤 협박 때문이다.) 그 검진 때문에 지금 이 글을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때 내 몸 상태를 ‘공개’하지 않았다면, 의사에게 보여주지 않았다면, 지금 ‘그저 그런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라 어쩌면 이 자리에 영영 없을 것이다. (검진받기 1년 전에 자비로 위 내시경을 했을 때는 이상이 전혀 없었다.) “천만 다행입니다. 이번에 건강검진을 하지 않았다면 예후(豫後)가 좋지 않아 큰일을 당할 뻔 했
2012-03-01 09:00교사 솔선수범, 퇴근 때 냉·정수기 끄기 생태교육연구회 사무국장이면서 사당중학교 환경동아리를 지도하고 있는 이창국 과학교사는 매일 아침 학교에 출근하자마자 정수기의 전원을 켜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 교사가 전날 퇴근하면서 정수기의 전원을 꺼놓았기 때문이다.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15시간 동안 사용하지 않는 학교의 냉·정수기를 가동시킬 이유는 없지요.” 이 교사가 학교 퇴근 때마다 냉·정수기 전원을 끄는 것은 학생들과 함께 환경동아리 활동을 펼치면서 교사로서 할 수 있는 실천사항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학교를 나서며 정수기 전원을 끄는 것은 학교에서 할 수 있는 환경운동의 하나”라고 말하는 이 교사는 “지금처럼 지구온난화가 계속 진행될 경우 2100년이면 지구생태의 80%가 망가진다는 기후 과학자들의 경고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일상의 삶 속에서 작은 실천을 강조한다. “사람들에게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전기요금을 3배 올리자고 하면 모두 미쳤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야만 핵발전소를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독일에서는 실제로 우리가 내는 전기요금의 3배를 내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준비해서 독일 내에 있는 핵발전소 가동을 중지
2012-03-01 09:002011년 12월 말 서울교육문화회관에 생활지도부장 협의회를 다녀왔다. 강지원 변호사의 간단한 특강이 있었다. 그는 소년담당검사를 거쳐 부장검사로, 소년원장에 이어 청소년보호위원장까지 지낸, 자타가 공인하는 청소년비행 최고 전문가다. 그가 우리 사회 범죄의 궁극적 원인을 상처(trauma)로 보고 있어서 많이 놀랐다. 상처가 화(anger)로 표출되어 공격성(aggression)으로 나타나는데 외부를 향하게 되면 폭력, 절도 등의 범죄가 되고 이를 ‘넘어서’ 자기 안으로 향하게 되면 자살이 된다고 했다. 이처럼 학교폭력을 접근하는 방법은 자살을 방지하려는 노력과 궤를 같이 해야 한다고 본다. 폭력과 자살의 행동 과정 폭력이란 더 이상 자존감의 상처를 받고 싶지 않아 생기는 방어기제다. 필자가 통계청 자료를 기초로 작성한 인구 10만 명 당 자살자 수를 보면 1998년 자살자 수가 19.9명에서 2008년 26명으로 증가했다. 2009년에는 31명에 이른다. 자살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강 변호사 말처럼 폭력과 자살이 같은 궤도에서 출발하는 것이라면 학교폭력이 왜 심각해지는지 쉽게 답이 나온다. 그렇다면 어떻게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을까? 강 변호사는 특강
2012-03-01 09:00[PART VIEW] Ⅰ. 서론 청소년은 우리의 희망이고 학교는 인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는 장소이다. 그런데 최근 매스컴에서는학교가 학교폭력의 소굴인 것처럼 떠들어 대고, 정부에서는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제시하였다. 학교폭력이나 집단따돌림에 대한 대책으로는 1998년 김대중정부의 ‘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 이나 2005년 노무현정부의‘스쿨 폴리스’ 제도 등이 있다. 하지만 일회성이었을뿐근본적인 해법이 되지는 못하였다. 따라서 학교가 중심이 되는자율적이고 본질적인 해결방안이요청된다. Ⅱ. 본론 1) 학교폭력의 원인 학교폭력은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첫째, 개인적 요인으로는 도덕성 부족이나성격장애가있다. 가해자는비도덕적이고 반사회적 행위를 하고도 반성하거나 고민하지 않으며, 자아 조절능력이 부족하고 윤리의식이나 도덕의식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아 반항적, 충동적, 파괴적 행동을 하며 타인을 괴롭히게 되는 것이다. 둘째, 가정 요인으로는 핵가족화로 인해 약화된 공동체 의식과 연대의식을 들 수 있다. 가정의 교육적 기능의 약화, 부모의 과보호적 양육태도나 지나친 규제, 결손가정의 증가, 상대적 빈곤가정의 증가 등에도 원인이 있다. 이러한 가정에서 자란
2012-03-01 09:00오전 11시 30분 충남외고 1학년 6반 음악수업. 수업 30분 전부터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 4층 음악실에는 벌써 6반 학생들이 오밀조밀 모여 바이올린을 켜고, 플루트를 불며 합주를 한다. 익숙한 곡이라 생각했더니 영화 ‘Beauty and the Beast’의 주제곡이다. 짧은 한 학기의 음악수업 동안 학생들은 자신의 감정을 악기로 표현하며 연주하고 있는 것이다. 청중이 된 학생들 사이에서 허밍이 흘러나오자 곧 화음이 된다. 사랑을 주제로 한 이 곡을 들으며 남학생들은 쑥스러워 하고 여학생들은 들떠 있다. 합창하는 동안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거나 발을 짤랑짤랑 거리며 리듬을 탄다. 가창이 끝나자 이어진 최 교사의 말. “여러분 마음속에 사랑이 움트고 있는지요? 요즘 사랑이 많이 변한다고는 하지만 여러분이 만나는 사랑은 노래 가사처럼 변하지 않는 사랑이 됐으면 합니다.” 어느새 수업은 천천히 진행되고 있었다. 아이들이 ‘먼저’ 만드는 뮤직스토리텔링 ‘□’자로 연결된 자리배치. 4~5명의 모둠조마다 알 수 없는 유별난 조 이름. ‘박사와 아이들’, ‘A-Yo’, ‘TEN개월’, ‘Sick녀들’… 악보대 위에 올려진 A3 우드락은 일종의 광고판이다. 조별 이름의…
2012-03-01 09:00대구의 한 중학생이 동급생들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47일 만인 지난 2월 6일, 정부는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학교폭력 관계장관 회의를 개최하고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간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정부는 학교폭력예방 5개년 기본계획, 15대 중점과제니 하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정부 중심의 하향식 접근방식으로 학교의 책임만을 강조하고 단속과 처벌 위주로 대응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번 정부 발표에 앞서 각 교원단체들은 학교 현장의 현실을 담은 실질적 대책 수립을 요구했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 역시 학교 현장 및 전문가의 의견 수렴, 토론회 등을 걸쳐 마련한 종합대책을 두 차례에 걸쳐 교과부에 제시한 바 있으며, 이명박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도 이를 피력했다. ‘학교w폭력을 학교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바탕으로 마련된 이번 종합대책은 교원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며 가해자를 엄정 조치하는 동시에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1차 책임은 학교에… 권한·책무 동시 강화 정부는 학교폭력
2012-03-01 09:00광운전자공고에 일진이 없는 이유 교사 초년병 시절, 그를 기억하는 학생들은 당시 그의 모습이 선생님이라기보다는 ‘형사’에 가까웠다고 회상한다. 해병대 부사관 출신으로 태권도와 씨름으로 다져진 다부진 몸과 큰 키, 쩌렁쩌렁한 음성까지 웬만한 운동선수는 저리가라였단다. 언제든 출동할 수 있도록 교무실 그의 자리 밑에는 늘 운동화가 준비돼 있었다. 학생들 인도하러 경찰서도 수시로 드나들었다. 오죽했으면 그의 남다른 모습을 눈여겨본 경찰에서 경찰 특채를 제안했을까. 그에 얽힌 전설은 수도 없이 많다. 그가 처음 이 학교에 부임했을 때만 해도 교내에 ‘그룹’이라고 불리는 음성적인 폭력 서클들이 존재했다. “봄만 되면 그룹들끼리 주도권 다툼을 하느라 학교 주변에서 패싸움이 끊이질 않았어요.” 졸업한 선배들로부터 10년 이상 대를 이어 내려온 음성 서클들은 조직 폭력배들과도 연계돼 있었다. 그는 1979년부터 본격적으로 이 ‘그룹’들을 와해시키기 시작했다. 저항은 완강했다. “무기정학이나 퇴학 조치가 내려지면 아이들이 몰려나와 학교 유리창을 깨부수고 교복을 찢고 그랬지요.” 그뿐이 아니었다. 그룹에서 학생들을 빼내려 할 때마다 협박전화도 받았다. 그중에는 “밤길 조심해라
2012-03-01 09:00미국 연방정부 차원 ‘안전한 학교환경’에 중점 미국은 학교폭력 사안이 자주 발생하고 총기난사사건이 빈번한 국가로, 학교폭력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1980년대, 1990년대의 총기난사사건과 스쿨버스 납치사건 등 학생들이 희생된 뼈아픈 사건을 겪으면서 클린턴 대통령이나 오바마 대통령이 이 문제에 관심을 보였고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적극 대처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 학생, 교사, 학부모, 관련 전문가와 정치인들을 초청하여 괴롭힘 방지를 위한 컨퍼런스를 개최함으로써 이 문제에 관해 보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독려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으로만 국한시켜 볼 때, 미국만큼 연령대별 혹은 주제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 보급된 국가는 없다. 유치원생부터 중·고등학생에 이르는 발달단계별 예방프로그램과 인종차별 예방 내용이 포함된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 그리고 조직폭력(gang) 가입 권유를 물리치는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미 개발되어 있다. 미국의 경우는 학교폭력 관련 프로그램이 많다는 특징도 있지만 더더욱 눈에 띄는 강점은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엄격하게 한다는 것이다. 즉, 학교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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