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이가 3일 본교에서 열린 입학식에 참석해 문의초등학교 도원분교의 학생이 되었다. 분교에서는 나 홀로 입학생이지만 본교에 22명의 친구들이 있어 입학식은 외롭지 않았다. 입학식에 참석한 어머니는 수정이의 밝은 표정을 보고나서야 안심했다. 입학식장인 본교의 체육관 앞에는 100주년 기념탑(미래의 나무)이 서있다. 입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바로 미래의 나무다. 입학식에 참석할 어린이들이 호기심과 두려움이 섞인 표정으로 선생님의 말을 듣고 있다. 처음 본교에 와 모든 게 새로운 수정이도 그중 한명이다. 우물가에 보낸 어린애마냥 아직은 불안한 게 많은 상태라 지켜보고 있는 엄마들의 표정도 진지하다. 수정이를 포함한 입학생들이 선생님의 손을 잡고 식장으로 들어섰다. 기다리고 있던 재학생들이 힘찬 박수로 후배들을 맞이했다. ‘입학을 축하합니다’라고 써있는 플래카드마저 낯선 풍경이라 입학생들의 표정이 모두 굳어있다. 교장선생님이 23명의 입학을 허가했다. 또 문의초등학교의 식구가 된 것을 환영했고, 입학을 축하하는 말씀도 해주셨다. 어린이들 모두에게 예쁘게 포장한 교과서도 전달했다. 이날의 스타는 단연 분교에 나 홀로 입학한 수정이였다. 수정이는 입학식 내내 본교
2008-03-04 17:51새로 부임한 학교에 첫 출근을 하였다. 낮선 곳에 간다는 것은 3월의 날씨만큼이나 마음은 을씨년스럽다. 신규발령을 받은 이후 학교를 옮겨 부임인사를 하는 것은 올해가 일곱 번째로 꽤 많은 횟수이나 언제나 신규교사로 발령받을 때와 다름이 없다. 그래서 교사들이 다른 직업에 비하여 이직율이 낮나보다. 직장생활이 지루하거나 권태로울 때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복도에서 만나는 얼굴마다 두번 세번을 만나도 공손히 인사를 한다. 옷차림과 걸음 거리도 조심스럽다. 처음 온 사람은 당장 눈에 띄기 때문이다. 전체조례 광경은 군대를 연상케 한다. 열과 행이 자로 잰 듯이 반듯하다. 생활지도가 잘 되어 있는 학교로 유명세를 타고 있던 터라 역시 생각대로 이다. 새로 부임한 교사를 소개 할 때나 부장교사, 담임교사를 소개 할 때도 박수소리만 우렁찰 뿐 아우성 소리를 내질 않는다. 아직은 1학년이 입학 전인 상태로 학생수만 천명인데도 한사람이 움직이는 느낌이들 정도다.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은 운동장에 모인 우리에게 뿐만 아니라 마치 나무에게까지도 호소하듯 넓은 공간에 울려 퍼진다. 시로 시작하는 훈화 내용이살짝 감동을 더해 준다. 굵은 결정체를 걸러내어 가루를 정제해 준다
2008-03-03 17:562001년 9월 20일, 충북 청원군 문의면 두모리 1구에 아기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163번째 주민의 탄생소리였다. 마을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막내주민 수정이의 탄생을 축하했다. 마을의 경사였다. 그러나 당시에는 누구도 수정이가 이 마을의 마지막 주민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6년여 후... 충북 청원 문의면 양성산 정상 팔각정에서 대청호 너머를 내려다보면 산 아래로 농촌마을이 한가롭게 펼쳐진다. 문의면 두모리 인근이다. 기관이래야 농협분소, 보건지소가 전부라 운동장이 있는 시골학교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학교는 한때 번성했던 마을을 상징하듯 크고 당당하다. 문의초등학교 도원분교장. 작두봉과 양성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풍광이 아름다운데다 언덕 위에 위치해 있어 아이들의 재잘대는 움직임을 모두 볼 수 있을 정도로 마을의 중심이 되어 왔다. 특히 수정이가 살고 있는 두모리 1구 마을 입구는 수령 630년 된 보호수가 당당히 선 채 이 마을의 유구한 역사를 대변한다. 김준식 학교운영위원은 "한 때 이 마을에 만석꾼 부자가 두 명이나 살았을 만큼 큰 마을이었다"고 말한다. 아름다운 마을풍경 덕에 MBC 인기드라마 를 1년 동안 촬영한
2008-03-02 23:18인재양성은 전인교육의 바탕위에서 인간에게는 지식과 기술 등을 가르치고 바람직한 인격을 길러 주어 인간답게 살게 하기 위해서 교육이 필요하다. 전인교육은 지식이나 기능 따위의 교육에 치우치지 않고 인간이 지닌 모든 자질을 조화롭게 발달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다. 지식이나 기술이 좀 부족하더라도 바른 품성으로 다른 사람과 잘 어울려 살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율과 경쟁을 바탕으로 한 교육은 경쟁에서 이겨야 되고, 서열화를 부추기게 되고, 교육의 결과만을 중시하게 된다. 따라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가시적인 교육 내용이 중시된다. 지식이나 기술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그 가치를 소유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경쟁을 해야 한다. 유명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일류대학을 졸업하여 학벌과 인맥 중심의 프리미엄을 누려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인성교육에는 소홀하게 되고 물질 만능을 숭배 할 수밖에 없게 된다. 공교육에서 추구하는 교육의 이념은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 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여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의 자질 등을 함양
2008-03-02 23:17프랑스 철학자 파스칼의 ‘시작할 때가 언제나 가장 좋다’는 말에는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이 잘 표현 되어 있다. 우리는 늘 새로이시작하며 살아간다. 하루를 시작하고 한달을 시작하고 새로운 계획으로 어떤 일을 시작하기도 한다. 그리고시작에는 늘끝이 있고 끝은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제 학교는 새로운 출발선에 다시 서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상급 학교에 진학하거나 한 학년을 마치고 새학년을 맞이한 아이들은 새담임 선생님과 새 친구들이 무척 궁금할 것이다. 아이들처럼 교사도 새학년에는 어떤 아이들을 맡게 될까 하는 기대와 설렘으로 살짝 긴장을 하게 된다. 해마다 늘 출발선에 서서 새로운 각오로 마음을 다지지만 처음 마음처럼 충전된 에너지와 열정으로만 한해를 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치고 힘들 때도 있고 아주 가끔은 과연 교직이 나의 천직인가 되돌아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일에도 지치지 않고 다시 교단에 서는 힘 있고 의연한 교사가 되기를 바란다. 호구지책을 위해 월급 받아먹는 교사가 아니라 사랑과 봉사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거기에서 보람과 희망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출발선에 다시 서서 자신들을 이끌어준 선생님을 초롱
2008-03-02 11:04교직에 몸담아 정년에 이르기까지의 사진들이 파노라마가 되어 영상으로 스크린에 스쳐지나 간다. 젊은 시절엔 장발로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셨던 모습이 그 시대의 자화상이 되어 어색해 보인다. 월남파병까지 하신 군 생활의 사진이 나올 때는 풋풋한 젊은 모습이 지금의 모습과는 너무나 달랐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2008년 2월 27일 오후3시 충청북도제천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김영호 교육장님의 정년퇴임식이 시작되기 전 사모님의 인터뷰가 유난히 강한 인상을 주었다. 이기용 충청북도교육감, 성영용 교육위원회 의장, 도내지역교육장, 제천관내 초중고교장, 엄태영 제천시장, 윤종섭 제천시의회 의장, 제천지역단체장 등 많은 내빈이 소개되고 퇴임식이 시작되었다. 이원기 관리과장의 약력소개, 직원대표와 가족 등 많은 꽃다발증정이 있었고, 송공 패와, 기념품전달도 풍성하였다. 김영호 교육장이 교육자로서 얼마나 잘 살아오셨는지 알 수 있는 훈훈한 정이 오가는 보기좋은 모습이었다. 존경과 감사의 정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교육자의 길이 저렇게 보람 있게 마감하는 분은 너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퇴임하는 김 교육장님께 주어지는 꽃과 기념품이 부러운 것이 아니라 그 공을…
2008-02-28 10:40한국인의 교육열은 참으로 유별나다. 그런 열정때문에 선진국이 100년, 50년 걸려 이루어내 근대화를 유별나게 짧은 기간에 이루어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분명히 한국인은 부지런하고 유별난 교육 덕분에 한국의 대학 진학률은 세계 1위에 올라 있다. 한마디로 교육문제를 풀지 않고는 지도자라는 말을 듣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이미 부모들은 교육때문에 전세를 얻어서라도 강남으로 이사를 가기에 강남의 집값이 올라가는 이상한 세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다. 캐나다의 한 외국어 학원 강사는 “한국에 무슨 일 생겼어요?”라고 걱정스럽게 묻는 현실이 되었다. “갑자기 한국 학생들이 떼지어 몰려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라 엄마는 과외비를 보태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아빠는 자식 교육을 위해서 ‘기러기 아빠’도 불사하는 나라가 한국이다. 한편 노원구는 올해 구민 ‘영어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영어 과학테마공원 식당, 잉글리시 존, 원어민 영어교실 등 16개 사업에 총 78억원을 투입하고 향후 5년간 무려 1000억원을 ‘영어교육’에 쏟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것을 보면, 이제 영어열풍은 지방자치단체 구석 구석까지 몸살을
2008-02-28 10:25중국 어느 마을에 새로 이사 온 장사꾼 얘기를 할까 합니다. 장사꾼이 그 마을에서 본 것 중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농부들이 대나무를 심었는데 다른 곳과 달리 제대로 자라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장사꾼은 농부들에게 자라지도 않는 대나무를 심어서 무엇하냐고 물었지만 농부들은 웃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두 해가 지났습니다. 그래도 대나무는 죽순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 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장사꾼은 혀를 끌끌 차며 어리석은 농부들을 비웃었습니다. 대나무가 이상하든가 땅이 이상하든가 하면 빨리 방법을 강구해야지 저렇게 방치하다니 그의 눈에 농부들이 아주 이상해 보이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네 해가 지나도 죽순이 나오지 않았지만 농부들은 부지런히 자기들 일만 할 뿐 대나무에는 신경을 도통 쓰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5년이 되자 대나무 밭에서 갑자기 파란 죽순이 솟아났습니다. 한 달이 지나자 雨後竹筍이라는 말 마냥 키가 15미터 이상 자랍니다. 그러자 농부들은 대나무를 베어 내더랍니다. 어느 노인이 장사꾼에게 얘기합니다. “모소라는 이름을 가진 이 대나무는 순을 내기 전에 먼저 뿌리가 땅속에서 멀리까지 자란다네. 그리고 일단 순이 돋으면
2008-02-27 17:14학교마다 정년 퇴임 행사가 줄지어 있는 2월이다. 우리학교 교장선생님의 퇴임행사 진행을 도우면서 더욱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은 주인공의 입장에서 구성한 기획이었고 자연의 섭리를 저버리지 않는 들꽃향기를 지닌 분이라 기획 자체가 형식적이거나 무겁지 않고 작은 이벤트성을 지니게 된 것이어서 기획진들 스스로 학교업무와 상관없이 행복감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우선 영예로운 퇴임식 날을 기념하는 것이 목표라면 헤어짐이란 슬픔 대신에 기쁨과 희망을 준비하는 것으로 구성하는 것이었다. 우리들의 설득에도 교장선생님은 학교업무관련 지역의 교육가족 외에 본인의 가족을 비롯하여 외부손님을 초대하지 않고 혼자 당당히 무대를 채우셨다. 본인은 많은 분들께 평생을 축하해 주셨으면서 진작 본인의 일에는 모든 것을 생략할 정도로많은 분들께 폐를 끼칠까 우려하시는 것이기도 하지만 받음보다 주는 기쁨을 택하심이 아닐까 한다. 행사가 유익하고 모든이들의 가슴에 남겨야 한다는 것을 기초로 하였다. 더욱 감사한 일은 꽃다발과 기념패를 드리는 분들이 시나리오 없이 각자의 분위기 맞게 자연스럽게연출되었다. 그 중 한 여자운영위원님의 꽃다발 증정 시에 교장선생님 향한 스킨 쉽의 세레모니는 식장을 데
2008-02-26 10:00우리나라 국보 1호는 예를 숭상하는 숭례문 한양도성 정문으로 남대문이라 부르지요 동서로 흥인지문과 동의문에다가 북쪽에 있는 숙정문과 함께 4대문이였지요 아, 그런데 이를 어째요. 숭례문이 불탔어요. 소중한 문화재를 슬프게도 잃었어요. 잃었어요. 일본나라 국보 1호는 목조미륵반가사유상 그 재료는 적송으로 우리나라의 나무지요 우리의 금동미륵반가상과 꼭 닮은 삼국시대의 문화전파에 마음 뿌듯하지요 아, 일본은 잘도 지켜요. 미륵반가사유상. 모두 생명처럼 소중하게 받든대요. 받든대요. == 정명숙의 노랫말 ‘국보 1호를 잃었어요’ == 즐거운 설연휴의 마침표를 찍는 날. 2008년 2월 10일 일요일 오후 9시경. 긴연휴의 후유증으로 다가올 월요병을 걱정하며 머리나 식히자 싶어 텔레비전 앞에 앉아있던 시간에 난데없는 속보가 뜨더니 불길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정규방송이 속보에 먹히는 것 따윈 문제가 아니었다. 미칠듯이 타오르는 불길 속에 휩싸인 건축물이 남대문이라는데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멀거니 쳐다보고 있으면서도 저걸 어째 저걸 어째 발만 동동 구르는 모습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620년 수령의 거목이 한순간에 쿵하고 넘어가는데도 손쓸 길이 없다는 사실이 그저 암
2008-02-25 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