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학교폭력예방교육을 하다 보면 “저 미성년자인데도 범죄를 저지르면 감옥에 가나요?”와 같은 질문을 특히 많이 받는다. 학교 법률자문 과정에서도 “우리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범죄에 연루되었는데 어떻게 되는 건가요?”라는 문의가 자주 있는 것을 보면, 이런 청소년 범죄에 대한 형사사건 절차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성인들의 범죄에 대해서는 언론을 통해 자주 보도되니 ‘수사를 통해 구속되어 재판을 거쳐 처벌받는다’라는 피상적인 인식들은 가지고 있는데, 청소년 범죄에 대해서는 ‘촉법소년’, ‘소년법’과 같은 단어들은 익숙하지만, 막상 전체적인 흐름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 범법소년, 촉법소년, 범죄소년 「형법」은 14세가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형법」 제9조). 따라서 만 14세 미만은 어떤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형사처벌(사형·징역·금고·벌금 등)을 면한다. 그렇다고 만 14세 미만에게 아무런 제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소년법」은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소년을 소년부의 보호사건으로 심리하도록 하고 있다(「소년법」 제4조 제1항 제2호). 결국 10세만 넘으면 보호처분이라도 할…
2024-08-06 10:00
방탄소년단의 ‘DNA’ 가사에 매료되었다 2020년 12월 내 마음속에 들어온 노래가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DNA’이었다. 2017년에 나온 노래였지만, 약 3년이 지나 동영상 공유 서비스를 통해 뮤직비디오를 보았다. 휘파람 안에서 흥겨움이 넘치는 분위기였다. 어깨춤과 허밍 음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즐거웠다. 그러나 나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따로 있었다. 첫째, 24~28초 사이에 수많은 과학 공식과 기호가 배경으로 나온 점이다. 노래는 인문학적 요소의 산물이라고 생각했다. 이 생각을 깨는 장면을 본 것이다. 둘째, 가사를 구성하는 메커니즘이 인문학과 과학적 요소가 함께 있었다는 점이다. 즉 융합적 사고를 느낄 수 있었다. ‘융합과 창조’ 단어에 관심이 많았던 시기였다.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으로 ‘창의융합형’이 떠올랐다. 이런 요구는 학교에도 불었고, 학생들에게 강조하였다. 그 당시 자주 들었던 말이 있었다. ‘이제는 융합적으로 생각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 문장을 학생들에게 주입시키는 시기였다. 그러나 맹점이 있었다. 내가 융합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데, 학생들에게 이야기한다면 ‘과연 신뢰성이 있는가?’였다. 그래서 나부터 사고의 틀을 변화하기
2024-08-06 10:00
논술은 주어진 주제에 대해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개하고, 타당한 근거를 들어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은 주장에 대한 근거로 적합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이다. 논술수업에 정보활용교육이 꼭 필요한 이유다. 정보활용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필요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찾고, 평가하며, 활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찾은 정보의 출처를 표기하는 인용 방법과 저작권 침해 및 표절 등 윤리의식의 습득은 덤이다. 고등학교 1학년 전반 논술수업을 맡아 한 해 동안 다양한 글쓰기 활동을 진행했다. 매시간 도서관의 공간과 정보자료를 활용한 수업이었다. 그중 정보활용교육을 한 꼭지로 끼워 넣어 운영했으며, 교내 공개수업으로까지 이어졌던 대안 제시형 글쓰기 수업을 소개한다. 정보활용교육이 더해진 대안 제시형 글쓰기 수업 대안 제시형 글쓰기는 어떤 현상이나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문제해결적 글쓰기의 일종이다. 보통 어떤 현상이나 제도의 현황을 파악해 문제점을 확인하고, 문제점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뒤,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을 제시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총 5차시로 구성된 대안 제시형 글쓰기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2024-08-06 10:00
“우리는 학생 때는 하버드대 공동체에, 평생 내내 사회에 기여할 학생이다.” 하버드대 입학처 홈페이지에 ‘우리가 원하는 학생’의 기준으로 명시된 기여함이란 남에게 유익하고 이로운 행동을 뜻합니다. 타인에게 쓸모 있는 일을 할 때 돈을 벌 수 있고, 타인에게 이로울 때 누군가 나와 함께 살거나 일하고 싶어 할 것입니다. 그러니 기여함이란 성인군자 타령이 아니라 성공과 행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유일하고 실용적인 방법입니다. 입학생 선발기준을 한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어로 표현하자면, “우리는 학교 내의 봉사와 평생 내내 사회봉사를 할 학생이다”입니다. 이렇게 번역하고 보니 갑자기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일전에 학내봉사와 사회봉사가 언급된 교육법이 기억났기 때문입니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31조(학생의 징계 등)에 명시된 내용입니다. (1) 법 제18조 제1항에 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학교의 장은 교육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학생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1의 징계를 할 수 있다. 1. 학교 내의 봉사 2. 사회봉사 3. 특별교육이수 4. 퇴학처분 아이고. 곡소리가 저절로 납니다. 학내봉사와 사회봉사가 ‘벌’의 개념으로 왜곡
2024-08-06 10:00
기획에 대한 다양한 생각 기획은 관점이다. 기획은 과정이기 때문에 어떤 생각으로 접근하느냐가 중요하다. 새로운 것만 찾으려 하기보다는 기존에 가진 생각을 조금이라도 바꾸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기획을 하고자 할 때 다음과 같은 질문, 즉 ‘나는 지금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가? 내가 가지고 있는 관점은 기존과 다른가? 앞으로 나는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가?’를 지속적으로 자신에게 던져야 한다. 기획은 결국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한 과정이다. 문서로만 남는 기획은 의미가 없다. ‘어떻게 해야 상대방을 단번에 설득할 수 있을까? 주장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면 가능할까? 잘 만들기만 하면 무조건 통과할 수 있을까?’ 등의 관점을 견지해야 한다. 이야기하는 내용만 옳다면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자체가 착각이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설득을 하려면 중요한 세 가지, 즉 ethos(신뢰)·pathos(감성)·logos(논리적 이성)가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논리만 있다고 설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말로 제시하는 증거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 증거는 말하는 사람의 성품에 달려 있고, 두 번째 증거는 청중의 심리적 상태에 달
2024-08-06 10:00
지난 호에서는 교원의 징계 사유 및 시효, 징계위원회 등 교원의 징계에 대한 개요적 내용을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징계 절차, 징계 양정, 징계의 감경, 징계 기록의 말소 등에 대해 살펴보면서 교원의 징계에 대한 안내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징계 절차(「교육공무원법」 제51조, 「교육공무원징계령」 제6조~제18조, 제20조의2) 징계의 종류와 양정 기준 1. 징계의 종류 - 「국가공무원법」 제33조·제79조·제80조 - 「교육공무원임용령」 제16조 - 「교육공무원징계령」 제1조의2 - 「공무원연금법」 제65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61조 - 「공무원보수규정」 제14조 [PART VIEW] 2. 징계의 양정 기준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별표]징계기준(제2조 제1항 관련))개정 2024.6.28. 3. 징계의 감경(「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4조) 가. 감경 사유 1) 징계위원회는 징계의결이 요구된 사람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공적이 있는 경우에는 징계를 감경할 수 있으나, 교육공무원이 징계처분이나 이 규칙에 따른 경고를 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이나 경고처분 전의 공적은 감경대상 공적에서 제
2024-08-06 10:00
수학여행을 떠나는 서울행 전세버스 안은 학생들의 재잘거리는 수다로 가득합니다. 출발 전날부터 시작된 학생들의 설렘은 새벽같이 학교로 향하는 분주한 발걸음에서도, 한껏 차려입은 빳빳한 새 옷에서도 느껴집니다. 초등학교에서 제일 고학년인 6학년 정도 되면 학교를 따라오는 학부모들이 거의 없지만, 이날만큼은 무사히 다녀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자녀를 배웅하러 삼삼오오 모인 부모들이 떠나는 버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십니다. 버스가 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리는 동안 담임교사의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집니다. 최근에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여러 건의 교통사고, 전세버스 주차사고로 학생을 잃고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강원도의 선생님들. 불행한 여러 가지 사고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으며 혹시나 아이들이 안전벨트를 풀지나 않았을지, 전세버스가 무리하게 앞지르기하는 다른 차와 사고가 나지는 않을지 불안한 마음에 자꾸 주위를 둘러보게 됩니다. 학생들에게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어 주고 싶지만, 불시에 일어나는 사고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도저히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01 _ 엉망진창, 좌충우돌.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생긴 일 “내릴 때 좌우를 살…
2024-07-04 10:00
“학교에 보육업무를 맡기는 건 엄밀한 의미에서 계약위반이다. 지금 선생님들은 교육을 목적으로 양성되고 임용된 분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출생 극복을 위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것도 보육이다. 문제는 이런 점을 교사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교육부가 찍어 누르듯 밀어붙이면서 오히려 적대적 감정만 키웠다. 늘봄학교 갈등은 디테일 부족이다.” 국가교육위원회가 새롭게 만든 ‘저출생 대응 교육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저출생 교육특위)’ 위원으로 위촉된 김태일 전 국가교육위원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교육부는 이제부터라도 교사들에게 무조건적 희생이나 순응을 강요하기보다 타협점을 찾고 그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교육활동에 나설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우리 사회 가장 뜨거운 이슈인 저출생 문제에 대해서는 “2030세대가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큰 잘못인 양 타박하고 눈치 주기보다 결혼과 출산, 가정을 이루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 그런 좋은 롤모델을 제시해야 하는 데 그 점이 아쉽다”고 했다. 김 위원은 1993년 충남 아산 출생으로 한국외대 국제학부를 졸업하고, 신전대협(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2024-07-04 10:00
종종 진로 고민 때문에 찾아오는 학생이 있습니다. 어떤 직업을 선택할까, 어느 학교로 진학할까, 해외로 유학 나갈까 말까. 여러 진로 옵션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합니다. 정보를 여기저기 찾아보아서 직업·학교·유학의 장단점을 두루 꿰뚫고 있지만, 어떤 선택이 좋은 미래로 이어질지 판단이 어렵답니다. 미래가 궁금하면 저보다 점쟁이를 찾아가는 게 좋겠다고 말해줍니다. 함께 한바탕 웃고는 학생에게 무턱대고 간단한 질문 하나 추가합니다. “배 탈래요? 비행기 탈래요? 아니면, 자동차 탈래요?” 느닷없는 질문에 학생들은 처음에는 어리둥절하지만 금방 알아차리고 되묻습니다. “어딜 가는데요?” 좀 성숙한 학생들은 곧바로 환하게 웃습니다. 생각해 보니 본인의 고민이 너무 웃기는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네요. 목적을 먼저 정한 후에 수단을 선택하는 게 순서네요.” 부산에서 대전에 간다면 자동차가 적절하고, 일본에 간다면 배 타는 것도 괜찮고, 샌프란시스코에 간다면 비행기 타는 게 바람직하지요. 아무리 비행기가 빨라도 부산에서 대전에 가는 수단은 아니잖아요. 샌프란시스코행이라면 꼭 비행기를 고집할 필요 없이 배로 갈 수도 있고, 심지어 자동차로도 갈 수…
2024-07-04 10:00
새교육 독자들을 위해 ‘집에 있는 세상, 세상에 있는 집’이라는 타이틀로 인종과 언어에 대한 두 편의 글을 올렸고, 이제 문화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으려고 합니다. 문화(Culture, 文化)라는 말은 라틴어 ‘Cultus’에서 유래된 것으로 ‘밭을 갈아서 경작한다’라는 동사로 쓰였습니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자기 자신의 문화역량을 갈고 경작하여, 형평성과 우수성을 겸비한, 진정성 있는 세계화교육을 실행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합니다. 문화 문화는 우리를 매일 둘러싸고 있는 추상적이고 복잡한 개념이며, 한 사회의 주요한 행동양식이나 상징체계를 의미합니다. 문화는 물이고, 우리 사람들은 물고기라는 비유가 있습니다. 물고기는 물 밖으로 나올 때까지 물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문화를 벗어나서 일상적인 사고와 행동이 주변 사람들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알아차리지 않는 한 자신의 문화를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1980년에 미국 유학행 비행기를 탄 것이 한국 밖으로의, 집 밖으로의 첫 경험이었습니다. 처음 본 미국 사람들은 여러 색의 눈과 머리색을 가졌고, 피부색도 다른 이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은 그 당시 맥도날드도
2024-07-04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