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날씨가 차갑습니다. 오히려 겨울보다 더 차갑게 느껴집니다. 그러면서도 봄은 서서히 다가오는 듯한 느낌도 받게 됩니다. 마지막 시샘으로 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머지않아 곧 세력을 잃고 물러가리라는 기대를 합니다. 당연히 물러가야지요. 봄에는 봄다운 따스함이 필요하잖아요. 겨울에는 겨울다운 추위가 있어야지 봄이 왔다고 배가 아파 방해하는 건 좋지 않은 현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아침입니다. 화끈하게 봄에게 양보해야지요. 자기 자리에 서야지요. 자기 때에 실력을 발휘해야지요. 자기의 때가 지나갔다고 해서, 아니 지나간다고 해서 열을 내며 미워하며 시기하며 질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럴 때 따뜻한 봄날을 축하하면서 뒤로 물러서는 게 더 낫지요. 그러면서 다음 겨울을 기약해야지요. 자꾸만 자기의 때만 뒤돌아보면서 남의 때를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그건 대로의 길이 아닙니다. 선배의 길도 아닙니다. 어른의 길도 아닙니다. 저는 농소중학교에서 와서 학교교육목표와 경영방침을 어떻게 세울까 하고 고심을 하였습니다. 21세기는 지식정보화 시대로 빠른 사람과 느린 사람으로 구분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인간을 요구하고 있기…
2007-03-08 09:09교사의 주 업무는 학생을 가르치는 일이다. 다시 한번 강조해도 가르치는 일이야 말로 교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고 부차적으로 수업을 위해 교육과정계획을 세우거나 교과연구를 하거나 수업준비를 해야 하는 것도 교사의 일이다. 그런데 학교 내에서 교육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분장업무가 있고 언제부턴가 교사들은 그 업무에 허덕이게 되었다. 그만큼 일이 많다는 소리이다. 학년 초 아이들 낯을 익히고 친해져야 할 시기에 환경정리에서부터 각계의 업무 요구량이 너무 많아 허덕이게 된다. 이번에리포터는 학생수가 적고 규모가 작은 학교에서 큰 학교로 전근하게 되었다. 모든 게 낯설고 서툰 가운데 그래도 차분하게 수업에 임할 수 있는 것은 업무가 줄어든 때문이다. 작은 학교에서는 5,6명이 하던 일을 큰학교에서는 담임 학급 학생 수가 줄어든 반면 일은 여러 사람이 나누어 하게 되므로 업무 부담이 그만큼 줄어든다고 할 수 있다. 남보다 많은 업무 가지고 일하시는 선생님들에게는 다소 미안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고 그런 업무는 학교 교육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학년초 업무분장에 대해서 선생님들은 학년 담임 못지 않게 신경
2007-03-07 09:58오늘도 어제에 이어 날씨가 춥습니다. 꽃샘추위 치고는 아주 춥습니다. 빨리 추위가 지나가고 웃는 봄이 활짝 기지개를 폈으면 합니다. 신입생들이 안 그래도 정이 들지 않고 안정이 되지 않는데 날씨까지 이러면 어떡하나 하며 추위가 물러나기만 고대하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보다 추위에 주눅 들어 맥을 추지 못하는데 따스한 햇살 아래 몸을 좀 활발하게 움직였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 아침입니다. 저는 어제 학교를 구석구석 둘러보았습니다. 30년 교직생활 중 중학교 근무는 초임 때 4년밖에 되지 않아 중학생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학생들이 착하고 순진하고 귀엽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건 그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극히 일부이지만 학생들이 이렇게 난하고 장난 좋아하고 낙서 좋아하고 나쁜 그림을 아무렇게나 그려놓는 것을 보고는 아하 아직 초등학생들 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한 중학교에 근무하시는 선생님께서 글을 보내왔었는데 그 중에 중학교생들의 모습에 대해 일부가 적혀 있어 그걸 옮겨보면 이러합니다. “중학교 애들은 정말 천둥벌거숭이라 잠시를 가만히 있지 못합니다. 싸우고 장난치고 학교 기물 남아나는
2007-03-07 09:05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분리수거하는 날이 목요일이다. 2월 달에는 다른 달 보다 이사를 가고 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양의 쓰레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사 가고 오는 사람들이 내 놓는 생활쓰레기와 그리고 상급학교로 진학을 하게 되어 내 놓는 각종 학습지와 문제집, 그리고 도서류가 엄청나게 많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우리가 어릴 때는 내가 공부하였던 책들을 버리지 않고 오래도록 간직하고 다녔다. 나를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이끌어준 고마운 책을 함부로 버리는 것은 죄악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십 수 년을 끌고 다니다가 결국은 버리기는 하였지만 말이다. 문제는 실내공간이 좁고 지저분하다는 명분아래 쓸 만한 책들을 버리는 것을 보면 책보다는 편안한 공간을 취택하는 현 세태에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너무나 버리기에 아까운 책이 폐휴지로 쏟아져 나가게 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그래서 며칠 전 쓰레기 분리수거 하는 날 아파트 여기저기에 깨끗하고 쓸 만한 책들이 너무나 많이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 학교로 가지고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만 두었다. 지난번에도 만화책과 동화책을 보건실에 갖다 주었는데, 보건실에 환자로 온 아이들이…
2007-03-07 09:04교육이 위기라는 말은 낯설지 않을 정도로 보편화된지 오래이다. 여북하면 ‘교육붕괴’니 ‘교육대란’ 따위 섬뜩한 용어들이 유행어가 되어 버렸을까. 설상가상으로 이제 ‘조기유학’에 ‘교육이민’이라는 말까지 자주 들리고 있다. ‘교육이민급증’이라는 언론보도에 이르면, 좀 째를 낸 말로 모골이 송연해지기까지 한다. 이 땅의 교육정책에 염증과 환멸을 느껴 그나마 허리가 잘린 조국을 아예 등지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수치는 전국의 학생 수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긴 하지만, 문제는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의 목적이다. 국회교육위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이 조사한 설문조사에서도 10명 중 4명이 교육이민을 갈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거니와 그 목적이 ‘수상’해 문제인 것이다. 거기서 생각나는 것은 양비론이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TV드라마 ‘여인천하’에서 이른바 ‘원자파’로 권력을 움켜쥔 김안로가 주장하여 가파른 정국을 무마시켰던 양시론은 둘 다 옳은 것이지만, 양비론은 그 반대이다. 먼저 교육이민 급증의 빌미를 제공한 국민의 정부와, 별다른 대책없이 지금까지 온 참여 정부의 실정을 들 수 있다.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도입된 특기·적성교육이나 방과후 학교는 잠…
2007-03-06 17:46오늘은 절기상 동면하던 동물이 깨어난다는 경칩입니다만 날씨는 너무 추운 것 같습니다. 오히려 겨울보다 더 추운 느낌입니다. 꽃샘추위가 막판 샘을 내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 감기 걸리기 쉽고 위축되기 쉬우니 잘 견뎌내셔야겠습니다. 그래도 오늘 날씨는 개학이후 지난 주일까지 계속해서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맑고 깨끗한 하늘을 보면서 출근하는 것이 얼마나 상쾌한지 모릅니다. 울산여고보다 거리가 배로 더 멀지만 오히려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배로 늘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어제는교장이 되고 처음으로 입학식이 있는 날입니다. 그러니 긴장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날에는 밤늦게까지 강한 바람이 매섭게 불고 비가 많이 내려 걱정이 되었습니다. 신입생들이 처음으로 부푼 꿈을 안고 학교에 오게 되는데 비바람이 계속 치면 어쩌나, 비록 강당에서 입학식을 하기로 계획이 되어 있어 큰 문제는 없지만 그래도 신입생들도, 학부모님께서도 얼마나 안타까워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날씨가 개기만을 기대하고 기도하시도 했습니다. 어제 입학식 날은 비가 그치고 온 천지는 깨끗해진 가운데 맑고 상쾌한 기분으로 입학식을 맞게 되어 얼마나 다행스럽고 감사한 일인지 모릅
2007-03-06 09:10아침 조회 시간, 교실에들어섰다. "와~! 선생님, 오늘 자장면 사주시는 거죠?" 반장 녀석의 말에 함성과 함께 박수 소리가 요란하다. "선생님, 오늘 전원 출석입니다. 약속대로 오늘 자장면 사주시는 거죠?" "그래. 오늘 종례 시간에 자장면 파티다" "와~!, 선생님! 짱입니다요." 다시 한번, 아이들의 우렁찬 함성이 교실에 울려 퍼진다. 새 학기를 들어서 처음으로 시작한 자장면 파티가 될 성 싶다. 엊그제 지각하는 학생이 너무 많아서 지각생이 없으면, 모든 학생들에게 자장면을 사주기로 약속을 했었다. 어제는 다섯 명이나 지각을 했고 1명이 결석을 했다. 새내기들을 처음 배정 받은 후에 일주일 전부터 학교생활을 위한 학급 카페를 개설했다. 그리고 나름대로 전화와 문자를 통해 근태상황을 점검했었다. 하지만 입학식 첫날부터 근태상황이 좋지 않았다. 상황을 파악해 보니,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밤새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단다. 그러다보니 피곤해서 정신없이 잠을 잤고 깨어나니 오전 11시란다. 결국 입학식 날에 학교에 늦게 등교할 수밖에 없었다. 또 한 학생은 버스로 1시간 30분 거리에 떨어진 부천의 한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다. 매일 수업을…
2007-03-06 09:08교감선생님이 불렀다. 지망하지 않은 학년이지만 6학년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학생수가 적어서 완전학습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진정한 제자가 생기게 되니 이번 참에 해보라고 설득을 했다. 그래서 어떻게 원하지도 않는 학년을 줄 수 있느냐고 펄펄 뛰었다. 1지망이 안되면 3지망에 해당하는 학년이라도 달라고. 우리 학교는 저․중․고로 서로 돌아가면서 학년을 맡는다는 인사원칙을 정했다. 누구는 저학년만 맡느니, 누구는 고학년만 맡느니 하는 불평이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가 교사들에게 거의 자율권을 주는 앞서가는 학교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그런 까닭에 학년말이 되면 새학년도에 맡고 싶은 담임 신청을 받는다. 1지망에서 3지망까지. 모두들 담임배정 원칙을 알고 지원하기에 3지망 중의 하나는 걸리게 되어있다. 하지만 그게 뜻대로 안될 때가 있다. 이리저리 꿰어맞추다보면 한둘은 원하지 않는 학년에 꼽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럴 때 관리자는 그 사람만 특별히 불러서 부탁을 한다. 이번만 한번 양보하라고. 작년에는 후배가 자기가 가르친 아이들을 끌고 올라가야하는 연임케이스에 걸려서 입이 한 대빨은 나왔었는데, 이
2007-03-05 09:09퇴근하니 아내가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여보, 이거 어떻게 열어?" 아내가 켜놓은 컴퓨터 화면을 드려다 보니 거기엔 여러 가지 폐질환이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있는 것이 보였다. 그중에 `폐 섬유화증`이라는 병명을 가리키며 어떻게 알아볼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아내로부터 의자를 넘겨받아 폐 섬유화증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의외로 관련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며 여기저기 검색을 해보았다. 여러 대학병원 호흡기 내과도 들러보고 이 곳 저 곳 포털 사이트를 옮겨가며 두 시간 가까이 확인한 것은 그 질환이 예후가 매우 좋지 않고 확실한 치료법이 없으며 반수 이상의 경우에 호흡곤란으로 5년 내 사망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아내에게 캐물었더니 폐 시티촬영 결과를 보고 의사의 소견이 그렇다는 것이다. 아내는 저번에 모 종합병원에 건강강좌를 들으러 갔다가 무료로 폐 검사를 해준다고 해서 폐 시티 촬영을 했다고 했다. 나는 반신반의하면서도 몰려드는 불안과 걱정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아내에게 잘 해주고 많은 사랑을 주어온 것도 아닌데 너무도 당황스러워 형언키 어려운 심정이었다. 갑자기 아내가 불쌍하다는 생각과 함께 아이들 걱정이 밀물처럼 밀어닥치는 것이었다. 이튿
2007-03-04 09:05개학 이후 3일이 되어도 날씨는 계속 좋지 않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것은 아니지만 화창한 날씨 속에 출발을 산뜻하게 하기에는 부족한 날씨입니다. 출발을 배가해주는 날씨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그러하지 못합니다. 인생살이도 그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배불러 음식을 먹기가 싫을 때가 되면 더 맛있는 음식을 계속 만나는 것과 같습니다. 인생의 7,80%가 내 뜻과 상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하지만 그래도 만족하는 마음가짐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떠한 환경에 처하든지 잘 적응하고 만족하고 잘 헤쳐 나가고 하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아침입니다. 요즘 선생님들은 너무 바쁩니다. 학급관리에도 바쁩니다. 청소지도에도 바쁩니다. 교문지도, 교통지도에도 바쁩니다. 교재연구하기에도 바쁩니다.. 수업하기도 바쁩니다. 그렇지만 선생님들의 밝은 모습을 보면서 마음에 기쁨을 느끼게 됩니다. 저도 역시 바쁩니다. 정신을 못 차릴 정도입니다. 그래도 행복합니다. 그래도 즐겁습니다. 그래도 힘이 솟습니다. 더욱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더욱 자세를 가다듬습니다. 중학생들은 고등학생들과 다름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인사를 너무 잘합니다
2007-03-04 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