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충북 K중학교에 몸담았을 때의 가슴 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 벽지 중학교에서 담임을 맡았던 내가 수업료를 못 낸 한 아이와 겪은 일이다. 가난한 아이들이 많았던 시절인 만큼 우리 반 60명의 아이들 중 절반 이상이 수업료를 내지 못 하고 납부기한을 훨씬 넘기고 있었다. 그 중 Y라는 학생이 있었다. 벌써 수업료를 갖고 오겠다고 수 차례 약속한 그 아이는 그 날도 고개를 떨구며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께서 내일은 꼭 주신대요" 나는 "약속을 여러 번 어겼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내겠다는 것이냐"고 다그쳐 물었다. 벌써 아침 교무회의에서 교장 선생님에게 "홍 선생 반이 엉망이니 신경 좀 쓰세요"라는 꾸짖음을 받은 터라 나도 신경이 날카로운 상태였다. 그러자 그 아이는 얼굴을 붉히며 "내일이면 저의 어머니가 깜둥이(흑인미군)한테 시집가서 돈 많이 벌어 온대요"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어이가 없어 그 아이를 귀가시키고 저녁에 집으로 찾아갔다. 그 때의 놀라움이란…. 학생의 아버지는 지병으로 누운 지 여러 해였고 방물장수로 지방 각처를 떠도는 어머니는 보름에 한 번 꼴로 집에 들르는 어려운 형편이었다. 애가 끼니를 굶는 일이 다반사라는 아버님의 말씀에 가슴이 왜
2000-07-03 00:00수 년 전 대구 동부교육청에서 함께 근무했던 고인의 모습이 자꾸 아른거려 지금이라도 `남 계장'하면서 달려올 것만 같다. 당시 나는 중등교육계장으로 근무했고 고인은 사회교육체육과 체육담당 장학사로 재직했었다. 그 때 고인은 매일 아침 화장실에서 자루걸레를 맨 처음 차지하던 분이셨다. 소속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숨은 봉사를 실천하시던 그 분의 모습을 이제는 다시 볼 수가 없다니…. 故 김번남 연구사는 아흔 고령의 부모님과 사모님, 삼남매를 뒤로 한 채 무심히 가셨다. 초등 교장으로 정년퇴임 하신 부친의 가르침을 받아 살아 생전 교육발전에 노력하시고 지금까지 세상의 영화에는 별 관심 없이 18평 서민아파트에서 만족했던 고인. 61년 안동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군위초등교를 시작으로 31년간 초등 교사로 봉직한 김 연구사는 92년 대구 이현초등교 교감, 95년 동부교육청 장학사를 거쳐 2000년 3월1일부터 교육과학연구원 자료부에서 교육연구사로 일해오다 교육자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선택하셨다. "김 교육연구사님, 그 일을 해결하는 방법이 죽음뿐이란 말입니까" 사람의 허물은 밉다고 해도 과연 그 분의 과실이 죽음보다 큰 것이었는지 착잡한 마음 금할 수 없다. 누가
2000-07-03 00:00게시판 성격의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일선학교 교사다. 정기적으로 과학분야와 관련된 수업자료를 게시판에 소개의 글과 함께 올리고 있다. 올 3월에 문을 연 이래로 현재까지 약 20여 개의 자료를 올린 상태다. 자료를 올리고 나니 다운로드 횟수가 80회 이상인 것들도 있어 일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흐뭇하기도 했다. 홈페이지에 이런 자료를 올리게 된 이유는 자료를 공유하고 현장에 적용해 본 교사들이 좋았던 점, 애로사항, 문제점 등을 함께 얘기하고 수정 보완된 참신한 자료들을 다시 게시판에 올리기를 기대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게시판에 올린 자료들은 다운만 당할 뿐 아무도 올린 자료에 대해 논하거나 다른 분들의 자료가 올라오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교육현장에는 정말 훌륭한 교사가 많고 정말 값지고 유용한 자료를 갖고 있는 분도 많다. 그런데도 그런 것들이 그저 개인적인 재능의 소산물 정도로 그쳐 주위 교사들에게 아무런 영향도 도움도 못 주고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좋은 자료는 더 많이 공유되고 더 많이 현장에 적용돼야 가치롭고 또 생명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다린다.
2000-07-03 00:00한달 남짓 후면 37년을 몸담은 정든 교단을 떠나게 된다. 지난날을 회고하면 막상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얼마나 보람과 만족을 제자들에게 주고 떠나는지를 잴 수 없는 심정이라서 더욱 답답한 마음이다. 만사는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도 중요하다고 믿어왔다. 그래서 작년 이곳 함열중학교에 교장으로 부임해 마지막 노력을 쏟으며 의미 있는 결실을 맺고자 했다. 그 결과 무결석 학교를 만들었다. 3월 신학기부터 줄곧 학생들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는데 힘썼고 특기적성 교사들의 지도 강화를 통해 즐겁고 남다른 학교 만들기에 노력한 결과 이런 소망을 이루게 된 듯하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에게 베푸는 교육의 질도 향상되고 교육과정이 지적, 정서적인 면에서 조화를 이루게 됐다. 또 올 식목일을 전후해 교내 푸른 숲 가꾸기 운동을 함께 실천해 온 학교가 향내음 가득한 꽃동산으로 바뀌게 되어 여간 기쁜 게 아니다. 교직생활을 정리하며 후배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교사는 이론도 지식도 곧게 세워 실천해야 하지만 그 보다는 학생의 마음을 충족시킬 수 있는 힘과 같이 뛰어 줄 수 있는 용기, 결단이 중요하다고 말이다. 후배 교사들의 분발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2000-07-03 00:00해마다 연구·시범수업을 하게 될 교사로 선정되면 많은 자료 준비와 해당 수업에 대한 연구·설계로 바빠진다. 그러나 일선 교사들은 교과나 수업 연구보다 잡무 및 행정 처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연구·시범수업 교사로 지정되면 별도로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수업에 공백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교육부는 수업 손실이 없도록 철저한 보강 및 대체수업을 강조하고 있지만 보여주기 위한 한 시간의 수업 때문에 막대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다. 또한 연구·시범 수업에서 얻어진 수업기술을 실제 수업에 적용하는데는 무리가 있다는 게 교사들의 생각이다. 각 교실에 교육 기자재가 충분히 완비된 것도 아니고 교과 진도에 쫓기다 보면 연구·시범 수업처럼 수업을 한다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조건 연구·시범 수업 교사를 지정해 운영하는 건 지양했으면 싶다. 오히려 획기적인 수업 기술을 개발했거나 그 분야의 전공 서적을 출간했거나 수업연구에 전념하는 연구사, 장학사가 모범 수업모델을 개발해 직접 수업을 시연해 주는 게 좋을 듯하다. 전라도교육청에서는 연구사가 이미 현장에 나와 시범수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신출내기
2000-06-26 00:00경기도 광명 소하초등교에서 3학년1반 담임을 맡고 있다. 어느 한 아이 소중하지 않을까마는 특별히 한 아이에게 마음이 쓰인다. 아이 이름은 홍경관. 이제 겨우 9살인 아이. 여섯 살 때부터 4년째 만성신부전증으로 투병중인 경관이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앞으로의 오랜 투병생활을 제대로 견뎌낼 수 있을지 모르는 상태다. 얼마 전에는 인터넷 한국교육신문에 병관이의 투병소식과 도움을 호소하는 글을 올려 많은 격려와 500여 만원 이상의 성금을 받아 `이제는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됐구나' 생각하며 많은 위안을 받았다. 주위의 도움으로 현재 병관이는 고대 부속 구로병원에 입원해 복막투석을 위한 수술을 받고 투석치료를 받으면서 나날이 얼굴색이 좋아지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며 선생님들과 급우들은 큰 기쁨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경관이는 확실한 치료방법인 신장이식 수술을 받기까지 적어도 5년이라는 긴 투병생활을 견뎌야 한다. 누가 신장을 기증하지 않는 한 형이나 누나로부터 신장을 이식 받아야 하는데 법적으로 그 가능 연령이 16세 이상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경관이는 곧 퇴원을 하게 되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한 번씩 복막투석을 해야 한다. 그러나 어머니도 없이 한시적 생
2000-06-26 00:00역사적인 남북 정상 회담을 지켜보면서 이제는 통일 교육도 그 내용과 형식면에서 아주 조심스럽게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번 정상 회담으로 과거와 같이 경직되고 폐쇄적인 반공 교육, 통일 교육은 설자리를 잃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아직도 북한이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북한은 핵을 비롯해 가공할만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해 교전, 동해 무장 공비 남파 등 잊지 못할 만행의 중심에 서 있었다는 사실이다. 회담 전까지 분명 김일성 김정일 부자는 분명 우리의 주적으로 민족의 원흉이었다. 회담 한 번으로 그들이 민족의 영도자로 우뚝 서거나 통일의 지도자로 변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상당한 것도 사실이다. 솔직히 남북 정상이 한 번 만나서 이루어질 수 있었던 남북 통일이라면 벌써 열 번은 통일되었을 것이라는 우익 인사들의 걱정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멀고도 험한 통일의 열매를 맺기 위해 척박한 이 땅에 한 알의 밀알을 심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통일 교육의 큰 줄기는 바뀌어서는 안 된다. 물론 과거와 같이 무조건 적대시하는 통일 교육은 지양되어야 하겠지만 북한 당국과 북한이
2000-06-26 00:00교육은 본질적으로 교원이 학생의 능력을 더욱 창조적으로 계발, 신장시킬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그것을 권위 또는 교권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교권이 바로 서야 학교현장에서 진정한 교육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광주시내 모 중학교에서는 체벌과 관련해 학생이 스승을 고발하는 사태가 벌어져 2명의 체벌 교사가 폭력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고 한다. 참으로 한심스러운 일이다. 작년에는 체벌을 한 교사를 112에 신고하고 학부모가 교사를 때리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많은 교원들이 무더기로 교단을 떠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언제부터 스승과 제자, 학부모의 사이가 이렇게 변질되었는지 모르지만 그런 사건들이 쌓여 교권은 땅에 떨어지고 교실은 황폐화되어 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렇지만 교직자로서 교육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현실이 비관적이라고 해도 교육자들은 결연한 각오로 다시 교육을 살리는 일에 동참해야 한다. 실추된 교권을 확립해 떳떳하게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교사가 먼저 단결하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국가에서도 교원의 사기진작을 위해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00-06-26 00:00과외금지 위헌판정 이후 떠들석했던 고액과외의 단속이 사실상 백지화로 가닥을 잡고 있는 듯하다. 고액과외 단속은 국민 정서에는 맞는다 할지라도 그 기준과 방법을 고려하면 쉽게 합의를 볼 수 없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단속안을 논의하느라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이제 고액과외 단속문제는 과외교습자가 과외소득 등을 자진신고토록 하는 신고제의 도입으로 그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의 과외교습대책위원회의 검토 결과가 이러한 방향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신고제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이는 그야말로 과외교습자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기 때문에 미신고 내지는 누락·축소 등의 불성실 신고에 관해서는 단속이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월 150만원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이 신고기준 역시 어떻게 정할 것인가의 문제도 많은 논란이 예견된다. 예견되는 문제에 대한 대책마련이 그리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또 다시 비생산적인 논의가 우려되기도 한다. 언제까지 소모적인 논의만 계속할지 답답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관련법을 제·개정할 때까지 주도면밀한 대비는 이루어져야 하리라고 본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과외에 대한 본질적인 대책을…
2000-06-26 00:00학교교육 붕괴를 막고 사교육으로 인한 학생, 학부모의 부담과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을 살려야 한다. 이런 점에서 그 동안 한결같이 교육계에서 건의하고 주장하던 교육현안 과제들이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00월 0일 한국교총은 교육부와 2000년 상반기 교섭을 타결하였다. 그 중에서 제16대 국회 출범에 맞춰 연내 해결되어야 할 주요 교육개선 과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먼저, 학급당 학생수 감축 및 이를 위한 교육재정 확충 문제다. 향후 3년 내 OECD 평균수준인 '학급당 학생수 25명 이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 기간 중 3,647개교의 학교를 신축하고 17만 여명의 교사 증원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학교신설에 26조, 교원 증원에 6조 등 총 32조원의 추가 소요예산 확보가 요청되고 있다. 그리고, 수석교사제 도입을 위해 초·중등교육법 제21조(교원의 자격)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 교단 교사로서 긍지와 보람을 갖고 혼신의 정열을 쏟아 교직에 봉사할 수 있도록 교사 자격 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고, 수석교사제는 반드시 도입되어야 한다. 이는 '93년이래 세 차례에 걸친 교총·교육부 합의사항이며 김대중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
2000-06-2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