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산책으로 아파트 근처의 일월(日月)저수지를 한 바퀴 돌면서 배나무 과수원을 보았다. 주인이 솎아주기를 하여야 하는데 몇 년 전부터 그대로 내버려 두어 배 열매가 엉망이다. 배의 크기도 작고 모양도 찌그러들어 있고 상품가치가 없는 배들이 올망졸망 매달려 있다. 아마도 과수원 주인은 배수확이 목적이 아니라 딴 곳에 목적이 있는 듯하다. 열매의 품질에는 관심이 없는 것이다. 그냥 엉터리 열매를 맺게 한 후 수확도 하지 않고 그대로 떨어지게 하거나 그냥 썩게 만들고 있다. 리포터는 과수원의 이런 상태가 현재 우리의 교육과 같다고 보았다. 어떤 열매를 맺든 상관하지 않고 솎아주기를 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둔다. 좋은 열매 수확을 포기하고 있다. 바로 하향평준화 교육의 문제점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고교 평준화를 내세우다 보니 학교꼴이 말이 아니다. 고교입학 정원에 미달하여 아무나 쑥쑥 고교에 들어가다 보니 중3학생들의 면학분위기는 이미 물건너 간 지 오래다. 교과 담임이 목소리 높여 열강하여도 학생들 학습 태도는 엉망이다. "공부 안해도 고등학교 들어갈 수 있는데 왜 귀찮게 구느냐?"는 태도다. 교육경쟁력이 없는 상황 하에서 나타나는 당연한 결과다. 어찌보면 교
2006-09-12 11:53금년도 우리 충청북도교육청의 교육지표는 「지역인적자원 개발을 선도하는 희망찬 교육 실현」이다. 적절한 진단아래 내려진 방향 설정이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우 인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선발에서부터 양성에 이르기까지 경쟁력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 우리나라 교육에 경쟁력이 있는가. 현 정부와 여당은 평준화 교육을 마치 종교처럼 맹신하고 있다. 그들은 ‘평등’이라는 가면을 쓴 채 ‘경쟁은 비교육적이고 평준화만이 인권을 존중하는 전인교육’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줄기차게 밀어붙인 평준화 정책 덕분에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학교 간 격차 해소에 기여했다고 믿는 듯하다. 그래서 외고를 ‘경쟁을 부추기고 평준화를 깨는’ 학교로 단정할 뿐 아니라 자사고와 국제중 설립도 평준화에 위배된다고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다 평준화를 사수하겠다고 대학입시제도까지 억지로 꼬아놓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개발원(KEDI)은 평준화 지역의 학생들이 비평준화 지역보다 학업성취도가 더 높고, 그래서 국제 비교평가에서도 우리나라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통계청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일부 기관은 평준화로 학생들
2006-09-12 11:21또 한 아이가 교정을 떠나갔다. 몇 차례 설득을 해도 요지부동이었던 아이는 눈물 한 줌 보여주고 총총히 떠나갔다. 두 달 만에 본 아이는 맑았다. 힘듦 속에서도 건강하게 지냄을 보니 일단 반가움이 먼저 일어 웃음을 주었더니 녀석도 웃음을 준다. "얼굴이 좋아졌구나. 우리 악수부터 하자." 아이가 수줍게 손을 내밀더니 피식 웃었다. "웃음이 나오냐, 녀석아!" 하는 소리에 눈물을 비추며 또 피식 웃었다. 그러면서 아이는 눈물을 삼키려 애썼다. 먼저 아이와 감정의 교류를 나누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는 고개를 들지 않고 바닥만 내려다보았다. "고개 들고 선생님 봐. 네가 무슨 죄인도 아닌데 고갤 못 들어. 괜찮으니까 고갤 들어라." "그냥 죄송해서요." "임마, 죄송하면 다시 학교 다니면 돼. 그러니 마음 한 번 바꿔보렴. 난 너랑 함께 가고 싶거든. 네가 속 썩여도 웬일인지 네가 미운 마음이 전혀 안 들어. 너도 선생님 좋아하잖아." "모르겠어요. 근데 겁나기도 해요. 솔직히 자신이 없어요. 지금 돌아온다고 해도 또 나갈 것 같아요. 죄송해요." 아이는 돌아설 듯하면서도 끝내 돌아서지 않았다. 그럼 자퇴를 하지 말고 전학을 가라고 해도 그것도 싫다고 한
2006-09-12 08:43지금은 야자시간입니다. 밖에는 원하지 않는 비가 내립니다. 저녁식사 후 교무실에 당직하시는 아저씨와 잠시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리고는 교무부장 선생님과 잠시 대화를 나눴습니다. 저가 있는 제1교무실에는 3학년 담임선생님과 학생들이 수시원서 때문에 정신이 없습니다. 세 분의 연세 많으신 선생님도 계시고 젊은 처녀, 총각 선생님도 계셨습니다. 저녁 8시쯤 각 실과 교실을 둘러보았습니다. 양호실에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들어가 보니 양호선생님께서 퇴근도 하시지 않고 저녁식사도 하지 않은 채 자료정리에 한창이었습니다. 제2교무실에는 3학년 담임선생님과 학생 서너명이 상담을 하고 있었습니다. 2층에 올라가니 골마루에는 많은 선생님으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 이 부장선생님께서 연구에 몰두하고 계셨습니다. 전산실에 들어갔더니 세 분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한 분은 3학년 학생들과 함께 상담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 분 선생님은 임신을 하셨는데 당번이 아닌데도 몸이 불편하신데도 늦게까지 남으셔서 수학여행을 위한 안내자료를 만들고 계셨습니다. 또 한 분 선생님은 열심히 연구를 하고 계셨습니다. 제1컴퓨터실에 들어가니 3학년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마친 20여명의 학생들은 수시원서 접
2006-09-11 21:322006년 9월 11일. ‘인터넷 실명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란 주제로 '2006 교내 토론아카데미대회'가 개최되었다. 각기 찬성과 반대측으로 나누어 진행된 이날 토론대회에는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자유롭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인터넷 실명제를 찬성하는 학생들은 "실명제를 실시함으로써 인터넷 환경이 정화되고 악의적인 댓글이 줄어드는 등 범죄 예방 효과가 크다."고 말한 뒤 "물론 약간의 자유는 훼손되는 단점도 있겠지만, 훼손되는 자유보다 더 큰 긍정적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인터넷 실명제는 하루 속히 실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실명제를 반대하는 학생들은 "실명제가 실시되면 자유로운 의견 제시가 어렵게 돼 자칫 독재로 흐르거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부정적인 측면을 가져올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섣부른 실명제의 도입은 또 다른 언론 탄압을 불러 올 수 있으므로 반대한다."고 분명히 말했다. 밤늦게까지 나름대로의 근거를 가지고 서로의 주장을 공박하는 학생들을 보며 우리의 토론문화도 점차 성숙되어 감을 느낄 수 있었다.
2006-09-11 21:31돈을 잘 버는 사람을 유능한 사람이라고 하고 돈을 잘 쓰는 사람을 화통한 사람이라고 하며 검소한 사람은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유능한 사람도 필요하고 화통한 사람도 필요하지만 우리나라를 이끌어 가는 가장 큰 힘은 역시 검소한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어느 학생의 ‘절약하기’에 대한 글을 읽었는데 가슴에 와 닿아 이렇게 옮겨 봅니다. “편안한 신발로 걷기, 적게 먹기, 대중교통 ... 저렴한 것으로 골라 타기, 더위나 추위를 참아내기, 불편함이나 약간의 불평등은 참아내기, 책은 도서관에서 보기, 불필요한 사람들은 만나지 않기, 검소함과 절약은 미덕이라고 스스로에게 얘기하고 인지시키기~, 분명히 아무것도 없이 큰소리치는 깡통보다 밖은 허름해도 꽉 들어찬 저금통이 되고 싶당~” 이 학생과 같이 검소함과 절약을 미덕이라고 생각하고 다짐하고 실천하려고 하는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전혀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참 많음을 보게 됩니다. 대중교통 이용은커녕 등교시간에 학교 앞이 복잡하여 일방통행으로 되어 있는데도 차를 타고 오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들어와서는 안 되는 학교 안에까지 차를 몰고 들어오기도 합니다. 그것뿐입니까?…
2006-09-11 17:25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노약자석에 앉은 20대 명문대생과 이 학생이 앉은 자리에 앉겠다고 고집한 60대 노인이 몸싸움을 벌이다가 경찰에 넘겨졌다는 소식이 이 사회가 안고 있는 도덕불감증과 이기주의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20대와 60대라는 나이는 귀여워해야 할 손자와 공경의 대상인 할아버지 사이다. 어른을 모시는 생활이 몸에 배어있거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했더라면 싸움이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20대는 빈자리가 많은데 ‘하필 왜 나에게 시비를 거느냐’가 불만이었을 것이다. 60대는 ‘경로석은 당연히 비워둬야 한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고집했을 것이다. 그래서 언뜻 들으면 듣는 사람에 따라 ‘그렇게 싸가지 없는 놈이 있어’라거나 ‘옹고집이 대단한 노인이네’라며 자기가 처한 상황에 유리하도록 합리화시키기도 쉽다. ‘사지육신 멀쩡한 젊은이가 왜 경로석에 앉아 있었느냐, 일반석이 비어있는데 굳이 자리를 비키라고 요구할 필요가 있었느냐’ ‘젊은 사람이 어른을 빤히 쳐다볼 수 있느냐, 그렇다고 이어폰 줄을 잡아당기며 망가뜨려야 하느냐’ ‘그것도 모자라 왜 몸을 밀치며 행패를 부렸느냐, 아무리 그렇더라도 할아버지의 배를 발로 걷어
2006-09-11 17:24옛날에는 스승께 회초리를 한 아름 갖다 주었다는 이야기를 구태여 언급하지 않더라도 학교에서의 체벌은 아동 교육상 어느 정도는 인정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세월이 변하여 이제는 교사가 아동에게 매 한 대 들면 불법행위로 간주되는 ‘체벌에 대한 법제화’를 추진한다는 소리를 들으니 착잡한 마음이 든다. 오래 전에 '유태인의 교육법'이란 책을 읽었는데 그들은 철이 든 애들에게는 훈계를 하고 말을 잘 못 알아듣는 어린애들에게는 해야 될 일들을 혹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매로서 다스린다고 했다. 본인의 경우도 우리 아이가 어릴 때는 매를 많이 들었었다. 그런데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된 지금은 거의 때리지 않는다. 잘못한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말로 해도 알아들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그네들의 교육법에도 일리가 있다고 느끼면서 실제로 6학년을 담임했던 몇 년 전에는 학년 초부터 벌점제를 만들었다. 떠들거나 주의 산만으로 인해 한 번 이름이 불리는 것을 1점으로 해서 하루에 3점이 되었을 때에는 반성문을 써야 했다. 6학년의 아이들에게는 지겨운 글짓기보다는 차라리 매 한 대를 선호하는 아이도 있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담임으로서는 때리지 않아 좋고 애들은 반성문 쓰기 싫
2006-09-11 11:43오늘은 9월 둘째 월요일입니다. 지난 월요일 한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이렇게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새벽녘에 바람이 너무 서늘해 잠을 깼으니 낮더위를 감안한다고 해도 가을이 온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제가 워낙 서늘한 걸 좋아하니 저녁에 창문을 아직도 많이 열어두고 자는 대신 다른 식구들 방문은 닫아두는데 그래도 다들 잘 자니 기온이 많이 떨어지긴 떨어졌나 봅니다. 월요병을 영어로는 Monday Blues라고 합니다. 별 스트레스 없는 것처럼 태연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오늘은 월요일인데다 하늘마저 회색구름이라 마음을 우울하게 만듭니다.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기온차로 몸을 시달리게 합니다. 하지만 생각을 맑게 해야 합니다. 밝게 해야 합니다. 무거움을 떨쳐 버려야 합니다. 별 스트레스 없는 것처럼 태연하려고 애써야 할 것입니다. 오늘 아침은 나무에 대한 생각을 해 봅니다. 여름을 이겨낸 가을나무와 겨울을 이겨낸 봄나무를 생각해 봅니다. 가을나무를 보십시오. 여름 내내 더위 속에 얼마나 찌들렸습니까? 얼마나 힘들었습니까? 얼마나 땀을 많이 흘렸습니까? 비가 오지 않아 수분의 결핍으로 얼마나 많이 시달렸습니까? 하지만 때를 기다리며 잘 참았기에 오늘의 가을나
2006-09-11 08:26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에 왔다가는 어린이들을 보면 반드시 몇 학년이냐고 물어서 해당학년의 사회공부에 도음이 되는 곳을 꼭 찾아보도록 안내를 해준다. 예를 들어서 3,5학년의 경우 어린이 박물관을 보면 반드시 민속박물관의 제2관 생활관을 보게 하고 그것이 끝나면 야외전시장을 보게 안내한다. "저 담장 밑으로 나가시는 길에 잘 둘러 보시면 물레방아, 연자방아, 대장간, 너와집 등 교과서에서만 본 것들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꼭 보시고 가십시오." 내가 근무하는 곳이어서가 아니라 민속박물관에 자원봉사를 하면서 관리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정성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조그만 공간이라도 그냥 놀리거나 버려 두지 않는 알뜰함으로 박물관 안의 모든 시설들이 운영되고 있다. 박물관에 들어서는 입구에 보면 건물의 바로 곁에 모래뿐인 폭 1m 정도의 공터가 길게 있다. 이 공터가 너무 흉해 보여서 집에서 기르던 붉은 들깨와 미모사(신경초) 모종을 20여 그루씩 가져다 심어 주었다. 그런데 며칠 후 비가 내리고 나서 가보니 이곳에 질경이를 잔뜩 심어 놓았다. 물론 신경초는 상당히 없어지고 몇 그루만 남았었다. 이 곳을 관리하시는 자원봉사자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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