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도 또 구름이 끼고 비가 내립니다. 가을을 방해합니다. 가을을 시샘합니다. 자주 그럽니다. 가을을 없애려고 합니다. 가을을 빼앗아 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을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여름 내내 우리가 가장 바라고 기대했던 가을이 왜 짧게만 느껴지고 가을을 빼앗아 가는지 정말 아쉽습니다. 가을의 맛을 느껴보려고 하니 또 구름이 찾아오고 비를 가져다주네요. 불청객처럼 말입니다. 그렇지만 석 달의 가을은 분명 있습니다. 그러기에 구림이 가을의 날을 빼앗아 가도 그리 흥분되지 않습니다. 안달을 내지 않습니다. 조급하지 않습니다. 허락하는 대로 즐기려 합니다. 방해하는 대로 즐기려 합니다. 마음을 우울하게 해도 곧 물리칩니다. 어두운 날씨를 틈타 마음에 잠시 머문 부정적인 면도, 어두운 면도 곧 임시주차한 차처럼 곧 떠날 갈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도 힘내시기 바랍니다. 구름이 지나가고 비가 지나가고 나면 더 좋은 가을장면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입니다. 다행히 내일은 놀토이니까 힘을 얻으실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저는 놀토를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갈된 에너지를 충전시키고 새힘을 얻고 새롭게 재다짐하는 날이 되니 정말 좋습니
2006-09-08 10:19올해도 여지없이 학교평가의 시기가 다가왔다. 대체로 2년마다 학교평가가 실시되고 있는데, 올해가 해당된다. 이미 방학전부터 학교평가에 대비해온 학교도 있고, 개학후에 준비에 돌입한 학교도 있다. 아무래도 올해 2학기의 최대 관심사는 학교평가가 될 전망이다.(서울시 교육청의 경우) 학교평가와 관련하여 이미 각급학교에 평가지표와 평가방법 등이 전달되었다. 학교에서 원하는 시기와 비슷하게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고 한다. 모든 학교를 같은 시기에 할 수 없기 때문에 시기조정은 불가피하다. 학교마다 대체로 마지막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평가를 받아서 좋을 것이 별로 없다는 판단이 서기 때문이다. 각 학교에서는 그동안 실시했던 여러가지 증빙서류를 준비하게 되는데, 준비작업은 관련서류를 제시하면 되므로 그리 큰 어려움은 없다. 문제는 이런 식의 학교평가를 꼭 해야 하느냐이다. 즉 모든 학교에서 거의 같은 활동을 하고 교육과정 역시 비슷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어떻게 차별화를 두면서 평가를 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본다. 평가관련 서류를 따로 준비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학교교육계획서를 보면 다 알 수 있는 용이다. 이 부분들이 서로 비슷한 상황인데, 어떤
2006-09-08 08:48어제는 모처럼 창문을 닫고 잤다. 정말 얼마만인 지 모르겠다. 이처럼 날씨가 선선해지자 아이들의 식욕도 덩달아 왕성해지는 모양이다. 서둘러 점심 식사를 끝내고 구경 삼아 학생식당을 둘러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은 식판에 아예 코를 박고 먹는데만 열중이다. 3교시부터 배가 고프다는 아이들이었으니 오죽이나 맛있을까. 식당 아주머니들이 정성스레 만들어주신 음식을 게걸스레 먹는 아이들을 바라보자니 절로 흐뭇한 기분이 든다. 마른 논에 물 들어가는 것과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 제일 보기 좋은 장면이라더니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그래서 교사를 반부모라 칭하는 말도 생겼을 것이다. 그러나 맛있게 먹는 것은 좋은데 행여 비만이나 성인병이 올까 걱정된다. 얘들아, 먹는 것도 좋지만 가끔 식욕 조절과 운동도 하며 건강을 챙기렴~ 알았지?
2006-09-07 14:07오늘은 전형적인 가을날씨입니다. 아침 출근길 하늘은 티 하나 없는 깨끗함 그대로였습니다. 선들선들 불어오는 깨끗한 가을바람을 어디 가두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마시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던가요? 이런 날이 우리가 바라고 고대하던 때 아닙니까? 매사에는 때가 있습니다. 자연도 때가 있습니다. 봄의 때가 있습니다. 여름의 때가 있습니다. 가을의 때가 있습니다. 겨울의 때가 있습니다. 일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땀을 흘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쉬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자야 할 때가 있습니다. 공부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놀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씨를 뿌릴 때가 있습니다. 수확을 거둘 때가 있습니다. 힘들 때도 있습니다. 편할 때도 있습니다. 웃을 때가 있습니다. 울 때도 있습니다. 기쁠 때도 있습니다. 슬플 때도 있습니다. 특히 교육에서는 때가 아주 중요함을 알게 됩니다. 선생님들에게는 가르쳐야 할 때가 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공부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를 잘 선용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지만 이때를 놓치게 되면 망치게 됩니다. 공부해야 할 학생들이 공부할 때를 놓치면 어떻게 됩니까? 가정 형편이 어려워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공부 때를 놓친 학
2006-09-07 14:06“어허, 저것은 대통령이 할 말이 아닌데…국민들 속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구만. " 노 대통령의 사행성 성인게임 ‘바다이야기’ 파문과 관련하여 대국민 사과, “어떻든 제가 결론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가 비싼 수업료를 낸다고 생각하고 좀 인내해 주시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라는 말을 듣고 나 혼자 뱉어본 말이다. 우리 사회에서 사용되는 ‘수업료’라는 용어는 대개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도박하다가 돈을 잃었을 때 ‘도박에 손대선 안 된다는 깨달음의 수업료 낸 셈 치지’하고 자위한다. 주식투자했다가 돈을 잃었을 때에는 ‘경제 공부 한 셈 치고 수업료 냈다고 생각하지’하면서 씁쓸한 입맛을 다신다. 더 나아가 인생 실패를 맛보았을 때 ‘인생 공부한 셈 치고 비싼 수업료 치루었다’고 위로하면서 후회를 한다. 대통령의 발언이나 표정을 보면 ‘바다이야기‘ 파문이 큰 일이 아닌, 어찌보면 별 것도 아닌,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이 앞장 서 정책실패라고 예단을 하니 언론에서는 국정실패라고 지적한다. ‘비싼 수업료’ 발언, 맞는 말이다. 지도자를 선택한 대가를 혹독히 치르고 있다. 그러지 않
2006-09-07 09:37우리 학교 보건실에 두 개의 액자가 걸려있다. 그 중 하나는 '정신건강을 지켜 줄 10가지 수칙'. 가만히 읽으면서 곰곰이 새겨보니 맞는 말이다. 나는 이 10가지 중 몇 가지를 지키고 있는가? 후하게 점수를 주니 대략 9가지 정도 된다. 또 하나는 영국 속담이다. "사람이 재산을 잃는 것은 조금 잃은 것이요, 명예를 잃는 것은 많이 잃은 것이다. 그러나 건강을 잃는 것은 모두를 잃은 것이다."이다. 둘 다 맞는 말이다. 건강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 육체적 건강, 정신적 건강, 사회적 건강 모두 건강해야 한다. 2세를 가르치는 우리 교육자에겐 더욱 그러하다.
2006-09-07 08:43교사들은 많게는 30여 명의 학생들과 적어도 한 해 동안은 함께 생활한다. 20여 평의 공간에서 오직 유일한 어른으로써 어린 학생들과 동고동락을 한다. 각각 다른 개성들이 모여 이룬 집단, 아직 미성숙한 지성과 인성의 소유자들, 찬방지축이어서 보호자의 사랑스런 손길이 절대 필요한 세대들을 굽지 않고 병들지 않게, 크고 싱싱하고 맛있는 열매를 맺을 수 있게 교육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교사들에게 있다. 학생들은 제각각 다른 행동의 특성이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허용 가능한 언행을 하지만 그 범주를 벗어나는 바람직하지 않은 기본생활 습관이나 학습 부적응 및 문제행동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학생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도는 교사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속적인 관심과 지도를 하려면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다. 학생과의 장기적인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면 인내와 끈기가 필요한 것이다. 어떤 집단이든지 그 집단을 유지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약속이나 규칙들을 정하고 있다. 학급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학년 초에는 틀림없이 약속을 한다. 꼭 필요한 규칙도 정한다. 이것만은 하지말자는 규제약속이나 이것만은 하자는 권장약속까지 다양하다. 아침 시간, 공부 시간
2006-09-07 08:43학년협의회가 있었다. 각학급 담임이 모두 모였기에 당연히 여러과목 선생님들도 함께 한 자리가 되었다. 역시 교사들의 대화는 학교이야기를 거쳐 교육정책쪽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학교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고 최근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이 발의한 영어교사 '삼진아웃제'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갔다. '영어교사 모두를 연수시키려면 한번 하는데도 몇년이 걸릴 것입니다. 현재 교원대학교에서 실시하는 인원이 연간 40명 선인데, 영어교사를 5년만에 2회에 걸쳐 6개월간 연수를 받도록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인원을 한꺼번에 실시해야 합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탁상공론이지요.' '또한 연수실시를 위해서는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영어교사가 그렇게 많이 한꺼번에 연수를 받게 되면 학교에서의 영어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게 됩니다. 중등학교의 경우에는 영어교사의 상당수가 한꺼번에 연수에 참가해야 할 것입니다. 담임배정등의 문제도 발생하게 됩니다. 연수 인원을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학교현장의 영어교육문제를 더 먼저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막말로 행정직으로 전환해 준다면 하겠습니다. 그리고 두번은 연수를 대충받고 세번째가서 통과해도 됩니다. 3회연속…
2006-09-07 08:43오늘 저녁시간은 저에게 생기를 주는 저녁이었습니다. 이틀 동안 비가 와서 그런지 몰라도 마음도 몸도 생각도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저녁에는 일찍 집에 들어가 쉬고 싶었습니다.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생각이 흔들렸습니다. 그렇지만 수고하시는 선생님들이 계시는데 힘들어 하시면서도 고생하시는 선생님들이 계시는데 갈 수 있나 하면서 다시 힘을 내어 야자에 함께 참석합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운동장 트랙을 도는 시간은 저에게 생기를 주고도 남았습니다. 비갠 뒤의 잔디가 생기를 얻고 있었습니다. 학교를 둘러싼 나무들이 생기를 얻고 있었습니다. 담쟁이들이 생기를 얻고 있었습니다. 푸른 등나무들이 생기를 얻고 있었습니다. 이틀 동안의 비가 생기를 주었습니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생기를 안고 왔습니다. 검은 구름 뒤의 푸른 하늘이 생기를 선사했습니다. 환하게 다가온 둥근달이 생기를 주었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세 개의 별이 생기를 주었습니다. 그래서 휘파람을 불었습니다. 노래를 불렀습니다.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느낌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이 기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메모를 하게 됩니다. 트랙을 돌 때 두 학생이 인사를 해서 그들에게 물었습니다. 환하게 다가오는
2006-09-07 08:42학기초가 되면 곧잘 ○○○국회의원 요구 자료라면서 공문이 수시로 날아든다. 때론 공문처리에 하루 일과를 모두 빼앗길 정도로 많은 양의 공문이 전달되기에 시간에 맞추어 보내기에 급급한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특히 학기초에 이런 상황은 심각할 정도의 업무 부담으로 다가온다. 뿐만 아니라, 명색이 국회의원 요구 자료이기 때문에 하루라도 늦으면 일선 단위의 교육청에서 부랴부랴 전화를 해 대며 독촉하기 일쑤이다. 그래서 교사들은 국회의원 요구자료 관련 자료라면 다른 무엇보다 먼저 챙겨 보아야하는 경우가 많다. 이걸 국회의원들이 다 보기가 할까? 교원들의 잡무중의 하나인 공문처리는 특히 학기초가 되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아이들의 신상파악에서 수업 분위기 조성 등에 힘을 쏟아야 할 학기초에 이런 공문처리에 정신을 쏟다보면 곧잘 아이들의 지도에 신경을 덜 쏟을 수밖에 없다. “○○ 선생님, 국회의원 요구자료 내일까지 보고해 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근데, 교감선생님 무슨 국회의원 요구 자료가 하루가 멀다 하고 옵니까.” “저라고 알겠어요. 국회의원들이 우리 선생님들이 학교현장에서 잘 하고 있는지 챙기는 것 아니겠어요.” 아침부터 접수된 공문을 넘기면서 교감
2006-09-06 1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