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6일 강민정 등 11명의 의원이 공동으로 발의한 「학생 인권 보장을 위한 특별 법안」에 대한 보도자료와 법안을 입수하여 그 내용을 분석해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불필요한 법안이다. 학생인권조례가 불러온 여러 부작용과 학생인권조례의 폐지를 외치는 교사와 학부모의 목소리를 외면하며 도리어 조례를 넘어서 법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은 듣기 싫은 것은 듣지 않고, 보고 싶지 않은 것은 외면하겠다는 태도가 만들어낸 결과물에 불과하다. 이 법을 제정하여 ‘학생의 인권을 보장함으로써 모든 학생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며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발상은 그것만으로도 모순적이다.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보편적 인권이다. 학생만을 위한 인권이 아니다. 그러나 이 법안은 애초에 학생들이 그러한 ‘인간이라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보편적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약자이며, 교육현장에 그렇게 학생들의 인권을 짓밟는 강자가 있다는 이분법적 사고에 천착한 편협함이 탄생시킨 법안이다. 보편적 인권을 보장해 주기 위해 ‘학생’이라는 특정 신분을 위한 인권보장법이 필요하다는…
2024-06-04 10:00기획과 비판적 사고와 질문 비판적 사고란 어떤 사태에 처했을 때 감정 또는 편견에 사로잡히거나 권위에 맹종하지 않고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분석·평가·분류하는 사고과정을 의미한다. 객관적 증거에 비추어 사태를 비교·검토하고, 인과관계를 명백히 밝혀 이를 통해 얻어진 판단에 따라 결론을 맺거나 행동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비판적 사고는 알차고 좋은 기획을 만드는데 중요한 동인(動因)이 된다. 비판적 사고는 사태나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제기할 때 가능하다. 어떤 문제나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하여 우선적으로 왜 문제가 발생하였는지 분석해 보아야 한다. 문제 발생의 다양한 원인을 나열하고, 사실을 검증하고, 다양한 원인 중에 진짜 원인을 추출해야 한다. 사실 검증할 수 있는 답변으로 심층 질문하는 과정에서 비판적 사고는 작동하게 된다. ‘왜?’라는 질문이 비판적 사고의 중요한 작동 원리라고 할 때,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는 사례를 소개해 본다. 2013년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사망자 40만 명, 난민 180명, 화학무기로 민간인까지 희생당하는 상황이 전개되자 미국은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미국 국무부장관 존 케리는 기자
2024-06-04 10:00
한국 사회는 ‘교권’을 어떠한 방향으로 보장하고 회복해야 할 것인지 커다란 질문을 마주하고 있다. 그런데 이후 모습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각자 가리키고 있는 ‘교권’이란 도대체 무엇인지 혼란스럽다. ‘교권’은 교사의 인권, 교사의 직무권한, 교사의 권위 등이 켜켜로 혼재된 개념이다. 요컨대 학생인권과의 관계에서 교권을 논의하고자 한다면, 앞에서 열거한 교권 중 어떤 측면을 강조할 것인지를 명료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교권의 모든 측면이 학생과의 관계에서 형성되거나 발휘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사는 교사이기 이전에 자연인이며, 자연인들의 집단에 속하는 존재가 된다. 동시에 국가는 「헌법」상 모든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학교를 기반으로 하는 제도로서의 교육에 참여하게 한다. 그러니까 학교는 국민으로부터 학생을 교육할 권한을 위임받고, 교사는 이를 다시 위임받아 직무를 수행한다. 학교조직이 여타의 조직과 구별되는 핵심기술인 교수-학습, 즉 수업을 비롯하여 교사가 학생과의 관계에서 교육활동을 효과적으로 전개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권위가 확보되어야 한다. ‘교권’은 복합적인 개념이지만, 특히 학생과의 관계에서 이를 바로 세운다는 것은 후자에…
2024-06-04 10:00
징계 책임을 물을 정도에 이르지 않은 비위에 대해서는 기관장(학교장) 차원에서 주의나 경고 등의 처분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성실·능동적인 업무처리과정에서 발생한 과실에 해당돼 감경되거나 직무와 관련이 없는 사고로 인한 비위 등의 경우에는 불문경고를 할 수 있습니다. 주의·경고와 불문경고에 따른 불이익 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의·경고 처분 ● 요건 및 효력 ● 처분 방법 가. 처분 대상자에게 경고·주의장 교부 나. 경고·주의 처분대장을 비치하고, 처분일로부터 1년 동안 처분 상황 기록 유지 불문경고 ● 요건 - 적극행정 등으로 징계의결을 하지 않을 수 있거나 징계양정은 견책에 해당되나 감경대상 공적이 있어 감경할 수 있는 경우 - 징계위원회가 불문으로 의결했으나 경고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등 ● 인사처리 - 인사기록카드 비고란 또는 감사결과란에 불문경고로 기재. - 법률상 징계처분은 아니나 사실상 징계에 준하는 불이익이 따르는 행정처분에 해당돼 이에 불복 시 소청심사 청구 가능 ※ 대법원 판결(2002.7.26. 선고 2001두3532 판결) ‘불문경고조치’가 비록 법률상의 징계처분은 아니지만 위 처분을 받지 아니하였다면…
2024-06-04 10:00
학생인권조례가 충남에 이어 서울에서도 폐지되었다. 2010년 경기도를 시작으로 서울·전북·광주·제주·충남·인천까지 진보교육감들의 과업처럼 제정되었던 학생인권조례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처지에 놓여 있다. 서울시의회에서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되자 조희연 교육감은 재의를 신청하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72시간 천막농성쇼’도 모자라 버스에 집무실을 설치해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며 시민의 의견을 듣겠다고 선언했다. 학부모들이 학생인권조례 문제가 심각하다고 면담을 신청하며, 60여 일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할 때도 나와보지 않았던 교육감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시민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하고 있으니 민원을 제기했던 그때의 학부모들은 시민이 아니란 말인지. 앞뒤가 달라도 너무 다른 사람이다. 학생인권조례는 애초 태생부터 문제가 많았다 한국의 학생인권운동은 프랑스와 독일의 68운동의 ‘학생권리운동’을 따라 한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1969년에 덴마크에서 나온 10대를 위한 빨간책이 학생권리운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지침서라고 하는데, 이 책은 당시 유럽에서 출판금지가 되기도 했고, 출판사 대표가 기소되기도 했었다. 민주노동당 연구위원이 이 책을 번역…
2024-06-04 10:00
지난 4월 26일 국가교육위원회는 초등 1~2학년이 배우는 ‘즐거운 생활’과목에서 신체활동을 분리해 별도 통합교과를 신설하는 방향으로 국가교육과정을 수정하고, 음악·미술교과 학습이 소홀해지지 않도록 기존의 ‘즐거운 생활’에 있는 미술·음악 관련 교육목표와 성취기준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초등학교 1~2학년 음악·미술교과는 체육교과와 함께, 제4차 교육과정 이래 40년 동안 ‘즐거운 생활’이라는 통합교과에 종속되었고, ‘통합과 놀이’라는 프레임을 강조하면서 음악·미술교과를 사실상 가르치지 않는 형태로 운영되어 왔다. OECD 국가 중 음악·미술교과가 없는 유일한 나라 OECD에 가입된 38개 국가 중 초등학교 1~2학년에 음악·미술교과가 없는 유일한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다. 현재 ‘즐거운 생활’ 교과에서는 음악·미술 등 각 교과의 발달과정에 맞는 교육내용체계를 도외시하고 있다. 예컨대 미술 영역에서는 단순한 그리기·꾸미기·만들기, 음악 영역에서는 노래 부르기가 주를 이루면서 유치원의 누리과정에서 배운 내용과 수준을 답습하거나 오히려 퇴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제4차 교육과정부터, 지난 2022년 12월에 행정고시되어 올해부터 초등학교 1~2학년…
2024-06-04 10:00
지난 4월 충남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된 데 이어 서울학생인권조례도 폐지되었다.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됨으로써 정말 학생의 인권이 퇴행한 것일까? 인권은 「헌법」에 보장된 것이기에 지방자체단체의 조례 유무에 따라 있다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학생인권조례에서 보장하는 인권도 「헌법」에서 보장하는 인권을 벗어나지 않는다. 유행하던 학생권리 운동의 퇴조 2009년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은 교사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언제부턴가 지식은 없고 아이들 인권만 강조해 교사 권위가 추락했다. 이제라도 학생들에게 예절·인내·관용을 가르치자’고 부탁하였다. 2011년 영국 교육당국은 노터치(no-touch)정책을 폐기했다. 이에 교사들은 학생들의 동의 없이 술·마약, 훔친 물건 등을 가지고 있는지 조사할 수 있게 되었다. 영국에서도 역사의 후퇴라고 하며 학생의 권리가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었다. 학생의 권리운동은 프랑스 68혁명의 영향인데 세계적으로 이제는 저물고 있다. 미국 역시 가장 진보적이라는 뉴욕학생권리장전에 교육의 목적 안에서 학생 권리를 제한하고 학생의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그리고 시행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는 방만한 학생의 권리로…
2024-06-04 10:00
아이들은 끊임없이 달리고 싶다. 아이들이 신체활동에 진심인 것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즐거워하는 해맑고 환한 표정에서 너무나 선명하게 드러난다. 아이들이 신체활동에 진심인 이유는 신체활동이 그들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 본능대로 움직이며 무럭무럭 자라고 싶다. 어른의 역할은 이런 아이들의 본능을 발현시켜 주는 것이다. 그것이 아이들의 즐거움과 행복한 삶을 위한 것이며, 그들의 건강하고 건전한 성장을 위한 일이다. 공교육으로서의 체육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서 출발하며, 이 지점에서 발생한 이유와 첫 마음이 아이들의 표정으로 발현되도록 하는 일이다. 지난 4월 국가교육위원회(이하 국교위)의 결정은 그 첫 마음과 일치한다. 국교위는 초등학교 1~2학년 통합교과 ‘즐거운 생활’ 과목에서 신체활동을 분리하기로 의결하였다. 성장기 아동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 신체활동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 속에 무엇보다 학생을 중심으로 최우선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신체활동 관련 교육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이에 대해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수립할 것을 교육부에 권고하였다. 지난 35년 동
2024-06-04 10:00
최근 대학가의 최대 이슈 중 하나가 ‘무(無)전공 입학’이다. 이는 대학가의 이슈일 뿐만 아니라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학부모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이슈라고 하는 것은 달리 말하면, 관련된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크게 달려있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정부가 ‘무(無)전공 입학’ 비율에 따라 재정지원 가산점을 준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각 대학은 2026학년도는 물론이고, 당장 2025학년도부터 무전공 입학 선발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무(無)전공 입학’을 둘러싼 쟁점은 무엇이고, 결과적으로 ‘무(無)전공 입학’은 과연 우리 교육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정책 대안은 무엇인지 분석하고자 한다. 무(無)전공 입학 ‘무(無)전공 입학’은 입학단계에서 전공이나 학과를 정하지 않고 무전공으로 입학한 후, 2학년 이후에 전공을 결정하여 학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입학방식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4년 대학혁신지원사업(일반재정지원) 기본계획’에 따르면 ‘무(無)전공 입학’ 방식은 두 가지이다. ‘유형①’은 자율전공학부 또는 자유전공학부와 같이 전공을 정하지 않고 모집한 다음에…
2024-06-04 10:00
“개운중에 배정받았을 때 첨엔 고민 좀 했죠. 솔직히 ‘보내도 되나’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서 아이가 확 달라지더라고요. 쑥스러움이 많아 걱정했는데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동아리활동도 열심히 해요. 지금은 학교 가는 걸 너무 재미있어합니다.”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은진 씨는 “지역 맘카페 등에서 어떻게 하면 그 학교에 갈 수 있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며 “그럴 때마다 뿌듯하고 어깨가 으쓱거린다”고 말했다. 교사와 학부모 관계는 동반자이자 협력자이다. 대화와 소통으로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가장 중요한 교육구성원이다. 좀 더 나은 교육,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교육주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나서면서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학교가 있다. 서울 성북구 북한산로에 위치한 서울개운중학교가 주인공이다. 그저 그런 ‘산꼭대기 학교’에서 학생들이 가고 싶은 학교, 지역사회에서 부러움을 사는 학교로 변신한 비결이 뭘까? 학부모 송원영 씨는 교사들의 헌신을 첫손에 꼽았다. “개학한 지 한두 달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선생님들이 학생 개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해 맞춤형으로 세심하게 지도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등교맞이를 할…
2024-06-04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