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상담을 하시는 분들은 길 잃은 아이로 비유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지도를 갖고 있는데 그걸 보려고 하지 않거나 혹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알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나미야 씨가 운영하던 잡화점에 세 명의 도둑이 숨어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도둑이 숨어든 밤, 잡화점에는 상담편지가 도착하고, 도둑은 그들의 상담편지에 답장을 써준다. 상담편지는 나미야 씨가 죽기 전 잡화점을 운영할 때, 동네 아이가 보낸 상담편지에 답을 해주면서 시작되었다. 나미야 잡화점의 이야기는 과거와 미래를 오간다. 상담편지가 오고, 나미야 잡화점에 머무는 과거의 나미야 씨와 현재의 도둑이 내담자에게 적절한 조언의 답장을 보내면 내담자의 행동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대부분 내담자는 나미야 씨와 도둑의 조언을 듣지만, 자기 판단에 따라 움직인다. 그러고는 상담해 준 사람에게 결정에 도움을 주어 감사하다거나, 원망하는 답장을 보낸다. 내담자는 상담자에게 편지를 쓰면서 인생이 어떤 지도로 이루어져 있는지, 어디에 서 있는지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긴 시간 답장을 보내며 나미야 씨가 체득한 지혜를 마지막 상담편지에…
2023-11-07 10:304차 산업혁명, 너 지금 어디쯤이야? 나? 이미 교실 도착했어!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꿀 정도의 변화나 발견이 일어났다고 가정할 때, 그 변화가 모든 사람의 삶 속에 숨 쉬듯 익숙하게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는 순간은 언제일까? 나에게 그 순간은 청소년 학생들이 일상 대화로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너무나 당연하고 편안하게 그것을 이용하는 시점이다. 상이한 관심사를 탐색하고 자신이 흥미를 가진 분야에 몰입하기 시작하는 시기의 학생들이다. 서로 다르게 반짝이기 시작한 학생들의 삶 속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가 있다면, 그것은 이미 거부할 수 없게 우리 모두의 곁에 자리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우리의 삶 속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 최근의 일은 아니다.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알고리즘, 가정이나 회사에서 적재적소에 활용되는 IoT 등도 그 초기 형태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현재와 그리 가깝지 않은 시점이다. 하지만 실제 학교현장에서의 체감 시점은 사뭇 달랐다. 5년 전, 지나가는 학생에게 ‘증강현실이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 ‘메타버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나요?’, ‘인공지능을 이용한 수업을 경험해 본 적이 있나요?’라고 질문
2023-11-07 10:30감정은 왜 중요할까? 감정은 우리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감정은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한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영향을 미치고, 대인관계에서 원활한 소통을 도모하며, 건강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한다. 만약 감정이 조절되지 않거나 부적절한 감정이 지속되면 스트레스·우울감·불안감 등의 정신적인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요즘 뉴스를 보면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아지고, 이로 인한 부작용들이 사회 전체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사람들을 공포로 몰고 간 ‘묻지마 범죄’도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방법이 잘못되어 생긴 범죄라고 볼 수 있다.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관리하는 능력은 정서적 성장과 사회적 관계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감정을 바르게 알고 표현하는 능력은 타인을 배려할 뿐만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소양이다. 과거의 감정교육은 부정적 감정을 최대한 억누르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특히 슬픔·화·두려움 등의 부정적 감정은 상대방과의 관계를 불편하게 하고, 스스로 미성숙하다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에 밖으로 표현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과연 부정적 감정은 마음 밖으로 드러내면 안 되는 나쁜 것일까?…
2023-11-07 10:30최근 교육계에서는 안타까운 일들이 계속하여 이어졌다. 교사에 대한 보호자들의 ‘악성민원’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교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이 다수 발생한 것이다. 사실 이런 보호자들의 ‘악성민원’ 문제에 대한 지적은 교육현장에서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비극적인 일들이 크게 보도된 지금에야 개선책들이 논의되는 점이 너무도 아쉽다. 학교와 교사에 대한 ‘악성민원’은 주로 어디서 시작될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발표한 ‘2022년 교권보호 및 교직상담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보호자의 민원 중 51.87%가 학생지도에서 비롯되었고, 이중 절반 이상이 교원에 대한 보호자의 아동학대 신고와 관련되었다고 한다. 즉 교사의 학생에 대한 생활지도에 대하여 보호자가 과도한 제지라며 아동학대를 주장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으로 규정하는데, 교사가 학생을 지도하는 행동이 학생에 대한 정서적 학대라거나 가혹행위에 해당한다며 악성민원과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2023-11-07 10:30들어가며 코로나19 이후 교사와 교수들이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는 학생들의 무반응이다. 수업을 나름 재미있게 진행한다고 해도 그냥 무표정으로 쳐다볼 뿐 반응을 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저자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물어도, 질문이 있느냐고 물어도 그냥 앉아 있으면 가르치는 사람의 열정이 뚝 떨어지게 된다. 질문이 있느냐고 물을 때 질문이 없으면 없다고 답을 하고, 질문이 있는 사람은 조용히 있으라고 했더니 몇 명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조용히 있는 학생들을 지명해서 읽어온 내용에 대한 질문을 하라고 했더니 준비한 질문을 제법 잘했다. 왜 학생들이 더욱더 방관자처럼 변했을까? 어려운 이론을 이해시키는 수업에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면서 함께 수업을 만들어 가도록 유도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양계장 닭’ 이야기와 ‘판소리의 추임새’ 이야기를 하며 연습시켰다. ‘양계장 닭’ 효과 “요새 닭들은 범판이(반푼이)가 되어 아무 데나 알을 낳고, 알을 낳아도 장닭이 울지도 않는구나”라며 어머니가 혀를 끌끌 차셨다. 내 어린 시절 고향 집의 닭은 자기가 낳은 알을 부화시켜 병아리를 데리고 다녔다. 병아리들은 어미 닭
2023-11-07 10:30학교폭력 신고를 한 피해학생 측에서 가장 간절하게 바라는 것은 가해학생과의 즉각적인 분리이다. 피·가해학생의 분리는 피해학생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줄 수 있고, 보복과 같은 2차 가해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또한 이러한 분리는 피해학생을 위한 것이므로, 그 분리로 인한 불이익이 피해학생에게 있어서는 안 되고, 불편이 발생한다면 이는 피해를 발생시킨 가해학생이 감수해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내용들은 반박할 수 없는 정론이지만, 학교폭력에 관한 실무에서 피·가해학생의 분리는 너무도 어렵고 막막한 일이다. 이번 호에서는 학교폭력 사안 처리과정에서 피·가해학생 분리에 관한 현행 규정의 내용과 그에 대한 주의점 등을 살펴보도록 하자. 피·가해학생 분리가 어려운 이유 학교폭력의 범주는 너무도 넓고 다양하다. 성폭력이나 피해학생이 크게 다친 심각한 수준의 학교폭력이라면 학교는 피·가해학생의 분리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그런데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욕설하거나, 가벼운 신체적 접촉이 일어난 상황이라면 어떨까? 혹은 학생들은 이미 화해하여 친하게 지내고 있으나, 보호자 사이의 갈등이 학교폭력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면 어떨까? 이런 상황에도…
2023-10-10 10:30사회의 여러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교육계는 작년 말 OpenAI가 출시한 챗GPT로 인해 올 초부터 몹시 소란스러웠다. 챗GPT는 물어보면 뭐든지 척척 답해주고(가끔 거짓 정보를 만들기도 하지만), 수많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 줄 수 있는, 그야말로 우리가 상상하던 인공지능과 비슷한 개체였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챗GPT가 대부분의 언어를 참으로 자연스럽게 구사한다는 점이었다. 몇 년 전 챗GPT1 개발 때부터 보고 있었는데도 이것은 실로 놀라운 기술의 발전이었다. 필자가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던 2000년대 초반 어느 날 공학 전공자들과 음성인식기술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필자는 언어교육을 전공했던지라 언젠가 기술이 발전해서 로봇이 인간처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그래서 외국어교육이 필요 없어지는 시대가 혹시라도 오게 될지 질문하였다. 그때 그들의 답변은 “당신 살아생전에 기계가 인간처럼 말을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그로부터 15년도 지나지 않은 2016년에 구글이 Google Assistant를 출시했을 때도 상당한 충격이었는데, 챗GPT는 이보다 열 배는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챗
2023-10-10 10:30호바스(Horvath) 팁 지난봄,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Horvath, 2020)라는 책을 읽고 파일로 정리해 두었다. 성적처리까지 끝나 조금 여유가 생겨서 다시 꺼내어 읽다가 ‘뇌의 특성을 감안한 PPT 제작 및 발표 방법’이라는 주제로 이 책을 소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다시 읽고 내용을 보완하면서 이 책이 언급하고 있는 ‘브로카/베르니케 병목현상’을 더 상세히 소개할 요량으로 검색했더니 이미 ‘발표를 잘하기 위해 뇌과학을 활용하라’라는 제목으로 이 책을 상세히 소개해 놓은 사이트(똘똘한 온달, 2020)가 있다. 덕분에 책 내용을 소개할 필요는 없어졌다. PPT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아이디어와 그 이유는 책, 혹은 그의 블로그 글을 활용하기 바란다. 이 책 내용을 유튜브에 음성파일로 요약하여 올려놓은 사람도 있다(https://youtu.be/CbFFvTv9fns). ● 호바스의 PPT 제작 팁 요약하여 제시하면 PPT 제작 시 활용할 수 있는 팁에는 1) 텍스트(문장)는 가능한 최소화할 것 2) 키워드 형태의 메시지도 최소화할 것 3) 직관적 이해가 가능한 이미지를 활용할 것 4) 각 슬라이드의 양식(
2023-10-10 10:30“I will be back!”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유명한 대사이다. 기계인간들의 반란을 그린 공상과학 영화 터미네이터의 주인공 역을 맡은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반복적으로 이 대사를 구사한다. 시리즈 2편에서는 기계인간인 터미네이터가 인류를 구원할 인류 저항군의 미래 지도자인 존 코너를 세상 지배를 위해 반란을 일으킨 기계인간들로부터 목숨을 지켜준다. 기계인간으로서 터미네이터는 강력한 파워를 지녔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인공지능으로 무장하여 빠른 판단과 신속한 행동으로 존 코너의 목숨을 지키는 임무를 완수해 낸다. 이야기 초반 터미네이터는 인간의 말과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여 행동이 서툴기만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의 미묘한 감정까지 이해하는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특히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터미네이터는 기계인간이 더 이상 인간사회에서 악용되지 않도록 스스로 영구히 사라지기 위해서 용광로로 들어갈 때, 존 코너와 그의 어머니인 사라와 ‘눈물’의 교감을 나누는 모습에서 기계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가오는 감동을 준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사이버 인간 이 영화 1편이 등장한 시기는 초보 수준의 인터넷이 상용화되기도 전인 1984
2023-10-10 10:30우리는 지금 정보화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인터넷 검색 한 번이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으며, 다양한 인공지능 커뮤니케이션 도구들의 발달로 맞춤형 정보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처럼 시대의 흐름에 따라 환경이 변하게 되고, 정보매체가 발달하면서 대중들에게 필요한 역량 또한 변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주어진 정보를 학습하고 지식을 내면화하는 학습역량이 중요했다면, 현재는 적합한 정보를 선별하고 수집하여 종합·정리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디지털 리터러시’라고 부른다. 한편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의 핵심역량에서는 자신의 삶과 진로를 스스로 설계하며 자기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기관리 역량’, 다양한 영역의 지식·정보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탐구하며 활용할 수 있는 ‘지식정보처리 역량’, 기초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문 분야의 지식·기술·경험을 융합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창의적사고 역량’ 등을 제시하고 있다. 종합해 보면 학교현장에서는 학생들이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바탕으로 주어진 자원을 활용해 진로를 설계하고,…
2023-10-10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