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부에서 추진 중인 교육발전특구사업은 ‘공교육’ 발전을 통해 지역발전을 도모하고, 교육발전은 ‘특구’라는 기제를 통해 지역교육 혁신에 필요한 여러 가지 규제를 혁파함으로써 공교육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지역의 인구유출을 억제하고, 결혼과 출산을 촉진시키며, 지역산업에 요구되는 우수인재를 양성해서 산업체에 공급하고, 나아가 주민들이 그 지역을 떠나지 않고 정주하게끔 하겠다는 것을 정책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도입배경과 정책 메커니즘 그리고 지향하는 목표들은 오랫동안 정책입안자들이 늘 고민해 오던 것이었다. NURI 사업, RISE 사업, 글로컬 사업 등이 특구사업과 같은 문제인식과 정책목표로 추진되었던 것들이다. 그런데 이번 교육발전특구사업은 고등교육 차원에서 더 나아가 K-12 교육 그리고 영·유아교육까지 망라하고 있다. 그래서 이 사업의 파급효과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되며, 이 거대한 정책의 성공에 기대가 크다. 따라서 제대로 성공하고 작동되기 위해서는 정치한 정책설계와 강력한 주도 그룹, 이를 실무적으로 이끌어갈 행정지원체제, 그리고 지역사회의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 수반되는 재정의 확보·투자계획 등이 필요하다…
2024-03-05 10:30교육발전특구는 지역의 공교육 발전을 통해 저출산 문제해결에 기여하고, 지역의 교육발전을 통한 국가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되는 국가 프로젝트이다. 또한 지자체·교육청·대학·지역산업체 등 지역 주체가 지역의 공교육 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지역 우수인재 양성에서 정주까지 지원하는 지방소멸 극복 프로젝트이다. 교육발전특구는 일반행정을 포함한 지역의 모든 주체가 함께 협력하여 지역 특화된 교육혁신을 이끌고, 이를 통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동반 성장하는 지역협력과제이다. 즉 교육청과 일반자치단체가 중심이 되고, 대학·공공기관·지역기업 등이 참여하는 일반자치-교육자치 간 협력적 거버넌스를 강화하는 지역 프로그램이다. 교육발전특구의 가능성 교육발전특구는 여러 측면에서 정책적 효과가 기대된다. 우선 지역에서 교육받은 인재가 지역대학에 진학하고, 취·창업하여 지역에서 정주할 수 있는 지역교육생태계 조성을 촉진할 수 있다. 둘째, 지역 교육력 제고를 위한 지방정부의 지원과 책무성을 보다 강화할 수 있다. 셋째, 지역의 수요와 여건에 맞는 상향식 지역교육 전략과 과제를 자율적으로 수립·추진하고 이에 필요한 각종 교육규제를 완화 또는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다. 넷째, 지…
2024-03-05 10:302023년 가을학기 강의를 시작할 때, 의대 등 다른 대학 진학을 위해 수능 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여럿 있다는 소문이 들렸다. 첫 강의에서 “재수를 생각하는 학생들은 아예 내 수업에 들어오지 말라”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괜히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악영향을 주고, 자신들의 시험공부에도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를 대었다. 교무처에 연락하여 다른 교수들 수업에서도 이런 학생이 없도록 전체 공지가 나가도록 했다. 내가 담당한 강의 중에서 한 반은 25명 중 7명이, 다른 반은 25명 중 5명이 다음 수업부터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수강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성적을 매기며 보니 이름이 남아 있었다. 모두 F 처리를 했더니, 그 탓인지 몰라도 역대 가장 낮은 강의 평가 점수가 나왔다. 하지만 평가와 무관하게 다음 학기에도 원칙대로 강하게 진행할 생각이다. 강의 평가가 낮더라도 일정 점수 이상만 취득하면 되는 정교수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강사의 경우에는 점수가 낮으면 다음 학기부터 강의를 맡기지 않는 대학들도 있다. 이 때문에 강사들은 학생들의 요구나 반응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를 알고 있는 학생들이 강사를 상대로 수업 부담 감축을 포
2024-03-05 10:30지난 2022년 생성형 인공지능 시스템이 세상에 공개되었다. 프롬프트에 대응하여 텍스트·이미지·기타 미디어를 생성할 수 있는 일종의인공지능(AI) 시스템으로 예술·작문·의료·금융·소프트웨어 개발 등 다양한 산업부문에 걸쳐 응용되며 다양한 시스템이 나오고 있다. 대화 형식으로 정보를 얻고, 생성할 수 있는 새로운 정보시스템이 탄생한 것이다. 정보화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다양한 정보에 언제든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편리함 이면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데, 특히 학생들의 문해력 부재의 심각성이 큰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이때 문해력은 단순히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넘어, 정보를 비판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능력까지 의미가 확장된다. 매일 많은 정보가 각종 매체를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이를 올바르게 평가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여러 정보 속에서 신뢰성 있는 정보를 골라내기 어렵다. 특히 빠른 속도로 정보가 전파되는 소셜 미디어와 같은 플랫폼에서는 거짓 정보에도 노출되기 쉽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실제적인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문해력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정보를 단순히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사고
2024-03-05 10:302023년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전국대회) 시상식에 참가하여 중등분과 대표 수업사례 발표까지 정신없이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가장 가슴 깊이 남아 있는 문구가 있었다. ‘교사가 이끄는 교실혁명’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 말은 “앞으로의 디지털 교육혁신을 이끄는 것은 AI가 아닌 우리 ‘교사’가 주도하는 것이며, AI는 도구이자 보조교사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축사와 함께 어우러지면서 내 가슴은 뛰기 시작했다. 마치 프랑스대혁명 당시 혁명에 참여하며 민주주의의 태동에 동참한 프랑스 시민들처럼 수업변화와 혁신을 넘어 이제는 전국 방방곡곡 모든 학교에서, 한 명 한 명의 교사를 통해 ‘교실혁명’이 시작될 것이라는 원대한 상상과 함께 나 스스로 사뭇 비장한 마음마저 들기도 했다. “훌륭한 교수자는 가르침에 대한 열정과 동기를 가지고 있다.” EBS 미래교육플러스 ‘우리가 바라는 미래교육’에서 ‘디지털 전환, 기후환경 및 인구 구조의 변화 등 미래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교육대전환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또한 엘렌 케이와 피트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2023년 신학기가 시작
2024-03-05 10:30지금 우리 주위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 ● 시대적 배경 _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 OECD 교육 2030에서는 미래사회를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갈등 증대 등 불확실성과 복잡성의 사회로 그리고 있다. 실제로 우리 사회는 펜데믹 사회로 전환되면서 다양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지금보다 더 복잡하고 변화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지금의 교육은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줄 수 있어야 한다. ● 교육의 변화 _ 주도성이 발현되는 수업 OECD 학습 나침반에서 제시하는 ‘학생의 행위주체성(Student Agency)’과 더불어 교실수업의 주된 변화 중 한 가지는 바로 ‘학습자 주도성’이다. 그렇다면 학습자 주도성이 발현되는 수업은 어떤 수업을 의미할까? 정의내림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학생이 배움의 주체자로서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성찰하며, 상호협력을 통해 함께 성장해 나가는 수업을 뜻한다. 이렇게 주도적으로 배움을 이끌어나가는 경험은 삶으로 나아가 학생들이 자신 앞에 주어진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해 준다. ● 학생의 요구 _ 흥미와 탐구가 함께…
2024-03-05 10:30어느 평가방식이 더 바람직한가? 1995년 5월 31일 정부는 ‘신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고교 내신 평가방식이 상대평가→ 절대평가→ 상대평가로 바뀌면서,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중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쟁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특히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둔 지금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중 어떤 평가방식이 더 바람직한지에 대한 논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상대평가와 절대평가에 대한 논쟁이 갈등만 더 증폭시킬 뿐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이 문제에 대한 접근방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모두 학생의 학업성취평가를 위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또한 서로 다른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중 절대적으로 옳은 것 또는 옳지 않은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상대평가와 절대평가의 장단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수업목적과 평가목적에 따라 평가방식을 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대평가가 옳다 또는 절대평가가 옳다고 주장하기 전에 현재 고교 내신 평가의 목적을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만약 현재 고교 내신 평가가 학생의 학업성취수준을 파악하고, 성취수준에 다다르지 못한…
2024-02-06 10:30아이들을 망치고 싶어 교단에 오르는 교사는 없을 것이다. 교단에 서는 가장 큰 이유, 그리고 교단을 지키는 힘의 원천은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성장을 바라보며 느끼는 보람이다. 그런데 학생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함에도 반대의 결과가 나와 비판을 받는 교사들이 있다. 왜 그럴까?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실은 우울증을 심화시키는 행동을 하는 사람과 비슷한 것은 아닐까? 교수법을 비롯한 교육 관련 서적을 집중적으로 읽으며 자신의 전문성을 높이고, 다른 교사들을 자주 만나 그들의 교수법과 생활지도법을 열심히 배우며, 신문기사도 교육 관련 기사를 집중적으로 보고, 그 기사를 통해 현실 문제에 대해 고민하며 제시된 대안들을 실천에 옮기는 교사가 있다면, 그는 아이들을 잘 지도하는 훌륭한 교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게 된다. 정말 그럴까? 이러한 선생님은 훌륭한 선생님이 되는 법만 배우고, 엉터리 선생님이 되는 법을 배우지 못한 탓에 자신의 의도와 달리 엉터리 선생님이 될 수도 있다. 어떻게 하면 엉터리 선생님이 될 수 있는지를 알고 있다면 역으로 훌륭한 선생님이 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 이 글은 우연히 마주친 글을 읽다가 떠올라 발전시…
2024-02-06 10:30“선생님! 이 단어 무슨 뜻이에요?” “선생님, 이 문장은 이해가 안 돼요.” 도서관에 있으면 아이들이 책을 가지고 와서 질문한다. 살펴보면 어려운 단어도 있지만, 학년 수준에 맞춰 보았을 때 알아야 하는 단어가 더 많다. 물어보는 문장 역시 마찬가지다. 도서관에 자주 오는 친구들은 책을 많이 접하는데도 말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책 보다 유튜브나 쇼츠 등의 영상이 훨씬 친숙하다. 영상매체를 잘 활용하면 장점이 많지만, 너무 이른 나이에 영상매체만 보면 글을 읽기 싫어진다. 시청하면 바로 이해되는 영상과는 달리, 글을 읽는다는 것은 머릿속에서 사고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그대로 반영이라도 하듯 교육계에서도 문해력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이제 학교 현장에서 독서교육을 언급할 때면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 방법을 함께 묻는다. 사서교사로서 어떤 수업을 하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고민은 발령 첫해부터 필자를 괴롭히는 질문이었다. 초등학교의 경우 교과전담으로 지정된 교과 외에 모든 과목을 담임교사가 가르치기 때문에 사서교사의 독창성 있는 수업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한국십진분류법이나 청구기호를 알려주는 도서관 수업은 특별했지만, 긴 호흡으로 수업을
2024-02-06 10:302013년 개봉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는 영화를 패러디해 보고자 한다. ‘교사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11년 차 영어교사인 필자는 학생 주도성이 보장되고 깊이 있는 학습이 일어나는 영어교실을 상상한다. 그리고 AI 코스웨어를 활용하면서 이러한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었던 경험을 공유한 후, 학생 주도성과 깊이 있는 학습이 보장되는 AI 디지털교과서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필자가 가르치는 서책형교과서에서 제공하는 프로젝트는 고1 학습자들에게 햄릿을 영어로 연극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선생님들에게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햄릿을 좋아하시나요?’ 아니 ‘햄릿으로 영어연극을 하고 싶은 선생님 계시나요?’ 대부분은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교사조차 몰입하지 못하는 학습주제를 고1 학습자들이 몰입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햄릿 영어연극이 가지고 있는 교육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학습자들이 영어연극이라는 프로젝트에 깊이 몰입했으면 했다. 이에 학습자들의 Choice(선택권)와 Voice(발언권)가 보장되도록 다음과 같이 프로젝트를 계획하였다. 프로젝트 설계단계에서 학습자의 Voice(발언권) 보장 먼저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햄릿이 아닌 어떤
2024-02-06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