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의 새로운 회장단이 3년 임기를 시작했다. 이번에 선출된 강주호 회장은 역대 교총 회장 중 최연소이자 최초의 30대로 교육계의 신선한 충격을 줬다. 아마도 어려운 교육 현장과 밀접하게 소통하며, 신선한 바람을 불러오길 기대하는 교총 회원들의 열망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교육 현실은 녹록지 않다. 올해 ‘교권5법’이 시행됐지만, 교원들은 그 효과를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무분별한 민원과 과도한 행정업무로 인해 현장 교원들은 하루하루 지쳐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천 초등 특수교사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교원 처우도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각종 수당은 매년 제자리걸음이고, 민간기업과의 보수 격차도 더욱 벌어지고 있다. 실제 20~30대 교사 93%가 월급에 불만족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해 퇴직한 10년 차 미만 초·중·고 교사가 576명이었으며, 교대 자퇴생도 500여 명에 달했다. 여기에 정부 수장의 공백으로 인해 그동안 추진됐던 각종 교육개혁 정책도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어려운 현실을 맞이한 신임 교총 회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다행히 강 회장은 당선과 동시에 현장과의 소통을…
2024-12-23 09:10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를 도입하는 학교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IB 교육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는 속에서도 갈수록 확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학생이 주도적으로 탐구하고 독서와 토론, 글쓰기를 통해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미래형 교육이기 때문이다. 미래형 교육 위한 대안 정답을 암기하고 기계적으로 문제집을 풀어대는 지금의 교육으로는 창의적인 인재를 기를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도 이제는 저마다 다른 속도로 성장하고, 자기 생각을 꺼내서 표현하는 교육을 해야 할 때다. 현재로서 IB 교육은 가장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세계적으로 공신력이 있는 미래 교육 모델이다. 물론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개별 피드백이 어려운 과밀학급이 많고, 학생과 학부모의 교권 의식도 낮다. 게다가 공립학교 교사들은 매일 새로 생기는 행정 업무와 생활지도에 진땀을 빼는 상황이라 IB식 탐구 수업을 준비할 여력이 없다. 또 IB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매년 1000만 원이 넘는 비용이 필요하고, IB 본부가 요구하는 대로 과학실을 보수하며, 원어민 교사도 학교에 배치해야 하므로 추가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스스로 사고하
2024-12-23 09:10학생과 학부모는 담임 선생님이 누가 될까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새 학년을 맞이한다. 전년도 학생에게 정보를 얻기도 하고, 학부모 사이의 소문으로 가늠하기도 한다. 젊은 선생님을 원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노련한 교사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단순한 선호나 취향을 넘어서 학생들에게 정말 꼭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교사는 어떤 특성을 갖고 있어야 할까. 학생 중심 수업 고민 계속해야 먼저 학생 중심 접근을 기준으로 볼 때 자신의 전공에만 국한돼선 안 된다. 학생을 교육한다는 건, 교사가 배우고 싶고 가르치고 싶은 것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학생 수요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생의 장점과 재능을 살려 그에 적합한 교육을 해야 한다. 그러므로 한 가지 전문분야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중심 교육을 펼칠 수 있도록 넓은 스펙트럼에 걸쳐 실력을 쌓아야 한다. 둘째, 수업의 유기적이고 유연한 흐름을 지향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엔 잘 조직된 수업 계획을 바탕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만약 수업 중 돌발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원래의 수업 목적이 흔들리지 않았다. 학생이 수업 내용에 불안을 느끼거나 거부감을 느끼면 그 학생의 문제행동을 교정하는데 집중하거나 덮어두고 지나
2024-12-23 09:10교사라면 누구나 ‘교수평기 일체화’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피드백) 전 과정에서 일관성 있게 구조화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중 특히 수업 현장에서 나머지 것들과 괴리되기 쉬운 부분이 ‘평가’다. 평가는 교수학습의 마지막 과정으로 학습을 마무리한다는 인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가는 교수평기 일체화 과정 중 매우 중요하며, 수업 설계와 과정의 핵심 요소다. 점수화 부담에서 벗어나야 최근 교수학습 및 평가계획서 양식이 바뀌고 과정 중심 평가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학습으로서의 평가에 대한 개념이 올바로 정착되지 못하면 학기 중 여러 항목의 수행평가 실시 자체를 과정 중심 평가로 오해하거나, 형성평가를 수행평가로 대체하기, 학습 포트폴리오의 정리 개수만으로 평가하는 것 등을 교수평기 일체화로 잘못 인식하곤 한다. 이러한 평가는 결국 학생들의 수행평가에 대한 부담감과 교사의 업무 피로도 증가로 이어진다. 사실 올바른 평가는 매 수업 중 실시돼야 한다. 학생은 스스로 자신의 학습 태도와 배움의 과정을 성찰해야 하며, 또한 배운 것을 생활 속에 어떻게 접목시킬지 탐구하고,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 역량을 함양해야…
2024-12-16 09:10현장에서 교사로 20여 년을 보내는 동안 쏟아지는 업무로 미리방학 계획을 세우기 어려웠다. 아이들에게는 방학 계획표도 써보라고 하고 방학식 날엔 긴 방학 동안 해야 할 도전 과제를 주면서도 정작 교사로서 나는 오직 ‘힐링’이 간절했다. 교사로서 약점 보완할 기회 “교사가 미치기 직전에 방학을 하고 부모가 미치기 직전에 개학을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방학 즈음 교사는 생기부 작성과 각종 업무를 마무리 하느라 정말 미칠 지경이니까 말이다. 잠시 업무를 뒤로 하고 이번 방학에는 나의 ‘강점’을 찾아보면 어떨까? 요즘 유행하는 ‘퍼스널 브랜딩’을 해보라는 말이다. 평소 주위 선생님들의 ‘퍼스널 브랜드’를 찾아주려 애쓰는 편이다. 책을 10여 권 써보고 각종 연수를 촬영하며 나만의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뼈저리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교사는 정말 각종 전문가다. 매년 맡는 업무는 보름만 지나도 체득하며 어떤 학년을 맡겨도 1년 교육과정을 순식간에 설계한다. 그러나 이 말은 오히려 교사의 가장 큰 약점일 수 있다. 두루두루 잘 안다는 건 한 분야의 전문가로 이름을 올리기에는 다소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 분야의 전문성이 생기면
2024-12-16 09:10허위합성물 딥페이크(deepfake) 불법영상물에 대한 사회적 공포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학생·교사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달 ▲강력하고 실효적인 처벌 ▲플랫폼 책임성 제고 ▲신속한 피해자 보호 ▲맞춤형 예방 교육 등을 담은 4대 분야 10대 과제 추진을 발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범죄로부터 청소년 보호다. 11일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 딥페이크 불법영상물 관련 청소년 인식조사’ 결과 응답 청소년의 75%가 ‘불안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불암함의 이유는 ‘나도 모르게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76%), ‘내가 아는 주변 사람이 가해자일 수도 있어서’(45.4%) 순이었다. 사건을 접한 이후에는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계정 비공개 전환, 사진 삭제, 탈퇴 등의 행동을 취했다. 이미 청소년들 사이에서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같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대책을 실행해야 할 때다. 앞선 조사 결과 응답자의 89.4%가 심각한 범죄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여기에 멈춰서는 안 된다.…
2024-12-16 09:10최근 들어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본인이 가해자임에도 쌍방학폭, 즉 ‘맞폭’으로 신고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최근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대비 2023년 학폭 발생 건수는 2배 이상 급증했다. 또한 올해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피해 학생 가운데 무려 40.6%가 가해자로부터 신고를 당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경중에 상관없이 학폭에 걸리면 대입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가 징계에서 벗어나거나 가벼운 징계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자녀가 분명한 가해자임에도 피해 학생을 상대로 /신고를 하는 것이다. 여기에 가해자의 허위신고 사실이 밝혀져도 특별한 처벌도 받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관계개선지원단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피해 학생이 가장 원하는 것은 진심 어린 사과지만, 70% 이상의 학생이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학폭으로 신고가 되면 경중에 상관없이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을 격리해 관계 개선 및 화해·중재할 기회를 원천 차단한다는 것이다. 화해·중재가 가장 중요한 목적임에도 격리 기간에는 어떠한 대응도 하지 말라고 하
2024-12-16 09:10우리 교실에는 어떤 말들이 오고 갈까요? 어떤 말들을 사용할 때 행복한 교실을 만들 수 있을까요? ‘감동적이야’ ‘도와줄까?’ ‘좋은 생각이야’ ‘고마워’ 같은 말이 가득한 곳이 당연히 행복한 교실이겠지요. 그런데 왜 이 당연함은 실천하기 어려운 것일까요? 꽃밭을 만드는 언어 흔히 행복한 교실을 만들기 위해 ‘욕이나 비속어를 쓰지 말자’라고 합니다. 그런데 욕이나 비속어를 쓰지 않는다고 행복한 교실이 될까요? 욕과 비속어를 쓰레기로 비유해 보겠습니다. 쓰레기로 가득 찬 땅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인은 열심히 쓰레기를 치웁니다. 쓰레기를 치우고 난 깨끗한 빈터에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라고 팻말을 세워 뒀습니다. 그러면 이제 쓰레기를 쌓이지 않을까요? 사람들은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그 팻말 옆에 떡하니 쓰레기봉투를 가져다 놓았습니다. 주인은 고민하다가 더 강력한 문구와 함께 철조망을 쳐뒀습니다.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 경찰에 신고함.’ 그런데도 사람들은 철조망 너머로 쓰레기를 던졌습니다. 주인은 고심 끝에 쓰레기를 치우고 꽃밭으로 가꾸었습니다. 새로운 팻말도 세웠습니다. ‘아름다운 꽃을 많이 사랑해 주세요.’ 그러자 사람들은 쓰레기를 버리지 않았습
2024-12-16 09:00현재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학생 수 감소가 교육 현장에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에서는 일반고에 불합격한 학생이 26년 만에 ‘0명’을 기록했고, 경북 일부 고교는 외국인 유학생 72명을 선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취업률에 목매선 안 돼 고교 3학년 학생 수는 이미 30만 명대로 줄어든 지 오래다. 특히 특성화고는 이러한 위기를 가장 직접적으로 마주하고 있다. 많은 학교가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으며, 설립 취지였던 ‘취업’이라는 목표도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특성화고는 취업을 목표로 하는 학교로 알려졌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많은 학생이 대학 진학을 선택하고 있으며, 특히 중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특성화고는 수시모집 특별전형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육부가 마이스터고 설립과 협약형 특성화고 정책을 추진했지만, 대부분 특성화고의 취업률과 학생 선호도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기업들은 생산직 채용 시 군필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특성화고 학생은 졸업 후에도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어렵다. 중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 ‘중소기업에 취
2024-12-09 09:10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도입과 관련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시점에서 디지털 과몰입을 슬기롭게 해결하기 위한 방향은 ‘디지털(헬스) 리터러시 역량 교육’과 ‘건강역기능에 대한 사전주의 원칙 적용’이다.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중요해 AI나 정보화 사회의 발전은 동전의 양면을 가지고 있다. 교육 혁신과 접근성 향상으로 교육격차를 줄일 수 있는 중요한 도구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사회적, 윤리적, 건강 역기능적인 부분도 초래될 수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AIDT 도입을 피할 수 없다면, 학생과 교사가 슬기롭게 활용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리가 글을 모르면 문맹이라고 하듯이, 디지털 시대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갖추지 못한다면 디지털 시대의 컴맹이라고 할 것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정보를 적절하게 탐색, 분석, 활용, 생산할 수 있어야 하고, 디지털 세상에서 사람들과 잘 소통하는 능력과 소양을 의미한다.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를 추구하는 이 시점에서 인간 존엄성의 원칙, 사회 공공선의 원칙, 기술의 합목적성의 원칙을 실현할 수 있는 AIDT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가 먼저 교육돼야 한다. 더불어 디지털 취약계
2024-12-09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