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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스승의 참된 의미 되새긴 '敎師節'

우리의 스승의 날 해당, 85년부터 기념
모범 교사 표창·초청 등 다양한 행사
최근 학부모 선물 공세 등 우려 목소리도


지난 9월 10일은 제19회 중국의 '스승의 날'이었다. '敎師節'이라고 부르는 중국 스승의 날은 '간호사의 날', '기자의 날'과 더불어 중국 3대 전문직 기념일이다. '교사절'은 중국의 근대교육의 시작과 더불어 시작돼 중국 국내사정에 따라 날짜를 달리해 기념되다가 지난 1985년에 이르러 9월 10일을 공식적인 '교사의 날'로 기념하기에 이르렀다.

9월 10일을 스승의 날로 제정하게 된 이유와 관련해서는 중국의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는 9월에 스승의 날을 제정함으로서 학기의 시작에서부터 학생들에게는 교사를 존경하는 의식을 심어줄 수 있고, 교사들에게는 만인의 존경을 받는 교사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새로운 기분으로 학생들을 교육하도록 격려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담겨 있다. '교사절'이 제정된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중국 교육분야에 있어서는 '교육법', '교사법', '고등교육법' 등의 법률이 정비되고, 1150만 교사들의 사회적인 지위가 일정수준 향상되는 등 발전이 있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교사절'이 가까워오면서 그동안 사회적인 관심이 소홀했던 교사들에 대한 집중적인 조명이 이뤄진다. 정부차원에서 모범교사들을 발굴해 표창하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묵묵히 사도의 길을 실천하고 있는 교사들을 중앙으로 초청해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등의 행사들이 공식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정부차원 행사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중국 교육부에서는 '전국 대학 우수 교원상'을 신설해 중국 전역의 대학 교수들 가운데 학생들 지도를 잘하고 개인적으로 연구 업적이 뛰어난 100명의 교원들을 선발, 이들에게 '高等學校敎學名師奬'을 수여하며 격려하기도 했다.

또한 전국 농촌의 초중고 우수교사들을 북경으로 불러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고 격려하는 행사를 가지는 동시에 '교사절'인 10일 당일엔 원쟈바오 총리가 북경의 초·중·고등학교를 방문, 학생들에게 교사에 대한 존경을 역설하고, 원로교사를 방문하여 위로하는 등 정부차원에서 교사들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였다.

한편 개인적으로는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선생님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축하카드와 함께 꽃이나 정성이 담긴 선물 등을 선생님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기념일에 선물하기를 즐겨하는 중국인들에게 있어 '교사절'에 선생님들에게 꽃이나 선물하는 일은 작은 정성의 표시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감사의 표시인 선물의 의미가 최근 왜곡되기 시작하면서 선물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안겨주는 등 본래의 의미를 변질시키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어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1980년대 들어 인구억제책의 일환으로 시행된 '1가구 1자녀 낳기 운동'의 영향으로 각 가정에서는 한 자녀밖에 가질 수 없게 됨에 따라 학부모들의 내 자식에 대한 기대 및 관심이 지나치게 커지게 됐다.

'하나뿐인 내 아이를 위해 무엇이든 최고를 제공하겠다.'는 학부모들의 욕심은 과열된 교육열로 나타나게 되었고 이러한 내 자식에 대한 편애는 결국 '교사절'에 값비싼 선물공세로 교사들의 관심을 끌어보려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는데, 이는 북경을 비롯한 대도시와 자녀들이 상대적으로 어린 유치원, 초등학교의 학부모들에게서 두드러지는 현상으로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이런 풍조와 관련하여 중국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사절'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기 위해 '교사절'을 교사에게 감사하는 날이 아닌 교사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열악한 교사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세계 환경의 날'이나 '세계 아동의 날' 등 국제적인 기념일에 해마다 새로운 실천 주제들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강조하듯 교육과 관련된 전문적인 주제들을 매년 '교사절'의 슬로건으로 내걸어 점차 붕괴되어 가는 교육을 살리고 국민들에게도 교육의 참된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도록 하는 날로 만들자는 의견이 점차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하지만 중국 교육계의 관료들은 이와 같은 교사들의 주장에 아직까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교사절' 풍경을 보면서 매년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똑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썩는 한국의 교육계에서도 이제는 '스승의 날'을 스승에게 감사하는 날만이 아닌 교사들을 위한 축제의 날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하는 방안들을 진지하게 모색해 볼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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