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교육이 강조되면서 교육 공간 혁신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교단을 향해 학생들이 줄지어 앉는 전통적 교실 구조에서는 다양한 방식의 수업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 향한 이 같은 변화에 언뜻 첨단과는 멀어 보이는 ‘페인트’로 도전장을 내민 기업이 있다.
페인트팜(대표 김학정)은 스크린 페인트와 빔프로젝터로 다양한 공간에 디지털 스크린을 구현하는 기업이다. 교실 벽면, 바닥, 천장은 물론 유리창까지 상호작용이 가능한 터치스크린으로 만들어 낸다.
어디든지 화이트보드처럼 판서가 가능한 재질로 바꿔주는 메모 페인트도 있다. 나무판, 벽지 등 다양한 재질에 칠할 수 있고, 투명해서 기존 공간 그대로 판서 공간을 만들 수 있다. 페인트만 바르면 되므로 적용이 쉽고, 면적 대비 비용도 저렴하다.
얇고 선명한 대화면 디스플레이가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페인트팜의 솔루션은 분명한 특장점이 있다. 보통 16:9 비율로 규격화된 TV나 전자칠판과 달리 다양한 종횡비와 크기의 스크린을 구현할 수 있어 공간 제약이 적고, 화면 크기가 크면 클수록 LCD나 LED 패널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
과거에 빔프로젝터를 사용해 본 사람은 낮은 밝기와 뜨거운 발열에 안 좋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페인트팜이 쓰는 레이저 단초점 빔프로젝터는 실내조명을 켠 상태에서도 보는 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밝다. 직접 빛을 내는 LCD 패널에 비해 선명함은 다소 덜하지만, 눈의 피로가 작고 화면을 만져도 정전기나 열감이 전혀 없어 쾌적하다. 전자제품에 직접 손이 닿지 않기 때문에 파손 걱정도 없다. 벽이나 유리 같은 딱딱한 재질이 아닌 푹신한 물체도 전자칠판처럼 만들 수 있다. 터치 정확도는 경성 재질에 비해 좀 떨어지지만, 학생이 부딪혀 다치거나 장비가 파손되는 일을 예방할 수 있어 특수학교 등 교육 현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학교 로비 등에 설치가 늘고 있는 스마트갤러리도 다양한 형태와 크기로 만들 수 있다. 미관상 좋지 않지만 가려서는 안 되는 분전반을 예술 작품으로 바꾸거나, 복도를 거대한 미디어월로 꾸밀 수도 있다. 최근에는 라이다 센서를 적용해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창밖 풍경이 보이는 느낌을 주는 창문형 갤러리도 개발했다.
페인트팜의 3면 프로젝션 맵핑 기술은 교실을 실감 나는 VR 체험 공간으로 변신시킨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스크린이 자동으로 접혀 공간 활용도도 높다. 이 솔루션은 이미 국립중앙박물관 디지털 실감존, CGV 스크린X 등에 적용돼 호평을 받았고, 학교에서도 강당이나 시청각실에 도입하고 있다.
요즘은 이동형 프로젝션 ‘이프’ 시리즈의 인기가 높다. 특히 원하는 장소에 바로 레드카펫이나 인터렉티브 꽃길을 연출할 수 있는 이프F를 학교 졸업식이나 축제, 발표회 등에 사용하려는 문의가 많다. 120인치 이동형 가로 스크린 이프W, 세로 스크린 이프H, 3D 돔형 지구본, 이동형 투명 방명록 등도 관심을 받고 있다. 소량 생산 제품이어서 아직 판매가는 높지만, 렌털이 가능하다.
페인트팜의 장점은 맞춤형 공간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정형화된 기성품만 납품하는 게 아니라 학교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재질과 형태의 자재로 공간을 창출한다. 그 덕에 교육계에서는 익숙지 않은 페인트 전문 기업임에도 100여 개교에 솔루션을 납품했다.
김학정 대표는 “단순히 페인트를 칠하거나 스크린만 설치하는 게 아니라 학교에서 원하는 공간을 완성해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스마트 스쿨에 최적화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