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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법률] 교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

변호사라는 직업 때문일까. 매일 같이 교권 침해로 고통받는 교원들의 연락을 받는다. 2023년 교권 5법의 개정이 있었고, 분명 개선된 부분도 있지만 현장이 힘든 건 여전하다. 교권 침해를 상담하는 과정에서 공통적인 말이 있는데, ‘그간 교사로서 노력과 삶 전체를 부정당한 것 같다’, ‘다시 예전처럼 회복될 수가 없다’라는 것이다. 정신적인 고통이 너무도 크다.


그럼에도 교원들이 교권 침해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교권 침해에 대응하다가 오히려 더 괴롭힘을 당할까 두렵다’, ‘학생이나 보호자와 법적 다툼을 할 용기가 없고, 용기를 내더라도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지도 않지 않냐’라는 이유다. 맞는 말이다.


지난한 교권 침해 처리 절차 끝에 침해 학생과 보호자에게 내려지는 행정적 조치들은 매우 제한적이다. 특히 보호자에 의한 교권 침해는 재발 방지 서약이나 특별교육, 특별교육을 이수하지 않으면 부과되는 과태료 외에는 없다. 반면 교원은 학교라는 공공기관에 소속되어 있고 해당 학생을 여전히 관리해야 하는 이상 교권 침해 절차 이후 보복성으로 이어지는 민원들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으며, 심지어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교권 침해 처리 절차는 무의미한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교권 침해의 가해와 피해를 확정 짓고, 피해 교원을 보호하는 후속 행정의 근거가 되며, 보복성 악성 민원이나 아동학대 신고에서 가장 중요한 방어 도구가 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피해 교원은 이를 주요한 근거로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피해를 보상받을 수도 있다. 이번 호에서는 교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에 관한 부분을 살펴본다.

 

손해배상 청구의 대상은?
손해배상 청구의 대상은 손해를 발생시킨 사람이 된다. 그렇다면 학생이 행한 교권 침해에 대해 그 부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된다. 먼저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 ‘교원지위법’)」 제20조 제5항은 피해 교원의 보호조치에 필요한 비용은 교육활동 침해행위를 한 학생의 보호자 등이 부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보호조치에 필요한 비용은 기본적으로 심리상담·치료를 위해 발생한 비용으로 한정된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이를 넘어서는 위자료 등 손해에 대해서는 어떨까. 「민법」 제913조에 따르면 친권자는 자를 보호하고 교양할 권리의무가 있다고 하므로, 평소에도 자녀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며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히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감독할 의무가 있다. 보호자는 이러한 지도 감독 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보호자 역시 자녀의 교권 침해에 대한 공동 불법행위자로 책임을 지게 된다(대구지방법원 2024. 2. 1. 선고 2023가단148703 판결 참조). 따라서 학생의 교권 침해라고 할지라도 손해배상 청구의 대상은 학생과 보호자 모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손해배상 청구의 범위는?
손해배상 청구에서 청구 금액은 크게 ① 적극적 손해, ② 소극적 손해, ③ 위자료로 나누어진다.

 

● 적극적 손해 _ 치료비 등
적극적 손해란 피해로 인해서 피해자의 기존 재산이 감소된 부분, 지출한 비용 등을 말한다. 교권 침해 사안에서는 피해 교사의 치료비용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적극적 손해로 인정되는 금액들은 발생한 피해의 금액이 확실히 계산될 수 있어야 한다. 지출한 병원비(자기부담금), 상담비를 증명할 수 있는 영수증 등이 필요하다. 문제는 교원이 적극적으로 치료받지 않아 병원비나 상담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거나 소액이라면 이것만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부담된다. 또한 굳이 소송이 아니어도 학교안전공제회 등을 통해 받을 수도 있다.


● 소극적 손해 _ 휴직기간 급여 차액과 수당 등
소극적 손해란 피해가 없었다면 피해자가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을 얻지 못한 손해를 말한다. 통상 일실수익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일할 수 없어 그 기간 놓쳐버린 수입을 말한다. 교사의 경우 일을 하지 못하게 되어도 월급이 나온다면 소극적 손해는 없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법원은 공무원이 입원 또는 휴직기간동안 직장에서 급여를 계속 받아왔다고 하더라도,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피해자는 그 기간동안 근로를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므로 정상적인 근무를 하였을 때 받을 수 있는 급여 상당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다며 소극적 손해를 인정한다. 교원의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 소극적 손해로 인정된 부분을 살펴보면, 공무상 요양 승인 휴직 이후 발생한 급여 차액 등이 있다. 계속성과 정기성을 가지고 지급된 수당으로 교권 침해와 수당 미지급 사이의 인과관계가 있다면 소극적 손해가 인정될 수 있고, 담임수당·성과금·정근수당 등도 이에 포함될 수 있겠다.

 

● 위자료
위법한 행위로 인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가 위자료이다. 적극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는 금액이 계산되는 것에 비해 위자료는 인정될 금액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사안마다 인정되는 위자료의 액수는 천차만별로 적게는 몇십만 원부터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이를 수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사건의 발생 경위와 피해의 결과, 지속된 정도, 쌍방의 과실이 있는지 등 다양한 부분이 고려되며, 교권보호위원회에서의 조치 결과도 주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위자료에 관한 사례들을 몇 가지 살펴보면 ① 중학교 선생님의 치마 속을 촬영한 학생의 사안에서 2,000만 원(전주지방법원 2026. 5. 6. 선고 2025가단14554 판결 참조), ② 중학교 학생이 수업 도중 선생님을 교실에서 폭행한 사안에서 1,200만 원(대구지방법원 2024. 2. 1. 선고 2023가단148703 판결 참조), ③ 유치원 학부모가 교사의 지도 방법에 대해 항의하던 중 머리채를 잡아 흔드는 등의 상해를 가한 사안에서 700만 원(서울서부지방법원 2018. 9. 28. 선고 2017가단21179 판결 참조), ④ 초등학교 학부모의 계속되는 민원에 대한 스트레스로 교감이 안면마비 등의 치료를 받은 사안에서 3,000만 원(전주지방법원 2026. 4. 15. 선고 2025가단12224 판결 참조) 등이 있다.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전에 알아야 할 것
교권 침해 관련 절차나 형사 고소 등의 절차는 교육행정기관과 수사기관에서 처리된다. 반면 민사소송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스스로 해야 하고 그 절차도 굉장히 복잡한 편이다. 그렇기에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권장되고 개인이 이를 부담하려면 비용도 많이 든다. 먼저 시·도에서 교권 침해 피해 교원에게 지원하는 소송비용 지원에 대한 프로그램을 알아보도록 하자.


소송의 과정에서는 적극적 손해나 소극적 손해보다 위자료 액수가 훨씬 큰 경우가 많은데 앞서 설명한 것처럼 얼마의 금액이 인정될지에 대해 가늠하기 어렵다. 소송에서 인정되는 금액보다 내가 들인 비용과 시간이 더 클 수도 있다.


판결을 받은 후에도 난항이 있다. 학생은 재산이 없을 것이므로 보호자의 재산을 확인하고 집행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모르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기껏 판결까지 받았어도 상대에게 재산이 없어서 집행하지 못하는 일도 많다.


소송에 관한 부분 외에도 심리적인 어려움도 생긴다. 어쨌든 내가 지도하고 있거나 지도하는 학생과 그 보호자를 대상으로 소송을 한다는 것이 꺼림직한 마음을 가지게 한다. 반면에 소송에 대한 보복으로 민원을 제기하거나 교사를 더 괴롭힐 수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러한 어려움으로 인하여 피해 교원들은 교권 침해에 관한 행정적인 절차 이후에도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까지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분명 이러한 어려운 부분들이 많기에 학교를 자문 변호사로서도 이를 감수하라며 소송을 권장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다만 법의 오랜 격언 중에는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법은 자신의 권리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만을 도와줄 뿐, 권리를 방치하면 그 권리를 잃는다는 것이다. 당연히 여기에서도 통용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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