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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애완동물과 베이비부머의 은퇴

동물미용사, 디자이너, 펫시터, 구호가 등 유망

쓰촨(四川)성 대지진 참사에서 기르던 개가 주인을 살려 중국대륙의 미담으로 떠올랐다. 구조대가 개 짖는 소리를 따라간 끝에 바위 더미에 깔려 있던 주인 할머니를 구조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 개는 8일간 할머니 곁을 지키며 입술과 얼굴을 핥아주고 끊임없이 밖을 향해 짖어댔다고 한다. 한편, 2006년 미국에서는 주인이 당뇨병으로 쓰러지자 기르던 개가 911 긴급구호센터에 전화를 걸어 주인을 구한 예도 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술에 취한 주인을 화마로부터 구하기 위해 목숨을 던진 전북 임실의 오수개가 최고가 아닐까 싶다.

오늘날 애완동물은 ‘인간과 더불어 사는 동물’이라는 뜻의 반려동물로 더 많이 불린다. 단순히 취미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삶을 영위하는 동반자라는 뜻이다. 이러한 인식전환으로 애완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직접 키우는 가정이 점차 늘고 있다. 애완동물 분양, 미용, 사료, 호텔, 카페 등 국내 애완동물 시장규모는 연간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규모뿐 아니라 애완동물을 다루는 TV프로그램도 많이 생겼다.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애완동물 시장이 유망분야로 부상 중이다.

미국 애완용품제조협회(APPMA)의 통계에 따르면 2007년 한 해 동안 미국인들이 애완동물에 지출한 비용은 약 38조원이라고 한다. 미국 애완동물 산업은 지난 20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어 현재 7,100만 이상의 가구가 한 마리 이상의 애완동물을 기르고 있다. IT산업의 성장이 눈부시다고 하지만, 애완동물 관련 산업의 성장세도 이에 못지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 시각이다.

여기에는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 역할이 지대하다. 베이비붐 세대가 60대에 들어서면서 애완동물과 함께 은퇴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하나의 패턴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구매력을 갖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는 자녀들이 학업·직장·혼인 등으로 출가한 빈자리를 각종 애완동물을 키우면서 달래게 되었다.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약 7,800만 명으로 전체 성인인구 중 30% 정도를 차지하며 이들의 보유자산은 미국 전체 자산의 67%를 차지한다.

이 같은 애완동물 사랑은 관련된 여러 가지 새로운 직업들을 등장시키고, 일자리 수도 늘리고 있다. 주인이 일하는 동안 개를 산책시켜주는 개 산책담당, 동물을 아름답고 깨끗하게 가꾸고 치장하는 동물미용사, 애완동물이 입을 각종 의류를 개발하는 애완동물 디자이너, 베이비시터가 아기를 돌보듯 애완동물을 돌봐주는 펫시터(pet sitter), 아픈 동물을 치료하는 수의사 등이 그것이다.

또한, 애완동물을 위한 전용 스파, 애완동물 전문 건강보험, 비만·다이어트 클리닉, 휴가 등 애완동물을 동반하기 어려울 때 맡기는 애완동물전용 호텔, 애완동물에게 유산상속을 관리하는 로펌 등 새로운 비즈니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호텔, 음식점, 휴양지 등에 애완동물을 동반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광고문구로 등장하는 것이 요즘의 미국이다.

매사가 그렇듯 애완동물 산업의 확대는 그늘도 만들고 있다. 애완동물이 보편화되다 보니 집을 잃어버리거나, 주인으로부터 버림받은 동물들도 함께 늘어나는 것이다. 키우던 애완동물이 늙어서, 병들어서, 키우다보니 싫증이 나서, 마땅히 맡길 곳이 없어서 등 다양한 이유로 유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와 관련된 직업들도 자연히 생겨나게 되었다. 버림받은 애완동물을 구조하여 새 주인을 찾아주는 애완동물구호가, 거리를 배회하는 주인 없는 애완동물을 생포하는 포획전문가, 애완동물의 권리보호를 위해 움직이는 동물보호가 등이 이에 해당된다.

우리나라에서 한국전쟁 직후인 55년부터 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들은 총 인구의 16.8%를 차지하는 거대 인구집단이다. 이들이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 진학할 시기마다 평준화, 대학입학정원확대 등 교육제도를 뜯어 고치는 변화가 일어났다. 기존제도로는 이들을 수용할 수 없다보니 빚어진 현상들이다. 지난해까지 나타난 특정 학군의 부동산가격 폭등을 베이비부머의 자녀가 대학진학을 준비할 시기가 되어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우리나라 ‘베이비부머’의 은퇴는 대략 2010년(55년생이 55세가 되는 해)부터 2020년까지(63년생이 57세가 되는 해) 진행될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평균수명 연장으로 은퇴 후 약 30년 이상 노후생활을 할 전망이다. 적어도 향후 10년 이상은 애완동물 관련 산업과 직업들의 고 성장세를 점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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