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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직업의 의미와 진로교육의 중요성

진로가 한 인간의 삶의 방향이라고 한다면 진로교육은 우리 아이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는가의 문제와 직결된다. 진로의 방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직업에 대한 설계는 진로 교육의 필수 요소이다.

진로의 의미
진로의 의미를 학자에 따라서 직업에 관련한 일의 총체로 국한해 정의하기도 하고, 가정적 역할, 여가활동 등을 포함한 포괄적 개념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필자는 진로의 개념을 정의할 때 우선 그 어원을 살펴보고자 한다. 진로(Career)의 어원은 ‘수레가 길을 따라 굴러간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Carro’에서 유래한 것이다. 영어 사전에서는 진로(Career)가 경력의 의미 외에도 ‘한 인생의 전 과정’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그 외에 진로를 의미하는 ‘a way’, ‘a root’, ‘a course’ 등도 같은 맥락으로 ‘인생의 길’, ‘인생의 경로’로 해석이 가능하다. 한자에서도 ‘進路’란 말 그대로 ‘나아갈 길’을 의미한다. 진로를 뜻하는 단어의 의미를 종합해 보면 인간이 살아가는 방향, 행로로 설명할 수 있으며, 이는 일생 동안 한 사람의 출생, 학업, 일, 직업, 결혼 등 인생의 모든 경로를 포함하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진로와 직업과의 관계
 많은 사람들이 필자에게 “왜 진로 책에는 직업에 대해서만 나오나요?”라고 질문을 한다. 그러면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다.
“진로 즉, 인생의 방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적성, 흥미, 가치관, 학력 등 다양한 대답을 한다. 그러면 필자는 그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고 싶다.
“적성이 같은 두 사람은 인생의 방향이 같은가?”, “가치관이 같은 두 사람은 인생의 방향이 같은가?”, “흥미, 학력이 같은 사람들은 인생의 방향이 같은가?”
이에 대한 대답은 물론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위의 사례들이 인생의 방향에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인생의 방향을 획기적으로 바꾸게 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과연 인생의 방향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필자는 인생의 방향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요인을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첫째, 직업에 따라 버는 돈이 달라진다.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같은 경력,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보수는 비슷하다. 둘째, 직업에 따라 만나는 사람이 달라진다. 교사라는 직업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교사나 학생들과 하루를 보낸다. 셋째, 직업이 달라지면 하는 일이 달라진다. 제빵사가 하는 일이 다르며, 판사가 하는 일이 다르다. 따라서 직업이 바뀌면 보수와 만나는 사람, 하는 일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생의 방향과 그 내용은 당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진로를 논할 때 중요하게 등장하는 것이 직업이다.

진로교육의 중요성
 진로가 한 인간의 삶의 방향이라고 한다면 진로교육은 우리 아이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는가의 문제와 직결된다. 올바른 삶의 방향은 한 인간의 삶을 행복하게 이끌어갈 수도 있지만 방향을 잘못 설정해서 가는 경우에는 본인이 원하지 않는 삶을 힘들게 살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중 · 고등학교 ‘진로와 직업’ 교과활동이나 진로교육 활동 시간 등에 진로교육을 할 경우 대체적으로 진로교육의 목적과 중요성을 ‘행복’과 연결해 설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자면 진로와 직업 교과서의 첫 단원에서 ‘삶과 행복’이라는 소단원을 두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려면 인생의 설계를 해야 한다”는 요지로 설명하려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러나 행복해지지 않기 위해 하는 일이 과연 있을까? 특히 우리 청소년들은 미래 설계를 세워 준비해 나가는 과정보다는 우선 현재 컴퓨터 오락을 하는 것이 더욱 즐겁다고 할 것이다. 친구와 노는 것이 더욱 더 행복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미래 행복을 위해 현재를 견뎌야 한다는 식으로 설득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따라서 행복을 근간으로 한 진로에 대한 설명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진로의 의미와 중요성을 설명하기 전에 ‘행복’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행복’의 관점보다는 ‘인생의 길’, ‘방향’의 관점에서 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위의 관점에서 보면 진로교육이란 직업을 포함해 개인이 일생을 통해 갖게 되는 모든 활동과 경험,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자신의 특성 즉, 적성이나 흥미, 능력, 가치관 등에 맞는 일을 자각하고, 탐색하고, 준비하고, 유지하며,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의미한다.
집을 지을 때 설계가 잘못되면 제대로 된 집을 지을 수 없는 것처럼,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신념과 계획을 가지고 진로를 설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진로의 방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직업에 대한 설계는 진로 설계의 필수 요소이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지식정보화사회에서는 산업구조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직업의 생성과 소멸주기가 짧아짐에 따라 산업사회 노동시장에서 요구되는 인재상도 크게 바뀌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삶의 목표를 정하고, 최신의 정보와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자신에게 적합한 전공 분야, 직업, 진로계획을 수립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학생 스스로 자기 자신에 대해 정확히 알고, 다양한 정보를 탐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 교육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직업을 통해 보수를 얻고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직업을 통해 자신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은 물질을 떠나 더 큰 행복과 기쁨을 줄 수 있다. 또한 직업을 통해 한 개인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기에 우리 교육현장에서 진로교육은 중요하다. 이러한 교육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가르치는 한 아이가 일생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경로를 찾아 보람과 긍지를 느끼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부록> ‘독수리 이야기’의 활용
 인디언 전설에 ‘독수리 이야기’가 있다. 한 농부가 독수리를 주워서 닭장에서 키웠는데, 결국 독수리는 닭의 생애를 살다가 죽었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그 독수리는 하늘을 나는 멋진 독수리를 보면서도 자신은 그와는 다른 존재라고 인식하며 단지 부러워만 하며 지냈다는 것이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이 이야기의 뒷부분을 만화로 그려 새롭게 꾸며보는 작업을 했다. 학급 학생 35명이 만들어낸 독수리의 삶은 모두 달랐다. 여기서 35명이 그려낸 독수리의 삶의 방향이 바로 진로라고 생각한다. “엄마 저 새는 이름이 뭐죠? 하늘을 나는 모습이 정말 멋있어요.”
“저 새는 독수리란다. 우리 닭들은 절대로 저렇게 하늘을 날 수 없단다. 그러니 올려다보지도 말거라.” 김신영
교과부 진로진학 교육자문위원, 경기도교육정책종단연구, 경기도교육청 교실수업개선컨설팅위원 등을 역임하고 고등학교 ‘창의적체험활동’ 인정도서 및 워크북, 교사용지도서(2011, 두산동아)와 ‘진로와 직업’(2009, 중앙교육), 중학교 ‘진로와 직업’ 교과서, 교사용지도서(2010, 두산동아) 등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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