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업무에 시달려서 여유가 없는데, 어떤 방법으로도 깨우기 어려워 보이는 학생들을 보면 교사도 무기력해지기에 십상이다. 그렇게 학교에 다니다가 졸업한 학생과 얼마 전에 연락돼, 예전 기억을 되살려 본다. 그런 학생들이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는 학생들일까? 송형호 서울 천호중학교 교사의 걸그룹 블로그 운영 학생 이야기는 이미 유명해졌다. 매일 학교에서 무기력하게 자는 학생이 알고 보니 하루 방문객 수천 명, 누적 백만 명이 넘는 팬 블로그 운영자였다는 일화다. 이 정도 재주와 기획력이면 졸업해서 뭐라도 하면서 살 것이다. 다만 그 기획력을 바람직한 곳에 쓰도록 하는 것이 교사의 임무일 것이다. 그런 학생이 ‘불법 성인 사이트’ 운영자가 될지, ‘부가가치와 공익성 높은 사이트’ 관리자가 될지는 교사의 가르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당시 그 학생은 담임교사와 친구들에게 인정을 받고 자존감을 회복해 이내 블로그 운영을 중단하고 공부해서 전문대 컴퓨터학과 갔다고 한다. 고등학교 1학년 내내 전교 꼴등이었는데 말이다. 우리 교실에도 그런 아이들은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어, 공부 안 하고 그림만 그리는 아이는 ‘멍청한 아이’가 아니라 ‘그림에 재능이 있는 아
시 쓰기 지도하기 시 쓰기 지도는 학생들의 감성 속에 숨어있는 보물을 찾는 작업이다. 숨겨진 감정을 찾을 수 있도록 경험을 상기시켜 주는 일이다. 이런 활동이 구체적일수록 경험을 수면 위로 떠올려 볼 수 있다. 이렇게 상기한 경험을 나만의 독특한 경험으로 만드는 창의적인 활동이 시다. 여기에 더해 오감을 통한 지도법을 생각해 본다. 학생들은 집에서나 학교에서, 또는 거리에서 온갖 사물을 만나고 만지기를 좋아한다. 그러면서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경로로 그 곳에 있으며, 그것의 용도는 무엇인지를 생각한다. 학생들이 자각하는 사물들은 일상생활에 가득 차 있다. 기발하게 상상하고 엉뚱한 이미지로 만드는 일도 일상생활에서 이뤄진다. 그런 면에서 시는 일상생활의 특수한 사용이다. 시는 일상생활에 없는 그 무엇이 아니다. 시 창작 활동에 흥미를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가 일상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줘야 한다. 학생들의 경험에서 나온 언어의 회화적 요소들, 즉 사물의 형태, 감촉, 질감, 무게를 비롯해 거기에서 느낀 이미지와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낸 여러 가지 리듬과 같은 언어의 음악적 요소 등을 시로 만들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시 창작 지도에 대해
1980년대는 1980년 우리나라의 5·18 민주화운동으로 시작해 1989년의 중국 천안문사태와 독일 베를린 장벽의 붕괴로 마감된 10년의 기간이다. 대한민국은 갑자기 등장한 신군부 독재 권력 아래에서 민주화를 지향하는 시민들의 다양한 외침과 움직임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런 와중에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로 선진국 진입을 독려하는 메시지가 난무했다. 성장을 과시하고 싶었던 시대 1980년대의 문을 연 새교육 1980년 신년호의 첫 글은 흥미롭게도 ‘교통안전을 위한 교육과정연구’였다. 필자는 사회교육을 전공하는 서강대 차경수 교수였다. 이 글은 1968년에 6만여 대이던 전국의 자동차 보유 대수가 1977년에 27만대에 이르렀고, 1981년에는 58만대, 1986년에는 220만대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시작한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삶의 질 개선을 자랑하고자 했던 당시 사회의 꿈틀대는 과시욕을 드러내는 흔한 사례였다. 1977년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4000여 명으로 하루 평균 16명이었고, 우리나라의 자동차 한 대당 사고비율은 외국의 평균치와 비교해 발생 건수는 23배, 사망자 수는 31배, 부상자 수는 22배에 달한다는 충격적 사실도 소개
올해 3월 20일 자로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이 개정되면서 남성 교원도 육아시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연간 2일의 범위에서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주최하는 행사나 교사와의 상담을 위해 휴가를 낼 수 있도록 ‘자녀돌봄휴가’가 신설됐습니다. 이처럼 복무 관련 규정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음에 따라 변경된 복무 제도를 정리함과 동시에 관련 질의가 많이 들어오는 휴가제도의 내용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1. 남녀교원 구분 없이 육아시간 활용 가능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개정(2017. 3. 20)에 따라, 생후 1년 미만의 유아를 가진 여성공무원뿐만 아니라 남성공무원도 1일 1시간의 육아시간 활용 가능 ○ 육아시간의 허가는 근무상황부에 사용 기간과 매일의 사용 시간을 기재해 일괄결재로 처리하고, 사용시간이 변경될 경우에는 다시 결재 후 사용 ※ 예시 : 1시간 또는 30분 늦게 출근, 1시간 또는 30분 일찍 퇴근, 근무시간 중 1시간 활용 등 ◎ 적용례 남성인 A교사가 2017년 5월 4일 출생한 자녀의 양육을 위해 1시간 육아시간을 신청할 수 있으며, 육아시간은 본인의 신청에 따라 수업 등 학생지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근무시간 중의 적절한 시간을
‘인구 증가는 재앙’이라고 한 맬서스(Malthus)의 예측은 빗나갔다. 오히려 ‘인구 절벽’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국가적 재앙이 됐다.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 대학 교수는 2006년, ‘현재의 저출산 추세가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이 지구 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국가’가 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렇듯 이제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사회·국가적 당면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출산 인구가 연간 100만 명이었던 것이 40여만 명으로 줄었고 내년도에는 30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렇듯 출산율 저하로 인구가 급감하면 이는 바로 산업 인력이 줄어드는 것일 뿐 아니라 학생 수 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학급 수 감소, 교사 수, 학교 수 감소로 이어진다. 일부 대도시 지역에서는 이미 학교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서만 올해에 180개 학급이 사라졌다고 한다. 도서·벽지의 경우 학교 통·폐합은 일상적인 현상이 됐다. 이런 인구 절벽 상황은 교육의 문제인 동시에 사회적·국가적인 문제다. 인구절벽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물론 없지 않았다. 그동안 100조에 달하는 예산을 저출산 해결에 투입했지만 ‘백약이 무효’라고 할 정도로 효과를
우리 교육의 사회적 목적은 올바른 인성을 가진 창의적인 인재 육성이다. 인성을 수업 속에 녹여내기 위한 학습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다. 유대인이 적은 인구로 노벨상 수상자의 23%를 차지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로 많은 연구자가 대화하고 질문하며 토론으로 이어지는 ‘하브루타’ 학습을 꼽는다. 대화, 토론하는 과정에서 사고력 확장은 물론이고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시민 의식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시도해 봤다. ① 혼자 하는 공부가 아닌 함께하는 공부 질문이 적은 우리 학교의 현실에서 학생들에게 질문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고 대화하는 기법을 알게 할 수 있는 좋은 학습법이라고 생각해 짝과 함께 질문하고 대화하며 토론할 수 있는 ‘하브루타’ 교육방법을 적용했다. 교사가 학습 활동이나 신문 기사에서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내용을 찾아 학생들이 토론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짝과 함께하는 학습을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개인학습에 익숙하고 협력학습은 서로 의견을 듣고 말하는 상호소통 과정이 요구되기 때문에 귀찮아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특히 개인적으로 성취 능력
‘거꾸로 교실’ 수업을 시작한 첫해에는 수업 동영상을 보고 오도록 안내해도, 막상 보고 온 학생은 대여섯 명에 불과했다. 학생들이 동영상을 보게 하는 데 시간을 뺏겨 소통할 시간이 부족해 고민이 많았다. 그러던 차에 수석교사 모임에서 ‘하브루타 수업’을 접했다. 2016년 거꾸로 교실과 하브루타식 질문 만들기를 적용해 ‘질문과 설명으로 상호 소통하는 거꾸로 교실 수업’을 문법 단원에 적용해봤다. 둘씩 짝을 지어 학생들 스스로 동영상을 만들어 오라고 했다. 동영상은 반드시 교과서의 예와 학습활동 문제를 바탕으로 제작해야 하며, 학습목표와 관련된 질문을 둘씩 만들라고 했다. 그런 후 친구들의 동영상을 돌려가며 보고 오게 했다. 이때 반드시 친구의 동영상을 보며 친구의 설명에 대해 질문할 내용을 ‘질문과 설명’ 학습지에 작성해 오게 했다. 수업시간에는 모둠별로 앉되 책상을 디귿 자로 배열했다. 학습 내용은 ‘질문과 설명’ 학습지를 바탕으로 하되 또 다른 질문을 만들면서 서로 교차해 질의응답을 하게 했다. 그랬더니 수업은 친구들의 질문에 답하고, 새로운 개념을 설명하고, 또 다른 질문을 만들어 다른 모둠에 제시하는 학생 중심 활동으로 끊임없이 이어져 나갔다. 교사가
수업의 의도 ‘생명과학Ⅱ’ 교과의 ‘유전자와 생명공학’ 단원의 학습 요소는 재조합 DNA, 단일클론항체, 중합효소 연쇄 반응(PCR), 인간유전체 사업, 장기이식, 줄기세포 등 생명공학기술 원리를 학습한다. 그리고 사회적 쟁점인 생명공학의 발달과정과 가능성, 생명윤리를 다룬다. 이 단원은 생명공학의 기술과 윤리 등 학습 주제의 범주가 넓고, 학생들의 의사결정과 토의가 필요하다. 도서관 활용수업은 다양한 자료를 통해 생명공학의 원리와 사례를 학습하고 쟁점을 분석하는 데 적합한 수업 방식이다. 수업의 실제 수업 설계 단원에서 학생들이 관심 있는 주제를 선정해서 한 차시에 걸쳐 책을 읽고 분석하는 활동을 하기로 했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기 때문에 여러 차시에 걸쳐 수업 시간을 할애할 수 없었다. 따라서 한 시간 동안 책을 읽고 분석하면서도 학습을 위한 방법적 지식을 지도해야 했다. 고민 끝에 선정한 정보활용 기술은 ‘한 주제(one topic), 한 권의 책(one book), 한 개의 전략(one skill)’이다. 한 개의 주제를 선정하고, 관련 자료를 한 권 택해 읽는다. 이때 배경지식 활성화, 질문하며 읽기, 예측하며 읽기 등 다양한
핫 키워드 ‘4차 산업혁명’ 2017년 상반기, 각 포털사이트에서 집계한 빅데이터에 따르면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4차 산업혁명’이다. 산업의 영역뿐 아니라 교육과 사회문화, 예술 등 전 영역에 걸쳐 사용하고 있다. 클라우스 슈밥이 다보스 포럼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이 용어는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영향력은 매우 크다. 이 말을 쓰는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정말 많은 것들이 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은 어떤 개념일까? 오늘 다룰 책의 내용을 직접 인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1760~1840년경에 걸쳐 발생한 제1차 산업혁명은 철도 건설과 증기기관의 발명을 바탕으로 기계에 의한 생산을 이끌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이어진 제2차 산업혁명은 전기와 생산 조립 라인의 출현으로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1960년대에 시작된 제3차 산업혁명은 반도체와 메인프레임 컴퓨팅(1960년대), PC(1970년대와 1980년대), 인터넷(1990년대)이 발달을 주도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컴퓨터 혁명’ 혹은 ‘디지털 혁명’이라고도 말한다. 이 세 가지 산업혁명을 설명하는 다양한 정의와 학문적 논의를 살펴봤을
한국이 ‘실패에 관대한 사회’가 돼야 한다고들 말한다. 대통령도 재수 정도는 해주고 당선되는 게 기본인 걸 보면 서서히 그런 사회가 만들어지고 있나 싶기도 하다. 이혼남에 대해 매우 관대해진 이 사회의 태도를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최근 우리 사회가 결혼 실패에 대해 어느 정도로까지 관대해졌는지를 알고 놀란 계기가 있었다. 40대 중반으로 아직 미혼인 선배가 있는데, 본인의 ‘대외적 이미지 관리’를 위해 남들에게는 미혼남이 아니라 ‘이혼남’이라고 말하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너무 엄청난 발상의 전환이어서 진심으로 깜짝 놀랐다. 충분한 나이가 되도록 한 번도 안 다녀온 것보다는 한 번 다녀왔지만 실패한 쪽이 더 좋은 이미지를 확보한다는 점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혼남을 사칭’한다는 그 발상 자체가 더 놀랍지 않은가?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지만 가치관이 이렇게 빨리 변하는 건 줄은 정말 몰랐다.(물론 이런 분위기는 아직은 남성들만의 특권인 것 같다.) 저녁마다 TV에서 방송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이와 같은 ‘이혼남 전성시대’가 보다 가까이 다가온다. 이제는 이혼남들이 본인의 결혼 실패를 터부시하지 않는다. 주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