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총이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교권침해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 교사의 99%는 교사를 ‘감정노동자’로 인식했다. 스트레스를 주는 대상으로는 학부모를 단연 1위(66.1%)로 꼽았고, 교직생활 중 가장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것으로는 학생 생활지도(46.5%), 민원 응대(32.3%),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두려움(14.6%)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해 보면 교사도 이제는 관련 법률을 개정하여 감정노동자 직군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알다시피 감정노동은 미국의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Arlie Russell Hochschild)가 자신의 저서 감정노동에서 처음 언급한 개념으로서, 직업상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정해진 감정표현을 연기하는 일을 말한다. 이러한 직군에는 전화상담원·백화점 직원과 마트 계산원·은행원·요양보호사·경찰·보육교사 등 다양한 직업군이 포함돼 있다. 지난 2021년부터는 주로 고객을 응대하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고객 등 제삼자의 폭언·폭행 등에 노출될 수 있는 근로자까지 보호될 수 있도록 개정되었지만, 보육교사·유치원교사·특수교사를
회색빛 하늘보다 더 우울한 가을이다. 몇 달 사이에 마치 베르테르 효과처럼 많은 교사가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맞아 전국에서 열린 ‘공교육 멈춤의 날’인 9월 4일은 아마도 한국 교육사에 절대 잊히지 않을 아픈 흔적으로 남을 듯하다. 언제부터, 무엇부터 잘못된 것일까? ‘임금과 스승과 부모는 하나’라는 뜻의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나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라는 말은 이제 정말 ‘옛말’이 되어버린 것일까? 옆자리에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하나둘 무너져 내리는 교사들에게 “괜찮다”라고, “한 번만 더 해보자”라고 말할 수 있는 시절은 더 이상 오지 않는 것일까? 도대체 어쩌다가 학교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일까? ‘학교’(學校) 라는 단어의 뜻 그대로 ‘배우고 가르치는’ 곳에서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는 것은 언감생심일 뿐일까? 현실이 더 영화 같아서 슬프지만, 영화 속에서 한 번 더 건강한 학교 그리고 아름다운 사제관계를 꿈꿔본다면? 하늘이 높아가는 만큼, 마음이 추락하고 있는 당신을 위로해 줄 세 편의 최근 개봉작 및 개봉예정작을 소개한다(개봉 순). 수포자 없는 학교, 가능할까?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시대가
대학입시제도의 의미와 기능 대학입시제도는 개별 대학이 대학에 입학하려는 지원생 중에서 대학 입학 적격자로서 일정한 특성을 가진 사람을 가려내는 제도이다. 일정한 특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대학마다 다르다. 어떤 대학은 학생생활기록부에 나타난 다양한 기록을 판단 기준으로 삼기도 하고, 또 다른 대학은 거기에 최저학력기준을 추가하기도 한다. 수능점수만 기준으로 하는 대학도 있고, 고교 내신만을 기준으로 삼기도 하며, 이 둘을 일정 비율로 결합하여 기준으로 설정하는 대학도 있다. 물론 심층면접이나 실기고사 결과를 기준으로 활용하는 대학도 있다. 대학입시제도는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우선 대학에서 각자의 전공영역 학문을 성공적으로 이수할 수 있는 사람을 선별해 내는 기능을 수행한다. 국가경쟁력이 인재교육에 크게 영향을 받는 만큼 대학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즉 수학능력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는 일은 사회 전체의 중요한 과제이다. 다음으로 대학입시제도는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지원하는 기능도 수행한다. 상급학교 입시제도는 하급학교 교육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대학입시제도가 어떻게 설계되느냐에 따라 고등학교 교육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파
나에게 상담을 하시는 분들은 길 잃은 아이로 비유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지도를 갖고 있는데 그걸 보려고 하지 않거나 혹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알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나미야 씨가 운영하던 잡화점에 세 명의 도둑이 숨어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도둑이 숨어든 밤, 잡화점에는 상담편지가 도착하고, 도둑은 그들의 상담편지에 답장을 써준다. 상담편지는 나미야 씨가 죽기 전 잡화점을 운영할 때, 동네 아이가 보낸 상담편지에 답을 해주면서 시작되었다. 나미야 잡화점의 이야기는 과거와 미래를 오간다. 상담편지가 오고, 나미야 잡화점에 머무는 과거의 나미야 씨와 현재의 도둑이 내담자에게 적절한 조언의 답장을 보내면 내담자의 행동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대부분 내담자는 나미야 씨와 도둑의 조언을 듣지만, 자기 판단에 따라 움직인다. 그러고는 상담해 준 사람에게 결정에 도움을 주어 감사하다거나, 원망하는 답장을 보낸다. 내담자는 상담자에게 편지를 쓰면서 인생이 어떤 지도로 이루어져 있는지, 어디에 서 있는지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긴 시간 답장을 보내며 나미야 씨가 체득한 지혜를 마지막 상담편지에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표현되듯이, 인간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숱한 만남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다양한 인간적 만남의 과정 중에서 교사와 학생의 교육적 만남은 그 무엇보다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의 특별한 만남이란 교육전문가인 교사가 미성숙한 존재인 학생의 인격적 성장과 발전을 위해 교육적으로 지도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교사는 미성숙한 학생이 덕·체·지의 균형 있는 전인적 모습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교과 및 생활지도를 전개하는 실천적 교육전문가이다. 학교현장에서 교사의 교육적 지도는 교육법규에 기반하여 정당한 교육적 활동을 전개하는 전문적 권위를 가진다. 교사의 전문적 권위가 올바로 설 때 교사의 교육적 지도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교사가 교실에서 학생을 가르칠 때 전문적 영향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다면 교권은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이다. 세 가지 의미의 교권 교권은 일반적으로 교사로서 지니는 권위나 권력을 의미하지만,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교권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일차적으로 교권은 교사의 교육할 권리를 의미한다. 교사가 교실에서 교육과정을 편성하거나 교수·학습방법과
최근에 너무 큰 교육문제들이 발생해서 우리 마음을 너무 힘들게 합니다. 해결책이 보이지 않으니 답답하고 절망스럽습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는 소소한 교육이슈를 하나 언급하고자 합니다. 자그마한 문제이니 쉬이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소소하지만, 시시한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우선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떠올려 보지요. 첫째 시나리오는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하던 아이가 넘어져 무릎이 까진 경우입니다. 다행스럽게 뼈가 상하지는 않았지만, 무릎에 피가 조금 흐릅니다. 친구들은 넘어진 아이를 구박합니다. 수비하다 넘어진 탓에 골 하나 먹었다면서요. 코치는 아이에게 빨리 일어나라고 재촉합니다. 까짓것 피 조금 났다고 사람 죽지 않는다면서요. 만일 우리가 이 운동장 시나리오를 직접 목격한다면 혀를 차며 한탄할 것입니다. 아니, 아이가 피가 날 정도로 다쳤으면 빨리 응급조치를 해야지, 어떻게 구박하고 재촉하느냔 말입니까.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 아닌가요. 다행스럽게 한국 학교에는 보건실이 있어서 학생이 다치면 의료진이 재빨리 응급처치해 줍니다. 최소한 다친 부위를 소독해서 덧나지 않도록 예방합니다. 적어도 밴드를 붙여주어서 딱
교육전문직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항상 시간이 부족함을 느낀다. 수업·생활지도·업무 등을 하다 보면 학교에서는 준비할 시간이 없다. 그렇다고 퇴근 후에 본격적으로 하려고 하면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래서 한 가지를 하더라도 다른 것과 연계하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바로 논술 대비를 위해 자료를 모으고, 공부를 하면서 집단면접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하는 것이다. 먼저 논술과 집단면접의 토의·토론을 간단히 비교하면, 논술이 어떤 주제에 대해 글로 표현하는 것이라면 토의·토론은 말로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논술은 글이 기본이고 서론·본론·결론의 형태로 작성한다. 교육학적 지식과 교육 용어를 사용한다. 주제에 맞는 정확한 논지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논거를 가지고 짧고 분명하게 작성해야 한다. 자신의 의견 없이 다른 사람의 생각만을 나열해서는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없다. 또한 창의적인 대안을 자신의 주장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한 번에 논술을 잘하기는 어렵고 반복적인 논술 연습을 통하여 능력을 완성해 나가야 한다. 토의·토론은 말이 기본이고 여러 방법이 있지만 보통 주장(서론)·논거(본론)·종합정리(결론)로 표현한다. 논술이 자신만의 논지로
별자리 관측은 기원전 수천 년경 메소포타미아의 유목민이 푸른 초원을 따라 가축을 데리고 이동하는 유목생활 속에서 시작됐고, 이 별들을 동물이나 사람의 형상과 연관시키면서 최초의 별자리가 만들어졌다. BC 3000년경,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는 이미 천체 관측용 건물을 갖추고 있었고, 수학의 발달로 복잡하고 세밀한 계산이 가능했다. 그들은 천구 위의 태양이 지나가는 길인 황도대를 대략 30도씩 12등분 하여 황도 12궁(Zodiac)을 만들었다(그림 1 참조). 이 바빌로니아의 황도 12궁이 고대 그리스에 전승되어 그리스신화와 결합되면서 보다 풍성한 별자리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양 뿔을 닮은 양자리 양자리는 황도대의 첫 번째 별자리로, 서쪽의 물고기자리와 동쪽의 황소자리 사이에 있다. 양자리인 ‘에리즈(Aries)’는 ‘숫양’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알파별 하말과 베타별 샤라탄 외에는 모두 어둡다.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는 양치기의 신, 풍요의 신인 두무지(Dumuzi)의 별자리였는데, 그리스 문명권에 전승되어 양자리에 얽힌 신화가 만들어졌다. 양자리는 아주 유명한 산개성단 플레이아데스(Pleiades) 근처에 있어, 맑은 가을철 어두운 곳의 밤하늘에서
아침에 일어나보니 싸락눈이 내리고 있었다. 두꺼운 겨울 파카를 꺼내 입고 밖으로 나왔다. 숨을 쉴 때마다 우윳빛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가을에 내리는 눈. 초원의 낙엽송은 노랗게 물들었는데 눈이 내리다니. 숲에서 쌍봉낙타 몇 마리가 느린 걸음으로 빠져나왔다. 눈 내리는 단풍숲을 지나는 낙타. 뭔가 비현실적인 풍경이었다. # 초원 토요타 랜드크루즈를 타고 테를지 국립공원 야마트 산 정상에 올랐다. 이곳에 커다란 늑대상이 있다. 몽골인은 늑대를 시조로 삼는다. 몽골인은 ‘보르항산’ 기슭에 펼쳐진 초원에서 하늘의 뜻으로 인간세계에 내려온 푸른 늑대(볼테치노)와 그의 아내 흰 사슴(고아바랄) 사이에서 시조 ‘바타치 칸’이 태어났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이들의 10대손인 ‘알란코아’(북쪽에서 내려온 곱디고운 여자)가 태어났다. 몽골족의 시조모(族母)로 여겨지는 여인이다. 그리고 또다시 12대를 흘러 세계 제국을 건설한 칭기즈칸이 이 가문에서 나온다. 늑대상 옆에는 우리 서낭당에 해당하는 돌무더기 ‘어워’가 서 있다. 세 바퀴 돌고 소원을 비는 곳이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테를지의 풍경은 압도적이다. 곳곳에 거북바위·독수리바위 등의 이름을 단 기암괴석이
4차 산업혁명, 너 지금 어디쯤이야? 나? 이미 교실 도착했어!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꿀 정도의 변화나 발견이 일어났다고 가정할 때, 그 변화가 모든 사람의 삶 속에 숨 쉬듯 익숙하게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는 순간은 언제일까? 나에게 그 순간은 청소년 학생들이 일상 대화로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너무나 당연하고 편안하게 그것을 이용하는 시점이다. 상이한 관심사를 탐색하고 자신이 흥미를 가진 분야에 몰입하기 시작하는 시기의 학생들이다. 서로 다르게 반짝이기 시작한 학생들의 삶 속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가 있다면, 그것은 이미 거부할 수 없게 우리 모두의 곁에 자리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우리의 삶 속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 최근의 일은 아니다.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알고리즘, 가정이나 회사에서 적재적소에 활용되는 IoT 등도 그 초기 형태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현재와 그리 가깝지 않은 시점이다. 하지만 실제 학교현장에서의 체감 시점은 사뭇 달랐다. 5년 전, 지나가는 학생에게 ‘증강현실이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 ‘메타버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나요?’, ‘인공지능을 이용한 수업을 경험해 본 적이 있나요?’라고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