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학교마다 대부분 1학기 기말고사가 치러지고 있음을 보게 된다. 학생들이 일찍 가방을 들고 길거리를 오가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우리 학교도 어제 기말고사가 끝났다. 학생들은 시험이 주는 해방감을 통해 기쁨을 느끼기도 하고 시험의 결과에 의해 슬픔에 잠기기도 할 것이다. 아무튼 학생들은 시험이 주는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된 것만은 틀림없다. 시험 이후 방학을 맞이할 때까지의 시간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 시간을 잘 활용하느냐 하지 못하느냐에 따라 자신을 한 계단 높일 수 있느냐 제자리에 멈추느냐 아니면 뒤로 후퇴하느냐 하는 갈림길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학문은 역류하는 배가 같지 않은가? 공부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정말 만만치 않다. 멈추는 순간부터 제자리에도 서 있지 못하고 후퇴하게 된다. 계속해서 노력이 뒤따라야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진보가 있게 된다. 이 좋은 시간들, 여유 있는 시간들, 부담 없는 시간들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할 일 없이 오락실에 가서 오락이나 하고 시간을 보낼 것인가? 무턱대고 친구들과 어울려 삼삼오오 거리를 헤맬 것인가? 아니면 친구들과 어울려 술이나 마시고 길에서 추태를 부릴
칭찬에 대한 논란이 많다. 과연 칭찬하는 것이 교육에 효과적인지 아니면 칭찬을 하지 않고 지적을 하고 바로 잡아주려고 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아마 이에 대한 해답을 칼로 두부를 자르듯이 명확하게 내놓을 수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기도 하는 상승작용을 하기도 하지만 한편 칭찬은 고래를 멍들게 하는 하강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칭찬이 교육에 효과적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지적보다 칭찬이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언제나 하게 된다. 그래서 누구보다 지적보다 칭찬을 많이 한다. 꾸중보다 칭찬을 많이 한다. 그렇다고 꾸중을안 하고, 잔소리를 안 하고, 나무라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꾸중할 때는 호되게 꾸중을 하기도 하고 지적할 때는 구체적으로 지적한다. 나무랄 때는 심장이 상할 정도로 나무라기도 한다. 그런데 경험에 의하면 지적보다는, 나무라는 것보다는, 꾸중을 하는 것보다는, 호통을 치는 것보다는 칭찬을 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 선생님에 대해 칭찬을 할 때와 지적을 하고 나무랄 때 나타나는 반응을 보면 확연히 다르다. 칭찬할 때가 훨씬 얼굴이 밝다. 표정이 좋다. 생기가 돈다. 들려오는 말도 좋다. 하지만
‘교육은 사랑’이라는 말이 갈수록 더 친근감으로 다가온다. 더욱 그러하다는 확신감을 얻게 된다. 누가 뭐라고 반박해도 나의 마음에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다. 사랑이 없으면 관심도 없다. 사랑이 없으면 열정도 없다. 사랑이 없으면 노력도 없다. 사랑이 없으면 헌신도 없다. 사랑이 없으면 자주 주저앉고 만다.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더러운 것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저녁으로 주민들이 운동하다 버려두고 간 담배꽁초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주워려고 하지도 않는다. 하루, 이틀이 지나도 그대로 있게 된다.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학교를 돌아보지 않는다. 구석진 곳을 돌아보지 않는다. 외진 곳을 돌아보지 않는다.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학생들의 말이 귀에 들리지 않는다. 학생들이 온갖 욕설로 말을 해도 귀에 들리지 않는다.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아무리 떠들어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예 귀밖에 듣는다. 사랑이 없으면 열정도 없다.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열정이 생기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투자하는 시간이 아깝게만 느껴진다. 그래서 시간에 대해 인색하게 된다. 그러니 언제나 시간에 쫓기는 생활을 하고 만다. 하지만 학생들을 사랑하는
세월이 너무 빠르다. 벌써 7월이다. 선생님들에게는 가장 근무하기 힘든 달이 7월이다. 왜냐하면 학생들은 진이 빠질 때로 빠져 있고, 선생님들도 지칠 때로 지쳐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날씨는 너무 덥다. 학생들의 몸에서 향기로운 냄새가 아닌 땀 냄새가 교실을 진동한다. 거기에다 학생들의 더운 입김을 품은 소리로 인해 선생님들은 어찌할 줄 모른다. 이것뿐이랴! 선진국이니 앞서가는 교육이니 하면서도 아직 교실에 에어컨 한 대도 없다. 우리학교만 해도 그렇다. 앞동에 있는 2,3년 교실은 그런 대로 조금 낫다. 바람이 불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뒷동에 있는 1년 교실은 더 심하다. 바람이 거의 없다. 거기에다 1층에서 올라오는 더운 열기가 가세한다. 그러니 선생님들이 숨이 턱턱 막힌다. 교실에 몇 대 있는 선풍기로는 시원함을 안겨주지 못한다. 이를 알고 있지만 저로서도 어쩔 수가 없다. 본청의 관리과장님께, 교육장님께, 교육위원의장님께, 동창회장님께, 북구청장님께 부탁을 드려도 예산이 없어 어렵다고만 한다. 그렇다고 학교에 예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돈이 많으신 분의 기부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열악한 환경 속에서 참고 기다릴
오늘 오후 세 시부터 강북교육청 2층 소회의실에서 학력향상 T/F팀 4차 협의회가 있었다. 팀장으로서 인사를 하면서 아라비아 속담 하나를 소개했다. ‘무엇인가 하고 싶은 사람은 방법을 찾아내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사람은 구실을 찾아낸다’고 했다. 그렇다. 학력향상을 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방법을 찾아내려고 하지 핑계만 대고 환경만 탓하고 구실만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방법을 찾을 때도 가까운 데서 찾아야 한다. 우리의 학교 현실 속에서 찾아야 한다. 깊이 있게 찾아야 한다. 우물을 팔 때도 처음에는 꾸중물이 나오지만 계속 파들어 가면 맑은 물이 나오지 않느냐? 이번에는 ‘좋은 수업하기’에 대해서 토론을 할 텐데 좋은 수업에 대한 좋은 의견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렇게 서두 인사를 하고 나서 참여한 모든 선생님들 나름대로 말씀을 하셨다. 참여한 분들 중에는 교감선생님을 비롯하여 경력이 얼마 되지 않는 선생님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얼마나 진지하게 말씀을 나누고 토론을 했는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두 시간이 지나갔다. 마무리 시간에 좋은 수업에 대한 저의 의견도 말씀 드렸다. 좋은 수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연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좋은 수업이란 학
우리는 종종 속도를 좋아하다사고를 당하거나 낭패를 보게 된다. 어떤 때는 차가 좋다고 속도를 내기도 하고 어떤 때는 운전에 자신이 있다고 속도를 내기도 하고 어떤 때는 길이 좋다고 속도를 내기도 한다. 또 어떤 때는 운전솜씨를 보여주기 위해 속도를 내기도 하고 어떤 때는 추월하는 차에게 질 수 없다는 자존심 때문에 속도를 내기도 한다. 이렇게 속도를 내면 낼수록 도사리는 게 무엇인가? 바로 사망 내지 대형사고 아니겠는가? 타이타닉호가 배가 좋다고 속도를 내다가 대형사고가 나지 않았는가? 잘 달린다고 거침없이 달리다가 그렇게 되지 않았는가? 잘 달린다고 가는 방향을 점검하지 않아 그렇게 되지 않았는가? 선장의 자존심 때문이 그렇게 되지 않았는가? 선장의 노련한 솜씨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았는가? 우리 선생님들은 운전자와 선장과도 같다. 운전을 잘 할수록 속도를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듯이 학생들을 잘 가르칠수록,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노하우가 쌓일수록 속도를 제어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큰 낭패를 당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늘 속도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달리기만 좋아해서는 안 된다. 추월만 좋아해서도 안 된다. 쉼 없이 달
사람들은 누구나 인정(認定)을 받고 싶어 한다. 부모는 자녀에게, 자녀는 부모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 하고, 선생님은 학생들과 학부모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어 하고, 학생들은 선생님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인정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자기 자신에 대한, 자기 신분에 대한 의미 부여이고 가치 부여이기 때문이다. 자식이 부모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 주면 부모는 얼마나 기쁘고 기분이 좋겠는가? 또한 자녀도 부모로부터 인정을 받으면 어깨가 들썩들썩하고 신이 날 것 아니겠는가? 선생님도 마찬가지이다. 학생들이 선생님을 인정해 주면 선생님이 얼마나 신이 나고 행복하겠는가? 학생들이 나를 인정해 주고 따르게 되면 선생님은 교직의 보람을 느끼면서 더욱 자신을 다듬어 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정(認定)을 받은 선생님은 신바람이 나서 학생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할 것이며, 학생들에게 더 많은 것을 성심성의껏 가르치려고 연구하고 자기 연찬에 힘쓸 것 아니겠는가? 인정(認定)은 학생들을 변화시킨다. 배우는 학생들이 선생님을 인정했을 때만 진정 교육다운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 학생들이 선생님을 인정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르겠는가
4년 전 울산여고에 교감으로 부임할 때 "교육은 사랑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학생들을 사랑하고, 나와 함께 생활하는 동료 선생님들을 사랑하고,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를 사랑한다면 교육의 발전은 물론 생활의 만족과 행복을 가져줄 것입니다"라고 인사를 했었다. 지난 3월 농소중에 부임하면서도 비슷한 인사말을 했다. 예나 지금이나 교육은 사랑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사랑이 밑바탕이 돼 있으면 교육은 반드시 잘되게 되어 있다. 나에게 맡겨진 학생들을 내 자식처럼, 내 형제자매처럼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보나마나 관심은 말할 것도 없고 학생들에게 감동과 만족을 줄 수 있는 수업을 할 것 아니겠는가? 학생들을 위한 일이라면 시간, 열정, 노력 등 모든 것을 투자할 것이고 최선을 다할 것 아니겠는가? 학교 식당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학생들을 내 자식처럼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음식을 얼마나 정성껏 만들겠는가. 혹시 식중독이 일어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주변을 언제나 청결하게 하지 않겠는가. 숟가락, 젓가락, 음식그릇 할 것 없이 깨끗하게 소독하며 철저하게 위생관리를 하지 않겠는가. 혹시 음식이 적어 더 먹고 싶어 하는 학생이 있으면 어떻게 하겠나.
우리 학교 교육목표는 '기초와 기본이 제대로 되고 큰 꿈과 큰 비전을 품은 탁월한 인간 육성'이다. 이렇게 교육목표를 정한 이유는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학력향상의 밑바탕인 기초교육과 좋은 사람의 밑바탕인 기본교육을 잘 시켜 '실력'과 '사람됨'의 두 날개를 달고 세계를 향해 날아가는 꿈을 가지도록, 각계각층에서 탁월한 인간 즉 유능한 인간, 성실한 인간, 건강한 인간, 위대한 인간, 훌륭한 인간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꿈을 가지라고는 하지만 큰 꿈을 가지라든가 탁월한 사람이 되라고는 강조를 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탁월한 사람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탁월한 사람은 누구든지 될 수 있고, 누구든지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고, 누구든지 큰사람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 자료에 의하면 보통 사람들은 그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500~700개의 다른 기술과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무한한 능력을 가진 학생들에게 그들이 가진 능력을 잘 찾아내어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게 우리 선생님들의 몫이다. 우리 선생님들이 한없는 가능성을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중시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기초와 기본이다.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면 오래가지 못해 무너지고 기본이 바로 서지 못하면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기초와 기본을 잘 다져야 하지만 특히 자라나는 학생들은 기초와 기본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기초와 기본의 바탕 위에 뛰어난 실력과 좋은 성품을 지닌 사람다운 인물로 자라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기초교육을 놓치지 않도록 학생들이 먼저 해야 할 일과 나중에 해야 할 일에 대한 분별력을 갖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이상하게도 학생들이 먼저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별로 하지 않아도 되는 것에 더욱 관심을 쏟고서 열심히 하는 것을 얼마나 많이 보는가? 덜 중요한 것 먼저 생각하고 덜 중요한 것 먼저 행하고 덜 중요한 것에 목숨 거는 그야말로 거꾸로 사는 어리석은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가? 학생들의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뭐니 뭐니 해도 공부다. 배우는 학생이 공부보다 앞서는 것이 있다면 우선순위를 무시하는 것이다. 배우는 학생이 공부 기회를 놓치면 어떻게 되나? 때를 놓치고 나면 공부다운 공부를 못하게 되고 나이 들어 공부하려면 공부가 오히
오늘 우리학교는 개교기념일입니다. 모두가 하루를 쉬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이웃 신설학교 개교기념식에 참석하러 가게 됩니다. 우리학교는 1953년에 개교하여 55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입니다. 울산에서 일곱 번째로 오래 된 학교입니다. 만 명이 넘는 인재를 길러낸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좋은 학교에 근무한다는 자체가 저에게는 큰 행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주에는 우리학교 동창회장님을 만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동창회 회장님께서는 이웃 농협에서 조합장으로 계시는 분이십니다. 동창회 회장이 되기 전부터 우리학교에 관심이 많으셔서 1사 1학교 자매결연을 맺어 많은 지원을 해주시는 분이십니다. 이번에 만났을 때도 모교의 발전을 위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현재 도와주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도 많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낙후된 환경을 개선해 줄까를 고민하기도 하셨습니다. 이웃 신설학교에 비해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을 알고 학교를 다시 살려보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갖고 계셨습니다. 어느 누구보다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많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로서는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학교 형편을 말씀 드렸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흐립니다. 월요일을 시작하기에는 별로 좋지 않은 날씨입니다. 그렇지만 월요병도 잘 이겨내고 월요일을 산뜻하게 잘 시작하시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고마움을 느끼게 됩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마음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월요일만 되면 유리창이 깨진 것을 자주 봅니다. 얼굴이 찡그려집니다.오늘도 마찬가지입니다. 운동장이 작은 데다 공을 차니 자주 유리가 깨집니다. 공을 차다 유리창이 깨지는 것은 얼마든지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학생들이 다치지 않게 좀 치우면 안 되겠습니까? 운동장을 사용했으면 최소한 기본을 지켜야 될 것 아닙니까? 조금 시민수준이 높아진다 싶었는데 또 그렇지 못함을 보면서 안타까워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문 앞 도로에는 또 두 봉지의 쓰레기를 버려놓았습니다. 양심과 함께 버려놓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참을 수밖에 없지요. 우리 쓰레기 봉지에 담아 학교 창고 안에 버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교육하는 선생님이고 우리학교는 교육하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학생들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도 간접적으로 가르쳐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에게 어떻게 가르칩니까? 말보다는 행동입니다. 분노보다는 참음입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날씨가 흐려 그런지 몸이 무거웠습니다. 새벽 세 시 반에 잠이 깨어 그 뒤로 잠을 자지 않은 탓인지 계속 눈이 감기곤 했습니다. 오늘 토요일 오후가 없었더라면 찌든 몸을 보충할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만사를 제쳐놓고 오후에는 편히 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몸이 훨씬 가볍습니다. 정신이 훨씬 맑습니다. 마음이 훨씬 가볍습니다. 맑은 정신이라 그런지 생각도 맑은 것 같습니다. 오늘 오전에 열심히 청소하고 계시는 선생님이 떠올랐습니다. 우리학교에서 가장 연세가 많으신 선생님이십니다. 애들이 한창 등교하는 시간에 현관으로 나가보니 검은 봉지를 들고 운동장 주변과 화단 주변과 학교 전체를 돌면서 휴지를 줍고 계셨습니다. 이 선생님은 모든 일에 모범이십니다. 수업하시는 것도 그러합니다. 청소하시는 것도 그러합니다. 선생님들을 이끌어 가시는 것도 그러합니다. 젊은 선생님들에게 귀감이 되는 좋은 선생님이십니다. 그렇다고 승진에 뜻을 두고 계시는 선생님도 아니십니다. 부장도 극구 사양하시는 것을 교감선생님께서 부탁, 부탁해서 거절을 못하시고 맡아주셨습니다. 저는 이 선생님을 볼 때마다 고마운 마음이 생깁니다. 이 선생님이야말로 사명을 가지신 분임을 알 수 있
그토록 그리워하던 봄은 지나갔습니다. 그토록 붙들고 싶은 봄은 지나갔습니다. 많은 아쉬움을 남긴 채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많은 그림을 남긴 봄은 지나갔습니다. 많은 꿈을 심어준 봄은 지나갔습니다. 많은 생각을 남긴 봄은 지나갔습니다. 아쉬워 그런지 여름을 알리는 6월 첫날에도 봄의 여운은 남아 있는 듯합니다. 아직 봄기운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봄은 조금도 미련을 두지 않고 물러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여름에게 자리를 양보합니다. 여름에게 우리 모두를 맡기고 자신을 내년을 기약하며 숨을 죽입니다. 여름은 봄에게 미안한 듯 아직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으려 합니다. 때를 기다리는 듯합니다. 조급하지 않습니다. 느긋합니다. 언제나 조급증을 내며 ‘빨리 빨리’를 좋아하는 저를 꾸짖는 듯합니다. 하루아침에 바꾸지 않으면 안달을 내는 저에게 여유를 갖도록 합니다. 모두가 저같은 성격이 되어 저가 원하는 대로 빠르게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기도 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때는 저와 같은 성격을 가진 선생님을 좋아하곤 했습니다. 저와 같은 성격의 선생님이 많았으면 하고 기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학교라는 공동체를 원
오늘은 안개가 많이 끼었습니다. 새벽부터 안개가 많았습니다. 안개를 보니 날씨가 더워질 모양입니다. 안개를 보니 날씨가 맑게 개일 것 같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안개도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예고자 역할을 단단히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얼마 동안 동대산에 관심이 적었습니다. 아니 관심이 없었습니다. 연휴에다 출장에다 동대산을 볼 수 있는 날이 적은데다가 관심도 적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동대산을 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동대산을 잘 볼 수 없었습니다. 운무가 동대산을 가렸습니다. 어느 때보다 볼 수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혹시 학교에 대한, 학생들에 대한, 교육에 대한 관심이 적었거나 식어진 것이 아닌가 하고 자신을 되돌아봅니다. 혹시 초심이 사라지지 않았나 자신을 점검해 봅니다. 평소와 같이 아침 일찍 출근을 했습니다. 학교에 들어오니 이제 학교 주변이 너무 깨끗합니다. 초록빛 운동장도 깨끗했습니다. 초록빛 나무들도 싱싱했습니다. 운무사이로 비쳐오는 햇살은 더욱 아름답고 찬란했습니다. 많이 변한 학생들을 보면서 기쁨을 느끼게 됩니다. 많이 성숙한 주민들의 의식을 보면서 기쁨을 간직하게 됩니다. 교육의 위대한 힘을 새삼 느끼는 아침입니다. 그래도 학생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