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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초등에서 중등교사로, 9년간 일본 파견 근무 특수교육 전공하며 ‘기다림’의 교직철학 생겨 전교생에 편지 써 전달…친근한 교장 선생님 이사만 열다섯 번…“감내해준 아내에게 감사” 인생 2막 기대 돼…“매일 한 편씩 글 쓸 것” “퇴임하던 날요? 홀가분했죠. 아쉽거나 섭섭한 기분도 없었습니다. 길었던 교직생활을 큰 사고 없이, 후회 없이 마무리 지었다는 안도감이 더 컸어요. 퇴임이 끝은 아니잖아요? 강의 활동도 하고, 글 써서 책도 내고 싶고…. 할 일이 너무 많아요!” 김광섭 전 전남 순천동산여중 교장은 최근 42년 5개월의 교직생활을 마치고 퇴임했다. 지난달 28일 퇴직교원 훈‧포장 전수식에서 황조근정훈장도 받았다. 이제는 쉬어가도 좋으련만 그는 여전히 학생들 곁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동산여중에서 일주일에 2시간 씩 일본문화교류 특강을 맡게 된 것. 8일 학교에서 김 전 교장을 만났다. 인터뷰를 위해 야외 벤치에 앉자 교실에서 내다보고 있던 학생들이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물어온다. “옆에 누구예요?”, “쌤 뭐하세요?” - 보통 교장선생님 하면 근엄하고 어려운 이미지인데, 학생들과 상당히 친하신 모양입니다. “재임시절 아이들 한명 한명에게 직접 편지를 써줬어요. 진로에 대해 쓴 자료를 바탕으로 앞으로 할 일, 주목할 분야에 대해 안내해주고 다독여주는 편지였죠. ‘외교관을 꿈꾸는 인영이에게’, ‘해진아, 무식한 노력은 천재를 이긴다’와 같이 제목도 달아서 일일이 전해줬어요. 교장실 문도 항상 열려 있었죠. 언제든 찾아와 이야기 할 수 있게요. 그래서 아이들이 더 친근하게 느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 퇴임하신 교장선생님을 교실에서 다시 보니 더 반가워하는 것 같습니다. 퇴임 후 최근까지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정말 바빴어요. 7월 방학 하자마자 학교 아이들 30여 명을 데리고 일본에 다녀왔죠. 학교생활도 체험하고 홈스테이도 하면서요. 개학 후에는 일본 학생들이 우리학교로 오는 교류활동을 진행했어요.” - 일본에는 특별한 인연이 있으신 겁니까. “93년부터 9년을 일본에서 살았어요. 구마모토와 후쿠오카한국교육원장을 지냈어요. 재일동포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기관이었죠. 지역 교민들에게 한국어도 가르치고 역사 강의도 했어요. 한국의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라든지, 역대 대통령들에 대한 설명 같은 거요.” - 기억에 남는 교육생도 있습니까. “50세가 넘은 아주머니였는데, 강의 후 오셔서 감사 말씀을 하더군요. 한국인이지만 이 나이까지 한글을 전혀 몰랐는데, 덕분에 태어나 처음으로 한글로 이름을 쓸 수 있게 됐다면서눈물을 흘리시더라구요. 정말 뿌듯했습니다. 그때부터 한글을 더 빨리 가르치려고 연구도 많이 했어요. 한국어 강사 풀을 조직해 교수법에 대한 강의도 했습니다. 지금도 제 수업을 2시간 정도만 들으면 대부분 한글로 자기 이름을 쓸 수 있게 돼요.” - 일본 생활 외에도 다양한 외부활동을 하신 것으로 압니다. “89년에 교육부 파견으로 한국교총 교육정책연구소 연구원으로 3년 정도 근무했었어요. 아내도 근무하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온 가족이 함께 서울로 이사를 했죠.” - 교총과의 인연도 깊으시군요. 당시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한국교육신문을 전국 회원들의 자택으로 송부하는 프로젝트를 맡았어요. 또 각종 현장연구 활동을 하면서 자료집도 많이 만들었죠. 교총에서의 3년은 교육에 대한 새로운 안목을 키우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는 끊임없이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는 사람이었다. 73년 고흥 나로도의 조그만 섬에 있는 사양초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해 5년을 초등교사로 재직하다가 역사전공 교원자격 검정고시를 보고 중등교사가 됐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방송통신대학에서 행정학을 공부하는가 하면 대구대에서 특수교육 교육학 석사도 땄다. 85년 특수학급이 처음 설치되던 무렵이었다. - 초등에서 중등으로 옮긴 이유는 무엇입니까. “원래 꿈이 역사교사였어요. 학창시절 역사를 너무나 재미있게 가르쳐주셨던 선생님을 보고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생각했거든요. 초등보다는 중등에서 더 재미있고 깊이 있는 수업으로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국사교과서 전체를 구조화 해 차트를 만들기도 하고, 스토리텔링을 활용해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려는 노력을 많이 했죠.” -특수교육은 왜 시작하셨나요. “교직 초기에는 아이들을 하나하나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성적 향상이 먼저라고 생각했어요. 필요하면 매도 들었죠. 그 중 한 아이가 알고 보니 자폐였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매를 때리며 가르치려 했던 거죠. 교직 생활 중 가장 후회되는 일 중 하나예요. 그때 일이 계기가 돼 특수교육을 배우게 됐습니다. - 특수교육은 어떤 도움이 됐습니까. “아이들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전에는 못 따라오면 ‘왜 못하냐’며 다그치고 아이들에게 책임을 돌렸거든요. 배움에는 개인차가 있고 모두가 잘난 사람이 될 수는 없다는 걸 안거죠. 그리고 기다려주게 됐습니다.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하면서 스스로 행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 잠재능력을 끌어올려주는 사람이 바로 교사의 역할이었습니다.” - 기다림이란 어떤 거죠? “우리는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입니다. 힘들다고, 대화가 안 통한다고 포기하면 교사로서의 자격도 없는 거죠.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요. 한 번은 불량학생으로 찍힌 아이를 불러다 실험을 해봤어요. “저기서 무릎 꿇고 앉아라” 시킨 뒤 아이 옆으로 수첩을 던졌습니다. 보통 움찔하기 마련인데 꿈쩍도 않더군요. 그 때 알았죠. ‘아, 이 학생은 가정폭력에 노출됐거나 상처가 많은 아이로구나. 사랑으로 더 감싸야겠다’ 하고요. 뜻대로 만들려고 조바심 내거나 윽박지른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교사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초임 시절에는 교사를 가르치는 존재로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교사 역시 학생들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것을 알았죠. 서로 배우고 나누면서 공감해야 함께 성숙할 수 있다는 것을요. 교사 역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성장해야 합니다. 절대로 배움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 근무하셨던 이력을 보면 특히 여자중학교에서 많이 계셨던 것 같습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장흥여중, 광양여중, 동산여중…. 그러고 보니 그러네요. 꼭 여학교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저는 여성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일본에 여성교육 시스템이 매우 잘 갖춰져 있는 것을 보고 이런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어요. 선진국일수록 교육에, 그리고 여성교육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을요.” - 초등에서 중등으로, 한국에서 일본으로, 특수교육에 행정학까지…. 참 바쁘게 사셨을 것 같습니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쉼 없이 배우고 탐구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방학 때는 하루 16~17시간씩 공부하기도 했어요.” -그만큼 많이 옮겨 다니셨을 것 같습니다. “이사를 열다섯 번이나 했더군요. 서울, 대구, 광주, 광양, 일본 후쿠오카 등 이사에 달인이 될 지경입니다.(웃음) 믿고 따라와 준 아내와 자식들에게 고마운 마음이에요. 특히 수차례 짐을 꾸리고 정리하며 큰 역할을 묵묵히 감내해준 아내에게 고맙습니다.” - 다양한 경험들이 선생님께 가져다준 것은 무엇입니까 “기회입니다. 할 줄 아는 것이 많아지니 할 일도 많아진 거예요. 영어를 할 줄 알고 특수교육을 전공한 교사가 필요하다고 해서 한국대표로 정신지체아 국제회의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또 일본어를 공부했더니 교원연수생으로 뽑혀 유학할 기회도 얻을 수 있었죠. 깨달은 것은 두 가집니다. 열심히 하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는 것, 그리고 각각의 능력을 연결시켜주는 다리가 필요하다는 것이에요.” - 뜻 깊게도 황조근정훈장을 받으셨습니다. 퇴임식 날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모든 것을 한 장의 종이에, 한 개의 훈장에 다 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그 열매의 상징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훈장 전수식에는 봉직 중 유명을 달리해 부인이 대신 참석한 가정도 있더군요. 삶이, 무사한 정년퇴임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의 이 시간까지 큰 사고 없이 잘 살아온 삶에 감사할 따름이에요. 모두 학생들 덕분입니다. 그 아이들이 제겐 훈장이죠.” - 인생 2막의 시작입니다. 어떤 계획이십니까. “적어도 매일 한 편씩 글을 쓸 생각입니다. 지금까지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써왔다면 이제부터는 제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후배 선생님들께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담을까 해요. 기회가 되면 엮어서 책도 내고 싶고요. 한국교육신문 이리포터로도 계속해서 활동해야죠.”
저쟝성(浙江省) 융캉시(永康市)의 한 중학교 영어교사 쩌우리(周莉, 44세)는 2009년부터 중학교 고급교사 직급 승진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해마다 결과는 실망적이었다. 워낙 승진 정원이 제한적인데다 교사평가에서 번번이 젊은 교사들에게 밀려왔기 때문이다. 쩌우 교사가 소속된 학교는 저쟝시 교육청으로부터 해마다 고급교사 정원을 많아야 한 두명, 어떤 때는 단 한명도 못해 승진까지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도시학교 교사인 그는 나은 편이다. 허난성 (河南省) 위저우시(禹州市) 우량진(无梁镇) 용문(龍門)중학교의 교장은 평생을 이 학교에서 근무했다. 사십대에 초등학교 고급교사 직급에 승진한 후 지금까지 상위 직급 승진은 꿈도 꾸지 못한다. 승진을 위해서는 중학교, 혹은 고교로 전근해 관련 규정대로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지방교육청 주최 현장수업 경합에서 수상하거나 연구프로젝트에 참가해야 한다. 하지만 인터넷조차 없는 시골학교에서 이는 하늘에 별따기다. 1986년부터 시작된 중국의 교사 직급제도는 지금도 여러 문제로 논란을 겪고 있다. 우선 제기되는 것이 학교급에 따라 차별적인 직급제도다. 중국의 초중등학교 교사 직급은 각각 3급교사, 2급교사, 1급 교사, 고급교사, 특급교사로 나뉜다. 특급교사는 전국적으로도 극소수여서 보통 교사들에게 가장 높은 직급은 고급교사다. 하지만 같은 고급교사라도 초중등학교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초등 교사의 직급은 동급 중학교 교사보다 한 급 낮게 간주된다. 즉 초등교 고급교사는 중등학교 1급교사에 해당하고 중등학교 고급교사는 대학 부교수 급에 상당하다. 초등교 고급교사가 승진을 하려면 중학교나 고교로 전근함과 동시에 규정에 따라 승진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다음 문제는 승진정원 배정제다. 중국은 각 지방교육청에서 관할 지역 초중등학교의 직급별 인원비율에 맞춰 학교에 승진정원을 배정한다. 이러다보니 도시지역에서는 해당 조건을 갖춘 교사들이 배정 승진 정원보다 많아 승진이 어려운가 하면 농촌지역에서는 조건 미달로 정원이 배정됐음에도 승진 추천자가 없는 경우가 허다. 특히 교사이동제가 실시되지 않는 중국에서는 수십 년간 한 학교에 근무하면서 승진 차례를 기다리는 교사가 많다. 승진 평가제도도 문제다. 정원이 제한돼 경쟁 선발에 따른 부담이 크다. 끊임없이 연수에 참여해야 하고 각종 수업경시, 자격증 등을 따야 한다. 시대가 바뀌고 다양한 교수법이 요구되면서 현대적 기술에 익숙한 도시지역 젊은 교사들에게 유리해 중견 교사들의 정체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교육부와 인사부는 올 8월25일, ‘초중등학교 교사 직급제도 개혁에 관한 지도적 의견’을 공동 발표했다. 초등교와 중등학교를 차별한 직급제도를 통일해 초중등을 막론하고 3급교사, 2급교사, 1급교사, 고급교사, 정고급교사로 나눈 것이다. 정고급교사는 대학교수와 직급이 같다. 이는 초중등 교사들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려는 중국 정부의 대안이다. 하지만 승진 기준은 여전히 높다. 예를 들어 고급교사가 되려면 담임교사 경력이 2년 이상이어야 하고 특색있는 교수법을 갖춰야 하며 성(省)급 이상 연구과제에 참가해야 한다. 정고급교사로 승진하려면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논문발표, 프로젝트 연구 외에도 교사평가 심사위원회에서 주최하는 수업분석, 수업평가, 면접, 논술평가 등 수많은 절차를 거친다. 교육부는 각 지방교육청에 올 12월까지 교사평가와 직급제도 개혁 방안을 제출해 인사부, 교육부 심사를 거치고, 내년에는 새 제도에 의한 첫 교사평가 실시를 주문했다. 하지만 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단행된 제도여서 어떤 문제가 새로 야기될이지 귀추가 주목된다.
교육부 개최, 교총 주관…통일‧동북아평화 주제로 중‧고‧대 28개 팀 발표‧토론, 표현력‧창의력 빛나 중등 ‘멘사플러스알파’, 고등 ‘통일아카데미’ 대상 교육부 등이 주최하고 한국교총이 주관한 ‘광복 70년 기념 전국 학생탐구토론대회’가 16~18일 교총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광복 70년을 맞이해 학생들이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기르고 미래의 주역으로서 자신의 역할과 비전을 정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기 위한 것으로 중학부, 고교부, 대학부로 나눠 진행됐다. 개회식에 참석한 황우여 부총리는 “대한민국이 이룬 70년의 역사를 잇고 새로운 도약을 마련하기 위한 긍정적‧미래지향적 철학과 신념이 중요하다”며 “광복 100년을 맞을 미래의 주인공인 학생 여러분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통일, 경제, 문화에 대해 다방면으로 탐구하면서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키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총 496팀 1984명이 신청했으며 2일까지 진행된 전국 17개 시도대회에서 최종 10개 팀이 이번 본선대회에 참가했다. 대회는 4명의 팀원들이 12분 동안 발표하고 순서를 배정받은 네 개 팀이 순서대로 질의하고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중학부문 대상은 서울 보인중 3학년들로 구성된 멘사플러스알파 팀(이희철, 신민혁, 박훈희, 김상협)에 돌아갔다. 대상이 발표되자마자 눈물을 흘린 김상협 군은 “평소 연습했을 때보다 제대로 답변을 못한 것 같아 마음을 졸였는데 이렇게 대상을 타게 될 줄은 몰랐다”며 “대회를 준비하면서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통일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멘사플러스알파팀은 2020년 8월 15일 ‘안다미로도르리’ 투자설명회라는 색다른 콘셉트로 발표했다. 특히, 발표 초반에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까지 동원해 해외 투자를 겨냥한다는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해 주목받았다. ‘안다미로도르리’는 ‘그릇에 넘치도록 많은’을 의미하는 안다미로와 ‘여러 사람들이 돌아가며 함께 먹음’을 뜻하는 도르리가 합쳐진 의미의 남북공동브랜드로 명명했다. 본사를 판문점에 두고, 남과 북 5곳에 식당을 설치하는 등 아시아 대도시까지 확장하겠다는 내용의 사업계획이었다. 최영주 지도교사는 “훌륭한 원석들을 만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아이들이 이제 야 통일에 대해 알기 시작했는데 끝나서 아쉬워한다. 통일과 관련해 학생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대회나 행사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인기 심사위원장은 “주제를 입체적‧포괄적‧확산적으로 보는 안목을 가진 팀에 좋은 점수를 줬다”며 “비전과 현실의 관계를 논리적으로 연결 지었는가와 결론에서 나온 대안의 구체성을 중요하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고교부문에서는 경남 마산제일여고의 통일아카데미 팀(윤예본, 이지형, 정지혜, 황현정)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지형 양은 “팀원 중 3명이 모두 교대 진학을 꿈꾸고 있어 통일교육에 자연스레 관심이 갔다”며 “멀리 마산에서 참가하느라 어제 미리 서울에 올라왔는데 고생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통일아카데미는 교육부에서 학교통일교육 담당이 학교정책실 교육과정정책과의 30여개 작은 부서 중에서도 ‘범교과학습’이라는 부서의 여러 업무 중 하나라는데 문제의식을 가졌다. 이들은 보다 전문적인 학교통일교육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통일교육을 체계적으로 관리‧감독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창남 심사위원장은 “장시간 동안 준비한 학생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발표와 질의 수준이 높아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된다”며 “다만 자료를 읽는 형태보다는 자료를 충분히 숙지하고 내면화해 발표하는 습관을 기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공유할만한 가치가 있는 생각'(Idea Worth Spreading)을 나누고 공유할 수 있는 TEDx가 19일 신촌 Uplex 제이드홀에서 개최된다. 이번에 10회를 맞은 TEDx 신촌(TEDx Sinchon)은 ‘낯섦’(큐레이터: 이두형)을 주제로 세대·공간·형식을 초월하는 새로운 소통의 장(場)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행사는 지난 6개월 간 신촌 명물거리에서 격주 간으로 개최된 '아이디어 버스킹'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어 버스킹은 '길거리 공연'을 의미하는 단어인 버스킹(Busking)에서 착안한 것으로‘길거리 토론회’를 의미한다. 아이디어 버스킹에서는 다양한 문화와 세대가 공존하는 신촌을 배경으로 성별, 나이, 국적을 초월해 각계 각층의 참가자들과 ‘낯설지만 설레임이 가득한 분위기’ 를 통해 다양한 주제에 대한 생각을 공유해왔다. 이번 10회행사의 주제 ‘낯섦’은 이러한 ‘낯선 설레임’을 바탕으로 한다. 일상적으로 지나치는 사소한 것들도 새로운 시각으로 보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으며’ 이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는 화수분이 된다는 것이핵심이다. 김영하의 소설 ‘검은꽃’을 영어로 번역한 번역가이자 서울대학교 국문학과에서 재직 중인 나수호 교수(Charles D. LaShure), 타투도 하나의 예술이자 표현 양식임을 몸소 보여주는 타투이스트 도이, 세계적인 복화술사 안재우, 가야그머로널리 알려진 가야금연주가 정민아, 개성파 배우 조달환, 그리고 전 KBS 기자이자 현재 뉴스타파 기자로 재직 중인 최경영 등이 총 열 명의 연사가 출연할 예정이다. 티켓은 TEDxSinchon 홈페이지(www.tedxsinchon.com) 또는 TEDxSinchon 페이스북 홈페이지(www.facebook.com/TEDxSinchon)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사전 등록은16일까지다. TEDx는 TED재단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발급받아, 재단이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에 맞춰 행사를 진행하는 단체로 국내에는 TEDx신촌을 비롯하여 ‘TEDx서울’, ‘TEDx서울대’, ‘TEDx부산’ 등이 총 339회의 TEDx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고교 3년간의 국가교육성취자격증(NCEA)과 내신을 통해 대학에 입학한다. 이때 학생 개인의 실력·진로에 따라 자율적으로 교과와 수준을 선택할 수 있다. 지난 2002년부터 도입된 NCEA(National Certificates of Educational Achievement)는 우리나라의 고1~고3과정인 11~1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치러진다. 뉴질랜드 정부 산하의 국가자격증협회(NZQR)에서 관장하는 이 자격증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인증이 되는 것으로, 뉴질랜드에서는 대학 입시시험 목적으로 사용된다. 이 시험은 11월 한달 동안 진행되는데, 50여 개 과목 중 자신이 선택한 교과 시험을 치르는 날에만 학교에 등교해 시험을 보면 된다. 시험을 보는 것은 학생 자유 선택이다. 자신의 정확한 학습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소정의 금액을 지불하고 시험을 보게 된다. 영어와 수학 교과를 필수로 선택과목 3개 등 최소 5개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물론 학생이 원한다면 더 많은 과목을 선택할 수 있고 이수하는 학점도 많아지게 된다. 학생이 이수하기를 원하는 교과가 학교에서 지원되지 않는 경우에는 방송통신 교육 등을 통해 국가에서 개인 교육을 지원한다. 11학년에는 80학점, 12·13학년에는 60학점 이상을 획득해야 그 학년을 수료한 것이 된다. 레벨1 시험을 봐야하는 11학년이라도 실력에 따라 레벨2를 함께 치를 수 있고, 12학년이라도 레벨1 시험을 볼 수 있는 등 학생들의 실력과 진로 등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다. 지원 대학이나 전공에 따라서 필수 과목으로 이수해야 하는 교과가 정해져있다. 그런데 13학년에 올라가 진로가 결정되거나 바뀔 경우에는 대학이 원하는 교과 이수를 위해 11학년 과정부터 다시 시작해 레벨1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낭패가 벌어지기도 한다. 성적은 성취 못함(Not Achieved), 성취(Achieved), 우수(Merit), 아주 우수함(Excellence)등 4단계로 평가된다. 성취 이상을 받아야 교과를 이수한 것으로 학점이 인정된다. 대부분의 대학은 성취 정도의 실력으로도 입학이 가능하지만, 법대, 의대, 기술 대학은 전 과목 우수 이상을 받아야 하는 등 입학 조건이 까다로운 경우도 있다. 이같은 NCEA는 학교 외부에서 시험지를 가져온다고 해서 외부시험(External exam)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음악이나 미술 등 실기평가가 필요한 예체능 교과나 지속적인 관찰을 요하는 교과에 대해서는 NCEA의 일회성 시험이 아닌 학교의 내신 성적을 통해 성적을 받게 된다. 여기서 우리나라와 뉴질랜드의 주요한 고교 과정 차이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3년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졸업을 해야 하지만, 이곳에서는 11학년, 12학년에도 고교 과정을 마칠 수 있다. ‘고교 졸업’이라는 말 자체가 없을 정도다. 학력을 물으면 ‘난 레벨1까지 마쳤어, 레벨3까지 마쳤어’라는 식으로 말한다. 레벨1 과정을 마치고 직장을 다니다가 대학을 진학하려고 하면, 학교나 사설교육기관 등에서 레벨3과정까지 마치고 시험을 보면 된다. 고교 교육과정도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과목 수업으로만 한정돼 있지 않다. 학교에서 지정한 대학에서 수업을 듣기도 하고 직업 현장에 가서 실전 기술을 배워 학점을 따기도 한다. 한국처럼 인문계, 자연계 구분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부하다가 자신의 진로에 따라 필요한 과목별로 배우는 장소를 달리하는 것이다. 공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나 기술자로 취업을 하려는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며 기술 과목을 배우기도 한다. 학생 개인의 실력과 진로에 따라 자율적으로 학사과정에 참여하고 스스로 학습 진로를 마련해 가는 뉴질랜드 교육의 한 모습이다.
수능 영어공부가 막막한 고3들을 위해 현직 교사들이 동영상 족집게 특강에 나섰다. 고교 교사 12명으로 구성된 ‘대전 영어교사 교육기부단’이 그 주인공. 이들은 EBS 교재를 분석하고 예상문제 100문항을 만들어 해설을 담은 동영상까지 제작, 인터넷 카페를 통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교육에 있어 소외받는 학생 없이 누구나 평등한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저희들의 신념이 통한 것 같아요. 학습의 방향을 잡지 못하거나 자료 선별을 어려워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해 공부할 수 있게 해주자는 겁니다.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요.”(최철규 대전 동방고 교사) 그런 의기투합을 한 건 지난해 9월. 그 때도 이들은 EBS를 분석하고 예상 문제를 출제해 자료집을 제작, 교육청을 통해 배포했었다. 현직 교사들이 직접 무료 문제집을 제작했다는 것이 입소문 나면서 책을 받아볼 수 없냐는 문의가 쇄도한 것이 동력이 됐다. 올해는 내친김에 동영상까지 찍어 온라인에서 누구나 볼 수 있게 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자료 형식도 보다 깔끔하게 정리하고 체계를 갖췄다. 교사들은 지난달 28일 1일차부터 20일차까지 구성된 강의를 인터넷에 오픈했다. 동영상 및 수업자료는 현재 부천고 교사이자 EBS 강의를 맡고 있는 허준석 교사의 카페 ‘혼공 영어학습 상담소’(cafe.naver.com/junteacherfan)에서 볼 수 있다. 메인 페이지에서 ‘2016 수능 이 지문에서 다 나온다’로 접속하면 누구나 회원가입 없이 자료를 다운로드 할 수 있다. 동영상 강의 제작에 대한 노하우와 장비도 전혀 없는 형편이었기 때문에 과정은 쉽지 않았다. 임남극 대전 우송고 교사는 “문제 유형을 4~5가지로 분석하고 이를 한글 파일로 타이핑한 후, 다시 PPT로 제작해 촬영에 들어가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한 강의 당 2~3시간 씩 찍고도 ‘이렇게 하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아 다음날 또 찍기를 반복했다”고 말했다. 최철규 동방고 교사는 “장비가 없어서 방송반 아이들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고 핀 마이크도 사비로 구입해 서로 돌려쓰고 있다”며 “전문 동영상 강의에 비해서는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모두가 고심해서 열정으로 일궈낸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처음에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자고 시작했지만 교사들은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최 교사는 “동영상이 전국의 모든 학생과 선생님들에게 공개된다고 생각하니 수업준비 이상으로 더 열심히 연구하게 됐다”며 “그 과정에서 내 수업개선에도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임 교사는 “사실 고3 영어수업은 대부분 EBS 교재를 해석하는 일방적인 수업 위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데 연구한 분야를 수업에 내놓고 학생들과 문항 출제의 원리를 분석해보면서 보다 능동적인 학습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는 부분도 있었다. 우현식 대전제일고 교사는 “교사들마다 각자 특화된 분야가 있고 능력도 다른데, 이번 활동을 통해 서로의 장점과 노하우를 배우면서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교사들이 바라는 것은 명확했다. 이런 활동을 한다고 해서 승진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며,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의 가슴에 자신의 재능을 흔쾌히 기부하고 서로의 것을 배우고 공유하는 나눔의 불씨를 심어주고 싶다는 것. 우 교사는 “이런 활동이 출발점이 돼 재능을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란다”며 “학생들도 한번쯤은 선생님이 우리를 위해 노력하셔서 만든 동영상임을 알고 그 마음을 새겨 성인이 돼서도 자신의 것을 나누고 베풀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여 교사들: 최철규 동방고, 류우승 충남고, 정현두 대전반석고, 정재국 대전반석고, 윤천식 대전고, 강한성 동방고, 김승희 대성고, 이경민 대전만년고, 남수호 대전전민고, 우현식 대전제일고, 김양현 호수돈여고, 임남극 우송고
2014년 일본 오카야마에서 열린 UNESCO ASPnet International ESD Event에 참석하게 되었다. 34개국의 고등학생들과 교사들이 모여 ESD(지속가능발전교육)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 모든 진행은 영어와 일본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영어를 사용하였다. 이 행사에서 34개국의 서로 다른 영어를 듣게 되었다. 각 나라의 억양과 발음이 섞여 있어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영어도 있었고, 너무 깔끔(clear)해서 또 너무 익숙한 억양과 발음이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영어도 있었다. 나의 부족한 영어실력일까? 그럴 수도 있지만 함께 참석한 유네스코 직원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영어가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문제가 무엇이었을까? 아마 그것은 우리가 너무 영미권의 영어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사실 국내외에서 우리는 영미권의 원어민과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 보다 영미권이 아닌 비원어민과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하지만 비원어민과의 대화와 관련된 영어교육을 받을 기회가 거의 없었다. 영어교육의 목표는 영미권의 원어민과의 의사소통을 잘 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결국에는 비원어민과도 영어로 의사소통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영어교육의 목표가 문화간 의사소통능력 향상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 단지 발음과 억양의 문제인가? 문화에 대한 이해! 우리 주변에서 유럽 영어, 아프리카 영어, 아시아 영어, 아메리카 영어 등 다양한 나라들의 영어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얼마나 그 영어를 이해하는가? 전부 다 이해하기는 힘들 것이다.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국제교육원에서 진행된 EIU(국제문화이해교육)연수로 말레이시아를 다녀왔다. 말레이시아는 무슬림인 말레이인, 도교를 믿는 중국인, 힌두교를 믿는 인도인들이 함께 사는 나라이다. 말레이시아인들은 모두 영어를 사용한다. 말레이인을 만나서 즐겁게 영어로 인터뷰를 하는데 무의식적으로 한국에서처럼 검지로 그 사람을 가리켰다. 순간 그 말레이인은 표정이 바뀌면서 더 이상의 인터뷰를 하지 않으려 했다. 검지로 가리키는 것이 이슬람교에서 금기시 된다는 사실을 순간 잊었던 것이다.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지 않으면 영어 실력과는 상관없이 대화가 단절된다. 이처럼 타문화와 우리나라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영어로의 의사소통을 이어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업 적용 영어 수업 중 한 시간을 빼서 문화수업만을 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이렇게 한다면 영어 수업이 아니라 범교과 수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교과서 단원에서 배우는 내용을 바탕으로 문화간 의사소통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것이다. 기존의 교수 방법을 토대로 문화와 관련된 현실적 소재를 이용하여 수업을 준비한다면 더 좋은 수업이 될 것이다.
01 서울상공회의소와 독서문화운동단체가 공동으로 주관했던 ‘CEO 독서문화 아카데미’ 프로그램에 특강을 하러 가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프시케(Psyche)’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프시케는 용모의 아름다움은 물론 마음의 아름다움과 영혼의 고결함을 지닌 인간 여자이다. 흔히 육체적 관능의 미를 표상하는 아프로디테와는 대척의 자리에 놓이는 인물이다. 프시케는 그 심령의 아름다움과 그것이 빚어내는 덕성의 고결함으로 인하여, 마침내 ‘여인 프시케’에서 ‘여신 프시케’로, 즉 사람에서 신으로, 신분의 승천을 이루는 인물이기도 하다. 독서 아카데미에 참가한 CEO들에게 프시케의 구체적 인격을 현실 속에서 생각해 보도록 하기 위해서 이렇게 질문했다. “지금 제가 소개한 신화 속의 인물 아름다운 ‘프시케’를 우리 주변의 배우로 연상한다면 어떤 여배우를 떠올릴 수 있겠습니까?” 학생 CEO들은 각자의 상상력에 따라 여러 여배우들을 언급하였다. 그러나 그 중에서 가장 높은 공감을 받은 배우는 이영애 씨였다. 다른 여배우를 떠올렸던 사람도 이영애 씨가 지목된 것을 알고 난 뒤에는 자신의 생각을 바꾸어, ‘그래 이영애가 꼭 맞다.’고 하며 공감을 표했다. 그랬더니 한 대학병원의 원장 CEO를 맡고 있는 한 분이 일어서더니 이렇게 말했다. “무조건 이영애 씨가 프시케 이미지로 연결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드라마 대장금에 출연하여 장금이 역을 수행하고 있는, 그 이영애 씨이어야 합니다.” 이 말이야말로 강사인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 나는 그 분의 통찰력과 지혜를 높게 평가해 드렸다. 잘 알다시피 ‘대장금’이라는 드라마는 우리에게는 그야말로 ‘국민드라마’라고 할 정도로 널리 깊은 인상을 심어 준, 드라마 역사에 한 봉우리를 이루는 작품이다. 대장금 드라마는 지구촌 각지로 보급되어 큰 인기를 얻었다. 문화적 차이가 상당히 있는 이란과 같은 나라에서도 ‘대장금’ 드라마를 방영할 때면, 테헤란 시내의 교통량이 줄어들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 몰입의 중심에는 주인공 ‘장금이’라는 인물이 주는 덕성과 매력이 있음을 알게 된다. 물론 이 캐릭터를 훌륭한 연기로 소화해 낸 배우 이영애 씨의 역량과 매력이 함께 부각된다. 저명 CEO들이 프시케를 대장금으로 연상하도록 만드는 대장금의 매력적 모습은 무엇일까. 두 인물 사이의 유사성을 성격(인성) 차원에서 그냥 간단하게 답해 달라고 주문하자, CEO들은 ‘착하다’는 것을 가장 두드러지게 내세웠다. 그냥 착하다는 것만으로 매력이 되기는 어렵다. 착하지만 매력 없는 인물도 많다. 그 착함이 어떤 착함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프시케가 발현하는 정신의 아름다움, 즉 덕성의 고결함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이 신화를 꼼꼼히 읽어보면 그것은 그녀가 착하다는 것과 불가분의 연관을 가진다. 그러면 착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간단치 않은 문제이지만, 이 프시케 이야기로만 보면 착하다는 것은 참는다는 것에 닿아 있는 것 같다. 어떤 모순과 운명적 억압도 굳세게 참아낸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냥 참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침내 그 모순과 억압을 넘어선다는 데에 이른다는 것이 ‘착함’의 진짜 매력이다. 이런 착함으로 말한다면 대장금은 프시케를 압도하고도 남는다. 자신을 음해하고 곤경에 빠트리고 압박하는 모든 어려움들을 굳세게도 견뎌낸다. 그냥 견뎌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과 포부를 지향하기 위해서 참는 것이다. 나를 괴롭히는 상대를 야비하고 치졸한 방법으로 복수하려 하지도 않는다. 오로지 내 꿈을 묵묵히 이루어나감으로써 그런 억압과 불행을 이겨내려 한다. 프시케는 자신의 속된 욕망 때문에 위험과 불행의 경지를 자초하는 면이 있지만, 대장금은 그런 면이 전혀 없다. 그리고 마침내 운명과 대결하여 이루어낸다. 착한 것은 그런 힘을 내면에 머금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02 착한 인물의 문제점을 처음으로 공론화하여 비판한 사람은 이어령 교수이다. 그는 1962년에 발표한 "흙속에 저 바람 속에"에서 착한 흥부를 비판한다. 우리가 통념으로 지니고 있던 ‘흥부의 착함’에는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린다. 당시 사람들에게 가치 충격을 준다. 근대화 산업화의 풍토에서 요청되는 인간상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 시선을 27세의 비평가는 예지로서 보여준다. 놀부 찬양을 통해서 근대적 합리성이라는 시대 가치를 보인 셈이다. 흥부의 착함이 지닌 부정적 면모를 이어령은 다음 몇 가지로 지적한다. 흥부는 자신이 처한 위기 상황을 스스로 주체가 되어 해결하려는 의욕도 능력도 없다. 절대 궁핍의 상황에서 자식은 열 두 명이나 생산하여 교육은커녕 제대로 먹이지도 못하는 무능과 무책임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또 흥부의 사고가 근대적 이성에 입각하지 못한 비논리적 사고로 일관하고 있음도 지적한다. 이에 비하여 놀부는 당당한 주체로서 합리적 사고의 소유자이다. 흥부 비판의 맥락 속에서 자연스럽게 놀부 예찬론이 부각될 수밖에 없었는데, 당시의 통념을 통째로 전복하는 것이었다. 요컨대 흥부는 ‘각성된 자아’가 없다. 그러니 줏대가 있을 리 없다. 줏대가 없으니 남에게 무시당하거나 이용당하기 딱 좋다. 이것이 흥부의 착함이 지닌 본질이라는 것이다. [PART VIEW]50여 년 전, 이어령이 계몽적 어조로 밝혔던 ‘착함’에 대한 인식론은 지금의 현대인들에게는 상식에 가까운 공리가 되었다. 이제 ‘착하다’는 말은 지나치게 순진하여 어리석은 듯이 보이는, 못난 사람을 비아냥할 때 쓰는 말이 되어버렸다. 착하다는 것 자체가 실제 사람 생활에서는 더 이상 칭찬이나 덕담의 소재로 쓰이지 않는 듯하다. 그러나 이어령의 비판은 엄밀히 말하면 ‘흥부에게 투사된 우리들의 통념’을 비판한 것이다. 즉 ‘잘못 인식된 착함’을 비판한 것이지, 착함의 본질 가치를 비판한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질문을 다시 해 보면 착함의 본질을 볼 수 있게 된다. ‘흥부를 착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가?’, ‘흥부의 착함은 바람직한 착함인가?’ 이렇게 질문해 보아야 한다. 그래서 마침내 ‘착하다는 것은 무엇인가?’의 질문으로 되돌아 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다시금 돋보이는 것이 대장금의 착함이다. 자기를 버린 부모가 중병에 걸리자 언니들은 모두 기피하는데도 저승으로 생명수 약을 구하러 죽음의 길을 떠나는 우리 설화의 주인공 바리데기의 착함도 훼손되지 않은 착함이다. 착하다는 ‘선(善)하다’로 번역된다. ‘선하다’는 영어로는 good 또는 well의 의미에 가깝다. 착함의 본질 즉 선함의 의미가 잘 드러나는 말로 ‘공동선(共同善)’이라는 말을 주목해 보자. 이 말의 ‘선(善)’에서 우리가 통념으로 말하는 착하다는 이미지가 잘 환기되지 않는다. 착하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착해지려는 의지와 노력을 담아야 하며, 공동체적으로는 봉사와 헌신이라는 가치 실현을 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인성 자질이다. 그 점을 대장금과 바리데기가 여실하게 보여 준다. 자기 안에 각성된 주체가 없고, 매사 피동적 소극성으로 지내는 사람을 굳이 착한 사람으로 규정하려는 것은, 진정한 착함을 왜곡하는 것이다. 그런 왜곡은 착함을 기질적 특성으로만 보려는 데서 생긴다. 03 착하다는 말은 여전히 좋은 의미로도 쓰인다. 여름 휴가철에 여러 저기 다녀보니까 옥수수나 감자를 파는 도로변 판매대에 ‘착한 가격’이란 말이 쓰이고 있다. ‘착한 가격’이란 무엇이겠는가. 도시 소비자를 배려하는 농촌 공급자의 의도가 착하다는 데에 가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 세태는 착한 것을 비하하려 한다. 그래야지만 자신이 좀 똑똑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물론 어떤 특정의 프레임에서 보면 착한 것이 어리석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삶의 전체적인 프레임으로 보면 착한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 나를 위해서 유효하고 남을 위해서 유효하다. 남을 위해서 유효한 것이 곧 나를 위해서 유효한 것임을 알려면 인생을 총체적으로 보아야 한다. 그래서 착한 것은 천성이나 기질로 이해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 일종의 역량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착한 사람들 때문에 공동체가 살아난다. 명절 엄마들의 음식 노동 봉사는 정말 착하지 않으면 해내기 어렵다. 그러나 그것을 참고 해내는 그 ‘착함’ 때문에 아이들은 자라면서 사촌 형제들과 우의를 쌓고, 그 우애를 생애의 자본으로 삼는다. 그 ‘착함’ 때문에 고향의 자연과 할머니 댁의 향수를 온전한 감수성으로 체득하며 정서적 발달의 한 축을 성장시킨다. 중요한 것은 그 덕분에 아이들은 자라서 ‘엄마의 고생’을 의미 있게 재발견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착해 보이려고 강박관념에 빠질 필요는 없다. 착해 보이려고 모든 일에 예스라고 말하고, 그 스트레스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착함’을 모욕하는 것이다.
김영삼, 교육개혁의 총론을 제시하다 서울대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최연소 국회의원을 지낸 김영삼 대통령은 평소 즐겨 쓰곤 했던 휘호 ‘대도무문’(大道無門)처럼 개방적이고 막힘없는 개혁주의자였다. 지도자가 머리는 빌려 쓸 수 있다는 그의 지론대로 교육개혁을 수행하면서 자신의 개혁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는 전문가들로 개혁추진 그룹을 만들었다. 김영삼 정권 전반기에는 5·31교육개혁을 준비하는 데 할애하였고 후반기에는 이를 구체화하고 실행하는데 노력을 쏟아 부었다고 할 정도로 집권 3년차인 1995년에 발표된 5·31교육개혁방안은 김영삼 정부를 대표하는 상징적 개혁정책이었다. 5·31교육개혁은 한국교육에서 하나의 패러다임의 변화였다. 수요자 중심교육, 자율성, 다양화와 특성화, 정보화, 세계화 교육으로의 전환이었다. 해방 후 50년을 지배한 국가 중심의 획일적 교육에 대한 일대 변화 선언이었다. 모든 개혁이 그렇듯 5·31교육개혁도 총론 차원에서는 보편적 시대정신을 담았지만 각론은 끊임없는 논쟁을 야기하였다. 학교에서 경쟁을 완화하고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교육을 하더라도 사교육에서 입시 선행학습을 받은 학생들이 입시 경쟁에서 유리하다면 개혁의 실효성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입시교육의 완화가 자칫 인문학적, 지적 교육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간과한다는 메시지를 줄 수도 있다는 것도 우려로 제기되었다. 이는 ‘열린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기본 모델로 하였다는 점과 함께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추진 과정도 비판을 받았다. 5·31 교육개혁은 위로부터의 개혁이었다. 좀 더디 가더라도 교육 공동체의 참여와 토론에 의해 입안되지 않고 소수의 개혁 엘리트에 의해 주도된 이상적인 개혁의 모범답안이었다.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완의 개혁으로 머무르게 된 이유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이만한 종합적 교육개혁 계획이 제시되지 않을 정도로 국가 차원의 그랜드 플랜이었다는 점, 교육 수요자를 교육의 중심으로 복권시킨 점, 21세기에 대비하여 정보화, 세계화 교육의 길을 열었다는 점 등은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김대중,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사이 넘나든 교육개혁 김대중 대통령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세 가지 코드는 섬 출신으로 상고를 졸업한 비주류라는 것과 청년시절 해운업으로 꽤 성공한 기업가라는 것, 그리고 해방 전후 정치적 전환기에 정치에 입문한 개혁적 정치인이라는 것이다. 취임사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언뜻 보면 모순되는 두 가지 요소의 조화로운 발전을 정치적 기치로 내세운 이면에도 이러한 성장 배경을 통해 형성된 철학이 바탕이 되었다. 국민의 정부 교육정책에 대해 한쪽에서는 효율과 경쟁을 중시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현장을 무시한 무리한 개혁이라고 비판하는 등 평가가 엇갈리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준비된 대통령을 자부한 김 대통령은 무려 74개의 교육공약을 내세우며 당선되었다. 교육재정 GNP 6% 확충과 만5세 아동 무상교육, 지방대 육성을 위한 인재지역할당제 도입에 이르기까지 복지, 평등, 고용에 걸쳐 광범위한 과제를 제시하였다. IMF 구제금융을 받는 어려운 재정여건과 국가적 구조조정이라는 잠재된 갈등 요인 등을 고려하면 임기 내에 완벽하게 추진하기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공약들이었다. 정권 출범 초기에 어떤 개혁 정책부터 시작하는지가 중요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게 되는데 교원정년 단축이 첫 번째 정책의제였다. 경제와 정치 부문에서는 노?사?정위원회를 통한 설득과 타협을 병행하면서 비교적 큰 갈등 없이 풀어나가던 김 대통령은 40대인 젊은 이해찬 장관을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하면서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교원정년 단축은 개혁과정에서 교사들이 등을 돌리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이어 교원노조 합법화, 교육비전 2002 프로젝트 등 숨 가쁘게 제시된 개혁의제는 일선학교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고 사회적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해찬 장관이 바뀌고 나서도 개혁 정책의 현장 괴리와 시행착오는 반복되었고 국민의 정부 기간 동안 7명의 장관(교육부총리 포함)이 바뀌는 혼란으로 이어졌다. 김대중 정권의 교육정책에 대한 평가는 지금도 관점에 따라 엇갈린다. 신자유주의 정책이라고 비판받는 정책으로는 대표적인 것이 교원정년 단축, 교원 성과급제, 자립형 사립고 시범 도입 등을 들 수 있다. 무리한 개혁이라고 비판하는 쪽에서는 체벌 금지 등 학교 현장 개혁 프로그램, 교원노조의 합법화, 고교 평준화 확대 등을 든다. 현장 교원의 사기는 말이 아니었고 교실 붕괴라는 말이 처음으로 등장하였다. 그렇지만 IMF 환란의 어려운 과정 속에서 교육 부문의 구조조정을 수행하고 교육에 인권과 양성평등 개념을 도입하였으며, 교육정보화 사업을 통해 현재도 세계적으로 좋은 모델이 되고 있는 IT와 교육을 성공적으로 접목시켰다. 중학교 의무교육 확대 실시, 실업교육의 개편, 학급 학생 수 35명으로 축소 등을 추진하여 학교교육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무현, 평등의 길을 향한 끝없는 모색 노무현 대통령은 시민의 힘을 중시하는 정치인이다. 인터넷이나 저잣거리의 불특정 다수의 힘에 의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정치적 주류 교체나 다름없는 극적인 반전이었다. 학교 공동체라고 하면 교사 학생 학부모가 주체인데 여기에 시민을 덧붙이는 지역사회 공동체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이 노대통령의 관점이었다. 교육에서도 주류 교체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기존 교육개혁은 기득권을 가진 주류의 손에 의해 추진되었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인식하였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노대통령은 교육개혁의 종결자를 자임하였다. 개혁을 넘어 혁신의 단계로 나가야 한다고 보았다. 혁신의 종착지는 평등이었다. 반칙과 특권이 없는 평등한 사회가 노대통령이 꿈꾸는 사회였다. 교육은 평등 사회로 나아가는 필수적이고도 전략적인 통로라고 보았다. 혁신의 방향성과 도달범위에 대해서도 혁신에 공감하는 다양한 시민들과 활동가들의 집단 사고에 의해 형성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런 관점에서 혁신 기구의 인선도 파격적이었다. 지방의 한 고등학교 교장이 교육혁신위원장에 발탁되고 해직교사 출신이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으로 등용되기도 하였다. 정권 초기에는 교원노조와 진보적 시민단체의 전면적 참여로 정권과 제3세력인 신주류와의 유기적 밀월관계가 형성되었다. 그러나 정작 혁신을 추진하는 단계에서는 출발에서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나이스(NEIS)와 교원평가를 둘러싼 갈등은 교육 주체 간 극단적 반목과 갈등을 넘어 사회적 정치적 문제로 비화되었다. 진보단체 간에도 강온파가 분열되었다. 노무현 정부는 서울대 중심의 대학 서열화를 해체하려는 시도를 했던 최초의 정부였다. 수능과 내신을 등급화하여 서울대의 1등 인재 독식 구도를 타파하고자 했다. 학연과 학벌 중심 사회를 개혁하려는 다양한 사회정책적 연계방안도 곁들였다. 사교육을 강남 등 진원지부터 해소하려는 시도도 일관성 있게 진행되었다. 공영매체인 EBS 강의를 전국적으로 공급하고 대입 수능시험 출제도 EBS 교재와 연계율을 높였다.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고 지방으로 공기업을 분산할수록 공급이 줄어 가격이 치솟는 역설이 성립하듯이 교육에서도 사교육과 대입 규제 정책의 강력한 추진은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하였다. EBS 사교육 수요를 새롭게 유발시켰고 사교육 진원지인 특정지역 출신 학생들의 일류대 진학률은 낮아지지 않았다. 취업시장의 축소와 맞물려 지방대학의 위상은 갈수록 약화되었다. 국민들에게 참여정부 내내 교육은 시끄러운 싸움이 일상인 ‘그 무엇’이었다. 지역사회의 지성과 도덕성의 상징이던 교사의 정체성이 정치 과잉의 자기주장과 집단적 의사표시를 능사로 하는 사람들로 바뀌어 언론에 노출되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 원칙과 실제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참여정부는 미완의 교육혁신을 교육계에 남겨주었다. 이명박, 실용주의 실험 ‘교육도 기업처럼’ 이명박 대통령은 영어를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기업을 하면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막힘없이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곡을 찌르는 몇 가지 단어와 전문 용어로도 기본적인 소통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러한 이대통령이 초?중?고등학교의 영어교육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지는 묻지 않아도 알만하다. 수능 영어 정답을 찍기 위해서 고3교실에서도 to 부정사를 가르쳐야 하는 영어수업, 전체 사교육비의 40%를 상회하는 영어 사교육비, 조기 유학에 따른 비용과 기러기 아빠의 문제……. [PART VIEW] 이 대통령은 철저한 실용주의자였다. 정권을 제5, 제6공화국이라는 방식으로 부를 필요도 없고 참여정부니 문민정부니 국민의 정부니 하며 성격 규정하는 것도 무의미하다고 보았다. 이명박 정권, 이명박 정부라고 부르도록 주문하였다. 일 잘하는 정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부이면 되지 거기에 다른 개념을 덧칠하는 것은 실용주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었다. 정책도 정부가 책임지고 입안해서 추진하여 성과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영어교육의 거품 빼기도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 성격에 맞기 때문에 정권 초기부터 강력한 정책 의제로 등장하였다. 의사소통 중심으로 영어교육을 바꾸어 사교육비도 대폭 줄이고 기업이나 학계에서 필요한 지식으로 재구성하겠다는 취지이다. 영어교육 개혁의 방향은 옳았다. 영어를 수능과목에서 빼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국가 수준의 영어능력고사를 치르겠다는 발표가 나오면서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새로운 변화를 조마조마하게 보고 있던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사교육 업계가 부추겼다. 국가 영어고시를 준비하는 사교육이 수능 영어를 배우려는 수요와 맞물려 새로운 사교육 수요를 낳았다. 실용주의적 개혁 추진 과정에서 관료들도 하나의 이익집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이 대통령은 간과하지 않았다. 기업을 하면서 관료체제의 꽉 막힌 규제에 시달렸던 경험은 각종 고시로 입문한 관료집단보다 자신이 임명한 장관을 더 신뢰하도록 만들었다. 최장수 교육부 장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주호 장관을 끝까지 신임하고 힘을 실어주었다. 이 장관은 관료들에 의해 휘둘린다는 이전의 1년짜리 교육부 장관보다 훨씬 일관성 있게 개혁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다. 이 장관은 대학의 사정을 잘 아는 학자였다. 입학 사정관제의 도입, 대학 구조조정, 교수들의 경쟁력 강화 등 대학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주문을 앞장서서 수행하였다. 대통령은 바뀌어도 공교육 혁신 신념은 바뀌지 않아 학교도 효율성과 서비스 정신이 강조되었다. 시장에서처럼 교육소비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보장하면 학교는 보다 질 좋은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한 경쟁을 통해 선순환적 발전을 할 수 있다는 발상에 의해 자사고, 마이스터고 등 다양한 형태의 학교가 등장하였다. 학교평가도 강화되었다. 교육수요자의 선택권을 다양화하고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에 맞는 학제를 추진한다는 취지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었지만 문제는 이로 인해 기간 학제인 일반고가 약화되기 시작하는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되었다는 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행복교육을 모토로 내세우고 있다. 꿈과 끼를 내세우는 자유학기제와 선행학습 금지법으로 불리우는 공교육정상화특별법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 3년차에 들어선 박근혜 정부의 교육은 흐름과 대세를 이어가는 모양으로 정책상의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 정권의 성격에 따라, 시대적 흐름에 따라 지난 70년 간 대한민국의 교육정책은 많은 변화를 겪으며 바뀌어 왔지만, 학교교육을 바꾸어야 한다는 대통령의 신념은 근본적으로 같은 것 같다. 용이 머리 방향을 약간 틀면 꼬리는 회오리를 치듯이 출렁인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새로운 버전의 개혁(안)으로 인해 지금도 학교는 변화의 소용돌이 중심에 서있다.
교총 대의원회는 최근의 교육위기 상황과 관련해 “광복70년을 기점으로 교육미래 100년을 위해 한 뜻으로 매진할 것”이라며 12개항의 결의문을 채택, 의지를 밝혔다. 최근 북한의 군사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한 규탄과 함께 ‘학생들이 투철한 안보‧통일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현장에서 적극 앞장서겠다’고 했고, 부끄러운 학내 성범죄 사건에 대해서는 ‘깊이 자성하며 교직윤리헌장 전면 개정, 교원 스스로 인성 솔선 실천 등 강력한 자정운동을 통해 절대다수 교원의 명예 회복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총장선출을 둘러싼 투신 사건, 여전히 논란 중인 국공립교원 성과급적 연봉제에 대해서는 대학자율성 보장을 강조했다. 대의원들은 ‘각 대학의 총장선출은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면서 ‘상호약탈식 성과급적 연봉제는 조속히 폐지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연금 개혁 보상 차원에서 교총 요구로 운영 중인 ‘인사정책 개선방안 협의기구’와 관련해서는 ‘교원 자긍심 회복과 실질적 처우 개선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초읽기에 들어간 교원평가 개선방안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대의원회는 결의문을 통해 ‘교원평가는 반성적 자기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되 학생만족도 조사는 폐지, 학부모만족도는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학교성과급은 즉각 폐지하고 나머지 근평과 성과상여금 평가는 각기 목적에 맞게 운영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부의 조령모개식 실험교육정책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대의원회는 ‘소규모학교 통폐합 기준 마련, 자유학기제 전면 실시, 수능 영어절대평가 방안 마련, 대학구조개혁에 있어 일방적 결정‧발표에 반대하며 반드시 학교현장의 의견수렴을 통한 반영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결의문은 △인성중심 교육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범국민실천운동을 확산시키고 스스로 사회공헌 등 새로운 교원상 정립에 역량을 결집한다 △직선제 위헌소송 등을 통해 정치장으로 변질된 교육감선거를 정상화시키고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등 헌법 가치를 수호한다 △내년 20대 총선에 교육공약을 선제적으로 제시하고 채택․실현되도록 정치적 정책활동을 강력히 전개한다 △2015교육과정은 전면 개정 지양, 집중이수제 재검토 등 현장의견을 반영한 현장중심 개정이어야 한다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교감을 부교장으로 변경할 것을 촉구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대의원회는 교총 최고 의결기구로서 17개 시도교총 회원 수에 비례한 선출 대의원과 직능단체 배정 대의원 등 28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일본에서는 2020년부터 대입예비고사에 서술형 평가를 도입하기로 했다. 문부과학성은 지난 7월 고교 평가와 대입 개혁을 논의하는 전문가회의를 열고 현재 중학교 1학년이 보게 되는 대입예비고사부터 서술형 문제를 도입하고 컴퓨터로 시험을 치른다는 내용의 방안을 제시했다. 또 2019년부터는 고교생의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 국어, 수학, 영어 과목에 대해 평가를 실시한다. 일본에서는 추천이나 내신제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대입예비고사의 성격을 지닌 ‘센터시험’과 대학본고사로 학생을 선발한다. 현행 센터 시험은 객관식 평가로 학생들의 사고력이나 창의력, 이해력을 충분히 검증할 수 없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2020년부터는 센터시험의 명칭부터 ‘대학입학희망자 학력평가’로 변경하고 단문 서술형 문제, 지문이 길고 복수의 답이 있는 문제 등을 도입해 지식 편중 시험에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이다. 2024년부터는 장문의 서술형 문제로 확대할 방침이다. 학생이 주제별로 직접 선택지를 골라서 그 조합으로 만들어진 문제를 풀게 하는 ‘연동형 복수선택 문제’를 도입해 깊은 사고력을 측정하고 IT관련 정보 과목도 평가한다. 영어는 읽기, 쓰기뿐만 아니라 말하기, 듣기 능력까지 고르게 평가하기 위해 민간 기관의 시험과 연계해 별도로 치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시험 방식도 컴퓨터 사용을 기반(CBT)으로 연간 수차례 실시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2019년부터는 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기초학력평가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국어, 수학, 영어 교과에 대해 OX형과 다지선택형을 중심으로 출제하고 10단계 이상으로 나눠 평가 결과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시험도 대입시험과 동일하게 컴퓨터 기반 평가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평가제도를 도입하기에는 난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매년 55만 명이 동시에 시험을 보기 위한 전자단말기와 장소를 마련하는 것부터쉽지 않다. 비용도 많이 들뿐만 아니라 시스템의 안전성,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술형 답안을 모두 채점하기에도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채점 기간을 연장하고 핵심단어의 유무에 대해 컴퓨터가 판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같은 방식이 사고력을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겠냐는 과제가 남는다. 장문의 서술형 평가를 도입해 사람이 직접 채점하는 경우에도 채점자에 따라 평가 점수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교 기초평가가 학생과 학교의 서열화를 조장할 것이라는 비판도 많다. 문부과학성은 이번 초안을 바탕으로 올해 안에 평가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전세계 대부분의 근현대 학교는 19세기에서 20세기 초 산업화에 필요한 산업인력을 길러내기 위해 설계된 ‘공장식’ 학교다. 대량교육, 집단교육, 분업조립 교육, 동시성 획일 표준화 교육을 위한 학교였다. 획일적 ‘공장식 교육’ 이젠 바꿀 때 우리나라 학교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때 초등교는 100명이 넘는 ‘콩나물 교실’에 4부제까지 하는 대량교육을 한 적이 있다. 학급당 인원이 예전보다 줄긴 했지만 여전히 학생, 사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급과 학년 집단을 가르치고 있다. 삶과 인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국어·영어·수학 교과목 등으로 쪼개어 가르쳤다가 아이들 스스로 이들을 모두 조립해 자동차가 생산되듯이 ‘전인(全人)’이 될 것이라는 가설과 기대로 교육을 하고 있다. 이런 공장식 교육은 그런대로 우리 실정에 맞았던지 ‘한강의 기적’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 공장모델은 21세기 교육에는 더 이상 맞지 않는다. 빌 게이츠도 미국 고교는 고쳐 쓰기에는 너무 낡아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고쳐야 한다면서 ‘미래의 학교’를 만들고 있다. 이외 많은 사람들도 고쳐 쓰는(reform) 교육체제가 아니라 이제는 완전히 새로운 ‘21세기형 교육체제’로 바꿔야(transform)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이제는 양(量)이 아니라 ‘질(質)의 교육’, 지식암기 교육이 아니라 ‘사람교육’을 통해 비판력과 문제해결력, 경쟁보다는 협력, 지식정보 의사소통력, 창의력, 글로벌 문화이해 역량을 길러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그런 체제변화를 이루려면 우선 교사가 ‘공장 직공’으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교육 전문가’로서 학생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도록 변화해야한다. 그것이 바로 ‘교직의 전문직화’다. 윌리엄 글래서라는 의사는 교직이 의사보다도 더 어려운 직업이라고 했다. 교직이 의사 이상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피나는 교사교육훈련을 받고 연수, 연구해야 한다. 핀란드는 30여 년 전, 그런 교사양성교육의 변화를 통해 지금은 의사나 판검사보다도 더 교사되기가 힘들고 국민과 정부로부터 전문가로서 신뢰와 존중, 자율성을 인정받고 있다. 교사들은 팀으로 협력하고 연구해 맡은 학생을 책임지고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핀란드 교사의 대명사는 신뢰(trust), 존중(respect), 자율(autonomy), 책임(responsibility), 협력(collaboration), 연구(research)로 세계제일의 교육을 하고 있다. 교사 전문성 지원 정책 필요 이 세기적인 대 변혁기에 우리 정부와 국민, 그리고 교직단체는 결단을 내려야한다. 교직을 지금처럼 ‘철밥통’으로 몰아가 산업사회 저질 기계부품 정도로 써먹고 버리는 정책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좀 부족하더라도 전문직으로 고급 인력화해 21세기형 질 높은 교육을 해서 한강의 기적을 넘어 ‘선진국 기적’으로 도약할 것인가 결단해야한다. 정부는 학교평가, 교사평가, 성과급, 기간제교사 같은 전문직에 역행하는 정책을 빨리 버리고, 국민과 학부모는 교사에 대한 갑(甲)질 태도를 바꿔야 한다. 교사는 우수한 능력을 발휘해 국민과 정부의 신뢰를 받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핀란드처럼 교직 전문직화는 30년이면 충분하다. 그리하여 광복 100주년이 될 2045년에는 학생·학부모 모두가 행복하고, 전 세계의 부러움을 받는 대한민국 교육이 바로 서리라.
방학이 다가오면 한국교총 복지플러스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보게 된다. 교총에서 방학 동안에 실시하는 해외연수를 통해 한 학기 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기 위해서다. 몽골 여행을 한 지인의 소개로 11~16일 80명의 교원과 가족들이 참여한 몽골 여행길에 함께 했다. 몽골여행의 대표 격인 초원체험부터 시작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천당 초원이다. 해발 1000m의 끝이 보이지 않는 대초원에 들어서니 여기저기에 몽골식 이동주택인 ‘게르’ 집단촌이 있었고 말들이 자유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릴 때 몽골족들이 전통 환영식을 해줬다. 전통가요를 부르며 방문객에게 작은 술잔에 술을 권하는 풍습이다. 받은 잔은 그 자리에서 다 비우는 게 아니고 오른쪽 손가락 끝으로 술을 묻히고 하늘에 한번, 땅에 한 번, 이마에 한번 튕겨 냉 후 술잔을 비우는 것이라고 한다. ‘게르’라 천막집 바닥에서 자나 했더니 시멘트 같은 재료로 침대와 세면실이 따로 마련돼 있었다. 하지만 호화호특(후허하오터·내몽골의 수도)이 화려한 조명으로 밝혀진 것과는 반대로 여기는 일정 기간 동안만 전기가 들어온다고 했다. 정말 끝도 없이 드넓은 초원에서 1시간 30분간 말을 타고 나니 엉치뼈가 너무 아파 한국에 올 때까지 앉아 있기도 힘들 정도였다. 초원에 누워 밤하늘을 가만히 바라보면 촘촘히 박힌 별들이 그대로 쏟아질 듯했다. 마치 별자리 책을 보는 듯 모든 별이 다 보였다. 북두칠성도 또렷하게 국자모양으로 자리 잡고 있었고,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도 선명하게 보였다. 아름답게 흩뿌려진 은하수도 난생 처음으로 봤다. 하늘에 떠있는 별자리를 찾으며 지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게르에서 보낸 하룻밤은 마치 동화 속으로 빨려 들어간 듯한 착각마저 들게 했다. 초원 체험을 마치고 다시 후허하오터로 이동했다. 몽골어로 ‘푸른 성’을 의미하는 이곳은 16세기 도시가 처음 세워졌을 당시 도시를 둘러싼 성벽에 청색 벽돌을 사용한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대소사는 후허하오터시에서 가장 큰 라마교 사원으로 유명하다. 명나라 때인 1579년 창건돼 고색창연한 모습을 전해주고 있었다. 대소사 주위에 몽골 전통 시장인 새상노가(塞上老街)가 있다. 골동품을 하나 사려고 했지만 말이 안 통해 살 수 없었다. 관광지에서 영어면 어느 정도 소통이 됐는데 이곳은 아니었다. 여행을 가기 전 현지어를 조금이라도 알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다음 날은 사막체험을 했다. 쿠부치 사막은 동서 길이가 262㎞에 이르는 거대한 사막으로 유명하다. 중국에서는 7번째, 세계적으로도 9번째로 큰 사막이다. 장갑차, 기차, 오토바이를 타고 사막을 한 바퀴 돌아봤다. 사막하면 덥기만한 곳으로 여겼던 생각이 바뀌게 됐다. 고운 모래들이 바람에 의해 만들어 내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하지만 원래 이곳도 초원이었다고 한다. 온난화로 인해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황사의 발원지, 고비사막의 지류인 이 사막으로 인해 우리나라에 황사가 더 심각해지는 것은 아닌가 싶다. 사막으로 가는 길에 봤던 산을 보면 나무가 없거나 이제 막 심었는지 키가 작은 나무들이 많았다. 이 나무들이 빨리 자라 방패막이를 해야 황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금세 마지막날이 됐다. 몽골의 상징이며 몽골 민족의 영웅인 칭기즈칸 능을 방문했고, 징기스칸의 제17세손 아륵탄한이 만든 고성(古城) ‘미대소’를 찾았다. 명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유서 깊은 미대소는 건축 규모가 웅장하고 풍격이 독특하며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해 높은 역사·문화·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번 여행은 어릴 적 밤하늘의 별을 보며 한가롭게 지내던 시절을 떠올리게 했고 중국의 또다른 모습을 보며 새로운 것들을 배운 귀한 시간이었다.
가족과 대화가 많은 학생일수록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수능에 응시한 고3 학생 40만여명의 수능 성적과 2학년이던 지난 2013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시 응답한 설문조사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분석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부모님(가족)과 학교생활, 교우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문항에 대해 그 빈도가 많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일수록 모든 영역에서 표준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과의 대화 정도를 상(거의 매일)·중(일주일에 한두 번)·하(한달에 한두 번)로 구분했을 때, 영어 표준점수 평균은 상이 102.7, 중 97.2, 하 89.7로 격차가 컸다. 국어A·B, 수학A·B 역시 상‧하 간 표준점수 평균이 10점 이상 차이를 보였다. 또 ‘학교에 나를 인정해주는 선생님이나 친구가 많다고 느낀다’는 학생(‘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고 응답) 비율이 높은 학교일수록 모든 영역에서 표준점수가 높았다. 수학B 영역을 예로 들면, 해당 비율이 상인 학교의 표준점수 평균은 99.4인 반면 하인 학교는 89.9에 그쳤다. 가정의 회복과 밥상머리교육이 성적을 높이는 이 같은 결과는 이미 해외 연구결과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하버드대 캐서린 스노우 연구결과(2006년)에 따르면 만3세 어린이가 책을 통해 배우는 단어는 140개, 가족 식사를 통해 배우는 단어는 1000개로 분석됐다. 유치원 시기의 풍부한 어휘는 고교 시기의 이해력과 관련이 높다는 결과다. 또 2009년 콜럼비아대 CASA 연구결과에 따르면 A, B학점을 받은 학생은 C학점 이하 학생에 비해 가족식사 횟수가 현저히 높았다.
오늘은 교육행정직 중견 관리자 대상 역량강화 과정 연수생들에게 강의를 2시간 하고 왔다. 평생교육을 주제로 한 강의로 '평생에 걸쳐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마지막 시간에는 앞으로 어떤 꿈을 꾸고 어떤 실천을 할 것인가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평범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 가운데는 자신이 부교육감의 역할을 해 보겠다는 꿈을 발표하였다. 아이들에만 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어른에게도 꿈은 필요한 것이다. 꿈이 없는 삶은 목표가 없는 삶과 같다. 광주에서 서울을 갈 것인가, 인천을 갈 것인가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버스에 올라탄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성인이 되었다고 꿈을 포기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평생 봉직한 대학에서 명예교수가 된 김 교수는 어린 시절의 꿈이 소설가였다. 그래서 주변 어른들에게 작가가 되는 길을 물었다. 집안 어른들은 일단 신문기자가 되라고 권했다고 한다. 기자가 되면 여기저기 세상 구경을 많이 하는 데다 기사를 쓰면서 글쓰기 훈련이 되니까 나중에 훌륭한 소설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권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퇴직 후에야 소설 한 권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는 사람들이 사준 덕분에 4쇄까지 찍었다”고 하면서 젊은 날에 일찍 소설가가 되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요즘 그분은 즐거운 기다림이 생겼다고 말했다. 외손녀의 글재주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게다가 더 희망적인 것은 그 아이가 공부를 못한다는 거예요.”라고 이야기 했다. 더 희망적이라는 대목에서 귀를 쫑긋 세웠다. 그러면서도 평생을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낸 노(老)교수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아마 중학생인 그 아이가 학교 성적이 최상위라면 미래가 불투명한 작가보다는 부와 권력이 보장되는 유명 대학이나 특정 학과 진학을 강요받게 될지 모른다. 최근 취업 전선은 어마어마한 스펙을 쌓은 젊은이들도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데 부모들은 여전히 공부만 열심히 하면 미래가 보장된다고 믿고 있다.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을 두고 있다는 한 엄마는 한숨을 내쉬며 “엄마들이 참 이상해요. 잘사는 동네도 아닌데 학원을 대여섯 개씩 보내요. 어떻게 다 감당하는지 모르겠어요”라는 푸념을 한다. 손녀를 둘 키우면서 힘들어 하는 내 딸은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는데 영어 유치원에 보내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정마 요즘 주위 엄마들이이상하다."는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다수의 엄마들은 자녀의 소질을 찾기 위해 이거저거 다 시켜 본다고 하지만 아이의 소질은 오히려 아무것도 시키지 않고 내버려둘 때 발견하기가 쉽다. 아이들은 심심하게 놓아두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해 낸다.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오랫동안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공부에 매이다보니 뭐 하나 진득하게 하는 것을 찾아 볼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은 아닐런지! 돌이켜 보면 나는 고등학교 시절에 정규 수업을 빼먹고 고전읽기를 한 적이 있다. 지금 되돌아 보니 그때 지속적으로 했던 책 읽기와 글쓰기가 오늘의 나를 만들어 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인간은 누구든지 무언가를 열심히 하던 때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때 그 가치를 충분히 이해할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것이 바로 비료가 되었음을 느끼는 시간이 온다. 지금은 나에게 어떤놀이보다도 글 쓰고 책 읽는 시간이 좋다.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므로 늘 행복했던 것은 결코 아니지만 적어도 후회는 없다. 다른 재주가 없었으므로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이 없기 때문이다. ‘공부를 못해서 다행’이란 말이 지나치다면 ‘공부를 못해도 다행’인 사회라면 좋겠다. 인간은 모두가 공부만 잘 하는 것으로 행복한 것은 결코 아니다. 나보다 훨씬 더 머리가 좋아 공부를 잘 했지만 지금 그 친구의 소식조차 듣지 못한 것이 아쉽다. 큰 길만이 길인가. 오히려 앞이 훤히 보이지 않아 그 끝이 더 궁금한 숱한 샛길이 많다.인생은 다채롭고 풍성한 길이 얼마든지 많이 있다. 나에게 강의를 들은 수강생들이오직 한 길 공부만 잘 하는 것이 아닌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발견하고 지금 이 시간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찾아 가기를 기대한다.
한국교총 새교육개혁포럼과 한국교육정책연구소,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주최하는 현장교원중심 국가교육과정 4차 포럼이 12일 광주교대 교육매체관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에서는 ‘단위학교 교육과정 운영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를 주제로 초·중·고등학교에서의 편성·운영 방안이 논의됐다. 세션Ⅰ에서는 지은경 부산 망미초 교사(초등)와 박혜은 서울 신목중 교감(중학교)이, 세션Ⅱ에서는 홍원표 연세대 교수(일반고)와 한혜정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특목고)이 주제발표를 맡았다. 토론자로 나선 교사들은 자유학기제에 대한 부담, 통합사회·통합과학의 수능연계 필요성, 창체활동 활성화를 위한 학교여건 개선 및 교원 증원 필요성 등 학교현장의 의견을 적극 개진했다. 마지막 5차 포럼 ‘새 교육과정의 현장 안착 방안, 이제부터 시작이다’는 10월 셋째주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현장교원 주요 토론내용 초등-1, 2학년 수업시수 확대 교과전담 확충 등 뒷받침 돼야 ◇ 김유신 광주 산정초 교사 = 2009년 개정교육과정의 특징인 학년군제와 교과군제는 학교현장에서 사실상 무력화 된 상태다. 학년군제와 교과군제가 현장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위해서는 먼저 교과군 내에서 통합적 접근이 가능하도록 성취기준의 연계방법을 모색해야 하며, 교과교육과정 개발과정에서 공동협의를 통해 질적 통합을 위한 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년 자체 교과군 통합이 질적으로 이루어지고, 교과군 교육과정이 학년군 통합으로 연계돼야 실질적으로 편성·운영될 수 있다. 학습량 적정화 역시 단순한 양의 축소보다는 소수의 핵심개념을 중심으로 교과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하는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교사는 학습내용을 재구성하기 위해 교과 전체 구조를 관통하는 핵심개념을 결정하고 이들 핵심개념들이 어떻게 연결돼 전체 교과를 이루는가를 보여줄 원리를 찾아야 한다. 수업자율권 확대가 수업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교사의 전문성을 높일 방안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 집중이수제의 경우 의미의 재해석이 필요하다. 집중이수를 한 학기 또는 학년 단위로 이해하고 교과를 편성·운영하다보니 전출생의 미이수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집중이수제 대신 집중운영제 개념을 도입해 월별, 분기별 등으로 보다 집중의 개념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 장현옥 광주 하남초 교사 = 범교과 학습은 교육과정 개정에 맞춰 꾸준히 늘어났지만 범교과로 분류하기 마땅치 않은 과목이나 연간 시수를 정해주는 과목으로 인해 학교현장에서는 연간 시수 운영표에 별도 표기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범교과 주제를 크게 축소하거나 과감하게 없애 창의적 체험활동의 운영 내실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초등 1, 2학년의 수업시수 논의는 학습 경험의 질 개선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지만 학생 발달단계와 교사의 근무부담 등을 고려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 현재 1, 2학년에는 전담교사가 배치되지 않으므로 수입시수가 늘면 교과 전담인력의 확충이 필요하다. 인성교육 실현을 위해 연극교육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만큼 체육, 음악, 미술의 각 교과 교실처럼 장기적으로 연극을 위한 공간마련이 필요하며, 일반 교사가 교과 단위로서 교육연극 지도 자료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 중학교-교재분량 대폭 축소해 핵심개념 중심 참여형 수업해야 ◇ 이영희 경기 원곡중 수석교사 = 중학교는 고등학교에 비해 자유학기제에 대한 부담, 창의적 체험활동과 학교스포츠클럽 운영, 입시로서의 진로가 아닌 중학교 진로교육의 문제 등 어려움이 크다. 특히 우리나라 학생들은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에서 인지적 측면은 최상위권이지만 자신감, 즐거움 인식, 가치인식, 효능감 등 정의적 측면은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 시수에 비해 지나치게 내용이 많아 토의와 토론, 프로젝트 등 새로운 수업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중학교 과정에서는 실생활 관련 통합사고를 길러주어야 하며 단원의 기본 개념은 초-중학 과정을 연계해 학생들의 논리적 사고를 통한 각종 개념 이해를 돕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또한 창의적 맞춤형 학생 중심수업과 통합교과를 가르칠 수 있는 교사 역량 강화 연수가 절실히 필요하다. 자유학기제와 관련해 현재의 학습량과 성취요소는 조정이 필요하며 이는 단순히 개수의 조정이 아니라 핵심원리 중심의 학습량 적정화와 교과 교육과정의 유기적인 연계강화를 통해 보완해야 할 사항이다. ◇ 박영각 경북 문성중 수석교사 =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는 일반적인 핵심역량 6가지를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과 교육과정에서도 교과별 핵심역량을 제시하고 있으나, 실제 교실수업에서 핵심역량을 길러줄 구체적인 방법을 교육과정의 방향으로 제시해줘야 한다. 다양한 학생 활동 중심의 교육과정 편성‧운영을 위해서는 현재의 교재 분량을 대폭 축소할 필요가 있다. 현행 교재는 핵심개념을 중심으로 한 학생 활동 중심의 참여형 수업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자유학기제에서 자율과정의 비중이 높아졌는데 전공을 벗어난 자율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지도로 인해 교사들의 부담이 큰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교실 수업 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있어왔음에도 각종 평가와 입시가 발목을 잡았고, 여기에 공문까지 과다하게 쏟아지면서 현장 선생님들이 학생의 사고를 열어줄 다양한 수업을 전개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교육과정에 도입되는 자유학기제에서는 학생 활동에 대한 평가를 문장 형태로 간략하게 하도록 하고 있어 교사들의 업무부담은 있지만 적어도 학생을 서열화 시키는 평가는 아니다. 이를 확대한다면 학교교육에 대한 사회의 인식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일반고- 통합사회·통합과학 수능 연계 안되면 안착 못해 ◇ 봉병탁 광주 서강고 수석교사 = 일반고는 특목고나 자사고 등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어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수 학생 선택과목 개설을 위해 강사비나 특별교실을 지원하거나, 중심 학교를 지정해 소수 선택과목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 수능과 연계성이 없는 과목은 부실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위해 수능과 연계하고 이수단위 지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수능과 연계되면 수능 준비만을 위한 문제풀이 중심 수업이 진행될 우려도 있다. 학생 중심의 참여·토론 수업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수업을 위한 준비 시간을 확대하고 학습량도 줄일 필요가 있다. ◇ 송상섭 경기 창조고 교감 = 공통과목의 이수시기가 학교 자율로 결정될 경우 전입생들의 이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공통과목의 이수시기를 고정하면 교육과정 편성 자율권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방학 중 이수나 사이버강의 운영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 공통사회와 공통과학은 교사들의 기피 과목이다. 하나의 전공을 가진 교사가 2~4개 교과가 합쳐진 과목을 지도하기는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일반고에서는 소수의 공통사회, 공통과학 자격증 소지 교사를 제외하고는 전공 교과를 우선 배정하고 부족한 시수를 공통과목에 배정하고 있다. 연수강화, 사범대 교육과정 및 임용 선발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선택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과 지도교사의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 현재 일반고 교원수요는 학급당 1.95명으로 돼 있는데, 2015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다양한 선택과목을 운영하려면 더 많은 교사가 요구된다. 과학탐구실험 과목의 평가 방법 개선도 요구된다. 기존에는 과학 교과 내 수행평가의 일환으로 탐구실험보고서평가를 하고 한 줄 세우기 식으로 진행됐는데, 학생들의 탐구실험 과정이나 태도 등 정성적인 부분의 서술형 평가를 해주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일반고에 적용되기 1년 전에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수능·대입제도의 고시가 이뤄져야 한다.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을 운영한다고 하지만 내신·수능 반영여부에 따라 학교현장에서 선택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 특목고-전문교과 필수 단위 "축소" VS "유지" 이견 팽팽 ◇김정호 경기북과학고 교사 = 주제발표에서 대부분의 특목고에서 전문교과 필수이수 단위 축소 요구가 많다고 했는데, 다른 조사와 상이해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 예술, 생활·교양교과가 창의인재 양성에 반드시 필요하긴 하지만, 각각 10단위, 16단위를 필수로 하면 학교 교육과정 편성에 어려움을 주고 학생 학습 부담도 커질 것이다. 2009 교육과정과 동일하게 각각 5, 12단위로 하면 전문교과(80단위)를 축소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과학고의 경우 보통 주당 3시간 정도의 RE(Research Education)활동을 하는데, 정규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아 방과 후에 이뤄지고 있다. RE활동은 학생 중심 교육에 해당하므로 교육과정에 포함시키면 내실 있는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과학고 조기졸업자가 대폭 감소함에 따라 3년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2학년에 전문교과가 집중 배치돼야 하며, 3학년에는 대학과정과 연계된 AP(Advanced Placement)제도가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 ◇김진숙 경기 수원외고 교사 = 외고 설립 목적은 단순히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외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인문·사회·과학에 기초 소양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에 있다. 그러나 외고의 교육과정은 다른 특목고에 비해서도 심각히 편협하다. 현행 교육과정에 따르면 특목고는 교과 총 이수 단위인 180 단위 중 80단위 이상을 전문교과로 편성해야 한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도 유지될 경우, 필수인 한국사 6단위, 체육 10단위, 예술 10단위, 생활·교양 16단위를 제외하면 국·영·수·사·과는 58단위 밖에 편성할 수 없다. 특히 외고는 외국어가 전문교과로 80단위 편성돼 있는데 공통과목에도 영어가 있어 외국어 관련 교과가 전체 이수단위의 절반인 90단위에 이른다. 2007 개정 교육과정에 비해 많이 줄어든 전문과목수를 확대해야 한다. 외고는 보통교과 심화과목 80단위 중 60%(48단위) 이상을 전공 외국어 과목으로 편성해야 하는데, 영어 이외의 외국어는 6개뿐이어서 필수 이수단위를 채우려면 전 과목을 8단위로 편성·운영해야 하는 실정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삭제된 전공외국어 기초 과목을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다시 개설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서수원지역에 있는 일월공원, 비 온 후 우리 아파트에서 내려다 보니 그 풍광이 한 편의 그림같다. 도시 한 가운데 녹음이 우거지고 저수지에는 아파트가 그대로 비친다. 얼마 전까지 있었던 녹조도 모두 없어졌다. 일월공원이 서수원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일월공원의 가장 좋은 점은 바로 1.9km 의 황토길이다. 콘크리트나 보도블럭길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황토길은 걷기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오래 걸어도 무릎에 무리가 오지 않는다.그래서 이 길을 애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곳을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보았다. 산책길로, 조깅길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 곳엔 수원청개구리 서식처도 있다. 도심지 한 가운데서 산책을 하면서 개구리 울음소리, 맹꽁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입추가 지나고 나니 논에 있는 벼들은 벌써 고개를 숙이고 있다. 벌써 결실의 계절임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이게 다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소득인 것이다. 얼마 전에는 이 공원에 물놀이장이 생겼다. 피서를 못 가는 사람들을 비롯해 무더위에 시달린 사람들은 이 곳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기는 것만 보아도 더위가 싹 가신다. 이 곳 물놀이장은 이 지역 주민들만의 것이 아니다. 인근 지역에서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장소 선정에 있어 성공작이다. 가까이 있는 일월도서관은 어떠한가? 우리인간에게 있어 정신적인 충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체적 건강과 함께 정신적인 건강을 말하는 것이다. 일간신문을 비롯해 인터넷 정보, 신간 도서를 언제나 즐길 수 있다. 도서관 확충에 있어 앞서가는 우리 수원이다. 그러나 일월공원을 애정 어린 눈으로 살펴보니 개선할 곳도 몇 군데 보인다. 우선 화장실 안내판. 공원을 찾는 사람 중에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화장실 안내판 중 영어 알파벳 몇 개가 떨어졌다. 작은 것이지만 공원 관리의 세심함이 필요함을 증명해 준다. 공원의 잡초 제거도 정기적으로 이루어진다. 환삼덩굴의 경우, 사람 손이 가지 않으면 금방 덩굴이 산책로를 가로 막는다. 그러나 제방 둑 운동시설 바로 옆의 보도블럭 경계선 잡초는 눈에 거슬린다. 이왕 하는 잡초제거 세심한 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원내 고사목 제거도 필요하다. 수목관리에 신경을 써 정기적인 보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야외공연장 인근에 있는 벚나무, 느티나무, 메타세콰이어 몇 그루가 지난 가뭄을 이겨내지 못하고 고사하고 말았다. 다른 나무는 잎이 녹색인데 이 나무는 잎이 모두 고동색이다. 수명을 다하고 만 것이다. 이런 나무들을 제 때에 처리하였으면 하는 것이다. 공원 관리에 있어 한 가지 더 부탁한다면 담당부서에서 비 온 후 한 번 둘러보았으면 한다. 맑은 날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인다. 바로 산책로 웅덩이다. 배수가 제대로 안 되어 물이 고여 있다. 제방둑길 일부는 물이 고여 사람들이 이 곳을 피해 다닌다. 배수로를 만들거나 흙 몇 삽만 부으면 금방 해결될 일이라고 본다. 일월공원 뿐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 자세히 사랑의 눈으로 보면 개선할 것이 보인다. 다만 그것을 시민들이 애정의 눈으로 바라보고 개선을 제안하고 지자체의 실천이 뒷따라야 우리의 환경은 개선된다. 그것을 능동적으로 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민들이 지적하기 전에 개선하면 금상첨화다.
지이야, 오늘은 절기상 입추인데 아침부터 후덥지근하구나. 교장 선생님은 가끔 수업에 들어가 학생들에게 꿈을 묻는 수업을 하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상당 수 학생들이 장래 무엇을 할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학생들로부터 자신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주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를 생각하여 보라고 하면서 진로지도를 하였단다. 또, 많은 시간을 이론적으로 가르쳐 봐도 별로 감동이 적었는지 학생들의 생각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래서 이러한 방법으로는 효과가 없어서 방법을 바꾸기로 하였다나. 그 방법이 바로 편지를 써서 건네주는 것이었다. 이 편지를 모아 이번 정년퇴임을 기념하기 위하여 편집한 것이 바로 '교육의 텃밭에 씨를 뿌리며'이다. 여기에는 네 친구들에게 쓴 글도 들어 있으니 잘 보기 바란다. 만일 네가앞길이 보이지 않고 있다면 먼저 이 세상을 살아온 선배로 부모님과 주변에 계신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할 줄 하는 학생이 되기 바라면서 이 글을 쓴다. 아직 스물이 채 안 된 김안나(19)씨는 지난 1월 경기 평택의 한국관광고 졸업과 동시에 서울 강남구 코엑스 롯데면세점에 취업했다. 대졸자들도 힘들다는 취업 문을 가뿐히 넘어선 비결은 뭘까. 그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 1월 초까지 스위스 바텔호텔에서 경험을 쌓았고 이런 경험이 취업 성공을 이끌었다고 전했다. 한 주는 언어 교육을, 한 주는 실습을 하는 등 특유의 커리큘럼 덕도 컸다. 김씨는 중국어가 전공이고 영어와 프랑스어도 가능하다. 학벌은 ‘고교 졸업’이지만 실력은 유명 대학 졸업생 못잖은 셈이다. 이처럼 이제는 학벌이 문제가 아니라 실력이 있느냐가 취업을 결정한다. 인천전자마이스터고를 졸업한 이진현(19)씨는 해외 취업에 성공했다. 그는 오는 7월부터 독일 하노버의 전자회사인 펠츠 일렉트로안나겐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금은 한국에서 독일어를 배우고 있다. 앞서 지난해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독일 하노버의 직업학교인 비비에스(BBS)에서 견습생으로 직업교육과정을 이수했다. 실력을 인정받아 졸업 후 일하기로 한 것이다. 이씨는 “원래부터 외국의 언어나 문화에 관심 많았고, 교육부에서 이런 과정을 운영한다고 해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에서는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기술이 좋으면 대접을 받는 풍토가 강하다”면서 “기술직에 대한 대우가 높고 정부 지원도 좋아 국내와는 온도 차이가 상당했다”고 덧붙였다. 그느 국내의 그릇된 풍토도 꼬집었다. 이씨는 “국내에서는 고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가면 은근히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고쳐져야 좋은 취업 프로그램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31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는 김씨와 이씨처럼 글로벌 현장학습에 참여했던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생들의 성공 사례 발표회가 열렸다. 교육부가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글로벌 현장학습은 올해로 5년째이다. 지난해에는 21개 학교 371명이 독일, 스위스, 호주 등 12개국에서 현장실습에 참여했다. 전체 참가자 가운데 70.6%인 262명이 귀국하자마자 취업에 성공했다. 특히 66명은 해외기업 취업을 약속받았다. 인천전자마이스터고·부산기계공고·광주자동화설비공고가 독일에 각각 7~9명을, 한국관광고가 스위스에 5명을 진출시켰다. 실력으로 승부하는 이들이야말로 ‘신(新) 평판사회’의 주역들인 셈이다. 이웃 광양실고에 들어간 한 제자도 이번 한국농업진흥공사에 합격하였다는 소식을 나에게 전해주었단다. 넌 어느 고등학교에 갈 것인지는 정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문제는 어느 학교가 아니라 내가 어떤 꿈을 가지고 지금 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를 진지하게 생각하여 본다면 너에게도 좋은 축복의 길이 열릴 것이라 확신한다.
1994학년도부터 실시하던 대학수학능력(이하 수능) 시험이 흔들리고 있다. 몇 해 전부터 수능 출제 오류가 있었고, 2015년 영어와 생명과학에서 출제 오류가 나오면서 교육부도 개선 방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영어는 2018학년 수능부터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뀐다. 지금까지 절대시하던 등급과 석차가 의미 없게 된다는 것이다. 급기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취임 1주년 기자 회견에서 수능 시험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능 시험은 시작과 달리 대학에서도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 입시에서 정시가 없어지고 수시 전형 위주로 가고 있다. 2016 대학 입시에서 모집 인원의 67.4%를 수시 전형으로 선발한다. 이는 70%의 학생들이 수능 시험 성적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다. 서강대는 아예 정시를 폐지하고 수시 100%로 선발하면서 수능 최저를 폐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수능이 필요 없이 학생부 중심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추세에 대해 일부에서는 변별력이 떨어지는 이른바 ‘맹물 수능’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까지 떨어지는 수능 성적으로 대학이 정시 모집에서 학생을 뽑는 것이 어려워진 측면도 있다. 이것도 어느 정도 맞는 말이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우수 학생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대학이 수능 시험 성적이 높은 학생이 우수하다는 편견을 버리기 시작했다. 입학사정관 전형과 학생부 종합 전형 등의 입시 경험을 통해서 정성 평가 위주로 우수 학생을 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수능 시험이 처음에는 통합 교과서적 소재를 바탕으로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제 위주로 출제하면서 공교육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기를 기대했다. 단순 암기식 교육을 조장해온 학력고사의 병폐를 해소하고 학교 교육이 살아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수능 시험도 역시 선택형 시험이기 때문에 한계를 드러냈다. 그리고 수능의 등급 및 석차가 입시를 좌우하면서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사교육이 성행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특히 초등학교 1년부터 고등학교 3년까지 12년 동안 공부했던 것을 수능 하나로만 평가해 대학에 진학해야 된다는 현실은 교육적으로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노출했다. 수능 시험 제도 하에서는 바람직한 교육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학생들은 공부에 짓눌리고, 경쟁에 치우친 학생들은 급기야 학교 폭력이라는 모습으로 일탈을 했다. 학교는 대학 입시 준비를 한다며 많이 가르치고 있지만, 결국은 공교육이 무너졌다고 욕만 먹는다. 과외 문제가 대두되어 빈부 격차 문제는 사회 문제로 비화 된다. 이제 수능 시험을 버릴 때가 왔다는 징조다. 교육부는 연초에 수능 출제 오류에 대한 대안으로 수능 개선을 약속했는데,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개선의 초점이라는 것이 결국은 출제에 한정되어 있게 된다. 그렇다면 좋은 문항보다는 오류 없는 안전한 출제를 한다. 이러다보면 결국 수능 시험 문제를 꼬아서 내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문제 풀기만 답습하는 틀에 갇히게 된다. 수능 개선이 아니라 개혁을 해야 한다. 21세기란 단순히 세기적 전환이 온 것이 아니다. 산업 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 전환한 것은 물론 가치관 지식관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런 시대의 변화를 두고 여전히 개인의 소질과 적성이 무시되는 획일적인 교육 내용과 평가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명분으로 EBS 방송ㆍ교재의 연계 출제를 하는 것도 국가적으로 부끄러운 정책이다. 수능을 대신할 수 있는 시험을 제안한다. 대학입학자격고사이다. 일종의 미국 수능 격인 SAT(대학입학자격시험)다. 이 시험은 수험생의 창의성, 사고력을 측정하는 방향으로 계획해야 한다. 특히 이 시험은 수험생의 분류, 선발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미래 역량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교육 정책을 포함한 입시제도 등의 전환은 단순히 정책의 변화만으론 안 된다. 우리 아이들이 겪어야할 고통과 인내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고, 미래 삶에 긍정적인 기여를 해야 한다. 수능을 대신할 수 있는 대입자격고사에는 반드시 이것이 담겨야 한다. 참고로 최근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 실시를 두고 우려가 많았다. 이 기간은 공부를 중단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학생들은 긍정적으로 적응하고 있다. 자유학기제가 교육의 핵심인 자율성과 창의성을 키우기 때문에 환영 받는 것이다. 입시 제도도 마찬가지다. 수능 체제는 오히려 학생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키우는데 위협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이를 떨쳐 내기 위해 수능을 자격고사화 하고 대학에서 학생부 종합 전형제도를 정착하는 방향으로 가기 바란다. 전제되어야 할 것은 대입 제도가 학교 문화를 지배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따라서 학생부 종합 전형 제도 정착으로 학교 교육과정을 정상화하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학교 문화의 자율성을 측정하고, 학생 개개인의 미래와 꿈을 내다보는 선발 방식으로 설계해야 한다.
국가수준교육과정 문서에 나타난 교수·학습방법의 변천 교육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교수·학습방법은 국가수준교육과정 문서의 교육과정 운영 항목에 제시되곤 한다. 미군정기부터 2009 개정 교육과정기에 걸쳐 나타난 교수·학습방법의 변천을 살펴보자. 미군정기 문서(1945.10.) _ 미군정기 즉, 1차 이전 교육과정 문서에 나타난 교수·학습 관련 사항은 거의 없다. 아직 한국어론 교과서가 마련되지 않았기에 일본어 교과서를 사용할 시 유의 사항 등이 눈에 띈다. 1차 교육과정 문서(1955.08) _ 교육과정 문서 내에 구체적인 교수학습 관련 사항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지만, 교육과정을 보편적인 기준으로 삼아 모든 학습지도 계획뿐만 아니라 실제 지도와 학습 평가가 이루어져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2차 교육과정 문서(1969.09.) _ 생활중심교육과정이 강조되면서 교과활동계획 및 운영과 관련하여, 아동의 심신 발달 과정의 특징, 흥미와 관심, 생활 중심으로 학습 경험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으며, 1, 2학년 학습지도에 있어서는 교과 간의 관련성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지도하고, 교과 내용의 학습지도에서 지적 내용의 이해나 지적 능력의 훈련에만 치우치지 말고 전인교육이 이루어져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교과 지식 외에 학생에 대한 발견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교수·학습방법에 대한 안내는 찾아볼 수 없다. 교수·학습 실천은 교사의 몫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3차 교육과정 문서(1979.03.) _ 운영 지침에 나타난 교수·학습 관련 항목을 살펴보면, 어린이의 개성과 특질을 바탕으로 한 교육과정 운영의 개별화를 천명한 점이 눈에 띈다. 2차 교육과정이 생활 경험을 중시하는 전인교육을 표방했다면, 3차 교육과정에서는 학생의 특성과 요구를 고려한 개별화 교육이 교실 수업에서 강조되어야 함을 시사 받을 수 있다. 2~3차를 통해 단순 지식 전달을 넘어 학생의 요구와 능력을 고려한 교수·학습방법 적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4차 교육과정 문서(1981.12.) _ 학문중심교육과정이 구현된 시기로, 교수·학습방법과 관련하여 특기할만한 점은 소위 발견학습법(탐구학습법)의 주된 지도 방식으로 제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지엽적이고 단순한 사실의 기억보다 탐구적인 활동을 통해 개념 및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새로운 사태에 적용하는 기회를 많이 갖도록 하게 함으로써 주입식, 설명식 학습지도 방식을 탈피하도록 했다. 또한 처음으로 읽기, 쓰기, 셈하기 등의 기초학습 능력 신장과 학습부진학생 지도에 대한 고려를 찾아볼 수 있으며,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아이디어도 새롭게 제시되고 있다. 5차 교육과정 문서(1987.06.) _ 교수·학습 측면에서 4차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새롭게 제시된 내용은 학습 효과를 올리기 위해 여러 가지 자료를 다양하게 활용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과서 외에 다양한 교수·학습자료를 활용한 교수·학습활동을 권장함을 시사 받을 수 있다. 6차 교육과정 문서(1992.09.) _ 처음으로 시·도 교육청과 학교의 역할을 구분하여 제시하고 있는 점이 특기할만하다. 교수·학습과 관련하여 시·도는 각종 교육자료를 개발·보급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교원의 (학습) 지도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과정 연수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학교는 각 학년별로 요구되는 학습 목표를 모든 학생이 성취하도록 하고 학생의 능력에 맞는 학습 기회와 방법을 제공하여 학습결손이 누적되거나 학습 의욕이 저하되지 않도록 명시하고 있고, 학습 활동에서 학생의 직접적인 체험활동(실험, 관찰, 조사, 수집, 노작, 토론, 견학 등)이 많이 이루어지고, 학습의 개별화에 노력하도록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전체 대집단 학습 외에도 소집단 학습 활동을 통해 공동(협력)으로 문제 해결하는 경험을 많이 갖도록 하고,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교과용 도서 외에 교육방송, 시청각 기교재, 컴퓨터, 각종 학습자료를 활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6차 교육과정은 시·도 교육청의 자료 개발, 보급 및 교원 전문성 연수 시행 역할 부여 및 단위학교에서 개별 학생의 능력에 맞는 교수·학습방법 적용, 협력학습을 포함하여 다양한 학습자 중심 교수·학습활동 등이 망라되어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교육과정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7차 교육과정 문서(1997.12.) _ 시·도 교육청 외에도 지역교육청의 역할도 제시되어 있는 점이 특기할만하다. 교수·학습과 관련하여서는 교과, 재량활동, 특별활동 운영을 위한 각종 교수·학습자료를 시·도 교육청이 연구·개발하여 보급하도록 하고 있다. 단순 개발이 아니라 ‘연구’에 의한 자료 개발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역청은 수업 연구교사 및 교과별 연구회 활동을 지원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7차 교육과정이 수준별 교육과정이라고 불리는 만큼, 수준별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학습 집단 방식을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언급은 있으나(초등은 학급 내, 중등은 학교 재량), 아쉽게도 총론 차원에서 교수·학습방법에 대한 안내는 6차에 비해 현저히 저조하다. 단, 각론 교과과정에서는 수업 시 고려 사항(사전 지식 활용, 학습활동, 피드백 등), 자료 활용 등에 언급을 일부 찾아볼 수 있다. 2007 개정 교육과정(2007.02.) _ 6차 교육과정과 마찬가지로 시·도 교육청 및 지역교육청의 교수·학습 지원 활동을 명시하고 있다. 단위학교의 경우, 수준별 수업 운영 관련 항목이 포함되어 있고, 학교 교육활동 전반을 통해 인성교육이 통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며, 6차에서와 같이 학생 능력에 맞게 학습 기회와 방법 제공을 하여 학습 결손이 누적되거나 학습 의욕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며, 탐구적 활동을 통해(4차) 개념 및 원리를 이해하고 여러 가지 자료를 활용한 정보처리 능력을 갖추도록 해야 하며, 개별 활동 및 소집단 공동 학습 활동을 강조하고, 교과 활동에서 학습의 개별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발표·토의 활동과 실험, 관찰, 조사, 실측, 수집, 노작, 견학 등의 체험활동이 충분히 이루어지도록 명시하고 있다. 교사 전문성 신장과 관련하여, 동학년 모임, 교과별 모임, 현장 연구, 자체 연수 등을 통해 교사들의 교육활동 개선의 필요성을 적시하고 있다. 2007 개정 교육과정은 이상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적어도 교수·학습 영역에서는 다채로운 교수·학습활동과 방법 등이 종합적으로 나열되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2009 개정 교육과정(2009.12.) _ 교수·학습 관련 사항만을 살펴보면 2007 개정 교육과정과 별 차이가 없다.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원은 크게 국가 수준 및 교육청 수준으로 구분하여 제시하고 있는데, 국가 수준의 경우 주로 평가 관련 지원 사항으로 이루어져 있고 교수·학습 지원 관련 사항은 언급이 없다. 교육청 지원 사항 역시 주된 내용은 협의의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하는 항목으로 채워져 있고 교수·학습을 포함하는 교육과정 지침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상에서 국가수준교육과정 문서에 기초하여 미군정기에서 2009 교육과정 개정에 이르는 시기 동안 교수·학습활동과 방법에 대한 인식과 접근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가를 일별하였다. 교수·학습 측면에서 가장 다양하고 의미 있는 시도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6차 교육과정이었고,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평가, 교육과정 질 관리가 강조되었지만 교수·학습에 대한 고려는 적어도 총론 차원에서는 미비하였다고 여겨진다. 물론 국가수준교육과정 문서에 제시된 내용이 현장 교육, 교실 수업에서 그대로 실천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해당 교육과정 시기의 교수·학습의 지향성을 파악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5·31 교육개혁 이후 정부별 교수·학습 정책의 변천 이번에는 ‘세계화·정보화 시대를 주도하는 신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5·31 교육개혁방안(1995)’ 이후 각 정부별로 추진된 교수·학습정책의 변천을 살펴보고자 한다. 실제로 행정력을 동원한 정책 집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문서로 제공되는 교육과정보다 현장 교육 실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더 강력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가 걸릴 때 정책 피로감 등으로 인해 학교 현장의 정책 불순응(Coombs, 1980; 김재웅 외, 2010 재인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한계도 있다. 문민정부(1993~1996) _ 문민정부는 5·31 교육개혁을 계기로 당시 학교 현장의 풀뿌리 운동으로 시작되었던 열린교육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나갔다. 열린교육은 학습자의 능력, 적성, 흥미 등에 있어서 개인차를 최대한 존중하고자 하는 ‘신교육 운동’이었지만, 이후 교실붕괴, 학력 저하 등의 문제가 제기되며 열린교육이 어려움에 부닥치게 되었다. 하지만 종래의 획일적 교실 교육에서 탈피하여 학습자의 요구와 개인차를 고려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데에 대한 관심과 인식을 촉발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국민의 정부(1998~2003) _ 문민정부에서의 교수·학습 개혁이 거대 담론 중심의 제도 개혁의 틈새를 비집고 새싹을 피운 시기라면, 국민의 정부에서의 교수학습 개혁은 학교, 교실교육 혁신 차원에서 교수·학습이 차지하는 위상의 중요성 및 기본 인프라(예: 중앙 및 시·도 교수학습센터 운영 등) 구축이 착수되어 교수·학습 개혁의 기반이 마련된 시기라 할 수 있다. 이는 당시 및 현재의 세계적인 교육개혁 흐름과도 일치하는 것으로서 종래의 교육개혁이 제도나 구조 개혁에 치중하였다면, 이제는 교수학습, 교사교육에 보다 비중을 두어 교육개혁을 이루어내야 한다는 시대정신과 일치하는 방향이었다. 교실 학습 정책으로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의 함양, 능력과 적성 중심의 수업, 실천 위주의 인성교육, 학생의 능력 수준을 고려한 수준별 수업 등이 도입되었고, 교사의 변화 없이 교수방법의 변화가 있을 수 없다는 차원에서의 교원 관련 지원 정책, 교수·학습 환경 개선을 위한 시설 및 환경 개선 정책 등이 추진되었다. 참여정부(2003~2008) _ 참여정부의 교수·학습정책 전반은 국민의 정부에서 강조되던 정책 기조가 유지된 채 좀 더 구체화되고 실행 측면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추진되었다. 특히 국민의 정부에 이어 중앙 및 시·도 차원에서 전개된 교수·학습센터 사업은 당시 교수·학습 지원이라면 교수·학습자료 개발·보급 정도로 인식하는 수준에서 교실수업 개선 자체를 도모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냈다는데 그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교수·학습센터 사업 전개와 더불어 교수·학습 및 장학 관련 자료 및 지침은 교수·학습센터 홈페이지에서 전문적으로 관리되기에 이르렀다. 아울러 교사의 수업 전문성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교원능력개발평가 시범학교 운영 등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지나친 이러닝 학습의 강조, 교수·학습 콘텐츠 물량 개발 및 건수 위주의 시·도 평가 정책으로 혁신 드라이브를 거는 과정에서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2008~2013) _ 이명박 정부의 교수·학습 정책은 각론 수준의 교수·학습 개혁에 초점이 맞추어 추진되었으며, 아울러 미래 사회 대비 창의적 인재 육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었다. 주요 교수·학습정책으로 학교 영어수업 개선, 수학교육 선진화, 교과교실제, 창의적 융합인재 양성을 위한 STEAM,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기반 기초학력 향상 지원 정책, 다양한 수업 전략을 활용한 방과후활동 활성화 등을 들 수 있다. 이전 정부의 교수·학습정책은 국가-시도-단위학교의 3수준을 연계하는 보편적 정책으로 추진되었다면, 이명박 정부에서는 OO 중점학교, OO 창의경영학교로 불리는 단위학교 중심의 교수·학습정책이 활성화되었다. 이러한 학교 중심의 교수·학습정책(예: 학력향상형 창의경영학교)은 교사 중심의 교수·학습정책(예: 열린교육)에 비해 구성원 전체의 인식 및 역량 재고를 요구하기에 효과성이 더 높을 수 있지만, 예산 지원이 중단되면 원위치로 돌아가기 쉽다는 한계를 지닌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에서는 각론에 치중하다 보니 기존의 정부와 달리 국가수준의 교수·학습정책을 총괄하는 마스터플랜(예: 교실수업개선 기본계획)이 없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박근혜 정부(2013~) _ 박근혜 정부(2013~)의 교육정책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된 과도한 학력평가 정책이 현장의 정책 피로감을 심각하게 유발하였고, 인성교육이 소홀히 되었다는 문제 인식하에 초등학교 학업성취도평가 폐지 및 ‘꿈과 끼를 길러주는 학교’라는 모토 하에 자유학기제를 도입하여 아이들이 과도하게 지식교육으로 몰리지 않도록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6차 교육과정에서와 같이 다양한 학생의 능동적 참여를 강조하는 교수·학습방법(예: 토론, 프로젝트학습, 거꾸로 학습 등등)이 강조되고 있으며 시·도 교육청 및 지원청에서도 혁신학교, 행복학교 운영 및 교실수업실천사례발표대회 등을 통해 이러한 정책 방향을 공유하여 추진하고 있다. 교육이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실천이라고 할 때, 특정한 지향만을 고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교수·학습 분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이제는 특정 교수·학습방법이나 정책을 고집하기보다, 21세기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상, 그리고 다양한 학생들의 필요와 요구에 따른 맞춤형 교수·학습이 가능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의 교수·학습방법이나 관련 정책들의 흐름을 살펴보면, 교사 중심 ↔ 학생 중심; 학력 ↔ 창의·인성; 지식 ↔ 역량; 강의·설명식 ↔ 탐구·발견식; 수월성 ↔ 형평성; 분과 ↔ 융합 등등이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한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상호 배척하지 않고 서로 윈윈(Win-Win)·상생하는 방향으로 어떻게 잘 조합하여 학습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가에 대한 묘안(妙案)을 찾아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국 교실의 현주소는· 향후 과제와 지향점 교실의 내밀한 과정이 본격적으로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전후 학교 붕괴, 교실 붕괴 등의 학교 위기 담론이 활발해지며 그동안 성역으로 여겨졌던 교실의 빗장을 열고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교수·학습활동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시도가 거세게 몰아치는데 기인한 바 없지 않다. [PART VIEW] [참고문헌] 교육개혁위원회(1995). 신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개혁방안. 김재웅 외(2010). 한국의 교수-학습 방법의 개혁 성찰과 전망.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 RRI 2010-3. 한숭희(2000). 학습혁명 보고서. 서울: 매일경제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