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원 소프트웨어(SW)를 교육자료로 선정할 시 학교별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심의해야 한다는 교육부 지침 이후 새 학기를 앞둔 학교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교육청이나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모든 SW까지 포함되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에듀테크 심의 폭탄법’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학생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검증되지 않은 불확실한 교육앱이 학교 현장에 들어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교육청이나 공공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는 AI 기반 공공 플랫폼은 이미 안전성을 보장한 프로그램까지 모두 심의하라는 것은 과도한 행정력의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아무리 교육적으로 우수한 프로그램일지라도 심의하는 절차가 까다롭고 불편하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교사가 사용하겠다고 할까? 오히려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 방식만 위축될 우려가 있다. 여기에 교사에게 책임을 지나치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담당 교사가 수많은 SW의 개인정보 처리방침, 기술적 보안 조치, 제3자 제공 여부 등을 일일이 확인하고 기안해야 하는 구조기 때문이다. 수업과 생활지도에 집중해야 할 교사들에게 IT 전문가나 법률가도 하기 힘든 보안성 검증 업무까지 떠맡기는 것은 교사가…
2026-02-16 09:10국회와 교육부는 교육 발전을 위해 새로운 정책을 만들고 이를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학생 교육이라는 큰 목적을 갖고 이를 실현해야 하는 교원들은 그 과정에서 보완점을 제안하기도 하고, 방향성에서 옳다면 당연히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매년 새롭게 쏟아지는 정책들은 교원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에게도 늘 혼란을 주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올바른 목적 설정과 그에 따른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하기보다는 학교의 책임과 역할만 강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12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6년 학생맞춤통합지원(학맞통) 체계 구축계획’도 역시나 마찬가지다. 위기 학생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 현장에서는 시·도교육청을 중심으로 한 외부 전문기관 주도의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을 요구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관리자 중심의 협업 구조, 학교 내 논의 절차 마련, 교육청의 지원 체계 구축’이라는 모호한 지시를 내리는 데 그쳤다. 신학기를 앞둔 상황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의 계획으로 학교는 또다시 고민에 빠지게 됐다. 학맞통이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학교는 위기 학생을 발견해 의뢰하
2026-02-16 09:10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교육 현장의 혼란과 우려가 여전하다. 교육부가 내놓은 고교학점제 지원 대책에 대해 교총 등 교원 3단체가 공동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그 대책이 제도의 안착을 담보하기에는 근본적으로 부족하다는 현장판단을 보여준다. 대책에는 일부 운영 기준 조정이 포함됐지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현장 부담을 부분적으로 완화하는 수준에 그쳤다. 정책 방향과 책임 구조는 그대로 둔 채 절차만 손질하는 방식으로는 혼란을 줄이기 어렵다. 특히 공통과목 학점 이수 기준에 학업성취율을 유지한 점은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가 형식화될 가능성을 키운다. 학교 유형과 지역에 따라 미이수 학생 비율이 크게 다른 현실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분석이나 맞춤형 지원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결국 학교는 교육적 개입보다 제도 요건을 맞추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교사의 업무 부담 역시 한계다. 선택과목 확대와 함께 평가, 보완지도,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부담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수업과 학생 관리의 질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개별 교사가 아니라 제도 설계의 문제다. 온라인학교와 공동교육과정 확대도 만능 해법이 될 수 없다. 소규모 학교와 지역 여
2026-02-09 09:10교원을 대상으로 한 상해·폭행·성폭력 등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사안이 발생한 경우, 학교장이 피해 교원과 가해 학생을 분리 조치할 수 있게 됐다. 국회가 지난달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안을 의결한 것이다. 그동안 교원은 교육활동 침해를 당해도 지역교권보호위원회의 심의·의결까지 그대로 교실에 머물러야만 했다. 가해 학생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서는 연가나 병가를 사용해야 하는 불합리한 구조였다. 이번 법 개정으로 인해 피해 교원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장치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학교 현장에서 매일 같이 미성숙한 다수의 학생을 상대해야 하는 교원은 언제나 뜻하지 않은 교권 침해를 당할 수 있다는 불안을 안고 있는 형편이다. 또 실제 사건 당사자가 돼도 피해 학생이 아닌 다른 학생들을 교육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쉽사리 교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오히려 피해 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교원이 학생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제도와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교원 보호를 위한 첫발을 뗀 만큼 이젠 개정안이 현장에 즉시 안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선 2026년
2026-02-09 09:10정부가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원정원을 줄이는 정책은 단순 수치 조정에 불과하며, 공교육의 본질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발상이다. 학생 수 감소를 근거로 교사를 감축하는 기계적 접근은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학생 간 격차를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 다문화, 특수교육 대상, 기초학력 미달 등 집중 지원이 필요한 학생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부족한 교원을 기간제 교사로 채우는 방식은 교단의 안정성과 전문성을 훼손하며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갈 피해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 과밀학급, 1명에게 몰리는 과목, 학생 관리로 인해 교사의 개별 학생 맞춤 지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학생 수 감소를 경제적 논리로만 판단하는 정책은 공교육의 본질을 오해한 결과다. 학교는 비용 절감 기관이 아니라 미래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 공동체다. 경제 논리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 필요한 교육적 지원과 전문 교원을 줄이는 순간 단기적 절감이 아니라 장기적 사회적 손실이 발생한다. 기초학력 보장 등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정규 직원이 아닌 한시 정원으로만 운영하는 것도 증가하는 교육수요와 심화되는 학습 격차를 해결할 수 없다. 오히려 혼란만 심화될 뿐이다. 최근 교총 등 교원단체가 기자회
2026-02-02 09:10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사회적 합의에 기반해 국가 교육정책의 중장기 방향을 설정하는 기구다. 그만큼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의견 수렴과 숙의, 그리고 투명한 의사결정 방식은 국교위 존재 이유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고교학점제 과목 학점 이수 기준 결정 과정을 보면, 국교위의 의사결정 구조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사안에서 행정예고 기간에 접수된 의견이 사실상 100% ‘출석률만 반영’이었음에도, 최종 결정은 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 현장 의견이 명확하게 모였음에도 반영되지 않는다면, 행정예고와 의견 수렴 절차는 왜 필요한 것인가. 현장 목소리를 듣는 과정이 아니라, 단지 행정 절차를 충족하기 위한 요식행위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의사결정 방식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학생맞춤형통합지원, 대입제도 개편, 중장기 교육계획 등 교육 현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정책들이 줄줄이 논의될 예정이다. 만약 이들 정책 또한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의견 수렴은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면, 국교위는 교육 발전의 견인차가 아니라 변화를 가로막는 걸림
2026-02-02 09:10지난해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교권 보호’를 국정과제로 내세웠다. 교육계는 정부가 신속히 움직여주길 바랐지만, 새해 교육부가 준비 중이라 밝힌 ‘학교민원 대응 및 교육활동 보호 강화방안’을 기다렸다. 교사 출신 교육부 장관이 임명된 만큼 현장은 실효적 교권 보호 장치가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깨졌다. 22일 발표한 방안은 범정부 종합대책이 아닌 교육부의 교원담당부서 소관 대책에 머물렀다. 한국교총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전 정부에서 추진했던 방안을 재정리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당초 시안에는 포함됐던 중대 교권침해 조치사항의 학생부 기재가 배제된 것을 비롯해 ‘교육활동 소송 국가책임제’ ‘악성민원 맞고소제’ ‘안전사고에 대한 면책기준 확립’ 등 현장 교원들이 절실히 요구해 온 실질적인 대책이 외면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교권보호위원회 신고 건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매일 3~4명의 교사가 폭행·상해를 입고 있다. 학생들로부터 성폭력 범죄를 당하는 교사도 이틀에 1명꼴이다. 여기에 현장을 대상으로 한 ‘아니면 말고’ 식의 악의적 아동학대 신고와 소송이 난무하고 있다. 아동학대 신고 중 95%가 무혐의
2026-01-26 09:10최근 시·도 행정통합 논의가 활발하지만, 교육청 통합은 소외돼 우려가 크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이미 ‘교육청 독립성과 학교 현장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분명히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현재 논의 구조는 재정 효율과 행정 편의에 치중돼 학생 학습권과 교원의 근무 환경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교육청이 통합 과정에서 소외되면, 지역 맞춤형 정책과 현장 지원은 약화되고, 학교와 교사, 학부모에게 불확실성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 교육청은 단순한 행정기관이 아니다. 지역 특성과 현장 상황을 고려한 정책을 설계하고, 학생 개별 학습 환경을 보호하며, 교원 근무 여건과 학교 운영을 지원하는 핵심 조직이다. 통합 논의에서 교육청이 배제되면, 지방정부 중심의 획일적 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고, 지역 교육 자율성과 전문성은 크게 훼손될 수 있다. 교육계는 통합 논의가 단기적 행정 효율만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교육 정책은 장기적 세대 책임과 직결되며, 교육청의 독립적 참여와 실질적 권한 확보가 필수적이다. 단순히 통합 명분으로 교육청을 주변화하면, 조직 효율도 교육 혁신도 달성하기 어렵다. 현장 교사와 학부모, 학생의 요구를 반영하
2026-01-26 09:10새해 벽두부터 안 좋은 소식이다. 지난해 경기도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조리실무사가 손가락을 다친 사건에 대해 경찰이 해당 학교 영양교사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것이다. 조리실무사의 처벌불원서 제출, 도교육감의 우려 표명도 무색한 결과다. 지난해 속초체험학습 안전사고 인솔 교사 재판, 학부모 몰래 녹음 특수교사 아동학대 신고 재판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교사가 형사처벌 대상이 됐다. 툭하면 아동학대 신고로 수사당국에 불려 다니고, 부득이한 교육활동 중 발생하는 안전사고로 더욱 가슴을 졸여야 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아닐 수 없다. 해당 조리실무사는 법정 산업안전 교육(연 24시간)을 이수했고, 영양교사가 사전에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또 사후 조치까지 잘 처리했는데 형사적 책임까지 지게 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업무상과실치상은 사고 발생의 예견·결과 회피 가능성, 주의의무 위반 등 인과관계가 모두 입증돼야 성립한다. 사고 당사자도 처벌을 원치 않는데 기계적 법 해석과 집행으로 또다시 교단에 큰 상처를 줬다. 만약 해당 교사가 처벌을 받게 된다면 조리실무사의 각종 안전사고가 영양교사의 형사 책임이
2026-01-12 09:10고교학점제를 둘러싼 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장의 부담과 불신이 누적된 상황에서 국가교육위원회가 최근 학점 이수 기준을 일부 완화하는 행정예고안을 내놨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행정예고안의 핵심은 공통 과목은 출석률과 학업성취율 중 하나를, 선택 과목은 출석률만 충족하면 학점을 인정하도록 한 것이다. 기존에 비해 다소 완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학점 이수 기준을 법적으로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세부 운영을 교육부 지침에 맡긴 구조는 유지됐다. 현장 교원들의 문제의식은 비교적 분명하다. 고교학점제의 어려움은 이수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해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다. 인력과 시설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과목 다양화를 감당해야 하고 평가와 기록에 따른 교원의 행정 부담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대입 제도와의 연계 불안까지 겹치며 구조적 문제가 누적돼 온 것이 핵심이다. 기준 조정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이유다. 출석 중심의 이수 기준 역시 신중히 봐야 한다. 관리 부담을 줄이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성취 기반 교육이라는 학점제의 취지와 충돌할 소지도 적지 않다. 기준 완화가 곧 학습의 형식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평가 방식 개
2026-01-12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