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패션 블로그 또는 유튜브에 등장하는 ‘키치한 패션’이라는 제목, 한 번쯤 본 적 있나요? 본 적 있더라도 ‘키치하다’라는 표현이 생소해서 그 의미를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웠을지 몰라요. 여기서 ‘키치(kitsch)’는 미학 관련 독일 단어로, “나쁜 예술”이란 뜻이에요. 저급한 것, 하찮은 모조품, 싸구려 예술품 등의 부정적인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단어가 탄생하게 된 배경은 유럽의 19세기 중반 부르주아 사회가 형성될 당시예요. 19세기 이전까지 예술은 상류층만이 즐기는 수준 높은 문화로 인정되었어요. 그러나 19세기 말 급속한 산업화로 인하여 그 흐름은 바뀌기 시작해요. 대중문화가 점점 빠르게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상류층뿐만 아니라 중산층 역시 예술에 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이때 중산층 사람들은 예술에 관한 관심을 표현하고자 그림을 많이 사들였어요. 이들의 소비 욕구를 충족시켜준 것이 바로 키치였고요. 즉, 유명하고 비싼 작품은 아니지만 그럴듯한 그림들이 생겨나면서 중산층이 정신적, 심리적, 경제적으로 예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죠. 한편, 예전에 그림을 즐기던 상류층들은 이와 같은 중산층의 급작스러운 진입…
2022-08-06 17:32
대한민국 학생에게 학원은 곧 일상이다. 통계청과 교육부가 진행한 2021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교육에 참여한 학생 비율은 전년 대비 8.4%p 증가한 75.5%로 나타났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82%, 중학교 73.1%로 전년 대비 각각 12.3%p, 5.9%p 올랐고, 고등학교는 64.6%로 전년 대비 3%p 증가했다. 머뭇거리던 여학생의 한 마디 '사교육의 성지'로불리는 대치동 근처에서 나와 같은 동급생 중 학원에 다니지 않는 학생은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모두 공부에 진지하지만, 눈은 죽은 것처럼 보인다. 학교에서 정신건강 관련 초청 강의가 열린 적이 있는데, 강의를 맡은 청소년 상담사가 행복하냐고 묻자 머뭇머뭇 손을 든 한 여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성적에 대한 불평불만 밖에 없는 엄마가 없어져야만 행복할 것 같다고. 세계는 한국교육을모범으로 볼지도 모른다. 한국학생들은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최고 수준의 성적을 낸다. 2018년 PISA에서 OECD 국가 중 읽기 분야 2~7위, 수학 분야 1~4위, 과학 분야 3~5위를 기록했다. 물론,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장점이 있다. 성공이 가장 중요하
2022-08-06 08:52
영월은 산과 강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곳이다. 그런 영월에서 유명한 인물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김삿갓도 그중 한 명이겠지만 아무래도 가장 유명한 인물은 단종일 것 같다. 단종에 얽힌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편이다.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른 단종은 수양대군이 일으킨 계유정난으로 실권을 빼앗긴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왕위를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넘겨주고 상왕이 되었던 것. 그러나 다시 노산군으로 신분이 낮춰진 뒤 영월에서 머물다 죽음을 맞이한 비극적 사연이다. 역사를 주제로 한 답사에서 왕의 흔적을 찾는 일은 드문 일은 아니다. 그러나 어떤 왕의 죽음에 이르는 여정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영월에서 만나는 단종은 과거의 역사 속 인물이 아닌 옆에서 같이 길을 걷던 소년이며 청년처럼 느껴진다. 그런 점에서 서울의 궁궐에서 만나는 왕의 이야기와 다른 차원의 역사 경험을 영월에서 하게 된다. 영월에서 길지 않은 시간을 보냈던 단종의 여정, 곧 청령포와 관풍헌, 그리고 장릉을 사람들이 찾는 이유다. 청령포, 왕이 머물던 곳 청령포는 무척 경치가 아름답다. 서강이 휘감아 돌고 주변에는 높은 산과 우거진 숲이 있어 인상적이다. 그런데 청령포는 ‘육지 속…
2022-08-05 14:49
변화하는 시대, 인공지능 교육의 등장 세계는 초연결·초지능·초융합적인 성격의 디지털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실제로 국내외 경제·산업계를 이끌어가는 선진국과 유수의 기업들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증강현실과 가상현실(AR/VR)로 대표되는 혁신적인 기술발전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스마트폰 보급으로 시공간의 제약 없이 인터넷 연결이 가능해지고, 세상이 모바일 시대로 대전환되었던 것처럼 앞으로 인공지능을 필두로 개발될 최신 기술은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의 모습으로 우리 생활 속에 스며들어 올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게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우리나라 또한 디지털 산업의 발전과 그에 맞는 인재양성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새 정부는 ‘디지털 인재 생태계 구축을 통한 역동적 혁신 성장’을 비전으로, ‘디지털 100만 인재양성 로드맵’을 발표해 초·중·고에서 SW·AI기술의 이해 및 활용역량의 향상을 꾀하고 있다. 또한 교육부는 이를 학교현장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2020년부터 현직교사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융합교육 전문인력
2022-08-05 10:30
수시전형과 본격적인 취업시즌을 앞 둔 2학기 초, 3학년들의 진로상담신청이 쇄도한다. 제각각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고민은 거의 비슷하다. 자신은 잘하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딱히 없으며, 앞으로 뭘 하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사실 어릴수록 꿈은 거창하고, 장래희망은 뚜렷하다. 진로가 확실해서라기보다 현실감각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능력과 흥미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멋있고, 재밌고, 돈 많이 벌 수 있는 것을 거침없이 꿈꾼다. 중·고등학생이 되면 자유학기제를 통해 다양한 진로체험활동을 하고, 교과마다 진로와 연결하여 수행평가도 하며, 여러 가지 학교활동을 통해 본격적인 진로탐색이 시작되지만 오히려 꿈은 사라진다. 제아무리 흥미와 적성이 있더라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능력 범위’ 안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 탓이다. 모든 상담이 어렵지만, 진로상담은 참 어렵다. 꿈이 사라진 아이들을 다시 꿈꾸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흥미와 능력을 파악해야 하고, 삶의 가치관도 생각해봐야 하며, 불확실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 어려운 걸, 교사가 해내야 한다. 하지만 너무 겁먹지는 말자. 늘 강조하지만, 꿈꾸게 하는…
2022-08-05 10:30
최근 교원연구비를 매월 7만 5천 원씩 균등 지급해온 충남교육청이 교육부로부터 경력·직급·학교급에 따라 차등지급하라는 시정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충남교육청은 교육부의 조치가 부당하다며 계속 투쟁할 것을 암시하고 있다. 알다시피 교원연구비는 「교원지위법」에 명시된 교원의 예우사항이다. 하지만 교육부 훈령인 「교원연구비 지급에 관한 규정」을 기준으로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현재 자체 예산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차등지급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교원연구비는 유·초등과 중등 간에 5만 5천 원~7만 8천 원(도서벽지 근무 3천 원 가산)까지 지역·학교급·직위·교육경력별로 차등 지급되고 있다(표 1). 교원연구비 차등지급은 현장에 불만 이렇게 차등지급이 생긴 이유는 지난 2014년 교원연구비 규정을 새롭게 만들면서 유·초등은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의 보전수당으로, 중등은 해당 연도 전국 평균액(6만 원)을 가져와서 서로 다르게 반영했기 때문이다. 교원연구비를 책정할 당시 유·초등과 중등의 지급기준을 서로 통일해서 지급했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똑같은 일을 하는 교사에게 학교급별·경력별·직급에 따라 교원연구비를 다르게 지급해왔고, 이로 인
2022-08-05 10:30
깡통아파트에 전세로 살면 전세금이 위험해진다 교사로 근무하던 시절 A 선생님이 교실로 찾아왔다. 본인이 전세로 살고 있는 빌라 주인이 사망했는데,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하는 바람에 경매로 집이 넘어가게 되었다고 말했다.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한 이유는 전세금이 매매가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매매가는 자산의 크기고, 전세금은 부채의 크기다. 상속받으면 자산보다 부채를 더 많이 떠안는 셈이니 상속을 포기한 것이다. 현재 지방에서는 전세가보다 매매가가 낮은 아파트가 늘고 있다. 매매가보다 높게 전세를 들어간 것일까? 아니다. 전세로 들어갈 당시에는 전세가격이 매매가보다 낮았다. 하지만 부동산가격이 하락하면서 매매가가 전세가 아래로 내려가는 상황이 됐다. 그러면 부동산 보유자는 전세금을 돌려줄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집주인이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을 경우, 그 가격에 맞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이상 전세금을 돌려줄 수 없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집은 경매로 넘어가게 되고, 낙찰되더라도 낙찰금액이 매매가 이하이니 보증금보다 적은 돈을 돌려받게 된다. 다가구주택의 경우 깡통전세 사기사건이 종종 있었다. 원룸 전세금 총합이 7억이고, 건물 매매가격은 5억 정도인…
2022-08-05 10:30
아이들이 즐겁고 선생님이 행복한 그림책 수업 (이복녀 지음, 북랩 펴냄, 202쪽, 1만8,000원) 그림책과 초등교과(국어·독서·창체)와의 관계 설정은 적절하다고 여기는 수석교사가 실제 수업경험을 녹여냈다. 저자는 그림책 속에서 즐겁고 행복한 수업을 위한 보물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단순한 그림책 설명에서 나아가 이야기·PPT·삽화 등의 자료를 연계한 수업을 안내한다.…
2022-08-05 10:30
신규교사로 발령받고 들뜬 마음으로 처음 학교에 인사 가던 날, ‘1학년 대상으로 창체시간에 매주 10시간 상담수업’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비교과교사로서 예방차원의 단회기 교육이나 집단상담은 예상했지만, 매주 수업이라니, 놀라고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맞닥뜨린 난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제일 먼저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고, 교과서가 없는 등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했으며, 신규교사로서 업무적으로 미숙한 상태로 적응하며 수업을 준비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외부 컨설팅의 도움으로 수업의 큰 틀과 방향은 잡았지만, 현실적으로 막막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때 내가 처음으로 한 것은 고등학교 교양과목 심리학의 교육과정분석이었다. 심리학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 가장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했고, 거듭된 고민 끝에 ‘자기이해’로 결정했다. 그리고 자기이해를 위해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내가 교육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또다시 치열한 고민은 시작되었다. 심리학적 개념을 토대로 한 자기이해력 증진 수업설계 ‘창체상담’ 수업의 실질적 내용은 심리학이 대다수였다. 심리학적 개념을 토대로 자기이해
2022-08-05 10:30
아침에 울리는 문자 알림 소리는 긴장을 불러온다. ‘선생님 오늘 체험학습인데 김밥 사러 가시죠? 가실 때 우리 아이 것도 한 줄 부탁드려요. 제가 일찍 나가봐야 해서요.’ 문자 내용에 절로 고개가 꺾인다. 교사는 감정노동자이다 교사에게는 강한 인내심과 높은 도덕성이 미덕으로 요구된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시달리는 교사들은 정신적·신체적으로 위협이 될 만큼의 스트레스를 겪는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교사들은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지 않거나, 규칙을 지키지 않거나,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만나면 화가 나기도 하고, 보호자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조차 교사에게 일임한 채 원망을 늘어놓는 학부모를 만나면 회의와 함께 좌절이 몰려온다. 학교는 다양한 감정이 오가는 ‘감정 공간’이다. 학교의 주요한 주체 중 하나인 교사 역시 학교에서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지만, 사회적으로 허락된 감정들 이외의 감정은 억압된다. 무리한 요구를 당연한 권리로 여기는 학부모, 민원 앞에서 교사의 권리를 외면하는 관리자, 고결한 도덕성과 희생정신을 요구하는 사회적 기준, 이 모든 것들이 교사라는 직함 앞에 붙어 교사의 행동과 감정을 구속한다. 그리고 이러한 ‘교사다운 감정’, ‘교사다운 태
2022-08-05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