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취미는 ‘드라마 몰아보기’다. 머리의 휴식이 필요할 때 널직한 소파에 누워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몸을 움직여 풀어주고 자다깨다를 반복하며 이틀은 연속적으로 볼 수 있다. 심장에 무리가 될 수도 있으며, 신체의 머리는 아플 수는 있으나, 남이 공들여 만든 작품을 그저 보기만 해도 되므로 정신의 머릿속은 힐링 그 자체이다. 최근에 몰입하여 시청한 드라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다. ‘였다’가 아니고 ‘이다’라고 표현한 이유는 네 번을 보았음에도 여전히 음악은 누가 담당했나, 자폐아에 대한 조언은 누구로부터 들었을까 등등 배우에서부터 음악, 해외의 반응까지 여전히 궁금한 것이 많아 더 샅샅이 뒤져보며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재미있다는 추천을 들었을 때 또 정의 타령하는 ‘변호사겠지’ 하며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너나 잘하세요’의 삐딱한 심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그저 옆에 앉아있었던 사람 등등이 재미있다고 했고 머리 식힐 일이 생겼으므로 다시 소파에 앉았다. 깊이있는 내용을 어쩌면 저렇게 동화처럼 풀어냈을까. 배우들은 또 어쩌면 저렇게 연기를 잘할까.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고래에 대한 관심유도를 위한 작가와…
2022-09-22 10:06미국 History 방송에서 퇴역한 군인들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 경쟁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 참가자를 청팀과 홍팀으로 구성한 후, 팀 대항전에서 진 팀은 반드시 한 명을 방출하는 규칙이 있어 팀 간의 경쟁력이 극대화되도록 설계됐다. 또한, 최종 우승자 1인에게 10만 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이 사람들의 개인 간 경쟁을 부추켜 복합적인 경쟁이 일어나게 하고 있다. 새벽 2:00에 방송하는‘탑 샷’을 시청했다. 처음에는 제대로 시청할 생각이 없어 대충 보아 몇 회인지 몰랐었다. 내가 먼저 보았던 방송에서 청팀 7명, 홍팀 5명이었다. 그때 청팀이 내부분열로 패하면서 6명으로 줄었었다. 이번 회에는 청팀 6명, 홍팀 4명으로 시작되고 있다. 이번이 7회이니 6회에서 홍팀이 팀 대항전에서 패하며 팀원이 줄어든 것이다. 먼저 본 방송은 5회로 추정된다. 새롭게 알게 된 규칙은 팀 대항전은 최종적으로 8명을 선발하는 성격을 갖는다는 것이다. 청팀이 6명이니 4명 남은 홍팀은 모두 패한다고 해도 2명은 개인전에 참가할 수 있게 된다. 이 규정이 조직의 연결고리를 약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청팀의 아담이 왜 우수한 기량을 보이는 같은 팀원 두 명을 방출하려 모사
2022-09-19 13:48"고래사냥법 중 가장 유명한 건 새끼부터 죽이기야. 연약한 새끼에게 작살을 던져 새끼가 고통스러워하며 주위를 맴돌면 어미는 절대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대. 아파하는 새끼를 버리지 못하는 거야. 그 때 최종 표적인 어미를 향해 두 번째 작살을 던지는 거지. 고래들은 지능이 높아. 새끼를 버리지 않으면 자기도 죽는다는 걸 알았을 거야. 그래도 끝까지 버리지 않아. 만약 내가 고래였다면 엄마도 날 안 버렸을까?"-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중에서 최근에 끝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대본 중에서 가장 감동을 받은대목이다. 차기 작품은 2024년에 방영된다는 기사를 보고 반가웠다. 따뜻하고 인간미가 넘치면서도 사회 문제를 직접 다룬 점도 매우 좋은 드라마였다. 사랑과 눈물이 있는 점도 좋고, 폭력적이지 않은 점, 불륜을 다루지 않은 점, 가족 드라마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맑은 대사들이 마음에 들었다.회차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고래가 등장하는 것도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아서 좋았다. 나는 텔레비전 뉴스를 보는 게 괴로워서 되도록이면 멀리 하는 편이다. 그 대신 감동을 안겨주거나 눈물샘을 자극하는 음악 방송,다큐멘터리, 아름다운 세계 여행 코너는 즐겨본다. 감동을 안
2022-09-19 13:44요즈음 나의 배움의 대상은 우리 집 반려묘다.조용하고 단순하게,느리게 사는 모습은 녀석의 전생이 수도승이 아닌지.나는 녀석을 기르며 인간은 평생 동안 공부를 해야 하는 존재임을 깨닫는다.그만큼 불완전하게 태어난 존재라는 뜻이다.내 곁에서 존재만으로도 사랑을 듬뿍 받고 사는 우리 집 고양이에 비하면 그렇다.녀석은 생이지지(生而知之:태어나면서 아는 자)로 사는 게 분명해 보인다.녀석들은 가정교육을 하는 것도,고양이 학교도 다니지 않고 태어나는 순간부터 세상에 적응하기 때문이다. 평생을 배워도 생이지지의 단계에 이르는 사람이몇이나 될까?배워서 아는 자(學而知之학이지지)가 되면 최상의 복을 받은 사람일 것이요,곤란을 겪으면서 배우는 자(困而知之곤이지지)라도 되면 그야말로 다행이다.불행하게도 인간 세상에는 곤란을 겪으면서도 배우지 않는 자(困而不學곤이불학)가 넘쳐나서 세상을 놀라게 한다.그러니 인간은 가장 손길이 많이 가는,비용이 많이 드는 존재가 아니던가. 인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물들은 태어날 때부터 부모로부터,그의 조상으로부터 유전된 형질을 바탕으로 약간의 적응 과정만으로도 불편함 없이 잘 살고 있으니,그들은 생존에 필요한 최저 수준으로 세상을 어지럽히지 않
2022-09-14 16:28우리의 정치를 바라보는 국민의 보편적인 기대는 과거를 잊고 새로운 정치, 민생을 위해 일하는 국회를 바라는 것이다.하지만 이는 매번 좌절되고 절망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도 초반부터 ‘제 버릇 개 못 준다’ 하듯이 과거의 기억만 들추어내면서 국민으로 하여금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실망으로 가득 찬 채 희망 고문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정치 이외의 우리의 다른 문화는 어떤가? 2년 전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의 기고문을 다시 인용해 본다. “사십 년 가까이 한국에 살면서 한국을 예리하게 관찰해온 영국인 기자 마이클 브린은 『한국, 한국인』에서 지난 오십 년간 우리가 경제발전 기적과 정치 민주화 기적을 이룩한 유일한 국가라고 지적한다. 그는 또 질문한다. 이제 한국에서 제3의 기적이 가능할까. (…) 마이클 브린은 외국에서 깜짝 놀랄 한국의 제3의 기적은 ‘문화’가 될 것으로 본다. (…) K-Pop, K-드라마뿐 아니라 K-뷰티를 넘어 예술적 감각이 내재된 가전제품, 스마트폰, 조직문화, 교육의 탁월함이 세계를 휩쓸고 있다. 이번에 코로나 사태로 한국 의료체계 및 의료인들의 우수성과 헌신이 또 다시…
2022-09-14 16:19미국 History 방송에서 퇴역한 군인들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서 경쟁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 퇴역 군인7명씩청팀과 홍팀으로 구성한 후, 팀 간 경쟁을 통해서 진 팀은 반드시 한 명을 방출하는 규칙이 있어 팀 간의 경쟁력이 극대화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또한, 최종 우승자 1인에게 10만 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이개인 간 경쟁을 부추켜 복합적인 경쟁이 일어나게 하고 있다. 청팀이 초반에 우세하여 두 번 연거푸 이기며 상대 홍팀 선수 두 명을 방출했다. 여기서부터 재미있는 현상이 일어났다. 청팀의 한 구성원인 '아담'은뛰어난 활약을 보인 같은 팀 두 사람을 제거하기 위한 모사를 꾸민다. 두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에게 다음 게임을 일부러 져서 방출하는 데스매치에 두 사람을 내보내자고 했다. 이런 제안을 받은 나머지 구성원들의 생각 흐름이 재밌다. 나중에 자신이 살아남아 최종 경쟁까지 가는 구도를 그리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동참하지 않은 ‘칼립슨’은일단 팀이 계속 이겨 홍팀을 완전히 제거한 후에 결정하자고 했다. 그러나 칼립슨의 의견은 환영받지 못한다. 결국 칼립슨이 두 사람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렸다. 그로 인해 청팀은 내분이 일어
2022-09-13 09:55메이슨 커리는 2013년 세계적으로 저명한 예술가들의 일상을 담은 『리추얼(Daily Rituals)』이란 책을 발간했다. 원래 ‘리추얼’은 ‘의식(儀式)’을 의미하는 단어로, 하루를 마치 종교적 의례처럼 여기는 엄격한 태도이자, 일상의 방해로부터 나를 지키는 유용한 도구, 삶의 에너지를 불어넣는 반복적 행위이다. 하지만 엄숙한 의미를 지닌 뜻과는 달리 ‘개인의 삶에서 규칙적으로 행하는 습관적인 일’이라는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이 책은 토마스 홉스에서 무라카미 하루키까지 지난 400년간 가장 위대한 창조자들로 손꼽히는 161명의 완벽한 하루에서 찾아낸 결정적 리추얼들을 소개하고 있다. 예컨대 무라카미 하루키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대여섯 시간을 집필 관련 일을 하고 오후에는 달리기나 수영을 하며 저녁 9시에 잠들었다고 한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매일 아침 한 시간 정도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책을 읽거나 글을 썼다고 한다. 칸트는 매일 정확한 일정 시간에 동네를 산책하여 이웃 사람들이 그를 보고 시계를 맞출 정도로 사색을 즐겼다고 한다. 그 밖에 소설가, 시인, 극작가, 화가, 철학자, 영화감독, 과학자들이 창작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2022-09-07 16:50수원가온초등학교(교장 김재영)는 전교생 대상으로 9월 1일 목요일부터 6일 금요일까지 6일 동안 학년별로 전통명절 놀이 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학교가 주관하고 수원가온초 학부모회의 지원과 협조로 추석 관련 놀이와 음식 체험 그리고 다양한 이벤트 진행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일 교사로 지원한 학부모의 친절한 설명과 시범으로 투호와 제기차기, 전통 팽이치기, 팔씨름, 비사치기 등 놀이를 부스별로 나누어 체험활동을 진행하였다. 송편과 식혜를 먹으며 추석 분위기를 미리 느껴보기도 하고, 이벤트로 마음에 드는 그림을 손등과 팔에 그리는 페이스페인팅도 하였다. 행사에 참여한 2학년 홍00학생은 "추석과 관련된 음식인 송편과 식혜도 먹고 친구들과 함께 전통 놀이를 해볼 수 있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전폭적으로 지원해준 이윤경 학부모회장은 "대면으로 진행한 전통명절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웃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재영 교장은 "코로나19로 위축되었던 학교 분위기가 밝아졌으며, 놀이를 통해 우리 전통문화를 알고 소중히 여기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2-09-07 16:43해양수산부(장관 조승환)와 수협중앙회(회장 임준택)가 주최하는 어촌체험 스탬프투어가 진행 중이다. 이번 진행되고 있는 소그룹교류행사 스탬프투어는 코로나19로 인해 여가·여행 활동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도시민들이 안전하게 도시-어촌 교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여 어촌사랑 운동의 범국민적 인식 제고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총 3개 권역(경기권, 전라권, 강원권)으로 나누어 진행되며 원하는 권역의 어촌계에 방문해 다양한 어촌체험 활동을 즐길 수 있다. 화성시 백미리어촌계와 안산시 선감어촌계에서 진행되는 1차(경기권) 스탬프투어는 참가자 접수가 마감되었으며 현재 9월 21일(수)부터 10월 21일(금)까지 전북 고창 동호어촌계와 전남 함평 돌머리어촌계에서 진행되는 2차(전라권) 스탬프 투어 참가자 접수를 받는 중이다. 1차와 마찬가지로 2차 스탬프 투어도 가족, 동호회, 직장동료 등 총 20개 소그룹을 모집하며 선정된 소그룹에게는 각 소그룹당 25만원 한도로 어촌체험활동비와 식비, 숙박비 일부가 지원된다. 2차(전라권) 소그룹교류행사 스탬프투어에 참가를 원하는 소그룹은 9월 16일(금)까지 소정 양식의 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
2022-09-07 16:38“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역 이뿐이 곱뿐이 모두 나와 반~겨주겠지 달려라 고향 열차 설레인 가슴안고 눈감아도 떠오르는 그리운 나의 고향역...” 이 노래는 수십 년 전 가수 나훈아가 불려왔던 고향역 가사이다. 추석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노랫말의 여운이 시골 간이역에 피어있는 코스모스 물결을 떠올리며 추억의 애잔함을 몰고 온다. 완행열차가 다니는 간이역, 철로 이음매에 부딪히는 철커덩거림이 빨라질수록 마음은 벌써 흙먼지 날리는 신작로를 지나 어머니가 기다리시는 고향집 동구밖에 선다. 이런 설렘과 기다림은 아마 50대를 넘긴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정서일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변했다. 세월이 흘러 고향에는 이뿐이도 곱뿐이도 사라진 지 오래며, 고속철도로 간이역은 없어지고 예전처럼 눈물겹도록 반겨줄 사람은 모두 떠나고 없다. 더구나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MZ세대에게 코스모스 핀 가을길과 추석에 대한 정서를 살펴본다는 것은 장마철 잉크 빛 가을 하늘을 그리워하는 모양새다. 가을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은 코스모스이다. 꽃말은 소녀의 순정이다. 코스모스 하면 어릴 적 가을 운동회를 앞두고 청군 백군으로 나누어 연습한 기억이 새롭다. 학교에 오갈 때 동무
2022-08-31 20:52